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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다시 위대하게!-106화 (106/221)

〈 106화 〉 (55) 다른 변화의 바람들이 불어오는 조선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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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큰 것은 무엇이지?”

“모릅니다. 확인해볼까요?”

“그러도록 하지.”

“마치 비석 같습니다.”

이상적이 도체찰사가 있는 요양에 가면서 조정의 명으로 요동 등지를 조사하는 것도 수행하면서 이동하던 중에 해당 이끼로 뒤덮인 길쭉하게 솟은 바위를 확인하였다. 그래서 수행원들과 같이 접근하였다. 헌데 이상적이 보기에는 매우 이상한 느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것은.....”

“알아서 만들어진 바위보다는 사람이 인위로 만든 비석 같습니다.”

“그렇다네. 하면 비석인지 아닌지 확인하도록 하지.”

“이끼가 이렇게 낀 상태인데 말이지요?”

이상적은 동행하는 이들을 보면서 웃었다. 그러고는 말을 다시 이었는데 그 말에 수행원들은 ‘아아’ 라는 말만 하였다. 이상적이 한 말은 다음과 같았다.

“저 이끼들을 불을 태워보도록 하지. 땔감이 없는데 말린 말똥을 써보도록 어떤가? 민가에서도 말린 소똥 등을 연료로 쓰는 것과 비슷하게 말이야. 비석이 오래되었다고 해도 심각한 풍화가 아니면 볼 수 있을지 모르지.”

말린 말똥을 발라서 태우자고 했었다. 그리고 세월에도 비석이 정말 오래되지 않았으면 이끼를 태웠음에도 글자를 볼 수가 있을 것이라고 주창하였다. 그 말에 수행원들이야 이상적의 추진성에 끌려 다녀서 결국은 말린 말똥이며 마른 나뭇가지 등으로 모으고 부싯돌로 불을 붙이려고 하였다.

다만 잘 붙지 앉자, 부싯돌 대신에 아껴서 사용하는, 서역에서 들어온 성냥을 꺼내서 붙여서 말린 건초에 불을 붙이고 말린 말똥을 바른 곳과 나뭇가지에 불이 붙었다. 하지만 눈 등으로 물기가 붙어서 축축한 이끼로 인해서 불이 잘 붙지가 않았다. 이에 불이 잘 붙으라고 대나무 살에 종이를 붙여서 접을 수 있는 부채를 들고 다닌 수행원이 바람을 조심히 일으켜서 불이 더 잘 붙게 하였다.

그렇게 꼬박 반나절 이상은 걸려서 붙어 있던 이끼들을 태워서 제거한 것을 보고 그들은 비석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금석문에 능한 추사 김정희의 제자인 이상적도 스승의 영향으로 금석문에 조예가 있기는 했었다. 그러다가 풍화가 되었어도 저 비석 속에 있는 읽을 수 있는 것들에서 점점 눈이 크게 떠지는 이상적이었다.

“이... 이 것은?!”

“무엇입니까?”

“이것을 탁본하기 위해서 며칠은 걸릴 것 같다네. 그래도 같이 있어주겠나? 그만큼 중요한 것이네.”

“아니! 저렇게 큰 비석을 다 탁본하시게요?”

이상적의 아랫사람들 의견을 듣는 것 같으나 사실은 통보에 가까운 행동에 말이 없어지던 수행원들 중에서 무관 중 하나가 질색에 가깝게 놀란다. 그는 요양에 있는 서진군에게 가기 위해서 꼬박 빨리 가야하는데 무관이 보기엔 큰 비석을 탁본한다고 시간을 잡아먹는다고 하니까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당상관에 버금가는 고관이고 당상관 이상의 고관들과도 막연한 상관인 그에게 함부로 반발을 할 수가 없어서 돌려 말하기 시작하였다. 이상적은 이를 알아듣는 것 같으면서도 도리어 그 무관을 달래고 있는 모습이 보여주고 있었다.

