소설리스트

봉투에 바람 들어가겠어요 (128/303)

봉투에 바람 들어가겠어요

창밖에선 소나기가 한바탕 시원하게 퍼붓고 있었다.

남 사장한테 커피를 한 잔 얻어 마시며, 사장실 창가 앞에서 문을 살짝 열어 보았다.

쏴아···.

살짝 열어 놓은 틈 사이로 시원한 빗물이 튕겨 들어올 정도로 제법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언제 빗소리를 허락했냐는 듯, 마치 완전히 다른 차원 속으로 들어온 것처럼 문을 닫기가 무섭게 사장실 안으로는 정적이 흘렀다.

“사장님, 낚시 좋아하세요?”

그 정도 목소리만으로도 소파에 앉아 있는 남 사장과 대화가 가능할 만큼 사무실 안은 무척 고요했다.

“낚시?”

“네.”

“음··· 언제 기회가 되면 정식으로 한번 배워 보고 싶긴 해.”

“안 하세요?”

“그럴 여유가 있는 팔자는 아니지, 내가.”

그래,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장인인 나는 이 친구의 지난 세월을 알아주고 인정해 줘야 하지 않겠나.

얼마나 부족한 집안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아무런 배경 없는 상태에서 여정이를 만났고 그렇게 자기 집안을 일으킨 친구.

숨만 쉬며 따라와도 버거운 세월이었을 것이다.

내 지난 삶이 그러했기에, 그렇게 재경을 키웠기에, 비록 옆에서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남 사장의 지난 삶이 얼마나 치열했을지 정도는 불 보듯 뻔했다.

“제가 좀 가르쳐 드려요?”

자리로 돌아와 곁으로 앉으며 들고 있던 커피 잔을 내려놓았다.

“글쎄, 네가 뜬금없이 물어봐서 별생각 없이 말은 배워 보고 싶다고 하긴 했는데, 막상 그럴 기회가 와도 그게 잘 될는지 모르겠다.”

“어째서요?”

“신세 좋게 낚싯대 던져 놓고 세월을 낚아 보겠다 할 만큼의 여유는 아직 안 나네.”

테이블 위로는 남 사장이 미래금융 쪽 사람을 통해 받아 놓은 서류 봉투 두 개가 놓여 있었다.

그 안엔 이번에 미래금융이 투자하고 한신건설이 직접 올린 한남 유연 빌리지 팬트 하우스 두 채의 소유권 등기가 각각 들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걸 받는다는 핑계로 올라와 커피까지 얻어 마시며 눌러앉아 있는 중이다.

그냥.

실제로 밖에서도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고, 지금 이 소나기가 끝이 나면 바닥에 깔려 있던 돌들이 선명하게 다 드러나겠다 싶은 마음에 조금은 착 가라앉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할까?

“너 근데 안 내려가냐?”

“아직 다 마시지도 않았는데, 뭘 그렇게 재촉하세요?”

“무슨 커피 한 잔 마시는데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려?”

남 사장 이 친구도 참 멋과는 거리가 먼 친구다.

“너는 내가 편하냐?”

“불편할 게 뭐가 있습니까? 왜요? 사장님은 제가 불편하세요?”

“내가 널 왜 불편해해?”

“근데 왜 그렇게 물어보세요?”

“나는 네가 불편할 게 없어도, 넌 내가 좀 불편해야 정상 아니냐? 그래도 명색이 내가 사장인데. 여긴 회사고.”

나와의 이런 자리가 아직은 어색한 모양이지.

“사장님, 제가 사적으로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됩니까?”

“사적으로?”

“뭐··· 꼭 사적인 건 아닌데, 그래도 사장 대 인사부 과장 말고요, 그냥 남자 대 남자. 아님 뭐 조카 대 고모부? 암튼 조금은 사적인 관계라고 치고 제가 뭐 하나만 물어보고 싶어서요.”

“뭔데? 물어봐.”

만약 내가 손정훈이가 아니라 손중길이었다면, 그래서 지금 이 자리가 조카 대 고모부가 마주 앉은 자리가 아니라 기특한 사위를 앉혀 놓고 장인이 선물을 해 주는 자리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17년째 하고 계시는 거죠? 재경모직 사장 자리.”

“벌써 그 정도 되겠다. 노민식 사장님이 2006년도 봄에 은퇴를 하셨으니까, 맞네. 17년째네.”

“그 정도 세월이라면 충분히 사장님 개인 사업을 시도해 볼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 어째서 사장님 앞으로는 지분 확장도 안 해 주는 자리를 계속 맡고 계시는 거예요?”

