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조선을 다시 위대하게!-101화 (101/221)

〈 101화 〉 (53) 부서진 천명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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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본의 실력자로서 에도 막부와 일본에 대한 미래를 골몰하는 이는 아닐지라도 일본을 위한 생각을 하던 조슈 번에 살고 있는 하급 번사는 자신이 쓴 책에 한 주장을 했었다. 그의 주장은 꽤나 과격하였는데 이 하급 번사는 양명학 외에도 미토학이라고도 불리는 일본풍의 성리학을 추종하였다. 그의 주장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무력 준비를 서둘러 군함과 포대를 갖추고 즉시 에조(홋카이도)를 개척하여 제후들을 봉건하여서 캄차카와 오호츠크를 빼앗고, 유구(오키나와)에 말하여 제후로 만들고 조선을 책하여 옛날처럼 조공을 하게 만들고 북으로는 만주를 점령하고, 남으로는 대만과 필리핀 루손 일대의 섬들을 노획하여 옛날의 영화를 되찾기 위한 진취적인 기세를 드러내야 한다.“

- 1854년에 요시다 쇼인이 쓴 <유수록> 내용 중.

이 내용을 쓴 일본의 국학자인 그 하급번사, 요시다 쇼인은 불과 몇 년 만에 생각을 수정해야만 했었다. 바다 건너의 조선에서 온 기묘하고도 믿을 수 없는 소식에 그와 그 제자들은 발칵 뒤집어질 수밖에 없었다. 스승을 찾는 청년, 아니 아직은 소년에 가까운 남자가 급히 전하려는 말을 듣고 원래 들어오면 안 되는 그 제자를 혼내려다가 말 수 밖에 없었다.

“스승님! 스승님!”

“슌스케(春輔)? 너는 들어오면 안 된다고 했을 터인데 무슨 짓이냐?”

“조선이! 청을 이겼다고 합니다!”

“지금 뭐라고 하였어? 조선이 청을 이겨?”

“그! 그렇습니다. 조선이 청의 만주 땅.... 만주인들이 기거하던 땅의 일부를 점거했다고 했습니다.”

요시다 쇼인은 평정을 잃은 표정이었고 여기에 동공이 흔들렸다. 장차 일본이 내부를 안정시키면 주변으로 뻗어 나가서 서방에게 잃고 있는 것들과 잃을 것들을 벌충하는 쪽이 옳다고 생각한 그였다. 그 혼란한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을 힘을 기르고 나라를 지켜야하는 것이었고 이를 벌충할만한 능력의 나라가 세워지는 것이 필요했었다.

그러나 그 전제 조건이 날아갔다. 일본에게 조공을 바쳐야할 조선이 그들 예상보다 더 강하다는 것이었다. 조선이 사실상 만주, 청나라의 동북도 먹어버렸다. 데지마 등을 돌아다녔던 요시다 쇼인은 조선이란 나라의 변화를 들어도 그 데지마와 같을 것이라고 그냥 여겼다가 이는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낭패가 되었다.

“허허.... 오히려 만주는 저들에게 넘어가겠구나.”

“스승님...”

요시다 쇼인 아래의 제자들도 그 소식에 매우 흔들린다. 정확히는 연배 상으로는 꽤 가까워서 동생들에 가까운 쪽들이 많았지만 대체로 쇼인의 제자들이었다. 그런 그들도 전혀 예상을 못했다. 그들은 조선의 변화를 별로 잘 알지 못했다.

그들이 얕잡아보던 저 조선이, 청에게 조공하고 일본에게도 조공하던 조선이 청을 이겼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제 그 창칼이 일본으로 돌아갈 것에 대해서 그들은 긴장하는데 당장은 아닐 것이었다. 그럼에도 언젠가 위험이 될 것이라고 깨달아도 다만 조선을 일본이 칠 수가 있을까 모르기에 두려웠다.

“스승님,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되는 것입니까?”

“다른 방향으로 진출을 하기에는 힘들다. 저기 유구와 유구 너머 아래의 대번(대만)을 잡아먹는다고 해도 한계는 있다. 조선은 우리 신국을 노릴 것이다. 청에게서 저리한 것을 보면 신국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목숨을 걸고 우리 신국이 조선을 이겨야 할 것이다.”

