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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다시 위대하게!-110화 (110/221)

〈 110화 〉 (56) 다시 전쟁, 종지부를 찍기 위한 전쟁!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며칠이 좀 지나서 배를 타고 꽤 빨리 요하 하구에 도달한 조선의 관선이었다. 그래도 아직 며칠은 더 걸려야만 하였다. 조선 수군과 의병 및 포군 등이 주둔하는 곳이어서 임시 역참 등을 고려해서 파발로 기능하게 마군부대도 조금이나마 있었다. 조선 조정이 보낸 선전관 중 배를 타고 온 쪽이 이 관선 속에 있었다.

그리고 육상으로 혹시 관선 쪽에 문제가 생겨서 이를 전할 파발도 북진군이 있는 곳까지 올라가야 하기에 고달플 쪽도 있었다. 혹시나 수로를 통해서 간 쪽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고려해서 요양까지 경유해서 기동하는 것이었지만 말이었다. 그래도 수로로 이동한 쪽은 다행히 난파 등을 당하지 않았다. 며칠이 더 지나서 조선의 땅으로 사실상 떨어진 요양주의 관아에 조선 조정이 보낸 선전관이 당도하였다.

“종사관, 그 것이 정말인가?”

“예, 조정이 보낸 선전관께서 와 계십니다.”

“선전관이 다시 왔습니다. 도체찰사, 아무래도...”

“짐작한다고 사실이 될지 아닐지는 모르지. 빨리 가보도록 하지요. 도원수!”

“예!”

서진군의 수뇌부가 그 소식을 듣고 나와서 어명을 가져왔을 선전관을 만나려고 왔었다. 무관 선전관은 그들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 처음부터 본론을 물어보는 도체찰사 정원용이었다. 그리고 그 말에 부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선전관이었다. 감춤이 전혀 없는 그 모습에 도체찰사와 도원수를 비롯한 서진군의 수뇌부, 그들도 짐작하였다.

“이번은 진심으로 그 것이요?”

“그렇습니다. 도체찰사 대감.”

그들이 짓는 표정은 전쟁의 재개인데 이 것이 귀찮다는 모습 보다는 그저 올 것이 왔다는 모습이었다. 현장의 북벌군 중 서진군도 마찬가지로 해당 전쟁을 완전히 끝났다고 여기지 않았기에 그런 것이었다.

“결국은 다시 전쟁이겠군요.”

“전하의 어명이 담긴 두루마리입니다.”

“알겠네. 어서 고하시게.”

어명을 듣기 위해서 그들은 선전관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 모습을 다 확인한 무관 선전관은 조심히 두루마리를 열어서 입을 열었다. 그 표정은 꽤나 비장한 모습이며 그 내용을 진지하게 말하고 있었다.

“나, 대조선국의 왕으로서 그대들에게 명하노라. 우리와 조규를 맺었던 청이 배상금에 대한 1회 납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들은 이를 미루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설명이 없다.

따라서 조규를 유지할 이유가 없기에 이에 따라서 다시 전쟁을 시작한다! 그리고 전에 말한 것을 잘 시행하고 재물의 약탈로 인한 군기의 저하는 최대한 경계하라. 서진군은 연경으로 향하라! 청나라의 도성을 정벌하라! 아 조선의 흥망은 이 연경 정벌 등 북벌의 연장선상인 서벌에 있다!”

“성은이 망극하구려. 명을 받들어야지요. 그렇지 않소? 도원수?”

“그렇습니다. 도체찰사! 제장들은 들으시오! 주상 전하께서 결국은 결정하시었다. 주상 전하께서 원하신다. 아 조선의 열성조께서 원하신다! 우리는 서벌을 시행하여서 연경을 징벌해야 하오!”

“예, 도원수!”

“그렇다면 봉천에 주둔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를 알리게 수별초를 이끌고 병사들을 데려가시오. 그 명령과 동시에 봉천의 성경고궁과 봉천부를 장악하시오.

그리고 모든 문서들과 그 재물들도 장악하고 그 곳에 남아있을 청나라 관료들을 사로잡아서 봉천부의 옥에 두시오! 또 이 요양에 있는 서진군 주력은 속히 수군 등과 협조해서 이전에 말을 한대로 진군할 것이요!”

