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6화 〉 (51) 요양대회전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방포 개시!”
“방포하라!!!”
총소리가 터져 나오고 연기로 가득하다. 이어서 네모난 방진의 안 쪽에서 아직 총을 쏘지 않은 이들이 장전 중인 앞의 아군을 보호할 겸으로 교대로 사격한다. 얼굴에 맞고 말이 맞아서 쓰러지며 화약병기 운용을 하도 안 해서 그런지 폭음에 익숙해지지 못한 말들의 난동에 전열이 청나라 팔기 중 유이한 몽고팔기 중 선봉이 우왕좌왕한다.
“놈들의 선봉이 일시 돈좌되었습니다.”
“계획대로 화포를 투사하라!”
진지의 화포를 담당하는 관군 포군 부대를 총괄 지휘하게 된 금위사 신관호의 지시 아래에 그를 보좌하는 어재연 부령이 다시 지시를 전달하였다. 그리고 서진군 전체의 포군대는 어재연의 호령을 이은 종사관들과 부장들의 복창과 깃발 신호에 따라서 화포의 방포를 실시한다.
“방포하라!”
“방포하라!”
그리고 일제 사격을 의미하는 푸른 깃발이 흔들린다. 조선 북벌군 중 서진군이 보유한 모든 신식 화포인 신화포와 서방산 화포는 돈좌가 되고 우왕좌왕하는 몽고팔기의 머리를 향해 포탄을 쏘아 올린다. 낮이라서 연기가 자욱하고 빠르게 곡사로 날아가는 포탄은 공기를 묵직한 질량에 걸맞게 매섭게 가르며 청나라 군대의 머리를 향해 떨어진다. 그 중엔 평안병영이 전력을 다해서 보급을 추가해서 수량이 더 늘어난 작렬탄도 있었다. 그렇게 참사가 시작되었다.
그들의 머리를 짓이기고 튀어서 청나라 마병들과 충돌하는 포탄도 있지만 작열탄이 터지자 한 번의 그 폭발로 가까이 있던 몽고 팔기 2~3명이 즉사하고 터진 충격파에 터지면서 비산한 파편이 사방으로 퍼졌다. 그 파편에 맞아서 말의 목에서 피가 나오고 총탄 이상의 충격을 머리에 받아 낙마한다.
앞으론 탄막이 쏟아지고 위에서 포탄이 떨어지니 진퇴양난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뒤에선 후속한 녹영병과 몽고팔기를 빼고 보병으로 전락이 된 다른 팔기들로 퇴각할 수도 없었다. 몽고 팔기는 그렇게 죽어간다. 후퇴할 공간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옆으로 틀어서 침투하기에도 그들이 이미 설치했던 목창 목책들이 이를 방해하였다.
“이럴 수 없다!”
“우리가 조선 따위에게!”
“이럴 수가....”
불안감은 있었는데 그들 속의 감이 가지 말라고 했었다. 허나 몽고팔기들은 자신들의 그 자부심이 이 사지로 자신들을 몰아가버렸다. 청나라 마병대 중 최고인 몽고팔기가 함성을 지르면서 말을 타서 언덕을 향해 달려갔었다.
그 때에 그들은 매우 당당했고 점점 말에게 박차를 가해서 속도를 올려서 적을 향하여 달려갔었다. 속도를 가속하여 빠르게 달려드는 청나라 마병대는 원래라면 그들이 존재가치가 부정되지 않았던 과거라면 보병들을 유린했어야 한다.
‘다 죽여주마!’
“각오해라 조선 놈들!”
“조선 놈들을 죽여 버리자!!!!”
그게 전통을 생각했던 청나라 마병대는 당연하고 마땅하다고 여기었다. 청나라의 최고 정예 마병으로 이름이 높았던 몽고팔기는 언제나 청나라의 선봉이었다. 그들은 동족이었던 자들인 준가르를 쳐부순 이들이었다.
그러나.... 그 자들의 생각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무기는 언제나 등장했으며 이는 그들이 항상 깔보던 속방인 조선군도 마찬가지로 그런 무기로 무장했다. 특히나 작렬탄이라는 탄약을 가진 그들을 상대로 방심을 한 대가는 매우 참혹하다로 요약이 가능하였다.
