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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품격-273화 (273/303)

273화 자체적으로 해결을 해야지

“아직도 보고 있는 거야?”

“…….”

“적당히 좀 하자. 아무리 사무실 업무는 따로 보는 게 없다지만,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냐? 같이 일하는 다른 사람들 눈치도 좀 봐.”

강인성 차장의 목소리엔 징글징글하다는 뜻이 다분하게 담겨 있었다.

얼른 보고 있던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려 강인성 차장을 쳐다보며, 정재현 과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재경식품 전략기획실.

강인성 차장이 정재현 과장의 파티션 안으로 들어왔다.

벌써 두 시간째.

꼼짝도 하지 않고,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 속으로 들어갈 듯 화면만 보고 있는 정재현 과장이었다.

그럼에도 정재현 과장은 차량 블랙박스를 컴퓨터에 연결시켜 몇 번이나 같은 시간대를 돌려 봤지만, 카메라의 한계상 의심을 해도 될 만한 차량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유턴을 하는 순간을 기대했지만, 전방 블랙박스 카메라마저, 사각 지대의 모습을 담기엔 역부족이었다.

회색 구형 제네시스.

분명히 인계점을 들어가기 전부터 눈에 띄었던 차량인데, 구형이라도 워낙 보급이 많이 되어 있는 차량이고 운전 중이라 번호판을 확인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뭐가 좀 나온 게 있긴 해?”

“…아뇨.”

“정 과장. 내가 진짜 어지간하면 이런 잔소리 같은 거 잘 안 하는 사람인데, 오늘 정 과장은 좀 심하네? 도대체 지금 몇 시간째 이러고 있는 거야?”

“…죄송합니다.”

“그만 보라고. 나올 게 없다고. 나올 게 뭐가 있어? 쓸데없이 정 과장이 예민했던 거라니까?”

“…….”

“암만 사무실 생활을 거의 안 하고 있다고 해도, 어쨌거나 우린 한 팀 아닌가? 나는 정 과장 직속이고.”

“네.”

“너무 내 말을 쉽게 무시하는 거 같아.”

“아닙니다, 차장님. 그런 거 절대 아닙니다.”

“내가 그거 그만 보라고 몇 번이나 말했지?”

“하지만 이건….”

“그만하라고. 그만해. 억지로 본다고 없는 게 나와? 그럴 거면 그냥 인계점을 다시 찾아가서 거기 CCTV를 까 보든가.”

그 순간 정재현 과장의 두 눈에 빛이 반짝하고 들어왔다.

하지만 그런 정재현 과장의 눈빛 변화를 못 읽은 강 차장은 적당히 누그러진 음성으로 좋게좋게 정 과장을 진정시켜 나갔다.

“그만하고 나가서 같이 커피나 한잔하자.”

하지만 정재현 과장의 머릿속엔 조금 전 강 차장이 준 힌트로 온통 가득 차 있었다.

“차장님. 죄송한데, 저 한 시간 정도만 자리를 좀 비워도 되겠습니까?”

강인성 차장은 생각했다.

이 친구가 지금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걸까?

한 시간은 무슨.

퇴근 시간이 코앞인데.

“왜? 또 뭐 하게?”

“저기 그게….”

“곧 퇴근 시간이다, 이 사람아. 본부장님 차량 잡고 있는 친구가 퇴근 시간 다 돼서 자리를 뜨겠다는 게 말이야, 빵구야?”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강인성 차장은 이해할 수 없는 긴장감에 사로잡힌 정재현 과장의 모습이 계속 눈에 밟혔다.

“여기 대한민국이야. 누가 감히 백주 대낮에, 그것도 재경 그룹 손정훈 상무 차량을 미행해? 정 과장이 잘못 본 게 아니더라도 우연이야. 영화 같은 거, 드라마 같은 거, 그런 거 너무 많이 보는 거 아냐?”

“아닙니다, 차장님. 진짜 확실히 의도적으로 따라붙었던 차량이 있었다고요.”

강인성 차장도 알고 있었다.

정재현 과장이 지나치게 예민한 구석이 있고, 또 그래서 주위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걸.

불과 얼마 전, QC팀의 도성훈 과장이 대리운전으로 투잡을 뛰었던 내용으로 회사가 한 번 발칵 뒤집힌 것도 결국은 정재현 과장의 과한 눈썰미 때문 아니었나.

