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3화 (143/201)

-원맨팀ㅋㅋㅋㅋ

-얄짤없네

-웨이린만 조금 느낌 있음

-탑도 강팀 만나면 질질 싸던데 무슨ㅋ

하지만 보다 직설적이다.

대륙TV의 높은 시청률 경쟁 영향이다.

그렇다고 찌라시, 전문성 낮은 개소리는 아니다.

〈솔직히 이건 이견이 안 갈릴 걸?〉

〈음~~ 나도 찬성. 그런데 Royal이나 EDC 같은 느낌은 아니야.〉

〈상체가 라인전도 약하고, 플레이메이킹도 안돼. 단순히 못하는 것과는 다르지.〉

해설자, LPL 분석가, 前프로 등의 전문가들이니 당연하다.

그런 이들의 의견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이고 있다.

〈원딜이 가끔 무서울 정도로 잘하긴 하지만……, 결국 팀이 안 받혀주는 원딜은 한계가 있어.〉

V5의 원딜러 마왕.

초단기간에 중체원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럴 만한 피지컬, 슈퍼 플레이를 보여줬음이다.

하지만 아무리 경기력이 눈에 띄어도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시즌 초에야 가능성이 있으니까 이야기가 나오지.

시즌 중반에 이른 현재는 다시 쏙 들어갔다.

「繁?落幕」

2일 전。

LPL 품평회에 V5 이야기 나오네

전문가들도 나랑 생각이 똑같은데?

-걔네도 커뮤니티 반응 보고 하는 말일 테니까

-이견이 갈릴 게 있나?

웨이보主-성장할 수도 있는 거잖아

-원딜 잘하는 팀이 한두 팀도 아니고 힘들지

알파카, 임프트, 우즈……, 날고 기는 원딜러가 한둘이 아니기도 하다.

단순한 원딜 차이.

그 하나로 비벼볼 수 있을 만큼 LPL은 만만한 용담호혈이 아니다.

〈시청자들의 마지막 질문. 그럼 V5는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까요?〉

〈하~ 그거 어렵네.〉

〈이런 팀은 그냥 총체적 난국이야. 손발은 안 맞지, 사기도 밑바닥이지. 앞으로 선방해봐야 하위권 탈출은 힘들어.〉

신랄한 비평이 쏟아진다.

그것이 전부 옳은 소리다.

그렇게 볼 수는 없겠지만, 그만큼 V5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1승 5패 조 최하위.

1라운드의 시작이 최악에 가깝다.

반등은 어려울 거라는 것이 대세 의견으로 굳어져 있다.

* * *

LOL이라는 게임은 정말 재밌다.

넋 놓고 순수하게 즐기기만 하면 말이다.

'그것이 일이 되고, 직업이 될 때의 느낌이 다르지.'

그리고 프로가 되고, 코치가 될 때 또 다르다.

차라리 선수 시절이 편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선수 출신인 만큼, 지금 선수 생활을 다시 하고 있는 만큼 편파적인 시선이 아니다.

개스파컵 같은 단기 토너먼트.

코치가 아무리 피똥 싸봤자 선수 컨디션에 달렸다.

반대로 정규 시즌은 선수의 기량 이상으로 코치의 역할이 중요하다.

"감독님 다음 경기 밴픽 관련해서 조언 좀 구하려고 하는데요."

"어, 그래! 밴픽 중요하지 밴픽……."

지난 Royal Club전.

역전패의 원인은 밴픽 때문이다.

경기가 끝나고 팀원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왜 뜬금없이 배인을 시켰냐?

곪아있던 불만이 터지는 계기였다.

딱히 의도한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괜찮다.

"근데 내가 요즘 느낀 게 말이야."

"네, 감독님."

"자신 있는 챔피언을 하는 게 좋을 때도 있는 것 같더라고."

"그렇군요."

이후로 눈치가 보이는지 밴픽 관련한 이야기를 안 꺼낸다.

훈수 받을 일이 없다면 나로서는 편해진다.

팀 내의 주도권을 갖게 되었다.

'반전을 써낼 밑바탕은 깔린 셈이지.'

사실 나는 반전이라는 표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근거와 과정이 없는 반전은 있을 수 없으니까.

정규 시즌은 마라톤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조금 뒤쳐지더라도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오버페이스는 반드시 그만한 반동을 낳는다.

특히 기세를 타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다.

'기세가 결승전까지 쭉 유지되면 상관이 없는데, 한 번이라도 꺾이면 자신들이 어떻게 이겼는지를 까먹어버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해진다.

성적이 안 좋더라도 차근차근 가는 게 옳다.

V5는 연패의 과정에서 약점과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꼬인 실타래를 풀듯 풀어나가는 게 바로 정규 시즌의 의의다.

