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안 트포 가나 본데."
"와~ 저게 언제 적 템트리냐."
한때 부시안의 템트리가 정립되지 않았을 적.
고르키랑 비슷하게 삼종신기를 올리는 게 추세였다.
하지만 시너지가 별로라는 게 밝혀진 한물 간 템트리다.
'그러면 그렇지. 월클급 템트리가 아니잖아~.'
상하는 타이밍이 훨씬 앞당겨질 것이다.
스피리트의 예상은 분명 틀리진 않았다.
* * *
치명타 아이템은 분명 세다.
삼신기가 갖춰지면 존나 생뚱맞은 챔피언도 딜이 나올 만큼.
'힐라카 이런 게 바나나로 툭툭 때려도 아프다고.'
아이템간 시너지가 미쳐 날뛰기 때문이다.
1+1이 2가 아니고 3이나 4, 혹은 그 이상이 된다.
때문에 나오는 게 오래 걸려도 꾸역꾸역 올리는 것이다.
다른 템트리는 결국 한계에 부딪힌다.
센 타이밍이 조금 바라보고 쓰기엔 계륵이다.
어설프게 유행을 선도하려는 것보단 있는 거 쓰는 게 낫다.
구루룩!
어설프지 않다면 상관없다.
시작되는 용한타.
파샹!
타, 탕!
랙싸이가 이 악물고 물러온다.
탱킹에 한참 자신 있을 타이밍이다.
샌드백을 자처하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슈욱…!
타, 탕!
몰락한 기사의 검.
두 번 때리는 패시브와 시너지가 탁월하다.
현재 체력에 비례한 %뎀이 쏠쏠하게 박힌다.
「재로 만들어주지!」
그렇게 풀딜을 박고 궁극기를 쏟는다.
랙싸이는 피해보려고 몸을 비틀며 안간힘을 쓴다.
'쳐맞아야지.'
몰락검 액티브로 이동 속도를 빼앗았다.
궁극기의 적중률이 타겟팅 수준이다.
결국 신경질이 났는지.
불쑥!
점멸로 띄어온다.
얼핏 최악의 판단.
하지만 연계가 있다면 이야기가 조금 많이 달라진다.
쿠워어어어-!
말카림의 궁극기가 쏟아진다.
맞은 시점에서 어쩔 수가 없다.
제아무리 잘 컸어도 원딜러인 이상 죽는다.
타, 탕!
푸슝!
그래야만 할 테지만 안 죽는다.
한 턴 버텨내며 카이팅을 박는다.
그 한 방, 한 방이 이전보다 뚜렷이 잘 박힌다.
「새까만 양날 도끼」
공격력: +40
체력: +400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20%
공격시 2초간 이동 속도가 상승하며, 적의 방어력을 깎습니다.
2코어로 올린 아이템 덕분이다.
소위 말하는 딜방템에 해당하는 것.
보통 브루저에게나 어울릴 능력치를 가졌다.
'이색적일 수 있는데.'
치명타가 항상 정답인 게 아니다.
각 챔피언마다 괜찮은 템트리가 있다.
파루스와 마찬가지로 부시안도 세분화된다.
미래의 지식을 하나 끌어 썼다.
브루저를 상대하기에 최적화된 세팅.
신발도 방어력이 붙은 어쌔신의 신발인 덕분에.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별 위험도 없이 잡아낸다.
방어력이 뜯겨나간 랙싸이와 말카림을 마무리한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그리고 핑크스.
나와 달리 딜이 나올 타이밍이 아니다.
아군 앞라인한테 물어 뜯겨 허무하게 사망한다.
'원딜로 억울하지 않으려면 알아서 잘 해야지.'
원딜러가 흔히 피지컬만 부각되지만, 프로씬 기준으로는 머리도 잘 굴려야 한다.
한 끗 차이의 승부에서 미리 들어두는 보험의 유무는 천지 차이다.
그래봤자 잔머리.
