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의 품격-301화 (301/303)

301화 더 이상 언니랑 놀지 말래

잔인했던 겨울이 조금씩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또각또각….

미래금융 본사 임원 층 복도.

턱선 길이의 짧은 단발로 머리 모양을 바꾼 장하늘 상무가 힘찬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여느 때보다 더 가벼워진 발걸음이었다.

스너프와 재경통신이 함께 구축해 놓은 스트리밍 채널을 주축으로 해외 OTT 업체들의 오리지널 프로그램들을 동시 서비스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보자는 자신의 기획이 최종 통과가 되었다.

손정훈이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깨어나고, 흘러간 지난 3개월.

그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하늘이는 전혀 딴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만큼 지난겨울 손정훈이 당했던 사건은 하늘이로 하여금 많은 심경 변화를 가져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상대가 누구더라도, 그 상대가 자신에게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존재라면, 그 존재가 내 곁에 있어 줄 때 관계에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그 관계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최선이라는 건 나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내는 것.

내가 가치가 있는 사람이고, 그 가치가 상대에게 반드시 필요한 거라면 누구와의 관계에서라도 결코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일은 없을 거다.

하늘이는 그걸 깨닫고, 스스로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삐.

사무실로 들어간 장하늘 상무는 내선 전화의 연결 버튼을 눌러 놓고 말했다.

“방금 미팅 끝났어요.”

―생각보다 빨리 끝나셨네요.

“그러니까. 나는 영상 투자 건으로 잡혀 있는 외부 미팅 30분 정도 앞당길 수 있을 거 같은데, 가능하겠어요?”

―미라클 프로덕션 쪽 사람들은 벌써 30분 전에 와서 주현철 대표님하고 사전 미팅 중입니다.

“아, 주 대표님이 먼저 만나고 계시는 거예요?”

―주 대표님하고 같이 오셨어요.

“점심을 같이하셨나 보네. 알겠어요. 지금 어디에 계세요들?”

―중층 4호 미팅 룸을 잡아 드렸습니다. 제가 지금 다시 정확하게 확인해 보겠습니다.

“아니에요. 내가 직접 내려가서 확인하면 되는 거지. 알았어요, 고마워요.”

―네.

즐겁다.

요즘 들어 하늘이는 자신이 하고 있는 역할과 책임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비단 회사 안에서 본사 상무라는 역할과 책임에서뿐 아니라, 누군가의 손녀로서, 누군가의 딸로서, 또 누군가의 정혼자로서의 모든 역할에 부담과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그간 자신이 견뎌 내야 했던 부담과 스트레스는 결국 자신이라는 가지에 너무 많은 열매가 열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열매가 어떻게 열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본인 스스로는 어떻게 그 나무의 가지가 될 수 있었는지는 전혀 생각해 보지 않은 채, 그저 자신에게 매달려 있는 열매의 무게에만 부담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아 왔던 거였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열매는 알아서 떨어진다는 걸 알아 버렸다.

알아서 떨어지겠다고 하는 열매를 억지로 붙잡고 있다 보면, 어느새 나무에서 난 자신이라는 가지 자체가 부서질 수 있다는 것도 알아 버렸다.

나는 그저 미래금융이라는 나무에서 난 한 가닥 가지일 뿐이고, 더 크게 보면 미래금융 역시 세상이라는 나무에서 난 한 가닥 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할 필요가 없는 거였다.

쓸데없는 부담과 걱정을 할 필요도 없는 거였고.

그저 지금 내가 있는 이 위치에서 내게 열리는 열매의 무게만 감당해 내면 되는 것.

그렇게 하늘이는 스스로에게 엄격해짐과 동시에 관대해졌고, 그런 사소한 마음가짐의 변화로 인해 마음뿐 아니라 몸가짐 역시 무척 가벼워져 있는 중이었다.

“어디 보자….”

오늘은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에 특화되어 있는 미라클 프로덕션 쪽과 외부 미팅이 잡혀 있는 날이다.

주현철 미래기획 대표가 직접 제안을 한 투자 건이고, 미래기획 자체 자본으로는 그 투자금 확보에 한계가 있어 해당 건을 직접 미래금융 본사로 끌고 온 케이스.

외부 미팅이라는 전쟁에 뛰어들기 전 하늘이는 전투복을 점검하듯 화장을 다시 고치고, 자리에 필요한 자료들을 챙겼다.

