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조선을 다시 위대하게!-7화 (7/221)

〈 7화 〉 (5) 절반의 개방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영안부원군이 졸하였다?"

"그렇사옵니다. 전하."

그를 견제하기도 했지만 국구, 선왕의 충신이던 김조순의 사망은 주상에게도 매우 복잡한 것이다. 주상보다 더욱 슬퍼하는 이는 당연히 아버지를 떠나보낸 딸이 아니겠는가? 왕비가 매우 슬퍼하고 있다. 건강이 나빠지자 주상에게 약재를 하사해달라고 청했던 그녀다.

그런 효성에도 불구하고 김조순은 세상을 떠났다. 출가외인일지언정 우리 가문을 잊지 못하는 그녀다. 마음과 같아서는 친정에 가서 곡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한 왕비다.

"그는 선왕과 나의 훌륭한 신하이다. 후하게 장례를 치르라고 하라. 국구였던 그로다."

상주가 되는 김유근을 위로하는 주상이다. 김유근에게 쉴 것은 권하고 김조순을 위해서 상복을 입는 것도 허락한다. 김유근은 상주로서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려는 주상의 의도를 알기는 했지만 숨을 죽일 필요를 알기에 굽히면서 승인한다.

주상이며 세자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자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왕비는 그런 지아비의 의도를 알고 견제보다는 제 오라비를 챙기는 모습으로 이해를 한다. 그렇게 시대를 조용히 풍미한 권신의 시대가 갔다.

정말로 시대는 더욱 변화하고 있다. 아울러서 저 서쪽 바다에서는 조선에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 오고 있는 중이다.

"이양선이 왔다고?"

"아산에 왔다고 하는데..."

"계속 고하라!"

"예!"

대리청정을 시작한지 어언 5년이 되어가는 세자다. 세자의 과로를 우려해서 천천히 하라고 주상이 조언을 하고 신하들에게 많은 일을 맡기어도 된다고 세자사이던 이들의 조언도 있었다. 그래서 과로로 사망했을지 모를 세자는 건릉에 있는 분 시절 어의가 작성한 의서며 세자사들의 도움에 건강관리를 하면서 주상을 대신하여 조선을 통치하고 있다.

그러한 세자는 근방에서 출몰하는 이양선, 청나라를 통해서 알아보기는 저기 서쪽에서 온 홍이라고 했다. 그들은 기묘하게도 바다 가운데 정박하기도 한다는 그들의 배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는 것을 들었다. 평소면 그냥 바다에 정박했다가 물러간 이야기니 하고 생각했다. 근데 그런 이양선이 아산의 뭍 근방에 정박했다고 보고를 들으니까 잘생긴 20대의 세자는 눈이 동그래지면서 보고하는 신하를 보고 있다.

"자신들을 영길리국의 상선 아묵사특 경 호라 밝힌 이들입니다. 통상을 청하고 있습니다."

영길리국? 그 이름에 머릿속으로 그 곳이 어디인지를 생각하면서 계속 보고를 듣는 세자로 이전에 연경사가 가져온 한역 지리지나 지도를 본 기억에서 영길리국이 어디인가를 더듬는다. 그리고 통상? 통하여 장사를 하자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골몰하고 있다. 그러다가 입을 열었다.

"통상이라 하였는가? 통교하여 장사를 하자?"

"그들 중에 한문을 아는 이가 그리 전했나이다."

대리청정을 하는 세자는 생각한다. 상선이면 상업을 하는 배일터인데 통상을 요구한다. 만약 나라를 대표해서 왔다면 상선이 아닐 것이다. 전선일 것이다.

왜 전선이 아닐까? 필시 나라를 대표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조선은 많은 이양선을 돌려보냈거나 그들이 알아서 돌아갔다.

하지만 이게 과연 옳은 것일까? 최소한의 문호는 열어도 된다. 청을 통하여서 정보를 얻는 것는 언제나 제한적이다.