“이럴 수는 없다! 어째서!”
영길리군과 법국군의 훈련 아래에 달라진 그들은 새로운 교리와 절충한 기존의 교리에 입각하면서 화망을 동시에 조준을 하는 식으로 사격을 가했고 청나라 몽고 팔기는 저격을 당했다. 특히나 지휘관들과 부장들이 말이었다. 서역에서면 아직도 부정적으로 보는 지휘관 저격을 동양에서는 상관이 없어서 북벌 중에서는 그냥 써도 된다고 말한 것으로 그 나비효과를 청나라 군대가 다시 겪고 있었다.
“남은 지휘관들은 어디 있나?”
“모르겠습니다....”
이후 대기병 방진을 짠 후방 혹은 중앙에서 그들에게 포를 쏘는 조선 관군에 속한 화포 전담 포군의 화포에서 투사가 된 포탄과 작렬탄에 맞는다. 그리고 조선군의 보군이 대마병진을 한 상태로 쏘아대는 탄막은 쉬지를 않는다. 연기에 시야가 가리어졌어도 구식 조총과 서역식 소총 장전 속도는 쉬이 떨어지지 않고 2열 혹은 3열 방진의 교대 사격으로 탄막을 사라지지 않는다.
“포탄이 터진다! 포탄이 터진다!”
얼마 전까지 같이 밥을 먹으며 웃고 떠들던 그들의 동료들이 포탄과 작렬탄으로 온몸이 갈기갈기 찢긴 육편이 되며 조선군의 사격에 말이 쓰러지고 자신들이 저격당하는 걸 보인다. 그 것을 자신들도 당하면서 그 원망은 결국은 몽골의 왕공들과 만주인 대신과 청나라의 황제에게로 향하였다.
“대한! 몽고팔기가 선봉을 섰다가 돈좌되어서 일방적으로 살육당하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며 앞에서 어떻게 인파를 뚫고 온 몽고 팔기가 보낸 전령의 보고를 받은 함풍제는 표정이 멍해졌다가 분노를 표출한다. 상상치 못한 몽고팔기 등 선봉부대의 엄청난 피해를 듣고는 말이었다. 그 이후에 앞에서 좀 멀리 떨어져서 보고 있는데 하얗게 질렸다. 자신도 인정하고 있었지만 결국은 결코 부정할 수가 없는 것에 말이었다.
그 ‘조선’이 무력이 그리 강해졌다는 사실이 그랬다. 그래도 이렇게 처참하게 선봉부대가 무참히 깨져나갈 줄은 몰랐었다. 이윽고 얼굴에서는 주체하지 못할 분노로 타올랐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듯이 시뻘겋게 달아올라서 화를 내었다.
“어찌하여....”
“대한! 피하셔야 합니다! 군대를 잠시 물리시지요...”
그런 황제를 보면서 체면이 깎일 각오를 하면서도 감히 함풍제 혁저를 뒤로 빼내려고 하는 이혁군왕 숙순이었다. 그러나 숙순은 함풍제 혁저가 한 말에 순간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속으로 할 정도였다. 황제인 혁저가 아직 고집을 꺾지 않았다.
“아직이다! 아직이야!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한!”
“물러나더라도 반드시 조선 놈들을 완전히는 아니라도 타격을 주어서 피해를 주고 물러날 것이야. 그러니 아직이다! 배후로 적인 조선군이 있는 언덕의 배후로 다른 몽고팔기를 보내라!”
자신의 오판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고 전투가 초반기인데 아직 승산을 알 수가 없다고 우기는 함풍제의 고집으로 전장의 시간은 길어진다. 한편, 쌍령의 전훈을 고려하고 이번 전투는 더 길어지고 화약 소모가 심각할 것을 우려해서 12발 이상의 분량을 넘어서 탄약을 매우 넉넉하게 쥐어주고 싸우고 있는 조선군의 정규군과 포군이었다.