“아니, 저기 나으리! 우리가 요양으로 올라가는 중에 요동을 조사해야 하는 것이 옳습니다. 헌데 이 비석으로 며칠을 허비하는 것은 이치가 맞지가 않다고 아뢰옵니다. 동팔참 등의 상태를 확인하기 전에 근방을 확인하자는 것은 좋은데 이는 영 좋지가 않습니다.

아무리 빨리해도 3일은 꼬박해야 하는데요? 당장 중요한 것이 아니니 나중에 돌아가는 중에 하시면 됩니다.”

“허허. 그렇게 생각하는가? 근데 이게 당장 조정에게 들어가야 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을 한다네. 읽어보니까 중요한 비석이더군. 나의 스승인 추사 대감께서 발견한 금석문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한 금석문이 담기었다네.

이를 장계에 탁본으로 넘기면 나 말고도 그대들도 공로를 인정받을 것인데 말일세. 이를 빨리 전하면 도움이 될 것이야. 조정과 주상 전하께 말이지!”

상관의 말을 결국 들어야 하나 고민하는 이들은 그 무관을 은근히 응원했지만 고단수의 이상적은 호락호락하지가 않았다. 그리고 이상적이 말한 공로를 인정받는다는 말은 조정과 주상 전하에게 포상 등을 받을 수가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그들이 받은 소임 내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으로 기울어가고 있었다.

‘어 잠깐? 중요한 것을 바로 보고를 한다면 공로와 성과를 벌써 인정받을 수가 있다는 것이 옳은데. 게다가 소임 상으로는 저 것도 포함이 되잖아?’

무관도 이상적의 달변에 점점 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이상적이 점점 넘어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여러 제자들을 거느린 스승이라는 것을 보여주듯이 제자와 제자들의 부모를 설득한 입을 잘 털어주고 있었다. 추사 김정희가 알려준 것을 이야기 하면서 흥미로운 떡밥도 던져서 미끼를 물게 말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게 요동을 전조인 고려가 그렇게 집착한 것은 알고 있겠지? 고려는 옛 고려를 계승했다고 하니까 말이지. 근데 저 비석은 옛 고려, 고구려에 대한 비석이라네.”

“네? 나리! 그게 무슨?!”

“그것도 고구려의 어떤 왕에 대한 금석문을 담은 비석이라네. 이를 생각하면 내가 왜 저 비석이 중요하다고 말을 하는지 알겠는가?”

완전히 미끼를 물어버린 무관과 수행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앞 다투어서 말을 하면서 열성으로 임하려고 하였다. 저들의 표정에서부터 포상을 받겠다는 강렬한 의지, 눈에서도 그런 눈빛을 찾아낸 이상적은 일이 수월하게 되었고 설득이 되었다고 안도하였다.

‘그러면 탁본을 위한 작업을 엉성하지만 해야겠지. 아니면 의주부 관아의 도움도 청할까?’

청나라에게서 요동 등을 빼앗은 조선이지만 이 근방을 조선의 관원들이 제대로 통치 기강을 세우기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었다. 점령을 한 상태이지만 군정 등을 행하기는 전쟁이 우선이라서 그런 것도 있었다. 평안도와 함경도는 그래서 이런 경비를 위해서 다른 포군들이 다시 소집되는 등의 일을 하고 있었다.

이상적 일행도 호위를 위해서 나름 적지 않은 군졸들과 동행하던 상황이었다. 이들도 동원하면 무관의 주장과 달리 더 빨리 끝날 수가 있다고 여기었다. 그리고 이상적은 나중에 자신이 탁본을 한 것들이며 주상 전하께 올린 장계로 인해서 나타날 일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그는 회상하였다.

‘그랬으면 나중에 일을 했겠지....’

물론 그 때의 그는 스승과 주상 전하인 이영에게 이를 빨리 바치겠다는 일념으로, 선의로 그랬기에 그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아마도 저 비석으로 인한 여파는 이상적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큰 일로 일어남은 나중에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다.

***

“이것은 무엇인가?”

“이상적이 주상 전하께 올리는 장계이옵니다.”

“장계? 벌써 올라왔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헌데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내용 같습니다.”