그렇게 미리 약속되어 있던 시간보다 30분 정도 먼저 미팅 상대를 만나러 나가려던 장하늘 상무의 폰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응?”

채서린이었다.

하늘이는 잠시 갈등을 했다.

좀처럼 먼저 연락을 하는 법이 없었던 채서린.

기억을 되짚어 보면 마지막 연락이 한 달 전쯤이었던 거 같다.

직접 만난 건 두 달은 훨씬 더 넘었던 거 같고.

정훈이 오빠가 의식을 되찾고, 사라졌던 기억이 다시 돌아왔다는 걸 알게 된 후 이상하게 예전처럼 먼저 채서린에게 연락을 할 수가 없었던 하늘이었다.

그런 하늘이의 입장을 이해라도 하듯, 채서린 역시 알아서 거리를 만들어 주는 배려를 보여 왔었다.

“어, 서린아.”

―언니, 지금 통화 가능해요?

“당연히 가능하지.”

―바쁜데 괜히 전화해서 일 못 하게 하는 건 아니고?

“아냐, 아냐. 진짜 바쁠 땐 전화도 못 받아. 알잖아.”

―하긴.

“어쩐 일이야?”

―언니 오늘 저녁에 시간 괜찮아요?

“오늘?”

―시간 안 되면 다음에 해도 괜찮고.

“아냐, 시간 괜찮아.”

―나 지난주까지 올 로케 있어서 태국에 가 있다가 월요일에 들어왔어.

“그랬어? 얼마나 가 있었던 건데?”

―보름 넘게 있었어.

“그게 말이 돼? 너 지난주에 고비드 아이스크림 광고 찍지 않았어? 내가 촬영 일정을 그렇게 봤던 거 같은데?”

―중간에 두 번 왔다 갔다 했지. 총 촬영 일정이 보름이었다고.

“어쨌거나 고생 많았겠다.”

―고생은 무슨. 작품 안 들어와서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하는 거에 비하면 보름이 아니라 한 달짜리라도 감지덕지해야지.

“천하의 채서린이 하기엔 너무 과한 겸손 아닌가?”

―어제오늘 밀린 피로 푼다고 시체놀이 하다가 오늘쯤은 바깥바람을 좀 쐬어 줘야 할 거 같아서. 언니한테 줄 것도 좀 있고.

“줄 거? 뭐?”별

―그걸 말해 주면 줄 때 무슨 재미야?

“그럼 줄 거 있단 말을 꺼내지나 말던가.”

―궁금하게 만드는 건 또 재미가 있거든.

“하여간 짓궂어. 알았어. 뭐 먹을까? 너 금방 작품 하나 끝났음 당분간은 식단 관리 안 해도 되지?”

―피자가 그렇게 먹고 싶네. 그때 언니가 데리고 갔던 집.

“아르고나라?”

―응. 거기서 만나요. 거기가 자리도 테이블별로 다 분리가 되어 있어서 그나마 만만해.

* * *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르고나라.

장하늘과 채서린이 마주 보고 앉았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조명.

하지만 어두운 조명보다는 전 테이블을 독립적인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설치되어 있는 파티션으로 인해 더 어둡고 딱딱한 느낌을 연출해 내는 레스토랑이었다.

오래전 벼룩 신문이나 교차로 같은 종이 신문 크기의 메뉴판.

그 메뉴판을 테이블에 펼쳐 놓고 채서린은 걸신이 들린 사람처럼 이것저것 다양하게 주문을 했다.

“그걸 우리 둘이서 어떻게 다 먹어? 파스타를 하나 빼든, 샐러드를 하나 빼든 해. 너무 많다.”

“언니. 나 어제, 오늘 시체놀이 했다고 말했지? 진짜 물만 먹고 잠만 잤어. 뱃가죽이랑 등가죽이 아예 달라붙어 있다고.”

“언제는 안 그랬어? 맨날 그런 핑계로 잔뜩 시켜 놓고 정작 먹는 건 내가 다 먹잖아.”

“여긴 포션이 작잖아.”

“그래도 너무 많아.”

테이블 위로 펼쳐져 있는 메뉴판을 강제로 덮어 놓고 하늘이가 메뉴를 주문받고 있는 종업원에게 양해를 구했다.

“죄송한데 크림파스타는 취소해 주세요. 둘이서 그걸 어떻게 다 먹어요? 잔뜩 시켜 놓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버리면 아깝잖아요."

