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조선을 다시 위대하게!-90화 (90/221)

〈 90화 〉 (48) 요양회전 그 이후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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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선 수군 아래에 배속이 된 선단들은 조선군이 성경을 점령한 이후의 항로를 알고 있었다. 인천 등 조선의 포구에서 의주 용암포로 이동해서 요하 하구로 가는 방식, 아니면 인천 등 조선 땅에 있는 포구에서 바로 요하 하구로 항행하는 식으로 말이었다. 그래도 그 이전까지는 의주에 군수물자를 최대한 집적시키는 것이 양선 등 조선 수군에 속한 인력들의 소임이었다,

다만 가끔은 다른 일을 하기도 했으니 삼도수군통어영 소속인 서역식 조선 관선과 판옥선 등의 혼성 전력이 요동반도의 남쪽 끝을 향해서 위력정착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여차하면 그들의 거점을 점령할 여지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들의 중요한 임무는 위력정찰 외에도 요동 근방의 해역에 대한 측량도 있었기에 적극으로 청나라 군대가 있는 요동 연안의 포대와 연안의 성들을 공략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우리가 영길리 수군, 아니 영길리 해군도 아니고 수군의 수부 외의 민선의 수부들은 영길리 해군의 수부들 같지가 않은데 그게 쉽겠습니까? 통어사 영감?”

이규철에게 의견을 꺼내는 이는 경기수영 아래의 수군에 속한 무관이 그렇게 의견을 내었다. 그런 말에 이규철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이 생각한 견해를 밝히기 시작하였다.

“자네의 의견도 일리가 있다네. 그래도 들어온 장계를 취합을 한다면 청나라 군대는 여전히 엉망이라는 결론만 나오고 있지. 물론 민선의 수부들은 정식의 군문에 들어오지 않았으나 임시로 가르친 것이 있고 내륙으로 무리하게 들어갈 생각은 없네.”

“그렇다면 해안의 포대들과 성들을 공략할 것이라는 것입니까? 수군에 속한 배들에 징발한 배들로도 포격 등의 지원을 제대로 할 수가 있을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들에게도 수군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청나라 수군에게 질 리가 없습니다만 상륙해서 해안의 포대들과 성들은 공략하고 점거하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까?”

그리고 다시 아래의 무관, 막료사마로 보이는 이가 또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열고 있었다. 그런 간언을 이규철은 계속 들어주고 있었는데 이규철은 속으로 지나치게 신중하다고 여기면서도 막료사마와 하급자로서 처신을 잘 하고 있다고 여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 자네 말이 옳다네. 내륙으로 진출하는 것은 더 무모하지. 그래도 적의 해안 포대와 성들은 적당히 타격을 입혀야할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네. 왜 인줄 아는가? 그 것은 매우 간단한 일일세. 적의 수군이 아무리 약해도 해상의 항로를 향하는 아군 선단들을 일정하게 휘젓는 것은 가능하지. 그 것을 방지하려면 적의 수군도 격멸해야 하지만 기왕이면 그 거점들도 당연히 패퇴시켜야만 한다.”

“그렇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냥 적의 주사, 청나라 수군을 격멸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면 굳이 포대와 해안의 성들을 공략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무리한 상륙을 통한 공격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이 충무공이 아닙니다.”

이 충무공, 이순신이 아니라는 말에 삼도수군통어사 이규철 부장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이었다. 이보다 훨씬 열악했을 여건에서 상륙을 해서 벌이는 전투를 제대로 하고 성공한 적이 있는 것은 이순신이었다. 그리고 조명연합군에 의거한 순천 공략은 성과가 적었던 것을 고려하면 그보다 훨씬 범용한 자신들이 쉽게 해내기는 어려운 일이 맞았다.

따라서 적극으로 공격을 행할 생각은 점점 없어지기는 했었다. 그러나 기회가 생기면 행할 마음이 여전히 있는 것이 이규철이었다. 그는 그래도 이렇게 열성으로 우려를 표하고 대안으로 적의 수군만 격멸하면 그만이라고 주창하는 부하에게 졌다고 여기었다.

