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화 (70/201)

드립 치기 좋아하는 유저들이 가만 넘어갈 리가 없다.

〈끠즈라?챔피언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전형적인 예잖아요?〉

〈크기만 하면 무서운 챔피언 아닙니까? 잘 크는 일이 힘들어서 문제지!〉

물론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다.

진용준 캐스터의 맞장구대로 크는 게 힘들다.

하지만 그만큼 잘 컸을 때 기대치가 미쳐 돌아가는 챔피언이기도 하다.

알고도 막을 수 없는 킬각을 자랑한다.

그 킬각을 재량으로 더욱 정밀도를 높였다.

현재 미드 라인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이유다.

〈첫 번째 솔킬이 너무 허무하게 나와버렸고. 그 결과, 두 번째, 세 번째도 자연스럽게 이어져 버렸어요. 이제 미드는 자력으로 풀 수 있는 단계를 지났습니다.〉

-이렇게 말을 잘하시는 분이 어째서 어제는……

-어제는 김동준이었고 오늘은 김서준이잖아

-김서준은 ㅇㅈ이지ㅋㅋㅋㅋ

근 일주일 가깝게 일었던 커뮤니티의 논란들을 가볍게 정리한다.

마왕의끠즈?떡밥을 먹고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경기의 승리로 이어지는지.

쿵! 쿵! 따!

매섭다.

묵직하다.

그런 느낌이 드는 한 장면이다.

잭트의 가로등이 얼음마녀의 옆구리를 가격한다.

허리가 휘청일 정도로 뼈아프게 박힌다.

위기 의식이 든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얼어붙어라!」

자기 자신에게 궁극기를 사용했다.

순간적인 무적 판정과 함께 광역 데미지.

그럼에도 잭트는 우직하게 물러서는 일이 없다.

─맛밤 사이님이 KGS 마포고님을 처치했습니다!

가로등을 빙빙 돌려 정확하게 잠금 해제한다.

스턴을 박고 킬각으로 연결시켰다.

하지만 얼음마녀도 괜히 궁극기를 시전한 게 아니다.

와아아아아-!

관중석 이곳저곳에서 함성이 쏟아진다.

그만한 슈퍼 플레이가 터졌기 때문이다.

궁극기를 쓰고 뛰어온 애꾸사자의 갱킹.

잭트는 침착한 점멸과 와드Q로 빠져나갔다.

솔킬은 물론 상대의 턴을 소비시킨 셈이다.

해설진이 격한 반응을 토해낼 만도 하다.

〈방금은 진짜 This is Shi 그 자체였어요.〉

〈원래 이런 선수잖아요. 우직하지만 할 때는 하는!〉

클끼리로서는 심정이 묘할 수밖에 없었다.

맛밤 엔투스는 클끼리의 인생이 담긴 팀이다.

선수에서 은퇴했어도 여전히 친애하고 있다.

이렇게 쉬이 무너진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그렇지 않다는 걸 선수들 스스로가 증명한다.

게임의 상황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맛밤 엔투스처럼 단단한 팀의 특징이 뭐냐면 좀 죽는다 해도 돈 차이가 쉽게 안 벌어져요. 지금 글로벌 골드 보시면 오히려 앞섭니다.〉

전체적인 전황은 맛밤 엔투스가 유리하다.

하물며 그 이점을 살릴 수 있는 프로팀이다.

일각에서 다른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Fact) 밥디디가 현재 라인전을 지는 이유

원래 밥 먹을 때 맛있는 반찬은 제일 나중에 먹는다

└한타에서 만회하면 되는 거지ㅋㅋ

└물고기는 키워 먹는 거야

└ㅇㅇ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음

└탈수기 운영만 돌리면 무조건 이기지!

아마추어답지 않은 기량을 보여준 서울팀이다.

하지만 상대는 진짜 프로팀.

LCK의 역사와 함께 살아 숨쉬던 맛밤 엔투스다.

팬심이 담겨있긴 했어도 틀린 예상은 아니다.

운영과 한타로 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클끼리도 그 부분을 확실하게 짚는다.

