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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다시 위대하게!-107화 (107/221)

〈 107화 〉 (55) 다른 변화의 바람들이 불어오는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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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시간이 흘러서 조선에서는 청나라 조정이 약속을 지킬 마음이 없는지 300~500만 냥의 배상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었다. 성경에 주둔하는 조선군에 그런 부대의 상급부대들이 지금 임시 주둔 중인 북벌군과 서진군의 본영이 있게 된 요양주의 관아에서는 요양과 봉천부에서 부분 수집한 요동의 세수를 파악하고 있었다.

다만 이 것도 나중의 추방 등을 생각하면 감축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도체찰사 정원용이었다. 그리고 조선 조정에서는 늦어도 양력으로는 내년이 되는 해, 빠르면 음력으로 이번 해를 넘기기 전의 겨울에 조규를 불이행하고 있는 패악적인 청나라에게 책임을 물리고 조규를 강제하기 위해서 군사 활동을 재개할 것이었다.

“도원수. 그나저나 축하드리오. 군호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아닙니다. 도체찰사. 도체찰사께서도 군호를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훈장이라는 것을 받았다고 들었네.”

“도안을 확정한 것이 아니지만 공위 자응장 9등장을 수여받고 1등장을 받았을 따름입니다.”

도체찰사와 도원수는 이런 말을 하면서도 그들은 요하 하구에서 군수물자를 실어 나르는 조선의 선단들을 통해서 조선 조정의 명령이 내려오기를 말이었다. 그 사이에 경기 포군들의 훈련이며 보충병들의 훈련은 지속을 하여서 얼추 쓸 만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훈련을 겸하고 실전을 위해서 요동에서 아직 청나라 군대 잔당과 마적들을 제압하고 한족들에게는 비교적 정중하게 대하는 등의 모습이 있자 요동 근방의 백성들은 언제 돌변할지 모를 조선군을 두려워하면서도 조선의 통치에 순응할 생각들이 생기는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를 완전히 따르지 않을 자들은 많을 것입니다.”

“조선의 통치에 오롯이 순응할 요동 백성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전쟁이 끝난 이후에 그들을 색출하고 정리하는 일을 생각하면야...”

“경군 등은 불만이 꽤 많다지요?”

“대부분이 경성인 한성 근방에 살던 상황이라서 집 떠나서 장기로 있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 않습니까?”

아울러서 경군과 조선군은 전쟁이 길어지는 것에 매우 불만을 품었다. 그래도 그 불만의 대상은 청나라에게 향하고 있었다. 조규를 맺어놓고는 입을 싹 닿을 것 같은 느낌을 인지해서 그런 것이었다.

또 조선 조정과 북벌군 및 서진군 수뇌부는 청나라 조정의 조규 불이행을 알았지만 예상대로 흘러가자 그 것은 그 것대로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북벌군은 명령을 더욱 기다리고 있었다.

“경군 뿐만이 아니라 지방 관군과 포군 및 의병들이 대부분 고향에 가고 싶어 합니다.”

“어느 쪽이든지 외지에 나와서 고생을 하고 있으니까 그런 것이겠지.”

“다행히 봉급을 은자 등으로 지불하고 아니면 가족에게 지불하고 있지만 말이지요. 그리고 불만은 다행히 우리보다는 청나라에게 몰리고 있습니다.”

도체찰사와 도원수의 대화가 이어지는 중에 도원수의 종사관이 말을 꺼내면서 들어오는 것을 요청했다. 도원수의 종사관이 들어올 일이라면 조정의 명령이 아닐까 하였다. 그리고 종사관이 들어오면서 말하는 것에서 이를 알아챈 두 사람이었다.

“조정의 명령이 왔습니다.”

“선전관이 온 것인가?”

“그렇습니다. 선전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알겠네. 곧 가도록 하지.”

두 사람이 움직였다, 다른 이들은 요양주의 관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조선군 중 북벌군의 서진군 중요지휘관들이 다 도열하고 있었다. 임금의 명령, 이제는 칙명이 된 것을 가지고 온 선전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나타나자 품계 상으로는 당연히 훨씬 위인 두 사람에게 선전관이 인사를 먼저 올린다.

“오셨습니까?”

“주상 전하께서 내리신 전교, 아니! 칙명이 무엇인가?”

“들으시면 알게 될 것입니다.”

“알겠네.”

