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걸 우리가 당하면 힘들어질 수도 있는 거잖아?"
"확실히 그렇네요."
간만에 날카로우시다.
감독이 롤알못이긴 해도 일을 안 하는 사람은 아니다.
최근에 기사도 하나 떴으니 알 만도 하다.
일련의 전략을 우리가 당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IC처럼 상체만 강한 팀.
파루스를 섞는다면 상당히 위협적이다.
심지어 요즘은 미드로도 쓰이는 추세다.
밴픽 단계에서 장난질이 가능하다.
스왑이 되는 픽은 프로씬에서 언제나 사랑 받는다.
'물론 우리 감독이 여기까지 보진 않으셨겠지만.'
대략적인 시선은 대동소이하다.
뛰어난 조커픽을 벌써 오픈해도 되느냐?
결과론적인 아쉬움을 내뱉는 것도 이해는 된다.
"괜찮아요."
"그래? 연습하는 게 있나 보지?"
"그것도 있고, 애초에 더 쓸 수가 없거든요."
"응?"
와 닿는 시점은 그리 멀지 않았다.
정규 시즌 2라운드.
플레이오프라는 종착지를 향한 여정이 끝이 났다.
「2015 LPL East 스프링 STANDINGS」
1. EDC 10승 2패 +16
2. LCD Gaming 7승 5패 +5
3. Royal Club 7승 5패 +4
4. V5 Esports Club 6승 6패 +1
5. IC 5승 7패 -3
6. Vlcl Gaming 4승 8패 -6
7. QG Reaper 3승 9패 -12
약 두 달에 걸쳐 진행되었다.
모든 팀이 두 번씩 자웅을 겨룬다.
1라운드에서 정해지는 듯싶더니, 중반에 이르러 비벼졌다.
그리고 막바지에 이르러 또다시.
엎치락뒤치락 끝에 1위부터 7위까지 나뉜다.
받아 든 최종 성적표는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다.
「???」
5일 전。
소리 질러 R갈 멸망!
「?打小萌物」
5일 전。
R갈들 이제 2위 따리 자위도 못하겠네ㅋㅋㅋㅋ
.
.
.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플레이오프권 팀이다.
상위 네 팀만 진출 권한을 가진다.
아주 크게 변동된 건 없다.
순위와 위상이 조금 달라졌을 뿐.
천상계라 불리던 Royal Club이 추락했다.
V5에게 당한 내상을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LPL East] 꼴찌팀의 역습! QG Reaper, 천상계를 끌어내리다!」
「[LPL 칼럼] 정규 시즌 마무리한 Royal Club. 굴욕의 3위」
7위팀인 QG Repear가 고춧가루를 뿌렸다.
평소와 달라진 경기력을 발휘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최근 멘탈이 상한 우즈의 실수까지 겹치며 완패를 당한다.
최종 성적 7승 5패 3위.
승점이 하나 밀려 공동 2위 자리마저 내준다.
1위를 경쟁하던 Royal Club으로서는 체면을 크게 구겼다.
하지만 어찌 보면 해프닝이다.
결국은 플레이오프에 진출에 성공했다.
반대로,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이 좌절된 팀도 있었다.
「[LPL East] 발목 잡힌 IC, 안도의 한숨 Vlcl. 치열했던 중위권」
정규 시즌 2라운드에 들어 떡상했던 팀이다.
IC는 새로운 탑라이너를 영입하며 기세를 탔다.
하지만 2라운드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한계가 드러났다.
상체 캐리.
초반에 굴리는 게 핵심이다.
굴리지 못하는 순간 패배고, 어찌저찌 굴려도 뒷심이 부족하다.
최종 성적 5승 7패 5위.
플레이오프의 꿈은 물 건너간다.
자연스럽게 한 팀이 반사 이익을 얻는다.
「[LPL East] EDC, V5의 6연승 저지! 1위의 '위엄' 보여줘」
「[LPL East] EDC 압도적 1위 굳건, V5 4위 확정 PS 안착(종합)」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
기대를 모으지 아니할 수가 없다.
1위를 굳건히 지키는 EDC와 하극상을 하고 있는 V5가 충돌한다.
그 결과는 어찌 보면 필연적이었다.
자신들이 어째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지.
LPL 최고의 강팀다운 면모를 여실히 과시했다.
〈하지만 이렇게 정규 시즌의 지난 과정을 쭉~~ 놓고 봤을 때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잖아?〉
LPL 품평회.
