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2화 (102/201)

그런 유난한 반응까지는 나오지 않는다.

그도 그럴게 각자 자신의 팀에 자부심이 있다.

내가 영입한 선수도 저 정도는 하지.

그리고 사실이라고 결론이 난 것도 아니다.

한 지역의 리그다.

모든 중국인이 챙겨보진 않는다.

중국은 중국이기 때문에 조작일 가능성이 있다.

야동에 연예인 얼굴까지 합성해 파는 나라다.

고작 게임 영상 정도가 대수겠는가.

하지만 진위가 밝혀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

「see you ?」

4시간 전。

진짜 개쩌는데?

광저우 LDL 경기 맞대

리심에 한해서는 단디보다 더 위인 거 같다

-아 지랄 노ㅋㅋㅋㅋ

-저거 그냥 단디킥이잖아

-전세계 리심 원탑은 단디야

-Fact) 단디는 밥 먹듯이 하는 거다

2014년의 롤드컵을 우승한 삼선 레드.

정글러를 맡았던 선수가 다름 아닌 단디다.

현재는 맏따와 함께 Vlcl Gaming에 소속돼있다.

리심의 포텐셜을 한 꺼풀 벗겨낸 선수로 평가 받는다.

안섹이 '안섹킥'으로 한타 리심의 시대를 열었다?

단디는 '단디킥'으로 캐리 리심의 시대를 알렸다.

이~쿠우!

소위 당구킥을 부르는 이명이기도 하다.

리심으로 할 수 있는 최고 레벨의 개인기다.

일련의 플레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는 한 선수.

「潛龍 JCG Games 2연승! Victory Six 격파」

「화제의 정글러 '마왕' 자신감의 리심 선픽. 그리고 승리!」

JCG Games의 연승을 이루어낸다.

그 과정에서 또다시 슈퍼 플레이를 펼쳤다.

단순히 운 좋게 활약할 구도가 나온 걸 수는 있어도.

「似水流年ぃ」

1시간 전。

광저우 LDL 한국 정글러 수준.Gif

「486」

50분 전。

나는 LOL에서 철권을 합니다.Gif

「一??侯」

48분 전。

리심의 神.Gif

.

.

.

그것이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된다면 우연이라 보기 힘들다.

세트 경기 하나하나 하이라이트 장면들이 쏟아진다.

웨이보에, 커뮤니티에 점점 펴져 나간다.

장강은 상류에서 하류로 흐르는 법이다.

푸얼다이들의 화젯거리는 일반 대중들에게도 관심사다.

그 깊이 또한 단순한 흥미를 넘어선다.

정말로 그만한 플레이를 하는 것인지.

우연과 편집이 만들어낸 교묘한 술책인지.

광저우 LDL의 JCG Games 경기에 대륙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 *

리심은 정글러의 기본 소양이다.

프로 정글러라면 당연히 할 줄 알아야 한다.

겨우 그것도 할 줄 모르면 프로가 될 자격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음파로 포킹하던 초식형 선수들이 은퇴한 2014년 이후로는 기정사실화 되어있다.

배달집 고수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이제는 업계 스탠다드다.

웬만한 플레이로는 화제조차 되지 못하는데.

하아!

리심이 음파를 맞히고 날아간다.

뻔할 수밖에 없는 궤도.

쓰렉귀는 채찍 쓸기로 밀쳐내며 선고의 각도를 재려고 했다.

하지만 자연스럽다.

채찍 쓸기가 닿기 직전, 방호를 사용해 수직으로 비튼다.

물 흐르듯 이어진 범의 일격이 쓰렉귀를 차내자.

〈3인 당구킥!〉

〈아니, 대체 어떻게 각도를 순간적으로 계산해내는 건지…….〉

LCK에서도 보기 드문 슈퍼 플레이다.

LPL에서는 한 번 나오면 웨이보가 뒤집어진다.

하물며 2부 리그격인 LDL은 생소하다 못해 비현실적이다.

-저게…… 돼?

-한국 선수들은 원래 저래?

-이게 LOL이구나

-난 지금까지 뭘 본 거지

사람이 너무 놀라면 감탄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눈 근육만 꿈뻑꿈뻑 이완될 뿐이다.

소란스러운 반응을 할 시간조차 아깝다.

싸아앙……!

늦은 백업과 빗나간 모르피나의 속박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미 교전 구도가 너무 이상적이다.

그 아비규환 속에서 SP Gaming은 최대한 저항했지만.

─더블 킬!

JCG 마왕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난장판일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챔피언이다.

다시 진입한 리심이 쓸어 담는다.

