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8화 (158/201)

그렇게 전략과 조합 색깔을 확정 짓는다.

그러는 사이 부스 밖은 난리가 난다.

머리 아픈 밴픽보다 팬들에게 중요한 것은.

〈솔직히 첫 번째 세트는 우즈의 캐리 욕심이 있었어요.〉

〈사실 아무리 우즈라고 해도 애초에 배인 쓰는 메타가 아니잖아요?〉

첫 번째 세트의 패배는 충격적이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자다.

중국 내 최고 팬덤을 무시하기 힘든 해설진이 상황을 정리한다.

「江科?」

3분 전。

우즈가 드디어 진심이 되었다

치비르를 꺼내 들었어

더 이상 봐주지 않겠다는 거지

-주제 파악 못하는 종간나 새끼들 족치라우

-그놈의 우즈는 몇 단계 변신까지 있음?

-프리저=우즈설ㅋㅋㅋ

-어그로 끄는 놈들 무슨무슨 법으로 신고 완료!

실제로 웨이보에서 가장 여론을 얻고 있다.

우즈가 우즈 했을 뿐.

우즈의 팬이기에 더더욱 잘 아는 부분이다.

「花花世界」

2분 전。

우즈의 약점은 자기 자신이다

멘탈만 극복하면 적은 없다

「美?人生」

1분 전。

잘 참았어

꽃길만 가자 우즈야!

.

.

.

게임 중에 간혹 억지를 부린다.

그로 인해 체면이 상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결국은 훌훌 털고 일어난다.

Royal Club의 넥서스.

바로 우즈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공교롭게도 넥서스는 상대팀에도 있었다.

〈마왕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 액션 영화를 본다는 감상을 받습니다.〉

〈어…… 네, 네!〉

혹시 주윤발 이야기가 나올까 당황을 금치 못한다.

다행스럽게도 중국 공안의 검열은 피해갔다.

〈스토리고 위기고 뭐고 결국은 주인공이 이기는 그런 로망 같은 게임을 하잖아요?〉

〈확실히 IC전의 임팩트는 아직도 지워지지 않죠.〉

부정을 할래야 할 수가 없다.

그럴 만한 경기력을 펼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경기를 혼자 펼친 게 아닌 것도 사실이다.

-이젠 배인 안 함?ㅋ

-R갈들 필사적으로 뇌리셋 중

-응, 치비르는 우리 우즈가 훨씬 잘해

-캐리형 원딜로 후반 가면 우즈가 압살하지

우즈가 어떤 선수인지.

중국 내에서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한국에서 테이커한테 미드 잘하냐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

〈두 선수 모두 팀의 넥서스라는 소리를 듣는 선수들인 만큼 기대가 경기네요!〉

한 해설자의 너스레.

포장이라 볼 것만이 아니다.

마왕도, 우즈도 그러한 무게감이 있는 선수들이다.

두 개의 넥서스가 충돌한다.

한 치의 과장이 없는 표현이다.

분명 시작 단계에서는 그런 느낌이었지만.

* * *

같은 챔피언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파루스는 편차가 심한 편이다.

'파루스가 크게 세 종류가 있는데.'

첫 번째 세트에서 활용한 것.

기본적인 치명타 아이템 세팅이다.

높은 AD로 적당히 포킹하며 후반까지 도모한다.

배인처럼 라인전이 약한 원딜을 상대로는 특효약이다.

한타에서 오히려 맞딜로 찍어 누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당연히 약점도 존재한다.

구웡!

시작된 두 번째 세트의 라인전.

적팀의 서포터 광우스타가 울부짖는다.

'저런 덩치들한테 엄청나게 약하지.'

기본적으로 뚜벅이 원딜러다.

CC기 박으면 꼼짝 못한다.

현재 파루스가 쓰이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

동시에 상대의 의도도 훤히 드러난다.

조합과 정글러 동선만 봐도 알 수 있다.

'무난히 중반 가겠다' 그런 낌새가 아니다.

"블랙 실드에 포인트 하나 더 줘."

"아니, 왜?"

"까라면 까."

"……."

급박한 경기 중에 일일이 설명을 늘여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이 당장 도래하고 있기도 하다.

상대의 무빙이 심상치 않다.

쳐맞던 상대가 은근슬쩍 앞으로 나온다.

그 의미에 대해 구체적인 해석을 붙이는 건 사치다.

쿵! 쾅!

내 감을 믿기 때문이다.

광우스타의 쿵쾅이 들어온다.

동시에 텔레포트 기둥이 솟고, 랙싸이가 와드에 체크된다.

'블랙 실드를 올려도 광우스타가 뚫을 수가 있어.'

W를 박고 패시브딜로 비비다가 내려치면 된다.

혹은 랙싸이가 Q를 던져서 뚫을 수도 있고.

갱킹이 오는 상황에서는 변수가 많다.

촤락!

툭! 툭!

이를 원천 봉쇄하는 잡기술이다.

모르피나의 블랙 실드가 뚫리지 않는다.

그에 따라 광우스타의 에어본이 무효화된다.

'이런 상황을 예견해서 모르피나를 가져오는 건 기본이고.'

그 이상까지 해내야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다.

상대의 CC기를 연계를 흘린다.

카이팅을 해볼 각이 나온다.

철컥-!

모르피나의 속박이 랙싸이를 붙들었다.

그 위로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낸다.

파루스-모르피나의 누킹이라면.

'1초만 더 맞아주면 잡았겠지만.'

랙싸이가 점멸로 빠졌다.

치비르도 힐을 써서 도와줬다.

숫자가 차이 나는 만큼 쫓을 수는 없다.

아쉽다면 아쉽지만 명백한 이득이다.

단순한 갱회피.

방금의 상황은 그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찰칵!

