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조선을 다시 위대하게!-94화 (94/221)

〈 94화 〉 (50) 공방전 이후 전황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병사들이 5천이 죽고 다쳤습니다.”

“그래도 공성을 생각하면 이 정도면 덜 죽고 다친 것일 수가 있다.”

“격멸하고 도주한 적을 다해도 3만에 가까웠을 적군을 와해시켰습니다. 전사시킨 성경장군의 목을 베고 성경을 장악하였습니다. 포로로 사로잡은 자들은 살릴 자는 살려두고 죽일 자는 죽였습니다. 도주한 적을 빼고도 포로가 수천에 가까운데 아직 확인하지 못한 적의 패잔병들 중 항복하지 않고 숨은 자들을 찾기 위해서 내성과 외성에서 더 색출해야 할 것입니다.”

도원수와 도체찰사에게 피해에 대한 경과 등 보고를 하고 있는 금위사 신관호였고 그 보고는 승전에도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피해를 줄였다고 여기지만 그래도 수천의 병사들이 죽고 다친 것은 달라지지 않았기에 그런 것이었다. 그래도 슬퍼한다고 가만히 있기에는 다른 일도 많은 것이 서진군이었다. 다른 주제로 군의가 넘어갔다.

“이제 성경을 점령한 이후로 한 숨을 돌리지만 서진군의 남은 물자는 어느 정도요?”

도체찰사 정원용의 질문에 이번에는 금위사인 신관호 대신에 서진군의 중군장을 맡고 있는 경군도통부 중군장 겸 훈련도감사 심능우 대장이 답을 하였다. 그 역시도 치중대를 호위하는 평안감영의 조방장, 임시 병마첨사가 올린 보고를 바탕으로 하며 여기에 그가 별도로 들은 다른 보고도 더해서 건의도 하였다.

“2순 사이에 평안감영과 포군, 의병들이 지킨 보급로를 통해서 온 치중대들의 보급으로 꽤 괜찮습니다만... 포환은 석환과 철환을 회수했음에도 부족할 수가 있을 겁니다. 그래서 추가 보급도 받아야할 것입니다. 작렬탄은 탄약이 꽤나 남았고 조총과 양총이며 총에 쓰이는 탄약은 그런대로 여유분량으로는 되찾았습니다.

치중대에 쓰는 마소며 마병대의 말들이 병약해진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 것들은 처분을, 서진군 장졸들에게 고기를 베푸는 것으로 해서 처리하심이 옳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성경 근방의 주인 없는 것으로 보이는 마소들도 같이 잡아서 처리하지요.”

“그러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도체찰사.”

“도원수가 그리 권한다면 그렇게 합시다. 이제 치중은 더욱 수군에게 의지해야겠군요. 육로로 보급을 받기에는 길어지니 말이요. 요동의 서쪽 해안에서 수군이 옮겨주는 물자를 받아 챙겨야 하니 말입니다.”

“그렇지요. 그러니 빠른 연계를 위해서 빠른 파발, 서진군의 마병 소대들로 속히 승전을 전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논의를 하는 중이었다. 또 성경에서 남은 일을 하고 있던 조선군 장졸들은 그 소식을 듣고 기뻐하였다. 북벌군과 서진군에서 가장 높은 두 사람의 승인으로 그동안 고생한 서진군 장병들에게 마소를 잡은 고기 연회가 벌어지게 될 것이었다.

물론 아직 정리는 더 멀었지만 말이었다. 게다가 성경 내부의 추가 수색과 패잔병 색출은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았었다. 그리고 그 색출을 명분으로 벌어지는 일들은 좀 끔찍한 일들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정당하지 않지만 그 색출 중의 일들은 조선이 청에게 당한 일의 보복이 되기도 했었다.

“안됩니다.”

“어디서 오랑캐와 하나가 된 놈이!”

