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 (4) 이별, 대리청정 그리고 그늘의 존재들.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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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런....”
“대비 마마!”
“어서, 어의를! 내의원의 의관들을 불러 오거라!”
“네, 나리!”
왕대비가 쓰러졌다는 소식에 궁궐의 내의원 인사들은 당황하기 이를 떼가 없다. 내의원의 의관들이며 어의들이고 의녀들이 급히 달려와서 맥을 짚는다. 이를 시급히 처방하려고 탕약을 끓여왔다.
이를 마셔도 차도가 보이지 않았다. 그 사이에 왕대비는 병색이 약화가 되었다.
‘이렇게 가는 것인가? 그렇다면 주상을 위한 서찰을 남기고 죽자... 이리 급히 가더라도 주상을 배려하기 위해서... 이 몸아 부디 버텨다오...’
“모두 물러나라.”
“허나 대비마마...”
“서찰을 쓰고 싶으니 잠시 물러나라.”
서찰을 쓰겠다는 의미를 듣고 더욱 안색이 하얘지는 궁녀들이다. 어의들과 의관들, 궁녀들도 그 말에 숨겨진 의미를 짐작하고 슬퍼한다. 아직 수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노력을 할 마음이 있으나...
“하오나...”
“어서!”
이에 살 가망이 없다고 생각을 했는지, 사람을 불리고 주상을 향한 서찰을 작성을 했다고 한다. 서찰을 작성한 이후에 탕약을 먹었지만 차도가 없었다. 그렇게 결국은....
“전하! 대비 마마께서 소천을 하셨습니다!!!!!”
“다시금 말해보라, 무어라고?”
“그 것이 서거하셨습니다...”
주상은 매우 충격을 받았다. 진지를 드신 왕대비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했고 겨우 하루가 지나서 서거했다. 풍수지탄이라지만 세상은 참으로 잔인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면서 오열한다.
급히 상복으로 갈아입고 대비가 머물던 전각에서 곡을 하러 간 주상이다. 다른 이들이라고 다를까? 왕실의 어른이 이리 갑작스럽게 가버렸다....
수저를 뜨고 진지를 드신 이후로 복통을 호소했다가 왕대비가 서거했다. 의원들이 고치려고 노력하고 그 선왕과 주상이 신뢰하는 ‘그 어의’가 등판했음에도 말이다. 그 보고를 듣고는 매우 슬퍼하는 주상이다.
주상만이겠는가? 왕비도 세자도 마찬가지다. 모든 왕실의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새색시인 세자빈이라고 다를 것이 있겠는가?
“대비께서.... ”
“예, 전하...”
“결국은....”
“더 말하지 말게....”
“알겠사옵니다.”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주상이다. 비록 주상의 친어머니가 아니라도 그녀는 주상을 매우 사랑했다. 주상의 생모인 수빈 박씨 하고도 관계가 원활하며 대왕대비의 졸 이후로 왕실의 웃어른으로서 모범을 보이던 그녀다.
그런 종법에 입각해서 자신에게는 어머니인 분의 급작스러운 서거가 매우 가슴이 아픈 주상이다. 대비도 선왕처럼 주상의 건강을 걱정하여서 유서에 장례를 길게 하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 어찰을 읽어보고 있는 주상이다. 어찰에는 참으로 대비다운 당부들이 적혀있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주상, 당신이 내 친아들이 아니었어도 당신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자식입니다. 자식보다 부모가 먼저 떠납니다. 수빈에게는 미안하다고 전해주시오.
선왕 전하를 만날 수 있음에 기쁘지만 주상과 세자를 떠나야 하니까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도 죽은 자는 저승에 가야하고 산 자는 죽은 자를 떠나보내야 하는 것이 이치. 주상은 비록 옥체는 약하나 마음이 강한 분이기에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주상은 나의 장례를 굳이 3년 상으로 치루지 않아도 됩니다.
건릉에 묻힌 선왕께 한 것처럼만 해도 충분합니다. 도리어 3년간 상을 치루는 것이 주상의 옥체를 더욱 상하게 할까 우려가 되오니, 이 것을 읽을 때에는 고인이 된 나의 당부를 삼가 부탁드리오. 애정하고 아낀 주상, 저승에서 언제 볼지 모르나, 행복해야 합니다.’
