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랭크에 수많은 충이 양산되는 추세다.
Channel 무법지-「현 프로도 못 버틴다. AD빅토리 후반 캐리력 미쳤습니다.」
Channel 봄바야-「마왕 실력 증명했다! - 양보 없는 라인전과 솔로 한타까지 이것이 마왕이다!!」
Channel 탈론-「새로 찾은 싱싱한 약입니다……. 이건 매우 안전합니다……. ★안전성 7단계★ AD빅토리」
이에 부채질을 마구마구 해대고 있다.
유튜브 채널에도 약 파는 영상들이 올라온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관심이 안 갈 수 없게 만든다.
그렇게 퍼져 나가자 천상계 유저들도 관심을 가진다.
그도 그럴게 한 번 해볼 만도 해.
Keg라고 해도 상대가 결코 만만한 유저들이 아니었다.
〈와~ 이건 진짜 약이라고 볼 게 아니네. 존나 세!〉
〈치명타 터지니까 데미지 미쳤어. 설마 이거 깡뎀도 적용되나?〉
〈AP로는 쓰기 힘들었는데 AD로 가니까 확실히 딜하기가 편하다.〉
당연히 스트리머들도 빼놓을 수가 없다.
시청자 어그로가 끌리니 퍼지는 속도가 장난 아니다.
그 과정에서 AD빅토리에 대한 분석도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AD빅토리 Q평 데미지 계산해본 결과.jpg
기본 피해에 AP계수까지 치명타로 터짐
심지어 전부 마법 피해 적용
그런데 쿨이 2초대
└250(+0.5AP+1.0AD)X치명타네. 여기에 트포까지
└그래도 AD라서 주문력 낮지 않나?
글쓴이-빅토리 전용 아이템만 나와도 200 넘음
└그러니까 배인 뚝배기가 한 방에 터지지ㅋㅋㅋ
새로운 챔피언이 떴을 때.
어째서 그게 핫한지 이유를 아는 건 중요하다.
모르고 쓰는 것과, 알고 쓰는 건 천지 차이이기 때문이다.
메커니즘이 알려지고, 정착되면 보통 두 가지다.
거품이 빠지거나, 진짜 쓸만하다고 인정 받거나.
후자로 여론이 쏠리자 프로게이머들까지 따라하기에 이른다.
─[속보] '그 화살표' 찍혔다!!
테이커 AD빅토리 하다가 딱 걸렸자너~
└짱살표ㄷㄷㄷㄷㄷ
└와, 테이커도 하네
└어림도 없지! 유튜브각 바로 찍힘
└나만 꿀 빨랬는데 ㅠ.ㅠ 엄청 퍼지겠다
재작년 「님 콩샐 미드마이 못 봄?」 의 재림이 펼쳐진다.
빅토리 하면 바로 그가 연상될 정도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Keg] Keg 여포는 ' 마왕'. AD 빅토리로 새 역사 쓰나?」
「[Keg] 서울팀, 광주에 이어 충청도 꺾고 파죽의 2연승!」
「[Keg] 마왕 원맨팀? No! 무르익어가는 그들의 팀워크」
대회에서의 기세도 전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세간에서 쏟아지는 마왕에 대한 관심.
기대를 배반하는 일없이 상승 곡선을 원없이 그린다.
유명해지기 위해서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단순히 솔로랭크 점수가 높고, 게임을 잘한다.
고작 그 하나만으로는 생각보다 임팩트가 크지 않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잖아.'
챌린저 천점 vs 챌린저 천점 XX 씹장인!
누가 봐도 후자가 매력적이다.
실상은 전자가 100배는 더 가치 있지만.
물론 지금까지의 내 활동이 그리 단순하진 않았다.
고작 그 정도도 생각 안 하고 움직였을까?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프다.
'화제의 크기와 깊이는 항상 꾸역꾸역 눌러 담아야 돼.'
이러니저러니 해도 신인이다.
세간에 알려진지 얼마 되지 않았다.
단조로운 화제는 금방 지치는 법이다.
관심을 가지는 이들의 성향도 한정되게 된다.
스트리밍, 그리고 유튜브의 시청자들.
즉, 대부분이 마니아층에 해당한다.
그에 반해 최근 퍼지는 화제.
라이트 유저들도 관심을 가진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부류의 것이다.
─AD빅토리 때문에 정신 나가겠네
사람 같이 하는 놈을 본 적이 없음
└와 시발 나도 당했는데
└어떤 씹새끼가 이거 만들었냐?
└님 마왕 AD빅토리 못 봄?
글쓴이- 그 새끼였어??
너무 친근한 나머지 솔로랭크에서 불협화음을 낳기도 한다.
화제의 크기가 커질수록 반감도 커지기 마련이다.
커뮤니티의 일부 여론도 이해가 간다.
'근데 원래 하이브리드류 챔피언들이 대개 그래.'
