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참견할 건덕지는 내가 만들지를 않았거든
미래금융 게이트 건을 새로 배정받은 검사는 반부패수사부 안에서도 기업 저격수로 통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사무실 안을 빙빙 돌아다니기만 할 뿐, 몇 시간째 해당 사건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었다.
위로부터 건네받은 미래금융 불법 비자금 의혹 자료를 확인하고 있던 에이스 검사의 표정이 어딘가 모르게 석연치 않았다.
“아이… X바… 대가리 깨지겠네. 어디서부터 손을 대 보라는 거야, 도대체?”
억지로 떠안은 이 사건의 자료뿐 아니라, 사건 전체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석연치 못한 구석 하나.
제대로 된 수사 진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배정 검사가 자신으로 바뀌었다는 거.
처음부터 해당 게이트 건이 자신에게 배정되었던 게 아니다.
반부패수사3부에서 가져가 압수 수색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공격을 퍼부은 다음, 마치 땜질을 부탁하듯 자신에게 배정을 떠넘겼다.
누군가가 써 준 대본을 조금씩 자신들만의 취향대로 바꿔 쓴 것 같은 기사를 언론에서 시간차 공격으로 쉬지 않고 쏟아 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때리고 있는 주요 내용 중 ‘제콤 컴퍼니’와 ‘레이밤 JC’가 약 2년에 걸쳐 프랑스의 드모어 인베스트먼트 쪽으로 보낸 430억 원이 미래금융이 확보한 투자금이라는 근거가 없다.
물론 그 근거를 찾는 게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없는 근거를 어거지로 만들어 낼 수는 없는 일.
그 당시의 미래금융 재무제표상으로 430억 원이라는 거대 현금이 빠진 정황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고, 그 큰돈이 엄한 곳으로 빠져나갔는데, 투자자 중 어느 한 명도 거기에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었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당연히 그 큰돈이 당시 미래금융가의 집안 자산일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고.
초기 자본금 100억 미만으로 출발한 투자 기업이 금융으로 손을 뻗기 시작한 지 단 3년 만에 회사 자본금도 아닌, 개인 자산으로 430억을 만들어 낼 확률이 얼마나 있을까?
그리고 만약 그게 미래금융가의 집안 자산이라면 이건 애초에 사건이 성립될 수 없는 거 아닌가.
이건 마치 미래금융이 가진 부패를 파헤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미래금융의 부패를 덮어씌우기 위해 큰 그림을 그렸는데, 그 그림의 퍼즐이 잘 안 맞춰지고 있어서 비어 있는 퍼즐 조각을 반드시 찾아내라고 배정을 자신에게 떠넘긴 것처럼 느껴졌다.
석연치 못한 구석 둘.
바로 그 비어 있는 퍼즐 조각.
아무리 봐도 그 비어 있는 퍼즐 조각을 찾아내는 게 이번 사건의 주요 쟁점이 될 것 같은데, 사건의 전체적인 그림 자체가 선명하지 못하다 보니, 비어 있는 퍼즐 조각의 대략적인 모양조차 그려지지 않는다는 거다.
청탁을 받은 사건이라고 봐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고서야 반부패수사3부에서 대략적으로라도 그려지지 않는 그림을 들고 압수 수색 영장을 신청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그리고 영장이 떨어지기까지 걸린 시간도 무척 의심스럽다.
만약 외부 청탁이 걸린 사건이라고 하면 도대체 어느 선에서 눈을 감아 주고 있는 사건이라고 봐야 하는 것일까?
총장?
아님 그 위?
이렇게까지 영장을 빨리 빼기 위해선 최소 총장급 라인은 되어야 맞는 것이다.
상대가 상대이지 않나.
미래금융을 타깃으로 잡고 있는데, 총장급은 자기 옷을 태워야 이렇게 빠른 진행이 가능해질 수 있다.
그러니, 영장을 빼 간 총잡이가 방향을 제대로 못 잡고 있으니 자신에게 미래금융을 저격하란 명령이 급하게 떨어진 것일 거고.
석연치 못한 구석 셋.
이게 제일 이해가 안 된다.