“알겠습니다. 도체찰사! 중군장!”

도원수 임태영은 다시 시작된 전쟁의 첫 명령을 수행하려고 중군장에게 다시금 지시를 내린다. 중군장이자 훈련도감사인 심능우 대장이 그에 답하였다. 두 사람을 비롯한 서진군 지휘부는 비장한 표정이었다.

“예, 도원수!”

“도체찰사의 명을 수행합시다. 봉천에 수별초를 보내고 지금 봉천을 지키고 있는 함경남병영과 함경남병사에게 명령을 내려야겠소. 또 서진군 주력은 연경을 향해서 전진할 것이오!”

“알겠습니다. 모두 명을 받들어서 행하겠습니다! 서진군의 다른 제장들은 들으시오! 이제 우리 서진군은 전하와 도체찰사, 도원수의 명을 수행해야 하오! 최선을 다합시다!”

중군장인 훈련도감사 심능우 대장이 두 상관이 내린 명령을 다른 지휘관들에게 다시 하달을 하였다. 서진군의 중요한 무장들이야 이미 명령을 이 자리에 소집이 되어 있었기에 알고 있었다. 그 명령대로 속히 움직일 따름으로 예와 알겠습니다! 등으로 우렁차게 복창하였다.

“예!”

“알겠습니다.”

다시 전쟁은 시작이 될 것이었다. 전쟁을 하나 끝내놓고 조규로 조선을 오래도록 묶어놓으려고 했다면 더 열심히 움직여야했었다. 하지만 청나라 조정이 이를 쉽게 생각하였다. 조선이 조규를 무작정 믿고 기다리는 것이라고 착각하였다.

반면에 조선이 군을 정비하는 기간으로 보고 대기하고 준비한 것과 달리 말이었다. 청나라 조정은 조선이 통보할 조규의 파기 통보를 아직 듣지 못했다. 이는 주조선 영길리 공사관을 통해서 북상 중일 영길리 군대 등에게 전해질 것이었다. 다시 시작이 된 다면전선이 되었다.

물론 화북의 염군, 화중과 강남 동쪽의 태평천국과 강남 서쪽 방면 일부를 점령했다가 바다를 통해서 청의 중심지를 치려는 영길리와 법국을 생각하면 하나의 전선이 추가가 된 것은 문제가 아닐 것 같았다. 하지만 조선군 수만을 지금의 청나라 입장에서는 무거운 가세였다. 영길리와 법국과 함께하는 그들은 말이었다.

‘다시 전쟁이지, 이제는 청나라를 더욱 숨통을 끊어버리자. 멸망은 영길리 등이 말리니까 힘들겠지만 고집을 철저하게 박살을 내자!’

이런 결의를 하는 도원수 임태영이었다. 사실 비슷한 결단은 서진군 지도부들도 하고 있었다. 그들도 가족들 곁에서 떠나 꽤 오래도록 전쟁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청나라가 그럴 의도였기에 요동 등에 전개한 조선군은 그 짜증이 당연히 청나라에게 향했다.

조선군의 분노 등이 다시 청나라를 향해서 폭발했다. 청나라는 자칫하면 망국을 면하기 어려울 상황을 어떻게 피할 수가 있을까? 봉천을 향해서 수별초들이 이동하고 봉천이 작심해서 약탈을 당할 것이 보였다. 물론 정도가 심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오히려 연경, 북경이 더 위험할 수가 있었다.

***

조선의 은항, 그 중에서 최초의 관립은항인 조선국 관립은항이 세워지기 코앞이었다. 물론 그냥 관립이 아니라서 서역 고문들은 조선의 이 첫 관립은항을 조선왕립은항이라고 부르고 있었지만 말이었다.

호조 관원들은 이 조선국, 아니 대조선국 관립은항 혹은 어립은항이 세워져서 빨리 제 기능을 시키기 위해서 서역에서 온 고문들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 외에도 나라의 재정 관리 업무는 물론이고 전시라서 공채와 차관이며 전쟁 특별세 등을 거두고 이를 관리하고 있기에 고군분투가 심했다.

“하아, 일이 너무 많습니다.”

“허허, 호조가 항상 바빠지지요.”

