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화 그게 이유였다
두 시간이 넘는 긴 수술이 끝이 나고, 손정훈은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서울시립병원의 최정예 수술팀이 달라붙었지만, 수술 후 추이를 확신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못했다.
만약 현장에서 긴급 처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면, 빠른 후송이 이뤄지지 못했다면 수술은 시도조차 해 보지 못했을 것이다.
깨어날 수 있을지 없을지, 깨어난다고 해도 정상적인 삶이 가능할지조차 불분명한 상황.
병원 측에선 보호자들에게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외엔, 약간의 희망조차도 줄 수가 없는 입장이었다.
“회장님.”
조동희 전무가 중환자실로 들어왔다.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채, 병상에서 잠든 손정훈의 주위로 손정태 사장을 제외한 재경가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잠시 밖에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조동희 전무는 귓속말로 손홍준 회장에게 따로 할 말이 있음을 전달해 놓고 조심히 중환자실을 빠져나왔다.
손홍준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서기가 무섭게 어지럼증을 느꼈다.
그리 오래 앉아 있었던 것도 아닌데, 빈혈기가 돌고 있었다.
하지만 가족들 앞에서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일 수가 없었기에 일어선 상태로 어지럼증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밖으로 나갔다.
중환자실 복도 의자에 초조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하늘이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하늘이는 손 회장이 나오기가 무섭게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갔다.
“내가 정신이 이래 없다. 네가 있다는 것도 깜빡했어.”
“아니에요. 전 괜찮아요. 정훈이 오빠는….”
손 회장은 중환자실 앞을 지키고 있는 그룹 본사 경호팀 사람들을 쳐다보며 바람이 다 빠진 풍선처럼 힘없이 말했다.
“자네들.”
“네, 회장님.”
“여기 장하늘 상무 몰라?”
“…….”
경호팀 사람들이 지키고 있는 중환자실 문에는 ‘가족 외 면회 금지’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입을 꼭 다문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경호팀 직원들을 뒤로하고 하늘이에게 손 회장이 말했다.
“들어가서 봐.”
“아니요, 아니에요. 못 들어가겠어요.”
“…….”
“그냥 저는 밖에 있을래요.”
그에 손 회장은 다시 한번 경호팀 직원들에게 장하늘 상무는 언제든 면회가 가능하게끔 전달을 해 놓으라고 지시한 후 저 멀리 조동희 전무가 기다리고 있는 복도 쪽으로 걸어갔다.
* * *
같은 시간 손정태 사장은 또 다른 피해자 중 한 명인, 자신의 수행 비서 병실을 방문 중이었다.
정훈이와는 달리 운이 좋았다.
깊게 찔리긴 했지만, 찔린 부위가 정훈이와는 달리 치명 부위는 아니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었다.
1시간 남짓 걸린 수술 후, 수면 마취에서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병실을 찾아왔는데 그사이 수행 비서의 아내가 병실을 지키고 있었다.
“…….”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이 있는 사람이다.
남자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한다부터, 어떻게 몸으로 놀아 줘야 하는지를 종종 묻고 또 때로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해 주는 부분에 위로를 받아 왔던 상대.
거기에 초췌한 얼굴로 남편의 상태를 확인하는 여자를 보는 순간 정태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사장님. 으윽….”
마취에서 깨어난 수행 비서가 힘겹게 입을 열었는데, 당장은 입을 여는 것조차 힘든 상황인 거 같았다.
정태는 얼른 손을 들어 수행 비서의 무리한 움직임을 중지시켰다.
“가만히 계세요, 가만히.”
“사장님은… 으윽… 괜찮으십니까?”
“제발 가만히 계세요.”
세상의 역적이 된 기분이다.
특히나 자기 때문에 이런 험한 꼴을 본 수행 비서의 아내가 지켜보고 있다 보니,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얼굴만이라도 처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정태 역시 왼팔에 두 군데, 총 스무 바늘 넘게 꿰매고 붕대를 감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전혀 아무런 통증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신 때문에 정훈이와 수행 비서가 이런 험한 꼴을 당했고, 그런데도 정작 본인만 멀쩡하게 두 발로 걸어 다니고 있는 상황이 견딜 수 없이 힘들었다.
“미안…합니다.”