“그래, 내가 말로 졌구나. 허허! 자네에게 말일세. 자네 말대로 내가 너무 전쟁을 쉽게 본 것이 아닐까 싶더군.”

“그렇습니다. 그러니 신중하게 가시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살펴보고 필요하면 행하는 것이지, 때로는 과감한 면모도 있어야 하지 않은가?”

‘그리고 언젠가 세워질 해군이 조정에게서 지원을 받으려면 꼭 필요한 일이지.’

이규철은 자신의 위신과 공훈도 노리고 있었지만 자신이 육군과 해군으로 조선군이 분리가 된다면 전군해서 해군에 속할 자신이 보기에는 미약한 해군에게 힘을 싣기 위해서 얻어야할 것은 전쟁에서 세운 공훈이고 전투에 의한 공훈도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물론 그런 그도 영길리 수군 같이 강대한 해군을 만들기에는 조선은 육방을 더 중시해야 할 것이었다. 그래도 그 것이 해방을 등한시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것도 옳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불필요한 것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피할 수가 없다면 충돌해야 하고, 이겨야겠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무모한 공세로 인한 손실을 우려하는 이규철 휘하의 수군 소속 막료사마인 자는 큰 손실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임무를 보이며 간혹 등장할 청나라 수군의 주사들을 격파하는 것으로도 조선 수군이 올릴 공적은 절대로 작은 것이 아니라고 여기고 있었다.

결국은 이규철도 그 아래의 막료사마인 그도 수군을 위해서 옳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저 각자가 최선이라고 여기는 방안이 다를 뿐이라서 의견 충돌이 일어날 뿐이었다. 그래도 서로를 용납하지 못할 정적으로 여기지 않고 그냥 생각이 다르다고 여기면서 논의를 했지만 이규철이 한발 물러나는 것으로 끝이 났다.

또 막료사마도 기회가 생기면 그런 공격, 여건이 허락하는 선에서는 될 수가 있다고 물러났다. 그래서 경기수사 겸 삼도수군통어사인 이규철이 직접 나설 정도로 이번 조선 수군 소속과 그에 임시로 징발되어서 소속이 된 민선들의 군수물자를 수송하는 항로를 유지하고 지키며 항행하는 것은 별 것 아닌 것으로 끝날 것 같았다. 그러나 세상은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었다.

“적방에 적선 발견!”

“천리경으로 파악했나? 청나라 수군인가? 아님 해구인가?”

가장 높은 돛에서 견시를 맡은 조선인 수부가 천리경으로 주변을 살피다가 그들의 선단이 모인 곳으로 몰려오는 청나라의 정크선 무리를 포착하였다. 그들은 위력정찰을 위해서 잠시 그 근방을 둘러보던 이들이었다. 그런데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정크선 무리들을 보면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나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본다면 청나라 수군으로 보입니다.”

견시의 보고는 횡설수설이었지만 그래도 대규모에 일사분란하다는 것을 알려왔다. 그리고 그 말에 선단을 이끄는 자, 경기수영 소속의 수군만호 하나가 살벌한 웃음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런 상관을 보면서 만호의 부관을 겸하는 자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면서 상관에게 말하였다.

“청나라 놈들과 싸우지 않을 것 같았는데 말일세. 싸우겠구먼.”

“싸움을 즐기시는 것입니까?”

그런 제 부하의 말에 천연덕스럽게 부정의 말을 꺼내지만 살벌하고 싸움을 좋아하는 호전광 같은 얼굴을 한 채로 답했기에 신빙성이라고는 물고기 눈곱만큼도 없는 만호였다. 그런 상관의 말에 더욱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짓고 속으로 한숨을 쉬다가 눈빛이 번뜩이게 다시 뜨고는 상관에게 고하는 부하였다.

“아니!”

“저들은 우리를 공격해서 예봉을 꺾으려는 것이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

만호는 몸을 풀면서 전투를 지휘할 생각이 만만이었지만 그를 도울 부하 외에 영길리 해군 출신의 선장도 동행하였다. 그는 양선과 조선의 보통 배들은 선저가 다르기에 해전의 교리도 다르게 발전을 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12파운드 롱 건 외에 6파운드 이상의 카로네이드 포를 달고 있으며 일부 긴 캐논 등을 가지고 있는 양선을 주력으로 하였다.