“병조도 바쁘다니 하지만 우리만 하겠습니까?”

병조도 호조에게 일거리를 던져주는 관청이라서 호조는 병조를 고생한다고 여기지만 자신들보다는 덜 고생한다고 여기고 있었다. 호조 관원들은 그 일복에 매우 겨워하고 있었지만 말이었다.

“우리 조선의 관립은항, 줄여서 조선은항이 세워지면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물론 제 기능을 해야 제일 좋지 않습니까?”

“조전사라는 호조 아래의 서역식 전폐 등을 모방한 아국만의 전폐도 만드는 관청도 두겠다고 했지요.”

“은자들을 바탕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호조 관원들은 일을 하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새로이 등장할 조선은항은 애증의 대상이지만 그래도 호조 관원들에게는 기대가 제일 큰 기관이라서 그렇다. 원래 군영들에서도 찍어내던 상평통보 엽전을 조폐하는 주체를 호조로 단일화를 하는 과정을 거친 다음에 이를 조전사라고 더 확장하고 서역 방식의 새로운 전폐, 화폐를 만들어서 보급할 관청도 설치하는 것이 있었다.

저들이 이리 열심히 떠드는 것도 사실은 업무로 인한 피로와 짜증을 풀기 위해서 하는 것이었다. 그런 그들을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그 사람은 누런 머리와 갈색 눈동자를 가진 허연 피부의 양장을 입은 서역인으로, 영길리 경제고문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제임스 후드로 제임스 후드 경제고문이 나타나서 그들을 보면서 말한다.

“많이 힘들어 하면서도 이야기를 하는군요.”

조선의 말을 꽤 하는 제임스 후드 고문이었고 그는 그들의 푸념을 이해하면서도 모국인 영국에 있는 재무성은 그 이상으로 일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그들을 지켜봤다. 그들의 좀 퀭한 눈이 불쌍하였는데 어디이던지 재무, 돈을 관리하고 집행하는 쪽이 제일 힘들지 않을까 속으로 여기는 그였다.

“아! 영감!”

“영감께오선 여긴 어인 일로?”

이 영길리 경제고문인 제임스 후드는 영감이라고 불리는데 그 것은 고문들 중에서는 봉급은 그 이상으로 받는데 일부가 영감, 당상관들 중 종 2품~정 3품에 해당하게 예우를 받는 이들도 있어서 그렇다. 그들은 당상관에 준하는 서역에서 온 그, 제임스 후드가 오자 모두가 조선식의 당상관에 대하는 예로서 인사를 올렸다.

“그대들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서라네. 시켜서 데려오면 되겠는데, 장국밥 혹은 메밀이 들어간 온면이 되겠는가?”

바로 점심을 같이 먹자고 권하기 위해서 말이었다. 그 말고도 있는 다른 서역인 경제고문들은 별개의 점심약속이 잡혀있어서 그 혼자 먹기에는 적적했다.

그래서 알고 지내는 조선인 관원들과 같이 점심을 먹기 위해서 온 것이었다. 꽤 익숙해진 조선말로 장국밥과 온면을 이야기하는 그의 말에 관원들 대부분이야 방긋 웃으면서 반응이 왔다.

“아유, 장국밥이야 좋지요.”

“빨리 먹을 수가 있으니 말입니다. 벌써 시켰습니까?”

“아니, 빨리 보내면 되겠지.”

육조거리에서 관원들은 점심은 간단하게 먹기는 했다. 하지만 아침 일찍부터 일을 하기에 그들은 아침에 먹는 조반만으로는 확실하게 허기가 졌다.

“근데 왜 자네는 같이 가지 않는가?”

“아, 전 요것이 있습니다.”

한 관원이 보자기에 싸놓은 것을 들면서 말하였다. 그리고 그 내용물을 보여주는 관원이었는데 그 보자기 안의 내용물을 보고는 다른 관원들이 놀랍다가 그에게 한마디씩 하였다. 고문인 제임스 후드는 그 것을 말없이 지켜보다가 그 보자기 속의 내용물인 익숙한 음식을 봤다.

“이보게, 자네는 양병을 구해다가 그렇게 먹는가?”

“주먹밥을 먹는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엿 같은 것으로 어떻게 곡기를 채우나?”