아직 검찰에서 출석 요구를 한 것도 아닌데, 장태산 회장이 직접 언론을 통해 자진 출두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을 상대로 항의를 하겠다는 건데, 장태산 회장 정도의 연륜이 있는 기업인이 굳이 이런 무리수까지 띄울 이유가 있는 것일까?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집구석은 없다.
하물며 투자 기업인데.
꼭 해당 쟁점이 아니더라도, 만약 자신이 비어 있는 퍼즐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위에선 다른 방향으로 쟁점 물타기를 시도해 보라는 지시가 분명히 떨어질 것이다.
그게 바로 이 나라 대한민국의 검찰이라는 조직의 민낯 아니겠나.
한 기업의 회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그런 검찰 조직의 특성도 모른 채 섶을 짊어지고 불길 속으로 자발적으로 뛰어들겠다?
장태산 회장의 나이가 아흔하나다.
얼마든지 건강상의 이유를 핑계로, 검찰에서 출석 요구를 할 때 피해 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
압수 수색이야 뭐라도 건질 수 있는 내용이기에 어떻게든 영장을 뺄 수가 있겠지만, 해당 내용은 누가 봐도 구속 수사까지 갈 내용이 아니다.
이건 청탁이 이뤄졌다는 가정하에 미래금융을 흔드는 게 목적인 것이지, 실제 법적 조치가 이뤄지게 만드는 게 목적인 게임은 아니니까.
그걸 장태산 회장이라고 모르지는 않을 텐데, 어째서 자진 출두를 하겠다고 그것도 언론을 통해 말을 흘린 것일까?
자신과 미래금융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서?
그 결백이 밝혀진다 한들, 이렇게 자진 출두라는 카드를 던지게 되면 검찰에선 먼저 던진 압수 수색이라는 카드가 있고, 언론에서 이렇게까지 작전적으로 떠들어 대고 있으니 사건을 흐지부지 덮을 수가 없게 된다.
뭐라도 죄명을 갖다 붙여야 하지 않겠나.
도대체 장태산 회장은 왜, 무엇 때문에 이런 강수를 두는 것일까?
기업 저격수로 이름을 날리며 반부패수사부 안에서 많은 활약을 해 오고 있었지만, 이번만큼 자신의 검사 생활을 통틀어 키워진 판에 비해 알맹이가 없는 사건은 처음이었다.
* * *
검은색 카니발 한 대가 기자들이 모여 있는 포토 라인 앞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오고 있었다.
장태산 회장의 차량임을 눈치챈 어느 한 기자의 움직임을 시작으로, 조금이라도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기자들의 움직임이 격렬해지고 있었다.
“제콤 컴퍼니, 레이밤 JC가 미래금융의 불법 비자금 세탁을 위한 페이퍼 컴퍼니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인정하십니까?”
“JK 드 누락의 현 경영주가 드모어 인베스트먼트의 실소유주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부경호텔 경영권 확보 과정에서 미래금융의 개입이 있었다고 봐야 하는 겁니까?”
여기저기에서 정신없는 질문들이 쏟아져 몰리고 있었다.
포토 라인 너머로 상체를 집어넣은 기자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들이 터뜨리는 카메라 플래시에 장태산 회장의 경호를 맡은 남성들을 손을 뻗어 가며 경직된 표정으로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해 나갔다.
그런 수행원들을 향해 걸음을 멈춰 세운 장태산 회장은 힘들게 찾아온 기자들을 빈손으로 돌아가게 할 순 없으니 잠깐 시간을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
“우선 요즘처럼 경기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는 힘든 시절에, 본의 아니게 이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기자들이 맞추고 있는 카메라들 쪽으로 짚고 있던 지팡이에 의지해, 최대한 정중히 고개를 숙이는 장태산 회장이었다.
“하지만 현재 미래금융 쪽으로 불거진 의혹들은 사실과 전혀 무관한 내용들이고, 해당 오해는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면서 바로잡도록 하겠습니다.”
어느 기자 한 명이 무선 녹음기를 앞으로 갖다 대려고 할 때였다.
아직 할 말이 끝난 게 아니라는 듯 짚고 있던 지팡이 끝부분을 살짝 들었다 다시 땅을 짚으며 장태산 회장이 말했다.