“네.”

“카르파치오도 스몰 사이즈로 바꿔 주시고.”

못마땅하다는 듯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채서린을 애써 못 본 체하며 하늘이는 메뉴를 적당하게 바꿔 놓고 메뉴판을 종업원에게 전달했다.

“음료는 뭘로 하시겠습니까?”

“맥주? 콜라보다는 맥주가 낫지 않아?”

그제야 어느 정도 마음이 풀리는 듯 채서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이의 초이스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문을 끝내 놓고 잠시 기다리는 중에 먼저 나온 맥주로 입 안을 적셔 놓고 채서린은 가방에서 작은 쇼핑백을 하나 꺼냈다.

부쉐론의 로고가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는 쇼핑백이었다.

“언니, 이거.”

“이게 뭐야?”

그냥 쇼핑백만 부쉐론의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 있는 보석 상자 역시 부쉐론의 것이었다.

그 안에 어떤 내용물이 들었건, 결코 작지 않은 선물이란 말이다.

하늘이는 뜬금없이 이런 고가의 선물을 준비한 채서린을 말없이 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러자 채서린은 얼른 열어 보라며 하늘이를 재촉했다.

“너 설마 부쉐론 엠버서더 하기로 했어?”

“내돈내산 한 거거든? 내가 설마하니 선물로 받은 걸 다시 또 선물이라고 언니한테 주겠어?”

“그러니까 이게 뭐냐고?”

보석 상자 안에는 화려한 낙엽 디자인의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가 담겨 있었다.

“그러지 말고 한번 해 봐. 거울 잡아 줘?”

여전히 보석 상자 안의 내용물과 자신을 번갈아 쳐다보기만 하는 하늘이를 대신해 채서린은 안 되겠다는 듯 직접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자신을 알아보는 다른 테이블의 사람들의 시선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하늘이의 뒤로 가서 직접 목걸이를 채워 주었다.

“귀걸이도 한번 해 봐.”

마지못해.

정말 마지못해 하늘이는 자신을 향해 거울을 잡아 주고 있는 채서린의 오버스런 행동에 하고 있던 귀걸이를 풀어 놓고 새것으로 갈아 끼웠다.

“역시 언니는 화려한 게 어울려. 어깨선까지 떨어지는 드레스 같은 거 입을 일 있음 그때 하면 잘 어울리겠어.”

어깨선까지 떨어지는 드레스.

아마도 웨딩드레스를 말하는 거겠지?

하늘이는 마음이 좋지가 못했다.

채서린이 어째서 이런 선물을 뜬금없이 준비했는지, 그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가 염치가 많이 없었어.”

“네가?”

“응. 내가 그동안 언니한테 받은 도움이 얼마야? 언니 아니었음 스캔들 터졌을 때 복귀도 못 했을 거고, 억지로 복귀를 했다고 쳐도 지금처럼 괜찮은 이미지로 활동을 할 수는 없었을 거야.”

“무슨 그런 말이 있어?”

“그게 팩트니까.”

“…….”

“내가 이 바닥을 몰라? 남들 고등학교 진학, 대학 진학 고민할 때 연습생 생활 하면서 데뷔만 생각했던 사람이야, 내가. 나이 말고 데뷔로만 치면 나도 어느덧 중견이라고. 한때 잘나가다가 이리저리 갈려 나간 사람들을 내가 좀 많이 봤겠어? 언니 아니었음 나도 그중 한 명일 수밖에 없었어.”

“그러기엔 넌 뛰어났어.”

“날고 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사람들 중 하나가 너였다니까?”

“항상 그렇게 응원받고, 실제 캐스팅 관련해서도 도움을 받고…. 그런데 정작 나는 언니한테 뭔가 남을 만한 선물 같은 걸 해 준 적이 없는 거야.”

채서린은 그제야 하늘이를 향해 잡아 주고 있던 거울을 내려놓고 말을 이어 갔다.

“혹시 나 관련해서 정훈이 오빠한테 뭐 들은 이야기 같은 거… 있어?”

없다.

하늘이는 양 볼에 바람을 불어 놓고 짧게 고개를 저었다.

“그럴 거 같더라. 그래서 오늘 내가 언니한테 이 말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어제오늘 생각을 참 많이 해 봤는데, 결국은 하는 게 좋겠다로 마음이 움직였어.”