퍽! 개머리판으로 때려눕히고 물자를 약탈한다. 그리고 일부 병사들은 만주인들의 부인 혹은 만주인들의 가족이 되는 여자들을 끌고 가면서 병자년의 원한을 갚겠다고 운운한다. 그렇게 치파오의 원형인 창포을 입은 만주팔기에 속한 여성들이 당한다. 성경성을 완전히 함락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말이었다. 이후에 성경성 혹은 봉천에서 약탈이 지속된다. 정확히는 성경성의 내성, 그 중에서 주로 주방팔기들이 기거하는 구역 등이 말이었다.

“안 된다. 이 오랑캐들이!”

“오랑캐는 얼어 뒤질!”

“네 녀석들이 오랑캐면서!”

뺨을 세게 쳐서 두려움에 떨게 하곤 그들이 입고 있던 창포를 갈기갈기 찢었다. 팔기에 속한 여인들은 두려움에 가득하였다. 조선군은 그들을 욕보일 생각이 만만이었다. 그런 모습에 처녀들은 더욱 절망하고 부인들은 흐느낀다. 끝까지 저항하던 팔기들의 생활 구역을 진압하고 수색하던 병사들에게 이후 벌이는 일에 휘말린 여인들을 보고도 안쓰럽다는 생각이 도리어 적었다.

아니 설령 있다고 해도 조선이 더 약했다면 자신들의 가족이 혹시 당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또 일부는, 평안도 출신들은 그런 욕을 당한 가족들이 있었기에 더 증오심을 보이고 있었다. 무엇보다 조선군이 알기로는 과거 청나라가 후금이던 시절에 병자년에 일으킨 난에서 정절을 잃은 조선 여인들이 얼마나 많았는가를 들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이 것은 겨우 일부만 되갚아주는 것이었다.

“어머니!”

“누이!”

“이 애새끼가!”

“죽이죠...”

“그래!”

그러는 중에 어머니들과 누이들을 지키려는 성경 공방전에 차출이 되기 힘들 정도로 어린 아이들을 때리곤 뒤에서 같이 있었고 또 순서를 기다리던 병사들이 끌고 간다. 남자 아이들은 병사들의 개머리판이나 총창에 절명한다.

여자아이들도 노비로 삼든지, 그도 아님 좀 나이를 먹은 쪽이면 욕을 당했다. 한족들은 봉천부가 있는 이 성경성의 내성 중 만주인들의 생활구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자신들도 조선군에게 봉변을 당할까봐 살려달라고 하였다. 그들을 진정시키는 것도 별개로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팔기 소속의 만주인인데 투항과정에서 황당한 주장을 하는 이들로 인해서 당혹한 조선군 병사들도 있었다.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지켜본다면 다음과 같았다.

“투항하겠소.”

“우리는 조선인이요.”

“뭐라고?”

“무슨 말을 한답니까?”

갑자기 그런 말을 하니까 역관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역관의 모습에 상관이며 그런 상관을 보고 역관의 행동에 궁금해서 물어보는 병사들이었다. 그 재촉에 동행하던 역관이 우선 입을 열었다. 평정을 찾지 못해서 입을 여는 편이었다. 그래서 그 말에 그들도 당황 할 수밖에 없다.

“자기들이 조선인이라는데요?”

“그럼 왜 조선말을 못합니까?”

“모르겠습니다... 어찌 할까요?...”

“흠.... 아! 이보게 혹시나 모르니까 우선은 항복을 받아놔.”

만주어 혹은 한어로 말하는 주방팔기인데 자신들을 조선인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을 만난다. 같이 있던 무관은 그 소리에 황당했다가 우선은 받아주었다. 왜냐하면 역관의 통역을 듣고 생각을 하기에 짚이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었다. 사르후 전투 등이나 두 호란에서 잡혀가 조선인으로는 팔기에 편입이 되었던 이들이 있었다고 들었기에 그렇다.

그 것이 사실이라면 저들은 팔기에 편입한 조선인의 후예라는 소리였다. 그래서 우선은 죽이지 않고 또 건들이지 않으면서 일단은 살려두라고 지시를 한다. 그리고 그들을 모은 곳에서는 역관들이 심문을 시작한다. 그 주장이 미심쩍어서 성씨를 한문으로 쓰라고 지시한다.

“성씨가 뭐야? 한문으로 써 봐.”

