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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다시 위대하게!-10화 (10/221)

〈 10화 〉 (8) 강남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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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다산 대감이 서거했습니다.”

“역시인가....”

양선을 구매하는 일을 끝으로 관직에서 물러나서 일을 하면서 썼던 글을 정리하던 다산 정약용은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주상은 건릉에 계신 분인 정종대왕과 부왕을 섬기던 그가 떠남에 안타까워하면서 그의 장례를 후하게 치르고 그에게 시호로 문충을 내려주었다. 정씨 형제 중 정약용이 세상을 떠났다.

다른 정씨 형제와 가까운 천초는 문상을 갔다. 중용을 받아서 역관을 육성하고 있다. 또 개방장에서 영길리인들과 교섭하는 중책에도 그는 이리 문상을 갔고 유족을 위로했다.

주상은 도승지를 보내서 다산은 충신이며 공신이었음을 말하며 그들을 위로했다. 다산의 자식들도 조정에 입문하여서 일을 도우고 있다. 주상의 이런 인정은 크고 또한 장례를 후하게 치르라고 내린 은자에 감사를 더욱 올렸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남인들은 영남 남인과 경기 남인을 막론하고 남인의 거물이 서거한 것에 슬퍼했고 소론도 대유의 죽음에 슬퍼한다. 노론은 시파와 벽파 모두 그의 정적이었다. 하지만 고인을 모독할 생각이 없기에 조심히 조문한다.

정치적 입장과는 별개로 그의 학문과 성과를 인정하였기에 그의 죽음에 유감을 표했다. 양주를 빛낸 정씨 사형제의 막내가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저가 믿던 천주가 있는 곳으로 향했을 것이다.

"증기기기라는 것은 참으로 신묘하오."

"근데 목탄으로는 힘이 약합니다. 검은 돌, 매탄을 써야 하는데.... 이 조선에도 매탄이 들리는 풍문으로는 저 평안도에는 있다고 하니...."

"한 번 구해볼까요?"

“그러면 좋지요. 조만간에 평안도로 가볼까 합니다.”

이런 말하는 학자들인데 그들은 성리학자이나 기기에도 관심이 많다. 그래서 청의 유리창에서 사들인 서방제국 기술 서적의 번역문을 사들여서 직접 증기기관도 만들어본다. 대장장이에게 의뢰하고 일부 부품은 아산의 개방장과 청에서 사들이고 숯, 목탄을 이용한다.

생각보다 잘 작동했으나 출력이 예상보다 낮다. 이에 매탄을 구해볼 생각을 하는 학자랑 그 친구다. 그리고 그 학자는 기 모든 학문을 이해하려고 생각해본다. 이 학자는 혜강 최한기라는 사람이다.

증기기관에 관심을 보인 계기는 사실 간단하다. 몇 년 전에 주상의 지시로 들어온 연안에서 양선을 견인하려고 들인 증기선이란 기물이 원인이다. 이를 운영하려고 기술자를 수배하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것을 듣고 만들어 보는 것이다. 조정에서도 목탄을 이용하는데 화력이 골탄, 매탄이라고 하는 것이랑 비교하면 출력이 낮아서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려고 그런 것도 있다. 그런 일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다.

그래서 아예 증기기관을 만들어 보려는 돈 좀 있는 괴짜 양반들도 나오는 것이다. 이런 저런 것으로 조선은 변하고 있는 것이다. 작은 변화들이 부른 것으로 조선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의 바람을 알아챘는지 모르지만 이미 조선이랑 상행을 시작한 영길리, 영국 내부에서 인삼에 대한 정보가 퍼지고 있다. 다른 것들을 알아챈 나라들은 인삼, 조선의 인삼에 대해서 중원의 고서를 바탕으로 효과가 없는 작물이라고 생각해서 무시했었다.

그러나 강남에서 조선인삼을 통한 수입이 막대한 것을 알게 되었다. 이로 인해서 생각을 바꾸는 영국 외의 유럽 열강과 미국이다. 특히나 미국은 동남아 순행을 하면서 조선과의 통상을 타진하는 방향도 상정을 하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추세에 한 번 타볼까?’