정규 시즌이 끝나자마자 대대적인 특집이 있었다.
지난 경기들을 돌이켜 보면 플레이오프의 향방도 예측을 해본다.
데이터가 쌓여있기에 못할 것도 없다.
방송에 출연한 전문가들의 개인 의견.
갈리는 부분은 있어도 한 가지는 일맥상통하고 있다.
〈바텀의 전략적인 시도가 날카로워. 플레이오프에서도 활약이 기대돼.〉
〈그건 확실히……, 강팀을 향한 비수가 될 만하지.〉
마왕의 플레이 스타일은 독보적이다.
단순한 실력의 고하를 따지는 게 아니다.
보통 원딜들이 하지 않는 것들을 나서서 한다.
-원딜러가 초반부터 적극적임
-파루스도 마왕이 먼저 썼잖아ㅋㅋ
-응 사이비 원딜^^
-짱박혀서 갱이나 부르는 R갈 주인님은 털리셨지?
그 전략이 상당히 유효하게 먹혔다.
V5의 반등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러자 다른 팀들도 하나둘 따라하기 시작한다.
정규 시즌 후반부.
파루스를 필두로 유틸형 원딜들이 주목 받았다.
빠른 템포로 이끌어나가는 운영으로 변수를 만든다.
상위권의 몇몇 팀들이 발목 잡힌 이유였다.
메타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한 것.
반대로 메타를 선도하는 V5는 고평가 받을 만하다.
〈EDC, Royal, LCD……, 동부 진출팀은 전부 원딜 중심 팀이야.〉
〈EDC는 그래도 상체가 센 편이잖아?〉
〈그래서 졌지. 하지만 V5도 상체가 고점을 못 찍어본 선수들은 아니거든.〉
이적 이전에는 말이다.
V5에 와서는 플레이가 추해졌다.
하지만, 정규 시즌 과정에서 점차 나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안정감을 되찾는다면 바텀도 탄력을 받게 된다.
전체적인 팀의 기량이 차원이 달라질 수 있다.
그 전조를 보여준 만큼 기대가 높아진다.
「十年一KE」
4일 전。
V5는 진짜 드라마네
1승 5패 7위따리에서 플옵 진출할 줄 누가 알았겠냐
-역시 드라마는 한류지
웨이보主- 앗……
-스토리는 막장인데 특유의 감성이 있어!
-진짜 개막장 팀이긴 함ㅋㅋㅋ 마왕은 빵즈라고 못 까겠어
그런 성장도 다음이 있을 때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6연승은 저지됐어도, 보여줄 만큼 보여줬다.
더 이상의 저평가는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다.
「繁?落幕」
4일 전。
'그 돼지'- 팀빨로 크고 캐리한 척함
마왕- 초중후반 멱살 잡고 캐리함
-이거지ㅋㅋㅋㅋㅋ
-응 잘하니까 키우는 거야
-하…… 억지로 까는 거 역겹네 ㅡㅡ
-R갈들 눈물의 실드 쳐보지만 어림도 없죠ㅋㅋㅋㅋ
반대로 최근 난조를 보이고 있는 우즈.
안티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까대고 있다.
안타깝긴 하나, 원래 e스포츠 생태계가 그러하다.
팬들이 워낙 성화다.
평가가 급변하는 일은 일상이다.
체면을 구기자마자 득달같이 물어뜯는다.
「?默已久」
4일 전。
니들이 우즈보다 더 롤 잘해?
니들이 우즈보다 더 춤 잘춰?
니들이 우즈보다 더 종아리 짧아?
니들이 우즈보다 더 콜레스트롤 많아?
이 남자도 눈물있고
이 남자도 사연있고
이 남자도 속상하고
이 남자도 글읽는다
좋은 말로 할 때 앞으로 우리 우즈 욕하지 마……
웨이보主- 우즈팬이라면 꼭 퍼가!
-2년차팬으로서 완전 공감 가네요
-우즈가 요즘 폼은 떨어졌어도 춤은 LPL 원탑 맞지
-키보드도 잘 부숴!
물론 팬층이 콘크리트인 선수다.
약간 하향세를 탄 정도로는 기스밖에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만큼 이전과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같은 선상에서 비교를 받고 있다.
중체원 경쟁에 당당하게 입후보 했다.