특유의 유지력으로 결국 용까지 전리품으로 챙겨간다.

-W 2포인트 준 거 같은데?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지

-리심을 이렇게 예술처럼 하는 선수는 처음 봐

-만약 쓰렉귀한테 끌리고 시작했으면……

아슬아슬한 줄타기였다.

결코 리스크 없는 플레이가 아니었다.

어처구니없는 개인기로 플레이 메이킹을 강제로 이루어낸다.

─SP 훈다이님이 JCG 클리버님을 처치했습니다!

하지만 미드 라인.

어설프게 백업을 오던 야흐오가 죽었다.

산다라에게 솔로킬을 당하며 아쉬운 실점을 허락한다.

〈마왕 선수를 필두로 한 JCG Games의 기세가 대단합니다! 하지만 상황이 꼭 웃어주는 것만은 아니죠?〉

〈AD&AP 밸런스와 조합적인 측면에서 SP Gaming이 앞서니까요.〉

한국과 중국의 해설진은 방향성에 차이점이 있다.

아니! 어-! 으아아~~! 같은 비명이 적다.

담백함은 듣는 이에 따라 장점임과 동시에 단점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분명 방심할 수 없다.

리심을 필두로 교전 이득을 가져가긴 했다.

하지만 SP Gaming도 조합이 무너진 건 아니다.

실제 솔로랭크에서는 자주 나오는 광경이다.

유통기한 챔피언이 후반에 힘이 빠지는 것.

환경이 비슷한 LDL에서는 나올 만도 한데.

이~쿠우!

방호만 써도 상대 입장에서는 대처가 안된다.

점멸을 혼합하자 눈 뜨고 코가 쓱쓱 베인다.

대치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리심의 기습.

「우리에게돈~!!」

무려 4인 당구, 입롤 한타가 현실화 되었다.

야흐오의 궁극기가 공중에서 적들을 붙든다.

못 컸다는 사실이 무관하게 대승으로 이끈다.

-야흐오: 내가 캐리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저거 무서워

-한국에선 이렇게 한단 말입니다!

넋을 놓은 중국팬들은 그저 즐겁게 즐긴다.

경기력을 눈에 담는데 급급하다.

호화스런 이니시로 시작한 한타는 JCG Games의 대승.

한타가 별로라는 리심의 선입견을 완벽하게 깨버린다.

물론 아예 듣도 보도 못한 플레이는 아니다.

지역팬이라도 큰 대회는 챙겨 보니까.

〈지난 롤드컵의 단디 선수 느낌이 나는데요.〉

〈그 선수도 플레이 메이킹이 기가 막혔죠.〉

2014 롤드컵 기준 세계 프로게이머 랭킹 7위.

정글러 중에서는 독보적인 원탑으로 손 꼽혔다.

롤드컵 우승 이후 그 위상에 비빌 선수가 없는 세체정이다.

경기를 중계하는 해설자는 할 수 있는 최상급 포장을 한 셈.

그조차 부족한 듯 채팅창에서는 난리가 난다.

단디도 저런 장면은 못 만들었던 거 같은데.

-4인 당구 매드무비는 단디도 있어!

-그래도 저 정도는 아니었지

-단디는 롤드컵에서 한 거잖아?

-마왕은 매드무비가 아니고 패시브야……

최소 논란을 만들어내기엔 차고 넘친다.

어이 상실한 한타 이후 활로를 잃어버린 SP Gaming은 붕괴한다.

JCG Games가 가볍게 첫 세트를 따낸다.

"아니, 리심 밴하자고 했잖아요!"

"겨우 리심에 밴카드를 쓰는 건…… 너희들이 플레이로 풀어야 돼."

난리가 나는 건 SP Gaming의 부스 안이 더할 수밖에 없다.

참신하기 그지없는 경기력에 속수무책 농락 당했다.

광저우 LDL, 대륙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리심은 정글러의 기본 소양이다.

그런 말이 있을 정도로 대부분 한다.

아니, 프로 정글러 중에 못하는 사람이 있나?

'없지.'

어떤 분도 포킹은 잘하신다.

아무튼 굉장히 오랫동안 쓰인 챔피언이다.

그렇게 한 우물만 파다 보면 특이점이라는 게 온다.

본래 리심의 취지는 유통기한형 정글러.

초반에 힘을 꽉 주고, 후반에 힘이 빠져야 한다.

그런데 이를 선수의 기량과 숙련도로 극복해버린다.

하아!

음파를 맞힘과 동시에 날아간다.

QQ로의 일반적인 접근이 아니다.

방호로 투사체와 같은 시점에 발을 내디디며.

