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yal Club의 팬들에게는 말이다.
글로벌 골드도, 포탑도 밀린다.
용도 벌써 두 마리나 뒤쳐졌다.
하지만 승산이 없는 건 아니다.
이보다 더 불리했던 상황.
마왕의 치비르는 역전했으니까.
「?影ぁ無痕」
1분 전。
슬슬 드라마 시작이다
최후의 승자는 우즈인 거 알지?
「黑?白~」
57초 전。
크게 불리한 거 아니야
침착하게 파밍만 하면 돼
우즈만 키워 제발!
.
.
.
그보다 할 만한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팀의 파워 차이가 솔직하게 난다.
버틸 만한 명분도 충분하다.
〈글로벌 골드 차이가 극단적으로 벌어진 것도 아니고……, 용 두 개 정도면 아직 여유가 있거든요?〉
〈Royal Club도 줄 건 주면서 우즈 키우기를 하려는 생각 같습니다.〉
이전 세트는 워낙 빠르게 굴러갔다.
배인이라는 픽의 한계.
한 번 말리면 버티는 능력이 전무하다.
쿠루룩!
「노력은 인정해주지!」
그에 반해 치비르.
쏘아진 화살을 스킬 실드로 막아낸다.
타랑! 탕, 탕탕!
「조심해」
그리고 라인 클리어도 착실하다.
이렇듯 꾸역꾸역 성장하면 내가 우즈다!
존재감을 뽐낼 기량이 있는 선수인 건 맞는데.
쿠루룩!
그럴 시간을 주지 않는다.
활시위가 쉴 새 없이 당겨진다.
한 방, 한 방에 담긴 위력이 이전 세트와는 다르다.
와아아아-!
격이 다르다.
스치자 관중들의 함성이 자연스레 터져 나온다.
-치비르 반피ㅋㅋㅋㅋㅋ
-방관 파루스 존나 세네
-예능인가 했더니;;
-저거 내가 먼저 했는데!
그냥 파루스가 아니다.
공격력과 관통력을 극대화했다.
그런 신통방통한 시도를 해보는 사람이 꼭 있다.
쿠루룩!
하지만 중요한 건 어떻게, 그리고 잘 쓰느냐다.
납득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째서 파루스로 포킹만 하고 있는지.
촤락!
쿠루룩!
스킬 데미지가 이야기를 해준다.
심지어 비 오듯이 계속해서 쏟아진다.
이에 두 번이나 스친 치비르가 뒷걸음질 친다.
미드 라인에 모세의 기적이 펼쳐지고 있다.
Royal Club은 서성이는 것도 눈치 보인다.
괜히 나갔다 촉수라도 맞으면 사망이다.
─블루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미드 1차에 무혈입성 해버린다.
세상 허무하게 스노우볼이 굴러간다.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해설진이 말을 잃었다.
〈아니, 파루스가 포킹으로 그냥 뚫어버렸는데요??〉
〈아마 최근 패치로 관통하는 화살 쿨타임이 짧아진 영향 같긴 한데…….〉
흔하디 흔한 비주류 챔피언의 상향 패치다.
하지만 실질적인 딜 패치도 아니고.
별다른 주목은 받지 않았다.
그런데 템트리가 다르다.
재사용 대기시간이 갖춰졌다.
관통하는 화살의 실질적인 쿨타임이.
쿠루룩!
쿠루룩!
정비를 하고, 블루까지 먹고 왔다.
초장거리 저격이 3초 마다 쏘아진다.
관중들이 파루스의 활 끝만 보고 있을 지경이다.
와아아아-!
경기장 4할은 맞는 쪽.
나머지 6할은 피하라는 쪽.
게임의 주도권이 손도 쓸 수 없이 넘어가 있다.
〈계속 맞으면 미드 2차도 위험해져요.〉
〈이건 줄 건 줘 하면서 주기에는 너무 크죠!〉
단순한 포킹.
그런데 너무 세고, 너무 잦다.
가랑비에 옷 젖는 수준이 아니라 소나기다.
맞고만 있다가는 전부 내줘야 할 판이다.
이 악물고 버티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없다.
Royal Club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우리가 걸어야 돼."
"맞고 시작하면 답 없다."
첫 세트는 그냥 라인전 단계에서 터졌다.
조합도 극단적인 원딜 시팅.
배인이 망한 순간 게임도 같이 끝났다.
하지만 이번 세트는 그렇지 않다.
나름대로 밸런스를 갖춘 조합이다.
라인 클리어도 적절하게 되는 편이다.
쿠루룩!
쿠루룩!
미친 듯이 쏟아지니 버틸 수가 없다.
파루스의 궁도 계속 의식해야 한다.
이 악순환을 끊는 방법은 단 하나.
─블루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미드 2차가 허물어진다.
동시에 글로벌 골드가 5천까지 벌어진다.
하지만 Royal Club도 대책 없이 내준 건 아니다.
쿵! 쾅!
광우스타가 빙 돌아왔다.
나무카이도 어느새 텔레포트를 탔다.
이니시가 제대로 걸리며 한타가 시작한다.
"젠부샤쓰!"
"젠부샤쓰!"
약간의 파워 차이는 상관없다.
포킹 조합은 결국 물리면 죽는다.
포킹 조합의 카운터인 돌진 조합이기도 하다.
타랑! 탕!
결정적으로 우즈의 치비르.
멘탈이 나갔어도 중체원은 중체원이다.
공격적인 포지셔닝으로 부족한 성장을 보충한다.