“그래도 좀 상스럽지 않은가?”

“편하게 이 것을 먹으면 되겠지. 나는 이 것을 싸왔으니 그대들이 영감을 모시고 가게나.”

조선에서는 서역에서의 교류를 하고 있었지만 양반들도 고문인 제임스 후드가 보기에는 귀족들처럼 손으로 뭔가를 집어먹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그의 친구가 알려주기론 그들이 이제 흔히 쓰는 식기가 상류층에 널리 보급이 된 것은 꽤 이전이라고 기억하는 고문이었다.

양병, 빵에 소금을 넣고 방자구이로 구운 고기를 올린 것을 먹으려는 호조의 그 관원을 보면서 그 관원의 동료들은 그를 괴짜 취급하기는 하였다. 조선에서는 아무도 없이 홀로 편하게 먹는 독상 중의 독상이면 모를까 가족 혹은 남과 손을 들고 그렇게 먹는 것은 상스럽다고 여기었다.

‘샌드위치라.... 샌드위치 백작에서 딴 빵에 속재료를 끼운 요리지. 도박이던지 일을 하던지 해서 그렇게 만들어서 먹었다고 했던가? 일을 위해서 저러면 고맙지. 물론 품위는 없어보이지만!’

제임스 후드, 그가 샌드위치 같은 빵에 고기 등을 끼워서 먹는 것을 가끔씩 집에서 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에서는 이를 혼자 먹는 것 외에는 조선인들 중 중위층과 고위층 출신이 많은 관료들에게는 그렇게 굳이 권하지는 않았다. 밖에 손으로 들고 먹는 것을 그들도 고문이 살던 영국 등에서도 당연하게 좀 그렇게 여기었다.

‘일을 위해서 저러는 것이면 낫지. 그를 존중해야 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신과 같이 점심을 같이 먹을 조선인 관원들을 데리고 갔다. 그들은 그를 괴짜로 여기는 모습인데 조금은 쓴 웃음을 짓기는 하였다. 조선에서는 평민이라도 길거리에서 손으로 뭔가를 들고 먹는 것을 예절이 없다고 여기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는 되었다. 그도 사람들이 보는 곳이면 샌드위치 등이라도 잘라먹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그렇다.

“장국밥이면 역시 근래 많이 만들어지는 도야지 고기가 잔뜩 들어간 녀석이겠지요?”

“온면은 육수가 당연히 소고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꿩고기 육수도 좋지요.”

“예끼! 그냥 닭으로 고운 육수여도 좋지! 그냥 육수도 좋고! 꿩고기 육수를 원하는 것인가? 영감 나리께서 사시는 것을 가지고!”

제임스 후드는 자신과 가까운 관원들이 가면서 하는 농담은 이상하면서도 정감이 갔다. 그들을 보면서도 있다가 무엇을 배달해달라고 이야기를 했는지 말해주는 것을 까먹어서 말하였다. 그의 말에 모두가 기뻐하였다.

“내가 사는 것이니까, 장국밥은 도야지 고기에 도야지 뼈로 우린 것이고! 국물은 간장과 된장으로 간을 했지. 온면은 애석히도 꿩고기에 육수가 아닐세. 대신에 그냥 육수지!”

“아이고! 우리 영감님 최고이십니다!”

“영감님, 그냥 조선에서 사시지요! 영길리보다 온갖 것들의 값도 싸다고 한 것을 내가 들었습니다.”

“꿩 대신 소라네. 어때?”

“에이 그냥 육수로 만 온면도 최고지!”

관원들을 능청에 웃으면서 대응하는 영길리 경제고문 제임스 후드였다. 이런 이들과 함께하면서 정감이 가는 그였다. 지금의 제임스 후드는 조선에서 돈도 벌면서 인연도 세우는 것에 꽤 만족하였다. 이전이었다면 그는 조선을 크게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어디든지 피부색도 믿음도 사상도 달라도 사람이 사는 곳인데 말이야...’

조선인들의 정, 그들의 생각 등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을 계도의 대상으로 고문의 일을 그렇게 생각하던 그가 달라진 것은 동향에서 온 상인 톰 리들을 만나면서였다. 조선 조정에 고용된 신분이면서 영길리, 영국 사람이라고 몸에 힘을 주고 다니던 제임스 후드는 톰 리들을 별종이라고 여기었다.

