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GOO Tigers- 스맥
2위 SKY T1- 테이커
3위 OMC- 우즈
└북미잼~
└마왕은 7위ㅋㅋㅋ
└우즈…… 또 너냐?
└테이커가 2위라니 완전 롤알못 아님? 신뢰성 제로
아무래도 외국발 정보다 보니 관점이 다른 부분이 있다.
하지만 언제나 결과는 중요하다.
SKY T1을 잡으며 팬들에게 잊지 못할 인상을 새겼고.
〈팬들 입장에서는 날 가져요 스맥! 소리가 절로 나오죠. 탑 거의 천 골드 차이 나요. 난리 났어요!〉
선취점 이후 불리했던 게임 상황.
솔로킬에 연이어 슈퍼 플레이를 터트렸다.
자신이 어째서 그토록 주목 받는지 증명한다.
그 사이, 망했던 빵테온도 CS를 복구한다.
게임 흐름을 정상 궤도에 다시 올려 놓는다.
팀 게임에서 든든한 탑이 가지는 영향력이다.
〈오히려 조커 카드를 GOO Tigers가 꺼냈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리픈이 솔로랭크에서는 정말 많이 나오고, 사기 소리까지 듣는데 프로 레벨에서는 쓰기가 진짜 힘들거든요.〉
〈정확히 말하면 성장하는 과정이죠.〉
〈맞습니다. 스맥이니까 가능한 대응이고, 가능한 픽이었다는 생각이 새삼 드네요.〉
-리픈이 저렇게 커버리면……
-원딜은 지옥이지. 1초컷!
-다이브를 그냥 개인기로ㄷㄷ
-GOO Tigers가 이긴다고 하는 이유가 있었네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좋은 피지컬 픽.
과감하게 꺼내 들며 픽의 이유를 선보인다.
그렇게 탑 라인의 공기가 싸늘하게 식은 상황 속에서도.
「짐은 포고령을 내렸다!」
파사딘이 앞궁극기로 딜교환을 걸어왔다.
그 잠깐의 틈을 결코 봐주는 법이 없다.
아자르가 모래 병사를 타고 파고든다.
─KGS 마왕님이 GOO 구로님을 처치했습니다!
묵묵하게 박살을 내고 있다.
미드 라인에서 솔로킬이 터졌다.
방금의 광경은 무언가 억척스러웠다.
-그냥 평타로 패서 죽이네
-왜 이렇게 공격 속도가 빠르나 봤더니 단검 두 자루ㅋㅋㅋ
-뭐임? 라인전 올인 템트리임?
-Fact) 빵테온이 쌍버프 준 스노우볼이다
흔들리던 기세를 다시 팽팽하게 잇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GOO Tigers 입장에서는 있을 수 있는 사고다.
아자르도 점멸이 빠졌고, 한동안 소강 상태가 지속된다.
─레드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사이드 라인의 주도권을 틀어 쥐고 있다.
빵테온이 압박만 줘도 빠지는 수밖에 없다.
3킬을 적신 스맥의 리픈은 그만큼 위협적이다.
〈서울팀의 판단이 나쁜 건 아니에요. 오히려 깔끔하게 내줬다고 볼 수 있고, 아자르가 미드 1차를 압박해서 결국 가져왔습니다.〉
〈근데 문제는 이게 결국 교환하는 흐름이란 건데…….〉
초반 라인전의 격전 이후 킬이 나오지 않는다.
서로 강한 라인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서울팀은 미드에서 싸우고 싶고, GOO Tigers는 스맥이 들이대고 싶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전투가 없는 운영전.
일련의 흐름이 어느 쪽에 더 웃어주는지는 자명하다.
〈제가 이 말씀드린지가 꽤 됐죠. 프로팀과 아마추어팀의 경기가, 프로팀과 프로팀의 경기처럼 무난하게 간다는 건 진다는 복선입니다.〉
개스파컵 16강.
1부팀, 2부팀, 아마추어팀 한데 뒤섞였다.
당시 클끼리 해설이 몇 번이나 짚었던 내용이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실현됐다.
서울팀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밴픽 단계에서 언급했듯 서울팀이 승리 패턴은 늘 확고했다.
〈서로 막 진흙탕 난전을 펼쳐야 되거든요. 그래서 제가 조커 카드를 언급했던 건데…….〉
〈동의합니다. 설사 사이드 라인에서 사고가 안 터져도 GOO Tigers는 이런 흐름을 원할 거에요.〉
마왕이 미드에서 엄청난 압박과 함께 성장을 하고 있는 건 맞다.
게임 내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결국 상정할 수 있는 내.
쿠루룽!
기발한 슈퍼 플레이가 나오기 힘들다는 소리다.
말린 파사딘도 파밍을 하며 CS를 회복한다.