몽고팔기 중 1개 팔기의 당당한 돌격은 그렇게 영길리군과 법국군 고문관 아래에서 조련된 조선군에게 처참하게 무너진다. 이건 청나라라는 제국의 으스러짐을 상징하는 다른 대사건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이미 일어난 일들로 북벌까지 생각해서 속방인 소국 조선이 대국인 청나라에게 보인 반역이었다. 그래서 각각 수만의 군대가 충돌한 이 요양에서의 회전에서 청나라 군대가 참패할지도 모른다는 사실, 이것을 더 심각하게 여기는 현장의 청나라 조정이었다. 물론 함풍제도 이를 알지만 아직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고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래도 수천 이상의 몽고팔기가 조선군의 군영배후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는 큰 위기가 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적이 우리의 뒤를 노린다고?”
“그렇습니다.”
“도원수, 그러면 두 개에서 세 개의 마병대대와 장용영에 화포 포군 일부로 적을 격퇴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양헌수 정령의 의견에 도원수 임태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그들을 빼더라도 2개 군영, 어영청과 금위영이 남아있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카로네이드 포 등으로 산탄을 쏘면서 적의 전의를 제압하고 움직이며 배후를 타격하려는 더 수가 많을 수천의 몽고 팔기를 격퇴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그도 빠르게 계산을 마치었다.
“어차피 예비대로 마병대 일부를 빼놓고 있었지. 저들은 자신들의 움직임이 간파를 당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구나.”
“저들도 천리경을 쓰지만 군막에 숙영지로 망루 등도 교묘하게 지은 우리보다 응용이 약하겠지요. 게다가 언덕에서 진을 친 우리인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게다가 저들도 우리가 이미 배후에 꽤 거대한 마병부대로 뒤를 칠 것은 예상은 못하고 있지.”
그리고 임태영의 말대로 청나라 군대, 그들의 뒤에서는... 그 수가 수천의 마병대가 자신들의 뒤를 찌를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이미 중요한 마병들은 소진했거나 출격시킨 청나라 군대는 그 뒤를 타격하는 것에서 무방비할 것이었다.
“돌격하라!”
“돌격하라!”
화살을 겨누고 활을 장전한 조선군 마병대는 상당히 구식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이들은 뒤에서 몰린 녹영병과 보병으로 전락한지 오래가 된 만주 팔기의 뒤를 치기 위해서 움직였다. 24살의 신정회와 마병 중 최선임인 훈련도감 마병연대장, 노장인 평안병사 정기원이 이끄는 마병대 중 훈련도감 마병연대와 어영청 마병연대, 장용영 마병대대에 평안병영 마병대대로 구성이 된 부대는 매우 당당했다. 그들이 활을 쏨으로 화살이 날아갔고 한 번 더 쏘고는 말의 속도를 더 높여서 길어진 환도를 뽑아들며 달려든다.
언덕 위에 있는 진지 선봉의 조선군을 다른 군영 두개가 더 나오면서 교대해 사격을 개시하고 달려온다. 이와는 별개로 장용영과 일부 마병부대에 포군은 뒤를 급습한, 그러나 대비를 해서 밀리지 않고 뒤를 친 몽고팔기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증강된 전방의 탄막은 조선 화포 포군의 포격이 그쳤으나 팔기군과 녹영병과 보병화가 된 팔기는 뒤섞여 살육의 처지에 놓인 것은 같았다.
“적의 마병대입니다!”
그리고 증강된 조선 측의 보군 부대들이 암묵적으로 목책을 전진시키면서 청군을 포위한다. 전방의 후방의 급습을 알자 함풍제는 다시 머리가 멍해지고 사기가 떨어지고 무능한 편인 녹영병과 보병화된 팔기는 조선군 마병대에 조직적으로 대항할 여력을 잃었다. 심지어 폭발소리를 단련해서 익숙하게 만든 청군의 말과 비슷한 크기인 중마, 그리고 더 큰 잡종인 전마들을 주로 타고 후방의 전장을 조선군 마병대가 유린한다.
“적들은! 우리 군이 적의 후방을 타격했을 것이다. 어떻게 되는 것은 모르겠나?”
“천리경으로 확인하려고 해도 모르겠습니다.”
“제길!”
“그래도 일말의 성과는 낼 것입니다. 그들이면 말입니다.”
