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화 〉 (22) 서유시찰단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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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선에서는 시찰단을 보낸 이후에 조정은 당연하게도 업무 공백을 메우려고 남은 관료들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군국기무아문의 존재로 이들은 경장에 대한 의견과 이에 대한 근거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리고 하나의 폭탄이 떨어졌다.
“조세 제도의 추가 개편이라고?”
“이거 은근 곤란하군요.”
“영길리 서적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 보이는데....”
아직 조선에 적용하기는 시기상조가 아닌가하는 제안들이 가득해서 그렇다. 조세 제도의 개편에 대한 것이었는데 조세의 금납화, 즉 현물 화폐 대신에 동전과 은전 등으로 이를 납부하자는 것이었으며 그 이외에는 인지세 등의 공문서를 발행하는 세금에 등록에 대한 것 등을 주장하고 있었다.
“별공과 진상 중 별공은 평공이랑 통일하자는 나왔지. 진상은 흠... 유보기는 했는데 이것은 더 급진이로군.”
“그렇네. 별공과 진상도 평공으로 하나로 합치자는 것이니 말입니다.”
영길리 서적 중 한역한 서적 중에 조세에 대한 것을 읽고 이를 개인이 연구해서 조선의 조세 제도가 가진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점을 강조하려는 것이 보였다. 물론 현실을 은근 무시하는 주장도 있었다.
“인두세에 대한 것은 군포를 내는 용을 인두세로 바꾸면 시행할 수가 있기는 하네.”
“그렇지요. 다만 군포 1필에 해당하는 가격을 최적으로 해서 이를 바꿀 수 있게 하잖습니까? 이전에 균일하게 해서 일통한 도량형으로 말입니다.”
인두세는 아마 호포제 등의 군포를 내는 것을 변형하면 되는 것이었는데도 이를 아직 바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을 하고 있었다. 사실 호포제 등으로 군포 자체가 일종의 인두세화가 되어버린 것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함정이었다.
“인지세는....”
“조선에서 인지세가 제대로 되려면 뭔가 더 필요하지요.”
“그 것이 잘 적용이 되게 관헌들, 지방의 관아들이 앞장을 서야하지.”
“그게 되려면....”
“수령들의 인식도 바뀌어야지.”
그 이외에 인지세도 조선인들에게는 아직 익숙하지는 않았다. 소송 등을 하는 중에서도 종이가 소모가 된다. 종이가 귀하기는 하지만 근데 종이를 조선의 경우는 이를 세척해서 쓸 수가 있다. 그래서 인지세 등의 것을 하기는 익숙하지 않은 것이었다.
이미 필요한 기본의 조세 제도들과 여러 잡세는 만들어 놓은 상황이었다. 또 아직 조세의 금납화를 하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아직 조선에 은이 충분하게 돌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견해가 달랐다.
“아직 우리 조선에 당오전을 내놓기로 했는데 문제가 있잖습니까?”
“수량은 대략 정해놨지만 그뿐일세.”
“은이 또 돌아가도 영길리와 법국과의 통상으로 은이 빠져 나가는 것이 꽤 있지 않은가?”
그나마도 상평통보 보다 좀 더 가치가 있는 화폐인 상평통보 당오전을 내놓기로 했음에도 조세를 동전으로 내는 경우는 아직 많지가 않았다. 이론상 은은 충분히 돌았는데 점점 은으로 조세를 내는 이들도 있었고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또 군포도 은이나 동전으로 사서 이를 납부하는 경우가 있으며 대동법이랑 조세를 다 화폐로 내는 이들은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많지 않았고 쌀과 포목 등을 내는 쪽들이 아직도 다수이다.
아직 금납화가 가능한 곳들은 개방장이랑 그 근방의 사는 쪽이며 이 조선의 도읍인 한성에 개성. 평양 등을 제외하면 드문 것이다. 그나마도 평양은 아직도 잉류 지역이라서 그 세수가 중앙으로 가지는 않고 있었다.
그러나 위의 예시로 든 곳들도 영길리와 법국과의 통상으로 들여오는 것이며 지출이 많기에 은의 흐름이 민간에도 얼마나 충분한가는 갑론을박이 있었다. 그래서 아직은 시기상조이며 도리어 동전의 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이 군국기무아문의 인사들이 생각하는 결론이며 영길리인 고문단도 동의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주상께서는 이 상소에 의견이?”
“우리 이상으로 부분으로 반영할 것들만 추리고 계십니다. 그리고 하교를 직접 쓰고 계십니다.”