그런데 톰 리들이 했던 충고를 듣자 제임스 후드의 생각은 바뀌었다. 톰 리들이 그에게 한 말은 다음과 같았다.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드는 경제고문이었다.

‘조선인들의 돈을 받고 일하는데 너무 뻣뻣하게 다니지 말라고! 그들은 고객이고 또 돈 앞에서는 이교도이건 무엇이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들에게 받는 만큼 열심히 일해주어야지, 게다가 겸손한 사람들을 좋아하는 이 나라에서 이 나라를 계도하겠다는 듯이, 신부님처럼 그렇게 굴면 오래 못 있게 된다고? 지나치게 거만하면 평이 더 좋지가 않아.

당신을 비롯한 고문들이며 나 같은 상인들도 먹고 살려고 조선에 온 것은 같아. 근데, 신뢰를 얻지 못하는 고문은 얼마나 오래 갈 것 같아? 그들에게도 마음을 열어!

조선인들도 결국은 우리처럼 사람인데 말이지. 돈을 주고 우리와 거래하고 우리를 고용하는 사람! 무슨 짐승도 아니고 말이지? 너 같은 사람들의 주장이 옳을 수 있다며 양보한다고 쳐도 그들을 고결한 야만인이라고 생각해도 조선이 청보다는 낫잖아? 말도 더 통하고!’

그런 말을 들으면서 제임스 후드는 자신을 돌아봤다. 물론 그 말을 듣고 태도를 좀 고친다는 결정을 한 것은 그였지만 말이었다. 그래도 제임스 후드는 상인 톰 리들의 참견에 나름 감사하고 있었다. 그의 말이 조선인과 친교를 하는 영국에서 온 경제고문 제임스 후드가 있을 수가 있었다.

‘그하고도 만나면 밥 한 끼나 해야겠군...’

배달한 음식이 들어오자 그는 자신의 몫으로 산 장국밥을 조심히 뒤적거리면서 조선의 전통 방식으로 만든 소금을 풀어서 말아먹었다. 그처럼 장국밥을 택한 이들도 있고 온면을 먹는 이들도 허겁지겁은 아니지만 뜨끈하고 기름이 진 것으로 점심을 먹었다.

점심,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뜻이 무심하게도 빠르게 먹지만 든든하게 먹을 수가 있는 것이 좋았다. 물론 그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더 거하게 먹고 저녁이 되기 전까지 일하는 농부들보다는 비교하자면 덜 많이 먹었지만 말이었다.

“뜨겁지만 적당히 기름지고 맛이 좋지. 밥과 이런 국물을 왜 말아먹는지 더 이해가 된다네.”

장국밥에 대한 예찬을 하는 영길리 사람, 제임스 후드가 매우 어색할 것 같지만 관원들은 그런 그를 보면서 익숙해졌다. 도리어 그를 보고 ‘장국밥의 참 맛을 아셨으니 다행!’ 이라고 할 뿐이었다. 온면의 국물과 장국밥의 국물을 마시면서 그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조반을 먹고 난 뒤에 조정에 출근해서 일하느라고 비어진 속을 든든하게 열심히 채우고 있었다.

“이래서 온면이 아니겠습니까?”

“장국밥도 말이지요.”

“하하하!”

그들은 점심을 그렇게 든든하게 먹어야만 했다. 그 이유는 저녁의 퇴청 이전까지 주전부리 외의 간식을 먹지 않으면 이를 버텨야했다. 그리고 그 것이 아니면 저녁을 먹은 다음에 퇴청을 못하고 숙직하면서 야근을 해야 하는 그들에게 3번의 끼니를 거르기는 힘들었다.

본디 정식으로 3끼를 먹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농경사회에서 점심은 간식에 가까운 개념인데 든든하게 먹어야만 해서 요즘은 일이 더 고달파진 조정에 속한 일원들을 중심으로 3끼란 정식 끼니라는 개념이 등장할 것 같았다. 물론 조선의 궁중에서는 수라는 오직 두 개만이 있고 점심은 국수 등을 마시는 날것상이라는 개념이 여전하였지만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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