살아 주어서 고맙다는 말이 그의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대신 나오고 있었고, 그 순간 정태는 눅진한 콧물이 코 안을 가득 채운 듯 갑갑하기만 했다.
“사장님 괜찮으신 거 보니, 다행입니다.”
정태는 수행 비서의 아내를 향해 다시 한번 고개를 깊게 숙였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사장님이 왜요. 병원에서도 수술 잘됐다고, 괜찮다고 하잖아요.”
괜찮다는 이 여자의 말이 정태의 귀엔 마치 당신은 이렇게 멀쩡한데, 어째서 당신을 위해 일하는 내 남편은 이렇게 누워 있어야 하는 거냐는 식으로 왜곡되어 들리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코 안을 갑갑하게 만들던 액체가 눈에서 흘러내린 액체와 뒤섞여 뚝뚝하고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잘못한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사장님께서 왜 사과를 하세요. 사장님도 피해자이시면서. 동생분은 좀 괜찮으세요? 의식은 돌아왔나요?”
“…죄송합니다.”
정태가 흘리고 있는 눈물엔 정훈이가 깨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하는 걱정이 절반 넘게 섞여 있었다.
수행 비서에 대한 미안함과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깨어나 준 부분에 대한 고마움마저 순간의 찰나처럼 스쳐 지나가게 만들 만큼, 현재 정태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졌던 동생이 혹여나 다시 눈을 뜨지 못하게 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에 완전히 잠식당해 있는 상태였다.
수행 비서가 깨어났다는 말에 이곳까지 찾아온 것도 기적이었다.
깨어난 거 확인했으니 이젠 다시 동생이 있는 곳으로 가 봐야 할 것 같다며, 정태는 그룹 본사에서 나온 몇몇 사람들을 시켜 철저하게 이 방을 살피라고 지시한 후 정훈이가 있는 중환자실로 향했다.
급한 대로 같은 층을 사용 중인 다른 환자들에게 민폐다 싶을 정도로 재경 그룹 본사 소속의 경호팀 직원들이 검은 정장 차림으로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었다.
정훈이가 입원 중인 중환자실로 향하는 정태 곁에도 두 명의 경호 직원이 붙어 있었다.
간호 데스크를 돌아 중환자실이 보이는 복도로 접어들었을 때였는데, 아버지와 조 전무가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는 모습이 정태의 눈에 들어왔다.
경호팀 직원들도 그때부터는 살짝 거리를 두고 정태를 경호하기 시작했다.
“민석이가?”
“확인된 건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 합니다. 다만 장민규가 그렇게 일방적으로 주장을 하고 있고, 삼성동에 있는 장민석이의 별장에서 장민규만 체포가 됐다고 합니다.”
“민규가 자수를 했단 말이지? 자기가 시켰다고?”
“의뢰는 자신이 했지만, 자신에게 의뢰를 하라고 사주를 한 건 장민석이었다고 진술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무슨 그런 말 같지도 않은. 민석이가 왜? 이유가 있다손 치더라도 사람을 시켜 해코지를 할 거였음 자기가 직접 하거나, 자기 사람을 시켜서 했겠지 뭣 하러 복잡하게 중간에 민규를 끼워?”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자세한 이유는 본인만 알 일이겠지만, 전혀 앞뒤가 안 맞는 진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경찰들 입장에선 가장 유력한 용의자일 수밖에 없는 장민규가 자신이 있는 위치를 알려 주며 자수를 했고, 또 그 현장에 장민석이가 실제로도 나타났던 모양입니다.”
“그럼 민석이도 같이 체포가 됐단 말이야?”
“아닙니다. 장민규는 자신이 자수를 한 거니까 현장 체포가 가능했지만, 장민석의 경우는 체포 장소의 소유주라는 것 외에는 장민규의 주장들 중 사실로 확인된 내용이 아직 전혀 없기 때문에 임의 동행을 요청했던 거 같은데, 자신의 변호사와 직접 찾아가겠다고만 하고 임의 동행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언제부터 저기에 있었던 걸까.
“역시 민규였어요?”
정태의 차가운 음성에 송홍준 회장과 조동희 전무는 나누던 대화를 잠시 뒤로하고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손 회장은 아래턱이 덜덜거릴 정도로 온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가늘어진 눈으로 차분히 쳐다봤다.