그럼에도 그 눈썰미가 보통이 아니었기에, 손정훈 본부장과 함께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진 차 안에 있었음에도 도성훈 과장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게 사실이기도 하고.

“하아, 보기하고 다르게 이상한 고집이 있네.”

“아니더라도 확인은 한번 제대로 해 보고 넘어가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차장님.”

정재현 과장의 표정이 심각해질수록 강인성 차장도 스스로가 너무 안일하게 정 과장이 하고 있는 걱정을 인식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됐다.

“어디 가려고?”

“태영백화점 인계점에 잠시 다시 가 보려고요.”

강인성 차장은 순간 숨이 턱! 하고 막히는 듯한 질식감이 들었다.

그냥 한번 빈정대 보겠다고 생각 없이 내뱉은 자기 말을 실천으로 옮겨 보겠다고 하는 정 과장.

강인성 차장은 정재현 과장에게 질리고 있었다.

“가서 거기 주차장 CCTV를 좀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지금 이거 나 멕이는 거 아니지?”

“아닙니다, 차장님. 제가 어떻게 그럽니까.”

“거기에 정 과장이 가서 CCTV 좀 열어 달라고 하면 좋다꾸나 하면서 순순히 그걸 열어 줄 거 같아? 그건 그쪽으로 실례될 수도 있는 부분이야.”

거기까지는 생각을 해 보지 못한 정 과장이었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을 놔두고, 돌아갈 이유는 없었다.

“시간대가 한정되어 있잖아요. 저희가 먼저 들어갔고, 분명 제 뒤, 뒤쪽 정도로 아까 말씀드렸던 그 차량이 들어왔거든요. 바로 뒤로 붙어서 따라왔으면 블랙박스로 확인이라도 될 건데, 그런 게 아니니까 인계점에 가서 주차장 CCTV를 좀 열어 달라고 해 봐야겠어요.”

강인성 차장은 말없이 실눈을 뜨며 정재현 과장을 한참 동안 쳐다봤다.

그 눈빛에 정 과장은 시선을 아래로 떨구며, 입맛을 다셨다.

“정말 제가 지금 오버를 하고 있는 걸까요?”

정재현 과장은 용기를 내고 있었다.

“오버를 하는 거라도, 막상 가서 CCTV를 열었는데, 아무것도 안 나온다고 하더라도… 사실 아무것도 안 나오면 좋은 거 아닙니까?”

“그렇게 마음대로 다 할 거면 그냥 개인 사업장을 차려서 사장을 하지, 왜 여기에서 이러고 있어?”

“…….”

“항상 일을 그렇게 해 왔어? 아무것도 안 나오면 좋은 거 아니냐고? 당연하지. 근데 아무것도 안 나올 확률이 무조건 더 높은 거 아닌가?”

“본부장님 신변에 관련된 일입니다.”

순간 강인성 차장은 말문이 막혔다.

“저는 현재 그 일을 가장 본부장님과 가까운 곳에서 챙겨야 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푹 꺼질 정도로 한숨을 깊게 내쉰 후 강인성 차장이 차분하게 말했다.

“모르겠다, 나도. 알아서 해. 정 과장 스케줄을 나한테 확인받을 이유는 없잖아. 사무실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고, 주 업무가 본부장님 의전인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본부장님한테는 말씀을 드려.”

분명 허락인데, 그 허락이 허락처럼 느껴지지가 않았다.

정재현 과장은 무거워진 고개를 하염없이 아래로 떨구고 있었고, 그런 정 과장을 쳐다보며 강인성 차장은 짧게 입맛을 다신 후 솔직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처음 본부장님이 부경통신 그만두고 쉬고 있는 정 과장을 우리 쪽으로 데리고 오겠다고 했을 때, 나 상당히 찝찝했었어.”

정재현 과장은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미안한 말이지만, 솔직히 좀 그랬어. 어쨌거나 정 과장이 들어오면 나랑 같은 팀일 수밖에 없는 거 아냐. 내 바로 직속이 될 게 뻔한데, 나한테 아무런 선택권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정말 안 내키더라고.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좀 그래. 아무리 정 과장이 본부장님 의전만 맡아서 하고 있다고 해도, 나는 전략기획실 차장으로서 정 과장을 지켜볼 책임이 있는 사람이야. 내 말 틀려?”

“…아닙니다, 맞습니다.”

“나만 찝찝했던 게 아니었을 거야. 아마 말은 안 해도, 대부분의 임원, 직원들은 본부장님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했을 거라고. 불법 녹음이라는 걸 했었잖아. 그것도 회장 차량을 운전하면서. 거기다 QC팀 도성훈 과장 건.”