그리고 여전히 조선 수군의 주력인 판옥선들도 구형의 천지현황 총통과 불랑기 대신에 갑판에는 카로네이드 포 등을 거치한 상태였다. 갑판 아래의 현측과 전면에서는 신화포 6파운드, 12파운드도 삼도수군통어영 소속들은 싣고 있었다. 아울러 판옥선들에서는 갑판에는 좀 더 큰 카로네이드 포, 주로 어떻게 구한 68파운드 짜리 카로네이드 포가 거치가 되어 있었다.

“이런 화포들에 비교하자면 이 화포들에게 익숙해진 수군과 민선들의 수부들이 있지 않은가?”

“단병접전을 할까봐 우려가 됩니다만 그래도 가로내이도(카로네이드) 등이며 신화포들이 있지 않습니까?”

“양선들도 있지 않은가? 청나라 수군들이 움직였어도 상관이 없다. 아 조선을 위해서 싸워야지?”

만호의 자신감은 매우 컸으며 수군의 전공, 자신의 전공을 위해서 온 적의 주사들을 그냥 두지 않을 마음이야 지대하였다. 천리경으로 확인한 청나라 수군이 접근한 곳에서 마치 청나라 수군의 배가 가까이 온 듯이 눈동자에서는 탐욕스러운 것이 빛이 났다. 그런 상관인 만호를 보면서 질린다는 표정으로 또 조언을 표하였다.

“너무 호전이시니까 걱정이 됩니다. 만호께서 수전에서 전사하시면 곤란합니다.”

“하하하하! 이거 부하가 무서워서 전면으로 나설 수가 있을지 걱정이로군!”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한 쪽은 너무 긴장감이 없다고 여기고 다른 쪽은 긴장감이 많다고 여기는 영길리 해군 출신 선장이었다. 사실상 해군 창설을 위한 유사 군사고문으로 일하게 된 그는 그래도 이런 이들이 같이 있어서 군대가 돌아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서도 지시에 맞추어서 위력정찰을 하고 있는 현 선단은 측면에 가장 최선의 화력 투사를 할 수가 있는 포진을 하고 대기를 한 상황이었다.

또 견시를 맡은 이들은 꾸준히 청나라 수군 선단의 접근을 보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청나라 수군보다 더 숙련이 된 수부들이며 무장과 장비의 질적인 상황은 더 우위에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는 중에서 청나라 수군, 동북에 있던 그들은 청나라 강남과 달리 조선의 해양세력이 상승한 것을 어렴풋이 알았지만 깔보고 있었다.

무엇보다 양선 등을 동북에서 밀무역 혹은 사무역을 할 때에는 쓴 적이 없었기에 그런 것이었다. 게다가 의주 용암포는 꽤 최근에 생긴 개방장이라는 것도 고려를 해야만 했었다. 청나라 수군은 자기들에게 찾아온 종말 혹은 황혼을 모르고 예봉을 꺾을 생각에 무모하게 도전을 하였다가....

“청나라 수군이 지척까지 접근을 했습니다.”

“좋다, 방포하라!”

“방포하라!”

만호의 지시에 맞추고 그 아래의 부관격인 부하가 복창하고 만호의 지시를 깃발로 지시하자 조선 측의 선단, 양선과 판옥선 등이 혼성이 된 쪽은 접근하는 청나라 수군에게 포격을 가하기 위해서 이미 대기한 상태기에 포문을 열고 포를 방포하였다. 그렇게 쏘아진 화포들은 청나라 선단을 타격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미 대기했다는 듯이 선단으로 진형을 짠 조선 측을 보고 당황하였다,

“놈들이 우리가 올 것을 알고 있었나봅니다.”

“적에게 천리경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공격하라!”

“예, 공격! 공격!”

그리고 그들은 선제공격으로 조선 측의 화망, 현측에 화력을 집중한 포문들이 형성한 화망에 타격을 입었다. 정크선으로 대부분이 구성된 청나라 수군 역시도 현측의 포문들이 더 많기에 옆을 틀어서 포문을 열려고 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는 사이에 조선 수군과 조선 수군에 배속이 된 민선들로 구성된 선단은 화력을 빠르게 투사하였다.