“내가 먼저 읽어봐야 한다 이 말인가?”

얼마 후에 왕인 이영에게 보고가 올라왔다. 장계의 내용을 읽어보니까 큰 비석이 압록강 너머에 있는 것은 아는데 그 비석이.... 탁본을 떠보니까 모두 놀랐다. 추사 김정희에게서 고증학을 배우기도 했던 제자 중 오경석의 스승이기도 한 이상적이 이를 발견하고 보고를 올린 것이 조선 조정에게 올라온 것이었다.

“고구려의 비석이라고?”

“추사의 제자가.... 찾았습니다.”

“영락태왕이라는데....”

편전에서 보고를 듣고 있는 왕의 머리에 그리고 그 근처에 있는 김정희와 박규수의 머리에서 뇌리를 스친다. 한 인물이 말이었다. 영락이라는 것을 쓴 고구려의 대왕이 있었으니.....

“고담덕.....”

“광개토왕.....”

“그 광개토란 말입니까?”

고구려, 전조의 국명과 같지만 수당을 상대했던 그 고구려의 임금 중 영락이라는 것을 쓴 왕이 고담덕이었다. 그 자를 언급한 비석을 생각한다면 이는 매우 중요한 것이 될 수가 있었다. 그리고 탁본을 더 유심히 읽어보게 홍문관 등에게 이를 맡길 생각인 이영이었다.

근데 이미 이상적이 올린 것에서는 이상적 그 자신이 옮겨 적은 비문의 내용과 해석이 적혀 있었다. 이를 읽으면서도 신료들과 대화를 하는 임금이었고 그 말을 두 총신이 받아서 답하였다.

“옛 대왕의 행적을 생각하고 전조인 고려와 아 조선의 태조께서 요동을 신경 쓴 것을 생각한다면 광개토왕의 행적은 우리의 행적을 보강할 수도 있을 것이지 않겠는가?”

“그렇사옵니다. 전하!”

“참으로 그러합니다.”

“그 광개토가 대단한 군주인지는 모르나 주상 전하만큼의 위업을 달성했는지는 잘 모릅니다.”

“경은 대감! 광개토왕, 여기서는 국강상 광개토경 평안호태왕이라고 칭하는 고담덕은 이 비문의 내용을 본다면 기실은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이 맞을 것입니다.”

“주상 전하의 위대함을 위해서 옛 사람을 너무 폄하하지 마시기를...”

경은 김좌근은 주상인 이영에게 추가적인 아부를 위해서 나섰다가 추사 김정희와 환재 박규수에게 나란히 창피를 당하였다. 김좌근은 그런 창피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고 이영은 추사 김정희의 제자인 이상적이 친히 쓴 보고서를 다시금 계속 읽고 있었다. 그 비문의 해석을 보니까 능비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광개토왕의 정복은 생각보다 더 엄청나지 않았을까 생각하였다.

“그렇다면.... 경들...”

“예, 전하!”

“하문하시지요!”

“이것으로 요동을 대명의 땅이기 이전에 우리가 승계했던 이 땅의 선대 왕조들이 가졌던 땅이라는 사실을 이용하면 어떨까 싶소. 우리가 청나라와의 다른 전쟁을 염두를 하여서 가져가는 땅이지만 이를 기왕이면 확고히 해야 하니 써먹어야겠습니다.”

주상인 이영이 축약한 말이었지만 일부 눈치가 좋은 신료들은 그 의도를 알 수가 있었다. 김병학이 조심히, 그러나 당당하게 물었다.

“명분으로 사용하자는 것입니까?”

이에 이영은 제 총신인 김병학을 보면서 빙그레 웃으면서 답하였는데 김병학이 그 의도를 잘 짚어내었다고 속으로 칭찬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김병학하고는 항렬이 같은 먼 친척으로 김좌근의 양자로 임금인 이영의 눈에 들려고 노력하는 김병기가 말을 하였다.

“이런 것이라면 확실히 서역에서도 훌륭한 명분이라고 할 것입니다.”