와들와들 떨면서 성씨를 쓰는 자신들을 조선인이라고 주장한 주방팔기의 일원이었다. 그리고 역관들은 이 것을 보면서 놀란다. 그 성씨는 중국, 청나라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성씨였다. 도리어 조선에서 더 흔히 보이고 자주 쓰는 성씨였다. 바로...

“박(朴)?”

“조상이 조선인이 맞나 보군.”

“그런 것 같습니다.”

일단은 그들은 살려두어서 따로 격리를 하라고 지시를 한다. 박이라는 한자를 쓰는 이들은 그렇게 분리를 시킨다. 그들의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그들이 아닌 경우? 정말 격렬하게 전향을 요구하는 자들이 아니고서는....

“죽여라!”

“죽어!”

“사람 살려!”

“까아아악!”

이렇게 고깃덩어리가 되게 ‘도축’을 한다. 그들이 오랑캐라고 멸시하는 청나라 만주인들을 시체라는 이름의 고깃덩어리로 만든다. 그리고 그 시신은 어딘가에 버려질 것이 분명하였다. 누군가가 잔인하다고 말을 할 것이었다.

사실 이는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한 말이었다, 그러나 증오는 이런 잔인하다는 사실을 가리고 자신들의 광기를 이성이 통제치 못하게 하며 총창과 검, 총의 개머리판은 만주인들을 향한 폭력의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한편....

“이 궁궐은 불태울까요?”

금위사인 신관호가 상관에게 물었다. 그리고 그 물음을 받은 상관, 도원수인 임태영은 후금의 황궁이던 성경성의 그 궁궐에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굳이 태울 생각이 없었다. 어찌 할까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니, 여기는 사령부로 임시로 쓸 것이고 점령지 중 요동을 관할하는 부대의 지휘부를 이 곳에 두라! 주상께서 최후 처분을 내릴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성경의 궁성은 꽤 어지럽게 되었어도 그 궁성을 그대로 태워버리지 않았다. 그 성경의 고궁은 우선 그 건축물은 그 명줄을 잠깐이라도 더 연장할 수가 있게 되었다. 이는 주방팔기들이 기거한 곳들은 철저하게 약탈을 당하고 전소가 된 건물들이 많은 것과는 매우 대조가 되는 것이었다. 며칠이 지나고 성경성에서는...

“고기다!”

“몸에 좋고 소화도 잘 되는 고기다!”

“그 것도 소고기와 말고기다!”

“이야! 좋다!”

그들은 고기를 솥에 삶은 고기며 솥의 뚜껑에 구운 고기들을 먹으면서 오늘의 그 큰 연회를 매우 기뻐했다. 다만 직접 불에 구운 고기는 없었는데 병졸들의 그런 요구를 듣고 배재했었다. 그 이유는 전장에서 직접 적의 시체를 태워서 수습한 것이 원인이었다. 시체가 타는 냄새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술도 곁들여서 즐겼던 성경성 전투 이후에 받았던 ‘그 특식’을 원 없이 먹고 즐기었던 조선군 서진군 병졸들이었다.

이후에 다시 먹게 되는 병영식, 특히 전투 중이라고 주로 먹는 건양병과 육포에 대해서 만족하는 이들과 그래도 불만이 많은 이들로 나뉘었었다. 부상병들을 중심으로 성경을 주둔하게 된 이들은 특히 그러하였다. 그러는 중에서 서진군 수뇌부의 지시로 부상자와 사망자가 덜 나온, 비교하자면 재편성하기 좋은 멀쩡한 군대 중 평안도 병영을 선봉으로 요동의 서쪽 해안을 점거하기로 했었다,

“건양병은 먹기는 생각보다 좋은데 빨리 꺼져.”

“그리고 너무 딱딱하다고.”

“육포가 좀 더 누린내는 나도 그래도 먹을 만은 하지.”

“돼지의 살에 소금을 친 것이니까.”

“근데 고기는 역시 소라고.”

