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또다시 적 정글에 대놓고 들어간다.
평타 한 방.
아까와는 달리 살점을 에는 듯하다.
빨강 강타를 묻혔기 때문이다.
레드까지 더해지며 체력이 녹는다.
깃창으로 도망가봤자 마주친 시점에서.
─적을 처치했습니다!
점멸 차이로 잡고 활로를 모색한다.
상대 미드와 탑이 포위망을 좁혀온다.
하지만 벽이 많은 정글.
'미달리를 어떻게 잡아.'
눈치 싸움을 하며 아군 백업을 기다린다.
살아 돌아가는 것은 어렵지도 않다.
겸사겸사 쌍둥이 골렘도 빼먹는다.
자연스레 벌어지는 성장 차이.
나와 탈리반 3세는 1대1이 안된다.
그리고 백업도 결코 무한한 게 아니다.
타악!
투창이 늑대에게 적중한다.
강화된 점프로 뛰어들자 순식간이다.
게 눈 감추듯 빠른 미달리의 정글링 속도.
─아군이 CC 시안(쓰렉귀)에게서 물러나라는 신호를 보냄!
물론 블루 지역이다.
상대 바텀 듀오가 올라온다.
빽핑이 찍히지만 빠질 이유가 하나도 없다.
'탈리반은 3레벨이고, 바텀 듀오는 4,5레벨. 그리고 나는 6레벨.'
침착하게 대응만 하면 된다.
덫을 깔고 창을 던지며 체력을 갉아먹는다.
그럼에도 우직하게 걸어와 점멸로 낚아채려는 쓰렉귀를.
─적을 처치했습니다!
역방향 점프로 피하며 잡아먹는다.
모든 선택에는 리스크가 따르는 법.
점멸-선고 연계가 빗나간 이상 죽은 목숨이다.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싶진 않았겠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유도했다.
미달리가 미친놈처럼 기어 들어온다.
한 번 잡아서 족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
역으로 그 순간을 노렸다가 받아쳤을 뿐이다.
지금껏 내 플레이를 요약하면 그러하다.
단순한 피지컬 격차로 찍어 누른다.
타악!
물론 이는 상대의 미진한 대응 탓도 있다.
이렇듯 노골적인 공격성에 면역이 없다.
미래에서 끌어온 플레이니 당연하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JCG 마왕님이 학살 중입니다!
투창을 맞은 탈리반 3세.
도망가는 판단이 늦었다.
정글 미달리의 킬각을 전혀 모른다.
'처음 만나봤을 테니 어쩔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봐주는 일은 없다.
없는 틈도 만들어내며 교전을 연다.
사린다면 그만큼 먹혀 들어갈 뿐.
타악!
포탑을 끼고 있는 나루.
투척된 창에 그만 스치고 만다.
분노 관리도 아직 화가 덜 나 보인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JCG 마왕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가볍게 잡고 포탑 밖으로 빠져 나온다.
상대로서는 예상도 못했을 데미지.
탄력 받은 미달리의 캐리력은.
'아예 격이 달라.'
하드 캐리형 정글러의 시발점을 끊은 챔피언이다.
충분 그 이상의 지나친 성장을 해버렸다.
게임의 구도도 망가뜨린 상태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그럼에도 상대는 발버둥을 꿈꾼다.
미드 라인.
모든 것을 쏟아부은 듯한 갱킹이다.
탈리반 3세의 깃창 점멸이 들어간다.
아자르가 호응하자 The Science.
선취점을 준끠즈?당했다.
타악!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
특유의 기동성으로 이미 내려왔다.
사선으로 던진 투창이 아자르에게 적중하며.
─적을 처치했습니다!
강화된 물어뜯기의 풀딜에 사라진다.
탈리반 3세는 생존을 꿈꾼다.
안타깝게도 다음 투창.
─더블 킬!
맞고 바로 물어뜯기자 사망한다.
사실 조금 어이가 없을 수 있다.
그도 그럴게 스킬쿨이 너무 빨라.
? 미달리
R - 퓨마의 상
어이쿠: 미달리가 인간에서 퓨마로 변신할 때 재사용 대기시간이 정확하게 설정되지 않던 버그를 수정했습니다.