그 말에 놀랄 수밖에 없는 둘이었다. 주상이 친히 하교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은 이 글에 대한 논란이 매우 크다고 할 수가 있음을 인지할 수가 있었다. 게다가 해당 상소문이 놀라오자 남은 조정 대신들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주상께서 꽤나 신랄하게 비판하시겠구먼....’
‘그 상소를 쓴 이는 어찌 될지 알 수가 없는고...’
해당 상소문을 쓴 이를 동정하기 시작하는 군국기무아문의 두 사람이었다. 주상에게 어떻게 반박이며 설득 등을 할지에 대해서 짐작이 어렴풋이 되는 두 사람이어서 그렇다.
그리고 천축을 지나서 조선의 서유시찰단 인원들은 남아프리카, 이른바 남압주의 해안을 거쳐서 가기로 한다. 저런 것이 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당시의 유일한 뱃길이었다. 매우 혹독하다고 여겨지는 항로였으며 수부들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물을 꼭 끓여 마시고 더위에 죽지 않게 안간힘을 쓰고 있는 서유시찰단 일동이었다.
“여기는 남압주라고 했던가?”
“네, 근데 이들의 말은 영길리 어랑은 좀 다릅니다.”
“그래?”
“그래서 내가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무엇이라고 하는가?”
원거 오경석이 설명을 시작한다. 오경석의 말에 따르면 영길리국이 있는 유주 대륙에는 좁은 해협 반대편의 법국이 있고 법국의 동북쪽 국경에 걸터가 있는 곳이 백지엄이랑 내달란도 혹은 저지국이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 남아주 해안가의 지역들에서는 서역인 중에서 내달란도인들의 후손이 많다고 하는 것이었다. 오경석의 그런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고 있는 흥선군 이하응이랑 박규수였다.
“기묘하군. 서역인들은 온갖 천하에 가서 정착하는 것이 흔하군.”
“저기 천축도 그랬지 않습니까? 흥선군 대감.”
“그렇소. 천축도 저 영길리인들이며 법국인들이 좀 있다고 하니...”
지금 그들은 남압주 해안에서 보급을 받고 이동을 할 기세이다. 조선인 수부들은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되는 머나먼 항로에 지치고 두려웠다. 그래도 조선인 상급 수부며 영길리인 선장이며 일부 고급선원들이 격려로 여기까지 올 수가 있었다.
그들은 앞으로도 먼 항로에 고달파 하는 쪽도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천하와 그 천하의 대양을 누비는 것에 기대가 큰 이들도 있었다. 주로 조선인 부선장이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피부가 진흙 같이 갈색이나 검은색인 이들도 만났다. 조선에서는 아직까지 흑인이라고 하면 청나라처럼 천축에서 온 이들이나 천축인들을 주로 가리켰다. 지금도 조선에서 조선군을 영길리군 무관들 밑에서 보군을 훈련시키고 있는 것은 세포이(勢砲夷)라고 불리는 천축인이었다.
그런데 그런 천축인보다 더 짙은 색의 피부를 가진 이들을 만나서 놀랐다. 물론 그 중에서는 오귀자에 대한 것이나 포국을 통해서 명군 소속으로 조선에 왔던 이들의 기록을 떠올려서 그런 것을 논하기도 하는 이가 있었다.
“포국에서 왔다는 오귀자들이 저들이라는 것일까?”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러면 유주 사람들은 이곳, 압주에서 사람을 실어서 명까지 왔었다는 것인데...”
“우리는 배로는 저기 왜만 가는 것이 있었는데 놀랍습니다.”
“다 전조 고려 때의 혼란에 배가 굳이 멀리 갈 이유가 없어졌으니 말이오.”
박규수와 오경석을 중심으로 김병학 김병국 형제가 대화에 끼어든다. 그런 대화를 들으면서 노사 기정진이랑 화서 이항로는 지금까지 항로에서 느끼는 것은 중화만이 문명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들은 고뇌에 잠기었다. 이번 항로에서 말이었다.
“우리가 생각한 문명은 오직 중화뿐이었지. 그런데 이적이라고 불리는 저들은 중화가 아니라도 문물이 저러하고 저들의 사상도 뒤쳐진 것이 아니야...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
“모르네. 더 고심을 해야지. 정학을 수호함은 맞아. 그리고 어쩌면 시대에 맞게 정학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하고 있네.”
그런 이항로의 고백에 기정진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알기에 화서 이항로는 그 이상으로 꼬장꼬장한 면이 강하다고 알려진 선비였기에 말이었다. 그가 그런 고뇌를 하는 것은 노사도 이해를 했었다. 지금도 그는 지식의 변화로 어떻게 기존의 지식 체계에 차이를 어떻게 주어야 할지에 대해서 이항로 이상으로 고뇌하기 때문이었다.