“그런데 자수를 했고. 거기에 민석이 형까지 엮여 있다 이 말이죠?”
“손 사장.”
조 전무가 말릴 틈도 없었다.
“아버지, 저 잠시 좀 다녀오겠습니다.”
“손 사장!”
손홍준 회장의 마음도 정태와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아들을 말리지 못했던 것뿐이다.
지금 당장에라도 녀석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있는 힘껏 귓방망이라도 한 대 갈겨 주어야 막힌 가슴이 조금은 뚫릴 것 같았기에, 그 현장에서 자신을 지키겠다고 칼을 맞은 동생의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봐야 했던 정태의 지금 심정은 과연 어떨까 싶어, 손 회장은 이성을 잃어버린 정태를 말릴 수가 없었다.
정태는 자신을 따라다니던 그룹 본사 경호팀 직원 둘을 데리고 서둘러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런 정태와 손 회장을 번갈아 쳐다보던 조 전무가 급하게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제가 가서 손 사장 다시 데리고 오겠습니다.”
“…그렇게 해. 차분하게 잘 타일러.”
“네.”
* * *
차에 오른 정태는 곧장 장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매일 만지는 폰 터치조차 한 번에 제대로 안 될 만큼 정태의 손은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어, 정태야. 괜찮아? 넌 크게 안 다친 거지? 정훈이는? 정훈이는 좀 어때? 안 그래도 내가 먼저 전화를 하려고 했….
“네가 올래, 내가 갈까.”
―정태야.
“빨리 말해. 네가 와, 아님 내가 가.”
―아냐, 진짜 아냐. 어디에서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들었는지는 몰라도 절대 네가 들은 그거 아냐.
“빨리 말하라고, 이 X새끼야!”
정태가 내지른 악에 운전석에 앉은 직원은 물론이고 조수석에 앉은 직원까지 화들짝 놀라며 몸을 움찔했다.
하지만 뒤로 고개조차 돌릴 수가 없었다.
―아니라고, 아니라고! 진짜 아니라고! 민규 이 새끼가 뭘 잘못 처먹었는지 이상한 소릴 지어내고 있는데, 나도 지금 정말 미치고 팔짝 뛰겠다니까?
“그래야 할 거야. 민규가 없는 개소리를 지어낸 거여야 될 거야. 만약에 아니면 너 죽어, 진짜. 너만 죽는 거 아냐.”
―하아, X발 진짜… 너까지 진짜 왜 이러냐. 네가 시켰다는 게 말이 되냐? 그게 진짜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냥 네가 와. 내가 너한테 가면 너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너 죽여 버릴 거 같거든. 그나마 경찰서에선 내가 널 어떻게 못 할 거 아냐. 나 지금 출발한다. 기다리게 하지 마라.”
끼익!
병원 지하 주차장을 이제 막 다 빠져나왔을 때였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괜찮으십니까?”
운전대를 잡은 경호 직원이 서둘러 뒤를 돌아보며 정태의 상태를 확인했다.
“뭐예요?”
“저기 앞에….”
마치 차 앞을 가로막듯 조 전무가 지하 주차장 출구 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
차가 멈춰선 걸 확인한 후 천천히 차 쪽으로 걸어오는 조 전무.
그는 운전대를 잡고 있는 직원을 향해 그대로 멈춰 있으라는 수신호를 준 뒤 옆으로 지나쳐 정태가 타고 있는 뒷문을 직접 열었다.
“내리세요.”
“뭐 하시는데요? 비키세요.”
“내리세요.”
“전무님!”
“내리세요.”
조 전무는 차 안으로 손을 넣어 붕대 감긴 정태의 팔을 잡아 주었다.
간신히 정태를 차에서 내리게 만든 조 전무는 조수석에 타고 있던 경호 직원만 내리게 만들고 운전석을 잡고 있던 경호 직원에겐 병원 앞을 한 바퀴 돌아 다시 들어와 주차를 하고 올라오라 지시를 했다.
병원 앞 공터였다.
정태와 조 전무의 입에서 연신 뜨거운 김이 새어 나올 정도로 12월의 밤공기는 무척이나 차가웠다.
“지금 이 시간에 그 몸으로 어딜 가겠다는 거예요?”
“그럼 누가 벌인 일인지, 일 벌인 놈이 자수까지 했다는데 가만히 있습니까?”
