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6화 (186/201)

사실 말이 안되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코치들은 원하는 게 많다.

부모가 자식을 바라보듯 훌륭한 사람이 되어주길 원한다.

그 훌륭한 사람.

돼주는 자식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이를 해버리고, 오히려 주도적으로 팀의 성적을 끌어올린 수준이 아니었다.

"솔직히 모르겠어 난~. 어디 가서 우승팀 코치라고 말 안 하려고."

"창민이가 너무 많을 걸 해줬지. 많은 걸 배웠고."

"롤이라는 게임이 알면 알수록 심오해."

코치들도 롤을 못하지 않는다.

나이대가 젊고, 게임에도 재능이 있다.

아무리 종목이 달라도 한 분야의 전문가였다.

마스터 티어는 어찌저찌 찍어봤다.

선수들이랑 점수 차이가 크게 안 난다.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은 훨씬 더 해박하다.

만류귀종이라고 뭘 하나 잘하면, 비슷한 분야의 다른 것도 금방 잘해진다.

잘해지진 못하더라도 이론적으로는 꿰찰 수 있다.

다시 한 번 재고하게 된다.

정말로 한 분야의 극에 이르렀던 게 맞는지.

과거 처음 e스포츠판에 몸담았을 때 가졌던 도전 정신의 불씨가 되살아난다.

새로운 도전을 마지않았던 이유다.

그런 그들의 사정이야 어쨌건.

우승팀의 감독과 코치가 모두 떠났다.

일련의 사실은 대서특필할 만큼 엄청난 것이다.

통상적으로는 분명 그러하지만.

─V5는 대체 뭔 팀이야?

진짜 혜성처럼 나타났네

└그걸 진짜 몰라서 물어?

筆者- 갓직히 우승할 줄 몰라서;;

└사실 나도 모름ㅋ

└좆노근본팀인데 마왕이 혼자 개쩔어!

애초에 잘 모른다.

올라왔으니 경기는 봤어.

근데 어떤 팀인지 솔직히 아는 게 없어.

딱히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다.

준우승팀인 EDC만 해도 그러하다.

2014 LPL Spring, Summer 연속 우승의 쾌거를 거두고 나서야 제대로 된 팬덤이라는 게 형성되었다.

그마저도 기존 강팀인 Royal Club에 비하면 한참은 손색 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은 빼낸다는 속담이 있지만, 박힌 돌만큼 자리 잡는 과정은 또 별개라는 이야기다.

한 팀의 인기라는 게 생기는 과정은 보수적이다.

EDC도 클래식러브라는 중심축이 있기에 가능했다.

마찬가지로 V5도 그 중심축이 될 만한 선수가 있음이다.

─마왕이 진짜 대단한 신인이네ㄷㄷ

JCG Games- 승격 시킴

KF eSports- 승격 시킴

V5 Esports Club- 창단 첫 시즌 LPL 우승

우리나라 온지 아직 반년도 안됐는데 벌써 커리어도르임

└세상에

└승격? 승격은 쉬운 거 아닌가?

筆者- 저 팀들 LSPL에서도 빌빌 기었음. 거의 강제로 이긴 거

└한국에서 뭐하던 선수야? 아는 인민 있어?

명실상부한 V5의 에이스다.

MVP도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다.

마왕에 대한 평가는 이전과 차원이 다르게 급상승한다.

팀의 우승을 견인해서.

그것도 있지만 이전까지의 커리어도 재평가 받는다.

결과라는 것이 참 특이하고 재밌는 이유다.

「[인터뷰] 3연속 우승……, 가는 팀마다 우승시키는 마왕의 비결은?」

「[칼럼] '한국에서 온 귀인' 마왕 최창민, 데뷔보다 우승이 빨랐던 '근본'」

과거는 단순히 과거라는 사실이 아니다.

이를 바라보는 현재 시점의 견해가 밑바탕된다.

똑같은 성과라도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콩진호가 만약 우승이라는 흑역사를 남겼다면?

그 이전의 준우승 커리어도 빛이 바랬을 것이다.

이런 우스꽝스러운 해석도 붙을 수 있다는 소리다.

[最佳??]- 데뷔보다 우승이 빨랐다;; 와 태생이 미친놈이었네

[最佳??]- 마왕은 무조건 승리한다…….

[最佳??]- 그저 교주님!

정규 리그를 제외한 공식 대회.

개스파컵와 같은 맥락의 대회가 중국에도 있다.

대매시아컵이라고 1부와 2부가 뒤섞여 자웅을 겨룬다.

그 위상은 당연히 높을 수가 없다.

전략 실험, 서브 기용 etc……, 해보는 장이다.

떨어져도 기분이 나쁠 뿐이지 자존심 손상까진 연결 안된다.

