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7화 (137/201)

그리고 모든 것을 막아낼 수는 없다.

파앗!

르풀랑이 매섭게 파고든다.

가장 경계하고 있던 상황이다.

킵해둔 브라운의 방패로 상쇄시키며.

탕!

타, 탕!

벌집을 만들어준다.

평타 세 방.

그 가치는 시간에 따라 급변한다.

코어 아이템은 진작에 완성돼있다.

레벨 또한 솔로 라인에 뒤지지 않는다.

한 방, 한 방이 어지간한 누커의 스킬샷 수준이다.

'이래서 원딜러는 사기일 수밖에 없어.'

이를 쿨타임도 없이 계속 때린다.

생존의 위협을 느낀 르풀랑이 도망간다.

곧바로 샌드백을 바꿔 공격을 이어나간다.

푸슝!

타, 탕!

아군이 몇 명 부족하다고 한들.

나머지 전원보다 원딜러의 화력이 위다.

딜할 각만 나오면 홀로 무쌍이 가능하다.

타악!

물론 방심해서는 안된다.

멀리서 날아온 미달리의 창.

브라운에게 맞으며 체력이 쭈욱- 깎인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이 학살 중입니다!

창을 맞히기만 하면 강력하다.

방패가 빠졌어도 나름 탱키한 브라운이 한순간에 사망한다.

하지만 허무하게 죽지는 않았다.

타, 탕!

탕!

죽기 직전에 패시브를 묻혀뒀다.

이마에 세 방 정확하게 박는다.

평캔을 극한으로 활용하자 스턴 시간이 무한과도 같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미달리의 입장에서는 말이다.

궁극기를 다 박아도 나올까 말까 한 폭딜이 단순한 평타다.

권총의 총알은 마를 기미가 안 보인다.

─더블 킬!

트리플 킬!

피흡 대용으로 샌드백처럼 패던 나무카이를 마무리한다.

주제 파악 못하고 점멸궁을 쓴 모르피나를 터트린다.

파란 장신구로 언덕 위 안개 지역에 비추자.

파앗!

터억!

르풀랑이 있을 만한 위치는 뻔할 뻔자다.

달려드는 걸 점멸로 피하며 두 방.

면상궁으로 진품명품을 생략한다.

─쿼드라 킬!

공격과 피흡이 동시에 된다.

따로 생각을 할 필요도 없다.

확정으로 날아가는 평타는 탄착지도 자동이다.

그렇다고 스킬이 없는 것도 아니다.

원딜러가 사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상대팀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아군이 적에게 당했습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마무리……!

고군분투하던 이즈레알이 결국 잡힌다.

원딜 차이가 두드러진다.

4 대 5로 시작했던 한타는 2 대 0으로 마무리된다.

프로씬에서 원딜이 가지는 가치.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임이었다.

구도가 불리하든, 힘이 밀리든, 아군이 죽든 그 모든 것이 세세한 지표에 불과하게 만든다.

'미쳐 돌아가는 거야 그냥.'

단순히 딜을 많이 넣어서가 아니다.

운영적인 면에서 선택이 강요된다.

시간 주면 원딜 더 크는데?

유리할 때 이득 봐야 하는데?

원딜러 하나 때문에 상대의 대응 방식이 달라지고, 아군의 운영 방식이 달라지며, 선수들 개개인 가지는 긴장감에까지 영향을 준다.

프로 레벨에서 이 차이는 실로 엄청난 것이다.

'나도 선수 시절에는 잘 몰랐지.'

조급한 상대는 무리수를 연발했다.

냉정하게 받아치자 이렇듯 역전이다.

방금 전 한타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리심과 함께 2인 바론.

이 또한 원딜러이기에 가능하다.

V5가 어떻게 이겨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조금 제시해준다.

QG Reaper전.

V5의 LPL 첫 번째 승리를 거뒀다.

그 이후 팀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게 나아졌다.

하지만 나아진 거지, 극복한 게 아니다.

새로운 팀에 들어온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그럼에도 V5는 여전히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어쩔 수 없지.'

당연하게도 쉬울 리가 없다.

2부 리그가 아닌 1부 리그.