남 사장은 잠시 질문의 의도를 파악해 보려는 듯 빗방울이 붙어 있는 창 쪽으로 시선을 돌려 놓고 커피 잔을 입술에 붙였다.

“그러니까. 잘 모르겠다, 나도 내가 왜 이렇게 피곤한 삶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건지.”

“······.”

“네 고모 몸도 약한 사람인데, 그냥 진작에 모직 사장 자리 내려놓고 네 고모 도와서 갤러리 운영이나 함께하며 살 수도 있었지.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결국은 처가살이 아니냐, 남들 눈엔. 그런데···.”

그다음 이어지는 남 사장의 생각에 난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

“너한테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다만, 조금은 곁에서 힘이 되어 드리고 싶었다. 내가 이만큼 살게 된 것도 결국은 재경이란 지붕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인데, 그 지붕이 아예 사라지는 건 지켜볼 수가 없었어. 너나 정태가 지금처럼 어느 정도 커서 회사 일 배워 맡아 나가기 전까지는 나라도 가족 감투 쓰고 회장님 곁에서 버텨 드리고 싶었어.”

“사장님은 원래 제 큰아버지랑 많이 가까우셨다면서요?”

“감사하게도 그분이 날 많이 좋게 봐 주셨던 거지, 내가 가까워지고 싶다고 해서 가까워질 수 있는 위치에 계셨던 분은 아니셨다.”

그저 고개를 끄덕여 주는 것 말고는 딱히 보여 줄 반응이 없었다.

“어떻게 일개 그룹 본사 기획 전략 본부 과장이랑 그룹 회장이 가까울 수가 있겠어? 뭐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이유없이 날 곁에 두고 많이 챙겨 주셨던 분이야.”

이유가 없긴 왜 없어.

난 자네가 여정이 짝이라는 걸 알고 직접 보자마자 첫눈에 바로 알겠던데.

홍명이 놈이 어째서 여정이 짝으로 자네를 선택했었는지를.

“올해 하반기쯤 되면, KS 인터내셔널도 잡을 수 있겠죠?”

“지금 추세라면 추석 전후로 추월하지 않겠어? 그리고···.”

테이블 위로 올려져 있는 서류 봉투를 눈짓하며 남 사장이 말을 이었다.

“부경백화점 건만 기대하는 대로 잘 마무리가 되면, 영업 이익으로도 크게 격차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 같고.”

“그럼 우리 재경모직의 다음 스텝은 뭡니까?”

“인사부 손정훈 과장을 잡는 거?”

“네?”

싱긋이 웃으며 남 사장이 물었다.

“앞으로 6개월 남았지? 내년 3월이면 딱 2년 되는 거 아냐.”

“네.”

이번엔 웃음기를 지워 놓고 말했다.

“전략기획팀장 자리 따로 빼놓을 테니까 모직에서 앞으로 2년 정도만 더 해."

“역시 사장님 앞에선 틈을 보이면 안 되겠네요. 바로 치고 들어오시네. 재경모직의 다음 스텝이 뭐냐고 물었는데, 이걸 또 이렇게 주제를 바꿔 버리시네.”

“모직은 네가 가져갈 수 있게 미리 준비를 해 놓으란 뜻이다.”

“······.”

“어차피 정태는 모직 경험이 없어. 애당초 모직 쪽엔 관심도 없었고. 항공, 식품, 그다음에 바로 그룹 본사 생활 시작했잖아. 그리고 지금은 스너프 키우고 있는 중이고. 반면에 지금의 너는 하늘이가 가진 모직 지분까지 움직일 수 있게 됐어. 모직에서 한 2년 정도 더 있다가 이번에 백화점 사업 부경에서 다시 가져오게 되면, 넌 바로 백화점으로 가.”

“회장님 생각이세요?”

단단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남 사장이 말했다.

“그런 내용에 관해선 내 앞에서도 조심하시는 분이다. 그냥 내가 해 본 계산이 그렇다는 거야.”

“계산···.”

“정태가 항공, 식품에 스너프까지 맡아 나가고, 네가 나중에 백화점, 아웃렛, 면세점 기반으로 모직을 더 크게 키우면 누가 봐도 우리 재경은 완벽한 세대교체를 해내는 거야.”

우리 사위가 재경을 아끼고 챙기려는 마음은 기특한데, 나와는 생각이 많이 다르구나.

