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1화 (151/201)

마나가 바닥난 상황에서 체력까지 달리게 되자.

아군 구리가스가 술을 마시며 달려온다.

최근 정글러로 서서히 쓰이는 추세다.

그 위력에 대해서는 익히 아는 바가 있다.

파아아앙!

술통 폭탄이 대충 흩뿌려진다.

얼핏 봐도 조잡한 숙련도.

하지만 뽀록이 나오기 좋은 스킬이기도 하다.

한나는 저 멀리.

고르키는 운명을 달리.

배달의 민족답게 오는 배달 가리지 않는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앞비전으로 깔끔하게 받아먹는다.

그 의미는 압박 중이었기에 더욱 무겁다.

툭! 툭!

이즈레알 특유의 가벼운 평타.

패시브 5스택을 유지하고 있어 빠르다.

광채의 검까지 돌리며 포탑을 철거한다.

"끝까지?"

"대포 웨이브라 충분히 부숴."

포탑 방패가 없던 시기다.

앞서 촉촉하게 적셔두기도 했다.

한 번에 쭉 밀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없는데.

슈우웅……!

텔레포트가 있는 건 나뿐만이 아니다.

당연히 고르키가 아니라 상대 탑.

그것도 매우 잘 큰 말카림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간이 배밖으로 나올 만도 하지.'

미드의 백업과 한나의 복귀.

그보다 늦지만 고르키도 부활 중이다.

시간을 조금만 끌어도 포탑을 지킬 수 있다.

"젠부?"

"샤쓰."

반갑게 맞이해준다.

흔해 빠진 잡기술의 응용이다.

상대가 텔레포트를 탔을 때 도착하는 위치는.

샤라라락-!

포탑 뒤쪽.

정확히는 넥서스를 바라보는 방향이다.

오자마자 이즈레알의 궁이 스치고 지나가며.

꽈앙!

투웅!

온갖 게 다 들어간다.

말카림은 즉시 궁극기로 덮쳐온다.

CC기 무시 효과와 피흡을 바라는 듯하지만.

─적을 처치했습니다!

침착하게 비전으로 피한다.

그리고 브라운의 패시브를 터트린다.

아무리 잘 컸어도 때리면 결국 죽기 마련.

'인생 덧없어.'

텔레포트의 숙련도.

이미 고이고 고여 썩은 물이다.

* * *

IC의 압도적인 리드로 시작했다.

파괴적인 다이브는 힘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파삭!

그 흐름이 어느새 끊긴다.

미드를 점거한 한 명의 양아치.

툭!

파삭!

이즈레알이 라인을 틀어막고 있다.

IC로서는 굉장히 곤란한 흐름이다.

파삭!

샤락-!

고르키를 향해 앞비전.

무시하지 못할 찰과상이 쌓여만 간다.

포션을 빨지만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다.

"젠부?"

"샤쓰 못해."

IC의 한국인 선수 중 하나다.

쿠키는 KTX B팀에서 건너왔다.

약간이나마 배운 어눌한 중국어로 고개를 젓는다.

젠부샤쓰 하기엔 이즈레알의 유틸성이 너무 좋아.

심지어 파랑 이즈라 방어력이 높다.

어설프게 물다가는 카이팅 당해 비벼질지 모른다.

'어떻게 해야 하지?'

그렇다고 무작정 대치를 하기엔 상대가 큰다.

결단을 내릴 만한 경험이 부족하다.

중국 선수보단 나아도, 아직 베테랑은 못된다.

"사이드 자르자 사이드!"

IC의 메인 오더를 담당하고 있다.

정글러인 까까오의 말에 무조건 따른다.

現IC의 에이스이며, 前KTX B팀의 간판 스타다.

그 오더에 따라 설계가 이루어진다.

바텀 포탑을 끼고 파밍하는끠?

재롱잔치가 빠졌을 때 덮치면 순삭이 가능하다.

하아!

이~쿠우!

부쉬에서 튀어나온 리심이 음파를 맞힌다.

그리고 돌격해 바로 찬다.

누가 봐도 방생각.

「우리에게 돈!」

야흐오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차인 자리에서 그대로 터지고 만다.

끠즈?그렇게 싱싱한 횟감이 되었지만.

슈우웅……!

텔레포트를 타고 있다.

위에서는 구리가스가 한 박자 늦게 다가온다.

"으컁컁! 젠부샤쓰각이다."

"젠부샤쓰! 젠부샤쓰!"

오는 건 마찬가지다.

말카림도 똑같이 텔을 탄다.

서포터는 자신들이 훨씬 빠르다.

미리 설계를 했기 때문이다.

수적인 우세를 바탕으로 싸그리 몰살할 수 있다.

앞선 다이브에서 체력 손해도 거의 없었다.

포탑을 끼고 싸워도 이길 만한 전투다.

그 설계가 틀렸다고 보기는 힘들다.

한 가지 사소한 문제가 있었을 뿐.

파삭!

한 명이 아니었다.

나루와 이즈레알이 동시에 튀어나왔다.

"어?"

"젠부샤쓰?"

"죽여 이 개새끼!"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곳곳에서 욕설과 함께 격한 반응이 터져 나온다.