평안도 병영에 속한 병졸들이 그렇게 행군하는 중에 투덜거린다. 건양병, 훗날 건빵이라고 불리는 음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건양병은 군용식량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쌀밥을 좋아하는 조선군 병사들은 좀 불만이지만 말이었다.

다만 전투에서 보급 효율성으로 일선도 어쩔 수 없이 전통의 말린 찐쌀 보다는 건양병을 선호하고 있었다. 그래도 무관들도 너무 먹으면 질린다고 인정한다. 그래서 건양병을 개선하고 있지만 말이었다. 또 질리지 않게 건양병 외에도 말린 찐 쌀, 말린 떡 등에 육포 등을 다양하게 먹이려고 하였다.

그들의 대화에서 알 수가 있듯이 조선인들에게 돼지고기는 점점 더 흔해졌지만 소고기는 여전히 선망과 즐기는 고기의 주류였다. 얼마 전에 원 없이 소고기를 뜯었던 것을 생각하면 소가 그립게도 다시 먹고 싶어지는 그들이었다. 일상에서 먹는 육포는 돼지고기 육포와 소고기 육포가 다 있었다. 둘 다 누린내가 나더라도 조선군은 주로 소고기로 만든 육포를 더 좋아하였다.

“그래도 돼지 뱃살에 소금을 치고 불로 그을렸다는 것은 좋지.”

“돼지 뱃살 말고도 거, 돼지 등살인가로 만든 것도 그래도 좋지.”

““근데 그래도 고기는 소고기가 좋아.””

“말고기도 먹어보니 소고기 못지않던데?”

말고기를 별로 먹을 일이 없는 조선군에게 죽은 것들과 병들고 심하게 부상을 입은 말들을 어쩔 수 없이 잡아야했던 조선의 군마 혹은 노역마들도 성경에서 승리한 조선의 북벌군 중 서진군 병졸들의 연회상에 올라갔다. 그런데 그 말고기가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고 그들은 호평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고기가 부족할 것을 생각해서 청나라 성경성 근방에 있던 소와 말도 잡은 것은 덤이었지만 말이었다.

그리고 부하들의 그런 떠들으면서 행군하는 것에 기운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과 반대로 기강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속으로 충돌하고 있는 평안병사 정기원이었다. 우선은 참고 넘어가기로 하였다. 행군 속도가 느린 것도 아니었고 적을 그렇다고 경계하는 것도 아니니 그랬다.

그들이 불평을 하는 이유도 일정 부분은 평안병사인 그도 이해를 했었다. 그래도 요하의 서쪽 하구에 있는 곳을 점거해야 물자를 받기 편했으니까 꼭 필요한 행군이었다. 평안병영을 선봉으로 그 곳을 점거하고 이후 성경을 지킬 임시 주둔군을 두고 서진군 본대는 성경을 나와서 요양으로 내려올 생각이었다.

‘아 조선의 수군과 잘 조우해야 할 터인데....’

서진군은 요양과 요하 하구에서 추가로 치중로의 안전을 확보한 다음에는 요하를 건너서 요서로 진군할 예정이었다. 수군이 최대한 빨리 와야만 보급을 받아서 더욱 재정비가 유리할 것이었다. 보충병을 더 받을 수가 없는 것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기왕이면 해로를 통해서 총융청 등이 증원을 오기를 바라는 평안병사 정기원이었다.

한편, 조선군이 보급로의 변경을 통해서 좀 더 효율을 높이려고 몸부림을 치는 상황에서 경사, 청나라의 도읍인 연경 혹은 북경으로 불리는 곳에서 출발한 청나라의 원군은 출발이 느려서 성경이 낙성이 된 것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출발이 느린 것은 사실 여러 이유가 있었다.

겨울이라고 내려왔던 몽고팔기의 지휘관들이 그들을 소집했지만 평화 시기에 있었기에 이전보다 전투력이 급감한 이들이 주류였다. 게다가 그나마 전투력이 평소의 다른 팔기들보다 더 높던 몽고팔기들은 강남의 장발적, 태평천국 군대를 상대하기 위해서 투입이 되었다.