“그래서 우리 재경모직의 다음 스텝이 뭐냐고요. 하하하. 그걸 알아야 저도 사장님이 해 주시는 조언을 새겨듣든 말든 할 거 아닙니까.”

“더 이상 내가 그리는 스텝은 큰 의미가 없지 않겠어?”

“어째서요?”

“나보다 더 잘 그리고, 더 잘 준비할 사람이 여기 있잖아.”

부디 내 목표가 남 사장에게 유치하게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디 그냥 기분에 던지는 가벼운 소리 정도로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재경모직을 국내용 말고 국제용으로 한번 키워 봐 주세요.”

눈알만 살짝 돌려 날 쳐다보는 남 사장.

난 그런 남 사장의 눈빛을 깊게 쳐다보며, 커피 잔 안에 든 내용물을 말끔하게 비워 냈다.

“저는 내년 3월까지만 하고 식품으로 옮겨 가 볼 생각입니다.”

“나는 아직 회장님한테 따로 들은 이야기가 없는데?”

“이번 일 마무리되는 대로 제가 그렇게 제 생각을 말씀드려 볼 생각입니다.”

“흠···.”

지난 1년.

분명 내겐 녹록지 않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 시대에 대한 적응은 이만하면 충분히 한 것 같고, 부경 쪽으로 백화점 사업권을 받아 올 만반의 준비가 모두 끝이 난 지금, 난 더 이상 적응이라는 핑계로 모직에 묶여 있을 수가 없었다.

스너프를 제외한 재경의 삼사 계열사 중 가장 매출이 낮게 잡히는 모직.

들어가는 품에 비해 거둬들이는 수확물이 현저히 낮은 산업이다.

같은 굴뚝 장사라도, 식품에 비할 수는 없다.

부경백화점을 다시 우리 이름으로 고쳐 내고,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는 것까지만 모직에서 지켜보다가 식품으로 넘어갈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 맞는 것이고.

어쨌거나 이곳 모직은 기대 매출 파이에 비해 남 사장과 조 전무라는 그룹 내 핵심 인사가 둘씩이나 붙어 있다.

여기에 나까지 있을 이유는 없다.

“모직에서만 17년이면··· 사실 재경 역사 통틀어 가장 오래 사장직을 역임하고 계신 거잖아요.”

“그렇지.”

“사장님 정도면 충분히 욕심을 가져 보실 만하다 싶습니다.”

“욕심? 무슨 욕심?”

“욕심이 욕심이지, 욕심에 종류가 따로 있나요? 커피 잘 마셨습니다.”

나라고 내가 그렇게 일찍 눈을 감을 거란 예상을 했었겠나.

환갑도 못 챙겨 받고 눈을 감았다.

사업 배분부터 후계자 구도까지, 뭐 하나 제대로 해내지도 못하고 무책임하게 눈을 감아야만 했다.

똑똑하고, 잘난 척은 혼자 다 해 놓고 결국은 허당질을 해 버린 거지.

홍명이가 없는 지금, 그리고 재경의 지주사가 항공으로 바뀌어 있는 지금, 모직 정도는 지난 세월 홍준이가 재경의 이름을 홀로 지켜 내는 데 옆에서 큰 도움이 되어 왔던 남 사장, 그리고 여정이 앞으로 돌아가게 만들어 줘야 할 거 같다.

모직이라도 단단하게 하나쯤은 자기 것으로 잡고 있어야 앞으로 더는 버르장머리 없는 조카 놈들한테 ‘남 사장’, ‘노예 1’이라는 취급을 안 당할 거 아닌가.

남 사장아.

다 자네 하기에 달려 있다.

나는 이미 그렇게 마음을 먹었지만, 내가 이렇게까지 친절하게 판을 다 깔아 놓고 나가는데 지난 17년간 아무런 발전도 없이 고작 유지에만 급급했던 것처럼 다시 모직을 이끈다면, 그땐 정말 국물도 없을 줄 알아라.

“언제 낚시도 한번 같이 가시고요.”

“······.”

“내려가 보겠습니다.”

* * *

빗줄기가 가늘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어떻게 된 게, 저녁 늦게부터는 비가 그친다고 했는데 퇴근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빗줄기가 더 굵어지고 있는 기분이다.

남 사장에게 받은 서류 봉투를 챙겨 본가로 향했다.

반층 지하로 연결되어 있는 차고 안으로는 이미 낯선 국내 세단 차량 두 대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차량 한 대는 운전석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

존재를 눈치채긴 했는데, 일부러 곧장 집 안으로 올라갔다.

아는 척을 해서 뭐 할 건가.