그러니 저들의 약점을 이용하여 볼까? 여러 생각이 교차하다가 결정을 내렸다. 자기만의 결정으로 내리기에는 신중한 사항이다.

"편전에 신하들을 소집하여 주게나."

"예, 저하."

세자는 이 일을 어찌 처리할지 상의하려고 부왕인 주상을 만나려고 한다. 편전에 신하들이 소집되기 전에 말이다. 그는 걸음걸이를 빨리 하고 싶으나 동행하는 내관과 궁녀를 생각하고, 또 궐에선 체통 없이 달릴 수가 없다.

"동궁? 무슨 일이냐?"

세자에게 대리청정을 맡기고 쉬면서도 세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뒤에서 여러가지로 손을 쓰는 아버지, 주상이 세자를 맞이한다. 주상도 이미 보고를 듣기는 했다. 하지만 이게 그가 개입하지 않는 것은 대리청정 기한에 세자의 결정을 보는 것이고 정녕 문제가 있는 것은 나중에 세자를 불러서 조언하는 것이 합당하기 때문이다.

사실 대리청정을 맡긴 이유는 세자의 정무능력을 늘리기 위해서도 있지만 병에 대한 치료를 목적으로 그러한 것도 있다. 치료에만 마냥 집중할 수가 없어서 병의 극복이 늦어지고 있지만 말이다. 선대의 건릉에 있는 분, 정종대왕처럼 건강을 신경 쓰고 있으나 문제가 있다면 주상이 선왕보다 더 병약한 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죽어가는 몸이라도 치료가 차도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주상은 죽어가면서도 세자의 대리청정을 보면서 안심을 하고 있다.

"저 그것이, 이양선 중 기묘한 행동을 한 배가 있다는 보고에 그렇습니다."

"그래? 그 것 참 묘하구나."

주상도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세자와 대화를 이어간다. 그는 자신의 결정이 잘한 것인가 물어보는 젊은 세자를 보면서 웃는다. 그는 만나본다고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주상이다. 세상은 넓으며 다양한 이들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만나보고 결정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국본의 선택을 믿는다네."

"전하..."

"네가 가벼이 생각한 것이 아니라고 여긴단다. 게다가 대신들을 모아서 이야기를 하지 않느냐?"

한편, 로드 애머스트 호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두 사람이 보인다. 대화에 대해서 들어보도록 하자. 귀족으로 보이는 이와 선교사로 보이는 이로 보이는 두 사람이다. 로드 애머스트 호는 아산만에 정박을 했으며 상륙은 불허가 되었으나 별로 지치지 않은 것이 보인다.

"우리가 이미 임무에 성공한 상황에서 추가로 이 교섭을 성공하면 인삼을 사서 중국에 파는 일이 있을 겁니다. 그럼 이것은 동인도 회사는 더 큰 이익을 줄 것 입니다. 미국 놈들이 우리에게 자국산 인삼을 잘 안 파는데 조선의 인삼은 중국에서 높이 치니까 그걸 사다 팔면은 이익은 크겠지요."

"맞습니다. 자작께서 원하는 것을 꼭 이루게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로드 애머스트 호의 선주인, 사실은 그 선주인 척 가장을 한 파머스턴 자작, 헨리 존 템플 경의 지인이고 그 간첩을 자처하고 있는 휴 해밀턴 린제이 자작이 꿈에 젖어서 말한다. 그는 임무상 청나라의 중요한 해안 지역들을 측량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중이다. 이 상태에서 조선에 대한 통상을 성공시키려는 욕심이 강하다.

동행한 선교사, 카를 귀츨라프의 말이 맞으면 중국 전역에서 조선인삼의 가치는 매우 높다. 그 것을 사다 팔면 중간 이익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물론 조선이 전향적으로 나서주어야만 가능하다.

그래서 신에게 빌었다. 조선의 지방관료 선에 처리가 되지 않기를 말이다. 그게 아니라도 그들이 거부하지 않기를...