화장으로 따지면 이미지 체인지 같은 거다.
잘하면 저 새끼 놀 줄 아는 놈인가?
망하면 저 찐따 새끼가 미쳤나…….
잘 컸을 때와, 못 컸을 때의 존재감이 전혀 다르다.
망하는 순간 무조건 정치 대상 1호가 된다.
빅토리충들이 대거 양산되는 모양이다.
와아아아-!
Keg 결선 3일차 8강.
부스 밖 관중들이 요란스럽다.
일련의 사태가 남 일이 아니게 되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
이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48시간으로 늘여 놓으면 더욱 그러하다.
LOL을 최소 수십 판은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챔피언 하나 정도는 작정하고 준비할 만하다.
상대팀인 경기도 대표의 미드라이너.
일카리나가 빅토리를 꺼내왔다.
"쟤 빅토리 존나 연습하더니 결국 꺼내네."
"그래?"
"네, 솔로랭크에서 만났는데 전적 보니까……."
솔로랭크는 가장 접근성이 낮은 연습의 장이다.
실제 프로게이머들도 솔랭에서 연습한다.
그러다 간혹 이슈가 될 때가 있을 만큼.
「역대급 사기 챔프!! 테이커도 연습 시작했다ㄷㄷ 롤챔스 무조건 나올 듯」
「"빨리 꿀 빠세요;; 곧 너프 됩니다." 현재 프로들도 연습하는 '그 챔프!'」
대충 이런 느낌으로 말이다.
유튜브에 동의도 없이 마구 올라온다.
그런 형국이다 보니 몰래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정보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함이다.
부캐는 물론, 게임단 공용 계정도 존재한다.
부캐 같은 경우는 특유의 플레이 때문에 들키기 쉽다.
공용 계정은 글자 그대로 여러 명이 쓴다.
그렇기에 조금만 신경 쓰면 특정하기 어렵다.
당연히 대리라서 하면 안되지만 몰래몰래 다 한다.
'안된다고 해서 다 지킬 거면 법이 왜 있겠어.'
게임사 측에서도 알고는 있다.
대놓고 문제만 안 생기면 눈 감아주는 거지.
이런 거까지 일일이 제재하면 대회에서도 다양성이 퇴색된다.
무언가 준비해서 나왔는데 다 알고 있어.
응, 솔로랭크에서 다 봤음 개꿀띠~!
유튜브에서도 박제 오지게 됨~!
선수들 입장에서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최소한의 자유는보장을 해줘야 하는 법이다.
남자들이 야동 보고, 히토미 보고, 일탈을 하는 것처럼.
'물론 아예 안 들키는 건 아니야.'
간혹 이슈가 될 때는 있다.
대부분 증거 부족으로 묻히지만.
게임단들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알아서 잘한다.
단축키 설정으로 점멸 위치를 바꾸고.
아이템 사용 위치도 하나로 고정시키고.
이 정도 해두면 의심은 가도, 확신은 할 수 없다.
"근데 진짜 AD빅토리 좋긴 한 거 같아요."
"요즘 프로들도 하잖아! 그래도 설마 벌써 연습해올 줄은 몰랐네."
아무튼 중요한 건 당장 진행되는 밴픽.
상대가 무척 열심히 연습해왔다고 한다.
팀원들도 알아서 정보를 캐올 만큼 성숙했다.
'나는 딱히 관심을 안 두고 있었지만.'
결코 방심을 하는 게 아니다.
상대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직업 아마추어' 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의 유저다.
프로게이머를 할 실력도, 경력도, 이목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프로 제의를 매번 거절한다.
아마추어 대회의 상금만 털어가는 상금 헌터.
'직업 아마추어' 라는 특이한 별명이 생기게 된 연유다.
때문에 업계에서 이런 비판까지 받았다.
일카리나는 대회 출전을 막아야 하지 않겠냐?
아마추어 대회의 취지는 프로 새싹의 발굴이다.
프로를 하지도 않을 놈이 상금만 털어간다.
고깝게 보이는 것도 당연한 이치다.
'근데 주최측에서 단칼에 거부했지.'
굿게임TV의 사장쓰 피셜.
프로를 포기한 일카리나를 상대로 이기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프로를 노리려고 하냐?
바로 지금 내 심정과도 같다.
* * *
2014 Keg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세간에서 Hot한 마왕이 아니었다면 필시 그가 되지 않았을까?
〈솔직히 많지는 않겠지만 Keg를 매년 챙겨 보는 시청자라면…….〉
〈크하?!〉
-솔직히 안 많지ㅋㅋㅋㅋ
-ㄹㅇ 마왕이랑 해설 때문에 본다
-김서준 텐션 좋네?
-김서준 텐션이 좋다=명경기가 예상된다
해설의 텐션도, 시청자의 반응도 좋은 이유가 있다.
