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화 〉 (49) 성경공방전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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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여명이 밟았고 조선군은 요하 근방에 있는 성경성을 바라봤다. 그 높은 성벽과 3중의 성을 자랑하는 성경성은 웅장해보였다. 그런 거대한 성을 이제 조선군, 북벌군 중 서진군이 낙성해야만 했었다. 조선군이 봐도 저 웅장한 성을 전면으로 낙성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생각했었다.
다만 높으신 분들에게 계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응하는 내부의 세력이 없기에 공성계가 주력이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 조선군의 장졸들이었다. 물론 영조군, 훗날의 공병이라고 불릴 집단들은 자신들이 참호 외에도 땅굴을 파야만 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서역에서 가져온 도구들, 서역 방식의 곡괭이와 삽을 챙겼다.
그 땅굴을 열심히 파서 화약더미를 설치하고 폭파해 내성의 성벽을 날려버린다는 것이었다.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이었고 땅굴이 발각이 되지 않게 공성을 열심히 하는 척 적을 기만해야 하는 방법도 포함이 되었다. 그런 군략을 알고 있지만 함구하고 있는 영조군 병졸들이었다.
“이거 확실하게 성공하면 좋겠지? 저 특히 내성의 높은 성벽도 화약으로 땅이 터지면서 무너지는데 어떻게 버텨?”
“그럴 것이여. 화약 수천여근 이상을 폭파시키는데 고것에 버티면 그게 성벽인가? 그냥 성벽 아닌 무언가지.”
“잡담은 금물이다. 연초는 밖에서 펴야 한다.”
영조군에 속한 군관과 무관들이 잡담하면서 일하는 영조군 병졸들을 단속하면서 땅을 파게 감독하였다. 그리고 반면에 그들이 땅을 파는 쪽이 아닌 앞쪽에서는 조선군이 청나라 군을 기만하기 위해서, 그래도 성벽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 나름 진심인 공성전을 생각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적을 속이기 위해서 진심으로 공성전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게 움직였다.
“준비는 다 되었는가? 적을 속일 준비는 다 되었는가? 아군도?”
“그렇습니다. 꼭 성경성을 쉽게 정리할 수가 있어야할 것인데....”
“잘 해낼 것이다. 성경성을 넘어서 꼭 청나라의 경사, 연경에 아 조선의 국기인 태극기와 아 조선의 어기를 꽂아야 하니까 말이다.”
도원수 임태영과 금위사 신관호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번 성경 공략의 주장으로는 도원수 임태영의 지휘는 당연하였고 금위사인 신관호 등은 교대로 도원수의 부장을 맡아서 지휘를 보좌할 예정이었다. 성경성 4방면을 포위하는 부대를 각각 지휘하는 이들은 각 군영의 중군들이 맡았으며 예비대로는 훈련도감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래도 각 군영의 포군 부대와 경군도통부 아래의 중포를 다루는 부대들은 빠짐없이 전개하여서 각 성벽들에 화력을 투사할 예정이었다. 외성의 성벽에 타격을 주면서 참호를 판 조선군 장졸들이 다가가는 것이었으며 그들을 엄호하는 장졸들은 성벽을 향해서 엄폐할 기구와 참호를 활용해서 사격을 가할 것이었다. 그리고 두 장졸은 조선 관군의 포군 부대가 엄호하는 방식이었다. 물론 따로 노리는 것이 있지만 이를 눈치 채지 못하게 해야 했었다.
“마병대는 어떠한가?”
임태영의 물음에 신관호가 답하였다. 공성전에서 마병, 기병은 큰 쓸모가 없기 때문에 마병의 임무는 공성보다는 다른 것으로 돌려지기 마련이었는데 혹시 있을 적의 다른 증원병들이 오고 있나 감시와 기동하면서 성경성 밖의 적과 보급로를 타격하기 위해서 움직이는 법이었다. 현재 조선의 북벌군 중 서진군 마병대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마병대는 성경 근방에서 적인 청나라 군대가 지원군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아니면 성경성에 미리 내보냈을 적이 있는지 파악 등을 위해서 순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경성으로 향할 적군의 보급로 등을 봉쇄하기 위해서 이동하였고 훈련도감 마병연대는 성에서 나올 마병대를 반격하기 위한 예비대로 두었습니다.”