폭력 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린 것이다.

LPL에서는 그다지 드물지도 않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선수들이 감정적으로 싸우는 경향이 크다.

과다한 공격성이 일어나면서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다.

그리고 애초에 앞서 오더가 오갔다.

싸우자며?

다시 판단을 수정하기엔 언어가 익숙지 않다.

쿠워어어어-!

그림자의 습격이 쏟아진다.

삼종신기가 나온 말카림은 어마어마하게 세다.

원딜러 하나쯤 종잇장처럼 찢어버리는 게 주특기.

파삭!

샤락-!

맞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동시에 말카림은 또 하나의 약점을 가진다.

들어가면 못 나옴.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아비규환.

뒤엉켜 싸우고 있다.

그래도 일단 IC의 성장이 우세하다.

중반 타이밍에는 상체의 힘이 돋보인다.

얼핏 싸워볼 만한 그림이다.

하지만 실상은 역시 다르다.

이즈레알을 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주요 궁극기가 전부 빠졌다.

어설프게 접근해봤자.

파삭!

얼음 장판이 접근을 불허한다.

아니, 퇴각도 허락하지 않는다.

어느새 마나소드까지 완성되어 강렬하다.

─더블 킬!

트리플 킬!

V5 마왕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지각한 브라운과 합을 맞추며 하나하나 정리해 나간다.

바텀 교전이 V5의 대승으로 끝이 나고 만다.

〈원딜이 갑자기 짠! 텔레포트를 타고 등장하는 바람에…….〉

〈저희도 깜짝 놀랐어요. 선수들도 당황했다는 게 움직임에서 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텔을 들지 않는 포지션이다.

아니, 들 일이 없는 포지션이다.

상정을 못했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블루팀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하지만 과정이야, 사정이야 어찌 됐건 대가는 치러야 한다.

V5가 한타를 대승했다.

전리품으로 용을 유유히 챙긴다.

밴픽 단계에서는 의아함을 금치 못했던 해설들도 이제는 격찬을 쏟아낸다.

〈낯선 선택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훌륭한 선택이 되었죠?〉

〈방금도 IC가 걸기는 엄청 매섭게 잘 걸었거든요. 텔이 아니었으면 이런 반격이 절대 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결과는 중요하다.

때로는 과정이나 근거보다 더욱.

실제 성과를 거두고 있으니 호평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파삭!

이즈레알이 또다시 미드에 서있다.

그 존재감은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신기한 화살」

외치자 고르키가 사라져있다.

마치 그런 느낌이 드는 광경이다.

─전장의 지배자! V5 마왕!

앞비전과 함께 몰락을 쪼옥 빤다.

생각지도 못한 폭딜에 고르키가 터져 버린다.

-저게 죽어??

-살벌하게 때리네……

-마왕의 이즈레알은 뭔가 달라

-부시안도 다르지 않았음?

자신들이 알고 있던 이즈레알과는 다르다.

멀리서 QQQQ 포킹만 하는 모기 새끼 말이다.

호전적인 플레이가 보는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파삭!

정글이 따땃하게 데운 레드 버프.

그리고 블루 버프까지 미드 대신 먹는다.

킬에 이어 CS와 에픽 몬스터까지 독식한다.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의미는 다른 원딜들보다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잘 큰 이즈레알.

한 마리의 파리와도 같다.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큰 파리인 Gauromydas heros급으로.

파삭!

꼴리는 순간 갑자기 치고 들어온다.

몰락검을 쭉 빨며 순식간에 욱여 넣는다.

샤락-!

파삭!

그 폭딜은 알고 있던 수준이 아니다.

서포터 하나의 체력쯤 순식간에 빨아낸다.

궁극기를 써서 밀쳐도 엉덩방아일 뿐이다.

〈우와아! 한나 점멸 빠졌어요.〉

〈이거 빨리 안 오면 미드 2차 밀리지 않나요?〉

마치 암살자.

흔하디 흔한 포킹 이즈와는 다르다.

자신의 존재감을 과감하게 드러내고 있다.

시야를 확보해놓고, 피지컬을 믿고 설친다.

상대가 도저히 무시할 수 없게 만든다.

사이드 라인, 날개 운영을 못하도록.

"미드 못 막아?"

"못 막아. 싸워야 돼."

강제로 불러들인다.

잡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든다.

상대로 하여금 선택을 강요시키고 있다.

이~쿠우!

어쩔 수 없이 방호를 탄다.

그리고 차낸다.

IC로서는 덮치는 게 최선의 판단이다.

한타 개시의 신호가 된다.

양팀 사이드가 텔레포트로 합류한다.

아니, 한 마리는 이미 달려오고 있었다.

두구두구두-!

속도는 곧 힘.

말발굽이 땅을 박찬다.

특유의 기동성으로 측면에서 이즈레알을 노린다.

쿠워어어어-!

「우리에게 돈!」

회피 불능의 강제 습격이다.

궁극기로 미끄러지며 박는다.

기세를 실은 그 일격은 어지간한 원딜러는 한 방에 폭사시킨다.

심지어 그 뿐만이 아니다.

말카림이 박은 적은 밀려난다.

이는 야흐오에게 절실한 에어본 역할도 해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