선전관이 문서를 펴서 입을 열어서 말하였다. 그 내용이 점점 이어지자 놀라다가 이해를 하였다. 조규의 이행을 할 의지가 없는 것을 확인하면 바로 기동하기 좋게 북벌군 중 서진군, 경군과 평안도 군대를 중심으로 급속한 기동을 준비하라고 명령이 내려지고 그 외에 봉천과 연경 근방의 통치에 필요한 문서들을 주로 계획을 가지고 약탈해서 입수해서 본국으로 입수하라고 말이었다.

특히나 고궁 등에 안치가 된 보물들도 탈취하면 된다고 하였다. 다만 여기서도 금지는 역시나 청나라 황실의 능묘들은 파헤치지 말라는 명령도 추가가 되었다. 그에 대해서 도체찰사인 정원용이 이렇게 말했다.

“주상 전하께서 사고전서를 온전히 얻고 싶어 하시는구나. 그리고 봉천에서 통치에 대한 등록 등을 더 쉽게 입수하기를 원하시는구나. 세수도 파악하기 좋게 말이지!”

약간 농담이 담기었지만 그 본질을 잘 파악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무관들이었다. 그리고 도체찰사 아래의 문관들도 말이었다. 도원수와 중군장인 훈련도감사가 답을 하였다.

“그에 대한 것을 수행할 부대들을 꾸리겠습니다.”

“학식이 높은 의병장들도 함께해서 말이지요.”

“그러면 좋겠네.”

중군장인 훈련도감사와 도체찰사 아래의 문신들이 협의를 봐서 그런 특별한 소임을 맡을 별초, 수별초(收別抄)라는 것을 만들기로 하였다. 이런 임시 조직인 수별초를 최소 2~3개는 편성하기로 하였는데 수를 많이 만든 일이 나중에 매우 유용하게 도움이 될 것이었다.

“아무튼 아직은 기다리는 것이로군.”

“그런 것 같습니다.”

“아 조선군 중 서진군이 청나라에게 더욱 이를 갈고 있는 상황이지.”

“북진군은 아라사 군대와 우연치 않은 조우가 많아서 추정하기로는 의도를 가지고 아라사 병졸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추측을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요.”

도체찰사와 도원수가 선전관을 통해서 받은 조정, 임금의 지시를 확인하고 간만에 군의를 소집하였다. 거기에서 도원수와 그 아래의 고위 무관들이 대화에 끼어서 논하고 있었다.

“북진군 쪽은 흑룡강장군의 도발 등이 없다니까 다행이로군, 아마도 추측을 하기는 거기도 아라사 군대의 정찰 등에 경계를 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더군.”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북진군은 현재 있는 방면을 수비하면서 엄호한다. 그들에게도 주상 전하의 선전관이 이동하고 있겠지. 그리고 서진군도 경군, 삼군문 중심으로 장용영, 여기에 평안병영을 합치고 일을 도울 의병과 포군을 포함해서 신속히 기동할 이들을 준비한다. 이 곳을 수비할 군대는 총융청, 함경남병영, 황해병영에 평안감영이 수비를 해도 될 것 같더군.”

“그것이 최선일까요?”

사실 요동의 수비를 3개 군영에 다른 포군와 의병들을 합치면 약 2만 정도에 북진군, 약 2만이면 치중이 끊어지지만 않으면 버틸 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래서 총융청 등의 그나마 더 정예한 경군이 더 합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 막료들이며 무관들이 의견을 표했다.

“흐음...”

“꽤 일리가 있는 의견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가? 훈련도감사?”

“병력을 집중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게다가 서역의 군대가 언제 올지를 모르니까 병력은 많아야 하는 것이 적당할 수가 있습니다. 다만 저는 총융청 대신에 평안감영 등이 맡아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아군의 병참에 대해서 그들의 숙련도는 훨씬 높아진 상황이라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훈련도감사인 심능우 대장의 의견에 도원수 임태영도 역시 고심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조선군 북벌군 중 서진군의 연경 공략 기동을 위해서 어떻게 최선의 제대를 편성할지에 대해서 군의에서는 여러 가지의 의견들이 오가면서 신중을 기할 것 같았다.

***

한편, 조청전쟁이 끝난 것 같았지만 기실은 끝나지 않고 다시 타오를 상황에서 조선의 남쪽, 동래에서는 다시 새로운 바람이 역시 불고 있었다. 그 원인이 바다 건너의 왜국, 일본에서는 쇼군에게 차기 실력자인 이이 나오스케가 조선의 승리를 보고한 이후에 막부에서도 개항을 진지하게 생각을 하자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나 조선과의 관계를 재정립을 해야만 했었다.