“그래, 몽고 팔기가 나섰다. 그들이면 믿을만하다.”
그러나 함풍제 혁저와 종실 장군인 이혁군왕인 숙순의 기대와 달리 생각보다 엄청 큰 성과를 내지는 않았다. 그래도 몽고 팔기라는 이름값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었기에 무려 조선 경군 1개 군영인 장용영의 전 보군과 1개의 마병연대에 2개의 마병대대에 대기하고 있던 카로네이드 포 등으로 무장한 포군 등이 나서는 것이었다. 게다가 장용영의 포군연대도 이들을 막기 위해서 동원이 되었다.
“조란환과 포도탄을 방포하라!”
“방포하라!”
장용영 중군이 장용사 이용희를 대신해서 이를 지휘하였고 포군연대와 다른 포군 부대들은 신화포와 카로네이드 포에 조란환, 산탄 혹은 서역의 포도탄을 집어넣고 대마병진을 한 보군들 사이에서 대기해서 달려들던 몽고 팔기 1개 팔기, 최대 수천의 몽고 마병들 선봉에게 타격을 가했다. 24문 이상의 포문 중에서 카로네이드 포들과 6파운더 신화포가 그들에게 불을 주로 뿜었다.
그 외에도 12파운더 신화포와 롱 건들도 이어서 산탄을 그들에게 쏘아 되었다. 보군의 탄막보다 더 흉악한 산탄 포격에 휘말려버린 몽고 팔기 수천의 선봉은 탄막과 더해진 작은 금속의 폭풍에 휘말려버렸다.
“끄어어억!”
“뭐야!”
직사 사격에 가까운 공격에 선봉들이 육편으로 찢기면서 죽어나가고 있었으며 그 모습에 후속하려던 몽고팔기들은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돈좌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와버렸다. 그 것을 놏치지 않고 장용영 보군들이 거대한 대마병진을 다시 짜고 있었다. 뒤에서도 혹시나 쳐놓은 대마병 목책을 가지고 그에 의지해서 화망을 적의 마병집단에게 총격을 가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후방에 들어오려던 적에게 포도탄과 조란환 등 산탄 폭격을 가하던 조선의 화포 포군은 작렬탄을 다시 장전하였다. 그들 말고도 전방의 청나라 군대를 막고 있으며 전방의 청나라 군대를 점점 반 포위하듯이 대마병진 혹은 작은 방진을 짜서 전진하던 아군을 지원하기 위해서 장사정 포격이 가능한 포들에서 12파운더 이상의 작렬탄을 장전해서 포격을 가했다. 아군 마병들이 휘말리지 않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적을 우리가 화약으로 압도하지 않고 있습니까?”
“우리 보다 더 많은 군대라는 것이 무색하게도 적은 우리를 상대로 졸전이로군...”
“게다가 놈들을 보시지요.”
“그렇다네. 2천 이상의 아 조선군 마병대가 들이닥쳤다고 해도 벌써 도주하는 자들이 나오는 군. 그래도 생각보다 적군.”
“황제가 친정하는 군대라서 그런지 독전대가 자발로 형성해서 독려하고 있나봅니다.”
도원수와 도체찰사는 전과를 확대하기 위해서 적을 꼭 철저하게 섬멸할 필요가 있다고 여기었다. 그래서 고심을 하고 있었다. 지금 상황을 본다면 장용영을 주축으로 한 후위를 맡긴 군대를 배후를 공격하려던 청나라 몽고팔기는 돈좌가 되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며 전방의 나머지도 수만 많았지만 성경의 군대보다 좀 더 끈질겼다.
하지만 성경의 군대와 비교하자면 야전에서 싸웠기에 조선군의 상대가 전혀 되지 않고 있었다. 청나라의 처절한 몰락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실제로 언덕에 자리를 잡아서 그 고지의 우위를 이용하고 화력적인 우위도 점하는 그들을 수적 우세인 청나라 군대는 이를 밀어내지 못하고 갈려나가고 있었다.
“도원수, 청나라 황제를 사로잡아야 하지 않겠소?”
“가능하다면 말이지요. 저들은 그 치욕을 느낄 것입니다.”
“토목의 변 그 이상이지 않겠는가?”