그 배려에 감사하면서도 슬픈 주상이었다. 유서는 바로 태웠다. 그러나 어머니의 당부를 무시할 수 없기에 그대로 행하였다.
고인의 당부를 어김도 좋지가 않다. 오히려 이런 결정을 조정의 신료들은 고인인 대비의 결정을 속으로 칭송하고 있다.
‘주상께서는 참으로 천운이 도우신다.’
‘어찌 고인이 된 분의 뜻을 거스르겠는가?’
상주로서 주상은 당부대로 짧게 하면서 최선을 다해서 대비의 넋을 기리고 통곡했다. 친모인 박씨도 함께 울어주었다. 그리고 주상에게는 다른 슬픈 일이 일어났다.
그 다음 해에 생모인 수빈 박씨가 서거했다. 친어머니도 죽음에 대한 조짐이 있기는 했다. 그 해의 늦은 가을에 풍담, 풍증을 일으키는 담 혹은 담병에 걸린 수빈 박씨다.
내의원이 열심히 조치를 해서 나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일시적이었고 계속 병환이 약화가 되었다. 친모를 항상 만나면서 그 쾌유를 빌었던 주상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죽어감에 무력한 저 자신이 매우 슬프다고 느낀다.
‘사람이 죽고 떠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슬프다....’
박씨도 서신을 쓰고 있다. 그녀는 아들이 자신의 죽음에 연연치 않고 남은 삶을 살기를 더 원했고 죽은 대비를 생각하면서 저도 그런 마음임을 더욱 안다. 자신이 친모이지만 양모에게 입적하는 왕실일지라도 자신의 정도 지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살아온 삶이 행복했다. 그렇기에 죽더라도 여한이 없다. 헌데 오직 눈에 밟히는 것은 주상, 자신의 아들이다.
‘주상, 부디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서신을 쓰고 다시 누웠다. 그렇게 계속 투병했다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그래도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졌을지언정 평온함이 끝에는 남았다.
친모의 서신을 보면서 더욱 눈물을 터트린 주상이다. ‘자신의 장례에 대한 예는 왕비와 같게 할 필요가 없으나 그저 효성으로서 지극을 다해도 상관이 없다며, 역시나 사랑한다’ 라고 남겼다. 두 어머니에게 받은 사랑을 생각하면서 그는 어머니에 대해서 길게 상복을 입으면서 지냄으로서 효성을 보였다.
그렇게 슬픔의 시간이 있는 중에 주상은 상심도 더해서 병약하던 봄이 더욱 약화가 되었다. 수년이 더 흘러서... 주상이 즉위한지도 어언 17년이 되던 해에 주상은 자신의 약해지는 몸을 알고 있다.
이제 관례를 해서 성인이 된, 17~18세 즈음의 장성한 세자가 영특하니 대리청정을 염두하고 있다. 그래서 주상은 대신들을 소집할 생각을 가졌다. 이내에 내관들에게 신료들의 소집을 명했다.
“주상 전하, 어인 일로 소신들을 소집하셨나이까?”
간만에 정전인 인정전에서 회의를 소집한 주상이다. 주상은 이 자리에 세자도 불렀다. 주상은 용상에 앉아서 신료들을 둘러보다가 뜸을 들이면서 입을 연다. 병색이 아직도 완연해서 주상의 얼굴은 창백한 흰빛을 띄고 있다.
그런 주상의 입술에서 나오는 말에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그 말은 환영을 하지만 동시에 복잡한 생각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주상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세자에게 대리청정을 맡기는 것이다.
“대리청정이라니요? 전하...”
“세자 저하께 대리청정을 맡기겠다는 것입니까?”
“전하, ”
그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주상은 세자를 매우 아끼기 때문에 이런 것으로 굳이 충성심을 시험할 군주가 아니다. 세자도 놀라서 주상을 말린다.
세자는 주상의 이런 결정에 당황스러운 듯하다. 주상은 언젠가 세자가 자신을 보필하여 국정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리 빨리 찾아올 줄을 몰랐기에 말이다.
“아바마마, 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소자가 아직 미욱한데 어찌 대리청정을 하겠나이까?”
