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cn」
35분 전。
@EDC 궆
니가 그러고도 정녕 프로냐?
꾸짖을 가아아아알!
「王瑞海」
34분 전。
@EDC 궆
번성 공방전 당시 관우는 어깨에 독화살을 맞았다
의원이 살을 절개하며 피가 흐르는 상황에서도 신음 한 번 내지 않고 바둑에만 열중했다
그대는 어찌 허리가 쑤신 정도로 경기를 멀리 하는가?
「??自在」
34분 전。
@EDC 궆
귀국해봐라
13억 인민이 너를 심판할 것이다
.
.
.
화제가 아니라 화재(火災).
그렇게 말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달아올랐다.
성난 군중들이 궆의 개인 페이스북까지 찾아와 으름장을 놓았다.
이성이나, 논리의 영역이 아니다.
흥분한 군중을 잠재우는 건 일류 연설가도 어려운 일이다.
설사 장본인이 등장해 경기를 뛴다고 한들 진정시킬 수 있을까?
"I See, I Decide……. EDC Needs Me! 존나 명문 아니냐?"
"그러게나 말입니다."
한 가지 쇼가 곁들여졌다.
한 편의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론이 손바닥 뒤집듯 달라진 연유가 있다.
「中?cn」
3분 전。
@EDC 궆
쥐엔장~~~! 믿고 있었다구!
「王瑞海」
3분 전。
@EDC 궆
서기 208년, 천하통일을 위한 조조의 50만 대군이 남하를 시작한다.
유비는 패퇴하여 제 가솔조차 추스르지 못했다.
그때 조운趙雲이 5000여 정예 기병을 뚫고 아두를 구출하였다.
궆의 기세는 실로 상산의 조자룡에 비할 만하다.
「??自在」
3분 전。
@EDC 궆
어이어이 궆!
13억 인민이 너를 응원하고 있다고!
.
.
.
EDC Needs Me.
SNS를 통해 심정을 밝히고, 무대 위에 올라 캐리 중이다.
팬들로 하여금 감동의 소나기가 떨어지게 만들었다.
'근데 그 드라마의 각본을 쓴 사람이 장본인은 아니었다는 이야기지.'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경기 준비도, 슬럼프 극복도 바쁜 선수가 SNS를 들여볼 짬이 있을까?
있다고 하더라도 감성에 취할 만큼 정신머리가 있진 않을 것이다.
즉, 궆은 그런 글을 올린 적이 없다.
다른 사람이 대신해서 올렸다는 소리다.
그런 소름 돋는 글을 쓸 만한 사람은 정해져 있다.
"하나 더 올릴까?"
"뇌절 하지 마세요."
"야레야레, 카무이 뇌절급 초超필살기를 준비해뒀는데."
"……."
레오파드가 코치가 손을 써뒀다.
원래 선수의 심정 같은 건 구단이 대변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드문 일은 아니다.
'이처럼 효과가 좋을 줄은 몰랐지만.'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되었다.
2 대 2의 절체절명 동점 스코어.
구원 투수로 나타나 그야말로 팀을 '구원' 하고 있다.
─EDC 궆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그 가치는 세계 무대이기에 더더욱 인정 받는다.
경기장 내 관중들의 함성이 용솟음 친다.
일련의 광경, 한 번 목도한 적이 있었다.
〈작년 롤드컵을 재패한 패자! 궆의 재림입니다. 이거 한국팀도 긴장해야겠는데요?〉
〈동의합니다. 궆은 정말……, 테이커의 라이벌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선수죠.〉
한국 해설진도 혀를 내두른다.
한국 해설진이기에 더 잘 알 수밖에 없다.
적으로 돌릴 때 이만큼 무서운 선수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고작 그 정도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 명, 보좌관이 생기는 정도로 달라진다.
진정 이성의 끈을 놓았을 때 빛을 발하는 선수다.
"꾸웨에에엑!!"
알파카가 울부짖었다.
* * *
MSI는 굉장히 타이트한 일정으로 진행된다.
4강 무대는 단 하루만에 결론지어졌다.
「[MSI EDC, Aho 잡고 MSI 결승行…… SKY T1과 격돌」
「[MSI] SKY T1, 유럽 강호 포나틱 꺾고 결승 올라가다」
「[MSI] 치열한 황위 쟁탈전! 2명의 승자와 2명의 패자 4강 (종합)」
EDC가 aho Esports를 잡았다.
SKY T1이 포나틱을 잡았다.
그렇게 간단하게 결론 지을 이야기가 아니다.