“…….”

“다행히 좋게 마무리가 됐지만, 도 과장 인사 고과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지? 알아. 정 과장도 모르고 본부장님한테 이야기를 꺼냈다는 거. 다들 알면서도 그냥 쉬쉬하면서 서로 눈감아 주고, 모르는 척을 해 주고… 회사에서 받는 월급만 가지고는 힘드니까 다들 그렇게 투잡 뛰면서 열심히 사는 거잖아.”

“…네, 저도 그때는 본부장님께서 그렇게까지 일을 키우실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고 있던 터라 정말 등에서 식은땀이 날 정도로 입장이 난처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내가 이제 알겠네. 도대체 사람들이 다 만류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어째서 본부장님이 정 과장한테 차량 운전대를 맡기셨는지.”

“…네?”

“우린 그렇게 해야 하는 사람들이 맞아. 다들 알면서도 그냥 쉬쉬하면서 서로 눈감아 주는 것까지도 본부장님의 눈과 귀가 되어 드려야 하는. 그게 나나 정 과장이 해야 하는 일이잖아. 우린 본부장님이 직접 선택해 주신 사람들이니까.”

“…….”

“내가 그동안 정 과장에 대한 좋지 못한 선입견이 있었어. 미안해.”

“아닙니다.”

“당연히 확인을 해야지. 다른 것도 아니고, 누가 본부장님에 관련된 일인데, 당연히 정확하게 확인을 해야지.”

그렇게 말한 다음 강인성 차장은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서 차 키를 꺼내 정재현 과장에게 건넸다.

“내 차 타고 가. 혹시라도 확인이 늦어질 수도 있잖아. 거기까지 다시 찾아가서 확인을 하는 건데, 시간 쫓기지 말고 제대로 확인하고 와. 늦어질 거 같음 나한테 전화하고. 본부장님 퇴근은 내가 시켜 드리면 되니까.”

“차장님….”

“우리 집 알지?”

“네.”

“혹시라도 본부장님 퇴근 시간 전까지 회사 복귀 못 할 거 같음 늦게라도 우리 집에 와서 차는 바꿔 주고 가. 본부장님한테는 내가 말씀을 드릴 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태영백화점 인계점 쪽으로는 부장님한테 말씀드려서 내가 CCTV 확인 협조 부탁 넣어 놓을게.”

* * *

4시 반쯤, 잠시 방으로 올라가도 되겠느냐는 강인성 차장의 연락을 받았다.

목소리가 꽤나 심각했다.

무슨 일이냐고, 올라와 보라고 했더니 정재현 과장이 현재 태영백화점 인계점에서 경찰서로 가는 길이라고 하는 거다.

“경찰서? 경찰서는 왜?”

강 차장은 말보다는 직접 보는 게 나을 거라며, 정재현 과장한테 톡으로 받은 영상을 재생시켜서 내게 보여 줬다.

주차장 CCTV 촬영 영상이었다.

오전에 들렀던 태영백화점의 인계점인 걸로 보였다.

“이게 왜요?”

“외근 나가서 복귀한 후로, 오후 근무 내내 정 과장이 사무실에서 블랙박스만 확인했습니다.”

아까 태영백화점 인계점에서 스너프 수원점으로 가는 중간에 갑자기 정 과장이 불법 유턴을 했던 일이 떠올랐다.

“본부장님 의전하는 중간에 회색 제네시스 한 대가 계속 따라붙는 느낌이 있었다면서, 그걸 확인해 보겠다고 블랙박스를 계속 돌려 보던데, 거기에선 아무것도 확인을 못 했거든요.”

“지금 그거 확인하겠다고 인계점까지 넘어갔다고요?”

나는 그 순간 잠시 심각하고 말았는데, 정 과장은 계속 뭔가가 찜찜했었던 모양이네.

“이거 한번 보시죠. 많이 이상하긴 합니다.”

영상 속에선 내가 탄 차량이 지하 주차장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몇 대의 차량이 더 들어왔고, 네 대가 더 들어간 뒤에 회색 구형 제네시스 차량이 지하 주차장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의심할 상황이 내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에서부터 영상이 6개로 분할이 되기 시작한다.

내가 탄 차량과 다른 차량들이 주차를 시키는 장면이 각기 나왔는데, 가장 늦게 들어왔음에도 회색의 구형 제네시스 차량이 주차는 가장 먼저 했다.