“무슨….”

“지난주에 고비드 광고 때문에 잠시 한국에 들어왔을 때 말이야. 그때 정훈이 오빠를 잠깐 만났어.”

“…그랬어?”

정말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서운한 감정도 들었고, 알게 모르게 불안한 느낌도 올라오고 있었다.

“나도 같이 부르지 그랬어?”

그 순간 불안을 느끼는 하늘이의 모습에 씁쓸한 감정이 채서린의 아랫입술을 간지럽혔다.

결국 아랫입술을 약하게 깨문 뒤 채서린이 말했다.

“스튜디오로 찾아온 거야. 광고주잖아.”

“…….”

“진짜 기억 완벽하게 다 돌아왔더라?”

고개가 무거웠다.

힙겹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있었지만, 어깨가 무겁다 느껴질 정도로 정훈이 오빠가 채서린을 찾아갔었다는 사실에 하늘이는 몸이 굳어지고 있었다.

“기억은 완벽하게 다 돌아온 게 맞는 거 같던데, 사람은 여전히 기억을 잃었을 때의 정훈이 오빠던데?”

“응?”

“못돼 처먹었어, 인간이.”

“……?”

“나더러 더 이상 언니랑 놀지 말래.”

“뭐?”

“자기가 불편하대.”

어느새 채서린의 표정이 가볍게 변해 있었다.

“기억이 다 나니까, 내가 언니랑 가깝게 지내는 게 불편한가 봐. 그런데 생각을 해 보면 그동안 내가 좀 비정상이긴 했어. 아무리 언니가 친하게 지내자고 했어도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게 매너였고, 예의였는데…. 언니한테 얻어먹을 게 많았다 보니까 그 선을 내가 알면서도 일부러 안 지켰던 거 같아.”

“그야 내가….”

“그러니까. 내가 언니를 이용했던 거야. 손정훈이라는 사람에 대한 내 감정은 딱 그 정도였던 거고. 언니.”

“…….”

“내가 하고 있는 일, 내 커리어를 위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는. 그러니까 정훈이 오빠 기억이 다시 돌아왔다고 해서 언니가 나랑 정훈이 오빠 사이에 있었던 예전 관계 때문에 불편한 마음 같은 건 안 가졌음 좋겠어.”

“그래서 너는 뭐라고 했는데?”

“뭐? 아, 앞으로는 언니랑 어느 정도 거리를 뒀으면 좋겠다고 한 말에 뭐라고 대답했냐고?”

“어.”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했지. 그렇게 해야 맞는 거고. 내가 그동안 나도 모르게 언니한테 정이 좀 많이 들었나 봐. 제대로 된 인사도 못 하고, 당연하다는 듯이 언니하고의 거리가 생기는 게 많이 섭섭한 거야. 이 일 하면서 많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봤고, 또 헤어져도 봤지만, 언니하고 만큼은 그저 그런 만남 뒤 헤어짐이 아닌, 좋은 모습으로 헤어지고 싶어.”

“야, 갑자기 네가 이러니까 내가 어떻게 반응을 해야 되는 건지 감이 안 온다.”

“그냥 언니는 지금 하고 있는 일 열심히 하고 정훈이 오빠랑은 행복하기만 하면 돼. 그동안 내가 언니 응원을 너무 많이 받았잖아. 그래서 지금부터는 내가 팬심으로 두 사람을 응원해 볼까 해.”

채서린은 용기를 내었다.

“언니랑 친구 해 본 거. 내가 지금까지 받아서 해 봤던 역할 중에 가장 감정 소모가 크고 힘든 배역이었어. 그런데 해 보길 잘한 거 같애. 많은 걸 배운 거 같고, 또 나 스스로 내면적으로 성숙이라는 걸 한 거 같거든. 언니 옆에서 그동안 해 본 역할 덕에 연기 스펙트럼이 조금은 더 넓어질 거 같애. 고마워, 언니.”

“나 지금 너한테 고맙다고 해야 되는 거야, 아님 미안하다고 해야 되는 거야?”

“그냥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돼? 뭘 꼭 해야만 되나? 뭘 꼭 해야 될 거 같으면 시킨 음식이나 나랑 같이 맛있게 먹어 줘. 나 항상 언니랑 뭐 같이 먹을 때마다 먹방 보는 거처럼 대리 만족 장난 아니게 해 왔거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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