금일 경기를 기대하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구' 와 '신' 의 우승 후보다.
─일카리나 이번 Keg 무조건 나오겠네
다크 사라졌으니까 개꿀이자너~
└경쟁자가 제거(영정)된 모습이다
└Fact) 999년 후에 풀린다
└리벤지는 999년 후에 되겠네
└3013년까지 아마추어 해야 하누ㅋㅋ
작년, 2013년도에 개최된 Keg.
그 우승팀에 대해서는 익히 알려졌다.
다크가 주장이었던 Team Dark 말이다.
당시 일카리나는 준우승에 그쳤다.
압도적으로 발리는 굴욕을 당했다.
하지만 이번 Keg에는 그 다크가 없다.
〈일카리나 선수가 작년 준우승팀 출신이기 때문에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요. 오늘 경기가 어떻게 보면 미리 보는 결승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올해 Keg의 주요 포인트이기도 했다.
마왕의 등장으로 전부 묻혀서 그렇지.
이를 조사해온 클끼리 해설이 말을 잇는다.
-롤갤에서 봤네
-역시 프로 롤갤러!
-다크는 언급 안 해주나?
-그 볼드모트는 읍읍읍!!
한 번 묻히게 된 화제다.
그만큼 신진 다크호스의 기세가 어마어마하다.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치게 되자 다시 불타오른다.
하물며 또 하나의 계기가 끼얹어졌다.
방금 경기도팀이 첫 번째로 가져간 챔피언.
현장의 반응은 실시간 피드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 관중석도 그렇고, 채팅창도 그렇고 난리가 났어요?〉
〈최근 화제가 되는 신규픽을 이렇게 다른 선수가 원조 선수를 상대로 꺼내는 것도 분명 큰 재미거든요!〉
최근 솔로랭크에서도, 유튜브에서도, 스트리머들 사이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빅토리다.
하지만 프로 리그가 열리려면 아직 한참 남았다.
Keg만이 갈증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AD빅토리겠지??
-일카리나 어제 솔랭에서 저것만 죽자고 함ㅋㅋㅋ
-준비해온 듯
-원조를 이길 수 있으려나?
시청자 수가 갑작스레 상승 곡선을 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채팅창도, 커뮤니티도 하나의 화제로 모아진다.
이 모든 것이 전부 의도된 사항.
'아~ 그냥 같은 팀으로 하는 게 사실 딱 좋았는데.'
껄렁껄렁한 웃음을 지으며 의자에 앉아있는 한 남자.
일카리나는 사실 마왕을 팀에 영입하고 싶었다.
상금이야 n분의 1 조금 더 떼주면 되는 거고.
진짜는 Keg 이후, 개스파컵에 도전할 만하다는 것이다.
자신과 마왕이라면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최소 그럴 듯한 이슈는 만들 수 있다.
'만들고서 나는 BJ하고, 걔는 프로 하면 되는 거잖아.'
일카리나는 프로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스트리머에는 관심이 풍부하다.
나름대로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워 놨다.
물론 이제는 물 건너간 일이다.
마왕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마추어팀으로는 개스파컵을 노릴 수 없다.
그럼에도 일카리나는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
Keg에서 그만한 이슈를 내면 되는 일.
그럴 수 있는 여건도 갖춰졌다.
좌아악!
빅토리의 레이저가 미니언을 긁는다.
최근 핫하게 뜨고 있는 픽이다.
일카리나의 흥미를 자극했다.
'해보니까 좋더라고. 그건 인정해.'
워낙 비주류 챔피언이다 보니 선입견이 있었다.
막상 해보자 생각보다 훨씬 괜찮아.
라인전도 좋고, 후반 캐리력은 뽕맛이 미쳤다.
다른 메이지 챔피언들과 달리 인파이팅의 재미가 있다.
이틀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부족하지도 않았다.
자신의 재능이라면 못할 것도 없는 일이다.
좌아악!
촤악!
쉴 틈 없이 견제를 쑤셔 넣는다.
빅토리에 대항해 상대가 가져간 챔피언.
어처구니없게도 무려끠즈였?
'대회 무대에서끠즈?무슨 쳐맞으려고.'
끠즈?솔로랭크에서는 꽤 좋은 픽이다.
탁월한 생존기, 뛰어난 성장성.
무난히만 크면 캐리력이 장난 아니다.
절대로 무난히 클 수 없기 때문이다.
라인 유지력도 약해.
라인 푸쉬도 안 돼.
초반에는 잠자코 두들겨 맞아야 한다.
"미드 어때? 괜찮아?"
"아~ 질 수가 없어 질 수가~. 나 일카리나야."
상대의 기세가 매섭기로 유명하다.
걱정스레 물어보는 팀원의 물음에 여유롭게 대답하다.
라인전은 자신이 훨씬 더 유리하고, 후반 캐리력도 부족할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