하지만 무려 아마추어 시절 우승했다.

그 이후로도 놀라운 행보를 밟아나갔다.

LPL 우승이라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커리어를 이뤘다.

하나하나는 엄청나다고 볼 수 없다.

과정과, 결과가 뒷받침되자 비로소 무르익는다.

'근본'이라는 두 글자를 붙이기에 더할 나위 없어진다.

「克美日」

3일 전。

밴픽 유출하는 구단주 데리고도 LPL 우승을……

「夕?」

3일 전。

JCG 시절부터 교주님팬이었다 엣헴!

「如如」

3일 전。

난 개스파컵때부터 눈여겨 봤는데??

.

.

.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것을 중심으로 살을 더해간다.

중국 음식을 좋아하니까, 마라탕도 먹게 되는 것이다.

마왕의 인기 덕에 V5의 팬덤도 형성되는 추세다.

하지만 그 인기.

이미 쌓은 기존팀들과 비교하기 힘들다.

코치진이 다 나가버린 내부 사정과도 겹친다.

어쩔 수 없는 양보가 뒤따라야 했다.

* * *

섬머 시즌.

끝나고 나면 롤드컵으로 이어지는 건 지극히 자연스럽다.

마찬가지의 맥락이다.

스프링 시즌.

끝나고 나면 하나의 대회가 전세계의 팬들을 기다린다.

「2015 Mid-Season international」

약칭 MSI라고 불린다.

각 지역의 대표팀들이 출전하는 국제 대회다.

롤드컵 만큼 대대적이진 않지만 무시할 수 없는 상징성을 가진다.

─이번 MSI는 기대해도 되겠지?

LPL팀들이 돈을 쏟아부었는데

이래도 한국 못 이기면 진짜……

└이번에는 이기겠지

└나 방금 빵즈가 5연속 롤드컵 우승하는 상상함ㅋㅋ

筆者- 설마 말도 안되지. IEM도 우리가 준우승했는데

└Team ME가 국제전 먹힐 정도면 증명 끝난 거지

국제 대회는 은근히 있다.

얼마 전 치러진 IEM만 해도 그러하다.

중국팀인 Team ME가 나가서 준우승을 거뒀다.

하지만 그 뿐.

기분이 좋은데서 그친다.

왜냐?

각국의 최강팀들이 나오는 자존심 매치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MSI가 기다려진다.

각 지역 최고의 대표팀만 출전한다.

우승한다면, 최소 롤드컵이 치러지는 반년 동안은 우려먹을 수 있다

"우리 중 하나가 나가면 솔직히 우승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거든요?"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동의할 겁니다. 문제는 어디를 뽑느냐죠."

일반적으로는 당연히 우승팀이다.

스프링 시즌 우승팀의 폼도 좋고, 대의명분도 선다.

문제가 있다면 그 우승팀인 V5 Esports Club이 기형적이다.

마왕 원맨팀.

에이스를 빼면 전력이 좀 누추하다.

세간의 평가 그대로, 전문가들의 평가도 따라가고 있다.

아니, 그 이상이다.

"양보를 좀 해주셨으면 좋겠거든요. 이번에 코치도 공석이라 들었는데."

"무슨 소리야? 이미 다 알아봤는데."

"에이~ 그게 어떻게 하루아침에 정착합니까? 쪼옴!"

선수의 기량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피지컬적으로도, 팀플레이적으로도 대단하다.

게임을 아는 전문가일수록 더욱 고평가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실력만으로 설명될 문제가 아니다.

LPL 결승전의 우승.

조커픽의 역할이 컸다는 게 정설로 자리 잡고 있다.

'그걸 해줄 코치가 없잖아?'

'우리 이번에 못 이기면…… 잘린다고!!!!'

LPL은 엄청난 투자를 받고 있다.

푸얼다이는 물론 관련 협력사들에게 말이다.

그들이 돈을 쏟아붓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큰 걸 따진다면 위상이다.

중국이 자꾸 한국한테 지네.

어? 열받네…….

한국 이상으로 국뽕이 이성을 지배하는 나라다.

그런데 만약 못 이긴다?

이번에도 또 탈탈 털린다?

멘탈에 미아핑이 찍히며 분풀이를 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각팀 코치진의 신경이 곤두선 이유다.

"확실히 저희보다는 EDC나 Royal이 나가는 편이 여론도 납득할 것 같아요."

"야, 우리가 왜?!"

"요즘 구단주님 인기가 대단하신데. 제 상태가 아닌 저희가 나가서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감당 되시겠어요? 되면 하고."

"……."

LPL을 대표해 어느 팀이 나갈 것인지.

당사자들간의 암묵적인 동의가 따른다.