─MSI 4강 전후 궆 상황.jpg
수고했어!
고맙다!
넌 영웅이야, 궆!
믿고 있었다구!
어서 와!
졸렬잎 마을 돼버림
└이거지ㅋㅋㅋㅋㅋㅋ
└믿고 있었다고 젠장!
└욕한 놈들 다 짱깨 아님?
└잉벤, 롤갤에도 욕한 애들 많았지
막다른 골목까지 몰린 EDC.
마지막 5세트를 승리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것이 의미가 있는지.
기사회생한 수준이라면 이랏샤이마셰에 불과하다.
결승전에 올라와도 씹뜯맛밖에 안된다.
긴장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레전드 매치가 성사되었죠?〉
〈동의합니다. 멤버가 다르긴 하지만, 현 시점에서 봤을 때 구삼선의 계보를 잇는 팀을 딱 하나 꼽자면 EDC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2014년의 패자다.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팀이다.
여전히 그 위상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많다.
공중분해 당해버렸기 때문.
그 일부가 EDC에 몸 담고 있다.
가장 前삼선 갤럭시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게 말해도 포장이라 볼 게 아니다.
공식 해설진이 발언을 하며 기정사실화된다.
한국팬들의 입장에서는 반가우면서도, 두렵다.
─와, EDC 진짜 좆되네……
미드&원딜이 알파카, 굽이고
정글이 클래식러브임
결승 잘못하면 위험하겠는데ㄷㄷ
-그 챌린저 버스 기사?
-순수한사랑좌는 ㅇㅈ이지
-탈짱깨임
-라인업은 진짜 미쳤긴 하다
야생 짐승과도 같은 알파카.
신들린 플레이로 그저 '주'가 돼버린 궆.
한국에서도 '세체정'이라 불리는 클래식러브.
가진 바 기량은 베일 정도다.
EDC의 부활은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건 상대하게 될 팀도 마찬가지다.
「[MSI] '황금수염' 뱅준식 대회 첫 펜타킬! SKY T1, 포나틱에 승리」
「[MSI] SKY T1 '테이커' 이상헉, "우승까지 하루 남은 것 같다"」
기세라는 면에서 전혀 꿀리지 않는다.
아니, 그 이상이다.
선수 한 명, 한 명이 괴물인 건 EDC만이 아니다.
SKY T1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심지어 색깔까지 마음대로 바꾸는 다양성.
전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미드라이너를 둘이나 보유하고 있다.
단순히 소속만 된 게 아니다.
천변만화, 이끌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SKY T1은 대등한 입장이 아닌, 도전을 받는 쪽이다.
〈궆 선수가 돌아왔다는 사실, 우리도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겠죠.〉
〈맞습니다. 하지만 이미 조별 리그에서 겨뤄본 전적이 있는 만큼 당황할 필요까지는 없겠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평소 느낌으로 잘 해준다면…….〉
조별 리그 당시 궆이 있는 EDC를 격파한 이력이 있다.
해설진의 말대로 승산은 오히려 참고 넘친다.
하지만 그렇다고 긴장을 풀어서도 안된다.
-테트와 궆트의 대결이라니ㄷㄷ
-테진아vs 궆대관
-롤드컵 우승 출신 '근본'의 대결
-크…… 진짜 레전드 매치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승부의 세계.
다가오는 결승전의 기대에 기름을 들이붓는 꼴이다.
선수의 징크스.
e스포츠에 한정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드문 이야기도 아니다.
정상급의 실력을 가졌음에도 은퇴를 선언한다.
이런 이야기 어디서 한두 번은 들어본다.
그런 만큼 이성적으로 생각할 영역도 아니다.
"니가 준 조언이 많이 도움이 됐나 봐."
"다행이네요."
"물론 결정적인 건 코노 와타시의 마인드 컨트롤이겠지만."
"하하하."
그럴 수도 있는 노릇이다.
팀과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스포츠 세계는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다.
'그럼에도 못 빠져나오는 선수가 많으니까.'
결국 본인이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다.
주변에서 해줄 수 있는 건 확률을 높이는 정도다.
심지어 이번에는 시간 제한까지 달려있던 상황이다.
열흘 남짓한 MSI.
도중에 터졌으니 일주일이 채 안됐다.
그 짧은 시간에 마음을 바로잡을 만큼 굳건한 선수다.
"심판입니다. 누구신지 소속을……."
"궆 선수 세팅을 위해 왔습니다."
"네??"
물론 그 전폭적인 지원이 조금 심각한 수준이긴 하다.
