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화 〉 (53) 부서진 천명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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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에 다시 조선군의 역관을 동행한 사절이 대흑산산성에 대해서 항복을 종용하였다. 항복은 이 공격을 담당하는 조선군의 고관들이 보장한다고 말을 한 것이었다.
“항복한다고 우리가 막 사람을 죽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믿어주시지요. 의심 많은 것이야 알겠지만 말이오.”
통역이 들어오지만 대흑산산성의 성수위는 이를 가당치가 않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는 답을 하지 않고 화살을 활에 걸고 쐈다. 말에 맞추려고 했지만 빗나갔다. 그래도 말이 놀랐고 이무수 참령은 낙마를 피했다. 그래도 사자에 대한 공격이라서 매우 불쾌했다.
“그 화살 공격을 답이라고 알겠습니다. 무운을 빌겠소.”
마음에도 없는 무운을 비는 소리까지도 그 억양까지 역관이 만주어로 잘 통역하고 돌아갔다. 항전할 생각이던 성수위는 더욱 화로 부들부들 떨리었지만 항복하고 다음 기회를 원하던 금주 지주 등의 사람들은 표정이 썩어가고 있었다. 또 성수위가 자신의 고집에 전횡으로 일을 망쳤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성수위를 죽이고 항복할까?’
‘금주 지주께 성수위를 죽이고 항복을 하자고 건의하자.’
‘성수위의 말로 틀린 것은 아니지. 하지만 그는 나를 또 겁쟁이라고 몰겠지... 나는 비겁한 자가 아니야! 하지만 저 자의 독단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다.’
자중지란이 더 일어날 상황이었다. 성수위는 주방팔기 부하들을 모아놓고 허튼 짓을 하지 말라고 훈시하고 금주 지주 세력을 더욱 의심하게 되었다. 그 다음날이 되었고 갈등을 풀 생각은 하지 않고 그들의 무장 해제를 운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것이 더욱 문제를 일으킬 줄은 그도 상상은 못했을 것이었다...
“성수위를 쳐라!”
“반역자인 금주 지주와 그 일당은 처단하라! 즉결로 죽여라!”
같이 뭉쳐서 버텨도 모자를 판에 독단, 그리고 화해도 무시한 것은 대흑산산성의 성수위 측이 원인이었다. 물론 화해를 청하면서도 그를 죽일 생각도 했던 금주 지주 아래의 사람들도 문제였다. 근방에 대피해서 모인 수천의 주방팔기들도 성수위 아래의 이들과 지주 등 아래에 있는 자들로 싸우고 있었다.
***
이틀이 지나고 대흑산산성 근방을 타격하려고 온 조선군 중 뭍의 군대, 육군이라고 부를 수 있는 2만 남짓은 대흑산산성이 자기들끼리 알아서 불타고 있는 것을 보고 이무수 참령이 생각한 자중지란이 성공하였다고 여기었다. 총융사인 이용상 부장과 평안병사인 정기원 부장 등은 그래도 자중지란이 이렇게 성공할 것은 별로 기대는 하지 않았다.
“코를 풀지 않고 처리한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까? 총융사?”
“그러하네요. 평안병사. 그래도 적이 아직 있을 것을 생각하고 움직여야지요. 성을 낙성할 거대한 대포들은 없지만 저 남쪽의 성문을 뚫으려면 신화포 중 소포들을 최대한 굴려야겠지요.”
그래서 3개 군영도 롱 건으로 간주하는 물건과 12파운도 수준의 포들은 올리려면 병사들이며 말이 고생하기에 6파운도 중 신화포만 모아서 올리기로 하였다. 총 지휘는 총융사가 하지만 실전에서 공성 경험이 있는 평안병사와 황해병사가 이를 보좌하기로 했었다.
정확히는 보군 지휘 보조는 평안병사가, 포군 등은 황해병사의 지휘 보조를 맡았다. 그래도 두 사람도 평지의 성에 대한 공성이었기에 산성에 대한 공성은 일부 민란 진압에 나선 것 외에는 큰 경험이 엄청 쌓인 상황은 아니었다.
“수군에서는 다른 곳들을 공략해야 하는데 해안의 적 포대들을 두들기기도 했다지?”
“그렇습니다. 총융사, 듣자하니 그래도 소득이 없어서 보니까 저들이 다 빠져서 여기로 모인 것이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더 많아진 머리수로 오래 버틸 생각을 하면 반대했을 자도 머저리이지 않습니까?”
“적을 함부로 비웃을 수는 없지요. 총융사. 최선을 다해서 무너뜨려야지요.”