“아니, 나는 그 것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알 것이다. 병약한 주상인 나보다는 젊고 건강한 세자가 이 나라를 대리로 통치하여 군신이 공치를 함이 마땅하다. 선양을 하고도 싶었지만 그렇기에는 세자에게 부담이 더욱 클 것이기에 대리청정을 할 것이다.”
신하들은 그런 주상의 결정, 그 것을 정한 의도를 알고 속으로 어찌 말을 해야 할지 모르다가 생각을 굳힌다. 주상이 내린 결단을 환영하기로 말이다. 주상은 충성을 확인하려고 이러는 것이 아니라고 깨달아서 그렇다.
“전하....”
“그 결정에 진심으로 찬동하옵니다.”
“세자 저하께서 영특하시니까 걱정이 없을 것으로 아뢰옵니다.”
“경들.....”
세자는 신하들의 격한 환영에 당황하다가 부왕의 눈치를 본다. 부왕은 그런 모습을 오히려 좋아하고 안도를 하고 있다. 세자를 믿는다는 의지로 말이다. 그런 부왕의 따뜻한 시선에 눈을 감고 수락을 하기로 한다.
그리고 신중하게 입을 여는 세자고 모든 이들의 시선이 세자에게 집중이 된다. 세자의 입술이 열리고 그의 답은...
“대리청정을 하겠나이다. 주상 전하! 최선을 다하겠나이다.”
“좋다! 나는 세자에게 전권을 위임할 것이다. 물론 정말 중요한 사항이 있다면 나에게 아뢰고 상의한 다음에 신료들이랑 신중히 처결하면 되는 것이다!”
세자가 이제 17~18세, 성인이 되고 난 이후에 이렇게 전면적으로 정치 일선에 나서게 되었다. 세자는 조선국 국왕의 대리청정을 하는 집정, 혹은 섭정으로서 이제 이 나라를 다스릴 것이다. 세자는 대리청정을 하면서 인사를 재편했다.
그가 지켜본 이들은 빠르게 진급을 했으며 정승들은 교체가 되었다. 이런 모습에 주상은 힘을 실어주듯이 아무런 말이 없다. 세자의 대리청정으로 사실 신하들은 태양의 교체가 빨라지고 잇다는 생각을 한다.
대리청정을 한 그 해에 다른 경사가 있었다. 원손이 태어났다. 손이 귀한 왕실에서 적장자인 세자의 적통인 첫 아들이다. 그러니 더욱 경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지난 몇 년 동안 친모인 수빈 박씨 등의 왕실 어른들을 떠나보낸 주상은 가장 기뻤다. 아이가 아직 들어서지 못하거나 죽었던 아이들 중에 잘 태어난 왕손이 등장을 했으니 말이다. 그런 부왕을 보면서 세자는 슬픈 마음이 들었지만 이를 드러내지 않고 기뻐했다. 자신이 진실로 아버지가 된 것에 말이다.
‘원손, 무럭무럭 자라다오.’
세자는 박지원의 저서에 관심을 보였고 그 손자이고 명망이 있는 천재인 환재, 박규수를 경연에 불렀다. 20살의, 세자랑 비슷한 연배인 환재는 이런 환대에 놀랐다. 조부의 저서를 모은 문집을 정중하게 세자에게 올렸다.
박지원이나 일부 경장을 논하는 이들은 과장하기도 함을 유념하면서 보면서 조선에 필요한 것을 신하들과 논하면서 생각을 한다. 한역 서양서적도 더 탐식을 하면서 조선을 더욱 변혁시키고픈 세자다.
“공조 아래에 새로운 것을 익히고 공장들을 양성하며 우리의 것으로 하는 임시관청을 세우라.”
이런 것을 시작으로 세자가 대리청정을 하는 조선은 여러 가지 변화의 씨앗을 미리 심기도 한다. 한역한 서양서적이며 일부 서학론자에 그들이 자수해서 그들 중 서역의 말를 아는 자는 벌하지 않고 사역원에 일하는 조건으로 죄를 덮기도 한다. 또 이외에 한역한 서양서적을 조선의 상황에 맞게 번역하거나 구한 원서를 번역하기 위해서 예조 아래의 사역원에 양본역감을 설립하고 천초, 문순득을 중심으로 홍이학훈도를 양성하기 시작한다.