그와는 별개로 몽골 초원 등지에서 남은 이들을 소집해서 더 무뎌진 감을 되찾고 군마들이 축나기 않기 위해서는 군마들에게 곡물을 꾸준히 먹여야만 했었다. 이는 함풍제라고 해도 군사적 재능이 있고 경험이 있는 몽고팔기들의 왕공들이며 장군들과 종실의 장군인 이혁군왕 숙순도 우려를 했기에 더 빠른 출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들의 우려와 만류가 강하자 고집쟁이 함풍제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성경이 낙성되지 않았기를 바란다.”

“성경은 더 버틸 겁니다. 그들을 더욱 믿어주세요. 대한!.”

“게다가 성경장군의 소집에 응하지 않은 요하 너머의 요서에 있던 주방팔기들이 대한의 친정에 가담하여서 그 규모는 더 커졌다고 들었습니다.”

“대한께서 친정을 하는 아군을 보고 조선군이 울고 불고를 할 겁니다.”

“더 큰 군대일 것이니!”

친정에 따라가게 된 만주인 대신들이 말하기를 성경의 낙성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신이 있게 단언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주장에 근거를 대라고 피곤하게 굴 한족 군기대신들도 없어서 그랬다. 그 근거를 대라고 함풍제 혁저는 묻지 않고 그저 화를 참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함풍제의 친정군에 요서에 있던 주방팔기들도 모두 합류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들의 합류로 함풍제가 이끄는 청나라 경사의 원군은 최대 7만에 가까운 대군이 되었다. 문제는 이 대군을 많이 먹여 살려야 하는 상황이 놓였다. 하지만 빠른 진군을 명목으로 내린 명령은 보급을 충당하기 위해서 약탈 수준의 행위를 허락하였다. 또 마병인 몽고팔기를 제외하고 녹영병과 금려팔기들은 대체로 보병이 되어버린 상황에 수만 대군이 움직이기에 이동은 느릴 수밖에 없었다.

함풍제는 최대한 빨리 가기를 원했지만 낙마 등으로 다리를 다친 그는 말이 아닌 수레를 타고 있었다. 그가 다치지 않았어도 청나라 대한의 위엄을 보여야 한다고 그들이 수레에 탈 것을 권했었다. 함풍제는 친정을 떠나오기 전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폐하! 친정에서 꼭 승리하시고 돌아오세요.’

‘폐하, 부디 무사히 돌아오시어요.’

‘알겠소. 황후!, 귀비!’

함풍제는 자신의 정실 황후와 자신의 아이를 낳은 귀비를 보고 있었다. 그들과는 한동안 떨어져 있어야 하고 자신의 아이, 갓 태어난 아들인 아이신기오로 자이슌(애신각라 재순)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을 사랑하는 두 여인이 차마 자신에게 하지 못하는 말을 알고 있었다.

그녀들도 그의 친정을 하지 말아달라고 읍소하였던 것을 생각하면 말이었다. 여전히 두 사람은 말은 저리해도 함풍제 혁저가 친정을 하지 않기를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그는 결국 듣지 않았다.

‘내가 아니면 경사의 원군은 더 출발이 미루어졌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처음에는 원하지 않았던 친정을 이제는 내가 의지로 필요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리고 저들을 막아내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역으로 저들을 다 이기고 조선까지 다시 진군하는 것이 마냥 쉽겠는가?’

함풍제는 생각보다 냉정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경사의 원군 최대 7만으로도 조선의 북벌군 전체를 상대로 이길지 황제 자신도 의문이 있었고 오히려 적의 진군을 막아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겼다. 대규모의 결전을 함풍제는 처음부터 원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군 중에서 군의를 열면 황제인 혁저의 아래에 있는 만주인 대신들과 몽골의 왕공들, 종실 장군 등은 성경에서 공방전을 치루고 있을 아군을 구원하고 공성으로 지쳤을 조선군을 상대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주장하고 있었다.

‘그래도 숙순은 과하게 강경한 자들을 적당히 맞추어주면서 적의 보급을 고갈시키자고 나에게는 독대로 진언하였지.’