이런 것을 생각을 하고 있기는 하다. 물론 미국이 조선과 수교를 하는 것은 나중의 일이 되지만 말이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미국 내의 인삼도 충분히 조선인삼에 경쟁력을 달성할 수가 있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과 달리 인삼의 수량이 늘어도 조선인삼은 프리미엄이 붙어서 더욱 비싼 가격에 거래가 되었다. 즉 미국의 인삼은 오히려 보급형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이익은 이익이라고 여긴다.

물론 조선인삼을 취급하는 영국, 그리고 영국을 통해서 인삼을 공급하는 조선도 덩달아서 배를 불려주고 있다. 이 것이 속이 쓰린 미국인들이다. 한편 이런 것을 어렴풋이 아는 조선이고 조선에서 강남을 향하는 범선이 보인다.

“강남은 오랜만에 가는 군요.”

“조정이 양선을 사들인 이후로 항해도감으로 선원들을 키우고 쌀을 운송하는 것이 늘고는 경강상인들도 이에 경쟁을 하듯이 양선을 구매했다. 이런 것을 고려하면 양선을 소유하지 않으면 경강상인들도 급을 쳐주지 않는 세태가 될 것이네.”

물론 이런 세태를 말하기는 해도 아직 조선의 수로를 담당하는 것은 조선의 전통선박이 더 많다. 그래도 조정은 점점 선박을 사들여서 범선만 5척이고 범선을 견인하는 연안증기선 2척을 가지고 있다. 항해도감은 점점 수부를 육성하는 기관으로 궤도를 잘 타고 있다.

또 상급의 수부들을 육성하려고 영길리인 등을 이미 고용해서 이를 배우고 있다. 당장은 상급의 우수한 수부들이 바로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좀 시간이 지나면 좋은 인재들, 조선인 상급 수부들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개방장에서 양선의 선주들이 조선인 수부들도 많이 고용한다면서요?”

“연안을 항행하면 모를까 원양은 그러했지. 그러니 상투를 잘라서 건네어 주고 다시 상투를 트는데 이전보다는 작지.”

“역시 덥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네.”

원양으로 나서는 양선에 탄 수부들 사이에서 퍼진 문화로 처음 배에 타면 첫 상투를 잘라서 건네주는 것이다. 이는 수장을 극도로 꺼리는 조선인들이 자신이 죽으면 대신 전해달라고 내놓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홍이 혹은 서방에서 온 이들은 특이하게 여기는데 조선인들이 유달리 객사를 싫어하는 것을 좀 이해하지 못해서 그렇다.

아무튼 이런 것도 비교적 젊은 수부들을 돈을 많이 모으려고 겁 없이 올라타기도 한다. 상투를 자르고 많은 돈과 맛잇는 끼니를 위해서 그렇다. 이들이 탄 배는 조선 조정 소유의 1000톤짜리 배인데 아직 추수기가 아니라서 이렇게 강남으로 보내는 것이다.

“관선을 타고 가는 우리는 상인으로 위장하지만 명심하게.”

“그렇지요. 강남에서도 돈을 버는 것보다는 풍문을 듣고 진상을 교차해서 얻은 사실을 가져와야 하네. 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젊은 사람과 장년인 두 사람인데 각각 환재랑 천초이다. 이들은 주상의 명을 통해서 강남에 대한 정탐은 물론이고 서방에서 정보를 얻어오는 것이다. 양선에서 일할 수 있는 수부들이 점점 늘어나서 강남으로도 간혹 가기에 말이다.

그리고 일부는 천주학 신봉자들이 수부가 되어서는 강남으로 가서 천주학자 혹은 신부라는 천주승이 되기도 해서 혹시나 이를 조사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특히나 정약종의 차남인 정하상이 갑자기 수부를 하겠다고 한 이후에 사라진 일로 그러하다.

일설에서는 그가 외국으로 가기 위해서, 천주승이 되려는 목적으로 수부가 되었다는 풍문이 팽배하다. 또 어린 수부 3명도 같이 사라졌다. 물론 이를 잡아들여도 그들을 죽일 생각은 딱히 없다.

오히려 외국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제 주상으로 즉위한 그는 천주승이라도 인재면 사용하려고 생각이 강하다. 근래 더 부려먹어지는 일이 많아서 슬픈 환재이고 늙어가는 자신을 아직도 잘 이용하니까 한숨이 간혹 나오는 천초다.