플레이오프 예상과 맞물리며 마왕의 평가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플레이어 여러분, 반가운 소식입니다! 5.5 패치를 만나보실 시간입니다! 」
대격변이 예고된다.
* * *
e스포츠, 특히 LOL은 일반 스포츠와는 다르다.
단순히 피지컬이 뛰어나고, 춤을 잘 추고, 판단력이 좋다고 폼을 유지할 수 있는 업계가 아니다.
쿠루룩!
LPL West 정규 시즌 마지막 주.
Team ME와 KF eSports가 맞붙었다.
동부 리그에서 달라진 메타의 바람은 이곳 서부 리그에도 분다.
〈KF eSports가 바텀이 약점인 팀인데…….〉
〈예.〉
〈이렇게 파루스를 가져가면 바텀 주도권을 밀리지 않을 수 있거든요.〉
부지런한 코치들은 해외 리그도 챙겨본다.
같은 LPL이라면 따질 것도 없는 일이다.
하물며 마왕과 워낙 각별한 관계다.
-마왕이 직접 가르쳐줬나?
-그건 모르지ㅋㅋㅋ
-근데 메타 흡수는 잘한 듯
-파루스 잡으면 최소 반반은 가잖아
한때 몸 담았던 팀인 만큼 당연하다.
청두 LDL.
결과적으로 웃픈 해프닝으로 끝이 났지만, 안섹의 Team King을 잡고 KF eSports를 승격시킨 일등공신임은 자명하다.
한국인 코치가 있기도 하다.
아직도 가끔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다.
얼마 전, 실제로 자문을 구한 적도 있었다.
'왜 하지 말라는 거지?'
게임 이해도가 어지간한 코치보다 뛰어나다.
이를 솔직하게 인정하기에 물어보았다.
선구자이니 아는 것도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게 웬걸?
들려오는 대답은 회의적이다.
앞으로 메타가 변할 테니 쓰지 않는 게 낫다.
부연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너무 성급한 판단이 아닌지.
안 쓰기에는 스크림 성적이 잘 나오고 있다.
대화를 하자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파루스를 어떻게 쓰는 것이 좋나.
팀차원의 전략적인 이야기였다.
「퇴각을 저지하라!」
탑라인 상황.
이랠리야가 공세에 나선다.
아군 정글을 믿고 과감하게 들어간다.
구루룩-!
믿는 건 마찬가지였다.
랙싸이가 땅굴을 파고 있었다.
탑&정글 2 대 2로 교전이 크게 번진다.
─더블 킬!
KF 키드(이랠리야)님 학살 중입니다!
그 승자는 KF eSports였다.
팀의 에이스 자리에 어울리는 활약을 해냈다.
하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의아한 일.
〈스피리트 선수가 역갱을 치면서 정말 위험할 뻔했거든요!〉
〈KF 입장에서는 천만다행이네요. 쓰렉귀가 제때 안 나타났으면……, 최소 이기는 그림은 안 나왔을 겁니다.〉
그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었다.
쓰렉귀의 때 아닌 로밍.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달콤하게 생명을 구했다.
「해일이당-!」
물론 공짜는 아니다.
바텀에서 다이브가 실행된다.
인어의 파도가 거세게 일며 핑크스가 대포를 겨눈다.
1 대 2의 위기 상황.
다이브를 당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프로 대회에서 흔하디 흔한 대각선의 법칙이다.
와아아아아!
이를 받아쳐야 쏟아질 수 있는 게 함성이다.
파루스를 가져간 이유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콰라락-!
부패한 촉수로 진격을 저지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스킬샷.
촤락!
쿠루룩!
화살비가 노리는 건 상대가 아니다.
포탑에 밀려오는 미니언 웨이브다.
클리어하자 다이브가 저지된다.
〈이러면 KF가 기분이 너무 좋은데요?〉
〈완전 이득이죠! CS도 다 받아먹었는데!〉
정말 파루스이기에 가능했다.
다른 원딜이었다면 데스 내지 빅웨이브 헌납이다.
'좋지 않아?'
일련의 전략을 마왕으로부터 귀띔 받았다.
KF eSports는 만족하고 쓰고 있다.
실제로 성적이 크게 올랐다.
6위에서 5위로.
눈에 띄는 상승은 적어도 실질적인 성적 변동은 크다.
오늘 경기를 이기면 플레이오프 킹우의 수까지 생기는데.
-아, 이걸 지네
-ME가 근본이 있어서 초반에 터진 걸 잘 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