이제 다시 조선의 조정으로 돌아 가보자. 주상은 세자의 판단을 이해하고 존중했고 이제 편전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그들은 이 기묘한 이양선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일부는 지방관이 재량껏 할 수 있는 일을 조정으로 올려 보냈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한다. 꽤나 다급한 것 같으면서도 차분하게 대화를 이어간다.

"저하, 저들을 만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보옵니다."

"하지만, 무뢰한 이들이라면 굳이 조정으로 초청을 해야만 하는 것입니까?"

"무뢰하다면 행패를 부릴 것인데 그렇지 않잖소?"

"허나, 언제 본색을 드러낼지 모르옵니다."

신하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주상이 앉은 용상 앞에는 세자가 앉은 자리가 있으며 세자는 신하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어떻게 의견을 조율할지 생각을 하고 있다. 주상은 그런 고심하는 세자를 보면서 잘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릉에 계신 분, 영종대왕처럼 자식을 그리 할 생각이 없는 그다.

"우선은 불러들여서 의도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보옵니다. 다만 아산의 수령이 추가로 올린 보고가 또 있습니까?"

"그 것이 선주가 좀 높은 신분으로 보입니다."

"높은 신분? 그 이외에는?"

"행패를 부리지 않으나 먹을 물자를 구하려고 교섭을 하는 것 외는 별로 없답니다."

"신중하게 기다리고 있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세자는 그들의 최종적인 의견들을 더 듣고 생각을 하다가 결정을 내린다. 바로....

"그들을 한성으로 올려 보내도록 하라."

신하들 중 납득을 못한 이들도 있다. 하지만 세자가 친히 그들을 설득하면서 납득을 시킨다. 그래서 화를 누그러뜨리면서 세자의 결정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이들이 있다.

얼마 전 졸한 김조순의 일족을 빼고 현재 조선에서 가장 명망이 있는 노신들은 말없이 세자를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세자의 모습에서 앞으로의 조선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조정의 의향은 그들을 올려 보내서 이야기를 하기로 결정이 된다.

이런 결정이 있으나 빨리 내려오기를 바라는 로드 아머스트 호의 사람들이다. 당연히 기대를 하는 사람은 린제이 자작이고 귀츨라프이다. 좀 더 기다린다.

한 일주일 이상은 기다렸을까? 그러다가 조선의 정부에서 보낸 신하가 왔다고 선원이 그에게 알린다. 귀츨라프도 초조해 한다. 그, 린제이 자작은 귀츨라프에게 통역을 맡기기로 했다.

"나는 영길리국의 제후인 휴 해밀턴 린제이라고 합니다. 자작이지요. 이 배의 선주로서 조선과는 교린과 상행을 논하려고 이리 왔습니다."

그는 조선 왕이 보낸 신하에게 자신을 영길리국의 제후로 소개해서 나오자 조선 측의 모두가 놀란다. 지방관의 보고로 높은 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더 높은 이라는 것에 놀란다. 그들로 치면 일종의 제후, 임금에게 군호를 내려 받은 신하가 일개 상선에서 나온 것이니 말이다.

린제이 자작은 조선과의 통상에 사활을 걸고 싶었다. 자신이 직접 갈 생각이었다.

"제후라고 하시었소?"

"그렇습니다."

귀츨라프와 역관의 통역을 통해서 그들은 대화를 한다. 신하와 역관은 아까도 언급을 했듯이 예상치 못하게도 제후가 배에 타고 있다는 것에 어안이 벙벙하다. 또 주상 전하와 세자 저하를 직접 만나고 싶다는 것이다.

이를 전하려고 내려온 선전관이기는 하다. 이미 이 일은 일개 수령과 선전관이 해결하기에는 물이 예상치 못하게 흐르듯이 진행이 되었던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만나자고 전하기는 하는데 의전은 더 수정을 해야 한다고 보고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선전관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일국의 제후입니다. 그 요구를 무시하면 그럼 무례를 행하는 것이니 저 제후라는 자와 저기 역관을 동행하는 것이 어떤가 생각이 드네."