“그 것은.....”

“가능할까요?”

그들이 생각하기에 신국은 낡은 무기들이 있어도 약하지 않고 도리어 강하다고 여기었다. 하지만 조선은 대국인 청을 거꾸러뜨렸다. 비록 뒤에서 양이들과 함께 했다지만 직접 북쪽에서 청나라 군대를 상대하고 친정을 했던 청나라 황제를 사로잡은 이들은 다른 누구도 아니고 조선이었다.

그리고 저렇게 넓은 땅을 잡아먹을 예정이라고 했던가? 그래서 쇼인의 제자들은 이 것이 승산이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런 제자들의 시선에서 나오는 패배감을 보자 쇼인 역시도 한숨이 절로 나오고 있었다.

“모르겠구나... 모르겠어....”

그만큼 요시다 쇼인이 보기에도 세상은 알 수 없이 흘러가는 것이었다. 그런 일에도 요시다 쇼인은 자신의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세상이 그렇게 흘러가도 일본의 길은 꼭 나올 것이며 방법을 찾을 것이니까 말이었다. 현인신인 덴노 헤이카가 있는 신국을 위해서 그도 생각을 바꾸어야 할 것이었다.

‘신국은 방법을 찾을 것이다. 내가 앞장서고 나의 제자들이 이를 도울 것이다.’

조슈 번에서 그의 아래에서 가르침을 받는 제자들을 그는 보고 있었다. 신국인 일본을 이끌 동량이 될 것이 분명한 이들과 그런 동량을 도울 하수인들이 그의 눈에는 보였다. 그리고 저는 그런 이들의 스승으로 대우를 받을 수가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은 좀 더 달라져야 한다고 그는 굳게 믿고 있었다. 그가 생각하는 일본은 적을 알아야 하기에 적, 서역과 조선을 더 잘 알아야 하였다. 오란다 베츠단 풍설서 외에도 조선 베츠단 풍설서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그였다.

하지만 하급 번사인 그는 그럴 역량이 없었다. 알게 된 사람에게 이를 청해야 할까 생각이 들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과거의 한 인연을 떠올렸다. ‘그’라면 이를 도와줄 것이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

그리고 한편, 요동에서는 점령지인 성경과 할양을 받을 요양 근방을 안정화시킨 조선군은 청나라 패잔병 중에 도적으로 전락한 자들과 서진군이 요양과 성경을 함락하는데 집중해서 미처 제압하지 못한 요동 남쪽의 청나라 군대 잔당을 섬멸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북진군도 흑룡강장군의 북쪽이 아닌 길림장군 아래의 잔당이 있는 동쪽을 경계해서 일부 부대가 동진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진군은 조선 수군과 함께 요동반도 해안의 적을 섬멸하기 위해서 증원이 된 전력을 포함해서 6만의 군세 중 3개 군영과 포군 및 의병으로 2만 군대를 내려 보냈다. 평안병영, 황해병영, 총융청에 그들에게 추가로 배속이 된 포군과 의병 부대로 구성이 된 군세였다. 이를 보조할 조선수군도 서해 방면에 있는 삼도수군통어영 전력들이 가세하였다.

“수군 단독으로 적을 공략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통어사 대감.”

“그렇게 생각하는가? 뭐, 나도 다행이라고 여기네.”

“전에는 그렇게 무모하게 생각하셨으면서요...”

“어허! 평안병사에게 이야기를 들은 것을 생각해서 바꾼 것이지! 누가 들으면 공적에 미쳐서 장졸들을 막 다루는 이라고 여기지 않겠는가?”

삼도수군통어사인 이규철과 그 종사관의 대화가 한창이었다. 조선 수군의 소임인 해상 보급로 수호와 보급물자 전달을 최대한 수행하면서 해당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는 중에서 이규철은 더 적극이 아니라 최대한 신중하게 움직이려고 하자 그 부관인 종사관이 놀리는 식으로 말하였다.

“자네와 비슷하게 누가 말을 한대로 우리는 이 충무공이 아니야.”