“사영, 그대는 어찌 그렇게 생각하는가? 이는 예조의 아문 중 홍문관의 관원으로서 인가? 아니면 다른 관점으로서 그런 것인가?”

이영의 질문에 당황하였다가 자신이 최대한 왜 그렇게 생각하였는가를 최대한 조리가 있게 말을 하려고 시도하는 그였다. 경은 김좌근은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저렇게 해야 문중이 왕실과 나라에 진 빚은 물론이요. 문중의 미래가 달렸음을 알기에 그런 것이었다.

‘역시 내 양자다! 대세를 알고 대세에 붙으면서 가문을 존속하려는 의지가 좋구나!’

이런 양부의 시선이며 흠모하는 임금, 이영의 시선을 비롯해서 백관회의에 참석한 고관들의 시선을 받으면서도 속으로 당황하지, 겉으로는 담대한 모습을 보이고 제 의견을 이어가려는 사영 김병기였다. 김병기의 논리는 들으면서 신료들도 꽤가 그럴 수가 있다고 생각을 하였다. 이영은 이를 말없이 들으면서 역시 속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예, 전하! 신이 감히 논하기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여서 명분이 될 수가 있다고 여기었습니다.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를 고려하여도 요동은 명백히 전조 고려가 이름을 따왔던 옛 고려, 고구려의 영역이었습니다. 이를 저 탁본을 뜬 비석에 언급이 된 광개토왕의 대에 요동을 완전히 영유하였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이후에 수백 년을 영유하고 유득공의 발해고 라는 서책에서 나온 고구려를 이은 다른 나라, 발해를 생각하고 요동에 고구려인들이 살고 그들의 부용국으로 당이 둔 것도 사서들에서도 있습니다. 이를 생각한다면 주상 전하께서는 저 옛 고려, 고구려의 대왕과 같은 분입니다.

또한 고구려의 땅이었고 전조도 요동을 원했습니다. 아울러서 원나라 아래에 요동에 심국이 있는데 전조 시절의 백성들이 살았습니다. 전조의 신하이던 아 조선의 태조께서 요동을 정벌한 적이 있음을 근거하면서 이 땅에 대한 근거를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저기 서역도 명분을 중요시 합니다. 그래서 옛 기록 중 하나를 어떻게 들고 와서 전쟁의 명분으로 삼는 것도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영의 이야기는 일리가 확실히 있습니다. 전하.”

“그렇사옵니다. 서역도 나중에 이를 완전히 인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명국 시절의 한족 등도 생각한다면 반발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조의 백성들이 요동에서 살던 것도 있음을 근거한다면 우리는 이에 대한 요동 등을 아 조선의 영토로 차지할 수가 있는 근거할 수가 있습니다.”

사영 김병기가 이야기를 마치자 신료들이 조심히 입을 열었다. 특히나 주상인 이영의 총신들 중에서 고참인 유산 정학연 등이 말이었다. 그리고 김병기가 빼먹은 것을 언급하는 것은 금석문에 해박하고 해동의 역사에 대해서 꽤 해박한 추사 김정희가 입을 열었다.

“사영, 이야기는 잘 들었다. 생각을 한 것이 있지만 참으로 그럴 듯하게 잘 논하였다.”

“아니옵니다. 전하!”

사영 김병기는 주상인 이영에게 칭찬을 들은 것이 속으로 기뻤다. 더 노력해서 임금의 총신 집단에 꼭 들려는 의지가 샘솟았다. 그런 그를 보면서 경은 김좌근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양아들을 보고 있었다. 이영은 외숙의 양자라도 그는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문중을 중시하겠지만 외숙만큼 부패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숙이 혹시 들어올 다른 견제들 때문에 양지에서 최대한 부를 모으려는 것을 내가 알고 있지. 적당히 부를 쌓고 문중을 이어가려고 한다면 나는 외숙을 건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어마마마의 가문도 말이지요.’

두 사람을 조금 차갑게 보면서도 사영 김병기는 확실히 적절한 인재가 되었다고 흡족하게 여기는 이영이었다. 홍문관에게 이번 일을 맡기는 것도 김병기의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도 있었다. 이상적 같은 추사의 제자들 중 가장 빼어난 이도 있지만 요동의 요양으로 보냈기에 어쩔 수가 없었고 그의 곁에 추사의 제자들을 빼서 붙여줄 생각이었다.

