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0화 (150/201)

그런 면에서 봤을 때 V5는 무서운 팀이다.

강팀들도 긴장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경시하는 시선도 있다.

「星仔」

2일 전。

이제 와서 잘해봤자 뭐해ㅋㅋㅋ

4위 안에는 절대 못 들 텐데

7위따리 주제에 플옵 가는 상상이라도 했나?

-어림도 없지!

-남은 대진 IC, Royal, EDCㅋㅋㅋㅋㅋㅋㅋㅋ

-마두쉨 거품 빠지고 광탈하는데 1만 위안 건다

-R갈들 정모 열린 장소가 여기인가요?

2라운드에 와서 V5가 기세를 탔다.

3연승이라는 유의미한 반전을 써내리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는 또 별개의 이야기다.

수능을 한 달 남기고 공부가 잘된다고 막판 뒤집기가 가능할까?

하물며 한 달도 아니고 한 1주일로 생각하는 게 맞다.

그 정도로 주어진 시간과 여건이 촉박하다.

1승 5패라는 최악의 스타트.

1라운드와는 비교도 안되게 치열해진 경쟁.

상대하는 팀도 하나하나가 만만한 팀이 없다.

■ 1경기

-LCD Gaming vs Royal Club

■ 2경기

-IC vs V5 Esports Club

많은 것이 걸린 대진의 날이 다가온다.

* * *

정규 시즌 2라운드.

중반 가량이 흘러가면 슬슬 경우의 수라는 게 좁혀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계산하기가 쉬운 팀이다.

〈V5는 한 번이라도 지면 자력 진출이 불가능합니다.〉

〈아무래도 그렇죠……. 1라운드 때만 해도 순위권 경쟁에서 사실상 도태되다시피 했거든요?〉

정규 시즌은 플레이오프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다.

상위 네 팀만이 그 발판을 밟을 자격을 얻는다.

이를 결정하는 건 정규 시즌의 최종 성적이다.

1라운드와 2라운드 경기의 합산.

1라운드를 전패하다시피 한 V5는 불리하다.

경쟁에서 도태되다시피 했다는 해설자의 말은 정곡이다.

-1승 5패면 거의 전패나 다름없는데ㅋㅋ

-ㄹㅇ 목숨 1스택 남음

-이걸 사네각

-3연승을 해도 아직 승률 반타작이 안된다는 점

상대팀들이 어중이떠중이도 아니고.

하나하나가 전세계에서 긴장하는 강팀이다.

현재 LPL의 위상은 작년과 비교할 수가 없다.

「[IEM] 한국 독주체제 깼다! 준우승 거머쥔 LPL」

「[IEM 칼럼] 값진 준우승. LPL은 '진짜' 보여주지도 않아」

「[인터뷰] Team ME '스피리트' "아직 월클이라는 사실 증명해 기뻐"」

불과 1주일도 되지 않은 이야기다.

국제 LOL 대회 중 하나인 IEM.

그 우승을 북미의 TSL이, 준우승을 중국의 Team ME가 차지했다.

아쉬울 수 있어 보이는 결과지만 실상은 아니다.

LPL의 주전력인 동부 리그에서는 출전을 하지도 않았다.

워낙 경쟁이 심해, 권위 낮은 대회에 나갈 여유가 없던 탓이다.

반대로 한국은 GOO Tigers와 맛밤 엔투스가 출전했다.

현재 LCK 정규 시즌 최상위권을 지키는 강팀.

그럼에도 3,4위라는 믿기지 않는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

5일 전。

이번 IEM으로 LPL의 위상을 전세계에 떨쳤다고 봐도 무방하지

동부 리그팀 중 하나만 나갔어도 무조건 우승이었을 테니까

-LCD나 IC만 나갔어도 개박살ㅋㅋ

-세계 최고의 리그는 LPL이다!!

-한국은 SKY T1이 출전하지 않았잖아?

웨이보主- 겨우 그 하나 때문에 뒤틀릴 전력 차가 아니지

안 그래도 중화사상이 팽배한 나라.

차오른 국뽕이 폭발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

이를 감안해도 그럴 듯한 김칫국인 것도 사실이다.

LPL은 동부와 서부의 수준 차가 뚜렷하다.

그러니 동부의 상위권팀들은 얼마나 강하겠는가?

V5의 남은 대진이 막막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V5에게는 안 좋은 결과죠?〉

〈첫 경기에서 LCD Gaming이 Royal Club을 2 대 1로 잡아내면서 1,2,3위가 굳어지는 분위기가 돼버렸습니다.〉

마지막 한 자리.