“조선하고 우리가 조선이 서역과 맺은 조규, 우리가 저기 아미리가 등과 한 화친조약과 비슷한 협의를 하자는 것이야?”

“그렇습니다. 쇼군...”

“확실히....”

아베 마사히로의 급사 이후에 그 자리를 물려받은 아베 마사노리 외의 로쥬들과 이이 나오스케도 껴서 쇼군에게 아뢰고 있었다. 다만 쇼군이 도쿠가와 이에사다는 그들의 아룀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지적 능력은 매우 의심을 받고 있는데 그의 승낙은 그냥 요식 행위에 가까웠지만 말이었다.

“다만 저기 양이들하고도 화친을 위한 조약을 우리가 했는데 내부의 반발이 크고 조선과는 이전의 관계가 있는데 굳이 양이들의 방식을 모방한 조약 같은 무언가를 할 필요가 있냐는 말이 나올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조선과는 대마도를 통한 소통은 더 이상 한계가 있습니다. 조선은 청과의 전쟁이 끝났다고 보이는 시점인 지금에서 상황이 마련되면 서로가 대등한 조규를 한다고 소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 조선은 유구하고 양이들의 방식인 조규를 이미 맺었지요.”

그리고 그들은 조선의 군사력 개편에 대한 것도 쇼군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로쥬 등의 막부의 실세들 혹은 권한이 있는 중간직책들의 회의는 계속되고 있었다. 그들은 조선의 일본을 위협할 해상 군사력 개편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조선은 자신들의 전통 수군을 해군으로 재편할 준비를 더 도모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몇 년 전에야 세운 우리의 낭아삭히 해군전습소보다 수십 년은 더 앞섰고 해양에 일할 인력들을 거느렸습니다.

그리고 이기리스에게서 연안포함들을 공여 받았다지요. 네덜란드에게 이를 받은 우리 말고도 저들은 얼마든지 배들을 더 장만할 수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군선이 아닌 관선도 증기로 움직이는 흑선들도 꽤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런 배들을 징발해서 조선 수군은 서역의 해군으로 바뀌어감이 있다는 것이 들립니다.”

부정확한 정보들이 섞였지만 일본은 네덜란드에 의지해서 조선의 정보를 나름 찾았다. 그러나 반대로 일본은 자국의 정보가 네덜란드를 통해서 유출이 되고 있음은 잘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조선이라는 변수가 매우 급부상이 되자 조선에 대한 무작정의 적대 대신에 조선하고 관계를 꽤 좋게 유지하여서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었다.

“조선의 강성함을 본다면 우리는 조선과의 적대는 제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조선을 우리가 얼마나 더 믿을 수가 있겠습니까?”

“적어도 그들이 서역의 이들인 양이들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이웃과는 너무 적이 되어서도 곤란합니다. 게다가 친구보다 적을 더 가깝게 여기듯이 양이들보다 우리에게 더 위험할 수 있는 조선을 품으시지요.”

다만 양이파인 자들도 조선에 대해서는 양이와는 다른 이들을 생각하면 전통의 관계를 생각해서 이를 좀 더 확장하는 방식으로 간다면 반발도 줄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다. 게다가 조선은 이미 류큐하고도 그런 관계를 맺었기에 그럴 수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서역도 아닌 조선과 이를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좋을까요? 지금 바쿠후의 권위가 약해진 상황에서 조정의 명목상 승인을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바쿠후는 지금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아직 위세가 죽지 않았다! 이를 보여주어야 생각한다면 조선과의 통상수호조규를 조정의 사후 승인을 받아도 문제가 없지 않겠습니까?”

또 로쥬들과 그 고문들끼리의 말다툼이 이어지는데 조정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쪽과 필요하지 않는 쪽들이 나뉘었다. 전자는 홋타 마사요시였고 후자는 이이 나오스케였다. 허수아비에 가까운 조정의 수장인 덴노라고 할지라도 이런 중차대한 일을 사후 승인으로 받기는 애매한 상황은 있었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 이이 나오스케는 조정의 사후 승인은 관례화가 가깝고 바쿠후의 권위가 위험해도 문제가 없고 도리어 그 건제함을 보여야 하기에 필요하다고 말을 하고 있었다. 다만 다른 로쥬들이 보기에도 혹시나 우려를 해서 그를 말리고는 있었다.