그렇게 폄하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이 합리적인 판단과 뛰어난 피지컬과 결합되면.
파샹!
슈욱…!
한타를 승리하고 주도권을 틀어 잡는다.
시야에 적 카시오가피가 들어온다.
W를 묻히고 몰락을 쭉 빨며.
「세나의 복수다!」
궁극기를 쏟아붓는다.
보통은 체력을 깎아내는 정도다.
상대도 무빙을 할 테고, 다 맞힐 수는 없으니까.
그게 가능해진다.
몰락검이 가진 이속 강탈.
양날 도끼가 가진 이속 증가.
─적을 처치했습니다!
전장의 지배자! V5 마왕!
카시오가피가 세상 억울하게 사망한다.
세나의 안마에 어깨가 분쇄된다.
'이 템세팅을 가면 궁극기만 잘 맞혀도 좋아 죽어.'
양날 도끼에 의해 방어력이 깎이기 때문이다.
중반 타이밍의 패자로 군림한다.
* * *
파샹!
타, 탕!
부시안이 앞대쉬한다.
브루저 입장에서는 참교육이 마려워진다.
쿠워어어어-!
그래서 건다.
말카림의 궁극기.
끈덕지게 물고 늘어지기만 해도 보통 껄끄러운 게 아니다.
체력이 깎이면 포지셔닝을 잡기 어렵다.
눈 먼 스킬 하나만 맞아도 죽기 십상이다.
팔이 짧은 부시안의 한타가 어려운 이유인데.
타, 탕!
푸슝!
가감이 없다.
총구가 멈추지 않고 불을 뿜는다.
오히려 수세에 몰려 도망가는 말카림을 향해.
「세나의 복수다!」
쏟아지는 총알을 랙싸이가 대신 맞아준다.
그 눈물겨운 팀워크가 의미 있는 상황이 아니다.
타, 탕!
타, 탕!
스킬을 쓰고 때린다.
대쉬기의 쿨타임이 줄어든다.
부시안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딜각이 형성된다.
〈정말 주……, 성룡 같은!〉
〈마왕 선수의 부시안은 언제 봐도 액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아요.〉
부시안은 결코 딜이 약하지 않다.
딜을 넣는 상황이 안 나와서 문제다.
이를 본인의 판단력과 피지컬에 더해서.
-정말 주…… 성룡 같네!
-말카림이 사신처럼 무는데 저걸;;
-템트리가 존나 단단하잖아
-신기하네. 저렇게 가고 딜이 나오네
템트리가 터프하게 단단하다.
얼핏 으아! 땅땅땅 빵!의 그분의 생각나지만 전혀 다르다.
원딜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으니까.
〈저게 원래 브루저들이나 올리는 아이템이잖아요.〉
〈전판도 그렇고 마왕 선수가 연구를 해왔다는 생각이 물씬 나네요.〉
새까만 양날 도끼 덕에 체력이 많다.
어쌔신의 신발이 가진 방어력도 쏠쏠하다.
사실 이런 것들은 피자 위의 페퍼로니에 지나지 않는다.
타, 탕!
결국 어떤 템을 가든 마찬가지다.
피자의 생명은 치즈, 원딜러의 생명은 평타.
딜각은 본인이 하기 나름에 달려있다.
촤학!
화악-!
흩뿌리는 맹독의 늪을 뛰어넘는다.
카시오가피가 마주쳐오는 두 눈.
푸슝!
타, 탕!
적당히 피하며 꾸겨 넣는다.
너무 자연스러워 상대가 우스꽝스러워 보일 지경이다.
-카시 하나도 못 맞히고 뒤짐ㅋㅋㅋ
-아니, Q 한 번만 맞혀도 이겼겠다
-채팅창에 챌린저 많네
-응, 니들이 하면 쫄아서 딜도 못 넣고 죽어
마치 그렇게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진실은.
탕! 탕!
이걸 들어와?
상대를 당황시키는 진입각과 목숨을 건 외줄타기다.