중국- 『EDC』

TOP 통양- 코로

JGL 밍카이- 클래식러브

MID 그저주- 궆

BOT 알파카- 알파카

SPT 탱예- 메이코

.

.

가장 전력이 탄탄하다.

코치진의 능력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준우승의 이력도 지닌 EDC가 총대를 메기로 결론지어진다.

표면상으로 보이는 것만 따지면 말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이면에는 한 명이 숨어있다.

「MSI 특별 고문- 최창민」

물밑 교섭의 결과였다.

스프링 시즌이 끝이 났다.

그 정산.

당초 예정된 천만의 두 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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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일자   계좌 번호   입금액

2015/04/14  6974-*    5,000

2015/04/18  6974-*    5,000

2015/04/22  6974-*    5,000

2015/04/27  6974-*  20,235,000

.

.

.

『잔액 28,142,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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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인센티브까지 계산된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승리 수당이라는 게 있다.

우승 상금까지 합하면 100만 위안에 가까워서 상당히 쏠쏠하지만.

'그런 게 아무래도 상관없을 만큼 우승 인센티브가 로또잖아.'

천만의 두 배는 2천만, 2천만은 한화로 34억원.

글자 그대로 로또 당첨금이다.

아니, 로또의 평균 당첨금이 23억이라는 걸 생각하면 그냥 더 많다.

심지어 세금까지 고려의 대상이다.

3억원 초과 : 33%(소득세 30% + 주민세 3%)

즉, 로또 1등의 당첨금은 세후 15.74억밖에(?)되지 않는다.

중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더 심해서 과장 약간 포함하면 반토막이 나버린다.

그래서 보통 선수들이 받는 연봉은 세금을 제한 금액이다.

'세금 한 번 내보면 뭐가 이렇게 많아……?? 치를 떨게 되지.'

돈을 쓰지 않는 사람도 생돈 뜯긴다고 생각하면 민감해진다.

특히 선수들은 직업 특성상 더더욱이다.

안정적인 직장인과 달리 속된 말로 뽕을 뽑으니 고세율이다.

아무튼 약 2800만 위안.

한 화로 따지면 50억원이 좀 안된다.

오직 '우승'이라는 도박수를 던지고 던져 얻게 된 보상이다.

차고 넘친다.

분명 그래야만 한다.

매우 안타깝게도 앞으로 갈 길에 비하면 새 발의 피밖에 되지 않는다.

〈Welcome to Florida's Capital City! Here is…….〉

미국의 플로리다주.

정확히는 탤러해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20시간 가까이 비행기 안에 있다 보니 비몽사몽 했는데 안내 방송을 듣고 있자 여기가 어딘지 알 것만 같다.

'내 생전 플로리다는 메이플스토리 플로리다 비치밖에 안 가봤는데.'

들어갈 때, 나올 때 입장료를 따로 내야 하기 때문에 초보때 잘못 가면 캐릭터를 삭제해야 한다.

꽃게 새끼들이 회피율이 오질나게 높아서 앵벌이도 불가능하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지만 당시에는 그러했다.

지구방위본부를 포함해 개발자 싸대기 마렵게 만드는 대표적인 지역이었다.

게임에서나 보던 맵의 실물을 보게 되니 감개무량하다.

안타깝게도 주위에 꽃게는 보이지 않는다.

넋을 놓고 있는 이유는 뜬금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한다길래 L.A인가?

별 생각 않고 왔는데 플로리다였다.

'보통 치르는 지역이 정해져 있거든.'

왕년에 국제 대회 안 가본 몸은 아니다.

그런 만큼 대표적인 곳은 전부 들러봤다.

곰곰이 곱씹어봤지만 플로리다는 그중에 없다.

한 번쯤은 예외도 있는 법이겠지.

다소 익숙하지 않은 장소라도 괜찮다.

어차피 이곳에서 나는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

* * *

「2015 Mid-Season international」

한 마디로 쁘띠 롤드컵이다.

규모도, 위상도 딱 그에 해당한다.

애초에 비교의 대상이 큰 만큼 위상이 높은 대회다.

가장 강한 지역이 어디인가?

한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우승은 우리잖아.

해외 입장에서는 이번에는 다르다! 그렇게 생각한다.

하물며 중국.

준우승을 가장 많이 차지한 지역이다.

자국 리그에 투자도 크고, 관심도 깊은 만큼 논란도 뜨거울 수밖에 없다.

「[MSI] 한국- SKY T1, 북미- TSL, 유럽- 포나틱 확정……. 중국, 이대로 괜찮은가?」

「[MSI] LPL, V5 출전 유력. 대등한 싸움 가능할까? 전문가가 바라보는 '국제전'」

「[칼럼] '근본'들이 맞붙는다. V5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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