"그럼 결정을?"

"도성의 전하와 저하께는 먼저 파발을 보내서 보고할 것이 있지... 다만 저 제후가 위험해지면 그러하니까, 되도록 대리인을 보내어도 된다고 해도 말을 해보겠네."

사실 그들이야 저 제후가 굳이 가지 않기를 원한다. 그래서 대리인을 보내어도 된다고 하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린제이 자작은 귀츨라프랑 같이 올라간다. 그들도 그리 열성으로 만류한 것은 아니다. 다만 조정으로 올라가는 보고에 조정이 놀라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서역에 있다는 영길리국의 제후는 조선의 조정으로 초청을 받아서 올라가는 이 사실이 조선의 관원들로서는 황망하다. 선전관이 먼저 올린 보고로 제후가 선주이며 제후랑 역관이 같이 동행해서 올라간다는 것을 전한다. 자작이라도 일국의 제후이기에 그리고 사실상 일국을 대표하는 셈이라서 그 격을 더 올리기로 한다. 군호를 받은 신하 수준의 의전을 하기로 급박하게 정한다.

반면에 지금 한성으로 귀츨라프랑 호위인 자를 대동해서 올라가고 있는 휴 해밀턴 린제이 자작은 조선의 수도로 초청이 되는 것에 일이 잘 풀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속으로 더 생각을 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이익으로 생각을 하는데 표정으로 드러날 정도로 기뻐하고 있다.

'그 인삼의 산지라는 조선이랑 통상을 성공한다면 조선의 인삼을 차이나에 수출해서 이익을 벌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일은 영국과 청나라간의 무역으로 영국이 꽤나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기에 그렇다. 영국은 청에게서 차와 도자기를 수입하는데 반대로 영국의 중요한 수출품인 공장제 직물, 모직물과 면직물은 청나라에서 매력적인 상품으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이는 청나라의 광활한 강역과 많은 인구에서 나오는 값싼 공임에 원료로 그러하며 모직물은 더운 강남에선 인기가 없을 수밖에 없다.

설령 모직물과 면직물이 싸도 운송비로 그 가격이 올라가서 가격경쟁을 이길 수 없다.

이래서 영국은 인도에서 만든 아편을 강남에 유통해서 손해를 벌충 중이다. 그리고 다른 벌충 수단을 골몰했다.

근데 그런 골몰 중에 영국의 면직물은 어느 정도 수출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만 그 것이 청을 거쳐서, 저기 조선이란 청에 속한 속국으로 인식되는 쪽에서 많이 수입이 된다는 것도 들었다. 그 조선이 인삼의 삼지라고 말하는 강남의 청나라 상인들이 준 정보도 파악했다.

그래서 로드 아머스트 호가 조선으로 온 이유는 인삼의 구매와 직물의 수출판로를 늘리기 위해서 온 것이다. 물론 다른 이유로는 중국 해안의 측량 등이다. 어찌 보면 부차적인 것이다. 실패할 것을 각오했으나 일이 잘 풀릴 조짐이 보이자 린제이 자작은 기뻐할 수밖에 없다.

"이제 조선을 통해서 동양무역에서 우리 영국의 입지를 높여야 한다. 그리고 난 이 성과를 추가해서 조선의 정보까지 더해서 파머스턴 자작이 이 공로를 높이 치겠지."

말을 타고 있으면서 행복한 상상에 취해서 자국의 말로 혼잣말을 하는 그를 조선의 관원들이야 당연히 이상하게 본다. 표정이 뭔가 실실 웃고 있는 모습에서 뭘 잘못 먹었나? 란 생각을 하고 있지만 드러내지 않고 그냥 그러려니 넘어간다. 아니면 한성으로 가기 위한 여정은 육로라도 좀 힘들다. 익숙하지 않은 길이니까 그렇겠지 생각한다.

