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7화 (167/201)

결국은 잘한다.

잘해도 너무 잘한다.

메타 변화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예상을 뒤집어버린다.

-파루스로 쿠난의 허리케인 가는 건 진짜ㅋㅋ

-그거 템트리는 예전부터 있었음

-근데 왜 아무도 안 갔지?

-예능 취급 받았는데 무슨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선수.

그렇게 말하면 좋아 보이지만 최고의 평가까지는 대개 받지 못한다.

그걸 발휘하지 못하는 순간 슬럼프에 접어드니까.

반대로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들은 그 과정을 극복했다.

방법이야 케이스 바이 케이스.

한 가지 공통된 건 어떻게든 해낼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이번 스프링 시즌은 완전히 춘추 전국 시대가 도래했어.〉

〈V5가 진나라가 될 거라고 생각해?〉

〈그건 모르지. 확실한 건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 정도.〉

흔히 복잡하게 경쟁하는 관계에 춘추 전국 시대라는 비유를 쓴다.

다름 아닌 중국의 역사인 만큼 보다 진지하게 파고든다.

춘추 전국 시대를 종결시킨 진시황은 누가 될 것인지.

LPL 품평회에서는 격한 토론이 오간다.

반대로 커뮤니티.

라이트 유저들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고, 재미있는 건.

「?豁」

3일 전。

솔랭 파루스충으로 미어터지네ㅋㅋㅋ

-선몰락충 극혐임

-몰락까진 상관없는데 이후 템트리가;;

웨이보主- 치명타 없어서 씹노딜이지

-그걸로 딜 뽑은 마왕이 신기해

뒤바뀌는 솔로랭크 생태계.

원딜 메타도 춘추 전국 시대다.

프로 대회의 독특한 시도는 일반 유저들의 관심을 직통으로 이끈다.

대개 안타까운 결과를 낳는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어떻게 쓰는지를 모르고 쓰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도 일부 있지만.

「洪。小狼、」

2일 전。

중남들 완전 역겨워

템트리 감수성 떨어지는 거 봐ㅠㅠ

「Messiii」

2일 전。

왜 꼭 치명타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해?

그것도 하나의 코르셋이야!

.

.

.

이미 결과를 증명했다.

대체적인 여론은 호기심이 어려있다.

안티팬층에 의한 폄하도 변화가 일고 있다.

「守夜人」

2일 전。

부시안은 진짜 마왕 시그니처픽이다

저렇게 성룡급 전투씬 보여주는 선수가 없음

-성룡은 무슨 주윤발이지ㅋㅋ

웨이보主- 솔직히 그거나 저거나

-매경기 영웅본색 찍잖아~

-공안 신고 마렵게 만드네;;

사실 다 알고는 있다.

정치적 이슈로 중국 내에서 입지가 좁아진 것과 별개로 전설적인 행보를 밟은 명배우다.

입밖으로 말하는 것과, 실제 마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자국 내 통제가 확실한 중국이니 특히.

성룡 또한 시대를 풍미한 대스타였던 만큼 의미는 결국 일맥상통한다.

안티측이 가지는 일말의 자존심 정도다.

「[LPL PS] 멘탈 잡은 '우즈', OMC전 캐리하며 클라스 증명했다」

「[LPL PS] 또 이겼다! Royal Club 결승전 단 한 걸음 남겨둬」

상황이 달라진 측면도 있다.

당시만 해도 Royal Club이 워낙 침체기였다.

안 그래도 우즈 멘탈이 오늘내일 하는 시점에 패배했다.

그것도 7위팀한테.

기분이 완전 다운될 만도 하다.

그 사건으로 말미암아 미운털이 단단히 박히게 되었다.

「云烟成雨.」

2일 전。

요즘 마왕도 귀여운 것 같지 않아?

부족한 실력으로 잔머리 굴리는 것 보면 딱한 것 있지~

-쓰니 눈에 살 찐 거 아니야? 그 마두가 귀여워 보인다고?

웨이보主- 지금 내 말에 공감 안 해주는 거야? 어이없어

-헐~ 쓰니야 상처 받았다면 미안해ㅠㅠㅠ

-나는 쓰니 말에 완전 공감해 2222

하지만 이제는 여유가 생겼다.

사람이 원래 여유가 없으면 신경질적이 되고 만다.