아울러서 아직 조선 수군의 주력함인 판옥선은 평저선인 상황에서 빠른 회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반대쪽으로 회전해서 포문을 열어서 투사하였다. 그 것도 기존의 구식 화포인 천지현황 총통과 불랑기도 아니고 아까도 언급을 했다시피 카로네이드 포들과 조선에서 직접 만든 주철화포들을 배에 싣고 있었다.

처음이야 익숙해지기 어려운 것이 새로운 장비인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서 익숙해진 상태였음을 고려하면 청나라 수군은 조선 수군에게 전투를 걸었던 시점에서 이미 그들은 패배를 피할 길이 없어보였다. 어떻게든 포격을 적인 조선 수군에게 시도를 하지만 10척, 아니 15척은 넘게 있었던 요동반도의 청나라 주방팔기 아래에 있는 수군들이 조선 수군이 포격을 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격파가 된 것들이 많아보였다. 수전이 거의 끝나갈 즈음에 만호가 쾌재를 부르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좋군! 이제 저들의 배를 노획할 수도 있고 청나라 수부들을 단병접전으로 정리할 수가 있겠지.”

아까의 전투에서 포의 격차며 훈련이 얼마나 되었는지를 격차를 더 보여주고는 청나라 수군은 해군으로도 재편 중이던 조선 수군에게 무너져버렸다. 물론 15척이 넘는 이 정크선들이 요동에 있는 청나라 수군의 전 전력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뼈아픈 손실이 될 여지가 충분하였다.

청나라 수군이 탄 정크선들은 침몰한 것이 수척이 넘었고 좌초할까 침몰할까 흔들리는 배들도 많았다. 멀쩡한 배는 1척도 존재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 수군만호는 이 수전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매우 기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부관격인 부하에 고문 소임을 의도치 않게 맡은 영길리 해군 출신 선장 등도 모두가 뿌듯하다고 여겼다.

“배들을 점거하고 가져갈만한 것들을 챙길까요?”

“여부가 있겠는가? 응당 그래야지! 아 조선도 구리로 만든 화포가 별로 없는 판에서 구리화포를 뜯어가서 녹이면 아국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나? 우리가 치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감사히 여겨야 하겠어. 아, 그래?! 피해는? 피해는 어떠한가?”

만호는 갑자기 피해를 집계해야 한다고 떠올리자 부하에게 물어봤다. 이 선상, 많은 선단의 피해는 다 집계하기 어려웠지만 육안으로 조선 수군에 속한 배들의 피해를 우선 확인하고 기함인 판옥선 등에서 나온 피해만을 확인하는 것이 당장 최선이었다. 부하는 자신의 상관인 만호에게 부정확하다고 먼저 이야기를 꺼내고 보고를 하였다.

“보고를 올려드립니다. 아군 전선, 징발한 양선 중 침몰과 중파 등은 없고 다 적게 부서진 것들이 다입니다. 만호께서 타신 임시 상선에서는 죽은 이가 3이고 부상자가 5입니다.”

“생각보다 쉽게 이겼어, 싱거울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전투의 쓴 맛을 아군이 안 봐서 다행이지 않은가? 우리 수군이 말일세.”

“그렇습니다.”

요약한 보고를 듣고 공적이 지대하다고 생각한 만호는 안도를 하면서 기분이 좋다는 듯이 떠들어대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를 부관은 꽤나 담담하게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었다. 기고만장했던 만호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청나라 전선들에게서 노획할 것들을 찾고 청나라 패잔병들을 잡아들이라고 지시를 하였다.

“적도인 청나라 도적들을 샅샅이 뒤져서 우리 배로 끌고 오고 귀중한 것과 적의 화포도 끌고오라!”

“예!”

깃발신호가 전해지자 조선 수군과 그에 속한 민선들은 제압을 위한 별도의 단병접전에 들어가는 상황이 되었다. 도주를 시도하는 일부 배들이 있었지만 막히었고 전의를 상실한 청나라 수부들은 조선 수군의 수부들과 민선 수부들에게 대부분 항복함으로서 불필요한 인명살상을 피할 수가 있었다.