토목보, 혹은 토목의 변 그 이상의 충격을 청나라에게 줄 수가 있었다. 명나라 황제가 잡혔던 것은 그래도 명의 통치에 거부하던 경향이 컸던 북원에 의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북벌 중, 청나라 황제의 친정하던 군대가 패하고 조선군에게 사로잡히면 그 이상의 굴욕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게다가 향후의 정국을 생각하면 구미가 당기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러다가 저들이 함풍제 대신에 다른 종실을 황제로 세우면 어떡합니까?”
“그들의 내분을 유도할 수가 있으나 청나라 황제가 뭔가 조치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리고 그들의 군대는 장발적, 태평천국을 자칭하는 자들과 강남을 점거하고 있는 영길리와 법국도 상대해야 할 상황이지요. 토목의 변 당시 명나라와는 상황이 더 다를 것이니 말입니다.”
“그렇다면야....”
“무엇보다 청나라 종실은 황제의 유고를 고려해도 그 후계자를 지명할 황제가 잡힌 상황에서 무턱대고 후계자를 꺼낼 수가 없을 것입니다. 황제를 대리할 섭정이 중심이겠지만 이 군대가 패배한다면 적의 도성인 연경에서는 더 어중이떠중이들이 있을 것이니 말이지요...”
“황제를 죽이지 않고 생포하는 것이 역시 최선이라고 보고 행동해야겠습니다.”
“바로 그렇다고 봅니다..”
도체찰사 정원용은 제일 우려하는 것은 함풍제가 잡히는 것에 대응으로 다른 종실을 황제로 내세워서 대규모의 군대를 투사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면 적의 도읍인 연경을 조선군 혼자만으로 점령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여기었다. 성경보다 훨씬 거대한 곳들을 어떻게 제압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에 말이었다.
이에 대해서 도원수 임태영은 명나라와 청나라의 상황이 다름을 주지시켜서 황제를 포로로 잡는 것이 최선이라고 도체찰사가 결론을 내리게 했었다. 그리고 군사에 밝기에 이 전투에서 황제의 친정한 군대 수만을 섬멸 혹은 무력화시킨다면 경사는 더욱 상대할 수가 있지 않은가 의견을 내었다. 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정원용이었다.
“도원수! 도체찰사! 적들에게 반격을 가해야 하지 않습니까?”
“양 정령의 말대로 반격을 가해야 합니다.”
“말이 옳다네. 양 정령! 훈련도감사!”
“자네들의 말이 옳다네. 그렇다면 군령을 내리겠다!”
양헌수 정령은 도원수 임태영이 늙었지만 범같이 우렁찬 호령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또 심능우 대장도 이를 동의하는 모습이었으며 심호흡을 하고 임태영의 우렁찬 호령이 그들이 있는 군영을 채웠다. 정말로 우렁찬 것이 범의 포효와 같았다.
“놈들이 패퇴한다! 놈들을 잡아 죽여라! 저 비루한 놈들을 끝장내야 한다!”
“진군!”
“진군!”
그 말에 맞추어서 훈련도감사와 어영사, 그들의 종사관과 부장들이 복창하면서 지시를 하달하자 그 하달에 맞게 장졸들이 움직인다. 포군과 의병이며 조선의 경군은 물론이고 평안도 지방군 등 조선군 모두가 가리지 않고 말이었다. 그들의 총에 꽂힌 총창이 번뜩인다. 포군이 주로 쓰는 구식 조총에도 급조한 총창 결합장치가 있었고 이들도 총창을 들었다.
그 것이 아닌 이들은 비교하자면 총창 대신에 조총과 같이 든 긴 단검 혹은 환도가 있었다. 큰 피해가 없던 조선군 수만 중 장용영을 제외한 병력들이 그들이 웅크리면서 많은 피해를 강요하였던 언덕에서 내려온다. 그들은 내려오면서도 우렁찬 함성을 지르면서 내려왔다. 그 함성들에 간신히 버티고 갈려나가서 망신창이가 된 청나라 군대는 더욱 전의를 상실하였다. 수적 우세도 무색하게도 말이었다.
“와아아아아아!!!!”
