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8화 (148/201)

구루룩-!

아군 랙싸이도 한 발 늦게 도착한다.

리심을 손절하고 도망가던 람블.

안습한 최후를 맞이한다.

'원패턴팀은 결국 무너지게 돼있어.'

사파리 조련사가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상대 입장에서 바텀을 봉쇄할 수 있다.

그 경우 상체의 나약함이 두드러진다.

바텀이 활약 못하면 패배.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방법을 짜고자 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이걸 역으로 젠부샤쓰 해버리네."

"쇈 합류가 좋았어!"

탑 다이브 타이밍.

강첸이 뒤로 스르르 빠졌다.

궁극기 합류각을 보기 위해서다.

'글로벌 궁극기 서포터라는 게 있지.'

차후에는 상당히 보편적인 개념이 된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그렇지 않다.

라인전에서 궁극기 못 쓰잖아?

운용법이 연구되지 않은 탓이다.

이렇듯 상체를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

강첸과는 서열 정리가 됐기에 연습을 강요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쇈 자체가 쉽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탑을 해야 할 때 다른 포지션 유저들이 십중팔구 고를 정도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건.

싸아앙……!

혼자 남게 되는 원딜 쪽이다.

나 홀로 포탑을 지켜야만 한다.

케빈의 공포를 간접적으로 체험한다.

모르피나가 점멸-궁으로 물어온다.

자칫 허겁지겁 도망가기 쉬운 상황이다.

위기의 상황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타, 탕!

타, 탕!

때릴 수 있는 만큼 때린다.

점멸은 고르키가 앞부스터 할 때까지 아낀다.

부스터에 이어 앞점멸로 억지 킬각을 잡아온다면.

푸슝!

타, 탕!

응전을 하며 속박각을 주시한다.

속박만 아니면 최소 죽을 일은 없다.

힐이 가진 순간적인 이속 증가로 피해낸다.

「세나의 복수다!」

그리고 쏟아낸다.

총구는 상대를 겨누고 있지 않다.

'살기만 할 거면 바로 점멸 쓰면 됐겠지.'

귀찮게 똥꼬쇼를 할 필요가 뭐가 있어.

아무리 피지컬에 자신이 있어도, 괜한 리스크를 짊어질 필요는 없다.

짊어질 필요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다다다닥!

쏟아지는 탄환들.

상대가 피하자 착탄지를 달리한다.

미니언 웨이브가 대신해서 녹아 사라진다.

타, 탕!

푸슝!

쿨타임이 돌아온 대쉬기로 포탑에 안착한다.

남은 원거리 미니언들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쭉 뺐으면 빅 웨이브가 통째로 나갔어.'

포탑 압박까지 생각하면 1킬 이상의 값어치다.

탑에서 본 이득을 페이백 해줘야 한다.

글로벌 궁극기 서포터가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서포터가 아니라 내가.

혼자 남은 원딜러가 독박을 쓴다.

방금만 해도 조금만 엇나갔으면 구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것도 결국은 내가 고생하는 전략이긴 해.'

전략적인 관점에서 좋아 보임에도 불구.

의외로 잘 사용이 안되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만큼 실전 난이도가 더럽게 높게 책정된다.

중간의 톱니바퀴 역할을 해줘야만 한다.

그러자 다른 느낌으로 조화를 이루게 된다.

상체의 움직임에 삐걱대는 현상이 줄어든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아군이 적에게 당했습니다!

물론 완벽할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격차가 좁혀질 뿐이다.

바텀의 압박도, 내 똥꼬쇼로 흘리는데도 한계가 있다.

롤드컵 우승팀 출신의 정글러와 서포터.

달라진 게임 상황 속에서도 대응을 해온다.

시야를 장악하고, 아군의 움직임을 제한하려 든다.

'근데 그게 다야.'

잘한다.

괜히 사파리 조련사가 아니다.