“중화가 아니면서 문명을 이루었네. 유주만의 문명을. 그러면 우리는 이 시대에 어떻게 해야 좋다는 것인가?”
“흠... 중화가 아닌 문명이라니, 이적이라고 여길 것이었어. 그러나 여기까지 오면서 천축에서 서역의 사람들이 만든 것에 우리가 압도가 당했어. 그러면 서역 저들의 본토는 어떻겠는가?”
위정척사파의 차기 거물인 두 사람은 서유시찰단의 그 누구보다 가장 고뇌로 고심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이랑 달리 대체로 지금 조선은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다 인정하며 서기에 서도가 동도랑 통하면 이를 들여오면 된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항로와 기정진은 유용한 서기의 도입은 찬성했지만 아직 서도, 서법을 완전히 수용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아마 유주를 더 보게 된다면 그들이 세운 문명 혹은 나라들의 문물에 압도가 될 것이라고 스스로들도 여기고 있었다. 그들은 두려운 것이었다.
“우리가 우리의 법, 중화의 법도를 잊어버릴까 두렵네.”
“이미 실질의 중화이던 청이 저리 무너진 상태에서 소중화인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소중화인 조선이 진정으로 중화를 잇고 서역의 문물을 받아들이며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저들의 법도, 서법도 동도랑 합치가 되면 시행해야 되는 것이고.”
“그런 것을 우리도 고민하게 되겠지. 더욱...”
“주상께서는 우리를 이 곳에 보낸 이유가 어떤 것인지 짐작은 가네...”
주상에게 일종의 툴툴거림을 하기 시작한 두 사람이었다. 많은 고뇌를 안겨주지만 견문을 넓히는 길이었고 비록 쓸 지라도 이 방법은 위정척사 세력에게는 그들의 과한 고집을 좀 더 완화할 수 있는 명약이 될 것이라고 여기며 처방했을 주상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특히 더욱 고루할 것 같은 이항로는 속으로 더 여러 가지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조선은 가야할 길이 무엇인가? 서역의 저 문물을 받아들이면 중화 문명은 아니게 된다. 그러나 중화 문명은 태평성대를 이루는 것이었다. 그 문명을 잇는 우리 조선은 소중화이고 우리가 변한다고 하여도 그 본질은 과연 변하는 것인가?
서도일지라도 동도처럼 상통한다면 수용해서 중화와 서역의 문물을 모두 종합해서 새로운 중화가 된다면 어떠한가? 중화의 문명과 저 서역의 문명을 모두 합친 조선만의 문명이.... 물론 이 문명이 더욱 퍼지게 된다면 좋겠으나 당장은 조선만이라도 이리 되어야 하는데 주력을 해야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그 자신의 지식 체계에 대한 한계를 늘려나가려는 화서 이항로였다. 아마도 그가 귀국한다면 많은 변화가 위정척사 세력에게도 있을 것이다. 이는 노사 기정진이라도 비슷할 것이었다. 화서 이항로보다는 적극은 아니라도 비슷한 고뇌에 대안을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렇다.
그리고 그런 이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는 이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분계 홍순목이었다. 그도 비슷한 상황으로 두 사람처럼 서유시찰단에 합류한 이였다. 그래도 동도서기에 가까운 성향이었던 그는 완전한 위정척사인 두 사람과 조금 차이가 있었다.
어쩌면 수구파였을지도 모르는 사내는 주상의 조정 아래에서 그리고 개방 이후며 더 많은 서역의 정보에 지난 영길리와 청나라 간의 전쟁에 있던 실상을 알게 되면서 달라졌었다. 저 두 사람만큼은 아니지만 홍순목도 비슷한 고민이 있었다.
“중화가 아닌 문명과 문물을 수용하면 정말 중화가 아니게 되는 것일까? 이적이라고 단순히 무시하기에는 서역의 힘은 문물에 그들의 도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조선은 이 혼돈한 천하에서 살아남을 수가 있을까?”
누구도 듣지 않게 혼잣말을 하면서 속으로 고뇌로 사색을 더하고 또 더하는 그였다. 아마 이러한 상황은 서유시찰단은 유주 본토를 밟게 된다면 더욱 더해질 것이었다. 아마 길면 2~3달 만에 영길리국에 도착할 것이라고 알려주는 영길리 해군의 일원이랑 조선인 서유시찰단이 탄 양선의 영길리인 선장들이 말하는 것을 인용하자면 말이었다.
“란돈에 대한 것은 한역한 유서 종류들로 다 알고 있지만 눈으로 보는 것만큼은 아니겠지.”
“그렇겠지요.”