“잘했네.”
신관호의 답을 들은 도원수 임태영은 굳은 표정이지만 흡족한 목소리로 답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매우 높은 성경성 성벽 혹은 성장이라고 불리는 장애물을 보면서 매우 거슬린다고 생각하는 그, 도원수 임태영은 준비가 다 끝났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심호흡을 하였다. 그러고 나서는 매우 우렁찬 목소리로 60대 노장이라고 하기에는 천둥번개를 울리게 하는 북 같이 큰 목소리로 위엄이 있게 조선 북벌군 중 주력인 서진군을 호령하였다.
“전군! 청의 도읍이던 저 성경을! 심양을 함락하라!!!!! 낙성하여서 저기로 끌려갔던 이들의 원혼을 달래주자!”
“성경을 함락하라!”
“함락하라!”
도원수의 말을 받아서 부장인 금위사 신관호가 복창하였고 그 아래의 부장들을 비롯한 조선군의 지휘관들이 복창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격신호를 알리는 호각과 북소리가 매우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사면에서 조선군이 환호를 지르면서 공격을 시작하였다. 그 신호에 맞추어서 조선군은 포격을 시작하였다.
36문의 중포를 시작으로 중야포와 야포를 모두 합쳐서 많은 포문들, 6개 군영의 포군 소속 야포 144문이 더해진 180문이 4면을 타격하고 있었다. 포들이 화약 연기를 뿜으면서 차탄을 장전하려고 준비하면서 많은 포들이 성벽에 포탄의 크기 때문인지 차이를 두었지만 성벽에 조금씩 타격을 주었다. 중포들의 석환은 성벽에 충돌하자 생각보다 큰 균열을 주었고 중야포와 야포들도 성벽에 어느 정도 금을 가게하거나 성벽에 박히는 등의 모습을 주었다.
“역시 중포들입니다. 성능이 확실하군요.”
“36문 밖에 없지만 힘들더라도 끌고 오기를 잘했네.”
그리고 이런 모습을 장용영의 대장인 장용사 이용희 참장과 훈련도감사 심능우 대장 아래의 훈련도감 중군장인 양헌수 정령이 지켜보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영조병들이 열심히 구덩이를 파고 있으나 성벽을 최대한 부셔놓고 적을 붙잡기 위한 술수로 이 공성전도 겸하고 있음을 알고 있는 수뇌부였다. 외성의 각 성벽들 중 가장 심하게 허물어지는 것들은 없었으나 180문을 4면에 골고루 배치해서 타격하기에 성벽들의 훼손은 비슷비슷하다고 보였다.
참호를 파면서 이동하는 병졸들도 있었고 공성용 엄폐장비를 들고 그리고 미리 파놓았던 참호에 숨어서 조선군 병졸들이 성벽의 적을 향해 사격하면서 아군을 엄호하는 중이었다. 참호를 파서 전진하는 병사들 사이로는 만든 사다리 등을 들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물론 저것은 적에게 공성전이라고 인지해서 시선을 잡아두기 위한 것이었지만 병사들은 이를 모르고 상부의 지시대로 만든 사다리들을 들고 전진하고 있었다.
“수가 우리보다 좀 더 많지? 그리고 저 놈들을 야전에 붙었던 이들은 다 깨졌다면서? 이길 수 있을까?”
한편, 성경성에서 조선군을 상대해야할 신세인 성경의 주방팔기와 녹영병 등 끌어 모은 수비병들은 요양에서의 전투에 보냈다가 돌아온 패잔병들을 합쳐도 3만이 간신히 되었다. 하지만 원래부터 제대로 된 전투를 할 만한 병사들은 성경장군 쪽에서 차출하고 남은 병사들의 찌꺼기였다.