사실 홍이학훈도를 양성하자는 것에는 꽤나 논란이 있었다. 굳이 홍이들이랑 접촉을 할 필요가 있느냐 아니냐에 대해서 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언어를 알려면 말을 알아야 한다는 일선 역관들의 주장이 먹혔다.
청에서 홍이들을 만나서 정보를 얻고 이 조선에도 밀입국한 홍이들이 많다고 추정이 있기에 그렇다. 물론 정작 그 홍이들은 법국의 사람들이지만 말이다. 이를 모르지만 홍이학훈도를 세워서 홍이들의 말을 담은 어유서. 언어사전 등도 수입해서 이를 한역한 것을 바탕으로 중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언젠가 이런 것이 나중에 도움이 되는 법입니다.”
“그 나중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네.”
“저도 그렇습니다, 저하.”
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흐르고 조정에서는 새로운 제안으로 술렁술렁을 거린다. 그 주장은 바로 금화군을 부활하는 것이다. 금화군, 불을 끄는 전문적인 군사조직으로 후세에는 소방청에 해당하는 조직이다.
세자는 금화군의 부활을 제안하는 상소를 매우 흥미롭게 지켜봤다. 금화군은 경종 이후로는 사실상 조직이 와해가 된 상황이기는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성의 화재에 효율적으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은 금화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상황이라서 그렇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금화군을 부활하는 것에 어찌 생각을 하는가?”
그들은 대체로 금화군의 와해가 된 현실을 알고 있다. 이에 대해서 개편에 대한 건의가 있어왔음도 안다. 그래서 금화군의 부활에 대해서는 호의적이다.
그들은 지난 화재들에서 금화군이 와해가 돼서 제 기능을 못하고 화재를 주먹구구로 간신히 끈 것을 알고 있다. 건릉에 계신 정종대왕 시기에도 궁궐의 일부 소실이 있었기에 필요성을 긍정하고 있는 편이 맞다. 다만 부활이라도 규모에 대해서는 왈가왈부가 크다.
“신이 생각하건데 금화군은 100명이 넘게 있어야만 제 기능을 그나마 할 겁니다.”
“그 말이 맞으나 200명 까지 있어야 합니다.”
“아니요, 200은 너무 많습니다.”
100명 이상은 찬성하는데 200명은 너무 많다는 반발이 있다. 이에 중재를 하는 이들은 150명으로 잡자는 것을 제안을 한다. 150명이면 100명 이상이니까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한다. 6개의 25명으로 구성하는 대를 짤 수가 있으니까 그렇다.
“150명은 어떻습니까?”
“150? 이게 충분할 듯합니다.”
그렇게 150명이 될 듯이 하다가 누군가가 반대를 한다. 사실 그것도 줄이자는 것이 아니다. 그 것도 더 커진 한성을 상대하려면 더 늘려야 하니까 175명을 주장하고 있다. 즉 25명으로 짜는 대 7개로 금화군을 편성하자는 것이다.
“175명?”
“150명이면 큰 차이가 없으나 인원이 더 있으면 낫지 않겠습니까?”
“그렇기야 한데, 200명이랑 큰 차이도 없기는 한데 부담이 더 늘 수가 있는데...”
“나중에 상가들이 불이 타고 고칠 때에 보다는 부담이 덜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에 150명 대 175명의 각축중이 되었다. 인원이야 어차피 5군영 출신이나 새로이 편성을 하면 되는 것이니까 그렇다. 세자는 개인적으로 175명으로 편성하는 것을 선호를 한다.
물론 한성은 더욱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더 늘어나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175명으로 하도록 하지.”
세자가 이리 입을 열자, 결정이 된 것으로 모두가 여긴다. 150명이던지, 175명이던지 어차피 100명 이상의 최저 인력을 채울 수가 있으니까 말이다.
금화군의 부활, 아니 재편성이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경종대왕 시기에 들어온 수총기나 한역한 서양서적에서 신형 수충기가 있는지 찾아서 이를 만들어 볼 수가 있으면 만들라고 지시한다.