총융사보다 좀 더 노장인 평안병사 정기원이 잘 타이르자 비웃음이 멈추었다. 3개 군영의 마병대는 이번 전투에 투입이 되었어도 추격을 위한 전력으로 대비를 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조선 수군에서는 대흑산산성을 타격하기 위한 수단이 적었다.
서역식 선박들로 구성이 된 민선과 관선들로 포격을 해도 내륙에 있는 것을 쉽게 공격할 수단이 적었기에 그들에 별도로 추가로 합류할 여지가 있는 청나라 군대의 해안 포대들을 공격하는데 열성이었다.
“조선 수군도 열심히 일하고 있겠지요. 다만 적들이 꽤 빨리 도주해서 집결했을 줄은 몰랐으니...”
“남아있는 적들도 잘 타격을 한다면 나을 것입니다.”
“수군을 최선을 다했다고 봅니다. 그러면 이제 적들을 공격하지요.”
“좋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총융사 이용상이 목소리를 가다듬고 호령을 하였다. 1만 이상의 군대가 자기들끼리 내전을 일어난 저 난공불락의 대흑산 산성을 향해서 전진하였다. 꽤 높은 산을 올라갔던 상황에서 많은 병력들이 남쪽의 성벽 방면으로 공격을 시작하였다.
자신들끼리 내전을 벌이다가 그들을 이재야 발견한 그들은 낭패였다. 금주 지주 세력들은 거의 다 죽어나갔지만 그렇다고 대흑산 산성 성수위가 있는 세력이라고 마냥 멀쩡한 것도 아니었다. 죽고 다친 이들이 꽤 많았으며 치열한 내전이었기에 성벽이 상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킬 병력은 부족하였다.
게다가 금주 지주의 편에 섰던 백성들도 결국 죽여야만 했던 성수위 아래의 병사들은 정작 조선군과의 싸움이 일어나는 것에는 질리고 더는 싸우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기세가 등등하게 다가오는 적들을 최대한 피해를 주고 싶었다.
“그래도 싸워라! 우리의 죄는 여기서 끝까지 항전한 것으로 갚는다!”
“.....”
“제길!”
호응도 없다는 것에서 화가 나는 성수위였지만 그래도 싸우라고 독려를 하였다. 성수위의 지시에서도 살아남은 성수위 측의 군대들이 남쪽 성벽들을 지키려고 안간힘이었다, 조선군이 어떻게 끌어온 6파운드 주철 신화포들이 불을 뿜었다.
중앙에 있는 쪽들은 주로 성문을 날려버리려고 직사로 포격을 하고 다른 포대들도 성벽 위의 장대를 포격하여서 적을 견제하였다. 그렇게까지 높지는 않았지만 튼튼한 성벽이라고는 인지하였다. 그래서 조선군은 성문을 돌파하기 위한 방책을 생각하였다.
주로 성문에 포를 쏴서 그렇게 타격을 가하고 있었다. 그래도 잘 뚫리지 않는 것을 보면 성문 뒤에 뭔가로 더 막아놓았다는 느낌을 깨달은 그들이었다. 다만 성문의 경우 얇은 철판이라도 포격들에 찌그러지고 우지끈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적의 성루와 망대의 적들은?”
“화포가 없기 때문인지 큰 응사는 없습니다만 신화포가 그들을 타격하고 있지요.”
“짧아도 며칠은 더 걸리겠지요.”
“내년까지 저들이 답이 없다면 다시 전쟁이 일어날 것인데 그 전에 처리하면 되는 것이겠지요.”
“너무 시간을 오래 끌면 안 될 것입니다.”
“동감입니다.”
성벽의 적들을 향해서 조선군이 화망을 형성해서 적들을 공격하는 것이 있었고 그들은 떨어졌다. 또 성벽 위를 망루와 장대가 타격한 이후로 신화포들이 공격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를 맞지 않으려고 더욱 산개하고 성문을 포격하는 신화포들은 교대로 과열이 되지는 않게 열심히 포탄을 쏘고 있었다.
6파운드짜리 작렬탄은 구한 것이 없기 때문에 성문을 뚫는 것은 힘들었다. 그래도 부분적으로 부수면 그 틈을 조선군 장졸들이 파고들어서 공격할 수가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저항하던 중에 며칠 뒤에 다른 이변이 일어났다.
“더는 못 살겠다. 끝까지 저항한답시고 백성을 죽이는 놈들 밑에서 같이 항전할 수가 없다!”
“차라리 문을 열고 투항하자!”