어린이 대공원이나 에버랜드쪽으로 보직 이동이 되지 않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럼에도다.

모든 프로팀의 경기는 결국 한 가지에 의해 결론이 난다.

실제 경기를 하는 선수들의 시점과는 다르다.

시청자들의 눈에는 경기의 유불리가 한눈에 보인다.

대놓고 숫자로.

철컥!

숨어있던 모르피나가 날린 속박이 적중한다.

낚시 플레이.

멍하니 길을 가던 랙싸이가 험한 꼴을 당한다.

〈사고가 일어났네요…….〉

〈Vlcl이 다시 스코어를 큰 폭으로 리드하는 그림입니다.〉

10 대 5

쇈 서폿의 활약이 주축이 되어 역전이 일어나나 싶었다.

하지만 일장춘몽 잠깐의 꿈에 불과했다.

-역시 Vlcl이 이기네

-운영 면에서 앞서있지

-한국 선수들이 잡다한 건 잘하니까ㅋ

-중국 선수들은 뭘 잘하는데?

LPL, 중국의 롤챔스다.

그렇게 정의를 하기엔 최근 판국이 참 가관이다.

엑소더스에 의해 한국 선수들이 대거 유입된 결과다.

정규 시즌 1라운드가 지나며 대략 적응이 됐다.

개개인이 워낙 유명 선수이기도 하다.

맏따도, 단디도 보증이 된 카드다.

「39.6k」 vs 「35.9k」

벌어진 글로벌 골드의 격차가 적나라하다.

누가 봐도 Vlcl이 유리하게 이끌고 있다.

그 이상을 보고 있는 팬들도 제법 있다.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미니맵.

들여다 보면 파란 점이 더 많이 찍혔다.

박은 와드 개수, 시야가 더 널찍이 분포됐다.

솔로랭크에서는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보고도 당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니 말이다.

하지만 대회에서는 예비 득점의 동의어다.

「파멸의 비를 맞아라!」

용 한타의 대치 상황.

람블이 시원하게 불비를 뿌린다.

시야가 있기에 과감한 이니시도 가능하다.

〈궁 대박이!〉

〈이건 Vlcl이 너무 이쁘게 잘 걸었는데요?〉

한타에서 시야의 중요성은 말해서야 입만 아프다.

스킬샷을 잘 박을 확률이 올라간다.

승률 또한 당연히 올라가야 하는데.

─더블 킬!

V5 마왕님이 학살 중입니다!

조금 색다른 구도가 펼쳐진다.

예상이 빗나간 합의점을 맞는다.

결과를 놓고 보니 오히려 손해가 된다.

〈아니, 쓸리는 그림이라고 봤는데…….〉

〈부시안이 옆에서 딜을 계속 넣었고, Vlcl 선수들의 실수까지 겹치면서 3 대 2의 교환이 돼버렸습니다?〉

딱히 잘 큰 부시안이 아니다.

라인전 단계에서 압박을 많이 받았다.

쇈의 로밍 탓에 디나이 당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묵묵히 성장했다.

빈 라인 CS를 찾아 먹으며 평범하게 말이다.

하지만 한타에서의 활약은 평범이라 보기 힘들다.

「기가 갤럭시 브레이커!」

한 번 손해 봤다고 승기가 넘어간 건 아니다.

Vlcl Gaming은 열심히 한타를 건다.

자신들이 유리한 시야 선점을 통해.

파샹!

타, 탕!

그럼에도 뭔가 불리하다.

앞라인 녹아내리는 속도가 다르다.

앞선 한타에서 느꼈던 그 정도가 아니다.

타, 탕!

푸슝!

스윽- 자연스럽게 미끄러진다.

앞대쉬에 이어 점멸의 활용.

적 딜러진의 코앞에서 겁 없이 때려 박는다.

* * *

서폿과 정글 차이가 날 때.

원딜이 힘든 건 라인전 뿐만이 아니다.