SKY T1과의 결승전 직전.
EDC Gaming에서 파견 온 기술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진짜 대대적이긴 하네. 살다 살다 이런 광경은 스타크래프트 시절에도 본 적이 없는데."
"아, 네."
"롤하는 애들은 덜한 편인데 스타는 민감한 애들이 많아서 별별 일이 다 있었거든~."
Latte is horse.
스타판 출신인 감독님은 이러저러 알고 계셨다.
pp사유 : 드론이 미네랄 캘 때 나는 사각사각 소리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그 정도가 아니긴 하지.'
세팅 강박증.
혼자서는 아무리 해도 극복하기 어렵다.
시험 전날 청소 마려운 것처럼 부족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럿이 작정하고 해주면 그만이다.
내가 봐도 참 혀를 내두른다.
전문 기술자들이 mm단위로 맞춰주고 있다.
"책상이 연습실보다 높아. 의자를 1.2cm 높여."
"한계인데?'
"깔개 깔아! 가는 김에 모니터 암도 가져와. 모니터 각도가 5도 세팅과 달라."
마우스, 키보드 등 개인 물품으로 교체할 수 있는 건 다 대처한다.
하지만 책상, 의자, 모니터 등은 스폰서 문제로 불가능하다.
'우린 답을 찾을 거야, 늘 그랬듯이.'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이 쓸데없이 떠오른다.
여러가지 물품들을 사용해 강제로 조율 중이다.
궆 선수가 평소 환경 그대로 게임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 하나의 목적에 얼마나 한 거금이 투자됐는지.
많은 영향을 미쳤기에 오히려 알기 껄끄럽다.
아무튼 결과가 좋으니 만사 오케이일 것이다.
"장비에, 의료진에……, 이 정도까지 했으면 앞으로 문제 없겠지?"
"글쎄요. 근본적인 해결이 된 건 아니잖아요. 허리도 그렇고."
"……."
물론 사람 마음이라는 게 또 모른다.
언제 또 재발할지는 신만이 알고 계신다.
적어도 이전 생보다 나을 것은 확실하겠지만.
'허리가 심하게 돋으면 말짱 도루묵이긴 해.'
부상이 슬럼프의 모든 원인은 아니다.
그래도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건 확실하다.
허리가 아프면 대회는 둘째 치고 연습 자체가 고단해진다.
프로게이머는 못해도 하루에 8시간은 앉아있다.
볼따구에 모기 하나만 물려도 신경이 쓰이는데……, 허리가 찌르듯 아프면 얼마나 집중이 안되겠는가?
근본적인 해결은 언젠가 해야 한다.
"MSI 끝나면 운동과 식단 관리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해야지. 안 그래도 벼르고 있었어."
레오파드가 코치가 정말로 벼르고 있었다는 듯 대답한다.
허리가 안 좋은 건 고칠 수가 없다.
수술을 한다고, 재활을 받는다고 해결이 되는 영역이 아니다.
방법이 있다면 딱 하나.
운동 뿐이다.
살을 빼서 허리에 가는 부담을 줄이고, 근육으로 대신 지탱한다.
'십자인대 끊어지면 못 걷는다고 의사들이 그렇게 겁을 주는데 사실은 근육으로 대신할 수 있는 거랑 마찬가지야.'
당연히 힘들다.
보통 노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하지만 안된다와, 하면 된다는 천지 차이다.
궆이라는 선수.
부상과 세팅 강박증으로 인해 은퇴를 하게 되는 선수다.
이번 생에서는 어떻게 될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줬다.
나머지는 본인 하기 나름이다.
조금 안타까운 예고가 들려온다.
"근데 내가 아는데 궆 이 자식은 절대 운동 안 해. 먹는 걸 하도 좋아해서 하루종일 과자 까먹어."
"……."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원래 다이어트와 운동이긴 하다.
집에 여동생이나 누나가 있으면 알게 되는 사실이지만 그 년들은 태어나서 한평생 다이어트와 운동을 (입으로) 해왔다.
'근데 남친 생기면 진짜로 열심히 하거든.'
길이 있다면 걸어야지.
동반자가 있다면 더 쉬울 것이다.
옆에서 응원해주고 도와줄 사람, 애인 말이다.
동기 부여는 다이어트와 운동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부분이다.
아니, 9할이라고 봐도 과장이 아니다.
목적이 있으면 알아서 잘 하게 된다.
"여친이라도 이어주면 되지 않을까요?"
"뭐, 여친? 시발, 나도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