그리고 아이와 노인을 모아서 1만 여 남짓의 팔기를 끌어 모은 상태였다. 실질로 전투를 할 만한 병사들은 잘해야 수천의 병력, 그 남짓 정도인 상황이었다. 그래서 한족 녹영병들은 원래도 더 전투력을 기대하지 않았고 급히 징집한 한족 남정들은 얼마나 전투력이 있을지는 매우 뻔히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혼잣말을 하다시피 말을 한 사내와 그 말을 빼앗다시피 받는 사내, 그냥 조용히 듣고 있는 녹영의 병사들이었다.
“아 성을 끼고 싸우면 우리가 유리하지. 성경성이 얼마나 높아? 조선군이 아무리 강해도 성을 끼고 버티면 되는 것이라고! 안 그래?”
“....”
질 것을 걱정하는 병사와 달리 다른 한쪽은 성경성을 끼고 버티면 된다고 여기고 있었다. 다른 한 사람은 과묵한지 그저 묵묵하게 성 밖을 포위한 조선군 수만을 멍하니 보다가 울대를 꿀꺽하는데 사실 속으로는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소문이 과장이 되었다고 해도 정벌군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동팔참을 빠르게 돌파하고 올라왔으며 요양의 군대를 급조가 되었다고 해도 빠르게 무너뜨렸다. 게다가 저 군대가 성경성을 공략할 준비를 제대로 안 했을까? 살려면 역시 나중에 상황을 봐서 항복해야겠지?’
“....”
“야 그래서 너의 의견은 어떠하냐고?”
그에게 자신의 옳다고 있다고 말하라고 강요하는, 또 성경성을 믿고 싸우면 버티고 경사의 원군을 너무 지나치게 믿고 있는 저 동료를 속으로 한심하다고 여기면서 살기 위해서는 걱정을 표한 쪽을 잘 설득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그였다. 물론 재수가 없게도 죽지 않게 잘 항복해야 하니까 그랬다. 그리고 적의 북소리와 호각소리가 들리면서 적, 조선군은 공격을 퍼부은 것을 알았다.
성벽에 서 있는 병사들인 그들은 사방에서 퍼부어지는 포격이 꽤나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꽤나 많은 포문이 성경성을 두르는 성벽을 타격하고 있었다. 그들이 보기에도 성벽들은 꽤 금을 가고 성벽의 파편들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그 광경은 매우 살벌하면서 이제 전투 속이라서 도망칠 수가 없음을 깨달았다.
“성벽이 저렇게 깨질 수가 있다고?”
“무슨.... 말도 안 되는 광경이 이렇게 보는군... 하아... 짜증이...”
“....”
‘이런 제길!’
각자의 반응을 보이면서 그들은 속으로 매우 살고 싶다고 생각만이 가득하였다. 그러나 주방팔기에 뽑혔을 애송이, 독전대 임무를 시켰을 철도 없을 만주인 애새끼가 호령하고 있기에 도망도 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사방이 포위가 된 상황에서 살려면 투항하는 것 밖에 없었다. 그것도 성문을 열어서 말이었다.
‘어떻게 살아남지?’
‘난 살고 싶어, 이것은 미친 짓이야!’
‘성벽이 더 버티겠지. 버틸거야! 버틸거라고!’
“뭣들 하느냐? 적인 조선군을 쏘란 말이다!”
다시금 만주인 애송이의 호령이 들리자 활을 든 이들, 조총을 가진 이들이 이상한 구멍, 아니 흙을 퍼내서 만든 길들로 이동하는 적의 병력을 보면서 사격을 가했다. 여기에 성벽의 파편 등을 던져서 저항을 시도하였다. 어린이와 노인들을 끌어모아서 수를 늘린 주방팔기라고 비교하자면 좀 더 나은 이들은 성벽을 수비하지 않았다.