이이 나오스케의 요구가 관철이 되려면 꽤 길고 치열한 말싸움이 되지 않을 생각을 볼 수가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대마도에서는 동래부에 사절이 보냈다. 서신을 전달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었는데 막부 몰래 누가 이런 행동을 했을지는 대마도를 움직인 당사자만 알 수가 있었다.

“동래부사, 일본의 대마도에서 왜선이 당도하였는데 동래부로 찾아오고 있습니다.”

“뭐? 대마도에서 사절이 왔다고? 그럼 일본의 강호 대군부에서 보낸 것인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알겠다.”

지난 일, 대마도와 살마번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그 때의 동래부사를 기점으로 후임으로 부임하는 동래부사들은 항상 왜관에 대한 감시를 보강하였다. 게다가 저지국과 미리견 등에게서 받는 정보들이며 조정에서 내려오는 파발을 생각한다면 왜국, 일본과 왜관의 동향은 꽤 중요하게 여겨졌다. 동래부사는 자신의 관아를 나서서 직접 대마도에서 온 사절을 맞이할 생각이었다.

“왜국에서 아국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것인가?”

동래부사의 혼잣말을 누구도 답할 이가 없을 것이었다. 다만 한 종사관이 조심히 입을 열었다. 동래부사는 그 말에 그 종사관을 봤다.

“모르겠습니다. 대마도주의 단독 접촉이지 않을까요?”

“이제 와서 대마도주가 단독으로 움직인다라.... 잘 모르겠구나.”

의문을 표하면서도 일리가 있는 말이기는 했었다. 동래부사는 대마도에서 보낸 사절을 맞이하기 위해서 갔다, 그리고 조정의 지시로 내려온 것들을 물어보고 서신을 보낼 예정이었다. 동래 부산포 개방장의 통서관 통사와 달리 왜관의 관할은 여전히 동래부사 아래였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대마도는 이전에도 신의가 없는 행동을 하였는데.... 대마도의 단독 행동이냐. 아니면 또 살마 혹은 다른 번하고 결탁을 한 것이냐?’

증좌가 없기에 조심하였다. 이전에도 대마도는 살마 번이 조선을 염탐하는데 도움을 준 적이 있기에 일리가 있는 의심이라고 여지를 두면서 대마도가 보낸 사절을 맞이하려고 하는 동래부사였다.

***

동래에서는 조선과 일본에서의 예상치 못한 수상한 접촉이 있는 사이에 한편, 한성에서는 왕실에게는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 주상 이영의 어머니인 대비, 선왕 이공의 왕비였던 김씨가 죽어가고 있었다. 60대를 넘긴 나이였기에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였기는 했었다. 남편을 떠나보낸 이후에 대비로서 산지도 20년을 넘기었던 김씨는 그립던 임인 선왕 이공의 곁으로 가기를 원했다.

“어마마마.”

“주상, 나도 많이 늙기는 했습니다. 이렇게 먼저 가는군요. 그래도 손자인 한산대군 대감이 자식을 본 것도 보고 덕온공주가 자녀를 가례도 시키는 것을 보고 갑니다. 떠나보낸 이들도 많지만 행복했어요...”

“더 저와 함께 해주실 수가 없는 것입니까?”

정무에 치여서 가족에게 신경을 쓰려고 해도 잘 신경을 쓰기 힘들었던 주상, 이영에게 가족과의 이별은 익숙하지는 않았다. 그 상대가 특히나 어머니라면 더욱 말이었다.

물론 사람이 가족을 떠나보내는 것이 언제나 익숙했는지를 생각한다면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었다. 외가, 어머니의 가문에 대한 견제로 가끔씩 싸우기도 했었지만 모자간의 정은 그대로고 서로에 대한 걱정이 있던 두 사람이었다.

“주상, 더 있고 싶지만 서역의 의학으로도 힘들 것에 서역의 의학에 능통한 서역의녀가 이 조선에 온 것도 없으니 이럴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 정도면 꽤 살았지 않습니까? 나는 주상이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이 없습니다. 다만 가족에게 더 신경을 써주세요. 특히 세자에게는 말입니다.”

“네, 명심하겠습니다...”

이미 자신의 죽음을 알고 담담한 대비 김씨와 그런 어머니의 다가올 죽음을 아직 인정하지 않고 울려는 주상, 이영은 대비가 되었다. 50대, 지천명을 코앞에 둔 현왕이라고 이야기를 듣는 이영도 어머니 앞에서는 풍수지탄을 생각하면서 부족했다고 자책하는 아들이었다. 대비가 기거하는 전각을 나온 이영을 말없이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아바마마...’