─Royal 우즈(치비르)님이 V5 퍼즐(아링)님을 처치했습니다!
아링이 달려들어도 쪼는 일이 없다.
스킬 실드로 유혹만 적절하게 막아낸다.
맞딜을 퍽퍽 욱여 넣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광경.
Royal! Royal! Royal! Royal! Royal!
현장의 수많은 팬들을 고취시킬 만하다.
도서관 같았던 Royal Club의 팬석.
어느새 흥분이 떠나가질 않는다.
-우즈! 우즈! 우즈! 우즈! 우즈! 우즈!
-믿고 있었다고 젠장!
-역시 中체원……
-그 말린 상황에서도 우즈는 우즈야
커뮤니티와 채팅창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팀인 만큼 당연하다.
여론이 일방적으로 치우쳐진 건 어쩔 수 없다.
실제로 전황이 유리한 것도 맞다.
Royal Club의 앞라인은 듬직하다.
나무카이와 광우스타는 쉽게 죽지 않는다.
문제가 있다면.
쿠루룩!
앞에서 맞아준다고 능사가 아니다.
그대로 뚫고 지나간다.
파루스의 관통 화살은 글자 그대로 적을 관통한다.
흥분해 진격하던 우즈.
그만 피하지 못하고 스친다.
체력이 묵직하게 깎이며 움직임이 저지됐다.
촤락!
툭! 툭!
그 사이.
파루스가 앞라인을 툭툭 때린다.
포킹 챔피언의 모양새를 띄고 있긴 하지만.
─V5 마왕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그 본질은 원딜러다.
완성된 마나소드가 묻은 평타로 문지른다.
요우무의 영혼검을 켜자 그냥 원딜러나 다름없다.
─더블 킬!
한 방, 한 방이 더 묵직할 뿐이다.
모르피나의 보조를 받고 카이팅한다.
나무카이와 광우스타를 결국 잡아낸다.
"벌써 죽었어?"
"아니, 포킹 챔프한테……"
믿을 수가 없지만 현실은 현실.
정신을 차리자 주위가 달라져 있다.
전황이 유리하기는 커녕 극도로 불리하다.
쿠루룩!
더더욱 불리해진다.
잠시 상황을 곱씹고 있었다.
그 잠깐의 망설임이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두 번째 화살이 우즈의 미간을 스친다.
관전 시점에서는 답답할 수 있다.
아니, 이걸 또 맞아줘?
'…….'
하지만 우즈 입장에서는 다르다.
화면 저 끝.
마우스를 올려야 겨우 보이는 멀리서 무언가가 자꾸 날아온다.
그 주기가 긴 것도 아니다.
심지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실수해서 두 대 스치자 게임 오버.
와아아아아-!
V5의 팬석에서 함성이 쏟아진다.
그런 흥분의 도가니와는 대조적이다.
나머지 절반 이상의 관중석이 마치 도서관이라도 된 듯 조용하다.
─블루팀의 억제탑이 파괴되었습니다!
한타의 패배.
스노우볼이 안 굴러갈 수가 없다.
불리해지는 게임 상황이 Royal Club팬들의 가슴을 쓰리게 만든다.
-이거 아직 모른다
-운이 나빴음. 다시 싸우면 이겨
-억제탑 빨리 터지면 파밍하기 좋아
-R갈들 정신 승리는 어디까지 이어지누……
하지만 게임의 패배는 아니다.
이렇듯 불리한 상황.
역전할 수 있는 포텐셜이 있는 선수다.
마왕도 하는데 우즈라고 못할 게 뭐냐?
팬들은 아직 희망을 접지 않았다.
그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겠으나.
〈V5가 한타를 대승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즈가 죽었고…….〉
〈물론 아직 게임이 끝난 건 아니지만 아프네요.〉
넥서스.
특징은 딱 한 가지 있다.
무너지는 순간 게임을 패배한다.
넥서스라 비유된다는 건 그만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LOL이라는 게임의 특성상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죽더라도 죽은 느낌이 아니어야 한다.
그런 얼토당토않은 헛소리가 와 닿는 광경이 있다.
적어도 방금 전 광경은 아니었다.
우즈의 죽음은 Royal Club의 패배처럼도 느껴진다.
쿠루룩!
반대로 죽지 않았다.
파루스가 탑라인을 타고 진격한다.
그 화살 끝은 이전과 비교도 안되게 날카롭다.
경기장에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한 방, 한 방의 위력이 절대적이다.
원거리 저격으로 상대의 수성을 매몰차게 공략한다.
"못 걸어?"
"점멸 기다려야 돼."
"아니, 아…… 그만 좀 맞으라고!"
이에 속수무책으로 농락 당한다.
이전 한타와도 같은 승부수.
걸어보기에는 소모값이 너무 컸다.
스펠도, 시야도, 라인 관리도 포기하고 걸었던 한타다.
또 한 번 걸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도 좀 많이.
쿠루룩!
쿠루룩!
이를 결코 기다려주는 일이 없다.
보다 과감한 위치에서 숭숭 날린다.
-포킹만 안 맞아주면 되는데……
-저걸 어떻게 안 맞아ㅋㅋㅋ
-우즈라면 모른다
-오즈 제발 우즈!
원딜러가 맞는다면 치명상이다.
지금까지는 어찌저찌 잘 피하고 있다.
하지만 우즈의 피지컬이 제아무리 뛰어나도.
쿠루룩!
쏘고.
쿠루룩!
또 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