“그래도 주상께서 우리를 크게 쓰시고 믿고 있는 것이 다행이지 않습니까?”

진심이면서도 피곤함이 담긴 말을 하는 환재다. 그리고 천초는 환재는 더욱 오래 오래 갈릴 것이라고 속으로 생각을 하지만 말로는 꺼내지 않는다. 물론 환재도 아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을 한다.

환재가 머리가 잘 돌아가는 친구인데 그것을 모를 리가 있겠는가? 라고 생각하는 천초이다. 환재야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 조정에 뼈를 묻고 일해야 하는데, 피곤하고 일하기 싫을지라도 주상께서 나를 믿고 있다. 나도 주상의 믿음에 부응해야 하지 않겠는가?’

환재의 노력이 어린 행적과 별개로 조선은 주상의 즉위 이후로 유학적이나 동시에 전례를 벗어나는 일이 많다. 그래도 이게 부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긍정적인 면모를 더 보여주면서 순환이 되고 있다. 경기도에 한정한 호포제만으로도 시행한 이후에 이를 덜 내려는 행위를 벌인 이들을 벌하면서도 기강을 유지하고 있다.

전세는 적게 잡아도 수십만 석, 많으면 백만 석 이상을 거두면서 세수는 더욱 반석을 이루었다. 그리고 양반의 위상이 그렇게 낮아졌는가? 그렇지 아니하다.

향임이나 향회를 배려하라는 목민심서를 내놓고, 지방도 공치를 강조함으로서 민란에 대한 위험을 점점 낮추고 있다. 그리고 이런 주상의 경장책에 반한 이들은 주상의 열렬한 추종자들이 되고 있다. 이러한 바탕에서 주상은 이런 세력 변화를 바탕으로 선왕이 부활시키려던 건전한 붕당의 구조를 이어서 주상의 통제와 협치 아래에서 이끌어가고 있다.

“소문도 확인하고 그러하려면 대략 강남 쪽에 한 달은 체류해야겠지?”

“그럴 것입니다.”

환재랑 천초를 태운 배가 그렇게 강남에 도착했다. 강남, 정확히는 광둥성의 광저우에 말이다. 그들은 마카오로 들어갈 방법도 고심을 한다.

물론 상선으로 위장한 것도 고려하면 큰 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 광저우랑 마카오에서 서양에 대한 정보며 여러 가지를 캐낼 생각이다. 성과가 적어도 정보를 얻고 이를 교차해서 가져오고 조각을 맞추면 된다.

게다가 조선에 한역을 한 서양서적 외에는 정보가 워낙 부족한 것도 있다. 이런 것으로 통해서 정보를 얻으면 그 것도 결국은 조선의 이익으로 누적이 된다. 그래서 영길리인 선장들에게 아는 시시콜콜한 정보를 작성해달라는 것이다.

게다가 왜관에도 이제는 비슷하게 적용을 시키고 있다. 상인으로 위장해서 임무를 위한 노잣돈을 마련하려고 홍삼을 수십에서 수백 근 이상은 들고 왔다. 그리고 환재랑 천초는 강남에서 조선인삼의 인기를 깨달을 수가 있었다.

“나에게 파시오! 황금 2근, 아니 3근은 내겠소!”

“그런 귀한 것을 겨우 황금 3근에? 난 황금 4근을 내겠소!”

그들에게서 홍삼을 사려고 안달인 모습에서 당황하고 있다. 사실 더 정확히는 환재가 그렇다. 역관이 된 지 꽤 세월이 지났으며 연행사에도 자주 동행한 천초, 문순득은 이런 상황을 들어는 왔다.

특히나 청나라 상인들을 상대하면서도 그런 정보를 술을 대접하면서도 알고 있다. 그래도 이런 인기라서 체감을 하니까 더욱 놀랐다. 그리고 천초는 주상에게 따로 지시를 받은 것이 있다면...

‘홍삼 등 조선의 인삼을 가지고 우리와 교역을 원하는 다른 세력이 있는지 더 조사를 해보라고?’