그들은 포로로 잡은 청나라 수부들을 데리고 오고 항행이 불가능한 청나라 전선들은 불태우면서 일부 챙길 수 있는 것들만 챙겨서 의주 용암포로 돌아갔다. 이후에 의주 용암포로 돌아가서 정확한 전과를 파악하기 시작한 임시 선단의 지휘부였었다. 다음날에 장계를 쓴 만호는 매우 기뻐하고 있었다.

“히히히! 잡은 청나라 수부만 해도 100명은 넘는군. 그리고 격파한 청나라 전선이 15척이 넘으며 아 수군의 피해는 다 합쳐도 사상자가 수십 명 미만이다. 반면에 청나라 수군은 1천명에 육박하니 이 얼마나 기쁜가?! 게다가 몇 척에는 청나라 화포를 노획했으니 이를 들고 가고 장계를 올리면서 바치면 매우 딱 좋은 것이라고 봐야지!”

매우 희희낙락거리는 만호였으며 그는 어제의 수전에 승리해서 연 주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를 비롯한 조선 수군은 수전의 승리로 술을 물처럼 들이켰다가 다음날에야 시체같이 일어났었다. 위력정찰에 대한 것도 성공하고 도리어 적 청나라 군대를 격파했으니 매우 기쁘고 기쁜 만호였는데 그런 상관을 보면서 숙취가 덜 풀려서 마냥 기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만호의 부하였다.

“나는 좀 힘들군...”

영길리 해군 출신으로 그들을 돕는 선장도 숙취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황이 아니었다. 뱃놈들이 원래도 지독한 술꾼이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조선 수군도 만만치 않은 술꾼들의 집단이라고 다시금 깨달은 그였다. 그리고 어제의 그 주연에서 마신 술도 안주도 달랐지만 현역시절의 부하들과 했던 것이 떠오르는 그였다. 게다가 해군에서 나와서 뱃놈으로 살면서 벌인 주연들 못지않게 즐거웠다고 여겼다.

“나쁘지 않아. 이들이 유럽의 해군 같이 변하는데 기여한다면 이름이 남겠나?”

그런 혼잣말을 하는 선장이었다. 유럽 중 영길리, 영국의 해군 고문들이 와서 수군을 이미 해군으로 재편해주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주로 항해감과 삼도수군통어영 위주로 배치가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아마도 수군을 해군으로 재편을 하면 삼도수군통어영을 시작으로 삼도수군통제영이 재편이 될 예정이었다. 민간인으로 유사 군사고문을 맡은 이들도 아마 당연히 그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가 있음이 분명하였다.

그리고 한편, 요양을 점령했다가 북상한 서진군은 성경, 심양을 향해서 여전히 달려 나가고 있었다. 무리한 행군을 시키지 않았지만 한계에 다다르게 기동하는 그들이기는 했었다. 길어지는 보급로임을 감안해도 요양에서 별도로 챙긴 화약 등을 조선군이 나름 값을 주면서 얻었기에 군수 부담은 대단히는 아니라도 아주 조금은 덜었다.

또 그 길이지는 보급로를 평안감영과 의군, 포군의 도움으로 보급로가 유지가 되고 있었다. 그런 보급로를 유지한다고 노고가 큰 평안감영의 중군장, 혹은 조방장으로 지금은 병마절도첨사란 임시직으로 평안감영과 평안도 포군과 의병을 지휘하는 그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서진군 수뇌부였다.

“내일이면 성경에 당도합니다. 역시 보통의 공성지계는 힘드니 그에 말한 것을 하지요. 청나라 요양에서 얻은, 정확히는 노획한 화약도 챙겨서 성벽을 무너뜨리는 계책을 쓰는 것이 좋을 겁니다.”

도체찰사와 도원수는 이전에 이미 수립한 군략을 다시금 상기하는 심능우 대장의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다른 군영의 지휘관들도 마찬가지였으며 중군 등도 같았다. 성경성은 각 변이 1.5킬로미터의 사각형인 방(方) 자 모양의 성이었다. 420m 정도의 조선에서 쓰는 리를 기준으로 3리가 넘고 반리하고도 조금 남는 큰 성이었으며 평지에 있는 성이라서 성벽 자체도 높았다.

