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화 〉 (22) 서유시찰단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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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철도의 기관차였으며 로켓 호 혹은 그 개량형을 타고 조선의 서유시찰단이 향하는 곳은 영길리 중부와 북부의 공장지대들이었다. 영길리의 조선소들은 저 공장지대를 다녀온 이후에 안내를 해줄 예정이었다.
“저 것이 무엇이라고요?”
“대장간이라고 하기엔 더 크군.”
철도에서의 움직임은 기묘했었는데 흔들리는 것이 있어도 예상보다 아니었고 수레와 가마보다 편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었다. 이렇게 빨리 이동을 했다는 것에서는 놀라웠는데 그 먼 거리를 말이었다.
서유시찰단은 란돈에서 영길리국 중 중부와 북부로 길어도 반나절 만에 이동했으며 그들은 영길리 조정의 사람들 안내로 리즈란 도시와 맨체스터 등지를 둘러봤는데 그들은 먼저 리즈의 석탄 산지에 가까운 곳에서 제철 공장을 둘러봤었다. 제철 공방은 자신들이 아는 것보다 크며 가옥이 석재로 된 것에 놀랐다가 이내에 내부의 것에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더 크군, 철은 우리 조선에서 만드는 것보다는 많이 만들어내네.”
“오주연문장전서고에 쓰인 우리 조선의 제철법이랑 비교하면 다르기는 합니다.”
“목탄 대신에 쓰는 저 것이 무엇이지?”
이 당시는 유럽에서는 베세머 공법 등의 강철을 대량으로 더욱 뽑아내는 공법이 나오기 이전으로 아직 도가니 제강법이 아직 유행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시멘트테이션 공법으로 블러스트 강을 만들고 이후에 이들을 잘게 만들어서 도가니 제강법으로 강철을 뽑아내는 것이었다.
조선은 야로법을 해서 인력과 숯을 이용해서 송풍하고 이 제철로를 사용해 철을 제련하는데 도가니 제강법은 그보다는 인력이 덜 들었고 숯 대신에 석탄을 코크스로 가공해서 조선보다 더 많은 철을 생산할 수가 있었다. 물론 여기에서 사용하는 석탄은 역청탄으로 유연탄이었다.
“저들이 쓰는 것은 돌인데 불타는 검은 돌이라기에는 색이 다르다오.”
“그렇습니다. 흠. 이런 것을 만들어야 철을 제대로 만드는 것인가?”
숯을 만들 숲이 영국에서 점점 사라지자 석탄을 쓰고 이후에 석탄을 가공하는 코크스가 나오면서 코크스가 쓰이는 것이었는데 숯보다 코크스로 불순물이 더 사라지기 좋았다. 석탄을 쓰니까 숯보다는 나은 것 같지만 불순물의 문제가 컸기에 코크스를 영국에서 개발한 것이었다. 이를 잘 모르는 박규수 등의 서유시찰단은 코크스를 석탄을 바탕으로 만든 것을 잘 알지는 못해도 더욱 신비할 수밖에 없었다.
“저 것은 매탄이라는 것으로 만든다고 하는데 어떻게 만드는지 잘 모른다고 하옵니다.”
“뭐, 장인들이 그 배합하는 방법을 쉬이 알려주겠는가?”
“매탄이라, 우리 조선에서도 매탄은 있다고 하는데 저것으로도 저런 회탄(灰炭)을 만들 수가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오경석 등의 통역 담당들이 이를 일정 부분 아는 공장의 기술자가 말을 하는 것을 일행에게 통역하였는데 듣자 반응은 달라졌다. 어떻게 만드는지 모른다는 말에 그러려니 하는 쪽도 있었으며 매탄, 석탄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관심을 더 보이는 쪽도 있었다. 리즈의 제철 공장을 둘러본 다음에는 맨체스터의 면과 양모를 직물로 만드는 공장으로 가려고 리즈의 역에서 맨체스터로 가는 열차에 올랐다.
“방적기와 방직기라고 해서 직물을 만드는 공방이라는데 어떨까요?”
“증기기관을 쓴다는 설명이 있는데 그림으로 묘사한 것은 본 적이 없네.”
“그럼 실물로 보겠군요.”
맨체스터의 직물 공장은 어떨지에 대한 말을 이어갔었다. 그만큼이나 꽤 흥미를 가질 것이었지만 말인데 사실 그보다 더 원하는 것이 있었던 서유시찰단의 사람들이었다. 이는 바로 서역의 학문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것이었다.