수준이 훨씬 높아지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단순한 실력 차이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경험치, 전략 기타 등등 여러가지가 발목을 잡는다.

개인이 활약할 여지가 확-! 줄어드는 것이다.

물론 어떻게 보면 개스파컵과 다르지 않다.

'근데 그건 단기 토너먼트고.'

눈앞에 닥친 경기만 승리하다 보면 어떻게든 된다.

기세를 끌어올리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을 준비한다.

그것만으로도 우승을 노리는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스프링 시즌은 마라톤이다.

정규 시즌만 두 달에 걸쳐 치른다.

페이스 배분을 고려하지 않으면 밑천이 반드시 드러난다.

쇼부를 치면 당장의 승률은 올릴 수 있겠지.'

그럴 자신이 절대 없는 것이 아니다.

돈만 쥐어주면 상대가 누구든 신나게 패줄 수 있다.

그 돈을 위해서라도 멀리, 그리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함이 옳다.

실제 프로팀 감독, 코치들도 흔하게 하는 실수다.

정규 시즌 경기에 필요 이상으로 집착한다.

팬들이 지적하는 한두 마디에 송구해 한다.

그러다가 정작 중요한 걸 놓쳐 버린다.

LCK 최상위팀들도 예외가 아닐 정도다.

결승전의 그리핀! 그런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젠부샤쓰!"

"젠부샤쓰!"

모를 리가 없을 텐데도 괜히 저지르는 것도 아니다.

V5의 연습실 안.

최근 긍정적인 열풍이 불고 있다.

"요즘 얘들이 자발적으로 연습을 아주 열심히 해."

"그러네요."

"드디어 내 지도법이 빛을 발하는 거지."

"……."

감독님께서는 그렇게 생각하나 보다.

그 영향이 있을 수도 있는 노릇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두 가지 계기가 크게 작용했다.

'돈 때문이지.'

그리고 자존심 때문이다.

승리 수당이 달달하게 들어왔다.

솔로랭크 50등 이내에 들기 위해서도 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서 스크림 성적만 개선되면 우승까지 쭉 이어지는 거거든."

"아, 네."

"슬로우 스타터 알지? 내 코칭 스타일이 원래……."

스타크래프트 시절 이야기는 딱히 알고 싶지 않다.

아무튼 여전히 부족하다.

실력도, 마인드도 개선이 됐지만 스크림과 대회 성적은 요지부동이다.

그 이유는 달성하기 힘든 목표라.

그것도 있지만 가장 큰 건 역시 길이다.

V5 Esports Club의 상체 색깔은 대략 이러하다.

TOP- 공격적, 케어형 총평 B

JGL-  백업형 총평 C+

MID- 공격적, 대가리X 총평 B

탑은 로우리스크 로우리턴.

미드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정도는 다르지만 둘 다 정글 케어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

'그런데 캐리는 바텀이 하는 비효율적이 구조지.'

차라리 정글도 대가리가 없다.

그냥 무작정 싸우고 보는 스타일이다.

그런 거라면 바텀이 빠르게 백업을 가서 상체를 도와주는 방법도 있다.

현재 시점에서는 상체가 캐리력도 낮은데, 안정성도 떨어진다.

승리로 나아가는 길이 지나치게 복잡하다.

애시당초 선수 영입을 잘못한 결과다.

선수 개개인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스타일과 시너지를 고려해야 하거든.'

각 프로팀의 감독과 코치들.

그냥 잘 나가는 선수 영입한다고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섬세하다.

선수들이 뭉쳤을 때의 시너지를 반드시 고려한다.

롤알못 감독이 이를 알 리가 없다.

1차적으로 팀적인 시너지가 너무 적다.

2차적으로 코치진이 해결법을 전혀 강구하고 있지 않다.

"미드가 솔로킬만 안 따여도 훨씬 쉽게 이길 텐데 말이야."

"글쎄요."

"게임의 중심인 미드가 왜 이렇게 무리를 하는지 모르겠어~."

"허허허."

LOL은 프로씬으로 들어가면 해석이 굉장히 복잡해진다.

단편적인 실수만 봐서는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

나무가 아니라 숲을 봐야 한다.

그것도 숲 안에서 말이다.