“그들은 혹시나 모르니까 내 지시에 따라서 증원을 해줄 이들로 남겨두는 것이 맞다.”
성경장군이 갑옷을 입고 성경성 내의 성경 고궁 내 있는 봉천부 관아에서 부하들의 보고를 들으면서 지휘를 하고 있었다. 각 성문의 장대들에서는 부도통들이며 부도통함총관들에게 지휘를 맡기고 막료와 부장들을 부리면서 있는 그였다. 원군이 올 때까지 열심히 버티는 것이 상책이었다. 그런 것을 믿고 그는 수하들에게 입을 다시 열었다.
“듣자하니 성을 끼고 싸우면 필부라도 일당십의 용사가 된다고 들었다. 그래서 아무리 질이 떨어지는 자들. 한족 병사들과 징집한 향용 등으로도 얼마든지 버틸 수가 있을 것이다.”
“그만!”
그런 장군의 확신을 담은, 자기 최면도 더한 자신감을 담은 말에 초를 치는 자가 꼭 있었다. 이를 매우 기분이 나쁘게 그 말을 한 자를 쳐다보는 성경장군이었다. 그 자는 성경장군과 달리 성경성의 절대적인 유리를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성경성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인가? 저들도 무리하게 달려오고 전투를 해서 지치기는 했을 것이다. 저들도 사람의 자식인데 어찌 공격을 오래도록 계속할 수가 있겠는가?”
그런 그는 성경장군의 저를 잡아먹을 듯이 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눈초리와 이견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태도에 권위적인 감정을 실은 반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 말에 다른 부장들은 성경장군과 의견을 이어가는 무관을 보면서 눈치를 보고 있었다.
“조선군은 무리하게 주파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요양에서 간신히 돌아온 패잔병들의 보고가 정확하다면 이 심양을 들이닥치는 군대는 적게 잡아도 3만 내외입니다. 더 잡으면 4만 명이지요. 그리고 보고가 옳다면 우리보다 화포 등은 훨씬 좋은 것을 쓰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기에 항전을 이어가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무슨 소리! 저들의 화포보다 분명 우리보다 좋다고 해도 반대로 말하자면 화약 소모도 그만큼 심할 것이다. 저들이라고 화약 없이 싸우는가? 적의 치중로는 점점 길어지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성경을 끼고 버티면 그만이 된다는 것이다.”
성경장군의 말도 일리가 있었지만 문제는 그 것을 얼마나 확신을 가질 수가 있는지에 대해서 그런 것이었다. 게다가 성경장군의 낙관이 어린 향후 전망을 부정하는 무관, 성수위 보다 더 아래인 협령은 생각하기에는 아무리 봐도 아니었지만 말이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그 낙관이 정말로 확신이 드는 것이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협령이었다.
“그렇다면 저들의 치중로를 끊을 수 있는 다른 아군들이 있습니까? 적어도 제가 듣기로는 조선군의 치중로가 공격을 당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성을 끼고 있어도 포위를 당했습니다.
이 포위를 뚫고 아군을 내보내서 적의 치중로를 공격할 수가 있습니까? 무엇보다 냉정하게 말해서 아국 대청의 군대는 봉천 내의 같은 백성을 노략질하는데 더 혈안이 된 상황이라고 압니다. 무엇보다 요양에서 적은 높은 확률로 요양에서 저장했을 화약들을 노획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또 그들이 북상하기 전에 최대한 화약을 많이 챙겼을 것입니다. 또 전투들에서 조선군의 화약소모는 극단이 아니었습니다. 즉 저들은 우리를 상대하기 위해서 화약 사용을 제한했을 겁니다.”