한편 이런 내부의 재건이며 일정한 제도 개편에 골몰하는 조선인데 이 조선에 대한 해외의 반응은 조선 자국은 모르나 꽤나 뜨겁다. 그 이유야....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청이랑 일본 사이에 가리어지고 여러 배들이 측량을 한 ‘미지의 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에 대한 주목이 점점 생기는 것이다. 여기에 그 조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다른 것도 아니고 가톨릭이 알아서 꽃을 핀 곳이라는 것에 있다.
학문으로 들여와서 알아서 교회가 자생했다.... 가톨릭 교회들이 알기로는 정말 비슷한 일, 유례가 없는 일이다.
“조선은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많은 놀라움을 준다.”
“그렇습니다. 성하.”
“조선으로 들어간 신부들의 소식은 있소?”
“그 것이 끊겼습니다만, 파리외방전도교회는 그들의 순교를 낮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가?”
순교의 땅이라고 말을 듣고 있지만 조선은 조선 천주교회의 세속 지도자들과 국왕의 암묵적인 타협으로 조용하게 세를 불리고 있다. 천주교도들의 마을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그렇기 힘든 곳은 비밀 조직으로 만들어지고 있기에 말이다.
옹기장이들의 도움을 받고 백정들의 도움도 받았다. 유럽, 주로 프랑스에서 온 신부들과 천주교회의 세속 지도자들이 교회법을 어기지 않는 선의 변통과 숨어서 움직이는 것으로 탄압을 피하고 있다. 이는 선왕과 현 주상에 지금 섭정이라는 섭정세자-대리청정 중인 세자를 당시 신부들이 쓴 표현-의 묵인이나 타협에 의한 협조로 인한 것이다.
정확히는 주상과 대리청정 중인 세자는 서학이 잘 퍼져나가고 있는지를 모른다. 다만 정학은 오직 유학이며 나머지는 이를 보조할 뿐이다. 천주학, 서학은 정학을 뒤흔들 수 있는 학문이란 인식이다.
그래서 조선 천주교회는 최대한 신중을 기하고 있다. 여기에 그들의 신부와 청나라 교구를 통해서 청구하는 것은 시간이 걸려서 교황청으로 들어오는데 교황청은 이에 대해서 여전히 난감하게 만든다.
“제사의 허용이라니.”
“우상숭배이지 않습니까?”
“조상에 대한 애도가 우상숭배이면 유럽에서는 그것도 우상숭배라고 하지 않느냐고 반문을 하고 제사의 허용을 계속 청하고 있습니다.”
“그놈의 제사에 왜 그렇게 집착을 하는지 모르겠군.”
조선에 일어난 박해의 원인은 사실 교황청의 융통성이 없는, 문화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제사의 금지에서 일어났다고 설명을 하고 있다. 박해 이전에 일어난 일련의 제사와 관련한 거부 혹은 신위를 불태운 것으로 천주교회를 반체제라고 여기게 되었다고 설명을 담은 편지를 받았다. 하지만 교황청 당국의 생각은 그런 편지에도 불구하도 진지하게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여러 문제가 있다.
여러모로 요즘 시기에 교황청은 위협을 받고 있다. 그래서 한 번 정한 것을 다시 철회하여 제사의 허용을 할 경우에 교황청의 권위에 더욱 금이 갈 수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허용할 생각이 없다. 교황청 측이야 조선 천주교회 쪽이 언젠가 제사 허용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포기를 하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그들은 모를 것이다. 이들이 훗날 언제까지 제사 허용 투쟁을 할지.... 다만 이를 모르는 그들이니까 넘어가고...
“조선의 위치를 올립시다.”
“독립 대목구로 만들자는 것입니까?”
“그러하네.”
조선의 신앙과 성도의 수가 그런대로 유지가 됨에 만족한다. 청과 일본은 대규모 박해 이후로 성도들이 숨어서 연락이 되는 이들이 없기에 그렇다. 조선은 그나마 이런 연락이 가능한 상황이라서 그런대로 신앙공동체들의 수와 지도적인 존재들을 알 수가 있다.
공식으로는 배교를 했다는 이들이지만 그들이 조선의 천주교회를 보호하는 큰 인물들이라고 이미 교황청은 파악했다. 그래서 그들은 비밀신자로 두어서 교적부에 삭제함이 옳지 않다고 여긴다. 그리고 조선을 청나라의 간도와 함께 관리하는 대목구로 승격한다는 문서를 보낸다.