“이들의 문물은 대단하지만 사실 그보다 원하는 것은 저들의 학문에 대한 것인데 기물보다는 학문에 대한 교류를 더 원하고 있지.”
“그들과의 대화를 원하는 것입니까?”
흥선군 이하응이 박규수에게 물었는데 그는 단호하게 확신을 가지고 입을 열었다. 그 모습에서는 기정진과 이항로가 긴장을 하면서도 물었는데 그들은 정학을 고수하면서도 정학 외에 다른 학문을 인정하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고뇌는 여전히 있었고 사실 이는 박규수라고 없던 것은 아니었다.
“학문은 달라도 통하는 수준이 높으면 우리가 저들의 유주 문명을 더욱 알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요.”
“석학(晳學)으로 붙인 머리를 밝게 하는 학문으로 지은 유주의 사유를 담은 것들 말입니까?”
“정학에 버금갈 빼어난 학문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오, 노사, 화서.”
“그렇습니까?”
“정학 외의 다른 학문들은 있게 되고 신교도 생겼는데 말이오. 정학은 이들이랑 만나면서도 달라지면서도 길을 걸을 것이오.”
박규수의 이런 말에는 기정진과 이항로도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었는데 가장 정학을 신경쓰는 것이 멀어보이던 북학파의 후손이고 실사구시를 강조하는 ‘그 환재 영감’의 그 말은 정작 정학은 적응하고 나아갈 것이라는 믿음에 당황하였다. 이는 박규수 역시도 유자이기에 그런 것이며 그의 희망사항인 것이지만 말이었다.
“그리 보십니까?”
“그렇소.”
그보다 나이가 많은 두 사람은 이를 잘 모르고 박규수의 모습에서 도리어 감동을 하면서 유자라면 위정척사를 할 필요가 있을까? 위정을 위해서는 다른 것을 알고 위정을 위하여 이를 적용하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었다. 이들은 박규수가 건네어 준 서역 서적을 한역한 책인 식학(識學), 인식론에 대한 것이며 서역의 석학 서적들도 읽어 봤었다. 경험론을 한역한 험학(驗學)도 읽어 봤었다.
‘정학에 못지않은 관념 등을 보이며 실천을 강조하는 것들이 있었다.’
‘이런데도 서역의 이들을 홍이라고 멸시할 수가 있을까?’
이런 고민을 더욱 지대하게 만들었던 것은 저 서적들이었다. 주상도 이런 서적들을 읽고 고심을 했을까? 에 대한 생각도 이어지고 있었다. 아마 이런 서적들을 더욱 접하고 이를 보급하며 이들의 관념에서 나온 기물들도 접해서 조선에 쓸 수가 있으면 나은 것이지 않을까? 위정척사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고는 있었다.
“만체수토라는 곳은 공방이 많다는데 아까의 리주에 있던 제철 공방이랑 비슷하면서 다를까 말이오.”
정학과 서역 석학의 말은 끝나고 이항로와 기정진이 매우 고민을 할 때에 다른 이들은 맨체스터의 기물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을 말없이 지켜보는 홍순목과 흥선군 이하응이었는데 그들은 아까 박규수와의 대화로 왜 고심하는지 궁금하면서도 이해는 되었다.
환재 대감이 읽어보라고 주었던 책을 보고 아까의 대화로?’
‘험학과 식학은 훌륭한 서적이다. 배움이 짧은 나도 한역하고 정학에 버금가는 가르침은 아내를 통해서 천주신교도 있음은 알았지만 서역 석학은 그 이상이었다.’
둘의 속도 골똘하게 서역 석학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가고 있었다. 박규수는 그런 네 사람을 보면서 쓴웃음에 생각이 더 넓어지면 그 것은 완전히 버리는 것이 아니라 넓어진 생각을 위한 바탕이 된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나저나 만체수토는 기록대로 그런 곳인지 참으로 궁금하구나.’
그들은 다시 맨체스터 등 잉글랜드 북부의 산업지대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으며 조선의 말을 잘 모르는 영국 내각과 영국 왕실의 각각 공무원이랑 시종은 그냥 그러려니 했었다. 조선에서 영국으로 온 주조선 영국 공사관 출신도 원래는 같이 있어야 했지만 그는 이 자리에서는 없으며 보고서에 이어서 그 자신의 증언으로 영국 정부는 대동아시아 전략 중 조선에 대한 전략을 수정하고 재검토 중이었다.