냉정히 놓고 바라봤을 때 정규 시즌 당시 명승부를 펼쳤던 상대다.

정규 시즌 3·4위.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기어 올라간다는 점에서도 애착이 붙는다.

Royal Club의 팬들도 마왕을 인정해주는 분위기다.

「吳少年」

1일 전。

나 방금 결승에서 우즈랑 마왕 만나는 꿈꾼 거 있지

마두가 또 꼼수 써서 1세트 지는 거야ㅠㅠㅠ

우즈 멘탈 나가서 경기장 분위기 싸해지고

그런데 우즈가 갑자기 씩 웃잖아

그리고 2,3,4 세트 하드 캐리해서 이겼어ㅠㅠ

끝나고 둘이 악수하는데 완전 훈훈해

막 이래 나 정신 나갔나 봐ㅠㅠㅠ

-헐 쓰니 상상력 뭐야~ 완전 설레

-방금 머리 띵했어. 이거 완전 예지몽 아니야?

웨이보主- 내가 실수한 부분 있으면 피드 부탁해!

-대박 대박 대박 쓰니 글 웨이보에 퍼갈래!!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이다.

두 선수 모두 각자의 팀에서 캐리를 도맡고 있다.

공감 능력이 좋은 여성팬들 입장에서는 비슷하게도 느껴진다.

정규 시즌에 못 다 이룬 마무리.

이대로 쭉 올라가면 결승전에서 만난다.

리매치를 바라는 기류까지 은근히 형성된다.

* * *

미래의 템트리를 끌어 쓴다.

그것이 얼핏 신박해 보일 수도, 좋아 보일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근데 그게 아니지.'

대충 써도 좋은 것이 OP.

알고 써야 좋은 것을 최적화라 부른다.

내가 쓴 건 후자에 가깝다.

「猪?友小N」

9시간 전。

AS파루스 씹노딜인데?

치비르랑 똑같이 3코어인데 노딜이라고 욕 먹고 게임 지네

모르고 쓰면 이런 소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똑같이 3코어를 가니까 약하지.'

똑같이 막대기를 들어도 무술 장인에게는 봉이고, 일반인에게는 그냥 막대기다.

보통 이런 건 단순히 센 게 아니라 사용법을 준수해야 한다.

몰락 타이밍에 이득 보고.

빠른 파밍력으로 CS 쓸어 먹고.

반드시 해줘야 하는 플레이가 몇몇 있다.

'후반에 쓸 힘을 땅겨 쓰는 측면이 있어서.'

본다고 바로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상당히 심도 깊은 해석이 요구된다.

'미래의 템트리'라고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실상은 기본기의 응용이다.

특히나 AS파루스는 본인이 존나 잘해야 한다.

평타를 미친 듯이 파바바박 쑤셔 넣고.

여차할 때 한타도 확 열어버리고.

그럴 자신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다재다능과 쓰레기는 한 끗 차이.

괜히 캐리해야 할 때 가져가는 진지픽이 아니다.

"내가 그냥 랄라 할까? 보조하는 픽하면 좀 더 쉽게 이길 것 같은데……."

그 캐리력이 조금 대단하긴 했다.

콧대 높은 팀원들에게 심적인 변화가 이는 것도 있을 만한 일이다.

"그냥 하던 거 해."

"한타 때 서포팅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내 캐리 부담 더 올리지 말고."

"……."

아무리 원딜 메타라고 한들.

서포팅픽을 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그것도 할 줄 알 때나 쓰는 거고.'

프로 선수들은 항상 챔피언폭으로 골머리를 썩는다.

일반 유저들 시점에서는 의아할 수 있다.

솔로랭크에서는 잘하던데 왜?

웬만큼 쓰는 거랑, 잘 쓰는 거랑, 프로씬 이해도를 섞는 것은 각자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재능이 있거나, 자신한테 맞는 타입이 아닌 이상이 시간이 꽤 걸린다.

전자도 후자도 해당되지 않는다.

억지로 시키는 건 자충수가 될 뿐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아무것도 안 하자는 건 아니다.

"파루스, 부시안 밴…… 뭐 먼저 잡을 거 있으면 잡아줄까?"

"그냥 아무거나 할게요."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

LCD Gaming을 상대로 진행 중이다.

상대의 밴픽에 고민의 결과가 엿보인다.