‘이 기회를 잘 살린다면 그대를 더욱 중히 쓰겠다. 사영! 성과를 보여라!’

이런 주상의 속을 알고는 있을지 모를 사영 김병기는 그저 이 기회에 꼭 최선을 다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친척을 보는 김병학, 김병국 형제는 그가 성과를 잘 낼지 아닐지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면서 보고 있었다. 그 외의 논의는 꽤 나왔는데 역시나 가장 흥미롭고 이야기가 길어졌던 것은 2차 서유시찰단에 대해서 그런 것이었다.

“전하. 이번에는 종친을 5명을 넘게 보내시겠다고요? 그리고 정사와 부사 등을 정함에서도 정사에 종친을 붙이시겠다고요?”

“부사에 그럼 동행할 고관을 붙이시겠습니까?”

“그렇다오. 이번 서유시찰단의 정사로 나는 나의 둘째 아들인 한산대군을 추천한다오.”

“예? 한산대군 대감을 말이옵니까?”

“대군 대감을 그 먼 곳의 시찰을 도는 일의 정사로 하신다고요?”

한산대군을 추천한다는 주상인 이영의 말에 많은 신료들은 순간 당황하였다. 아직 20살 밖에 안 된 왕자, 오랜만에 나온 세자 외의 다른 적자인 대군을 해외에 보내는 것이라서 당황하는 것도 있었다. 다만 이영은 놀라는 신하들을 보면서 천연덕스럽게 그렇다고 이야기를 한 다음에 그렇게 이야기를 한 근거를 더하면서 말을 하였다.

“경들도 알다시피 아조에서는 가끔씩 왕자를 정사로 해서 사절을 보낸 적이 있다오. 그래서 서유시찰단에 한산대군을 보내려고 합니다. 그 외에 다른 종친들도 주로 젊은 자들을 뽑아서 보낼 생각이라오.”

주상인 이영이 답한 말에 신료들도 분명하게 일리는 있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렇지만 한산대군을 추천한다고 이를 무작정 찬성하기에는 그들은 걸리는 구석들이 많았다. 그 이유가 신료들에게서 나오기 시작하였다.

“분명히 전례가 있는 일이옵니다. 태종께서도 대군 시절에 그렇게 다녀오신 일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하!”

“전례라고 하여도 서유시찰단은 명나라가 있던 시기의 조천사 등보다 훨씬 먼 길인데 괜찮겠사옵니까?”

“대군 대감께서 혹여 잘못되시기라도 한다면...”

신료들의 우려는 이미 원손 등을 본 세자란 국본이 있어도 손이 귀한 왕실에서 오랜만에 나온 젊은 대군을 무리하게 보낼 필요가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이 있었기에 그런 것이었다. 한산대군에 대한 견제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전혀 없었다.

“그럼 대군에게 직접 의향을 물어도 되겠소?”

“네? 무엇이라고요?”

“전하?”

“대군에게 직접 물어보고자 하였소. 가례를 치룬 이후에 궐을 나와서 살던 한산대군을 내가 잠시 입궐하라고 했는데 좀 있으면 도착할 것이오.”

주상인 이영이 그런 말을 하자 일부 신료들은 눈치를 챘다. 어쩌면 이영에게 추천을 해달라고 청한 것이 한산대군이지 않을까에 대해서 말이었다. 내시 하나가 한산대군의 입궐을 보고하였고 창덕궁의 정전인 이 곳으로 걸어오고 있을 것이었다.

“한산대군 대감! 정전에 입장합니다!”

한산대군 이형이 걸어오고 있었다. 대군의 단령을 입고 말이었는데 한산대군 이형의 흉배에는 당연히 기린의 흉배가 있었다. 흑단령을 입은 한산대군 이형은 아버지인 임금 이영과 친형인 세자 이환을 닮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겼다. 아무래도 어머니인 중전 조씨도 닮았기에 그런 것으로 보였다.