“그렇습니다. 그리고 수륙의 협격은 지난 임진왜란에서도 순천의 왜성을 낙성시키다가 성과가 적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런 말을 이어가다가 이규철은 반은 진심인 농담을 꺼냈다. 적인 청나라 무리들이 사실상 전쟁에 진, 자신들이 포위가 된 것을 알고 사기가 박살이 난 상황이니까 그럴 수가 있다고 생각을 하였다. 물론 부관인 종사관은 그게 쉬울지 의문을 보이고 있었다.

“솔직하게 그들이 투항해주면 좋은데 말일세.”

“그 것이 쉽겠습니까?”

“자네는 그렇게 생각을 하는군?”

“저들은 자신들이 포위를 당했다는 것을 알고 동포들이 그렇게 당했다는 소문에 과연 쉽사리 항복을 하려고 하겠습니까?”

부관의 말에 그저 농담을 해봤다는 말로 끝내는 이규철이었다. 사실 그는 수군보다는 뭍의 조선군들이 더 피해가 클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수군은 화포를 바다 위에서 쏴주면서 적의 시선을 더 끌어주고 상륙한 수부들로 이를 지원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래도 수부들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었다.

“큰 피해가 없기를 바라네.”

“저도 그렇습니다. 피해가 적기를 바라지요.”

“물론 우리보다는 뭍의 조선군, 아군이 더 피해를 입겠지만 말이지.”

“뭍의 아군도 피해가 적기를 바랍니다.”

“동감일세.”

그 대화를 끝으로 조선 수군은 그 근방의 혹시나 배로 증원이 올지도 모를 청나라 군대를 차단하기 위한 활동도 이어가고 있었다. 해변에 있을 적을 타격하기 위해서 포격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요동반도 남단의 소탕전이 서막을 올리고 있었다.

***

그리고 이런 조선군을 상대해야할 상황에 놓인 요동반도 남단의 청나라 세력들은 자신들을 조여오는 적을 상대로 어찌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었다. 그 곳에 남은 주방팔기들이 주둔하는 곳들은 부도통 같은 고위 군사지휘관이 없었다.

옛 성 중에서 한 성을 수리해서 지은 대흑산산성이 있었다. 대흑산산성을 지키는 성수위가 그들의 지휘관이 되었고 금주의 지주도 피신하였다. 장산군도의 수군이 격멸당하면서 조선 수군의 중간 거점이 된 상황이었다. 이 상태에서 대흑산산성으로 결집한 청나라 군대에게 이 험한 산세의 요새가 이 근방 청나라 군대에게는 최후의, 가장 중요한 거점이란 사실은 달라 질 수가 없었다.

“흑룡강장군의 군대와 경사 등 관내의 원군은 더 이상 바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싸워야하지 않겠는가? 저들이 우리를 곱게 둘 것 같은가? 그나마 한족들이면 모를까...”

“그럴 수가 있지요. 성수위,,,”

그들은 선뜻 조선의 군대에게 항복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조선군이 행한 만주인들에 대한 잔혹한 처우에 대해서 그런 것이었다. 그나마도 주로 만주인에 한정한 것이라서 한족 주민들의 저항은 덜했다. 그러나 그들도 공포에 떨고 있었다. 만주인이라도 그냥 투항한다면 목숨을 살려주겠다는 식으로 나가고 있었다.

항복한 이들과 몰래 요동 등에 들어온 한족 등에게 조선의 통치에 순응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자들은 청나라를 따르는 것이 좋다면 조선의 점령지를 나와서 청나라 쪽으로 이주를 하라는 제안, 아니 통보를 하였다.

그리고 자신들에게도 조만간에 사자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항복할 마음이 적은 성수위는 지주에게 물었다. 그리고 금주의 지방관인 금주 지주의 말에 속으로 그를 경멸하는 성수위였다.

“그럼 지주께서는 의견이 어떠십니까?”

“나는 모르겠소. 그저 버티면서 대청에 대한 의릐를 보여야 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살고 싶은 마음이 충돌하니...”

‘한심하군. 아니 조정도 한심하지. 아무리 대한을 석방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 땅, 다이칭 구룬의 중심지와 가까운 땅들이 이렇게 허망하게 넘어갈 줄이야.’

“우리의 안정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저는 항복해야 한다고 확신하지 않습니다.”

“저 성수위...”

“하지만 저항하지 않고 항복한다면 되도록 목숨을 부지 않을 수가 있지 않습니까?”