천초는 그러고 보니까 집이는 구석이 하나 떠올랐다. 영길리 인이 아닌 이들이 개방장에 드나들어서 인삼이나 홍삼을 사간다고 말이다. 물론 조선은 영길리랑 정한대로 홍삼 1근에 금 1근에 파는데 이상하게 깎아달라고 강짜를 부리는 영길리 상인들이 더욱 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다른 홍이들이 영길리인을 사칭해서 홍삼을 사가는 것 때문인가? 아니면 문호를 넓히려는 것일까? 아니다,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야.’

순박한 호남의 섬 출신이었고 이후 역관이 된 문순득은 타국의 언어를 잘 익히고 그 친화력으로는 아마도 조선 제일인 그는 이런 결정은 쥐약이다. 그래서 그런 결정을 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는 그저 통역에 일을 보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홍삼에 대한 가격흥정을 환재 대신에 주도한다.

“아 그것은 황금 4근이 걸맞을 것이오. 6년산이오!”

“오오, 그렇습니까?”

공행을 상대로 화술로 현혹에 가까운 수준으로 이익을 관철한다. 이 가격에 안 사면 손해를 본다는 식의 말을 하면서 말이다. 공행들은 홍삼으로 벌어들일 이익도 고려해서 가치가 있으면 황금 4근도 아깝지 않다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고 모든 홍삼을 1근 당 황금 4근에 팔지는 않는다. 약간의 흠이 상품은 알려주면서 자신을 정직한 상인으로 잘 포장을 한다. 그 친화력으로 정중하면서도 친근하게 말이다.

“저 놈은 상태가 조금 나쁜데 황금 3근 어떻소?”

“그래도 좋지요. 아이구! 애야 빨리 이만한 가치의 은과 금을 가져 오거라!”

“네, 알겠습니다. 대인!”

환재는 이런 문순득의 과하게 이익을 탐하지 않고 흥정으로 최대한 이익을 관철하는 모습에 천초의 본질이 역시 장사를 하는 상인이라고 감탄을 한다. 정씨 형제의 제자격인 문순득의 면모만을 봤다가 이런 면을 종종 보면 항상 감탄이 나온다. 그런 칭찬에 겸손을 부리는 천초다.

“천초 선생께서는 역시 훌륭합니다.”

“가끔씩 장사치인 것을 보여야지. 게다가 이런 신의에 공행들이랑 관계를 쌓으면 정보를 더욱 얻을 수가 있네. 이 광저우에서 홍이상들을 전담으로 상대하는 이는 저 공행일세.”

“그런 정보를 어떻게 얻었습니까?”

“내가 누군가? 영길리 상인들이나 영길리인 선장들이랑 가깝다고!”

익살스럽게 웃으면서 움직이는 그런 천초에 환재는 웃음이 나온다. 웃어른의 이런 익살인데 웃기는 것은 그만큼 환재에게 천초는 친근하고 가까운 사람이라서 그렇다. 환재에게 자신의 아는 것을 가르쳐주어도 그 것으로 엄청 잘난 척을 하지 않는 천초이고 객잔을 잡아서 그에게 여러 가지로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상인이니까 그 것을 위장해서 잠행을 사지만 상인으로서 상도를 지키면서 상품을 사면서 은근히 어떤 정보들을 잘 캐내는 천초다. 그런 천초를 옆에서 눈여겨보면서 그런 것을 배우려는 환재다. 해가 떨어진다. 배에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두고 말이다.

“이제 객잔을 잡지.”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객잔을 잡는다. 배의 선실이 아닌 이유는 거기서도 더 정보를 모으려고 그러는 것이다. 객잔의 식당이 있는 곳에서 끼니를 해결하면서도 청나라인들이 떠드는 소리에 집중을 하고 있는 천초이다. 그리고 생각을 한다.

‘미리견인들이 인삼을 팔았다고? 미리견의 화기삼 말고 조선인삼을? 흠... 역시 풍문이 사실인가?’

전에 들었던 풍문인 영길리인들이 아닌데 홍삼을 사러 왔다는 존재에 대한 것에 말이다. 나중에 이를 영길리 상인들이나 영길리인 선장들에게 물어볼 생각이 있다. 환재는 청나라어를 몰라서 밥을 먹으면서도 천초의 눈치를 살핀다.