이런 말을 하면서 일어난, 살아남은 백성들이 그랬다. 그들은 살아남았지만 아는 이들이 금주 지주를 옹호한 이들이라고 죽임을 당해서 자신들이라고 과연 다를까 두려웠다. 그리고 두 세력의 내전 아닌 내전을 말리던 이들도 죽임을 당하자 그냥 싸움에 지쳐버린 그들이었다. 그래서 극단적인 행동으로 항복해서 조선군에게 다 죽더라도 그만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막아!”
“막아야 한다!”
“그런 행동을 하는 자들은 적이다! 죽여라!”
죽고 다친 주방팔기 외에도 청년이라고 징집이 된 이들은 망설이다가 가족이 더 죽자 더욱 화가 나서 그들도 등을 돌려버렸다. 그들을 진압하랴 조선군을 막으랴 문제가 생겼다. 또 숨었던 금주 지주의 사람인 이들도 나서서 가담하니까 더 혼란이 되어버렸다. 그런 난전이 생기자 같은 편이라는 것을 잊고 싸우는 중에 조선군은 어부지리를 얻을 판이었다.
이윽고... 환호가 울려 퍼졌다. 성문을 결국 뚫은 조선군은 우르르 달려들어서 성문을 다시 막으려는 자들을 저지하고 성의 내부 시설들을 공격하였다. 그들에게 항복하는 백성들은 내버려두고 저항한 주방팔기 병사들을 철저하게 공격하였으며 죽기 살기로 싸우는 그들이었다.
“대흑산산성을 점령하라!”
“와아아아아!”
며칠 만에 생각보다 큰 피해가 없이 점령을 하는 것이었다. 사실 여의치가 않으면 무리해서 12파운도 화포들을 일부 가져올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터져준 백성들의 봉기에 어부지리를 얻어서 성을 점거하기 좋게 되었다. 그 백성들은 당연히 건드리지 않고 죽었다는 금주 지주 등의 사람들은 지사로 잘 예우해서 거친 풍문을 줄일 생각인 총융사 이용상이었다.
“이런 제길!”
“성수위... 우리는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다 꼬여버렸다! 으아아아아!”
“도망칠 곳도 없습니다.”
그런 것이 문제였는데 대흑산 산성은 남쪽 성벽을 제외하면 다 절벽인 곳이었다. 그래서 도주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였다. 그래서 성수위는 그저 죽을 생각이었다. 다른 부하들은 생각이 바뀐 듯이 하였다. 헌데 성수위는 이를 눈치 채지 못했고 같이 죽자고 말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성수위는 자신의 뒤를 찌르는 칼에 그리고 이어서 부하들에게 베였다. 그는 이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였다. 이 부하들마저 그를 배반했다는 사실이 말이었다. 어처구니가 없는 그였다. 청나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싸우려고 이 성에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자들을 죽여 왔던 자신이 이제는 죽게 되었다.
“우리가 살기 위해서 성수위의 머리가 필요하지. 미안하구만.”
“나중에 우리를 벌주시오.”
“성수위가 금주 지주를 죽일 때처럼 이리 용서를 미리 구합니다.”
죽어가는 그는 목을 향해서 내려쳐 지는 검을 보고 세상의 허망함을 느끼고 말았다. 그렇게 성수위의 목은 잘려나갔다. 그리고 성수위의 수급을 바친 주방팔기의 하급무관들은 정작 총융청을 비롯한 조선군에게는 더 믿을 수가 없다고 배신할 자들이라고 간주가 되었다.
결국 조선군은 그들의 투항을 받지 않고 죽여 버렸다. 항복한 것도 아니고 상관을 죽여서 투항한 자들이라서 그런 것도 있었다. 그들은 얼마든지 더 배반할 자라는 것을 감지하고 그렇게 조치를 취했다. 대흑산산성에서의 청군 잔당 소탕전은 그렇게 끝이 났다.
***
청나라 황제가 석방되어서 돌아가는 사이에 장발적, 태평천국 측에게도 이미 소식이란 소식은 다 전해진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소식에 천왕 홍수전은 매우 안타까워하였다. 석달개가 북벌을 해야만 했었다고 말이었다.
“정말이지. 천시가 우리를 따르지 않아....”
석달개는 사천 등의 지방을 공략하기 위해서 자신의 부하들을 이끌고 서벌군을 조직하여서 나간지 오래였다. 그래도 동벌을 하는 부대들은 사기가 더 올라서 충격에 빠졌을 청나라 군대들을 상대하기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였다. 게다가 조선에게 태평천국의 천왕으로서 그 승전을 축하하고 태평천국의 우국으로서 교린을 하자고 생각이 가득하였다.