“영길리는 본토가 3개의 나라가 하나로 되었는데 서란(스코틀랜드)과 애란(아일랜드) 외에도 영길리 자체의 중부와 북부는 서란이랑 밀접해서 아까의 리주(利州, 리즈) 외에도 북부에는 공방들이 많다고 했지요.”
“그렇다고 하지.”
공방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조선은 대장간이나 민간에서 다시 생긴 대장간 마을 외에 공방은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 이유는 조선은 공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수공업으로 주로 하고 비단 등의 경우도 공방은 비교하면 작다면 작기 때문이었다. 큰 공방이라면 얼마나 클까? 갸우뚱하고 있었지만 리즈에서의 제철 공방으로 생각이 달라졌다.
리즈에서 그들을 맨체스터로 보내는 열차는 그렇게 그들을 맨체스터에 내려놓았다. 맨체스터의 노동자들 혹은 시민들은 하얗기는 한데 누렇게 하얀 얼굴을 가지고 영국에서는 보기 힘든 복식을 한 이들을 보면서 그들을 향하여 시선이 집중되고 있었다. 그런 것이 부담스럽기는 해도 내색을 하지 않고, 어찌 보면 천연덕스럽게나 뻔뻔하게 맨체스터를 활보하는 서유시찰단이었다.
‘만체수토로군. 여기가...’
“역시 유주나 영길리는 우리 조선이랑 다르게 돌로 가옥을 만든 것이 더 흔한가 보군.”
“그런 것 같습니다.”
“공방으로 보이는 것은 모르나 매캐한 연기들이 올라오는 것들이 보이는데...”
“저게 공방, 공장입니까?”
오경석 등의 역관들이 동행한 영길리 측의 관원들에게 물어 봤는데 기정진이 본 건물은 정말로 공방, 공장이 맞았는데 한옥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큰 굴뚝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확실한지에 대해서 서유시찰단 측의 역관들이 물었고 당시 영길리 측에서는 기밀도 아니기에 시원하게 가르쳐 주었다.
“그것들이 주로 공장이 맞습니다.”
“저것이 공방들이라고 합니다. 노사.”
“노사께서 보신 것이 저기 긴 화포처럼 생긴 둥근 기둥 같은 굴뚝이 달린 것들이 다 공방이라고 합니다.”
오경석 등이 말하자 기정진은 놀랐고 그런 기정진 외에도 다른 이들도 놀라서 다시 되물을 정도였으며 그 긴 굴뚝의 건물들을 보기 시작한 서유시찰단이었다. 그런 긴 굴뚝을 가진 건물들이 매우 많았던 것이었다. 그렇다, 맨체스터에는 그렇게 많은 조선인들의 표현으로는 석제 가옥으로 된 공방들이 매우 많았다.
“그런가?”
“정말이오, 원거?”
“그 굴뚝이 긴 것들이 다 공방이라는 말인가? 넓고 큰 가옥들도 있는데...”
가정용의 굴뚝은 주로 사각형인 것이랑 달리 공장의 굴뚝은 크고 둥근 것이 주류였으며 물론 가정용 굴뚝이랑 비슷한 것을 내고 공장으로 돌리는 것도 있었다. 맨체스터 시내에 많은 공장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놀랐는데 그들이 생각한 공방보다 더 컸기에 말이었다. 아마도 내부를 둘러본다면 더 놀랄 것이 분명하다.
물론 밤이 늦어서 내일부터 공방을 견학을 하기로 했었다. 영길리 조정이 배정한 숙소에서 서유시찰단 일동은 잠을 들기로 했는데 이들은 그 공방들의 내부가 궁금해서 쉬이 잠을 들지가 못했었다. 그런 이들 중에서는 박규수가 가져온 서역 석학 서적의 한역본인 식학과 험학을 돌려보고 있었다가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었으며 기상한 서유시찰단은 영길리 측이 내준 조식을 먹고는 공방을 견학하기로 했는데 그들이 내준 음식은 조선인들은 밥이 그리울 정도였으며 먹어도 입에는 여전히 별로 맞지가 않았다.
“국에 떡을 찍어먹어도 된다지만 이건 우리가 아는 떡처럼 찰지지가 못하군.”
“그래도 먹어야지요.”
“유주에서는 이렇게 먹는 것이 흔하다니 별 수가 없지요.”