그만한 리스크, 짊어지는 건 이제 와서 새삼스럽지도 않다.
앞무빙을 밟으며 계속 때린다.
카시오가피의 맹독을 밟아주지 않는다.
체력 차이가 무의미하게도 역킬각이 잡히고 만다.
─트리플 킬!
전설의 출현! V5 마왕!
그 단단하고, 껄끄러운 앞라인이 무력하다.
무력하게 만들었다.
마왕의 부시안이 게임을 가볍게 지배한다.
〈부시안이 점점 괴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첫 1,2코어는 왜 저렇게 가지? 느낌이 들었는데 결국은 치명타 세팅이 완료됐어요. 양날 도끼는 최후의 숨결 대신이란 느낌이고.〉
당겨 쓰는 아이템트리.
반대로 말하면 제때 갚기만 하면 된다.
뜰 거 다 떠버린 원딜러의 슈퍼 폭딜은.
「평화가 함께 하시길!」
탱커고 나발이고 감당이 안된다.
가르마의 서포팅을 받으며 과감하게 한 편 때린다.
타, 탕!
액션 영화를 말이다.
적진에 용맹하게 진입한다.
적들은 물론 아군까지 놀래키는 무리수.
《말카림 안 보인다. 텔 타야 돼? 거기 다 있어?》
V5의 보이스 리코딩.
여기저기 갑작스레 핑이 찍힌다.
사이드를 돌던 웨이린이 깜짝 놀라 묻는다.
사전에 콜이 없었기 때문이다.
뒤늦게라도 텔을 타야 하나, 아껴야 하나.
스스로 판단을 못해서 허둥지둥 하고 있다.
대답이 들려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린다.
대답이 없다.
잠시 뒤에 한 마디 들려온다.
《이젠……, 없어.》
적을 섬멸하고, 피를 철철 흘리며 나오는 그 모습은 시대를 풍미했던 홍콩 느와르의 한 장면이다.
플레이오프.
정규 시즌과는 그 관심이 다르다.
글자 그대로 보는 인구수 자체가 배 이상이다.
「[LPL PS] Royal Club, 'Uzue' 앞세워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진출!」
「[LPL PS] 위기설 돌았던 V5 Esports Club, 3 대 0 대승하며 건재함 입증」
「[인터뷰] 저격 메타? No No! 마왕曰 "메타에 흔들리지 않아야 월클 가능해"」
LPL PS.
LPL 포스트 시즌이다.
당연하게도 동부 리그와 서부 리그 모두 참여한다.
중국의 전국이라는 시점에서 스케일이 급이 다르다.
한국으로 '도'에 해당하는 '성' 하나하나가 어지간한 나라 인구수에 준한다.
그런 '성' 수십 곳이 해당하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阿??」
3일 전。
부시안 레전드네 진짜ㅋㅋㅋ
"이젠 없어"
「Ridiculous」
3일 전。
정말 주…… 성룡급 카이팅
1인칭 시점으로 봤으면 지렸을 듯
「八戒不是妖」
3일 전。
주연: 부시안
감독: 마왕
진짜로 영화 한 편 찍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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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무대에서 활약을 펼친다?
인지도의 급상승은 따질 것도 없는 부산물이다.
거기에 더해 선수 본인의 평가도 제자리를 찾는다.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참…….〉
〈리엔청 해설이 말했던 것처럼 스토리고 위기고 뭐고 결국은 주인공이 이기는 그런 로망이 있어!〉
원맨팀 소리를 듣던 팀이다.
그런 만큼 평가가 낮았던 건 아니다.
하지만 그조차 차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도 색안경을 벗는다.
포지션 변경을 했든 안 했든.
챔피언폭이 치우쳐 있든 아니든.
〈사실 안 좋은 챔피언도 솔로랭크에서는 잘 쓰는 장인은 잘 쓰잖아?〉
〈갓렌 같은 예외를 제외하고는 다 한 명씩은 있지. 프로씬으로 수출되는 케이스는 극소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