주차장 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

그쪽으로 차가 후진 주차를 하고 있었다.

“흐음….”

확실히 좀 이상하긴 하네.

보통 백화점에 차를 끌고 가는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엘리베이터 복도와 가까운 곳에 차를 세우려고 하지 않나?

그게 나중에 쇼핑을 끝내고 나와서도 차를 찾기에 수월하고.

그런데 한 바퀴도 둘러볼 생각을 하지 않고, 곧장 주차장 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한다?

지하 3층 주차장.

저런 곳에 차를 세울 거면, 그냥 지하 1층이나, 지하 2층에 세웠어도 되는 거 아니었나?

굳이 지하 3층까지 다 내려와서 주차장 한 바퀴도 안 돌아보고 바로 저기에 차를 세운다?

안에 성인 남자 두 명이 운전석과 조수석에 함께 타고 있다는 건 실루엣 정도로 확인이 가능했는데, 얼굴 확인까지 가능할 정도로 카메라 성능이 뛰어나지는 않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상한 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분명 차는 가장 먼저 주차가 됐는데, 차 안에서 사람이 내리지를 않는 거였다.

“앞으로 빨리 건너뛰겠습니다. 제가 먼저 확인을 했는데, 이 차에서는 끝까지 사람이 안 내립니다.”

그렇게 강 차장은 정 과장이 보내 준 영상에서 30분 정도를 건너뛰었다.

내가 인계점 고비드 매장 오픈 상황을 딱 그 정도 시간만큼 확인을 하고 나왔던 모양이다.

6분할이 된 카메라에선 엘리베이터 복도를 통해 나오는 나와 정 과장의 모습이 보였고, 차에 타는 모습, 차가 출발을 하는 모습까지 나왔다.

그런데 여기에서 나도 흠칫하면서 등골이 오싹해지는 장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점심시간 전에 스너프 수원점을 확인하겠다고 서둘러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오고 있었는데, 주차 이후 한 번도 차에서 사람이 내린 적이 없었던 회색의 구형 제네시스가 나와 정 과장이 탄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순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거였다.

“정 과장이 예민해서 뭘 착각한 게 아니었던 거 같습니다.”

CCTV 영상은 지하 3층 주차장부터 지하 2층, 지하 1층, 그리고 백화점 주차장 입구까지 차례대로 비치고 있었고, 우리 차 바로 뒤에서, 뒤에, 그러니까 중간에 검은색 SM7 차량을 끼워 놓고 회색의 제네시스가 계속해서 우리 차량을 쫓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정 과장이 인계점에서 확보한 영상은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이게 끝이에요?”

“네.”

“지금 이걸 들고 경찰서를 가는 중이라고요?”

“네, 거의 도착했을 겁니다. 여기 올라오기 바로 전에 통화했는데, 그때 가는 길이라고 했거든요.”

“이것만 가지고 경찰서를 찾아가서 뭘 어떻게 하겠다고요?”

분명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내 차량의 뒤를 밟은 건 맞는 거 같다.

누굴까?

파파라치쯤 되나?

홍준이가 내게 사람을 붙였을까?

왜?

왜라는 질문에 고민을 해 봐야 할 정도로, 홍준이가 내게 따로 사람을 붙일 이유는 없는 거 같았다.

정태? 정태가 왜?

정태는 더 나한테 사람을 붙일 이유가 없지.

지금 자기 앞가림 하기도 버거울 텐데, 아무리 후계자 경쟁을 하고 있다지만, 이런 의미 없는 짓을 할 정태가 아니다.

장혜란이? 아님 원수경?

그나마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한 상대가 장혜란이었다.

하지만 왜.

여기에서 왜를 충족시킬 마땅한 내용물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었다.

머릿속으로 채워지는 생각과 의문은 거품처럼 올라왔지만, 강인성 차장에게는 현실적인 지시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 당장 정 과장한테 전화해서 괜한 짓 하지 말고 얼른 회사로 복귀하라고 하세요.”

“하지만 이건….”

“그러니까 이건요. 이 정도 내용만 가지고 경찰이 뭘 해 줄 수 있는데요? 이것만 가지고도 경찰에서 뭘 할 수 있다면 그게 더 비정상 아니에요? 얼른 회사로 복귀하라고 하세요. 이 정도 내용만 가지고는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게 없어요.”

“…….”

“자체적으로 해결을 해야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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