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화 〉 (1) 작은 날개짓, 장차 구풍이 되어서(수정)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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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인가?”
“예, 전하....”
“청이 영길리에게 무너졌다?”
“청이 우리를 달래려고 정보를 감추었지만 청나라 외에도 강남과 왜관이랑 아산의 홍이관에서 알아보니까 상당한 타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신들을 모아서 의논하기 시작한 주상이다. 그의 대리청정 시기에 있던 화친조규 이후 8년 만에 일어난 전쟁이다. 상국이랑 교역국의 전쟁이다. 그리고 그 전쟁이 2년을 끌었고, 1842년에 끝난 전쟁의 결과는 그 전모를 우회적으로 파악한 조선 조정은 전율한다.
특히나 주상의 경우는 속으로 매우 동요를 하고 있었다. 한역이 된 서역의 서적들을 보면서 정보를 모은 것으로 영길리의 강대함은 알았다. 청이 질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었다. 그러나 청나라가 그런 추태를 보이면서 무너진 것에 주상의 상상 이상이라서 그렇다.
그리고 난징 조약에 대한 것을 더욱 알아보라는 지시를 주상이 내렸다. 그 내용에 대한 것은 청이 아무리 은폐를 했어도 조선은 상선의 활동이나 홍이관을 통해서 교차해서 피해에 대한 정보를 알 수가 있었다. 영길리 군대 1만 내외로 청나라의 광둥과 난징 등의 남부와 동남부가 초토화를 당한 것이다.
이런 피해에서 이후에 광주 말고도 다른 포구들을 열어야만 했었다. 또 조선 조정은 낼 수가 없는 막대한 은자를 배상금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들었다.
“참으로 영길리는 상상 이상의 나라이다.”
이 내막을 알게 된 조선인들 사이에서는 북학파 대신에 신 서학파가 나왔다. 그리고 대륙의 청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의 조공책봉체계에는 금이 가는 것은 당연했다. 조선인들 사이에서는 청나라의 권위는 점점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서, 서력으론 1844년으로 도광 24년이 되는 해에 홍이관을 통해서 얻은 정보를 담은 장계가 도성인 한성에 도착했다. 홍이관에서 취합한 정보, 영길리 상선들이 먼저 방문해서 해당한 정보를 알려주었던 것이다. 영길리 함대가 조선으로 내항하는 사실을 전했다. 조선 조정은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신료들과 주상의 머릿속을 채웠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었다.
조선 조정은 전쟁을 피하려고 영길리의 전권대표랑 회담을 시작했다. 주상이 지정한 전권대표는 추사 김정희다. 정사를 보좌하는 부사로 환재 박규수가 나섰다. 생각보다 말이 잘 통하고 부드럽다. 들은 정보로는 남경에서는 매우 강압을 부리며 압박한 이라고 했는데 그러하다. 정말로 주상과 그들의 예측이 맞았던 것일까? 조약은 체결되었다.
그 문서를 보면서 헨리 포팅어도 추사 김정희도 묘할 수밖에 없다. 추사 김정희는 생각보다 유하게 나온 영길리국을 생각하면서 저들도 국가에서 이익을 위하여 비도덕을 감행해도 보통은 도덕을 신경 쓴다는 것이 옳다고 여긴다. 그리고 헨리 포팅어도 저 정도 성과면 충분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양국의 적당한 이해관계가 걸쳐서 타협이 된 것이다. 영국의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우위를 인정받았고 동시에 조선의 주권을 필요 이상으로 훼손하지 않았음을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다. 조선은 청나라 보다야 손해를 확실히 덜 받았다. 어찌 보면 지난 조약의 확대판이다.
“그래도 걸리는 것이 있구나...”
“네. 무엇입니까?”
“우리 조선이 문물로는 소중화인데 저들은 우리를 은연중에 오랑캐로 여기는구나.”
“그렇습니다...”
“그럼 우리는 중화에 저들 기준에서도 문물이 뒤지지 않는 이들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네.”
“주상 전하...”
“소신들은 언제나 도울 것입니다.”
“고맙네.”
다만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은 다른 것도 아니고 사법제도가 떨어진다는 말을 들은 것이다. 이는 언젠가는 개선할 예정이다. 저들의 우월주의는 소중화인 조선도 무시하는 모습이 있다. 은연중에 말이다.