그것은 멀리 돌아서 가야하기에 시간이 걸렸다. 1831년 말에서 조선의 천주교회 일원들은 그 소식을 들었다. 다만 문제는 조선대목구의 대목장인 브뤼기에르는 배가 아닌 중국 내륙을 통해서 조선으로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 막대한 거리를 감수하는 것이고 더욱 큰 문제는 그냥 내륙을 빨리 횡단한다고 아니다. 중국의 교회들을 점검하면서 올라가려는 것이다. 그 이후에 조선 입국에 대해서는 그는 조선에 먼저 들어온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다. 이 소식을 들은 조선 천주교회 측이야...
“정말입니까?”
“우리가 대목구가 되었다는 것입니까?”
“그렇다네. 근데 대목장으로 임명이 되신 브뤼기에르 주교님, 그분이 내륙으로 이동해서 조선으로 들어오실 생각이야,”
“그런...”
그런 무모한 입국 방식에 놀라고 그러면 대목의 입국이 쉽지 않음에 난감하다. 과거 조선이 추방했다가 몰래 들어온 주문모 야고보 신부, 사실상 지금 조선 천주교회에 있는 소수의 성직자들 중에서 고참인 그는 브뤼기에르를 안전하게 입국시키려고 제일 노력이다. 이는 프랑스의 파리 외방전도회 소속의 성직자들도 비슷하다.
그들은 입국의 방식이 배를 통해서 밀입국을 한 그런 것이라서 저기 브뤼기에르랑은 상황이 달랐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고심한다. 브뤼기에르를 설득하려고 말이다.
“그 분을 설득해서 배를 통해서 들어오게 할까요?”
“차라리 그게 나을 것이네.”
“육로면 차라리 연경에서 만나서 가면.... 다산 대감에게 도움을 청할까요?”
“그 분에게?”
“쉽지 않을 것이네.”
주문모 야고보 신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꺼낸다. 그는 정씨 형제들을 생각한다. 정씨 형제 중 큰 형을 빼고는 모두가 천주학도다. 정약종은 벼슬에서 물러나 지금은 조선 천주교회를 모두 연결하는 역할이다.
장남 정철상이랑 같이 천주교회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자신의 낙서가 자칫 발견되었으면 더 일이 커졌을지도 모른다고 자책감으로 그러했다. 그 외의 다른 형제들은 조정에서 천주학 남인들을 보호하는 역할이다. 그 이상의 것을 부탁하기는 부담이 클 것이다. 그런 점을 들어서 설명을 하고 있다.
“배도하는 척을 했어도 믿음이 강한 분이지만 조정에서 그 분이 받는 견제는 매우 클 것이네. 그 분이랑 가까운 이들도 비슷할 것이네. 천초 선생은 애초에 천주학도도 아니니..”
“그럼, 황사영 알렉시오 형제님과 정하상 바오로 형제님이면?”
“그 두 사람을 말인가?”
“그렇습니다.”
이에 대해서 주문모 야고보 신부도 충분히 그럴 수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여기에 야소회라고 속여서 데려오는 것도 생각을 한다. 마침 듣자하니 조선의 조정이 야소회 성직자들을 수소문 한다는 것을 다산과 자산 두 대감의 서신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자제군관이나 관료로 따라가도 연행사에는 천주교에 우호적인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야. 그리고 야소회 성직자들도 만약 데려와서 입을 맞추지 않고 속이려면... 거기에 그 분이 속여서 입국을 하는 것을 좋아할지 모르겠군, 차라리 배를 통한 밀입국이 나을 듯하네.”
“게다가 편하게라면 배가 더 좋고...”
이를 전할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는 그들이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아주 좋을지 모를 소식에 언젠가 올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대책을 결정해도 언젠가 엇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저 천주에게 기도할 뿐이다. 천주께서 이런 먼 거리라도 간신히 통해서 브뤼기에르 주교가 배를 통해서 조선으로 들어오는 것이 되게 말이다. 그렇게 시간은 흐른다. 음력으로 4월이 되었고 그 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