그래도 고기 종류는 꽤 입맛에 맞았는지 그런 것들은 먹기는 했었다. 순대를 닮은 것이 유주에서도 있어서 신기해서 먹어보기도 했는데 물론 유주의 순대는 제조 과정을 모르는 것이 약이기는 했지만 말이었다. 조식을 다 먹은 다음에는 나와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영길리 관원들에게 모였다.
“공방으로 안내를 하겠다니, 따라오라고 합니다.”
영길리 관원들의 안내에 서유시찰단은 따라오는데 현지의 영길리 관원도 연락을 받고 마중을 나왔다. 맨체스터의 관원들은 시암에서 프랑스를 왔던 동방의 사절단 이후로 더 크고 더 동쪽에 있다는 나라, 조선에서 온 이 사절단 겸 시찰단에 놀라면서도 맨체스터의 자랑거리를 보여주려고 안달이었다.
“공방들이 멀리서 본 것보다 더 큰 것들이 있구려.”
“궁궐의 전각들보다 더 큰 것이 흔하오.”
“이들은 궁궐도 3층 넘게 짓기도 하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층의 제한이 없어 보입니다.”
“이들이 믿는 신교들도 교당의 크기가 큰 것을 생각하면...”
공방의 크기에 놀라고 이전 란돈, 런던을 잠시 둘러보면서 봤던 것을 상고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서유시찰단 일동이었다. 이제 그들은 가장 큰 방직공방의 내부를 둘러보게 될 것이었는데 겉처럼 속도 넓으면서 기물들이 많았다. 그 기물들로 실들이 옷감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옷감들이...”
“우리 조선으로 오는 것이었습니다.”
“공방에 사내들 대신에 여인들이 더 많아 보이오.”
“그렇습니다.”
그들은 공방에서 옷감을 짜는 것은 여인들이 많은 것에서 천하가 넓어도 비슷한 것은 비슷하다고 여기었다. 영길리 여인들이 분주하게 일하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다가 기물들의 배치며 직물을 짜는 것은 확실히 조선의 그 천을 짜는 기기, 베틀이랑은 좀 다르다고 느끼었다.
“베틀이랑은 좀 다릅니다.”
“저런 기물들로 베틀보다 더 많이 만드는 것 같소.”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으며 아내들이나 어머니가 떠오르는 서유시찰단이었다. 박규수는 호기심에 이 기물들의 가격을 물었다. 그리고 오경석 등의 역관을 통해서 돌아오는 말이...
“그것이 배와 배에 싣는 화포 보다는 훨씬 싸도 꽤 비쌉니다. 저 기물이요.”
“값이 어떻다고 하기에?”
그 말에 더욱 궁금증이 생기는 박규수와 일행들이었는데 역관들은 꽤 비싸다는 것을 영길리의 파운드랑 청나라 순은의 가치를 환산하면서 느끼는 것이었다. 아마 조선에서는 이런 기물을 사서 공방을 유지할 수가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그 것이...”
“어허, 빨리 이야기를 해주시게.”
“답답하오.”
오경석 등의 역관들은 우물쭈물 하다가 이내에 말을 꺼냈다. 방직기들과 방적기의 수가 3자리를 넘기고 그 가격은 영길리의 화폐로도 10파운드가 넘었는데 이는 은자로도 50 냥은 넘는 돈이었다. 단 1기에 그러했는데 또한 이를 방적기를 돌리려면 하천을 끼고 움직여야 했었다.
“작은 녀석, 집에서 쓰는 것은 3.5 파운도로 은자로 하면 16~17냥 정도이고 큰 녀석은 새로 되었으면 10파운도를 넘기는 녀석에 증기기관을 이용하거나 그게 아니면 보통은 하천의 움직임으로 움직이는 수력이라고 하옵니다.”
“기기 1개에 50 냥은 넘는 다는 것인가?”
“그래도 증기기관들에 비하면 비싼 기물은 아닌데...”
“그것은 증기기관 등이나 양선이 비싼 것이지 않소?”
기정진과 이항로의 타박에 물러나는 흥인군 이최응이었고, 흥선군 이하응과 완림군 이재원은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후에 다른 설명을 듣고 있던 박규수가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하천을 낀 곳에 저런 공방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우리 조선은 하천이 크면 범람하기 좋으니 큰일이로군. 그럼 중고의 공방에서 쓰는 베틀 같은 것은 대체로 값이 어떤지도 알아봐야 되겠군.”