사실 자존심이 상하지만 참고 있는데 고사에서도 와신상담 등을 생각했다. 그리고 어찌 보면 조선의 사람들이 봐도 영길리국은 대청 이상의 나라이기에 일정 부분에서는 사대의 모습도 보이는 셈이다. 다만 조선의 소중화 자존심은 이를 바탕으로 언젠가 조선을 중화로 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리고 그들은 청을 배제하고 조선하고 동등하게 조약을 맺었다. 정확히는 두 번째지만 말이다.
그런 모습에서 주상이며 일부 신료들은 저들의 문물도 갖추고 동등해 진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게 되었다. 저들에게 받은 은연중의 치욕을 잊지는 않았다. 그들의 강함을 인정하고 그들의 문물을 인정해도 저들이 자신들에게 보인 것을 잊을 수 없다. 저들의 전권대표인 헨리 포팅어는 더 나을 수 있지만 수행원들은 그 태도에서 은연중의 경멸을 알 수 있었다.
‘아국, 조선은 꼭 살아남고 더 강해질 것이다.’
이 겉으로는 평화로웠던 조약 속에서 주상과 조선인들도 결국은 상처를 받았다. 공사를 구분해도 받은 치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청나라보다 준 치욕이 덜하고 이익을 나누며 그 동안의 그 것을 기억하기에 티를 내지 않으며 주상의 결의는 더욱 굳어졌다.
이제 수십 년은 앞으로 가보자. 저기 동방에서 그 북쪽에 반도가 있다. 조선, 그 땅의 나라를 혹자는 은자의 나라라고도 한다.
중원과 열도를 다니는 유럽의 상인들도 그 조선을 막연하게만 알고 있다. 그런 곳에서 한 왕이 죽어가고 있었다. 유교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왕은 보수적인 존재이며 왕권의 강화를 위해서 결국은 척신도 용인을 하는 군주다. 이러한 군주인 그는 자신의 생활습관으로 죽어갈 수밖에 없었다.
어찰을 보내는 신료에게도 말했듯이 건강이 매우 약화가 되고 있었다. 그러나 온천욕과 종기를 옥체를 조금 상하게 해서라도 도려내어 시술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어의가 있었다.
전자는 몰라도 후자는 신료들의 반대에도 상이 가납했다. 그 두 가지에 어의의 간곡함으로 규칙적인 식생에 수면을 지키니 의도치 않게도 주상, 그는 생을 연장했다. 이 이야기는 그 우연으로 일어난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그 변화들이 쌓여서 나온 것이다.
"참으로 묘하구나, 지난 몇 년간 저승의 문턱에 있었는데 이리 이전보다 비교적 건강하다니...."
"그 또한 전하의 복이옵니다."
내관이 하는 그 말에 쓰디 쓴 웃음을 지으면서 말하는 주상이었다. 건강이 회복이 된 것은 단순히 복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주상은 어의를 잘 두었고 그 어의가 매우 고집이 저 경어의 심줄이니 쇠줄 버금가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의 강권으로 끼니도 잘 챙기고 수면도 취했다. 그 자가 할바마마 관련으로 언급을 하며 양생을 운운하고 명분에서 지니까 어쩔 수 없이 따르던 주상이었다. 과거를 생각하는 주상이고 그 주상이 떠올리는 과거는....
"쿨럭.... 참, 내가 이렇게 건강이 나쁘다는 말인가?"
아끼던 신하, 원릉에 묻힌 분, 영종대왕 시절부터 충성을 하여서 두 왕을 섬긴 채제공을 보내고 난 이후다. 피가 섞인 침이 토해져 나온다. 이를 보면서 인상을 찌푸린다.
주상은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있다. 하지만 이리 빨리? 죽을 수 있다는 것에서 묘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는 아직 어린 왕자를 생각하면서 이대로 죽고 싶다는 생각이 없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남겨질 이들에 대한 생각이 강해서 그렇다. 새로운 어의는 다른 선배 어의들에게 주상의 몸 상태를 들으면서 굳어지고 있다. 몸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에 말이다. 그리고 그는 생각한다.
'나의 주군을 살리려고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누가 알았을까? 한 젊은 어의가 한 결의와 그 노력이 역사를 점점 바꾸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후세의 사람들은 그 어의를 높이 평가하지 않을까? 물론 어의 본인은 그저 자신의 직무에 최선을 다했다. 그 나중의 역사는 어의가 바꾼 것이 아니었다. 많은 이들이 바꾼 것이 정확하다.
어의는 공명심도 있었을 것이고 또 막연한 주상에 대한 충성, 성리학에 입각한 충군으로 그리 했다. 또 의원으로서 직무를 다하나 가장 절박하게 노력했다는 것뿐이다. 주상은 자신의 옆에 찰싹 붙어서 잔소리를 퍼부으면서 저를 지금도 들들 볶는 어의가 떠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 잠깐 이를 악물었다가 풀었다. 결국은 인정을 하는 부분이 다 죽어가던 저를 살린 어의가 있으니 복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를 들들 볶는 어의가 그의 복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고는 다시 지금으로 돌아온다.