창을 맞히고 재변신하면 퓨마폼 스킬 쿨타임이 초기화된다.
하지만 그런 걸 알아챌 정신머리는 없을 것이다.
애초에 미달리 정글 자체가 익숙지 않으니까.
한 점의 희망도 없이 사악하게 밟아 뭉갠다.
결승전의 3 대 0.
생각만 해도 기운 빠지고, 김이 식는 레퍼토리다.
하지만 의외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태인 것도 사실이다.
어째서 단 한 번의 반격도 하지 못하는가?
똑같이 결승전에 진출한 강팀 아닌가?
그 이유는 대부분 하나로 통한다.
일명 우틀않.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
분명 JCG Gamses의 방향은 첫 번째 세트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세 번 연속 같은 플레이를 하고 지면 그것만큼 슬픈 게 없거든요.〉
〈이번 세트도 플레이 방향만 놓고 보면 앞선 두 세트와 달라진 점이 사실상 없는데…….〉
달라진 게 있다면 단 한 사람.
선수 한 명 교체 기용되었을 뿐이다.
아니, 엄밀히 말해서 있어야 할 자리에 돌아왔다.
탁!
탁!
정글링을 하던 탈리반 3세.
또다시 미달리가 징글맞게 튀어나온다.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평타를 툭툭- 탈리반 3세를 적신다.
평타 한 방, 한 방은 별 볼 일 없다.
하지만 빨강 강타, 레드와 합쳐지자 가랑비에 옷 젖는다.
자연스럽게 투창 한 방이 섞여 들어가며.
─전장의 지배자! JCG 마왕!
강화된 점프로 목덜미를 물어뜯는다.
눈 뜨고 뻔히 속수무책 농락 당한다.
알면서도 막지 못하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Team CC가 대비를 안 한 게 아니에요. 와드로 체크하고, 백업도 항상 먼저 도착했잖아요.〉
〈그랬죠.〉
〈그런데 개인기 하나로 모든 난관을 돌파했습니다.〉
초중반 공격적인 카운터 정글.
이전 세트라고 실행하지 않은 게 아니다.
결과적으로 실패해서 흐지부지 됐던 것만도 아니다.
리심이 초중반에 미쳐 날뛰었다.
그럼에도 어느 순간 눈덩이가 느려진다.
운영이란 이름의 자정 작용이 Team CC가 가진 저력.
탁!
탁!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몰아친다.
미달리가 전장을 제 집 마냥 헤집고 있다.
어느새 사이드 라인 나루에게 다가가 일기토를 건다.
탁!
타악!
평타와 덫으로 움직임을 제한시킨다.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각도로 박히는 창.
하지만 나루도 분노 게이지가 Max에 도달했다.
그 변신이 무색하다.
거리를 유지한 채 계속 때린다.
오히려 거대해진 과녁이 창의 적중률을 높여준다.
─전장의 화신! JCG 마왕!
어떻게 반격, 내지 도주할 여지조차 없었다.
피가 말리는 공격을 쏟아 억지로 뚫어버린다.
손에 땀을 쥐는 광경이 쉬지 않고 터져 나오고 있다.
〈귀환을 안 하고 쌍둥이 골렘까지…….〉
〈미달리가 자신네 정글에서 살고 있는데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어요!〉
홀로 게임을 지배한다.
그 이상의 괴리감이 느껴진다.
잔인할 지경으로, 혹독하게 Team CC를 말려 죽인다.
-정글 미달리 좋은데?
-이건 교주의 피지컬빨이지
-탑미달리 하듯이 카이팅 치니까 무섭다……
-손가락 하나로 산을 무너뜨리는 극마克魔의 고수가 노했으니 당연해
독특한 픽의 활용.
그보다 눈에 들어오는 건 피지컬이다.
그도 그럴게 미달리 자체는 한동안 이슈가 되었다.
탑유저들은 미달리만 봐도 경기를 일으킨다.