아버지의 울음에 너무나도 대단하던 아버지, 이영을 보면서 희미해졌지만 할아버지의 서거를 봤던 원손 시절을 떠올리는 세자, 이환이었다. 대비는 아버지인 부왕하고는 조금씩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이환이 보기에는 할머니와 아버지의 관계는 마냥 앙숙은 아니었다.

그저 친정이 선선대의 왕이던 정종대왕 시절에 경주 김문을 견제하는데 기여하고는 이후에는 자신들이 견제를 받는 것이 도가 지나치지 않게 이환의 할아버지인 이공 시절에서도 적당히 나섰던 것도 있었다. 이후에도 이영의 치세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럼에도 안동 김문은 많은 견제로 그 당여들도 꽤 해산하였고 주상의 총신 집단에 중간의 중립을 표방하는 신료집단 등으로 나뉘지만 총신 집단 등의 권위는 높았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 할바마마가 했던 견제를 아바마마도 뒤를 이어서 행하셨다. 그래서 김문은 견제를 받았고 그래도 위명이 완전히 추락한 것은 아니다. 그저 왕가의 위망이 이를 더욱 덮고도 움직이는 것이 남으니까 말이었다.’

이를 이루려고 부왕인 이영은 견제도 하면서 김문을 약화시킬 정책도 피고 나라를 위해서 대리청정 시절부터 쉬는 것도 비교적 적게 달려왔었다. 그래서 세자인 이환에게는 어마마마인 왕비하고는 금슬이 조금 식은 것 같았다. 그래도 동생인 한산대군이 태어날 정도면 꽤 단란하였다.

여색을 별로 탐하지도 않아서 후궁도 없는 부왕인 이영은 숙종대왕 같이 자녀는 오직 세자인 이환과 동생인 한산대군 이형 정도만 있었지만 둘 다 잘 자라준 상황이었다. 또 정무를 위해서 부왕이 제 취미도 별로 하지 않고 달려온 것을 이환도 알고 있었다.

“아바마마.”

“아, 동궁. 대비전을 만나러 뵈러 온 것이냐?”

“네, 할마마마의 쾌유를 바래서 병문안을 조심히 왔습니다.”

“그래. 세자... 네 할머니인 대비, 당신께서 너도 찾더구나...”

“예, 아바마마.”

이환은 대비인 김씨, 자신의 할머니를 만나려고 인사를 올리고 들어가려는 중에 뒤에서 아버지 이영의 목소리가 들리었다. 가끔씩 듣지만 다정한 부왕의 목소리였다.

“세자로서 시강은 들을 만 하더냐? 부족하면 얼마든지 말하려무나. 임금이고 아버지인 나는 너의 말을 들을 귀는 충분히 있다.”

“네. 알겠사옵니다.”

다만 이환은 아버지인 이영이 대단하면서도 어려웠다. 부자유친이라고 하지만 이환은 아버지의 다음으로 옥좌에 오를 것이 유력한 저 자신이 그 일을 잘 할 수가 있을까에 대한 걱정은 있었다. 그래도 아버지인 임금 밑에서며 유능한 세자사들에게 배우고 서역의 고문들에게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을 가지려고 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고 하면 아버지에 대한 칭찬과 아버지를 두려워하는 신료들, 그리고 감탄하는 서역고문들의 말이 생각났다, 그들은 항상 말미에 아버지 같은 군주가 되라고 말을 했었다. 그도 그런 군주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아버지 같은 얼굴을 가졌어도 능력이 아버지를 따라가는 것은 아니었다.

‘아바마마, 저는 왕의 자리를 잇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랑하는 자식이 맞을 것입니다. 허나 부왕의 뒤를 잇는 다는 것은 꽤 버거운 일이 아닐까 합니다. 다만 이를 솔직하게 털어 놓으면 아바마마가 상처를 입을까봐 이렇게 비겁하게 감추는 아들이 있을 뿐입니다...’

세자 이환은 대비전에 들어가서 병석인 할마마마, 대비 김씨를 뵈었다. 그 전에 대비전의 상궁이 이를 아뢰고 쇠약해진 목소리로 들어오라고 허락하는 것이 들렸다. 이환은 제 할머니를 보면서 아버지인 이영이 왜 슬퍼했는지를 알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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