부하들 중에 목숨을 부지하고 싶은 이들이 성수위에게 항복을 하자고 건의하였다. 가까운 금주의 지주는 말이 없었지만 그런 건의를 꽤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성수위는 조선군에 대한 의심이 강해서 그런 건의들을 물리쳤다.

“아니다. 저들은 저항한 만주인 병졸들을 자비로이 살렸다고 선전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싸우고 저항하다가 항복했다는 이유로 그 항복을 무시하고 죽였다는 풍문이 돈다. 저런 개자식들을 어떻게 믿으라는 것이지?”

“그 것은...”

성수위의 말도 일리가 있었기에 그들은 갈팡질팡을 할 수밖에 없었다. 며칠 후, 그들에게 조선군의 사신이 찾아왔다. 조선군 마병 중 간부로 보이는 자로 동행하는 이는 조선군 서진군에 붙은 역관이었다.

“우리를 찾아온 이유가 뭐지? 네 녀석들의 군사력이면 우리를 얼마든지 짓밟고 이길 수가 있을 터인데?”

“전쟁도 끝났고 아무리 소탕이라고 해도 굳이 더 피를 흘릴 필요가 없으시다는 도체찰사 대감과 도원수 대감의 결정으로 이렇게 왔습니다. 무엇보다 그 말을 따라서 이곳을 소탕하라고 명을 받으신 총융사께서도 귀군에게 항복을 권유하십니다.”

총융사인 이용상 부장은 평안병사 정기원과 황해병사의 보좌를 받아서 요동 금주 등 청나라 주방팔기 등이 남은 이 곳의 소탕을 조선 수군과 함께 해야 했었다. 형식상의 항복 제안을 보내는 것도 있었다.

“항복? 네 녀석들이 우리의 무사 안전을 보장한다면 그럴 것이나 믿을 수가 없다. 이를 보증할 무언가를 가져와라. 그렇지 않다면 거짓부렁으로 여기고 끝까지 항전할 뿐이다!”

성수위가 강하게 나가자 금주 지주는 속으로 매우 당황하였다. 그 당황한 표정이 겉으로도 드러나는 것을 누구라도 알 수가 있었다. 그리고 다른 부하들, 항복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던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를 파악한 마병, 이무수 참령은 번득이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었다.

‘잠깐만.... 저 녀석들을 더 흔들어서 항복을 유도하고 내분을 일으키게 만들면 되지 않은가?’

“이거 우리 총융사, 이 근방을 토벌할 초토군의 대장이신 분이 보인 성의를 너무 무시하는군요. 안전을 보장하고 무장을 해제해서 청나라로 돌아갈 이들은 돌아가게 조치할 생각이셨는데 말입니다.”

“정말이요?”

“지주! 저들의 말을 믿으려는 것입니까?”

그 통역에 안색이 반색을 하는 지주였다. 그러나 그런 지주와 일부 부하들의 기쁨과 달리 성수위의 윽박지르기와 같은 만류가 터져 나왔다. 그래서 좋아하다가 만 일부를 이무수가 대화를 몰라도 알 수가 있었다.

“지주! 저들의 말을 믿으려는 것입니까?”

그 말의 정확한 의미를 역관의 전달을 통해 들으면서 이무수는 다시 분열을 위한 이간책으로 말로 그들을 현혹하려고 했었다. 최대한 사람이 좋게. 모습을 보이면서 말이었다.

“믿는다면 항복을 결정하시지요. 제가 가고 나서 항복을 결정하시고 다른 사자가 오면 그 때에 답을 주셔도 되지요.”

이무수 참령의 간교해 보이는 유혹에 대흑산산성의 성수위는 치를 떨면서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그 자를 보고 있었다. 그런 눈초리에도 이무수 참령은 떳떳하게 맞받아치는 시선이었다. 그래서 성수위의 부하들과 금주 지주의 휘하들은 더 혼란할 수밖에 없었다.

“잘 결정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런 말을 하고 통역이 전한 다음에 조선의 소탕군 사절이 그들에게서 떠나갔다. 확실히 대흑산산성은 꽤 공략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사절을 겸한 정탐도 더해서 지세를 더욱 파악하고 있었다. 그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장대까지 나와서 지켜본 부장들 중 일부에서는 마음의 파장이 컸었다.