〈서울팀이 라인전 단계에서 얼핏 리드하는 그림이 그려졌지만 부족해요. 재미 더 봐야 하고,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편파 아니에요? 의심하는 소리 나올 거 같은데!〉

〈제가 친정팀이라고 편을 들어주진 않습니다. 그만큼 아마추어팀이 프로팀을 잡는 게 녹록지 않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이에요.〉

경기는 결코 예상할 수 없는 결과로 치닫는다.

진행되는 경기의 상황은 역시 쉽지 않다.

LCK 상위권에 드는 강팀.

기본기도, 근본적인 실력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미드 주도권이 있음에도 탑과 봇에서 손해가 생긴다.

그 이후의 운영에도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다.

특히 탑라인 실점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근데 그것도 상황이 어느 정도 일 때의 이야기고.'

리스크와 리턴은 공존하는 법이다.

끠즈?초반 성장에 엄청난 리스크를 짊어진다.

그만큼 잘 풀렸을 때 따라오는 리턴도 엄청나다는 소리다.

「밥 먹자!」

어지간한 포킹 스킬을 능가하는 사거리.

부쉬에서 쏘자 잭트는 피할 수가 없다.

맞은 시점에서 일기토가 결정된다.

붕붕-!

진입하자 가로등을 빙글빙글 돌린다.

만약 차후의 패치 버전이었다면 위험하다.

시즌6 이후의 반격은 모든 적중시 효과를 상쇄한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아니거든.'

부자배인이 묻은 죽창이 고스란히 들어간다.

즉시 위로 솟구치며 스턴을 흘려 넘긴다.

잭트는 와드Q로 똑같이 피하긴 했지만.

─적을 처치했습니다!

KGS 마왕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이미 궁극기를 맞고 힘이 빠졌다.

쫓아가 꽂힌 죽창의 위력을 버틸 수 없다.

그렇게 사이드 라인에서 잭트를 끊는데 성공한다.

쿠! 챠앙!

하지만 제법 시간이 끌렸던 것도 사실이다.

탈리반 3세의 깃창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어진다.

맞는다면 그대로 연계 당해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래서끠즈?잘 크면 무서운 거야.'

라인전이 풀린 순간 성장에 가속도가 붙는다.

재롱잔치 한 방에 깔끔한 라인 클리어.

킬과 파밍으로 조냐의 물시계가 벌써 나왔다.

조냐로 시간을 벌며 창끝을 조준한다.

탈리반 3세를 타고 미끄러지듯 빠져나간다.

쿨타임이 돌아온 재롱잔치에 상대는 두 눈 뻔히 뜨고 놓친다.

혼자 한 명을 잡고 백업 두 명을 묶었다.

그 의미는 단순한 1킬로 치부할 게 아니다.

미드 라인에 또다시 밥 먹을 시간이 찾아왔다.

「얼어붙어라!」

유령 벽을 넘어 갑작스레 튀어나온다.

아군은 어설픈 백업이 아닌 다이브를 택했다.

정화가 없는 밥디디의 산다라는 맛있는 햇반이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얼음마녀의 궁극기 스턴과 속박이 연계된다.

애꾸사자가 뛰어 찍어버리자 따끈따끈해진다.

갓 데운 햇반처럼 폭신하게 푹-! 파여 사라지고 만다.

"와, 이거 진짜 대박이네."

"뭐가?"

"방금 못 봤어? E스킬이 안 보여서 반응을 못했잖아."

아무리 정화가 없다고 한들.

포탑을 끼고 있는 산다라는 쉽게 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점멸로 거리 벌리며 스턴 들어가고 풀콤보 파바바방! 박혀버리면 끔살이다.

거기에 프로팀 특유의 빠른 백업까지 더해지면 비빔밥이 되는 것도 순식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단이 날카로웠다.

한 가지 잡기술이 더해진 결과다.

'아군 입장에서는 안 느껴질 수도 있지.'

당해봐야 욕이 나오는 잡기술이다.

얼음마녀의 E스킬 서릿발 길.