그래도 꽤나 잘생긴 용모를 가지고 예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시원시원 당당하게 걷는 모습은 기품과 위엄이 묻어나왔다. 사모관대에 단령을 입은 20세의 젊은 왕자는 정전에 있는 신료들을 쓴 보다가 부왕인 이영에게 인사를 올렸다.

“한산대군! 전하의 명으로 입궐하였나이다. 신을 추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제 의견을 신료들께 그리고 아바마마께 밝힌다면 소신을 서유시찰단의 정사로 꼭 보내주십시오.

혹여 생길 병환과 풍토병치레를 걱정하는 신료들의 마음도 잘 아옵니다. 하지만 천하를 견문하는데 어찌 귀천을 가리옵니까? 너무 귀하다고 몸을 사린다면 누가 이 왕실에 충의를 보입니까?

세자 저하께서 가실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제가 가겠다고 추천을 청하기도 했습니다. 신료들께서 저를 걱정하는 마음은 알지만 그래도 같이 가고 싶군요.”

능청스럽게 말을 하면서 그리고 뻔뻔하게 임금에게 자신을 추천한 것을 이야기 하면서 여유롭게 꼭 서유시찰단 가서 해외를 돌아다녀보겠다! 라는 것을 피력하고 있는 한산대군 이형에 신료들은 말이 사라졌다. 2차 서유시찰단에 합류하고 싶던 신료들은 생각을 바꿀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형은 꽤나 까다로운(?) 종친이라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자기보다 훨씬 높은 사람들에게야 당연히 정중하지만 저 왕자가 자신의 매우 높은 신분을 이용해서 약간(?) 성질 나쁜 모습을 보이니까 말이었다. 물론 전대 임금의 자녀 중 순화군 등의 문제가 있는 자들만큼은 아니었지만 그 성정이 한산대군 이형의 증조부인 정종대왕 같아서가 문제였다...

‘아, 2차 서유시찰단이... 대군 대감을 잘 통제할 수가 있는 이들이 부사가 되어야 한다...’

‘분명 서유시찰단에 갔던 이들은 거의 제외하고 보낸다고 했었지? 군국기무아문을 책임질 환재 대감은 당연히 제외고.... 유산 대감과 추사 대감도 아니겠지...

부사로 제일 강직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데... 대군도 어려워하는 분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런 분을 해외에 풀어놓았다가 아 조선에 무슨 변고가 생길지 모른다!’

그들의 눈에서는 지진이 발생을 한 듯이 생각이 가득하면서 대책들을 눈으로 이미 토의하고 있었다. 그런 신하들과 중전 소생의 둘째 아들인 한산대군 이형을 보면서 속으로 웃으면서 이형을 통제할 인선은 이미 이영은 검토하고 있었다. 노신이라고 못 보낼 이유도 없었다.

‘그래도 이번은 더욱 젊은이들을 보내서 세상의 변화를 알고 대응하게 해야지. 나도 직접 가보고 싶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럴 수가 없구나. 세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대군이 기특해서 보내는데 내가 내 아이의 성정을 모르는가? 다 수가 있지!’

이영이 목소리를 가다듬어서 작은 아들인 한산대군 이형에게 옥좌에 앉아서 말하였다. 다만 그 것은 가끔씩 자신의 침전 등에서 만나서 말하는 대화보다는 더 공적인 형태로 말하는 것이었다.

“한산대군, 그대를 정사로 추천해서 된다고 하여도 정사를 보좌하는 부사들의 의견을 잘 따라야한다. 게다가 종친으로서 모범을 보일 때도 함부로 말을 하여서는 안 된다. 정사가 된다면 국외에서 그대는 조선의 얼굴이 된다. 그러니 행동을 잘하고 언행을 신중히 하라!”

“여부가 있겠습니까! 아바마마!”

다만 신료들은 그런 것으로는 안심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부사들이 제일 저 왕자를 잘 다룰만한 이들로 인선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아마도 그들은 나중의 인선에 고마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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