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같이 남에게 민폐 끼치고 돈 받아쳐먹는 개새끼들이 뭐가 그렇게 당당한지 모르겠네
한심한 새끼. 끝까지 잘났다고 글 써재끼는 꼬라지가 구역질 나온다
하지만 또다시 계정 파고 게임질 하면서 대리질 할 거 생각하니까 기가 차네
하루하루 용돈 벌 생각하지 말고 좀 건설적으로 살어 새끼야~!
작년 말, 다크가 천년 정지를 당했을 때.
커뮤니티에 이런 조롱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과격한 표현을 사용해가며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일반적인 롤 유저로서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냉소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오말년을 시작으로 수많은 유저들이 현상금을 내걸었지만.
* * *
파앙!
땅을 내려치는 소리와 함께 광역 공격이 퍼진다.
리심의 E스킬 땅치기.
그 범위는 미묘하다.
서로 같은 스킬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리심간의 1 대 1 미러전이다.
웬만한 경우라면 맞교환에서 그치게 된다.
"스킬샷 클라스 뭔데? 왜 니가 쓰는 것만 다 맞는데?"
"이런 건 감각의 영역이라 어떻게 설명이 불가능한데요."
-거─만
-악마의 재능ㄷㄷ
-러이갓보다 띠껍네ㅋㅋㅋ
-다크가 다크했을 뿐인데 문제라도?
아니, 가르쳐줄 수 있는 거면 가르쳐줬지.
말할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감각의 영역이다.
그리고 숙련도의 영역이다.
이론이 아닌 실전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내가 롤을 얼마나 많이 해왔겠는가?
'리심은 거의 모든 메타에서 사용된 챔피언이라.'
최소한으로 잡아도 3천판은 해봤을 것이다.
아무래도 정확한 판수까진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튼 많이 해온 만큼 자연스럽게 몸에 익는다.
하물며 피지컬까지 전성기로 돌아온 상태다.
무중력 공간에서 이단옆차기를 하는 기분이다.
지금의 나는 룬을 빼고 해도 질 것 같지가 않다.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물론 스스로 패널티를 짊어질 필요는 없다.
실력의 차이가 합리적으로 적을 제압한다.
이렇듯 가뿐하게 컨텐츠를 진행하고 있자.
"확실히 요즘 마스터 문제 있네 있어~. 내가 해도 이기는 거 아니야?"
"어, 형이요? 힘들 텐데……."
"뭔 소리야 지금?! AP마이로 챌린저 양학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다크 정색
-AP마이는 인정이지ㅋㅋㅋ
-AP마이(이제 못함)
-러이갓이 함 보여주나?
가만히 보고 있으니 쉬워 보여.
허수아비처럼 꺾어버렸으니 그리 느낄 만도 하다.
─퍼스트 블러드!
적에게 당했습니다!
당연하게도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2레벨 퍼블을 당하며 갑분싸가 찾아왔으나.
"행님들, 제가 왜 죽은지 아시죠?"
-추천 받으려고지!
-이걸실ㅋㅋㅋㅋㅋㅋ
-존나 자연스러워서 욕도 안 나오네
-이래서 ㄹㅇㄱㄹㅇㄱ 하는구나……
토요일 밤 11시에 시청자 4만 명 가까이 보고 계신데…… 내가 인간미가 너~~무 없어서 추천 받기 위해 일부러 죽었다고 하는 러이갓의 심정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러이갓이 진 거지, 내가 진 건 아니다.
이후로도 무난한 연전연승.
"진짜 다크라도 오지 않는 이상 질 일이 없겠네요. 뭔가 긴장감이라도 있어야 상대해주지."
-와 이걸 또 엿 먹이네ㅋㅋㅋㅋ
-오말년이 현상금 건 거 알고 이러는 거지?
-(다크는 어둠 보고 못한다고 한 적이 있다.)
-진짜 사람 얄밉게 말하네!
내 의도와는 무관하게 채팅창이 의심의 도가니다.
처음에는 왜 저러나 싶었는데 이유가 있었다.
얼마 전에 천년 정지를 먹은 다크 본인이.
《이건 비밀인데…… 어둠이 접기 직전에 나랑 솔로랭크에서 만난 적이 있거든?》
어둠이 다크와 만나고 벽을 느꼈다.
롤판의 미래는 너에게 맡기겠다!
그런 말을 남기고 군대에 갔다.
씨알도 안 먹힐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중 인격 행세도 그 만하면 존경스럽다.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하긴…… 마스터, 1대1 장인에, 챌린저도 있었는데 쪽을 못 쓰잖아 쪽을."
"음파 봉인하고 하는 게 아닌 이상 질 일은 절대 없을 거에요."