이쿠, 이쿠!

탈리반 3세에게 평타를 욱여 넣는다.

당황하여 생존기도 못 쓰고 안절부절.

가볍게 땅을 내리치고 궁극기로 마무리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JCG 마왕님이 학살 중입니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답이 없는 콤보다.

점멸이나 생존기를 쓰는 순간 Q 2타로 따라가니까.

먼저 평타를 치기 때문에 더 세게 박히기도 하고.

'……같은 이론은 코치니까 아는 거고 보통 그냥 느낌적인 느낌으로 대충 때리지.'

프로게이머라고 게임을 막 생각하면서 하진 않는다.

애초에 그런 거 따지면서 하면 플레이가 꼬인다.

그냥 적당히, 그 상황에 알맞는 콤보를 넣는다.

말로는 간단하지만 행하는 건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플레이어의 완숙한 기량.

쌓이고 쌓인 숙련도

두 가지 전제가 받쳐줘야만 한다.

하루이틀 한다고 이룰 수 있는 경지는 아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그걸 이룬 사람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 마디로 고인물 플레이인데.'

정직하게 쌓인 숙련도가, 정직한 파괴력을 낳는다.

챔피언의 한계를 선수의 기량으로 극복해낸다.

차후에는 그렇게 특이한 해석이 아니게 된다.

모든 선수가 하는 건 아니지만 S급 선수들은 심심치 않게 보여준다.

제임스로 후반 한타까지 캐리를 한다거나.

리심도 열심히 잘 최선을 다하면 이렇듯.

「버거킹!」

상대의 이니시로 열린 용 한타.

그 난잡한 틈을 뚫고 달려나간다.

음파를 타고, 방호로 쓰윽~ 토이치의 앞에 얼굴을 내밀며.

이~쿠우!

즉시 궁-점멸로 차버린다.

토이치는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토이치를 차낸 각도다.

토이치와 함께 딜각을 잡던 산다라.

꿰뚫리듯 꼬치가 꿰어지자 포커싱이 간단하다.

아군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덮친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중국은 기본적으로 전투를 매우 좋아한다.

이는 하위 리그, 하위팀으로 갈수록 더해진다.

판만 잘 깔아주면 의외로 한타력이 나쁘지는 않다.

반대로 전투 본능이 앞서서 소중한 걸 놓칠 때가 있다.

방금 전과 같은 당구킥.

아무리 숙련도가 개쩐다고 항상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까놓고 말하면 상대가 좀 못해야 돼.'

솔직히 리심 입장에서는 배짱 플레이다.

날아갔는데 잘못 차는 순간 바로 범인이다.

팬들이 명탐정 코난 빙의해서 추리에 들어간다고.

진실은 언제나 하나!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어!

추리쇼를 빙자한 마녀사냥이 오지게 펼쳐진다.

그렇다고 안 들어가면 안 들어갔다고 까인다.

기성용 선수의 마음이 이해가 갈 정도다.

대충 이런 느낌의 글이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 사실 지금 리심님 협박 받고 계세요

R누르면 강도가 부모님 해친다고 협박해서 안 쓰고 있음ㄷㄷ

└효자야 효자, 저런 효자가 없어

└KDA 관리 오지게 하네 씹새끼

└극방관 리심 등판ㅋㅋㅋㅋㅋ

└연봉 달달하다~

심적으로 고민이 안될 수가 없다.

각이 보여도 함부로 못 들어간다.

그래서 만만한 상대만 노린다.

소위 약자멸시의 논리가 적용된다.

적당히 깝친다 싶은 새끼.

저 새끼는 왠지 당해줄 것 같은 새끼.

'그런 놈들 위주로 골라 차는 거지.'

적어도 이곳 LDL에서 신경 쓸 만한 대상이 보이지 않는다.

매 경기 자연스러운 슈퍼 플레이가 나오는 이유다.

내 입장에서는 숨 쉬듯 당연한 것이지만.

"오늘 경기도 그렇고, 지난 경기들도 그렇고……, 리심이 할 수 있는 극한의 피지컬을 보여주셨어요. 이건 제가 말한 게 아니라 기자분들도, 해설분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으셨거든요?"

"도모 아리가또."

"네?"

"아, 이게 아니지."

당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닐 수도 있다.

2세트 연속 MVP.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가 진행된다.

"소환자의 전장을 뒤흔드셨습니다! 그런 과감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근원이 무엇일까요?"

"뭐가요."

"아니, 그러니까…… 보통 리심으로 하지 않는? 굉장한 슈퍼 플레이를 하셨잖아요. 그, 그렇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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