밥을 먹으면서도 주변을 둘러보고 귀를 기울이는 모습에 말이다. 기름기가 있지만 맛이 있는 강남의 요리들로 호사를 누리지만 천초는 그 이상으로 귀는 빠삐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객잔으로 올라가서 환재랑 천초는 대화를 나눈다.

“역시 풍문 중 몇 개가 맞은 것 같네.”

“무엇이 말입니까?”

“우선, 아산 개방장에서 들었던 영길리 인들이 아닌데 홍삼을 사간 자들에게 대한 것이네.”

“아 그 것 말입니까?”

환재도 조정에서 들은 그 풍문에 대해서 들었다. 홍이 중에 영길리 인들을 사칭해서 홍삼을 사간 것에 말이다. 이에 대해서 대조를 해보려다가 말았다.

많아야 수십 근만 팔았다고 말이다. 그만큼 영길리 상인들에게 더 팔았다고 말이다. 다만 다음에 이런 일이 있다면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상이나 관헌들의 말을 들었다.

근데 이 강남에서 실마리가 풀린다.

“미리견, 아미리가라고도 하는 나라 사람들이 팔았다고 하더군.”

“미리견이요?”

“그렇네.”

환재는 기억을 더듬어 간다. 미리견은 영길리 인들이 알려주거나 한역 서양서적에도 나오는 나라이다. 영길리의 저 먼 서쪽 바다에 있다는 이들이라고 말이다. 그런 이들이 영길리인들을 사칭해서 인삼, 정확히는 홍삼을 사갔다고?

그 말에 좀 놀란다. 이내에 책에서 본 것을 떠올리는 환재다. 환재의 기억력이랑 추론에는 항상 감탄하는 천초다.

“그들은 분명 영길리 인들이랑 쓰는 말이 비슷하다고 말이지요?”

“그렇네. 영길리의 상인들과 영길리인 선장들은 그리 말하네. 애초에 영길리인들과 그 옆의 애란에 유주 곳곳의 사람들이 이주한다지. 미리견으로...”

“그 미리견이 왜 홍삼을 사간 것일까요? 이익을 보려고?”

“그 것은 이익이 목적이고 그리고 알아보니까 미리견도 인삼이 난다네. 아마도 상품의 비교를 위해서도 구하고 저들도 이 통상에서 홍삼으로도 이익을 더 보려는 것 같네. 나의 추측이네만.”

친화성이 큰 천초는 꽤나 비상하다. 환재가 천재라도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서는 문외한이 맞다. 천초는 친화성을 통해서 얻은 정보에 말을 통해서 중요한 정보를 가공해서 그 틈새를 엿볼 수가 있다. 그리고 환재는 이런 천초가 정리한 정보를 바탕으로 더욱 추론을 깊게 할 수가 있는 이다.

“아무래도 이익을 노리고 아마 좋다면 우리 조선과 통교를 원할 수 있겠군요. 자기들이 내놓는 인삼에 홍삼을 통해서 말입니다.”

“맞아, 그리고 인삼의 시세를 또 물어보니까 미리견이 파는 인삼보다 여전히 조선의 인삼, 홍삼이 높은 가격을 차지하고 있다더군.”

“그럼 천주승이나 다른 서역국가들에 대한 것은?”

환재는 머리가 좋고 일도 잘하고 호기심도 강한데 아직은 그 호기심으로 혈기가 어린 경향이 강하다. 멀리 보고 깊게 보기는 하지만 혈기로 가끔은 그르치기도 한다. 이런 환재는 그 것이 좀 달라지면 더 대성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천초, 문순득이다. 우선 환재를 좀 진정시킨다.

“어허, 진정을 하게. 알고 싶어서 날 잡아먹으려는 모습이구먼.”

“아. 이런 죄송합니다.”

이렇게 깍듯하다. 그리고 중인에 불과한 천초를 매우 편하게 대하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정중하게 대하는 환재가 마음에 드는 그다. 역관 제자들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환재를 아끼는 천초다.

환재가 진정을 한 이후에 객잔에서 들인 차로 마른입을 축이고 다시 입을 여는 그다. 천초는 천주승이 되려는 풍문의 정하상과 3소년이 광저우에서 사라진 이후로 행방이 묘연했다가 조선인으로 보이는 4명이 오문, 마카오로 가는 불란서의 배를 타고 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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