-ㅋㅋㅋㅋㅋㅋ
-와 이건 진짜 다큰데?
-다크가 Q빼고 붙는 거 엄청 좋아하지
-ㄹㅇ 빼박 증거 잡았다
자꾸 시청자들의 태클이 들어온다.
그것도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다크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새끼는 대체 무슨 안 한 말이 없길래 내가 하는 모든 말에 주석이 달리고 있어.'
절대 의도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다크에게 별 관심을 가진 적이 없다.
기본적인 것만 알지 저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어떻게 알아.
기똥차게 아귀가 들어맞고 있다.
내가 봐도 살짝 실소가 나올 정도다.
시청자들이 합리적 의심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현재 시청자 수
? 본방 : 4,974 (PC: 1,519/ MOBILE: 3,455)
? 중계방 : 34,211
? 누적 시청자 수 : 169,563
그 여파가 방송의 흥행에 긍정적이니 됐다.
4만 명이 넘어가는 시청자가 함께 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청자 수는 올라가고 있다.
의도든 아니든 계획대로만 된다면 만족한다.
조금 기름 부어주는 퍼포먼스야 어렵지 않다.
잉벤 유저들 속을 박박 긁어주면 되니까.
"가면에 땀도 차고 무거운데 도저히 지지를 않네. 너무 강해서 적이 없다는 것도 슬픈 일이야."
-잉벤 새끼들 진짜 뭐하냐
-뭐하긴 개털리고 있지ㅋㅋㅋ
-저격러들 다 굶어 죽었냐?
-가면 벗어줘ㅠ.ㅠ 다크든 뭐든 상관없으니까.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가볍게 과시해줄 시간이다.
비공식의 데뷔 무대다.
"한 판이라도 지면……. 나도 왕년에 챌린저여서 알지만 다이아, 마스터 양학 하는 게 절대 쉬운 게 아니거든."
"아니, 형 챌린저였어요?"
-자칭 챌린저^^
-네 다음 러골딱~
-AP마이 시절에는 엉?!
-입으로는 지금도 챌린저지ㅋㅋㅋㅋ
자칭 챌린저BJ 러이갓.
그와는 방송 전에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다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자 스무스했다.
아니라면 아닌 대로 방송을 살릴 수 있다.
그 호언장담대로 방송은 순조로이 흘러간다.
내 활약, 그것도 크지만 방송 진행이 마음에 든다.
나타나는 타이밍부터 전부 의도된 기획이다.
추천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운다.
그리고 내가 슬슬 방송을 하자고 끼어든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살짝 때려주고 싶을 만큼 깐족거리기는 한데.'
그 정도로 추천 타이밍 잡는 게 씹오지긴 하다.
이 시절의 러이갓은 방송감이 살아있다.
정말로 크기가 전부가 아닌 사람이다.
차후에 이미지가 떡락한다.
하지만 그건 그때 이야기고.
출연료도 짭짤하게 받았으니 나한테는 좋은 사람이 맞다.
아무튼 문제는 컨텐츠다.
컨텐츠 자체는 무척 잘 뽑았다.
1 대 1 단두대 매치는 묘안이라 생각한다.
시청자들이 참여할 수 있다.
반대쪽 파이인 잉벤 유저들의 승부욕에 불을 붙였다.
문제는 그 1 대 1 매치가 도저히 패배할 기미가 안 보인다는 거지.
"지금부터 본의치 않게, 탐탁지 않게 듀오 컨텐츠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왜 강조하는데!?"
-진짜 몰라서 물음?
-키보드 엎고 나가도 무죄
-러이갓을 마스터에서 버스 태워줘야 한다니……
-와, 발목에 족쇄 달고 게임하는 것도 모자라 무패 미션까지ㅋㅋㅋㅋㅋ
다음 컨텐츠에서 조건을 이행하기로 했다.
다름 아닌 솔로랭크.
흔하디 흔한 LOL방송의 주력 컨텐츠다.
하지만 흔하기에, 보편적이기에 그만큼 잘 먹힌다.
평소 이상의 자극적인 소스를 뿌린다면 더욱.
한 가지 매서운 요소가 추가되고 말았다.
'짐덩이를 하나 달고 하는 셈이지.'
시청자들과 이심전심 잘 통하고 있다.
러이갓의 실력은 평판이 자자한가 보다.
채팅창이 본방인지 중계방인지 헷갈릴 정도다.
그토록 시청자들이 자지러지는 이유가 있다.
솔로랭크인 이상 운빨적인 부분이 섞인다.
그 난이도가 배 이상으로 올라간 셈이다.
─퍼스트 블러드!
아군이 당했습니다!
게임 시작 불과 3분만의 일이다.