“가만히 안 있으면요?”
“가만히 있으라? 내 눈앞에서, 그것도 날 지키겠다고 정훈이가 칼을 맞았어요. 전무님이 저라면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난 사장님이 아니잖아요.”
“뭐요?”
“나는 재경가의 장남이 아닙니다. 그래서 나는 이보다 훨씬 더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내 성질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지요.”
“하아….”
“하지만 사장님은 그게 아니잖아요. 지금 손 상무 저렇게 의식도 없이 누워 있는데, 의식을 되찾아도 다시 정상적인 삶이 가능하다는 보장도 없다고 하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힘들겠지만, 이성적으로 회장님 곁을 지켜야 하는 사람이 누구겠어요?”
“…….”
“동생이 아니라 자식이 지금 저렇게 의식 없이 누워 있어요. 회장님 속은 지금 어떻겠습니까? 저는 감히 현재 회장님 심정을 가늠조차 못 하겠어요. 내 자식이 지금 저렇게 누워 있다고 하면… 나는… 나도 어디 가서 당장이라도 이런 일을 벌인 놈 찾아갈 칼 같은 걸 구할 거 같거든.”
“하아….”
“지극히 개인적인 원한에 의해 생긴 일이지만, 사장님은 그런 일까지도 재경의 이름으로 해결을 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억울하고 분하고,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화가 나더라도 그건 손 사장 개인의 감정인 것이고, 이럴 때까지도 회사의 이미지, 주가에 피해가 안 생기도록 개인의 감정을 눌러야 하는 게 오너, 오너가의 책임 아니겠어요?”
정태는 피가 날 정도로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도대체 우리가 얼마나, 어디까지 참아야 하는 겁니까? 동물원 원숭이도 아니고, 따라붙는 파파라치들 거기에 잃을 게 없어 아쉬울 것도 없다고 이런 일을 벌이는 새끼까지! 도대체 우리가 언제까지 다른 사람들 눈치 때문에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계속 이렇게 아무것도 못 하면서 참기만 해야 하는 겁니까?”
“정태야.”
도대체 얼마 만일까.
조 전무의 입에서 정태를 정태라고 이름으로 부르는 소리가 나온 게.
정태의 어깨 위로 한쪽 손을 올려놓고 조 전무가 말했다.
“이건 참는 게 아니다.”
“참는 게 아니면요? 가만히 있으라면서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거 아닙니까.”
“지키자는 거다.”
“…….”
“이럴 땐 참는다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재경을 지킨다고 생각을 해야 하는 거다. 가진 게 많아서, 그래서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이 앞뒤 안 재고 덤벼드는 걸 무조건 참으라는 게 아니야. 그게 돈이든, 권력이든, 힘이든, 법이든, 양심이든…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재벌은 재벌이란 이름 자체가 적폐이기 때문에 지켜야 할 게 많을 수밖에 없는 거잖아. 그걸 지키기 때문에 재벌인 것이고, 지켰기 때문에 지금의 재경이 있을 수 있었던 거야.”
“하아….”
“그게 이유였다. 네가 아닌 정훈이한테 내 마음의 무게가 옮겨 가기 시작한 이유.”
그 어두운 밤하늘 아래에서도 붉게 충혈된 정태의 두 눈이 조 전무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너는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재경을 키우려고 하는데, 정훈이는 재경을 지키기 위해 재경을 더 키우려고 하더구나.”
“……!”
“그런 게 내 눈에 보였어. 아직 결혼도 안 한 녀석이 마치 꼭 자기 자식을 키우는 거처럼, 계열사 하나하나, 언제든 강하게 홀로 독립을 할 수 있게끔 만들려는 것처럼 재경을 키우려고 한다는 게 내 눈에 보였어. 내가 배웠다, 정훈이한테.”
조 전무는 정태의 어깨를 몇 차례 가볍게 토닥인 후, 병원 입구 쪽으로 정태의 몸을 돌렸다.
“너는 회장님 옆자리, 그리고 재경을 지켜라. 이번 일은 그럴 책임이 그나마 적은 내가 우리 재경 직원들하고 같이 해결을 할 테니까. 나는 내 성질대로 해도 되는 사람 아니냐. 이럴 때 회장님이나 널 대신해서 그런 일을 해 줘야 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