“투자사의 근간은 투자자들의 신뢰에서 비롯됩니다. 항상 그 부분을 염두에 두며 미래금융을 키워 왔습니다. 그래서 미리 힘든 발걸음 해 주신 기자님들께 약속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어수선하기만 하던 기자들 무리에 한순간 정적이 찾아왔다.
“검찰을 상대로는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고, 기자님들을 상대로는 따로 검찰에서 받은 조사와 관련된 내용으로 기자 회견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
“제가 지금도 기자님들 눈에 보일지 모르겠는데, 지팡이를 짚고도 오래 서 있는 게 힘이 듭니다. 이렇게 서서 기자님들이 주시는 질문에 성심껏 대답을 할 순발력도 이젠 남아 있는 게 없습니다. 현재 불거진 의혹에 대해선 저희 미래금융에서도 기자님들을 통해 결백을 반드시 증명해 내어야만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이건 비단 미래금융의 체면 때문만이 아닌, 미래금융에 여전한 신뢰와 믿음을 보내 주고 계신 투자자분들 때문이기도 합니다. 조만간 자리를 따로 한번 마련하겠습니다.”
그렇게 장태산 회장은 기자들을 상대로 깍뜻한 예의를 보여 준 뒤,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아 가며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 * *
조사실.
전체적으로 조명까지 어두운 공간이었다.
그 공간 안에서 장태산 회장은 해당 사건을 배정받은 최민성 검사를 마주 보고 앉았다.
자리가 불편한 듯, 앉은 상태에서도 여전히 지팡이를 앞으로 세워 그 위에 두 손을 포개어 올려놓고 있었다.
“검사님.”
“네, 말씀하시죠.”
“주책 아닌 주책을 좀 부려야겠네. 내가 허리가 아파서, 이런 의자에는 10분 앉아 있는 것도 무척 힘이 들어요.”
최민성 검사는 자기가 먼저 새로운 의자를 권해 볼까 하던 참이었다.
“딱딱한 의자가 나는 차라리 더 나은데, 괜찮으면 의자만 잠시 바꿔 주실 수 있으려나.”
“잠시만 기다리세요.”
자신이 직접 조사실 밖으로 나가서 쿠션 없는 의자를 구해서 돌아온 최민성 검사.
어쩌다 보니 장태산 회장이 자리에 일어서는 것까지 직접 돕고 있었다.
“고마워요.”
장 회장의 인사에도 최민성 검사는 애써 거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대답을 생략하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조사, 수사… 모든 것엔 기조라는 게 있습니다, 회장님.”
“그렇겠지요.”
“아직 저희 쪽에서 출석 요청을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회장님 편하신 시간에 불쑥불쑥 찾아오시는 거, 이건 옳지 못한 겁니다.”
“이렇게 먼저 안 움직이고 부를 때까지 기다리고만 있으면, 세상 사람들 눈엔 우리가 한 게 아닌 것들이 한 게 되는 거 아닙니까.”
아주 부드러운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 부드러움 속에 든 단단함이 최 검사로 하여금 입맛을 다시게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만드는 게 목적인 것이겠지요. 사카린, 미원은 몸에 안 좋다. 먹으면 뼈 삭는다… 그런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 주었던 것처럼, 미래금융의 이미지를 그런 식으로 몰아가려는 의도. 충분히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걸 아셔야 합니다. 기업, 사업… 그런 것들에도 기조라는 건 있지요, 검사님.”
자신이 한 말을 그대로 흉내 내며, 단어 몇 개만 바꾸고 있는 장태산 회장을 최민성 검사는 눈매를 여미며 쳐다봤다.
“물론 검사님도 위에서 시키는 일이라 어쩔 수 없이 그랬다는 건 충분히 알겠고,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혐의가 포착됐다는 이유로 여러 직원들의 삶이 펼쳐지고 있는 회사 안으로 검찰이 불쑥불쑥 찾아가는 거, 검찰 박스 들고 장정들이 우르르 밀고 들어와 압수 수색을 한답시고 회사 자료 우르르 다 쓸어 가는 거. 그런 거야 말로 정말 옳지 못한 거 아닐까요?”
그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최 검사도 자신이 속한 조직이 가진 특수성이 민망해지고 있었다.
“검사님도 이해해 주세요. 내가 이런 말 앞에 있는 검사님한테나 하는 거지, 저 위에 계시는 분들한테 무슨 수로 하겠어요? 안 그래요?”