“무리하게 정석으로 공성계를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오. 나의 생각으로는 말일세. 화약이 아깝지 않을 것이네. 저런 큰 성벽을 화약으로 허물 수가 있다면야...”

“그렇기에, 우리가 변형한 공성계를 쓰는 것입니다. 적들과 내통하기에는 우리가 내부의 협력하는 간자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도원수 임태영과 서진군의 중군장인 훈련도감사 심능우 대장의 대화가 이어졌다. 그들이 지적한대로 정석의 공성계와 간자를 통한 자중지란은 그들은 할 수가 없는 방법이었다. 게다가 두 사람에 이어서 대화에 참여하는 이가 금위사 신관호였다.

“무식할 수가 있으나 확실한 방법이 있다면 그 것을 쓰는 것이 제일 좋다네. 무엇보다 요택에 있을 성경 근방의 땅이 잘 얼어붙었지. 그래서 이게 오히려 우리의 군략을 성공시킬 수가 있을 겁니다.”

“요택은 이 시기면 확실히 얼어붙는다오. 연경사를 갔던 기억들을 생각하면 말일세.”

금위사인 신관호의 말대로 요택은 날이 따뜻해도 기본적으로 땅이 축축했다. 화약이 젖어서 불발이 될 우려가 많았기에 겨울인 지금에서 해당 계책을 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있었다. 그래서 겨울에서 너무 얼은 상황이 아니면 적당히 얼은 상황에서 땅을 파는 것이 더 수월하다고 판단을 하고 있었다. 물론 난징 근방의 지역들도 강이 근처라서 땅이 축축함에도 영국군은 평지성이던 난징의 성을 공성 중에서도 낙성하기 어려우니까 시행했던 고육지책이 그 것이었다.

여기에 도체찰사인 정원용도 지난 세월 동안 연행사를 다니면서 봤던 성경의 땅 근방을 증언하면서 이미 지난 군략에서 정해졌지만 이 계책이 최선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들은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아무리 늦어도 2달 내로 성경의 성경성을 밀어버려야만 했었다. 여러 변수인 청나라 경사의 원군들이 언제 도착할지 전혀 알지 못했기에 말이었다.

“청나라의 원군이 언제 도착할지 모르기에 빨리 성경의 적들을 정리하고 휴식한 다음에 성경을 구원하려고 왔을 적들을 칠 수가 있네. 아니면 저들이 그 진군이 느리다면 우리가 요하를 넘어서 요서로 갈 수가 있을 것이네.”

“그럴 여지가 큽니다. 도체찰사. 넉넉하게 1달이고 매우 길게 잡아도 2달인데 더 여유를 얻으려면 아군은 더 빨리 성경성을 낙성시켜야 합니다.”

도원수의 결의를 다진 말은 도체찰사에게 향하였고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정원용이었다. 그리고 그 결의는 도체찰사만이 아니라 군막 내의 많은 이들을 동조하게 만들었다. 또 자신들이 더 승산을 높이려면 그런 것이 매우 당연하게 군략으로 정했던 것이었다. 다만 전쟁에서는 무슨 일이 있을지가 알 수가 없었기에 실수가 나오지 않게 조심 또 조심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내일 혹은 그 다음날에 성경 공방전이 일어날 것이었다.

한편, 성경의 성경성에서도 조선군 중 서진군이 요양을 빠르게 정리했을 것이고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불안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성경장군은 항전을 강조하고 원군을 기다리고 있었다. 성경장군이 제일 간절히 원하는 원군, 경사의 원군을 특히나 말이었다. 이미 흑룡강장군과 길림장군의 원군을 기대할 수가 없었고 교활한 조선군이 북진군으로 길림장군을 압박하고 있음을 알고는 더욱 그렇다.

“반드시 버틴다! 성경을 지키기 위해서 항전할거다. 끝까지!!!!”

성경장군의 밤하늘을 향한 절규도 울려 퍼졌다. 그 절규를 듣는 청나라 군대는 자신들의 목숨을 지킬 수가 있을지에 두려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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