“그리고 조선의 병마를 조력 받아서 저들이 원했을 북벌을 같이 하면 좋을 것이네. 대가로 저 쓸모없는 동북 땅과 청나라 만주인 놈들을 다 넘겨주면 되겠지?”
“그러면 승산이 있을 것입니다. 천왕!”
“....”
다만 천왕인 홍수전과 그 부하이 하는 희망이 너무 큰 대화를 보면서 한 부하가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과연 조선이 자신들과 손을 잡을지에 대해서 말이었다.
“헌데 천왕... 조선이 우리를 좋게 볼지 안 볼지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적의 적은 친구니까 우리도 친구를 할 수가 있지 않겠는가?”
“그렇기는 하지요. 화북의 염군이 우리에게 보다 협조로 청나라 조정 군대를 공격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서벌과 동벌 자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한쪽의 군대를 둘려서 나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부하가 지적을 하자 근래 흐리멍덩하고 만나라고 주장하는 것을 먹으면서 더 이상해진 천왕 홍수전도 갑자기 생각이 달라졌다. 천왕, 그 자리에 올라서 전 천명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여의치가 않은 상황에서 안주하였다.
그런데 조선과 청의 전쟁에서 청이 처참하게 깨지자 욕심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래서 조선과 손을 잡아서 청나라를 타도하고 싶었다. 다른 홍문 무리들과의 연계를 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다만 그 현실이 그들을 붙잡고 있었다.
초기 지도자들이 천왕인 그를 제외하고 다 죽거나 사실상 이탈하고 새로이 합류했던 이들 중에 능력이 좋은 자들을 왕으로 올려야하는데 그 후보 중 하나가 입을 열었기에 들었다. 그리고 그 사실에 수긍하는 천왕이었다. 그래도 가능성이 있는 것을 논하지만 의미가 없었다.
“익왕 석달개에게 회군하라고 지시를 할 수가 없군.”
“익왕께서 그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겠는가?”
“익왕은 사실상 천왕과 틀어진 상황이지요. 그 분이 이 천경의 천왕이 지시를 따르려면 그만한 회유가 커야 합니다.”
그 말에 화가 나는 천왕 홍수전이었다. 익왕이 기세가 등등하게 자신과 맞먹으려고 할 것이 매우 뻔해 보인다고 생각이 들자 당연히 반대를 하였다. 이런 모습을 보자 석달개가 다시 합류하는 일은 요원하게 보였고 그들은 다른 선택을 해야만 할 것이었다. 역시나 홍수전이 결국은 반대를 보였지만 북벌에 대한 것은 고심하였다.
“그 것은 안 돼! 그러면 동벌 이후에 북벌을 한다. 대신에 북벌은.... 북벌은...”
“화북은 그럼 염군에게 맡기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역시!”
그 말에 찬성을 하였다. 그리고 홍문 성향이 아니라도 청나라의 황제가 포로로 잡히고 굴욕의 조건을 가진 조규로 풀려났다는 소식은 개방장 등을 통해서 퍼지고 풍문까지 더해지자 걷잡을 수가 없게 되었다. 화북의 염군은 이 추세를 몰아서 더욱 기승을 부렸다. 그래서 염군과 손을 잡고 타도 청나라를 운운하였던 것을 생각하면 더 맞은 것이라고 여기는 천왕이었다.
“다른 지역 한인 동포들의 봉기를 더 독려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청나라 군대를 더 혼란시키자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그렇게 태평천국도 이렇게 생긴 기회를 최선을 다해서 활용하려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홍수전과 그 부하들이 이를 잘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중에서도 청나라는 내내 위기에 직면하고 있었다. 아직도 완연히 해결이 되지 않은 다중 전선에 말이었다.
***
청나라 조정의 흔들림을 더 느끼고 한족들의 봉기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청나라의 도읍, 경사라고도 불리는 연경 혹은 북경이라는 그 성시가 있는 고을에서는 함풍제 혁저 등은 돌아왔지만 마음의 병에 걸렸다. 그 사단을 일으킨 자들을 철저하게 죽였지만 쉬이 풀리지 않았다. 숙순은 간신히 일어나서 염군 등의 대청의 사직을 위협하는 자들을 상대해야 했었다.
“대한은 아직 이신가?”
“일어나셨다가 혼절하시기를 반복입니다.”