그렇게 이해를 하면서 조정이 있는 한성으로 올라가는 그들이다. 도적들에게서 습격을 방지하려고 경군을 백 명을 넘기는 호위를 내려 보냈다. 그래서 도적들은 그들을 습격할 생각을 버린다. 린제이 자작 일행은 영국이나 유럽이랑 비교하면서 조선의 풍경을 둘러본다.

자작 일행은 한성에 도착했다. 여독을 푼 이후에 이야기를 한다. 다음날, 린제이 자작이 창덕궁의 인정전에서 조선의 신료들과 대리청정 중인 세자와 임금 앞에서 통상수호조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물론 통역은 귀츨라프와 조선 측의 통역관이 전해서 이야기를 한다. 우선은 이를 경청하는 조선의 관원들과 주상과 세자다. 통역을 통해서 전해지는 말은...

"제가 원하는 것은 조선이 서방과도 교역을 하는 것입니다. 청도 저 일본도 교역을 하는 곳을 둡니다. 그런 것을 개항장 혹은 교류지입니다. 그 곳에서 장사를 하고 지낼 것입니다. 그냥 열고 일정 지역까지만 우리 같은 양인들이 머물 곳으로 지정하시면 됩니다."

비기독교라도 고귀한 혈통이기에 동양의 왕족들에게도 고개를 숙이는 자작의 모습에 귀츨라프는 놀란다.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다른 말로 하자면 자작이랑 그 영길리 상선의 사람들은 조선과의 교류와 장사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대리청정을 하는 세자는 이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 어찌 하면 덕을 유지하고 조선에게도 득일까 말이다. 이어서 직물 하나를 직접 보여주면서 열심히 설명하는 것이 통역을 통해서 그들에게 전해진다.

"이것은 천축(인도)산 면인데 이 옷감을 조선은 청을 통해서 사들이지요? 우리랑 통하면 더 싸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 말에 더욱 생각을 하는 신료들이다. 저 자의 말대로 조선은 저런 천을 청나라를 통해서 들여오고 있다. 그리고 저 천으로 조선의 면을 통한 직물은 비중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민생에 저 면포는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이어서 자작은 직접 조선의 신료들에게 다른 상품도 설명을 해준다. 양의 털을 짠 양모로 된 직물을 말한다.

조선은 이전의 초기면 모를까 지금이면 양을 기르지 않는다. 그래서 양모직물도 수입을 하고 있다. 근데 이 것을 청에게서 수입하는 것보다 더 가격을 낮게 살 수가 있다고 말한다.

모피와 가죽 말고도 추위를 견딜 수 있게 도와주어서 민중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대리청정 중인 세자는 입을 열었다. 주상을 대신하고 조선 조정을 대표해서인데 그 말은 물산의 부족을 꺼내는 것이다.

"좋네, 하지만 아국은 그대들의 물산과 바꿀 것이 많이 없네."

저 물산을 사려면 조선이 내야하는 것은 호피와 식량 등이다. 도자기도 있으나 청에게서 사들이는 상황일 것이다. 조선의 민초가 이익이라도 조선의 부가 일방적으로 빠져나가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통역을 거쳐서 전달이 된다. 노걸대언해 등으로 중국어를 말할 수 있는 역관이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서방 사내에게 말하고 저 서방 사내가 자작에게 전한다. 그렇게 전한 그 말에 자작은 웃었다.

그 웃음의 의미를 모르겠으나 당당해서 속으로 당황하는 세자요, 주상이며 다른 조선의 신료들도 똑같다. 그가 뭐라고 말하고는 양인 역관을 통하고 이후에 역관에게 전해진다. 역관의 표정은 매우 당황한 모습이다.

대체 무슨 말을 했기에 그런 반응인가 궁금해 답답한 조선 조정의 사람들이다. 이내 역관이 입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그리고 그 말은...

"그 것이.... 인삼을 거래할 물산으로 해도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알고 있답니다. 인삼을요... 오히려 인삼을 거래에 꺼낸다면 환영한다고 고했습니다."

순간 조정은 얼어 붙어버린다. 인삼이라니, 청나라와도 상행을 하는 이들이니까 인삼을 알 수가 있다는 것이야 짐작을 했다. 오히려 원하는 그 사실에 놀란다.