4위인 IC를 넘어서야만 한다.

현재 LPL East에서 가장 주목 받는 팀을 말이다.

「[LPL East] 최강 EDC 잡아버린 IC, 이변의 신호탄 쏘나?」

「[LPL East] 연이은 이변! IC, Royal Club을 잡으며 깜짝 4위」

1,2위팀을 차례로 격파했다.

V5와 달리 예상을 뒤엎는 반등도 아니었다.

삐걱댔을 뿐, 정규 시즌 1라운드부터 저력을 보여주었다.

약점이었던 탑라인.

선수를 교체하자 색깔이 확고해진다.

강력해진 상체는 최강팀을 상대로도 위력을 입증했다.

최근 꽃핀 IC의 기세는 실로 무서울 정도다.

오늘 경기를 이기면 사실상 플레이오프 확정이다.

남은 대진들도 강팀들이 없어 마음이 편한 상태다.

와아아아-!

그에 반해 한 시도 속이 편할 수가 없다.

V5의 선수들이 입장한다.

홈 경기장답게 팬들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와아아아아아-!

그 이상으로 쏟아져서 문제다.

상하이는 V5의 연고지이지만, IC의 연고지이기도 하다.

홈 스테이지로서의 이점은 서로 없는 채 경기를 치러야만 한다.

〈오늘 경기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POINT OF THE MATCH.

경기 시작에 앞서 늘상 짚는다.

해설진이 한두 마디 거드는 정도다.

그렇게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

대부분 엄 대 엄으로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오늘에 한해서는 조금 치우쳐진다.

〈매치업을 보자마자 오늘은 V5가 힘들겠구나.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어째서죠?〉

〈IC를 상대로 상체 힘싸움을 버티는 그림이……, 상상이 잘 안되잖아요?〉

IC는 LPL에서 약간 이질적인 팀이다.

남들이 원딜 자랑을 할 때, 홀로 상체에 힘을 집중했다.

완성된 파괴적인 스노우볼링은 EDC와 Royal Club에게도 먹혀 들었다.

그보다 약한 V5에게 먹히지 않을 리가 없다.

해설진의 극단적인 예상도 일리가 있다.

실제로 두 팀의 경기 구도는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友」

4일 전。

결국은 그거네

상체가 먼저 터지냐

하체가 먼저 터지냐

-누가 먼저 터트리냐 싸움ㅋㅋㅋ

-상체가 쉬울 거 같은데?

-해봐야 알지ㅋㅋ 부시안 들고 개패면 모름

-밴되겠지

시작하는 첫 번째 세트의 밴픽.

밴이 됐다.

〈부시안을 망설임도 없이 자르네요.〉

〈이렇게 밴을 할 만한 챔피언은 절대 아닌데 마왕 선수가 정말 성룡처럼 잘하다 보니까…….〉

그냥 잡는 것만으로도 조커픽이다.

그런 느낌이 드는 광경을 숱하게 연출했다.

이어진 밴들도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 이해가 된다.

〈크레이브즈, 쇈. 전부 V5가 최근에 사용한 카드들이죠?〉

〈밴카드 3개를 전부 바텀에 쏟았어요! 이건 정말 여러 의미로 IC의 각오가 느껴집니다.〉

빠르게 상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픽들.

이를 자르는 판단은 얼핏 옳아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자충수가 되기 십상이다.

일반적으로 밴은 상체에 주로 쓰인다.

상성과 챔피언폭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즉, 자신들은 뭘 잡아도 이길 자신이 있다.

와아아아아-!

관중석에서 함성이 쏟아진다.

팬들 입장에서는 막싸움만큼 재밌는 게 없다.

야흐오, 리심, 말카림, 대놓고 격전의 상체를 구성해온다.

IC.

전통적인 상체 강팀이다.

차후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더사이-밍-쿠키가 아닌, 츠타이-까까오-쿠키 라인업인 정도다.

기본적인 색깔 자체는 비슷하다.

벌써부터 상체가 삐걱거리고 있다.

라인전 비명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결국은 어느 쪽이 먼저 뚫느냐의 싸움인데.'

충분히 예상하고 있던 흐름이다.

그런 만큼 대비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상대가 예상 이상으로 격하게 맞이해서 문제다.

두구두구두-!

반대쪽 탑라인.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말카림의 발굽에 담긴 기세가 진심이다.

퍼억-! 박음과 동시에 나타난다.

