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1화 〉 (56) 다시 전쟁, 종지부를 찍기 위한 전쟁!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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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선군의 북벌군 중 서진군은 전쟁의 재개를 알리는 서막으로 봉천 약탈을 시행하고 있었다. 병력의 교대를 명목으로 위장해서 온 수별초와 함께 온 군관이 상부인 서진군 수뇌부의 명력을 전하였다. 현재 담보 점령을 명목으로 봉천에 주둔하는 조선의 군영인 함경남병영과 그 군영의 수장인 함경남병사는 그 명령을 즉각 수행하기로 하였다.
물론 수별초에게만 일을 맡길 생각이 없는 함경남병사는 수별초의 보조로 함경남병영의 일부 병졸들에게 맡기고 대부분의 함경남병영 병력은 신속하게 성경으로도 불리는 봉천을 확실하게 점령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 봉천의 남아있는 청나라 관원들을 빠르게 잡아들이고 있었다. 배상금 1회분을 받기 위한 담보로 봉천에 주둔하던 조선군은 이미 준비야 했었지만 좀 미흡해 보이는 행동이 있어도 생각보다 빨리 봉천을 장악하였다.
“봉천부의 통치에 필요한 모든 문서를 찾아서 챙겨라! 성경의 청나라 고궁에 함부로 불을 지르지 말라! 이 고궁의 다른 창고들도 조심히 털어라!”
“사고전서는 주상 전하께 진상하실 것이지요?”
“여부가 있겠는가? 그 것은 당연히 금상께 올라가야 마땅한 물건이다!”
수별초 지휘관 중의 하나로, 지금 이 봉천 고궁과 그에 부속한 봉천부의 관아가 있는 곳들에서 행정 문서를 약탈하라고 지시하는 자인 의병장 하나가 그 아래에 배속이 된 하급 의병장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도체찰사 휘하의 문관들 중 일부도 서적과 고미술 서화에 성경 고궁에 있던 시를 쓴 것도 챙겨서 정리하게 하였다.
그리고 성경 고궁의 사고전서를 탈취하는 소임을 밭은 수별초에 속한 휘하의 부대가 이를 막으려고 그들을 세우려는 청나라 관원들을 절찬리에 구타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구타를 당하는 청나라 관원들은 하급 한족과 만주인들이 섞였는데 문에 능한 관원들이기도 했지만 무는 별로라서 꽤 거친, 수별초에 속한 포군과 의병에 일부 관군 병졸들의 수와 무력을 막지 못했다.
“이 놈들이 뭐라고 씨부리고 있네?”
“나도 알지 못한다우! 고조 우리를 욕하고 사고전서가 약탈당하는 것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 같지 않갔어?”
“청나라 호로간나새키들, 진짜 몇을 따버려야 하는데 비밀 창고를 알고 있을 놈들일지도 모르지 듁이지도 못하갔고!”
이런 투덜거림을 하는 이들은 평안도 포군과 의병들이 주류인 쪽들이었다. 평안도 관군도 이에 임시로 속해서 그들을 구타하고 다시는 나서지 못하게 일부가 감시하고 해당 서고의 문을 열었다. 그 곳에서는 역시 꽤나 화려하게 장식이 된 서책들이 있었다. 지휘를 맡은 평안도 향임층, 역시 문에 조예가 깊은 이고 평안도의 몇 없는 선비에 이를 보좌하는 도체찰사 아래의 문인 두 명도 그 서책들을 읽어봤다.
“사고전서가 맞는 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사고전서 중 성경 고궁에 안치가 된 판본을 조선군이 확보한 상황이었다. 그 것에 의병장이 병사들에게 지시한다. 그 지시에 따라서 상자에 사고전서들을 최대한 조심히 들었다.
“이 사고전서들은 주상 전하께 바쳐질 물건이다. 조심히 챙겨라! 책들에 구겨지는 것이 없어야 한다!”
“예 나으리!”
“여부가 있겠습니까요?”
그 말에 따라서 병사들은 우악스럽게 집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조심히 들어서 관군 포군용 수레에도 싣던, 포환을 담던 상자들을 깨끗하게 씻어서 말린 것에 담았다. 물론 책을 넣는 궤짝들로 더 좋은 것을 주어야 했었지만 이는 요양에서 재포장을 할 것 같았다.
“세수에 대한 기록은 세라고 쓴 종이를 붙인 상자들에 집어놓으시게나!”
“알겠습니다요.”
“더욱 조심하라!”
그리고 다른 쪽, 봉천부 관아기도 한 곳들에서는 열심히 한문으로 작성이 된 성경장군이 중심으로 있는 성경장군부로 불리기도 했던 이 요동에 대해서는 통치에 매우 필요한 기본적 행정문서들이 즐비하였다. 이 문서들을 수집하고 정리해서 필사할 이들이 필요했다.
“이 곳에 살고 있는 한족 향사들을 동원할까요?”
“그들이 태업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사람의 수가 적을 수가 있는데... 이 많은 등록을 정리하고 필사하려면 말입니다.”
“우리는 대략으로 해놓고 그 다음은 우리 조선의 본토로 보내거나 조정이 보낸 인사들이 이를 분류하는데 도우면 그만 입니다.”
이를 위해서 봉천에 있는 글을 아는 한족의 향촌 선비들을 동원할까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다만 이에 대해서 당장은 단순한 수집과 정리를 여기서 하고 오히려 조선 본토로 옮겨서 이를 체계적이게 필사해서 이후 필사한 것을 해당 지역에 둘 생각도 있었다.