한타를 하는데도 애로 사항이 꽃핀다.

앞라인이 단단할 수밖에 없으니 당연하다.

아무리 때려도 잘 달지도 않고, 어쩌다 한 번 스치면 온갖 게 다 들어온다.

'근데 내가 앞라인 싸움을 할 생각이 없다니까?'

정직하게 싸우면 분명 그러하다.

그런데 내가 그럴 생각이 없다고.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딱 그 한 줄이다.

「짐은 포고령을 내렸다!」

진입기가 빠진 아자르.

별 생각 없이 화력을 지원한다.

고르키도 개틀링이 끝난 걸 확인했다.

타, 탕!

푸슝!

들어가서 쏟아 넣는다.

부시안 특유의 버스트딜.

잡기술을 활용하자 1초만에 박아 넣는다.

「세나의 복수다!」

궁극기의 잔딜로 마무리한다.

적 주요 딜러를 터트려버린다.

그러자 상대의 딜이 버틸 만하다.

탕!

타, 탕!

쇈의 궁극기가 덮어진다면 더더욱이다.

최대한 피하며 친다.

멈추지 않고 계속 친다.

인파이팅형 원딜은 과감해야 한다.

역진입각을 머릿속에서 계속 그린다.

이를 할 줄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현저하다.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니지.'

안 그래도 팔이 짧다.

잘못 들어가는 순간 리스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고숙련자가 없다시피 하다.

사실상 제 2의 고르키 느낌으로 쓰인다.

대회에서 2티어 원딜로 분류되는 이유가 있다.

내가 쓸 때에 한해서 한 꺼풀 달라지게 된다.

─더블 킬!

쇈의 도발이 상대를 마크한다.

그 잠깐의 사이에 박아 넣는다.

그냥 딜이 아니다.

'실천 압축딜이라고.'

똑같은 딜량을 뽑더라도 누구한테, 어떻게 박느냐에 따라 천지 차이다.

이렇듯 딜러진을 쏙쏙 골라 때리는 게 베스트다.

─트리플 킬!

전장의 지배자! V5 마왕!

상대가 아무리 유리하다고 한들.

결국 LOL이란 게임은 시간이 흐를수록 딜러진 실력 차이에 의해 승패가 결정된다.

이번 게임은 조금 극단적인 경우다.

'Vlcl은 잘하는 선수가 단디랑 맏따 뿐이라.'

초반에 확 터지지만 않으면 된다.

딱 그것만 신경 쓰면 되는 팀이다.

심지어 그 압박이 완벽하지도 않다.

LPL에서 활동한지 고작 한 시즌.

의사소통에 노이즈가 있을 것이다.

오더 타입이라면 그 불편함이 배가 된다.

중국 선수가 말을 잘 들어주지도 않을 테고.

스노우볼이 빠르지 않아서 버틸 만했다.

해당 선수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일이다.

「파멸의 비를 맞아라!」

두 번의 한타 대승.

그럼에도 상대는 지치지 않는다.

리심이 진입하며 람블의 궁이 퇴로를 막는다.

또다시 한타를 걸어오고 있다.

극단적인 판단이 이해는 간다.

다른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그게 딜러진 차이가 나는 팀이 이기는 유일한 방법이야.'

서폿과 정글의 영향력이 살아있을 때 게임을 끝내야 한다.

자꾸 조급하게 부딪혀오는 까닭이다.

그런데 아무리 구도를 잘 잡고, 아무리 앞라인이 잘 버텨줘도.

타, 탕!

타, 탕!

내가 이렇게 열심히 때리는 동안 고르키는 간을 본다.

기껏해야 탱커들 겉피를 한 번씩 맛보는 게 전부다.

펑!

포옹!

당연하게도 저런 깔짝딜이랑 포킹은 거품이다.

설사 딜량 그래프가 비슷하게 나와도 말이다.

실질적인 딜량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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