생태계를 무너뜨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 위상이 정글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미달리 정글의 실용성은 둘째 치고,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게 만드네요.〉
〈플레이로 미루어 짐작했을 때 웬만한 피지컬과 배짱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 같습니다. 별 걸 다 하는 마왕 선수라 가능하지.〉
중국 리그는 기본적으로 해설이 담백하다.
우리나라처럼 어~? 아니! 나무우울-!!
이런 호들갑이 거의 배제돼있다.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격찬이다.
고취된 감정이 평소와는 다른 반응을 이끌어낸다.
가히 그럴 만도 한 위력.
타악!
탑 미달리는 지랄 맞은 라인전을 자랑한다.
하지만 AD이기에 결국 유통기한이 찾아온다.
정글 미달리는 아이템도 순수하게 AP로 올렸다.
핵창.
스치듯 맞은 고르키의 체력바가 주저앉는다.
리메이크 전, 그 얼토당토않았던 위력에 필적하는 파괴력이다.
-정말로 산을 무너뜨릴 기세야!
-AP 삼신기가 벌써 갖춰졌네
-후반 갈수록 더 세겠지
-만천화우가 쏟아진다!
Team CC 특유의 단단함.
일방적으로 내주지 않는 운영.
그럼에도 이전 세트와 다르게 막막하다.
라인전이 심각할 정도로 터져버렸다.
회복할 시간도 내주지 않고 있다.
조합의 힘을 갖춰지는 시점이.
타악!
영영 오지 않을 듯하다.
한 명을 전장 이탈시키고도 만족하는 일이 없다.
미달리의 창이 또다시 적중한다.
「지옥까지 꿰뚫어 버린다!」
그 위로 떨어진다.
대지가 이글이글 불타오른다.
쓰렉귀가 엄한 포킹 두 번에 사그라든다.
〈미달리의 창과 람블의 깜짝 궁 연계에 쓰렉귀가 사라졌습니다!〉
〈잘 커버리니 이런 연계도 가능하네요.〉
솔직하게 조합은 개판이나 다름없다.
해설진이 괜히 정색하고 지적한 게 아니다.
뺏긴 것도 뺏긴 거지만, 가져간 것도 변변찮다.
그런데 너무 잘 커버리자 의도치 않은 시너지가 생긴다.
미달리의 창과 람블의 궁극기 연계.
원거리에서 저격하듯 상대를 의문사시켰다.
─레드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레드팀의 억제탑이 파괴되었습니다!
무자비한 포킹을 앞세워 몰아붙인다.
'줄 거 줘'가 아닌 약탈이다.
운영을 지탱할 기둥이 하나둘 무너져 내리자.
"바론이야."
"줘?"
"주면…… 끝나. 막아야 돼."
결사항전(決死抗戰).
Team CC는 다소의 멤버 변화는 있었지만 2년 이상 호흡을 맞춰왔다.
중국팀답지 않게 피드백이 부지런하고, 본격적이다.
때문에 의견 취합을 통한 결정이 빠르고 정확하다.
최선이라 여기는 판단을 내린다.
물론 그 최선이 언제나 정답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버거킹!」
강타 싸움은 하책(下策).
애초에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
정글간의 레벨 격차가 워낙 벌어져 있다.
하지만 적어도 신경은 분산시킬 수 있다.
나루와 함께 파고들어 이니시를 건다.
그림 자체는 분명 나쁘지 않았다.
─CC 하순(아자르)님이 JCG 와야(부시안)님의 대량 학살을 종결시켰습니다!(추가 골드 : +432G)
CC기 연계와 이를 호응하는 딜러진.
유리해도 바론은 함부로 치면 안된다.
공격하는 쪽의 구도가 워낙 유리하다.
와아아아아-!
쏟아지는 관중들의 탄성.
Team CC의 열성팬들이 흥분한다.
그 기대를 거리낌 없이 잔혹하게 부순다.
─블루팀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전설의 출현! JCG 마왕!
태연자약하게 바론을 잡고, 창을 던진다.
물어뜯자 기가 나루가 터지듯 사망한다.
한 번 더, 창을 던져 탈리반 3세를 맞힌다.
─더블 킬!
그리고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