"복이라면 복이로구나, 어의가 매우 빼어나서 그렇지 아니한가? 그래서 밤을 샌 공부도 안하고 아주 좋지. 참으로 속은 지랄 같지만 말이다."
이전부터 섬겼기에 주상의 입술, 용후가 꽤나 거침을 알지만 이러니 내관들은 익숙하면서도 곤란하다. 한편 내의원에는 저기 비원에서 주상이 하는 그 욕 아닌 욕을 먹은 어의는 지난 수년간 주상의 증상을 생각했다.
매우 심각했고 요행이 통했다고 여기는 어의였다. 용하다고 소문을 듣고 있는 저 어의마저도 참으로 요행이 주상을 살렸다고 여기고 있었다. 어의는 요행이라고 여기나 노력으로 나온 것이다. 그의 노력은 아래와 같았다.
"별의별 짓거리를 다했지..."
지난 의서와 기록에서 온천욕의 효능을 검증하고 특이한 침술을 쓰던 백광현의 후손을 찾아서 그 효능도 검증하였다. 검증하는 이유도 기록의 오기나 혹시나 있을지 모를 나쁜 일을 모두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또 나쁜 풍이 들지 않기 위해서 침구를 물에 끓이며 환부에도 나쁜 풍이 들지 않게 고심하다가 자녀의 다친 환부에 술을 실수로 쏟았다. 이 때에 쏟은 술이 안동의 소주였고 급히 닦고 환부를 천으로 봉합했었다.
이후 환부가 많이 나음에 혹시나 해서 온천욕에 특이한 침구와 소주로 주상의 종기를 제거한 것이 통했었다. 그 다음으로 장수를 한 원릉의 선왕에 대한 것을 소주방이랑 수라간의 숙수에 내관들을 통해서 알고 이를 주상께 양생을 위하여 지켜달라고 한 것도 통하여 이리 온 것이었다. 어의는 지난 과거의 나날을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가 한 고생들을 생각하면.... 한숨을 많이 쉰다. 어의도 머리에 담긴 기억의 과거 속으로 잠수했다.
"전하, 끼니를 쉬이 거르시면 아니 되옵니다."
"그대는 조수라 앞에서도 나에게 끼니를 거르지 말라고 당부를 철저히 하는군."
"이전에 많이 남기셨다고 들었습니다. 절대로 그리하시면 아니 되옵니다."
"흐음...."
화가 치미는 주상의 눈초리에도 굴하지 않고 눈을 뜨면서 꼿꼿하게 간언을 계속하는 모습에 정갈하게 차려진, 원릉의 조부가 즐겨먹던 식단을 결국 떠서 가능한 다 먹고는 일을 다시 시작하는 주상이다. 공부며 정무를 했다.
그리고 이전에는 석수라 시간에는 신료들과의 회의로 거르기에 그때처럼 끼니를 거르려는 찰나에 빠르게 어의가 선정전에 와서 주상에게 저녁의 수라를 권하는 모습은 한동안의 진풍경이었다. 신하들도 그 모습에 혀를 내두를 정도로 집념을 가지고 소신이 있게 주상에게 고집을 보이는 어의에 놀랐다.
처방도 꼼꼼하게 하는 어의를, 왕을 살려보겠다고 저리 열심인 자를 사간원도 차마 파직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많은 신하들이 저런 어의가 주상을 살리려고 지극 정성이라서 도리어 응원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렇게 병을 이기고 살아가는 주상이었다.
어의는 과거회상을 끝내고 다른 치료법으로 주상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주상이 욕을 하면서도 그 강도가 낮고, 약간 비꼬는 듯 하는 말투로 끝나는 것이 그러한 이유이다. 병세는 점점 호전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 주상은 훨씬 호전된 몸으로 정사를 논하고 있다.
"전하! 공노비를 해방함으로서 재정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장용영을 축소하시고 재정의 문제를 보완하셔야 합니다."
작년에 병세의 약화를 온천욕이랑 치료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주상은 올해에 공노비를 해방하기로 한다. 다만 공노비 해방을 찬성하나 나올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신하들의 이런 연명 장계와 요청에 눈살을 찌푸린다.