두터운 벽에 파묻듯이 사용하면 벽 너머에서 시전을 알아챌 수가 없다.

? 얼음마녀

E - 서리밭 길

명확성: 이제 E - 서릿밭 길 경로 끝 부분이 600사거리 안에 있는 적에게 지형, 전장의 안개, 수풀 위로 표시됩니다.

차후에 테이커가 하도 거지 같이 사용해서 상대 입장에서 알고도 못 막는 필승 카드가 돼버리자 너프되는 판정이다.

잘만 활용하면 사기성이 매우 짙다.

특히 우리팀에 필요한 부분이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여러가지 있겠지만.'

가장 큰 건 운영이다.

세부적으로는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법이다.

프로팀에 들어가면 그 시스템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게 된다.

솔로랭크에서 날고 기던 아마추어들.

정작 대회 가면 붕- 떠버리는 느낌이 드는 게 그래서다.

겁나 싸우고 싶은데, 자기가 유리할 때는 상대가 안 싸워줘.

일련의 운영은 가르친다고 즉각 흡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일일이 오더를 해줘도 반드시 위화감이 생긴다.

보다 확실한 건 싸우기 쉬운 환경을 그려주는 것이다.

'마치 솔로랭크처럼 말이야.'

가장 익숙한 환경을 조성한다.

자신의 기량을 백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는 비단 아마추어에게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선수들도 당연히 고유의 스타일이 존재한다.

에이스 선수에게 맞춰서 팀 전체의 운영 색깔을 정하기도 하기 때문에 영입 단계에서도 엄청 신경 쓰는 문제다.

아무튼 중요한 건 이니시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격차를 좁힐 방법.

운영의 색깔을 간단하게 만들 무기가 둘이나 존재한다.

* * *

클끼리 해설이 누차 강조한 이유가 있다.

운영 단계에서 가지는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

실제 16강 대진에서 몇 번이나 지적 받았던 부분이다.

〈CS 점점 밀리고, 선택을 강요 받고, 눈 떠보면 져있는. 이미 많은 팬분들이 16강에서 수없이 봐온 그런 구도가 펼쳐지는 게 보통이잖아요?〉

소환자의 전장은 은근히 넓다.

동선을 최적화하지 않으면 흘리는 CS가 반드시 생긴다.

아마추어팀과 프로팀은 특히 이러한 부분에서 차이가 크다.

라인전 똑같이 끝나도 5분, 10분 지나면 자연스럽게 골드 차이가 벌어진다.

그런 꼴이 나지 않기 위해 선택하는 게 대부분 교전.

문제는 그조차 프로팀의 의도대로 놀아난다.

〈그게 아마추어팀들이 망하는 가장 흔한 패턴이에요. 에라, 모르겠다 싸우자! 그런데 프로팀들은 안 싸워주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싸움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바로 그겁니다. 서울팀은 기존의 아마추어팀들과 확실히 달라요.〉

의도대로 놀아나야 정상이다.

운영은 분명 맛밤 엔투스가 우세하다.

그 모든 예상을 뒤엎는 판단을 서울팀이 보여주고 있다.

어흥!

휘리릭-!

궁국기를 쓴 애꾸사자의 이니시.

강화된 올가미가 브라운을 감아버린다.

물론 쉽사리 잘릴 만큼 물렁한 챔피언이 아니다.

「내 방패만 믿으라고!」

방패를 세우고 도주할 준비를 한다.

속박만 풀리면 바로 아군 쪽으로 빠질 수 있다.

그 잠깐의 시간마저 주지 않는 과감함.

파앙!

「얼어붙어라!」

얼음마녀의 궁극기가 2차로 연계된다.

그 자리에 고정된 채로 두들겨 맞는다.

버프를 받은 핑크스의 대포가 쏟아진다.

〈이렇게 물으면 제아무리 매라라도 죽을 수밖에 없죠!〉

〈방패 채로 깨트렸습니다. 이 팀은 싸우고 싶을 때 쏟아부어서라도 싸워요. 그리고 확실한 결과를 가져갑니다. 〉

확실한 이니시 수단과 과감한 판단.