그들은 상부가 잘 결정하기를 원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바람을 배신한 것은 바로.... 대흑산산성의 성수위였다. 그는 지주와 부하들의 좀 더 생각을 해보자는 말에도 가차 없이 이를 반대하였다. 물론 성수위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저 사절로 왔다는 조선의 군관 놈이 한 말을 정말로 신용하오? 그 자의 상관이 했다는 주장도 끝까지 신뢰를 할 수가 있겠습니까? 간교한 자들입니다. 차라리 다 싸우다가 죽는 것이 대청에 도움이 될 겁니다.”

매우 강경한 성수위는 조선군을 믿을 수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래서 항복하기를 원하는 청나라 장졸들도 만주인들을 학살했다는 풍문이 심상치 않게 많이 들리자 조선군의 항복권유를 막상 믿지 못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으니 말을 다했다. 그래도 이례적인 항복을 먼저 제안하는 것에서 희망을 가지고 생각하는 지주와 일부 인사들이었다.

“그렇지만 저들이 저렇게 나서는 것을 생각한다면 좀 더 생각을 해보는 것이...”

하지만 그런 일말의 여지도 자신의 확신에 의거하여서 부정하는 성수위였다. 그 성수위의 표정은 더 이상의 저런 술수에 넘어가지 말라고 하는 것 같은 무례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에 지주는 일단 참았지만 성수위의 다른 말에 평정을 잃어갔다.

“저들의 술책을 모르고 넘어갈 것입니까? 모두 정신 차리시지요! 저들은 적입니다. 우리의 일족인 만주인들을 죽인 적!”

“하긴 일리가....”

“저기 요양 지주께서는 영웅 같이 끝까지 싸우다가 죽었다는데 왜 금주 지주께서는 목숨이 아까우신가봅니다? 이 대청보다 더 귀중한 제 목숨을 위해서 항전도 하지 않고 비굴하게 조선인들에게 항복할 것입니까? 그럴 것이면 조선인들에게 알랑방귀도 뀌면서 아예 굴종하여 조선을 통치를 받아들이시겠다고 하시지요.”

“자네!!!!!!”

그런 모독에 참지 않는 금주 지주였고 대흑산산성의 성수위에게 달려 들어서 그 멱살을 잡아챘다. 그 근방 청나라 군대의 그나마 최고위들끼리 싸움이 일어난 것이었다. 부하들은 당황하다가 그들을 떼어내려고 시도를 하였다.

***

그래도 떼어내지를 못하고 두 사람의 싸움에 착잡한 이들이 늘었다. 다시금 말리려고 좀 더 높은 사람들이 나섰다. 특히나...

“두 분 다 멈추시지요!”

“그렇습니다. 자중지란이 일어나면 어떡합니까?”

금주 지주 아래의 지군 등이 나서서 간신히 멈추지만 대흑산산성의 성수위는 항복을 당연히 거절하였다. 그런 일방적인 통보를 하고는 감정을 담아서 쿵쿵 나갔다.

“나는 항복을 하지 않겠습니다. 만약 성문을 열려는 반역자가 있으면 내가 먼저 죽일 것입니다.”

남은 자들 사이에서는 더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저런 모습에 금주 지주 아래의 사람들은 매우 화가 났다. 대흑산산성이 아무리 천혜의 요새라도 지키는 군병들의 수는 5천 미만이었다. 여기에 이곳으로 피난한 이들도 합치면 군병보다 많은 민간인들이 있었다.

“성수위가 가지는 우려는 이해하오. 하지만 그런 것을 생각해도 말이 지나쳤습니다.”

“우리 모두 청의 녹을 먹는 이들인데 어찌 배반하려고 그러는 것입니까? 계속 저항하면 문제가 생기니까 목숨을 보존하고 청으로 돌아가면 되지 않습니까? 이 근방은 조선군이 더 장악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렇기에 막으려고 하는 것이지만 그런 모욕을 줄 필요가 있었는지가 모르겠습니다.”

금주 지주에 대한 모욕은 결국 이 대흑산산성의 방어에 차질을 줄 정도로 앙금을 주고 만 성수위였지만 이를 그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이로 인한 사건이 얼마나 커질지는 그 때의 모두가 알지를 못했고 알았다면 후회할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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