귀환해 아이템을 구입한다.

이전 세트와는 조금 상이하다.

아니, 일반적인 선택과는 괴리감이 있다.

'확실히 일반적인 파루스는 아니지.'

현재 시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나중 시점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다.

아니, 비슷하게 따라할 수는 있어도.

쿠루룩!

결코 같은 느낌이 안 난다.

파루스의 관통 화살이 쏘아진다.

이에 맞은 광우스타의 아픔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촤락!

쿠루룩!

한 번 더 화살이 들어간다.

포킹 파루스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었던 이유다.

? 파루스

Q - 관통하는 화살

아이엠 스나이퍼! : 재사용 대기시간이 조준과 동시에 시작합니다.

단적으로 Q스킬의 쿨타임이 매우 짧다.

풀차징시 거의 연속으로 쏘는 것도 가능하다.

라인전 견제력이 이전 세트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쿠루룩!

한 대씩 툭툭 맞혀주면 좋아 죽는다.

광우스타는 덩치가 커서 맞히기도 쉽다.

한우, 아니 중우를 감칠맛 나게 조리한다.

'그런데 중국은 소가 그리 유명하지 않지.'

한우나 와규는 들어봤어도 중우는 듣도 보도 못했다.

실제로 중국인들은 소고기를 그리 즐기지 않는다.

돼지고기나 닭·양고기가 훨씬 주류다.

그에 적합한 한 마리가 눈앞에 보인다.

치비르를 향해 화살을 장전한다.

날리자 스킬 실드로 유유히 막아버린다.

'스킬을 막으니까 카운터,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리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파루스의 평타 사거리가 훨씬 길다.

그리고 스킬 견제는 말해서야 입만 아프다.

촤락!

쿠루룩!

여눈을 사왔다.

어차피 마나는 넘쳐 난다.

이렇게 압박하여 몰아 넣기만 해도 스노우볼은 굴러간다.

콰라락-!

6레벨을 찍자마자 날린다.

부패한 촉수.

맞는 순간 필킬이라는 것을 상대도 알고 있다.

실드가 빠진 치비르는 점멸을 쓴다.

그 대신 뒤에 있던 광우스타가 맞는다.

아직 6레벨을 못 찍은 광우스타는 소고기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모르피나의 속박이 확정으로 연계된다.

그 자리에서 그대로 해체쇼가 열린다.

이 모든 것이 초반갱부터 이어진 설계다.

'상대가 턴을 소비했잖아.'

프로 레벨에서의 갱킹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부러 각을 주어 갱킹이 오도록 유도했다.

랙싸이도 허구헌날 바텀만 봐줄 수는 없다.

텔레포트도 당연히 쿨타임이 존재한다.

실패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를 일만 남았다.

'공격이 실패했으니 쳐맞을 일만 남았다고.'

Royal Club의 바텀 시팅.

탁월하긴 하지만 소모값이 크다.

약점을 파고든다면 이렇듯 게임이 편해진다.

이를 더더욱 극대화시키는 아이템 세팅이다.

방관 파루스.

아니, 포킹 파루스라는 표현이 좀 더 와 닿는다.

아예 너프가 된 이후에도 대회 무대에서 잊을 만하면 출연한다.

'그만큼 전략적으로 좋은 픽이거든.'

라인전이 강하다.

일단 그거 하나만으로도 먹고 들어간다.

초반 동선과 전투 지역을 짜기가 매우 수월해진다.

쿠루룩!

전투 전 설계 능력도 탁월하다.

용한타의 대치 상황.

파루스가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원딜러 주제에 포킹이 가능하다.

이즈레알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

묵직한 화살이 적 진영에 꽂힌다.

구리가스와 아링도 무언가 던진다.

자잘하게 긁어두기만 해도 의미가 크다.

대치 구도의 이득은 곧 한타의 우위로 연결되니까.

─아군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용을 공짜로 먹을 수 있다.

상대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다.

마치 포킹 조합에게 얻어맞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원딜러가 템트리를 바꾼 것만으로도 그런 느낌이 되잖아.'

포킹 파루스가 가진 위력이다.

라인전 강함과 중반 한타의 우위.

위 두 가지를 바탕으로 스노우볼을 손쉽게 굴린다.

이는 프로씬에서 엄청난 가치다.

현재 게임만 봐도 글로벌 골드를 3천 이상 벌렸다.

이렇듯 용을 하나둘 챙겨두는 것도 장기적으로 압박이다.

타랑! 탕, 탕탕!

「조심해」

물론 그 이상 뚫는 게 힘든 것도 사실이다.

치비르는 라인 클리어가 무척 좋다.

배인과 달리 초반이 약하지도 않다.

'그래서 보통 해설자들이 아~ XX팀 더 굴려야 되는데요 이러잖아.'

장점이 큰 만큼 단점 또한 명확하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유통기한이 찾아온다.

전통 원딜러에 비해 존재감이 현저히 줄어든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다.

확실히 나중 시점에서는 그러하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쿠루룩!

유통기한조차 없다.

쏘아진 관통 화살이 치비르를 뚫는다.

그 직전에 스킬 실드를 켠 반응 속도는 훌륭하지만.

'그렇게 막는 것도 한두 번이지.'

쏘기가 무섭게 다시 활시위를 당긴다.

재사용 대기시간을 풀로 맞추면 가능하다.

포킹 파루스의 진가가 드러나는 시간이 왔다.

* * *

흘러가는 두 번째 세트.

그 내용은 조금 아쉬울 수 있다.

-치비르 잡아도 털리는데?ㅋㅋ

-응 후반 가면 우즈가 밥 먹듯이 캐리해

-우즈 뱃살이 캐리를 하도 먹어서 찐 것도 모르지?

-R갈들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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