포탑 옆 수풀에서 리심이 튀어나온다.

그것도 부족할까 야흐오까지 한손 보탠다.

─퍼스트 블러드!

아군이 당했습니다.

나름대로 체력 관리를 잘하고 있었다.

하지만 3인 다이브에는 얄짤이 없다.

IC가 자랑하는 극강의 공격성이 드러난다.

'솔직히 방법 자체는 존나 뻔해.'

1. 미드&정글이 주도권을 잡는다.

2. 탑이 라인전을 유리하게 점한다.

3. 몰려가서 다구리로 조져버린다.

정말 별 게 없다.

라인 주도권 바탕으로 찍어 누른 걸 조금 더 장황하게 설명했을 뿐이다.

하지만 실현시키는 건 별개의 문제다.

「다대기!」

미드 라인에 복귀한 야흐오가 밀려오는 CS를 받아먹는다.

로밍의 과정에서 손해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그만큼 움직임이 깔끔했다는 방증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쪽 턴은 거의 없는 셈이라.'

주먹을 크게 휘둘렀을 때.

다시 한 번 휘두르려면 당겨야만 한다.

그 과정을 프로씬에서는 턴이라고 부른다.

상대쪽에서 공격할 기회를 가진다.

IC가 탑 다이브를 친 대신, 우리는 미드 라인 이득이나 반대쪽 시야 장악이나 카정이나 역설계 같은 기타 등등의 여러가지를 할 수 있었다.

'그걸 못한다고.'

깔끔하게 치고, 깔끔하게 빠졌다.

턴은 쌓이고 쌓인 라인 주도권이 대신 지불했다.

IC의 상체 중심 운영은 간단하면서도 파괴적이다.

피융!

샤락-!

그에 반해 바텀 라인.

압박을 하고 있지만 신통치 않다.

라인전에 힘을 주는 픽들이 밴된 탓이다.

'이즈레알은 잘 쳐줘야 중하위권이지.'

정말 잘 쳐줘도 그 정도다.

배인 같은 지약챔이 아닌 이상 못 이긴다.

안 그래도 라인전을 리드하는데 애로 사항이 있는데.

포옹!

두두두두-!

상대가 작정하고 가드를 올렸다.

한나의 실드를 받은 고르키가 밀려오는 CS를 받아먹는다.

'저렇게 대놓고 버티면 뚫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거지.

수비적인 픽과 수비적인 마인드가 더해지면 억지로 여는데도 한계가 있다.

강제로 열 만한 힘을 가진 픽도 아니다.

포옹!

폭죽탄이 멀리서 날아온다.

미니언 한 마리를 간신히 챙긴다.

디나이를 당하고 있음에도 고르키는 웃고 있다.

'버티면 이긴다는 생각일 테니까.'

지금 이 순간에도 상체는 불안불안하다.

어느 쪽으로 기울어질지.

굳이 상상을 해봐야 속만 쓰려진다.

피융!

샤락-!

스킬샷을 살짝살짝 적시고 있다.

도저히 만족할 수준의 성과가 못된다.

서로 마나가 동날수록 고르키는 더욱 웃는다.

'일반적으로는 그게 맞는데.'

이렇게 되리란 걸 알고 임했다.

이즈레알 들고 라인전 솔로킬 따면서 혼자 무쌍 찍는 어림도 없는 상상 따위 하지 않았다.

전략이라는 건 현실 감각을 가져야 비로소 성립된다.

슈우웅……!

먼저 라인을 푸쉬하고 귀환 타이밍을 잡는다.

그리고 빠르게 복귀한다.

걸어서가 아닌, 텔레포트를 타서.

'이즈레알은 텔레포트를 들어야 돼.'

차후에는 보편적인 수준을 넘어 거의 필수가 돼버리는 선택이다.

들었을 때와 들지 않았을 때의 차이가 너무 크다.

스킬 기반형 원딜이라 마나 소모가 심하다.

피융!

파삭-!

스킬을 쏨과 동시에 마나가 오른다.

여제의 눈물방울.

초반에 빠르게 뽑아 스택을 올려줘야 아이템 진화 타이밍도 앞당겨진다.

피융!

광채의 검의 묻은 마법 화살.

앞비전도 서슴지 않으며 때린다.

타워에 가둬 두고 숨 쉴 틈 없이 압박한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탑이 터져서 문제다.

불과 1분 전만 해도 심각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바텀도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

샤라라락-!

궁극기가 스쳐 지나간다.

몰래 귀환을 타던 고르키가 긁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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