대체 왜? 그들도 인삼에 관심이 있는 것인가 생각을 하는 세자다. 세자 말고도 주상과 다른 신료들도 비슷하다. 하지만 이를 생각한다면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니고 역관이다.

인삼을 조선에서 사서 청의 강남에 팔 생각인 것이다. 강남은 확실히 듣자하니 인삼을 더욱 비싸게 취급하는 곳이라고 역관도 말로는 들어 알고 있다. 근데 역관은 그런 것이 가능한 이들이 나타난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세자도 역관 다음으로 그 의도를 알아차린 것이다. 연경사를 갔다 왔던 신하들의 보고를 보다가 본 풍문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렇게 세자는 조금 정색을 담아서 린제이 자작 일행에게 물었다.

"인삼을 원하는가?"

"원하지요, 그 것이라면 조선도 영국도 이익을 크게 볼 겁니다."

"어떻게 말인가?"

"조선이 설령 금의 가격으로 팔아도 강남에선 금 이상의 가치로 팔립니다. 그런 식으로 이익을 나누는 것이지요. 아니면 조선의 상인들이 우리 영길리의 배를 빌려서 직접 거래를 할 수 있지요."

통역을 거쳐서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린제이 자작이다. 자작은 입을 열었다. 인삼을 거래하는 무역망을 얻으면 조선에게도 이익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나 인삼을 장기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조선에서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홍삼을 명확하게 아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선에선 홍삼이 강남에서 더 리가 될 수 있음을 알아차린다.

홍삼이라고 하는 물건의 가치를 다시금 실감하는 것이다. 저 서역의 제후를 움직인 것은 인삼이라는 것이다. 인삼이 이리 천하와 조선을 진동시킬 줄 누가 알았겠는가?

주상이랑 눈이 마주친 세자이다. 주상은 미소를 지었다. 마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렴이라고 말하는 듯 하는 표정과 미소이고 신하들은 세자를 불안한 눈빛으로 보고 있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세자를 향해 집중되었다.

"좀 더 논의를 하고 전해주겠네."

그 말을 통역을 통해서 전해 듣자, 그럴 수 있다고 기다릴 수 있음을 보이는 린제이 자작이다. 그를 사신들이 머무는 곳에 두고 조정에서는 회의를 시작한다. 신하들은 찬반으로 갈려서 치열하다. 그러나 찬반을 말하는 이들도 다 일리가 있는 의견이라는 것이다.

"저하, 저들을 통상한다면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은 한정이 되옵니다. 저들이 직물이나 공임으로 만든 것을 주면 우리는 농산물이나 산에서 난 것을, 아님 인삼을 주어야 합니다."

"맞습니다, 저들을 얼마나 믿고 저들이 주장하는 통하여 상행한다는 통상을 잘 이행할 수가 있겠습니까?"

"저들을 융숭하게 대접하지만 사양하고 그들의 배에게 많은 식량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끝내야 합니다."

반대하는 이들의 중요한 논거이다. 막힘이 없이 통상한다고 해도 그들은 줄 수 있는 물자가 한정이 되며 나라의 부는 더욱 빠져나갈 것이라고 우려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찬성하는 이들은 그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다른 이점을 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야..

"하지만, 저들은 그 통상에 관심이 있었기에 이 조선에 온 것입니다. 또 아예 조사를 하지 않고 온 것도 아닙니다. 이들은 우리 조선과의 통교에 상행을 원하는 것이 크게 보입니다. 제후가 나설 정도면 큰일이라고 여기고 있는 듯합니다."

"왜국을 통하지 않고 다른 곳과 교류할 수가 있다면 그 또한 이익이옵니다. 또 청을 통해서 얻었던 서역의 기물을 직접적으로 얻을 수가 있지 않습니까?"

"인삼을 통해서 더 이를 얻는데 의를 버리지 않고 이를 얻는 것이면 마다할 일이 아닙니다."