그러나 그가 생각하기에도 답이 없다. 재정 문제나 여러 문제로 오군영 중 제대로 돌아가는 훈련도감뿐이고 나머지는 사역군 혹은 재정기구화가 되어버렸는데 이를 해결하려고 주상이 선택한 것은 왕권의 친위전력으로 삼은 장용영이다.
주상은 무리하게 장용영을 강화하기 위해서 총융청이랑 수어청에 들어갈 돈을 장용영에 몰아주고 훈련도감 등 오군영에 있는 마병을 모두 몰아주었다. 그 상황에서 재정 관련의 구멍을 막을 방법 중 가장 온건한 것이 장용영의 규모 재조정이다.
"다른 방법이 있사오나 가장 온건한 것은 장용영의 규모를 조정하는 것이옵니다.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신하들도 다른 대안이 있음을 안다. 그러나 장용영의 재조정 외에는 꽤나 과격하기에 주의하고 있는 것이다. 호포제는 들리기로는 부족한 재정을 보충하려고 이미 일부 고을에서는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전국으로 이를 이행한다면 반발이 있음을 알고 있다.
군 전체의 감축도 있지만 이는 불가한 일이라고 볼 수가 있다. 그렇기에 가장 온건한 방법이 최선이라고 주상에게 탄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주상은 그렇게 결단을 내린다.
"좋다. 조건이 있다."
주상의 말에 모두가 긴장한다. 장용영의 축소가 성공할 조짐을 보인다. 그러나 주상이 무슨 반대급부를 요구할지 모르기에 긴장하는 신하들이다.
조선의 군대는 약체화가 되어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 훈련도감을 빼면 대부분 사역군화가 된 상황에서 전투력을 유지하고 강군으로 육성된 것은 장용영이고 외영까지 확충해서 서류상 거대하다.
"장용영의 외영을 축소하고 외영에 돌아가던 번상병을 줄이고 원래의 수 상당수를 수어청과 총융청에 돌려주겠다. 내영의 마병도 훈국에게 돌리겠다. 단! 장용영 내영이던 병력을 빼서 줄인 외영의 병력과 합치고 화성에 주둔시키며 장용영에서 근무한 무관들을 오군영의 고위직으로 두겠다."
훈련도감을 빼곤 사역군에 당파의 무력기반이나 자금줄이 되어가던 다른 오군영에 장용영 출신자들을 군영의 고위직에 앉힌다? 주상의 요구에 고민을 시작하는 신하들이다.
장용영 출신들로 사역군화가 되던 군대가 원래대로 좀 돌아가도 좋고 각 군영의 대장을 자신들 당파로 하는데 장용영에도 그들 각각의 당파랑 연줄이 있다. 당장 시파랑 벽파 모두에 연줄이 있는 주상이고 그런 주상의 직속 군대인 장용영이야.... 이런 계산을 마친 이들은 입을 열었다.
"중군과 우후면 되오나 대장은 아직 무리라고 보옵니다."
그래도 오군영 대장은 좀 아니라고 생각하는 신하들이다. 훈련도감은 그나마 정예병이라서 무력기반이 되어야 한다. 다른 군영들은 군포 등의 제원 관련으로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는 역할도 고려해서다.
벽파의 대표가 말하는 것에서 주상 쪽에서도 이미 계산이 되어있다. 대장을 다 가져간다는 것은 무리하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한 군영의 대장만은 가져갈 생각이다.
"단 한 자리도?"
"그 것은...."
이 때에 시파의 거두인 김조순이 입을 열었다. 그는 왕이 원하는 군영의 대장이 어떤 자리인지 안다. 그래서 된다고 말한다.
"한 자리면 가능할겁니다."
김조순의 말에 벽파의 우두머리인 심환지도 미심쩍어하면서 입을 열었다. 받은 어찰에서 그 관련한 이야기는 짐작을 했다. 그래서 입을 열어서 같이 동의를 한 것이다.
오군영의 어디 대장 자리를 가져갈 것인지 생각하다가 놀란다. 다른 벽파의 일원들은 아직 알아채는 것이 느리다.
"네, 가능할겁니다."
"나중이어도 장용영 출신들이 대장을 가질 수 있겠지요."
그 모습에 주상은 웃으면서 말한다. 혹시? 란 생각이 들지만 설마로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짐작한 사람은 맞을 것이라고 봤다. 심환지는 복잡한 생각을 했고 김조순은 계획대로란 표정을 지었다.
어? 설마? 하는 생각이 스친 여러 신하들이다. 주상의 용후에서 나온 것으로 결정되었다.
"훈련대장을 장용영 출신으로 하겠다."