“근데 우리가 란돈으로 가려고 내리는 포구는 어디라고 했는가?”
“도파라는 포구입니다.”
란돈에 대한 기대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저 이 항해가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이들도 있었다. 란돈, 런던에 대해서 설명하는 영길리 해군 장교들의 말을 들으면서 기대를 높이는 이들도 있었다. 물론 조선인 서유시찰단은 속으로 하나 같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우리 조선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좋은가?’
‘저들의 문물을 어떻게 수용하고 무형의 문물도 얼마나 우리 조선이 흡수하고 우리 것으로 하냐가 중요하다.’
‘조선은 이런 이들에게 병탄을 당해서는 안 된다. 조선이 이 혼란하고 거친 천하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우리는 청이 아니다. 청보다 더 쉽게 먹힐 수가 있다.’
조선의 앞날에 대한 것과 서역 국가들의 문물이 보이는 것에 그리고 그들이 혹시나 조선을 병탄할 지도 모르는 미래를 우려하면서 조선의 존속을 위해서 골몰하고 있었다. 이 것은 혁신을 주창하는 이른바 혁신파, 혁신유림이랑 아예 서역식으로 다 바꾸자는 신 서학론자들이 중심한 개화당, 그리고 위정척사 세력이 있는 서유시찰단 내의 구성원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물론 조선에서라면 추구하는 방법이 달랐을 것이나 서유시찰단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접근하고 있는 유럽 문명의 실체를 더욱 알아가면서 방법은 거의 비슷해져가고 있었다. 다만 이를 확신하지 못하거나 부정하는 것도 있었다.
그래도 일정 부분은 신법이 필요하다고 여기기 시작한 것이 변화였고 아마 화서와 노사, 변계가 위정척사 세력 내의 변화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을 것이었다. 이들이 귀국해서 그들이 보고 들으며 알게 된 것을 잘 전하면 말이었다.
“더위가 심하군. 모기도 강렬하구먼...”
“학질 이상으로 끔찍합니다.”
“우리 서유시찰단 단원 중에 죽은 이는?”
“없습니다만, 문제가.... 수부들은...”
아프리카 서부 연안을 거쳐서 올라가는 중이었다. 이미 압주 동부 연안에 기항하면서 쉬는 것으로 문제는 있었다. 조선인 수부들 사이에서 모기가 물어서 학질로 죽는 이들이 조금 생겼었다.
이렇게 죽어나가는 조선인 수부들에게 선장이랑 영길리인 고급선원들이 급히 퀴닌을 처방하고 빨리 방역에 소독을 했기에 많이 죽지 않았다. 허나 좀 죽은 이들이 생겼었다. 그래도 참으로 다행인 것이 서유시찰단 단원 중에서는 죽지는 않았다. 물론 죽을 뻔 했던 사람은 있었다.
“괜찮습니까? 흥인군 대감?”
“괜찮습니다. 쿨럭.”
흥인군, 이최응이었다. 참으로 독한 병인데도 어떻게 버텨내고 살아남은 것에서 그가 꽤나 강골이라는 것을 생각한 그들이었다. 이최응은 대신에 몸이 좀 불편해졌었다.
불구가 된 것은 아니었지만 몸이 좀 더 쇠약해졌을 뿐이었다. 아프리카의 학질이 더욱 끔찍하다고 여기는 이최응이었는데 그가 겪어보니까 그렇다.
학질도 이보다 더 심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그였다. 이최응은 동생의 부축을 받아서 한동안은 움직여야 할 정도였었다. 그래도 삶에 대한 의지며 동생에게 부축 받는 것이 부끄러워서 그랬는지 극복했고 참 다행이었다.
그리고 아까도 언급을 했지만 배에 퀴닌이 들어간 약이 구비가 되어 있었기에 다행이었다. 아프리카를 통해서 동아시아에 왔던 그 영길리인 선장의 혜안이라면 혜안이었다. 따라서 그런 것을 알자 흥인군 이최응은 그 선장에게 감사인사를 건넸다.
“참으로 고맙소.”
“아닙니다. 살아남았으니 다행이지요. 혹시나 구비했던 약이 적절하게 도움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조선으로 돌아간다면 꼭 대접을 거하게 하겠습니다. 목숨을 구해준 은인 아닙니까?”
겸손한 영길리인 선장이었고 이 선장에게 꼭 은혜를 갚아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는 이최응이었다. 이최응 외의 살아남은 다른 수부들은 더 말이 필요가 없었다.
영길리 선장은 그런 감사에 그저 약품을 잘 구비했을 운이 컸다고만 여기는 것이었다. 또 영국 해군의 군의관들이 잘 도와주어서 그렇다고 여기는 것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