이혁정친왕인 아이신기오로 두완후아(애신각라 단화), 단화는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섭정친왕의 자리라고 해도 이런 상황이면 견제가 있을 것을 우려해서 대한의 복귀를 더 우선할 생각이었다. 대한의 후임으로 이힌, 혁흔이 오를 가능성은 적었지만 이러다가 급사를 해서 그 후계자 선정도 못하고 죽으면 문제가 있었다.
“대한께 내가 가서 아뢰겠다.”
“멈추시지요.”
“대한께서 아무도 들이지 마시라고 하셨기에...”
“흐음...”
마음과 자존심에 매우 심각한 상처가 난 것은 짐작은 하였지만 이렇게 무너질 것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단화였다. 이혁정친왕인 그는 화북을 뒤흔드는 염군이라는 반란군이 더 기세가 오르고 강남의 장발적도 더 골치가 되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광둥을 점령한 서역의 두 나라는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 한의 명령을 무시하고 간해야 한다. 이렇게 가다간 이 대청의 사직이 무너진다.’
“명이 그래도 들어가겠다!”
“하지만!”
“나를 막지마라!”
그 말을 하면서 이혁정친왕 단화는 황제의 침전에 들어갔다. 거기에서 황제인 함풍제 혁저는 술을 마시면서 인사불성에 가깝게 말없이 숨죽여서 흐느끼고 있었다.
“대한...”
“으....으! 누구인가? 이 목소리를 들으니 두완후아 그대로군...”
“그렇습니다.”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했는데! 다 무시해! 내가 황제인 것이! 대한인 것이! 그런 자가 포로로 잡혀서 돌아와서 우습게 보이는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폭발하는 함풍제 혁저를 보면서 딱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 다음이 안타깝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 청나라는 황제의 상처보다 나라의 사직이 존속해야 할 문제에 점점 직면하고 있었다. 따라서 단화는 쓴 소리를 감히 황제에게 할 생각이었다.
“제가 대한한테 아룁니다. 그런 모습으로 있다간 대한과 이 다이칭 구룬이 더! 위험해집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 비록 굴욕을 겪었고 위신이 떨어졌어도 아직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닙니다!”
“나 때문에 더 일어날 반란을 생각하면 그 것이 더 한심해진다. 내가 무능해서! 내가 선택을 잘못해서 그런 일이 나온 것이었다!!!”
“아니요. 7만 군대가 아니라 그보다 더 적은 군대가 가서 조선군에게 더 처참하게 무너졌을 지도 모릅니다. 허나 그 것은 알 수가 없으니까 이런 일이 된 것에서 대해서 대한은 우리와 같이 책임을 지고! 일하시며 위기를 극복해 사직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술을 마시고 화병에 시달려서 시일을 허비하느니 말이지요!”
“두완후아....”
애신각라 단화, 이혁정친왕의 쓴 소리에 함풍제 혁저는 확실히 술과 화병에 찌들어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었다. 길면 2달이 넘게 조선군 아래에 잡혀 있다가 풀려 와서 일도 하지 않고 저 자신이 있는 전각에 틀어박혀서 정무도 보지 않고 술을 마시면서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것이 더 한심하다고 일갈했다. 대청의 대한이자 천자이고 대칸이라는 그가 이렇게 있다면 대청이 더욱 위험해진다고 말이었다. 그 자신이 생각해도 이 것은 부끄러웠다. 암군 같은 행위를 하지 않으려던 혁저는 지금 잠깐 그렇게 한 것이 암군의 행동이었음을 깨달아서 그렇다.
“두완후아, 의관을 정제하고 편전으로 가겠다. 내가 나서면 위기가 줄겠지? 그렇겠지?”
“예, 대한. 위기가 분명 줄 것입니다.”
“그래... 그 것이면 된다. 나의 아들 재순이 물려받을 이 나라를 위해서.. 내부의 위기는 최대한 수습해야겠지. 조선과의 전쟁도 내가 수습해야지.”
함풍제 혁저가 다시금 의지를 찾았다는 것에 안도하는 이혁정친왕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신하이기도 한 단화에게 정중한 축객령이고 편전에 신료들을 소집하라고 명하였다.
“그대는 나가보게. 의관을 정제해야 하니. 그리고! 편전에 군기대신들을 소집하라!”
“예 대한!”
이혁정친왕 애신각라 단화는 그에게 예를 올리고 편전으로 방향을 돌리면서 내관들에게 편전에 신료들을 소집하는 명을 전하라고 하였다. 내관은 급히 뛰어가고 단화도 편전으로 걸어갔다. 대청이 아직은 죽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말이었다. 그도 대청을 위해서 더 분골쇄신을 할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