협령의 그런 말, 꽤나 일리가 있으며 심지어 진지하게 생각을 해봐야 할 말인데도 성경장군은 일개 협령 따위가 자신의 희망을 생각한 군략을 무시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매우 노여움을 보이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 상관을 보면서 협령은 딱히 기대로 하지 않았다. 성경성 성수위도 협령과 성경장군의 살벌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서 협령의 말을 먼저 닥치게 해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후회를 했었다.
“그렇다면 네 녀석이 그 보급로를 끊을 별동대를 이끌게 해줄 터이니 야밤에 병사들을 데리고 움직여라.”
‘결국 이렇게 되는가... 아니다. 잘 된 일일지도 모른다...’
“알겠습니다...”
“흥!”
‘거만한 놈! 사실상 죽으라는 명령을 수행하겠다고? 살려달라고 했으면 명을 거둘 수가 있었을 것인데!’
성경장군의 저런 거만함과 아랫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것에서 그렇게 청나라 군대는 아까운 인재 하나를 더 잃어야 할 상황이었다. 그리고 봉천부 관아 내의 살벌한 싸움과 그 끝이 추악한 갑질(?)로 끝난 중에서 성벽의 청나라 군대와 성 밖의 땅에 있는 조선군은 탄막과 포화를 서로 쏟아주고 있었다.
성경성의 청나라 군대는 성벽의 타격으로 많은 포들이 성벽 잔해에 깔렸거나 무너진 성벽 사이로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그나마 멀쩡한 화포들을 바탕으로 사격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비축했던 화약의 양이 적기 때문에 멀리 나가지 못했다. 또한 원래 사거리 자체도 길지 않은 포들이었기에 그 포탄들은 사실상 조선군의 보군을 향해서 날아갔다.
그 포탄들로 조선군에서도 사상자가 나오지만 조선군이 파면서 전진 중인 참호를 향해서 집중 포격을 하기에는 이미 성벽들이 막대한 포격을 얻어맞고 또 얻어맞는 상황이었다. 포탄의 수가 적은 대신에 성벽 위의 상층부가 꽤 깨진 상황에서 남은 병사들, 청나라 측의 팔기와 녹영병, 잡다한 군대들이 쏘아대는 화승총과 화살이 조선군을 덮치고 있었다.
“잘 숙이고 피해라!”
“그나마 두툼한 솜옷들이 방호를 해주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포탄에 맞아서 얼굴과 머리가 짓이겨지는 것만 아니면야... 그리고 재수가 없으면 얼굴 등에 총알과 화살을 맞는 것 외에는 그나마 낫습니다.”
“그래도 부상을 당할 수가 있으니까 조심해야 한다.”
위에서 쏘는 청나라 군대의 구식 조총과 화살들은 생각보다 신통치 못한 성과를 내고 있었다. 화망사격도 아닐뿐더러 정밀한 사격이 아니었으며 참호로 엄폐하면서 성벽을 향해서 오는 조선군을 생각보다 많이 죽이고 다치게 하지 못하고 있었다. 두툼한 솜옷 혹은 가죽을 입고 있는 조선군은 그 것들로 보온성은 물론 생존성이 높아진 것을 더 알고 있었다.
게다가 생각보다 관리가 잘 되지 않고 있던 것인지 조총들의 수는 더 적었다고 판단한다. 오히려 화살들이 더 조선군에게 위협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현장의 조선군 군관, 교관으로도 불리는 그들이었으며 특히 교관 중에서도 조선 북벌군 중 서진군에서 경군에 오래 근무한 고참병들에서 진급한 이들도 그렇게 여기고 있었다.
“청나라의 본래 도읍이라던 성경을 지키는 군대도 이렇게 개판이라고?”
“청나라가 정말 한 물이 갔나보구먼...”
“북벌이 급히 이루어졌어도 이렇게 우리에게 깨져나가는 것이 통쾌한 것을 넘어서 어이가 없다오. 나는!”