GOO Tigers의 페이스로 게임이 진행된다.
〈평소 서울팀의 페이스가 아닙니다. 명백히 GOO Tigers의 페이스에 말려들었어요. 마왕의 아자르도 조냐를 안 올린 극딜 템트리라, 무슨 매드무비에 나오는 것처럼 드리프트로 파고들어서 절대 진영으로 토스하는! 그런 그림 같은 한타가 웬만하면 나오면 힘듭니다.〉
-오랜만에 갓끼리 모드ㄷㄷ
-이걸 밴픽 단계부터 예측하다니……
-매드무비는 봄바야 보셨죠??
-무법지 센세와 쌍벽을 이루는 나물 형님답습니다!
클끼리의 예측대로 되는 것이기도 하다.
앞으로 남은 거라고는 한타 변수 뿐이다.
오랜만에 예상이 맞자 신이 나서 열변을 토하는 가운데.
─레드팀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뜬금없이 바론이 쓰러졌다.
「병사들이여, 진격하라!」
늘어선 병사가 창을 쉴 새 없이 찔러 넣는다.
작정하고 넣는 프리딜.
어지간한 원딜러의 딜량을 가볍게 상쇄한다.
'라바둔이 나온 2코어 시점으로는 최강이 맞지.'
하지만 원딜러가 그렇듯 프리딜 구도가 보통 안 나온다.
단 하나의 예외를 빼놓으면 말이다.
그것은 바로 오브젝트를 잡을 때.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바론 백작의 단말마가 소환자의 전장에 울려 퍼진다.
상대로서는 아예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심지어 아군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어, 뭐야? 바론 먹혔는데?"
"우리가 먹은 거야."
"엥?? 진짜네."
얼빠진 목소리가 헤드셋을 타고 고막을 찌른다.
충분히 놀랄 만도 하다.
그도 그럴게 투자값이 없었다.
'나 혼자 먹었지.'
미드 라인을 푸쉬 하다 뒤로 빠졌다.
미드 1차 포탑이 없는 상대.
추측할 수 있는 건 당연히 귀환이다.
한동안 모습을 비치지 않아도 무방하다.
바론 뒤편으로 돌아가 혼자 잡았다.
흔히 말하는 솔바론이다.
'평타 사거리 800 정도에서 때리면 안 맞고 잡을 수 있어서.'
오직 아자르만 잡을 수 있는 거리감이다.
토이치가 궁극기를 켜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시간 제한이 있고, 애초에 시도 자체를 안 한다.
그러다 보니 뚫려있던 시스템의 허점.
「병사들이여, 진격하라!」
모래 병사의 지속딜이 만든 기적이다.
20분에 갓 나온 햇바론을 포식했다.
그 의미는 단순한 1500Gold가 아니다.
"미드 모여."
"라인 관리 좀 더 하고……."
"그냥 모여."
아마추어팀이 프로를 상대할 때.
그것도 어중간한 팀이 아닌 상위권.
쓸데없이 머리 굴리면 괜히 피 본다.
'특히 이렇게 사이드 균형이 무너지면 답이 없어.'
갑자기 누군가 잘리고.
어, 이걸 점멸까지 써서 들어오네…….
그때 가서 후회해봤자 늦는다는 소리다.
그만큼 현재 상대하고 있는 GOO Tigers.
지금까지 상대해온 팀들과는 격이 다르다.
상대를 우리의 페이스로 끌어 들어야 한다.
물론 이겼다는 소리가 아니다.
바론이 먹혔을 뿐, 상대팀은 건재하다.
특히 리픈이 엄청난 성장을 하긴 했지만.
'꺼져.'
똥구멍을 팍팍 찔러주면 좋아 죽는다.
측면을 서성이던 리픈을 와드로 체크했다.
어차피 상대가 노리려는 바는 뻔할 뻔자다.
1. 바론이 빠질 때까지 버틴다.
2. 각이 나온다면 한타를 연다.
어느 쪽이든 이미 이곳은 나의 땅이다.
「재건하라!」
상대가 합류하는 사이 미드 2차를 밀어 놨다.
상대 진영에 포탑을 세우고 대치한다.
아자르만이 가능한 진면목이다.
그런 상황에서 바론 버프.
대포 미니언이 공성 병기로 변했다.
듬직한 미니언을 끼고 푹푹 찔러 깨버린다.
촤작!
촤작!
모래 병사가 포탑을 사정 없이 찌른다.
800이 넘어가는 사거리.
현재 아자르는 말이 안되는 타워링이 가능하다.
'물론 이런 상황 자체가 보통 안 나오지.'
아자르는 왕귀형 챔피언이다.
성장 단계에서 리스크를 분명 가진다.
잘 컸을 때는 순삭을 조심해야 하는 후반이다.
아직은 중반.