두 가지가 맞물리며 강제 킬각을 만든다.

브라운으로선 가히 억울할 만도 한 죽음이다.

서울팀이 또다시 득점을 하나 챙겨나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

서포터 하나 자르자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응, 개손해

-궁 3개 빠졌죠?

-얼음마녀도 점멸로 도망감ㅋㅋㅋ

-이 새끼들 매라신 한 번 잡아보려고 환장했네ㅉㅉ

솔로랭크에서도 흔히 나오는 상황이다.

서포터 하나에 저렇게 투자하면 손해지.

주요 궁과 스펠이 빠지면 다음 교전이 불리해진다.

실제 미드 라인 대치 구도가 팽팽하다.

서울팀이 쉽사리 포탑을 압박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설진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서포터 잡는데 궁극기 다 쏟아붓는 건 손해 아니야? 문제는 이후의 움직임이 너무 좋아요.〉

〈저도 사실 그 부분이 진짜 흥미로웠는데…….〉

프로 레벨에서도 서포터를 잡는데 큰 투자를 하는 건 손해라는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운영의 레벨이 점점 올라가며 바뀌게 된다.

서울팀의 움직임은 선진적인 운영이다.

숫자를 앞세워 상대의 시야를 지운다.

그리고 자신들의 와드를 조금 더 전진해서 박는다.

잘라 먹거나 유리한 교전을 열어낼 기틀을 마련해두는 것이다.

차후에 서포터들이 정화 스펠을 들게 되는 이유다.

현재 시점에서는 탈진과 점화 둘 중 하나만 선택한다.

해설진들은 일련의 미래를 당연히 모르지만 그래도 판은 읽는다.

〈이렇게 시야를 또 예쁘게 장악해두면 아까 같은 그림이 이제는 미드나 원딜에게 나와도 이상하지 않거든요?〉

〈밑그림을 그려두는 거 아닙니까? 운영의 맛밤이, 운영에 농락 당하고 있어요! 그것도 아마추어팀에게~!!〉

진용준 캐스터가 부르짖자 현장 분위기가 술렁인다.

얼핏 어렵게도 느껴지는 해설자의 말을 알기 쉽게 정리하는 것이 바로 캐스터의 역할이다.

물론 조금 다르다.

깔끔한 운영을 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물론 맛밤이 막 엄청나게 밀리는 건 또 아닙니다. 자르는 과정에서 바텀 CS 손실이 분명 있었고, 서울팀도 그렇게 막 매끄러운 운영을 하는 건 아니에요.〉

〈역시 아마추어팀이다 보니…….〉

〈하지만 큰 그림이라는 측면에서 확실히 이 팀, 색깔 뚜렷합니다. 교전 좋아하고, 근거 만들 줄 알고. 마왕 선수에게 워낙 눈이 가서 그렇지 다른 선수들도 진짜 잘해요.〉

-서포터 자른 게 손해라는 애들ㅇㄷ?

-걔네들은 밥 먹고 있음

-Fact) 밥을 먹고 있다

-Fact) 밥디디는 이미 배가 부르다

선수 한 명이 미친 듯이 잘한다고 멱살 캐리가 가능할 만큼 만만한 장이 아니다.

프로 대회라는 건, 상위권 프로팀이라는 건 쉽게 무너져주지 않는다.

하지만 절대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은 없는 법이다.

─레드팀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성곽이 하나둘 무너져 내린다.

서울팀의 영역이 점점 넓어져 간다.

그때마다 맛밤 엔투스 팬들의 마음은 간절해진다.

행동 범위가 넓어질수록 운영 난이도가 급상승한다.

아마추어, 혹은 준프로팀들이 프로팀들을 이기기 힘든 이유다.

실컷 재미보다 한두 번 잘리고, 오브젝트 먹히고 비빔밥이 될 수 있다.

「밥 먹자!」

이미 맨밥을 원없이 퍼먹어서 문제다.

마왕의끠즈?밥디디의 산다라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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