자신의 팀의 약점을 연구한다는 건 그런 것이다.

일류 코치와 감독들도 숲 안에 갇혀 헤매는 일이 다반사다.

롤알못 감독은 아예 숲의 존재도 모르고 있다.

감독과 같이 온 코치들도 마찬가지다.

V5가 발전이 없는 근본적인 이유다.

'노답인 팀은 노답인 이유가 구체적으로 있어.'

선수 시절에는 이를 알지 못했다.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하는 것 뿐이었다.

불운이 겹치다 보니 스스로를 책망하는데 이르렀다.

은퇴라는 극단적인 결정까지 하게 됐다.

한 번 가졌던 후회.

두 번이 되는 것은 나 자신이 용납하지 않는다.

나무에 비료를 주었다.

이제는 숲을 구성할 시간이다.

* * *

어느 지역이던 자국 리그는 롤팬들의 주된 관심사다.

중국에서는 LPL.

특히 강팀들이 모인 동부 리그는 매 경기가 화제의 연속이며, 스토리의 탄생이다.

라이벌 구도와 명경기가 쏟아져 나온다.

커뮤니티와 SNS의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작년과 대비해 수준이 비약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香霖堂的茶?」

10일 전。

이번 스프링 시즌은 역대급이다!

올해 롤드컵 우승까지 기대해도 되겠는데?

-응, 다 빵즈빨이야

웨이보主- 무슨 상관? 우리가 돈이 많아서 사온 건데

-중국 선수들도 충분히 잘해

-아무래도 상관없어. LPL이 강해질 수만 있다면!

물론 그 이면에는 웃픈 사정이 있다.

한국의 S급 선수들을 엄청나게 빼온 결과다.

하지만 과정이야 어찌 됐건 잘해진 것도 사실이다.

특히 바텀은 한국을 뛰어넘었다.

일련의 이야기가 과장이 아닐 정도다.

한 지역의 자원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할 기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인터뷰] 알파카, LPL 최고의 원딜 타이틀 손에 넣다!」

「[LPL East] 우즈는 건재하다. Royal Club 2위 자리 탈환」

「[칼럼] 조용한 성장 'V5' 마왕 앞세워 플레이오프 노리나?」

세체원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선수들이 대부분 LPL에 속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바텀 싸움이 말도 안되게 치열하다.

팬들 사이에서 최대 화젯거리다.

어느 팀의 원딜이 가장 잘하는가?

단순한 승패, KDA만으로는 따질 수 없다.

팬들간의 신경전은 이례적인 수준으로 달아올랐다.

「斯??」

7일 전。

EDC가 무난하게 우승하겠는데?

저 미쳐 날뛰는 야생 알파카를 어떻게 막아

「歌?好?」

7일 전。

난 우즈를 믿고 있어

Royal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___煙?」

7일 전。

Royal팬들은 아직도 현실 직시를 못하네

만날 때마다 개박살이 나면서ㅋㅋㅋ

.

.

.

가장 주목 받는 건 역시 두 명이다.

EDC의 알파카.

Royal Club의 우즈.

동부 리그의 1,2위팀이며 가장 폭발적인 캐리력을 선보인다.

그 뒤를 임프트, 나베이, 크리스탈 등 걸출한 스타들이 바짝 뒤쫓는다.

언급되는 한 명, 한 명이 대놓고 세체원 후보들이다.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명함도 내밀기 힘들 만큼 라인업이 포화 상태다.

「?,已??」

5일 전。

요즘 V5도 잘하지 않아?

방심하면 상위권팀들도 고춧가루 씨게 맞을 것 같던데ㄷㄷ

-V5가 아니지 마왕이지

-거기는 마왕 원맨팀

-원딜만 따지면 가장 돋보이긴 함

-뭐? 우즈를 제쳐두고 중체원을 논한다고?ㅋㅋ

한 명이 새롭게 명함을 파는데 성공했다.

중국팬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는 소리다.

아이러니하게도 팀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2015 LPL East 스프링 STANDINGS」

1. EDC             4승   0패   +8

2. Royal Club      4승   1패   +6

3. LCD Gaming      2승   2패   +1

4. Vlcl Gaming     2승   3패   -1

5. IC              2승   3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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