단기적인 승부수가 아닌 장기적인 계획.

솔직히 코치 입장에서는 골 때린다.

"아무튼 잘 좀 해봐."

"당연히 잘 해야겠죠 열심히."

"아니……, 우리가 이제 막 생긴 팀이긴 하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줘야지."

일반 스포츠보다 덜하긴 해도, e스포츠라고 없는 게 아니다.

성적이 안 나오면 가장 긴장하는 게 코치진이다.

구단에서 직통으로 압박이 내려온다.

다 본인 업보지만, 그러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일부러 페이스 조절하는 건데 재촉을 해.

나도 한 때는 위장약을 달고 살았다.

'이제는 아니지만.'

코치로서의 경험.

직접 뛸 수 있는 선수로의 위치.

나아갈 길에 대한 확신까지 가지고 있다.

1승 5패 7위라는 처참한 성적.

졸지에 심해 취급 받는 형국이다.

하지만 그 기간이 오래 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장 깨기의 시간이다.

* * *

정규 시즌 2라운드가 시작된다.

첫 번째 경기를 치를 팀이 무대 위에 오른다.

LCD Gaming.

임프트, 플레잉, 아콘 세 명의 한국 선수가 속해있는 팀이다.

기존 에이스 선수들과 합이 맞아 떨어지며 현재 LPL East 조 3위의 호성적을 달리고 있다.

〈재미있는 부분이 Royal을 상대로 졌지만, EDC를 상대로는 승리했어요?〉

〈이번 스프링 시즌에서 가장 주목 받는 다크호스라고 할 수 있죠.〉

다크호스.

뜻밖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유력한 주자.

압도적인 강자인 두 팀에게 유일하게 대적하고 있다.

천상계에 한 발을 걸친 준천상계!

인간계 최강으로 분류되는 강팀이다.

해설진의 설명은 한 치의 과장도 없는 사실이다.

와아아아-!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얼추 비슷한 감은 있다.

Hongqiao World IE Hub.

상하이 경기장 관중들이 환호한다.

연고지팀인 V5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팀의 에이스인 마왕의 경기력이 상당하다.

때문에 한 때는 다크호스로 보기도 했으나.

-몰락한 마교

-그래도 아직 팬이 있긴 하네

-언더독을 빠는 약팀충들이 가끔 있지

-강팀충도 아니고 약팀충ㅋㅋㅋ

다크호스도 일말의 가능성이 있을 때나 쓰는 용어다.

최하위권의 성적.

나아지지 않는 경기력.

정규 시즌 1라운드에서 익히 증명이 됐다.

정규 시즌 2라운드에 들어선다고 달라질 게 있을까?

기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건 자명한 결과다.

〈팀 내적으로 삐걱삐걱대는 측면도 있지만, 가끔 보여줄 때는 매섭거든요?〉

〈최근에는 Royal Club을 상대로 한 경기가 인상적이었죠. 결과적으로 역전패를 당하긴 했는데…….〉

그 한 번의 경기가 미치는 파장.

우즈의 멘탈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Royal팬들의 가슴을 조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언제적 얘기를 해?

-ㅋㅋ 그냥 해프닝이지

-배인 꺼냈다가 망신 당한 건 ㅇㅈ

-해설 Royal 안티임? 역전패 같은 소리하네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진다.

워낙 팬층이 강성한 Royal Club이기도 하다.

흑역사로 취급되며 거론 자체를 쉬쉬하는 분위기다.

아니, 그 이상을 넘어 배척하는 분위기까지 생겼다.

감히 우리 우즈에게 창피를 줘?

프로 팬덤 사이에서는 딱히 특이할 것도 없다.

「-天?微晴 」

3분 전。

R갈들 주타깃이 클래식러브에서 마왕으로 바뀌었네

EDC는 어차피 못 이기니까 포기했나?

-응, 빵즈한테 버스 받는 공장장

-국제 커리어도 없는 내수용팀이 뭐래ㅋ

-우리가 마왕을 욕하던 말던 무슨 상관?

웨이보主- R갈들은 진짜 정신병이다 정신병……

경쟁팀의 대표 선수를 깎아내린다.

흔하게 있는 팬들간의 시비다.

정도를 넘어 간혹 악의를 내비치기도 한다.

Royal Club의 주적은 EDC.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이니 당연하다.

잠재적인 또 한 명의 적으로 마왕이 지목되었다.

팬들의 가슴 속에 중국 최고로 자리 잡고 있는 우즈가 듣도 보도 못한 팀의, 듣도 보도 못한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패배했다.

잊으려고 할지 언정 잊혀지지는 않는 망신이다.