꽤나 팽팽한 모습이다. 찬반측은 서로를 논박하지만 서로를 죽일 듯이 물어뜯는 것은 자제한다. 대리청정을 하는 세자와 세자에게 전권을 맡긴 주상도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하고 있다.

세자는 특히나 자신이 이를 승인했기에 나온 통상에 대한 이야기다. 이것이 조선에 기회인가 위기인가를 꾸준히 고뇌한다. 그는 조선의 문호를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긴다.

조선은 왜구로 인해서며, 해금령으로 바닷길을 통한 교린은 막혔다. 이런 상황에서 청과 일본과의 교류는 제한이 되어 있다. 청을 통해서 들어오는 서적들로 세상의 변화를 짐작하는 세자는 조선도 그러한 흐름에 따라 가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하고 있다.

"좋네, 그 통상이라는 것을 해보지."

"하지만, 전하!"

"왜관에서 왜와의 무역을 하는 것과는 비슷해도 다를 수가 있사옵니다."

"어디를 요청할지 모르는 일이지 않사옵니까?"

역시나 반발은 알고 있었다. 그들에 우려는 세자도 이해를 하고 있다. 세자는 눈을 감으면서 신하들에게 말한다.

최대한 세자도 생각을 하고 임하는 것이다. 영특한 세자의 논리에 반대하던 신하들도 일정 부분 수긍을 한다. 그래도 여전히 탐탁치는 않은 것은 별개다.

"저기 아산으로 할 것이며 왜관에서의 왜랑 무역함을 참고하나 저들이랑 논하면서 정할 것이다. 영길리국이 강성해도 도리를 지킬 줄 아는 이들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도 최대한 사정을 이야기 하면서 정하면 될 것이다."

역관이 전하고 귀츨라프를 통해서 전해지자 린제이 자작은 뛸 듯이 기쁘다. 그렇지만 그 기쁨을 억누르고 일어나서 고개를 숙인다. 동양식 예법은 아니나 최고의 예법으로 그 결정을 내린 섭정인 세자에게 예를 표하고 감사를 표한다.

조선을 위해서 한역본을 준비한다. 그리고 영국에는 이 성과를 증명하기 위해서 영문본을 준비한다. 프랑스어로 쓸 필요가 없기에 한역본 2본과 영문본 2본을 작성한다.

조규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개방장은 그들이 상륙한 아산으로 정하기로 한다. 5리 이내에 개방장을 세우며 영길리인은 허가가 되지 않은 이는 개방장을 나갈 수가 없게 한다. 그리고 개방장에서 영길리인 끼리의 범죄는 영길리인들이 처결한다.

대신 조선인에 대해서 범죄를 일으키면 상주하는 개방장의 영길리인 토관이 이를 찾아서 벌을 줄 수가 있으며 조선은 관원이 그 벌을 참관할 수가 있게 한다. 이는 조선과 영길리의 법이 달라서 한 타협이다. 반대로 조선인은 영길리인에게 범죄를 저지르면 조선의 관헌이 이를 처벌하고 영길리인 토관이 이를 참관하여서 처벌을 하는가에 대해서 감시하는 식으로 간다.

"생각보다 잘 처리가 되었습니다."

"그래, 인삼을 조선은 영길리국이랑 평균 500~1000근을 거래하고 조선의 상인이나 관헌이 요청하면 강남으로 향하는 조선 상인들에게 배를 용선해줄 수 있게 한다는 것이지."

"설령 금값으로 사도 강남에서는 2배 이상은 받을 수 있지요. 더 교섭을 하면 그보다 싸게 벌 수도 있습니다."

"인도산 아편 말고도 팔 수 있는 것이 생기니 좋구나!"

통상조규를 성공시킨 다음에 조선의 왕궁에서 베푼 연회를 즐기면서 린제이 자작은 기쁨을 표하고 있다. 귀츨라프는 서학 선교사들의 정당한 진출이 되지 못함에는 아쉬우나 개방장이면 크게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여긴다. 조선도 큰 불만이 없는 식으로 조규에 성공한다.