보다 자신감을 있게 앞포지셔닝을 잡을 수 있다.
상대가 어어? 하는 사이 포탑을 순식간에 철거한다.
─아군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동시에 1분 가량 유지되는 패시브.
아자르의 패시브 포탑이 파괴되었다.
상대로서는 한 번쯤 걸고 싶은 기분이 든다.
쿠훙!
아니나 다를까 열린다.
빵테온의 궁극기 떨어지며, 리픈이 점멸로 파고드는 아비규환.
포지셔닝을 적절히 뒤로 빼며 상황을 잡는다.
'당연히 원딜러부터 물겠지.'
가능하다면 나를 물고 싶었겠지만 애초에 각을 안 줬다.
그러니까 정면 싸움, 앞라인부터 쓸어버리겠다.
일련의 판단이 틀렸다고는 볼 수 없다.
확실히 체급 차이가 난다.
나라는 변수를 제외하면 말이다.
상대로서는 적당히 맞으며 버티려고 했던 딜이.
─더블 킬!
트리플 킬!
쓸어 담는다.
모래 병사의 창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찌른다.
감히 상상도 못했을 엄청난 지속딜.
'옛날에는 마법사 챔피언이 무조건 폭딜이었어.'
지속딜이 좋다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 턴 버티기만 하면 끝.
그런데 아자르는 지속딜에 특화돼있다.
하물며 원딜러 이상으로 강한 전성기다.
상대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다.
라노벨 제목식으로 말하자면.
「AP지속딜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한 세계」
대충 이런 식이다.
엄밀히 말하면 존재는 하지만, 사용자의 숙련도가 미숙하고 템트리도 최적화되어있지 않다.
게임사 차원에서도 생각을 못했을 정도다.
마법 방어 아이템 계열이 부실하다.
찌르는 족족 탱커고, 딜러고 숭숭 뚫린다.
아자르가 캐리를 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챠락, 챠작!
물론 딜탱을 겸비한 브루저.
잘 큰 리픈이 건재하긴 하다.
대검을 질질 끌며 진입각을 노려오지만.
'애초에 니랑 나랑은 대치가 안된다니까?'
또다시 좋아 죽게 만들어준다.
아군 앞라인이 쓸렸지만 적도 마찬가지다.
빠르게 우물에 뛰어가 체력을 채어와 봤자.
'꺼져! 꺼져! 바론 버프 꺼지기 전에 빨리 밀 거야.'
이렇게 혼자 할 때는 마음의 목소리가 거칠어지곤 한다.
마음 같아서는 입딜 좀 씨게 넣어서 딜량을 증폭시키고 싶은데 인민 정글러의 뒤를 잇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속으로만 한다.
누구처럼 롤원순이 되기도 싫고.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적의 억제탑을 파괴했습니다!
억제탑 두 개를 강제로 철거한다.
* * *
조금 심각하게 갑작스럽다.
이어지던 소강상태는 느닷없이 깨졌다.
그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라인전 잘하고, 스노우볼 잘 굴리다가도 한타 한두 번 대패해서 지는 경기가 분명히 있습니다. 분명히 있긴 한데…….〉
클끼리 해설의 말미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바론이 먹히고, 한타를 이기고, 포탑을 밀었다.
결과만 따지면 매우 명료하긴 하지만.
-솔바론 뭔데??
-저게 돼? 말이 돼?
-무조건 승리한대잖아
-그래서 과정 생략하고 그냥 승리해버리누ㅋㅋㅋㅋ
채팅창에서도, 커뮤니티에서도 난리가 났다.
서행하던 자동차가 갑자기 2단 부스터를 켜고 우주로 솟구쳤다.
마치 그런 느낌이 드는 상황이다.
「병사들이여, 진격하라!」
정리할 시간조차 없다.
당장 게임이 진행되는 형국이다.
서울팀이 마지막 억제탑을 밀기 위해 진격한다.
〈지금 탑미드에서 미니언 웨이브 쏟아지고 있고, 이렇게 대치만 해도 결국 뚫릴 거거든요?〉
〈3억제탑 뚫리면 답 없어요. GOO Tigers는 그전에 판 만드는 게 최선입니다.〉
알고 있다.
모를 리 없다.
스맥의 리픈이 뒷텔을 탔다.
토진의 빵테온도 이니시를 준비한다.
「짐의 제국은 영원하리라!」
앞에서, 뒤에서, 하늘에서 시도는 좋았지만 의미가 없다.
아자르의 궁극기 한 번에 손쉽게 막힌다.
심지어 안전 벨트는 하나가 아니다.
〈오오오↗ 오어↗ 아↗↗↗ 아자르 점멸 있는데. 있는데!!〉
앞선 한타에서 점멸을 쓰지 않았다.
편하게 프리딜 구도만 잡았던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