'별로 긴장은 되지 않지만.'

일전에 이겼던 상대다.

정규 시즌의 이야기지만 결코 의미가 없지 않다.

데이터도 있고, 팀원들도 자신감에 차있다.

뿐만 아니라.

─아군이 LCD 아콘(말카림)을 지목!

LCD Gaming에는 두 명의 탑라이너가 있다.

라인전이 강한 플레잉.

운영과 합류전이 좋은 아콘.

'근데 지금 메타는 아콘이 좋은 쪽이지.'

게임이 장기전 성향이 된 만큼 당연하다.

하지만 이미 검증이 된 내용이다.

플레잉보다 아콘이 더 상대하기 편하다.

─퍼스트 블러드!

선취점 소식이 울려온다.

내가 먼저 따지 않는 이상 악보로 시작되는 경기가 대부분이었다.

"나이슈!"

"정글 나이스 잘했네."

탑&정글 2 대 2 싸움.

간발의 차이로 셀줄아니를 먼저 잡았다.

의외일 수 있지만 슬슬 한 번쯤 터질 거라 생각했다.

'코치가 선수를 믿어주면 언젠가 보답하게 돼있어.'

느리고, 빠르고의 차이지.

아예 답도 없는 선수는 없다.

그런 사람은 애초에 프로게이머를 못한다.

팀의 중심을 쭉 잡아준 보람이 생긴다.

상체가 드디어 사람 구실을 하고 있다.

물론 이는 한 가지 배경 또한 깔려있다.

수비적인 메타.

상대는 후반 지향형 팀파이트픽을 한다.

하고 싶은 거 하는 아군이 라인전 단계는 유리할 수밖에 없다.

'대신 그만큼 리스크도 짊어져야 하는데.

조합적으로 불리함을 안고 가게 된다.

원딜러 입장에서는 특히 더 말이다.

상대보다 딜각 잡기가 어려워진다.

뭐, 언제는 그러지 않았을까?

사치스러운 고민이다.

* * *

조금 의외의 스타트를 끊는다.

V5의 상체가 득점한 것도.

V5의 하체가 평범한 픽을 한 것도.

타악!

그 무엇보다 관중들의 의구심을 잡아 끄는 건 주도적인 모습이다.

V5 정글러 트래쉬의 거미여왕이.

퍼엉!

콰흑!

혼자 다니던 코리아나를 끊는다.

아니, 끊을 뻔한다.

한나의 실드가 씌워지며 슈퍼 세이브.

상대의 재빠른 합류 탓에 역관광을 당할 뻔했으나.

「칙칙폭폭! 삐이익-!」

거미여왕이 거미줄로 한 타이밍 시간을 번다.

그 사이에 타이옵이 궁극기로 합류한다.

그렇게 아비규환으로 시작된 한타 속에서.

─더블 킬!

V5 마왕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핑크스의 대포가 불을 뿜는다.

평범하게 잘 큰 캐리형 원딜러.

이를 다름 아닌 마왕이 들고 있다.

그 파괴력은 상상한 그대로다.

킬을 먹고, 패시브가 터지자 미쳐 날뛴다.

핑크스가 딜을 잘 넣었기 때문도 있겠지만.

-웨이린 합류가 미쳤다!

-상체 각성했네ㄷㄷ

-이번 판은 진짜 강팀인데?

-뭐지? 어떻게 V5가 강팀이 된 거지?

상체가 판을 예쁘게 깔아줬다.

굉장히 낯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V5 하면 원맨팀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따라붙었으니까.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일련의 소리가 나오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

최근 하나의 유행어가 되고 있다.

기사 자체는 유달리 이상할 게 없어 보이나.

「[LPL PS] V5 Esports Club, 3-1로 승리하며 PO 3라운드 진출」

「[LPL 칼럼] 7위에서 4강으로! V5는 어떻게 강팀이 되었는가?」

어감이 입에 착착 붙는다.

약칭 '브어강'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辱偕忘。」

4일 전。

V5는 이제 진짜 잘하네ㄷㄷ

상체가 정신 차렸으면 말 다 했지

「相地任」

4일 전。

대체 어떻게 강팀이 된 거지?

신기하네 정말;;

.

.

.

정규 시즌 7위.

좋게 말해 7위지, 사실상 꼴등이다.

플레이오프 경쟁에서는 밀려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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