미처 도망치지 못한 청나라 녹영병과 거의 죽어나간 선봉으로 돌격하다가 일부만 간신히 도망친 몽고팔기 1개 팔기 말고는 나머지, 보병이 된 만주 팔기 병졸들과 조선군 간의 근접전투가 시작되었다. 포수 출신인 포군이 조총을 창처럼 쥐듯이 하면서 총창의 앞부분으로 청나라 녹영병의 목을 찔렀고 이내 그어버린다.
“꺽꺽....”
목에서 피가 세게 흐르며 목을 부여잡고 죽어가는 녹영병이었다. 다른 쪽에선 조선 경군 소속, 훈련도감 쪽의 군인이 휘두른 양총의 개머리판은 녹영병의 머리를 세게 후려친다. 키 차이는 별로 없으나 개머리판의 묵직함은 둔기와 같아서 쓰러진다.
그리고 이내에 가슴을 찔러 버렸다. 또 다른 쪽에서는 팔기군은 갑옷을 입은 상태에서 잘 저항하나 경군 중 금위영으로 보이는 군인이 개머리판을 둔기처럼 휘두르고 둘 이상이 덤비니 답이 없다.
검을 휘두르며 사납게 날뛰는 팔기의 군인이 있었다. 조선군이 총창을 겨누고 사실상 포위할 때에 그들의 동료가 총을 장전하고 총을 쏜다. 검을 휘두르며 상처를 입은 호표 같이 사납던 그 팔기군의 미간에 바람구멍이 났다.
“더러운 청국 간나 새끼! 다 죽어버리라우!”
“내래 조선인들의 힘을 보여주갔어!”
조선군 중 호랑이 사냥을 하던 평안도 포수의 총질에 그렇게 죽어버렸다. 평안도 지방군이며 조선군 경군의 사기 가득하고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내려오는 광경으로 공격에 다 실패해서 얻어맞으면서 사기가 떨어진 청나라 군대는 소수의 용맹한 저항에도 사상누각 같이 무너져 버린다.
“버텨라!”
“대한께서 보고 계신다!”
독전대원을 자처하는 자들이 있어서 쉽게 밀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사기의 격차와 훈련이 된 것의 격차 등으로 수적 우세는 이미 의미가 없었다. 무기를 버리고 아군에게 죽는 청나라 군대 등이 뒤섞이는 난전이 일어났고 꽤 아수라장의 아비규환이 이 요양의 땅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대한! 몸을 내빼시지요!”
“대칸! 후퇴하십시오.”
“대칸이 포로로 잡히면 안 됩니다.”
승산을 뒤집기에는 청나라 군대는 너무나도 강력한 조선군에게 일방적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도광제 시절의 영길리 군대를 상대로 수만의 군세가 덤벼들었다가 무너진 것보다는 나았지만 비참한 함풍제였다. 숙순을 비롯한 만주인 대신들과 몽골의 왕공들이 그에게 도주할 것을 청했고 후위대를 한 몽골의 왕공이 자처해서 맡았다.
“꼭 사십시오!”
“제길! 제길!”
“빨리 출발하라!”
함풍제가 친정한 청나라의 수만 군세는 그렇게 피해도 그렇게 주지 못하고 처참히 갈려나가고 일부만이 도주하려고 하였다. 그리고 그 도주마저도 시원치 않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었던 황제였고 이는 적중했다.
***
요양의 구릉이 있는 그나마 평원 일대에서는 청나라 군대와 그 말들의 피로 주로 흥건해졌다. 조선군과 그 말들의 피도 흘러서 평원을 피로 배불리게 했다. 무너진 청군의 틈에서 급히 빠져나가는 패잔군 집단에는 매우 화려한 금빛의 갑주를 입고 수레를 타고 있는 자와 그를 수행하는 자들이 보인다.
그렇다, 대청의 황제이고 만주의 대한이며 몽골의 대칸인 그, 함풍제 혁저였다. 그가 탄 마차는 급히 달려 나가서 도성인 연경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허나 그들을 쫓는 이들이 보인다. 조선군, 조선의 마병대였다.
“서라!”