이혁군왕 숙순은 조선군에 대해서 전혀 낮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기에 황제를 보좌하는 종실 장군으로서 황제와 독대를 하면서 자신의 진짜 의견을 견지하였다. 종실 장군이라는 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현실적인 의견을 내어주고 있었다.

다만 적의 예봉을 꺾기 위한 전투 등은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혁저는 대신들과 숙순의 말을 절충해서 시행을 할 생각이었다. 성경으로 직행하려고 청나라 군대는 꽤 열심인 와중이었다.

“저들은 무엇이냐?”

“피난민들로 보입니다. 대한!”

“피난민?”

요동, 성경장군의 임지인 봉천부 근방으로 열심히 진군을 하던 청나라의 원군은 요하를 넘어서 요서 등으로 피난을 가던 만주인 일가, 그도 아니면 한족들을 보면서 뭔가 불길함을 인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종실 장군 숙순이 황제의 허락을 받아서 그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였다. 그들에게서 나온 말은 청나라 황제의 친정 군대에 속한 수뇌부들은 매우 어이가 없었다.

“뭐라고?!”

“성경이 함락을 당한지 7요, 7일은 지났다는 것인가?”

“그! 그렇습니다. 듣자하니 성경이 사특한 요술로 낙성을 당했고 성경장군은 죽어서 목이 잘리어 효수를 당했다고 했습니다. 조선군은 성경을 지킬 군대 외에도 성경과 요양 등에서 정비 중인데 선봉대가 소문으로는 그 근방의 청나라 군대를 소탕한다고 그랬습니다.”

“그게 소문이라는 것이냐! 사실이라는 것이냐! 거짓을 논하는 것이면 당장 네 놈을 죽여 버리겠다!”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만주인을 다그치는 만주인 대신 한 명이었다. 황제인 함풍제와 종실 장군인 숙순은 낙담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숙순 외의 다른 만주인 대신들이 가지는 충격도 매우 엄청났다.

성경이 그래도 버텼지만 결국은 낙성했다는 사실에 말이었다. 그들의 근거가 불확실했던 계산으로는 성경성은 1달은 훨씬 넘게 버틸 수가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였기에 그렇다. 그렇지만 상황은 그들의 예상과 달리 어긋나 버렸다.

“제... 제가 어찌 거짓을 고합니까? 저도 소문을 들은 것입니다.”

“정말로 확실할 수가 있느냐?”

“그! 그 것이....”

만주인 대신의 압박에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면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만주인 백성이었다. 그러나 만주인 대신들이 그렇게 믿고 싶지 않았던 사실은 교차 검증이 되고 있었다. 한족 피난민들, 아니면 성경공방전 새벽의 그 전투에서 탈영병으로 정신없이 도주하다가 청나라 황제가 친정하는 경사의 원군을 만난, 정확히는 그 것도 보고 도망쳤다가 잡힌 만주 주방팔기들의 말을 종합한다면 사실에 가까워보였다.

결국은 그들이 늦은 것이었다. 황제를 비롯한 원군의 수뇌부들은 한숨만이 나왔다. 그래도 그들의 목적인 조선 북벌군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 놓였음에도 신중함은 어디로 팔아버렸는지 모를 만주인 대신들은 앞뒤를 가리지 않고 성경장군의 복수를 운운하면서 조선군, 요양 등으로 분산되었을 이들을 각개 격파를 하자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만!”

“네, 대한!”

“대한! 결단을 내려주시지요!”

“대한! 결단을 내려야만 합니다!”

그에게 결단을 촉구하는 만주인 대신들과 몽고의 왕공들이었다. 종실 장군인 이혁군왕 숙순 역시도 그들을 통제하기에는 너무나 격앙이 된 모습이었다. 그도 결단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기에 숙순도 결국은 황제인 함풍제에게 조심히 아뢰었다. 그는 결단을 해도 무모한 회전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대한! 대규모로 전투를 할지는 모르지만 적의 예봉을 꺾어야 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소... 그렇다면 어디를 칠지 결정을 합시다.”

“적의 본대를 처리한 다음에 성경을 탈환해도 늦지는 않다고 봅니다!”