다른 나라와는 처음 맺는 것이라도 그렇다. 그래도 린제이 자작은 협잡을 그렇게 부리지 않는 사람이라서 꽤나 조선에는 후하게 용인한다. 방곡령 등에 대해서 말이다.

어차피 영국 선박이 입항해서 보급품으로 곡식을 해도 보리나 이런 것을 원하고 조선의 식량 사정도 고려를 해야 할 것이니 말이다. 조선 측의 대신들은 생각보다 호의로 대하고 협조를 해주는 린제이 자작에게 호감이 생겼다. 그래도 국부가 날아가는 상황을 신중하게 주의를 해야 함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는 주상도 세자도 비슷하다. 조선국-영길리국 통상조규는 규장각에 저장이 될 것이다. 조선의 이런 것에 청은 딱히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저들도 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일본에서는 이에 화가 났으나 저들의 통제 밖인 영길리인들이기에 따질 수가 없다. 도리어 이미 유명무실이 된 왜관의 통상을 더 늘려보려고 노력을 한다. 대마도주 쪽이 그러하나 정작 막부에서는 그렇게 관심이 없다. 국학에 중심이 된 이들 중엔 이미 현실 감각을 상실한 이들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개방장이 생긴 것을 안 조선 천주교회는 이를 통해서 브뤼기에르 주교를 모셔올 생각을 한다. 다행히 마카오에서 청나라 내륙으로 올라가려다가 서신이 닿았다.

영국 선박을 타고 개항장에서 내리고 조선 교회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이후에 조선 내륙으로 들어갈 방법을 취한다.

그게 더 낫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는 브뤼기에르다. 그는 마카오에서 꿈속에서 기다려서 조선의 형제들이 연락하기를 기다리라며 그 길을 만류하는 성인을 만났다.

'이것은 계시일까?'

그 꿈의 내용을 믿고 기다리니 정녕 그리되었고 이어서 영국에 의해서 조선에 개방장이 생겼다. 참으로 주님께서 주신 그 기회에 감사를 드리는 그다. 그렇게 마카오에서 영국 상선을 얻어 탄 브뤼기에르는 아산 개방장에 내린다. 이제 막 형성하는 아산 개방장에 묘한 생각을 한다.

언젠가 저 곳도 마카오 같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말이다. 다만 여기는 야소회가 아닌 그냥 천주학을 신봉하는 승려라는 것을 들키면 추방과 순교를 양자택일하라고 하는 곳이기에 들키지 않으려고 브뤼기에르는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서 상인으로 위장한 조선 천주교회가 파견한 이들이랑 접촉했다.

"나를 어떻게 이 개방장을 나가게 할 것입니까?"

"그 것이..."

"가짜 장례식을 만들어서...."

"가짜 장례식?"

브뤼기에르 주교를 내륙으로 옮기는 방법은 그를 관에 넣고 상여행렬로 위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졸지에 한 성도가 죽은 자가 되어야 했지만 말이다. 관에 들어가 상여행렬이 개방장을 통과하고 장지로 가는 속임수가 통하기를 기도하면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그다.

한 감이 좋은 자는 이인좌의 난을 전례로 매우 시간을 끌었다. 상여의 안을 확인하려고 하지만 성도들의 연기로 막혔다. 죽은 고인을 빨리 장지로 보내주기로 하는 것이 그리 의심이 되냐는 것으로 가자 결국은 개방장을 열었다.

그렇게 개방장이 보이지 않는 쪽을 통해서 걷고 또 걸어서 상여행렬은 해체가 되었다. 조선 대목구의 1대 대목, 혹은 1대 대목장인 브뤼기에르는 조선으로 들어왔다. 어쩌면 조선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몽골의 어딘가에서 약해진 몸으로 병사해야 했을지도 모르는 이가 조선으로 무사히 들어왔다. 그의 무사 입국은 어떤 일을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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