“지금부터 질문은 제가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니지요. 나는 지금 검사님 얼굴을 직접 보고 내 할 말을 하러 온 건데, 질문을 해도 내가 해야 맞는 거 아니겠어요? 내가 지금 여기에 조사를 받으러 온 건 아니지 않소.”
“…….”
“내가 검찰이라는 국가 조직을 상대로 나이 많다고 뻗댈 생각은 없소. 그렇다고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을 순 더더욱 없는 것이고. 내 그래서 검사님한테는 개인적으로 아무 감정이 없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 궁금해하고 있을 몇 가지를 미리 말도 해 주고, 또 양해도 좀 미리 구해 보겠다고 부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직접 찾아온 거요.”
“양해요? 무슨 양해요?”
“그것보다 제콤, 레이밤에 관한 이야기가 더 궁금하지 않소? 내가 검사님이라면 그게 제일 궁금하지 싶은데. 국민들을 상대로 페이퍼 컴퍼니라고 단정을 지어 놨는데, 나오는 게 아무것도 없었을 거 아니요.”
“…….”
“내일 기자 회견 자리를 가질 거요. 판단은 검찰이 아니라 국민들이 하게끔 만드는 게 맞는다고 보거든.”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을 깨뜨리며 장태산 회장이 입을 열었다.
“검사님. 지난 사흘 동안 우리 미래금융, 그리고 미래금융의 투자가 들어간 재경 그룹 몇몇 계열사 주가가 얼마나 곤두박질쳤는지 아시지요?”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셔야지. 그런데 검사님이 하셔야 하는 그 일이 때에 따라서 무고한 사람의 목 끝에 칼을 겨누는 일이 되어 버리면 어떻게 되는 거요? 이렇게 세상 시끄럽게 만들어 놓고, 조사 끝에 혐의 없음이라는 한마디로 끝을 낼 수 있는 거라면, 그 혐의 없음 한마디 듣기 위해 우리 같은 기업 하는 사람들이 감수해야 하는 사업적 손해는 누가 책임을 져 주는 거요?”
“…….”
“법이라는 건 일종의 상식 아니요? 지금 검찰이 우리 미래금융을 상대로 하고 있는 표적 수사가 상식적이라고 보시오?”
“상식적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조사가 끝나 보면 알겠지요.”
“힘들게 검사님이 다 짊어질 필요 없어요. 어차피 검사님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는 크게 벗어난 일이니까. 나는 다만 내게 그나마 이런 의자라도 손수 바꿔 준 검사님이 조금은 상식이 통하는 사람이라고 기대를 해 보고 싶어요.”
“그건 왜죠?”
“상식이 통하는 분이시라면, 표적 수사의 대상을 바꿔야 한다는 걸 이미 직감적으로 알고 계실 테니까. 우리 미래금융이 불법 비자금이니, 페이퍼 컴퍼니니 하는 그런 떠다니는 소리와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건 내일 내가 기자 회견 통해 내 입으로 직접 밝힐 거요. 판단은 검찰이 아니라 국민들이 해도 충분할 겁니다. 우리 미래금융이 하는 사업에 검찰이 참견할 건덕지는 내가 만들지를 않았거든.”
“…….”
“검사님 아니라도 나 정도 되면 얼마든지 우리 미래금융을 타깃 잡힌 쪽으로 표적 수사 들어가게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내가 편한 자리 앉으라고 의자까지 바꿔 준 우리 검사님하고 싸우자는 거밖에 더 되겠어요? 누군지는 몰라도, 검사님한테 이번 건 맡긴 사람한테 좋게 한번 말해 봐요. 검찰은 이제 잠시 뒤로 빠져 있는 게 어떻겠냐고. 여기까지는 나도 검찰 체면이라는 게 있는데, 양보하고 이해를 해야 하지 않겠소? 미우나 고우나 힘들게 나랏일하고 계시는 분들인데 말이요.”
이 압박감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최민성 검사는 자신이 조사를 받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열심히 나랏일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실수도 나오고 그러는 거지, 그럴 때마다 그걸 다 일일이 문제 삼아 버리면 누가 열심히 나랏일을 하겠다고 나서겠냐고. 안 그래요? 하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