아군이 당했다.
뭐, 그럴 수도 있는 노릇이다.
원래 선취점 확률은 반반.
문제는 그 당한 사람이다.
일말의 당황도 없이 자연스럽게 말을 잇는다.
"제가 죽은 이유가 뭔지 아세요 행님들?"
못하니까 죽었겠지.
그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이곳 시청자들의 견해는 역시나 달랐다.
-아군 핑을 개무시해서?
-아니지 추천 받으려고지!
-이걸 또 추천으로 포장을ㅋㅋㅋㅋ
추천을 받기 위해 죽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변명이다.
그런데 막상 들어보면 그럴 듯하게도 느껴진다.
"리심 오는 거 다 알고 있었는데 추천 받으려고 죽었어 아, 진짜로~. 시청자가 4만 5천 명이 다 돼가는데 추천이 2만 7천 개에서 오르질 않잖아 음~."
진짜로 추천 받으려고 죽었나?
방송적으로 보면 그게 이득인가?
그런 고민이 들어버릴 정도로 자연스럽다.
나도 모르게 한순간 납득을 하고 말았다.
실상은 그냥 맵리 안 하고 죽은 거겠지만.
물론 흘러가는 게임의 승패에는 지장이 없다.
"리심 미드 가는데 슈발럼아! 안 빼고 뭐 하는데?"
"잡으려고요."
시끄러운 잔소리는 적당히 흘러 넘긴다.
야흐오는 집중하지 않으면 안되는 챔피언이다.
리심의 음파를 피하며 칼끝에 회오리를 모은다.
휘리링!
미니언에 질풍보를 밟으며 점멸.
차후에는 당연해지는 테크닉이다.
야흐오 유저들은 패시브처럼 익히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는 '당연' 하지 않다.
상대는 예측 점멸을 할 생각도 못한다.
적 리심과 르풀랑이 공중에 붕-! 뜬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러이갓을 잡느라 체력이 빠져있던 리심이다.
궁극기와 점화가 틀어박히자 순삭.
문제는 살아남은 나머지 한 쪽이다.
르풀랑이 본체와 분신으로 갈라졌다.
점화가 있으면 쉽게 본체를 알 수 있다.
애석하게도 점화는 이미 써버린 상태다.
'세상에 100%는 없는 법이잖아.'
제아무리 심리전의 귀재라도 가끔은 틀린다.
구별해내지 못한다면 역으로 위험한 상황.
하지만 나는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절대로 구별할 수 있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르풀랑에게 미리 지목핑을 찍어두었다.
패시브가 터져도 그 핑이 유지된다.
'딱히 버그까진 아니고.'
소위 말하는 잡기술의 영역이다.
게임 내 고인물들이 하는 그것이다.
모르고 본다면 신기할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하다.
-와;;;; 칼같이 점멸 써서 잡네
-본체 아니었으면 역으로 뒤지는 각이었는데……
-사스가 닼?
-아니, 다크는 야흐오 못하잖아?
실력과 더해 쌓아온 경험.
활용한다면 슈퍼 플레이를 만들어내는 건 일도 아니다.
그 해석이 어떤 이에게는 조금 달랐던 모양이다.
"미드&정글 호흡 씹오지잖아 진짜로~. 무리하게 미드 노리게 만들고, 더블 킬에 쌍버프까지 깔끔하게 넘기는 이 설계. 챌린저끼리는 알아보는 거지~ 그치?"
"아, 네……."
-추이갓 러하다;;;
-응, 그냥 야흐오가 미쳤어
-아가리는 진짜 챌린저ㅋㅋㅋㅋ
-듀오로 본캐 점수 쏠쏠하게 빨겠네
굳이 듀오 컨텐츠를 제안한 이유도 알게 되었다.
이만큼 안정적이고 확실한 버스 기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을 테니까.
적어도 그 혜안은 인정해줄 만하다.
무난하게 두 번째 컨텐츠가 진행된다.
짐덩이를 하나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
첫 번째 판을 깔끔한 승리로 장식한다.
딱 한 번만 패배하도 약속 이행.
호락호락하게 당해줄 생각이 없다.
"마왕, 러이갓 듀오에 마딱이들 숨도 못 쉬는 거 실화냐? 슈바 마 한 판도 안 질 기세네~. 이러다 방송 끝날 때까지 가면 못 벗고 그러면 안되는데?!"
"언젠가 지긴 하겠죠. 팀운좆망겜인데."
-팀운 좆망 만들고 강제로 이겨버리기ㅋㅋㅋㅋ
-ㅅㅂ 러이갓을 데리고 마스터 구간을 양학하다니……
-조금만 기다려라 저격해서 털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