괜히 쉬고 있는 사람 불편하게만 만드는 거지.

부경화학의 장선동이가 장혜란 쪽으로 다리를 놓아 준 부경유통 주주 두 명이 거실 소파에서 홍준이, 장혜란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왔어?”

어떻게 된 게 자식보다 자식이 들고 온 서류 봉투를 더 귀하게 챙기는 기분이네.

서류 봉투를 건네받은 장혜란이 테이블 위로 그걸 내려놓으며 자신의 옆자리를 내게 손짓했다.

“우리 둘째.”

홍준이의 소개로 본가에 찾아온 손님 둘과 인사를 나눴다.

내가 그들과 형식적인 인사를 주고받는 동안 홍준이는 서류 봉투에서 내용물을 꺼내 대충 확인을 하더니 이만하면 적당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걸 다시 장혜란에게 전달해 놓고 직접 주라는 식의 눈짓을 보냈다.

“그게··· 뭡니까?”

반무테안경을 쓰고 있는 남자가 입맛을 다시며 장혜란이 들고 있는 서류에 관심을 보였다.

“곽 전무님 아드님 지금 미국에 있다고 하셨죠? 졸업반이라고?”

“네, 내년까지만 하고 들어오라고 해야죠.”

“주 전무님 따님도 나이 찼으니까 시집보낼 준비 하셔야 할 거고.”

“하하, 요즘 세상에 그게 어디 부모 마음대로 되는 겁니까.”

그들에게 서류 한 부씩을 건네 놓고 장혜란이 말했다.

“한남동에 새로 올라간 유연 빌리지예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모양이더라고. 우리 나이에 자유라는 게 별거 있어요? 자식들 다 키워 놓고 독립시키면 그때부터 자유인 거지.”

마치 짜기라도 한 듯 받아 든 서류를 장혜란에게 다시 건네주려고 하는 그들의 표정을 보며 난 웃음을 참아야만 했다.

“아닙니다, 사모님. 이거 이러시면 안 됩니다.”

“이러지 마세요, 이러시면 저희가···.”

적당한 거절에 또 적당한 강제가 지켜지는 자리.

상대의 거절을 엄한 표정으로 받아 내며 장혜란이 말했다.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꼭 이렇게 사람 상스럽게 만들어야겠어요? 회장님도 같이 계시는데···.”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집이지만, 오늘만큼 이 자리가 불편했던 적이 없어요. 내가 제일 불편한 자리라고요.”

다시 얼굴에 미소를 번지게 만들어 놓고, 직접 봉투에 넣어 챙겨 가라는 듯 빈 서류 봉투를 그들 앞으로 하나씩 밀어 넣는 장혜란이었다.

“두 분 다 선열이 밑에서 그 정도 했으면 최선을 다하신 거예요. 이젠 좀 즐기기도 하면서 사셔야지. 자식들 다 키워 놨겠다, 앞으로는 우리 같이 시간 맞춰서 공도 좀 치러 다니고, 날씨 좋으면 부부 동반으로 꽃구경도 다니면서, 그렇게 지내 봐요.”

“······.”

“누군가는 이사회를 열어 줘야 할 거 아니에요.”

“······.”

“이미 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다른 사람들 보기에 민망한데, 이사회 자리 만드는 거까지 우리 형제들이 추진을 해 버리면 보기가 얼마나 안 좋겠어요? 저도 그렇고, 오빠도 그렇고 가능하면 선열이 면 크게 안 깎이는 선에서 진행을 하려다 보니, 이런 자리가 필요해진 거예요.”

머뭇거리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결국 홍준이가 손목에 채워진 시계로 시간을 확인한 뒤 무겁게 입을 열었다.

“다 알고 어려운 발걸음해 주신 양반들 앞에 앉혀 놓고, 뭘 또 그런 소릴 구차하게 길게 늘어놔?”

적당한 선에서 장혜란에게 핀잔 아닌 핀잔을 주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광대 부근 근육이 조여드는 기분이 들었다.

싱긋이 웃는 장혜란을 대신해서 홍준이가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봉투에 바람 들어가겠어요.”

여전히 그들이 머뭇거리고 있길래, 내가 직접 그들로부터 서류를 넘겨받아 봉투에 넣어 앞으로 놓아 주었다.

“두 분이 집에 저녁 식사하러 온다는 소리 듣고 술 한 병 꺼내 놨어요. 부족한 이야기는 술잔 섞으면서 마저 하는 걸로 하고, 식사하러 들어들 갑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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