그런 고참병 출신들이 진급해서 교관이 된 상황에서 돌입조를 지휘하는, 아는 사이 셋은 어떻게 큰 부상이 없이 돌입조를 여전히 독려하고 있었다. 성벽이 높기 때문에 사다리로 올라가는데 돌의 틈을 통해서 올라가야만 했다. 다만 올라가는 중간에서도 떨어지는 돌들에 죽고 다치는 이들이 있었다.
돌입조가 성벽 아래로 오자 조선 관군의 포군은 화포들의 방포를 중지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위에서 화살과 돌, 총알이 내려오고 반대로 아래에선 총탄 등이 쏘아 올려지는 상황으로 성벽 위아래에서 조선군의 돌입조를 저지하는 공격과 엄호하는 사격이 교차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렇게 사격을 하고 있지. 근데 더럽게 안 맞는군!”
“어쩔 수가 있는가? 높은 성벽에 있으니!”
참호를 통해서 달려 나가서 성벽에 오르는 돌입조 일원들을 지원하는 엄호사격 담당인 사격조들은 주로 산병을 할 수가 있는 조선 관군의 강선조총을 가진 포수들, 아님 치중로 호위에서는 빠진 호랑이 포수 출신들로 구성한 포군 저격포수들이 그 임무를 하고 있었다. 천보총이라고도 불리는 장조총을 장비한 쪽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영길리에서 들여온 배이가(베이커) 강선조총을 들고 있는 쪽이 주로 관군 강선조총 포수들이었다.
그리고 일반 조총보다 더 긴 조총, 장조총 보다는 길지 않지만 그래도 좀 더 긴 조총으로 성벽을 향해서 사격하는 이들이 호랑이 포수 출신 저격포수들이 하고 있었다. 고의적으로 지휘관으로 보이는 자들도 찾아서 저격하려고 하지만 높은 성벽에 있기 때문에 힘들다. 그래도 조선군에서 발포하는 탄막들과 정밀한 사격은 성벽에 의지해서 버티는 이들도 성벽에 숨게 하기에는 충분하였다.
공성전을 한지 반나절이 되자 조선군은 물러났다. 사기가 약간 꺾인 것 같았지만 그래도 죽은 자들이 아닌 것에 산 자들은 안도를 하고 있었다. 성경 공성전에서 조선군의 첫 공격을 어떻게 막아낸 청나라 군대는 이 것이 더하였다. 그래도 승리했다는 것에 사기는 올라가는 것 같았다.
‘이게 대체 무슨 꼴이야....’
“어떻게든 살아난 것이 다행이야.”
“나, 나도 동감이야.”
“....”
‘정말이지, 처참하군.... 오래 버틸 수가 있을지 모르겠어...’
다만 성벽들은 180문의 대포들을 꽤 얻어맞았기에 넓고 긴 성벽들 중에 성한 곳이 별로 없었다. 게다가 조선군을 꽤 죽인 것 같았지만 자신들은 더욱 망신창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여기에 그들은 땅 속의 흙이 파지는 것을 잘 모르고 있었다.
조선의 서진군 전체의 영조군이 다 동원이 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절반에 일부 병사, 의병들도 함께 땅굴을 파서 성벽의 한 축을 날려버릴 것으로 땅굴을 파고 있었으며 그 의도는 나중에 서진군 전체로 퍼질 것은 분명하였다. 홍경래의 정주성을 날려버릴 때에 걸린 시간보다 더 걸릴 수도 있지만 인원이 훨씬 많은 지금의 조선 북벌군 중 서진군이면 시간이 더 단축이 될 지도 모를 것이었다.
그래도 혹시 모를 적의 원군을 생각해야 했기에 조급해질 수도 있으며 들킬 우려가 있기에 야밤의 굴착은 제한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그에 대한 것으로 첫 공격에 대한 보고를 마친 다음에 서진군 수뇌부는 늦은 밤에서 굴착을 하기는 횃불을 써야 하는데 들킬 우려를 고려해서 논의를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