영길리인들에게서 비싸게 구매한 서방식 말과 조선마, 청나라 중마를 열심히 교잡한 후손 중 키 큰 잡종들에 순혈 서방식 전마 등을 수십 필을 탄 이 정예한 마병의 무리가 매우 빠르게 도주하는 청나라 황제의 무리를 쫒아간다. 황제인 함풍제가 탄 수레라도 끄는 말은 유럽식의 전마가 아니기에 다리가 짧았다. 지구력은 좋아도 속도 차이가 나며 무엇보다 활을 쏘면서 대신과 장군에 황제를 무력화하려고 다가오는 이들이었다.
황제를 지키려고 대신과 장군에 팔기 중 금위를 담당하는 기의 잔당이 에워 쌓다가 신정희를 따라온 마병들의 습격으로 점점 줄었다. 일부만 남아서 필사적으로 도주하고 있다. 그 뒤를 쫒는 신정희는 아직 익숙해지지 못한 서방식 전마 서러부래도(서러브레드)를 타고 활의 시위를 당긴다.
‘황제를 반드시 잡아야한다! 너는 절대로 도망을 가지 못한다!’
잘 보이지 않는 황제의 마차를 끄는 말을 노리려고 한다. 황제를 잡아야 더 이상의 큰 피해 없이 전쟁이 끝날 수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조급하나 침착하려 한다. 바람은 역풍이 아니었다.
‘제발 맞아라!’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그가 시위를 과감하게 놓았다. 신정희가 활로 쏜 화살은 곡사로 내려가서 수레를 놓칠 것 같았으나 정확하게 말의 엉덩이를 맞추었다. 그리고 황제의 말이 쓰러지며 마차도 전복되고 황제와 그 마부도 쓰러진다.
사실 중간에 죽은 것이 아닐까 걱정하는 신정희와 부하들이었지만 그래도 달렸다. 갑작스러운 일에 앞서가다가 급히 말머리를 돌리려던 자들이 있으나 신정희와 그 부하들이 매우 빨랐다. 쉽게 황제를 포위하고 검을 겨누고 청나라어가 가능한 이가 말한다. 황제를 구하려는 대신들과 장군들을 향해서 말이다.
“네 놈들의 군주 목숨이 아까우면 항복해라!”
그 협박에 소수가 되고 노쇠한 그들은 쉽게 나서지 않았다. 게다가 신정희와 그 부하들을 지원하려고 조선의 다른 마병대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특히나 황제 추격을 명받은 훈련도감 마병연대의 제 1 마병대대가 말이었다.
***
도주하면서 아까의 전투를 생각하는 함풍제였다. 그는 미치도록 화가 났다. 전투 직전까지 그는 평온하고 여유로웠다. 대규모의 군대이고 언덕 위에 있어도 설령 강한 조선군이라도 일방적으로 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몽고팔기 중 1개의 기를 전면에 내세우고 후속할 보병, 녹영병과 기병이 아니게 된 팔기의 간격을 최대한 좁게 두어서 물량으로 쓸어버릴 생각이었다. 완전한 승리를 노린 것은 아니었다.
어찌 보면 그게 맞았기에 말이었다. 조선군의 생각하지 못한 선전도 만주인 대신들 다수는 이를 운이라고 치부하였는데 종실 장군인 숙순의 찬성과 식견이 있는 대신의 지지를 더해서 대청의 황제란 자리를 이용해서 자신의 고집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그런 선택이 매우 참혹한 결과를 불러왔다. 연속적인 사격으로 선봉의 진격이 돈좌되었고 몽고팔기 1개는 후퇴할 공간을 후속하는 병력이 막아버렸다.
‘내가 너무 촘촘하게 진군을 하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이 때에 군대를 잠시 물렸어야 했었다.’
그 사이에 추가적인 방진으로 진격을 막았던 조선군을 증원 병력이 조선의 화포 포군과 함께 탄막을 더 형성해 쏴 죽인다. 나름 타개책으로 몽고팔기 1개로 적의 배후를 타격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시간을 기다리는 중에 그 틈을 타서는 우왕좌왕한 상황에서 우회한 조선군 마병대가 반 포위된 청나라 군대가 있는 언덕 중간으로 올라가서 뒤에서 참살했다.