이런 말을 끝으로 정리가 되었으며 저런 서역 베틀의 가격이 꽤 된다는 것에는 놀랐는데 물론 마음만 먹고 사서 제대로 굴리려고 한다면 못 굴릴 것도 아니었던 물건이었다. 공방 중에서는 그 층계가 3층을 우습게 넘기는 것들도 있었고 영길리 여인들은 이국에서 온 이들이 궁금해서 보다가 작업이 지연되는 일도 있었다. 그들은 면화 혹은 목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그들이었다.
“이런 공방들에서 면을 천으로 만들고 영길리산 양모로 된 직물도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우리 조선도 원래의 목화로 천을 만들어도 영길리에서 수입한 천이 좀 더 싸지요. 그래도 조선 목화로 만든 천이 한성에는 사대부들이 여전히 선호를 해서 있어서 두 포목이 같이 있고 개방장 밖의 민초들은 여전히 우리 조선의 목화로 천을 짜서 만든다고 하지요.”
“영길리는 천축이며 저기 미리견에서도 목화를 수입한다고 합니다.”
“그렇군.”
방직공방과 방적공방에 대해서 둘러 본 다음에 숙소에 도착한 서유시찰단은 서로의 느낀 점을 다시 논하고 있었다. 박규수와 홍순목은 중고 서역 베틀의 대략 가격을 알아내고는 나중에 일부 서역 베틀을 사들여서 돌아가는 것은 어떤가에 대해서 제안을 꺼냈다.
“그 베틀을 말이옵니까?”
“일반의 집안에서도 쓰는 것도 사서 조선의 가옥 상황에 맞게 공방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오.”
“공방에서 골라 쓰는 것이면 그만한 이점이 있을 것이네. 물론 작은 녀석도 사와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물론 이를 익히고 가르치는 별개입니다.”
꽤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대체로 나쁘지 않겠다는 의견이 예상보다 강했다. 그리고 층계가 높은 가옥들을 보면서는 천주당 등의 것으로 오히려 그런 제한이 없는 게 아니한가에 대해 토론도 했으며 천주당의 탑을 탄환을 만드는데 쓴다는 말을 꺼낸 박규수 등 서역 서적을 꽤 읽은 이들이 개입하자 놀라는 밤이었다.
“그럼 탑의 떨어지는 것으로 납으로 탄환을 만들었다는 것입니까?”
“그렇다네.”
“흥미롭군요.”
“불씨를 모시는 비구들의 목탑을 통해서 그리 하면....”
“어허, 불씨의 비구들에게 미안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조선은 천주당에서는 불탑 같이 높은 곳이 없으니 그냥 탄환을 대충 만들어야지요.”
박규수의 타이름으로 이항로의 제안은 막혔지만 혹시나 모른다. 이항로, 기정진 외에도 홍순목이면 그러한 제안을 할지도 모르니 말이었다. 그리고 다음의 일정을 묻는 것은 완림군 이재원이었다.
“이제 앞으로 우리는 어디를 갑니까?”
“무리를 둘이나 셋으로 나누어서 각각, 리파불로 가는 쪽에 란돈으로 돌아가는 쪽이며 영길리 수군의 수영이 있는 곳으로 가서 둘러볼 것입니다.”
“명단은?”
“내일 조식을 먹고 알려주겠습니다.”
“예!”
앞으로 그들은 일행을 셋으로 나누어서 움직이기로 했다. 영길리의 리파불이라는 포구가 있는 성시에 가기, 영길리의 란돈으로 가서 그들의 서역 석학 서적 원서를 사기 등, 그리고 영길리의 여러 군기시들을 불러보고 배를 만드는 조선소 혹은 영길리 수군의 수영에도 방문을 할 예정이었다. 서유시찰단은 영길리를 충분히 둘러본 후에 영길리 너머의 법국으로 향할 예정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한편 조선에서는 영길리와 법국의 군사고문 아래에 조선군을 변화시키는 일이 열심이었고 군마를 천축에서 서러브레드 일부를 간신히 얻어오고 청을 통해서 청과 달자의 말에 호마를 구해왔으며 이들을 교배하려고 진무영이 있는 강화도의 목장을 만들어서 키우고 있었다. 다만 그 외의 문제가 생기었는데 그 것은 천축인 조교들과 관련한 것이었다.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