현 시점에서도 가장 정예한 훈련도감을 장용영 출신이 가진다. 이는 왕의 실질적인 중앙군 장악이 더 강화가 되었다. 벽파는 명분에 입각해서도 함부로 반대할 수 없다는 것에서 물러나고 공노비 해방으로 막은 이후에 넘긴 반대급부로 나쁘지 않다고 위로를 하고 있다.
'장용영 내영과 훈련도감이란 군대로 왕권은 이미 반석이나 더 튼튼해질 것이다.'
'훈련도감은 아쉬우나 주상 전하의 생각도 이해가 간다.'
'계획대로 되었다.'
이해관계의 차이에도 결국 타협은 성공했다. 주상은 그렇게 신하들과 타협에 성공했다. 장용영 외영은 재편되어 내영도 기존 외영의 주둔지로 대부분 이동하고 소수는 한성의 궁궐에 금군으로서 소속을 바꾸어서 잔류한다.
또 그 외에 장용영 출신들이 오군영으로 배치가 되었다. 하급 군관이며 무관이며 중군이랑 우후로 말이다. 훈련도감에는 아예 장용영 출신이 훈련대장의 자리에 앉았다. 그날 밤...
"이런 우라질 것들, 노비를 안 해방시켜서 공노비만 해산했네. 그래도 오군영의 군권 중 대장자리로 상비군인 훈국을 얻었다. 나머지는 사역군이 된 판이니까, 장용외영이 된 전 장용내영 병력 대부분이랑 더불어서 훈국에 그 마군이며 장용영 출신을 집어넣어서 쇄신이 필요하겠어. 또 장용영 출신들로 중군과 우후를 채웠다. 이러면 사실상 오군영은 왕가의 손에 장악이 되었다."
왕은 자신의 전각에서 혼잣말을 하면서 오전에 있던 그 것에 대한 감상을 하고 있다. 이왕이면 사노비도 해방시킬 생각이 강했다.
반대를 예상이야 했지만 완강해서 공노비만 해방시키고 그 반대급부로 오군영의 중요 인사에 장용영 출신을 앉힐 수가 있다는 것에 우선은 만족했다. 공노비들은 양민으로 해방을 해서 세수를 보탤 것이다.
또 장용영 출신들이 오군영의 대장을 차지하게 된다면 경군의 장악은 훨씬 수월하게 되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이후의 중요한 일들이 더 있다. 주상은 되도록 조세 창구를 하나로 하려고 했다. 특히나 군역을 거두는 창구를 호조로 하자는 주장이다. 반발에 부딪혔다.
"군영들이 원하는 대로 거두는 것이 더 맞지 않겠습니까?"
"하여, 균역법을 했음에도 징포의 횡포가 사라지지 않는데 그럼, 반가에게도 군포를 걷겠는가?"
"그 것이...."
호포법을 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두면서 부정한 징포를 최대한 줄여보려고 한다. 이 시기의 조선이야 비총법으로 총액을 정해서 고을의 각 호와 사람들에게 거두기 때문에 사실 주상이 노력한다고 완전히 사라지기는 힘든 것이다.
그래도 군영의 고무줄 늘이듯이 멋대로 행하는 군포 징수를 막기에는 포를 거두는 창구도 일원화를 해야 한다고 여긴다. 특히 호조와 그 호조 아래의 관청들에게 집중을 시킬 생각인 주상이다. 그런 의도를 알았으나 굳이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는 관료들이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호포법으로 사실상 협박을 하면서 이를 관철하려는 주상의 모습에 반발을 하면서 움직이지만 강대한 왕권을 쥐고 건강을 호전한 그에게는 그 반발은 그저 무의미한 저항이다. 그래도 조선은 군신공치의 나라다.
"호포법을 하지 않고 군영의 병사들이 보장 받는 한성 내의 점포 관련은 존속하나 군포의 징수에 대해서는 호조 아래의 관아에서 담당할 것이다. 원릉에 계신 분이 지었던 균역청에서 이를 철저하게 전담할 것이고 지방에서도 군포의 징수 관련으로 있는 부정을 어사로 감시할 것이다."
군포에 한정했지만 호조에게로 일원화를 어떻게 시킨 주상이다. 신료들도 호포법을 시행하지 않는 것에서 안도한다. 또 왕실의 재정을 충당하는 재원을 나라를 위해 좀 더 내놓은 주상이다. 그렇게 오군영과 관련한 이해관계를 가진 많은 신료들의 불만을 달랬다. 주상의 예측이 맞으면 내수사를 제외하고 호조 중심의 재정 일원화는 조정의 재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