그 광경의 편린을 본 함풍제는 최소 두 번 이상은 멍해졌다가 분노했고 철군을 하지 않고 고집한 것이 더 일을 키웠다. 그와 이대로는 물러나면 안 된다고 운운하는 만주인 대신들이 같이 버티는 중에 많은 병사들이 죽어갔다. 항복하는 중에 간신히 황제 일행은 도주하려고 시도했다. 허나 조선군 마병대가 추격했다.
“놈들이 쫒아온다!”
“뭐하는 것인가! 빨리 저들을 쫓아내라!”
“대한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버려라!”
뒤를 돌아보자 점점 적인 조선군의 마병대는 가까워진다. 팔기의 갑주와 비슷한 것을 입기도 한 이들의 얼굴이 보였다. 비슷한 얼굴이고 덜 누리끼리 해 보이는, 만주인들과 비슷한 피부를 가진 젊은 자가 눈은 마음의 창이고 했던가? 격렬한 증오와 분노로 추격하고 있음에 함풍제, 그는 덜컥 겁이 나서 더욱 빨리 달리려고 했다. 이대로는 잡힌다고 생각해서 말이었다.
잡혀서 살해당한다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황제의 마음과 머릿속을 사로잡았다. 옛적에 낙마하여 불편한 다리임에도 수레를 탄 그라도 마부에게 채찍을 열심히 치라고 명하였다. 그렇게 열심히 도망치려 노력한다. 그는 더욱 두려움에 휩싸였고 생의지가 황제로서의 체통을 초월했다.
‘주! 죽기 싫다! 나는 죽기 싫단 말이다!’
추격에 가담한 다른 조선 마병대 무리가 보이자 금위를 맡는 팔기의 일부가 붙잡으려고 덤벼들고 다시 달리나 또 따라잡힌다. 결국은 함풍제의 마차를 끄는 말은 엉덩이에 화살을 맞아 놀라서 말이 넘어지고 수레가 전복되어 그도 땅에 떨어진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으나 너무 아프다고 느끼는 그다.
그리고 슬프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운명이 여기까지인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의 옥체에 조선군 마병대는 무기를 겨누고 일부는 하마해서 도주를 차단한다.
“이놈들....”
함풍제는 치욕으로 얼굴이 벌게졌다. 무려 대청의 황제인 자신이 이렇게 소방이고 약하던 작은 조선에게 포로가 되었다는 것이 말이었다. 상당하게 치욕적이라고 여기는 혁저 자신이었다. 그러다가 이내 후회를 하기 시작한다.
왜 친정을 했을까? 그 자신은 베이징에서 그냥 가만히 있어야 했었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조선은 청에게 무리한 요구를 할 것을 어리석고 유약한 함풍제, 그 자신이라고 모를 리가?
그는 생각하는데 청이 사실상 멸망시킨 명의 사직이 있던 중에 일어났던 토목의 변처럼 어쩌면 대청의 종실이면 제 이복 아우인 혁흔을 새 황제로 옹위하고 항전을 지속할 수도 있었다. 그러면 다행이나 한편으로는 무섭다. 그렇기에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함풍제였다. 이기적이게도 말이었다.
‘나도 참 이러는 상황에서도 황제의 자리를 유지하고 싶다니.. 그러다 죽으면 소용이 없는 황제의 자리이지 않은가? 하지만 살고 싶다!’
그는 지금 나라의 이익보다 자신의 안위와 목숨이 더 소중하여 이성적 생각을 생의지가 강하게 앞서고 있었다. 첫 친정이고 오랜만의 대청 황제로서는 행한 그 친정을 그는 시원하게 말아버렸고 대청의 사직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나 적어도 황제 중 유일하게 그가 소방을 비롯한 주변 이방 중 하나에게 포로로 잡혔다. 그것도 하필이면 조공을 바치던 소방 조선이 말이었다.
조선의 마병대는 그를 비웃으면서 팔을 결박해 압송하고 간신히 도주한 일부 장군과 대신들을 빼면 얌전히 황제의 목숨 때문에 항복했다. 황제와 같이 잡힌 대신들에 장군들은 조선군의 군영으로 압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