“아니다! 성경을 탈환해야 한다!”

이제는 만주인 대신들과 몽골의 왕공들은 자신들끼리 싸우는데 공격을 먼저 해야 할 곳들을 각자가 생각하는 근거를 대면서 운운하고 있었다. 게다가 청나라 원군이 있는 곳은 요하 근방이라고 하기에는 그들은 더욱 행군을 해야만 했었다. 그래서 군의는 진군하는 중에 해도 된다고 함풍제 혁저의 명으로 이를 파하여야만 했었다. 사실 파한 다른 이유가 있었는데 결국은 당장 의견이 과열되어서 몸싸움을 하기 직전까지 갔기에 그랬다.

그리고 한편, 길림 근방에서는 조선의 북벌군 중 북진군과 청나라 길림장군 아래의 군대가 신경전을 꽤 벌이고 있었다. 북진군은 길림장군 쪽에서 전투를 회피하고 있으며 수성으로 밀고가고 있는 것을 짐작하였기에 적당히 맞추어주면서도 길림성 근방을 봉쇄해버렸다. 고사시킬 의도로 그러는 것이었다.

“길림장군이 우리와 싸우는 것을 피하는 것을 보니까... 주제는 아는군.”

“그렇습니다. 체찰사! 저들이 빨리 격파가 되면 청에게 불리할 것이니요. 또한 흑룡강장군의 원군도 더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북진군의 체찰사인 조두순과 북진군의 총대장인 수어사 이겸희가 고사시키는 방식으로 이를 포위하고 언덕 등에서도 북진군이 보유한 모든 화포를 대기시켜서 길림성 근방을 타격하고 있었다. 청야전술을 그들이 시행했다고 하기에는 길림성 근방은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 그래서 숙영지를 세우고 3만의 군대 중 치중대가 오가는 길을 지키는 군대를 제외하고는 길림성 봉쇄에 동원을 하고 있었다.

그들을 지켜보다가 군막으로 돌아가는 그들이었다. 그 군막에서는 황해병사를 제외하고 함경도 방면의 관군 지휘관들과 일부를 제외한 포군 및 의병장들 다수가 대기하고 있었다. 황해병사와 포군장과 의병장들이 나서서 길림성 근방을 다시 공세에 나서서 일말의 타격을 더 주려고 하고 있었다.

“길림성도 빨리 정리를 해서 더 북진을 할지 아니면 동진 등을 해서 적의 다른 잔당들을 정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것은 길림장군을 죽이면 저들도 사기가 더욱 떨어질 것입니다. 게다가 적의 길림장군이 우리를 상대하지 않겠다고 길림성에서 은둔하는데 별수가 있소?”

그래도 많아야 1만도 채 안 될 성의 병력에게 3만에 가까운 군대가 묶여있는 것이 불만인 의병장들과 포군장이었다. 북진군이 공성전을 제대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길림장군 측도 소극으로 나서는 중이었다. 길림성은 생각보다 함락이 쉽지 않아서 인상이 찌푸려지는 그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이들을 보면서 속으로 그렇게 여길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함경도 감영의 조방장이었다. 조방장 외의 관군의 다른 지휘관들인 자들도 적극인 공성을 열심히 할 필요가 없지만 길림장군과 길림성이 거치적거린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병법을 봤다시피 성을 공략하려면 3배 그 이상의 전력 격차가 나야만 더 수월하게 공성할 수가 있는 법입니다.”

“그렇습니다. 의병장들과 포군장들은 너무 조급해하지 마십시오.”

그래도 이에 대해서 관군의 지휘관들은 그들 자신도 길림장군에 대해서 짜증이 많음에도 더 조급한 면모를 보이는 포군장들과 의병장들을 다독이고 있었다. 그에 대해서 포군장들과 의병장들 전원도 조급한 면을 누르려고 하고 있었다.

이와는 별개로 체찰사 조두순과 북진군의 대장인 수어사 이겸희는 이미 고사를 하기로 한 상황에서 더 조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은 하였다. 물론 그들도 길림장군의 군대를 꽤 거치적거린다고 여기고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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