삭초제근 하려는 움직임이다.

〈현재 1승 5패인 V5는 오늘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2라운드에서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응 절대 안돼

-1승한 걸로 자위하는 씹거품 원딜ㅋㅋㅋ

-오늘 채팅창 왜 이럼?

-와 R갈들 무섭네

Royal팬들은 LCD의 압승을 바라고 있다.

다크호스라고 한들.

상대 전적에서 앞서기 때문에 오히려 잘 나갈수록 자신들한테는 좋다.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논리로 역응원을 펼친다.

의외로 스포츠계에서는 흔한 일상이다.

악의가 살아 숨 쉬는 전쟁터다.

─퍼스트 블러드!

그런 Royal팬들에게는 조금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언제나와 같은 초반 선취점.

그 대상이 조금 엇나가있다.

〈날카로운 2렙갱이 성공을 거두네요.〉

〈트래쉬 선수가 버프를 먹고 쭉 내려왔습니다. 각이 나오니까 바로 찔렀죠!〉

리쉬를 받고 바로 찌르는 2렙갱.

공격적으로 딜교환을 하던 핑크스가 당했다.

생각지도 않은 선전에 현장팬들도 어리둥절하다.

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는다.

V5가 어떤 팀인지.

탑라인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뚜렷하게 알려준다.

-웨이좆 솔로킬ㅋㅋㅋㅋㅋ

-웨이린이 그나마 정상이라며?

-그만큼 팀에 정상이 없는 거지

-바텀에서 뽀록 터진 거 바로 만회 들어가네ㅋ

지나치게 약한 상체.

늘 지적되는 문제점이 늘 터진다.

일부 악질팬들의 지적도 심하지만, 발전 가능성이 안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같은 흐름이라면 승산을 높게 치기 힘들다.

그것이 V5가 지금까지 보여줘 온 경기력이다.

이길 것 같다는 기대가 낮은 것도 당연한 반응인데.

키잉-!

쓰렉귀의 선고가  거미여왕을 낚아 챈다.

그 위로 탈리반 3세의 깃창이 그어진다.

어울리지 않는 공격적인 설계.

〈V5! 오늘 경기력이 날이 섰는데요?!〉

〈오늘 V5가 LCD의 발목을 잡으면…… 새로운 다크호스가 될 수도 있는 거에요.〉

아직은 고춧가루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낮은 티어의 게임.

정확히는 브론즈에서 플래 정도 게임을 관전해보면 정말 재밌는 게 한 가지 있다.

'게임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분명히 10명이 접속해있는데, 실질적으로 플레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운영적인 시점.

코치의 관점으로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서로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 우연치 않게 싸움이 열리고, 우연치 않게 한타를 이기고, 우연치 않게 게임을 승리한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하는 유저가 없다.

눈앞에 닥친 문제만 급급하게 해결한다.

단순히 피지컬적인 측면만 보면 다이아 중에도 실버, 브론즈급인 사람이 꽤 많다.

역할의 이해라는 사소한 차이로 갈리게 되는 것이다.

이는 프로씬에서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챠앙!

블루팀의 레드 지역.

탈리반 3세가 깃창을 박으며 조심스레 시야를 확보한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있는데.'

솔로랭크에서는 서로 이득을 보기 위해 움직인다.

목표가 같으니 싸움이란 결과가 쉽게 도출된다.

이곳 LPL도 큰 틀에서 마찬가지다.

운영이 부족한 리그.

언어 차이에 의한 의사소통 부재.

일련의 난점들로 인해 움직임이 LCK보다 직선적이다.

'서로 단순하게 싸울수록 힘이 약한 쪽이 손해를 보기 쉽지.'

장력이 약한 쪽이 당연히 더 아프다.

하지만 정말로 길이 하나 뿐이면, 모든 프로팀이 라인전 센 선수만 우선적으로 기용할 것이다.

그러지 않는데는 당연히 이유가 있다.

키잉-!

쓰렉귀의 선고가 핑크스를 끈다.

슈퍼 플레이, 라기엔 상대가 모르피나다.

블랙 실드는 그랩류 스킬의 효과적인 카운터다.

푸슝!

타, 탕!

무시하고 랜턴을 타고 들어가 친다.

체력을 상당히 유의미하게 깎아낸다.

'그만큼 우리쪽도 달아서 문제지만.'

프로 레벨에서의 딜교환은 섬세하다.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 아니다.

1분 후의 미래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갱킹, 다이브 압박, 용 타이밍 기타 등등.

솔로랭크보다 소극적인 플레이가 강요된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우리쪽이 주도하는 설계다.

「버거킹!」

라인을 밀어넣고 치는 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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