그렇지만 앞으로 그에 대한 것은 도체찰사와 조선 조정이 보낼 해당 자료를 더 세밀하게 분류할 일을 맡길 임시 관료들이 올 것이라고 아는 함경남병사는 봉천부 관아 등에서 이를 관리하고 좀 더 분류하는 것이 나을 것이지 않느냐는 의견이 주류로 기울자 이를 승인하였다.
“그렇게 하는 것이 무골에 더 가까운 내가 보기엔 낫다고 봅니다.”
“예! 남병사!”
“서진군은 혼하 등의 중류를 거쳐서 내려갈 것인지 아닌지 궁금하군...”
“요택을 최대한 피해야 할 것입니다.”
요택을 거치는 거리를 최소로 해서 행군을 할 것이라고 짐작하는 함경남병영의 막료들과 지휘관들이었다. 이 진군에 동원이 된 경군 병력들을 주축으로 한 서진군 주력이 진격을 하는데 그들의 안녕과 승리를 기리고 있었다.
한편, 담보점령 중인 봉천을 배상금을 조선이 받은 다음에 돌려받으면 이를 쉽게 인수 받기 위해서 대기하던 청나라 관료들 중에서는 명목상 품계가 높은 소수를 빼고는 대부분 하급관료들이었다. 그들은 조규의 파기를 선언한 조선의 신의가 없음을 욕했지만 마음의 한편에서는 불안에 떨고 있었다.
‘우리는 설마 조정에 버려진 이들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하지?’
이런 속마음으로 나타나는데 조선군이 말한 도리어 청이 더 신의가 없다는 사실이 진짜일까 그렇다. 특히나 조선군은 그 자신들을 보고 버림패에 가깝게 남겨졌을 것을 말함에 더욱 불안에 떨고 있었다.
“저 녀석들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청나라 조정도 더 고단수로 시간을 끌었어야지... 1회 분은 냈으면 더 기만이 되었을 것이 아닙니까?”
정국을 볼 줄 아는 조선 무관 두 명이 감시 아래에 있는, 그들에게 잡혀 온 청나라 관원들을 불쌍하게 보면서도 청나라 조정을 비웃고 있었다. 특히나 수백만 냥의 은자들이 아깝고 지킬 마음이 없었어도 적을 방심시키는 것이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도 않은 것이었다.
“함경남병영 등은 남는데 경군을 주축으로 서진군이 적의 도성인 연경을 낙성하기 위해서 당당하게 진군하겠지요?”
“청나라 황제가 연경에서 농성할지 아니면 열하로 도망을 갈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지.”
열하로 도망을 가도 조선군은 저기 달자, 몽골이 있는 초원 등으로 도망가는 것이 아니면 최대한 추격할 것이었다. 다시 청나라의 황제를 잡고 이 전쟁을 완전히 끝낼 생각으로 임하는 것이었다. 함경남병영은 봉천 근방을 점령하면서 그 수비를 지금 자료를 모으는 별개의 소임을 하고 있는 수별초와 함께 버틸 생각이었다.
그들은 이제 흑룡강장군이 있는 북쪽을 최대한 경계하고 있어야 했었다. 아라사 등을 생각해도 흑룡강장군이 무슨 짓을 할지가 전혀 몰랐기에 말이었다. 다시 시작이 된 이 전쟁에서 서진군이 잘 해주기를 그들은 그저 바랄 뿐이었다.
그리고 함경남병영의 핵심 지도부에서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함경남병사를 비롯해서 함경남병사를 보좌하는 중군장인 함경남병마우후를 비롯해서 휘하의 지휘관들과 막료들이 말이었다. 그들은 서진군이 잘 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도리어 자신들이 참여하지 못한다는 것을 아쉽다고 말하는 그들이었다.
“우리가 참여를 하지 못한다니, 참 아쉽습니다.”
“청나라 황제를 또 사로잡으면 청나라는 다시 매우 큰 굴욕을 느낄 것입니다.”
“이미 부서진 천명인데 더 부서져서 가루가 될 것 같군요.”
그래도 불안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었지만 기우라고 여기면서 초를 치는 말은 하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일부를 빼고는 도리어 자신들이 서진군 중 진격을 하는 부대가 아니면서 자신만만함을 보이고 있었다.
“수만 군세가 같이 내려가고 영길리와 법국도 함께 할 것이다. 큰 걱정은 없다.”
“그럴 것입니다.”
“그나저나 우리들은 전시라서 이 자리가 교체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전장이라서 그런 것이다. 전쟁 중에 사사로이 장수를 바꾸지 않는 것이 도리이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그들은 불안감보다는 그저 그들이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함경남병사의 말에 다 고개를 끄덕였다. 또 전쟁을 확실하게 끝내기 위해서 실전 등을 겪은 지휘관들을 일부러 교체하지 않은 조선 조정이었다. 그렇게 함경남병영이 수별초와 함께 봉천을 장악하고 그 보고가 빠르게 올라간 것을 조선 조정은 나중에 확인할 것이었다.
이제 요동 등의 수비군이자 요하 하구 등의 1차 보급망을 지킬 병력들을 남겨두고 서진군이 다시 서쪽으로 향하였다. 이번에는 기필코, 연인들의 고장인 연경이라고도 불리는 그 곳에 말이었다. 원나라의 중원 도읍이었고 영락제 주체 이래로 중원 왕조와 그 중원 왕조인 명이 멸망하자 그 곳을 도읍으로 한 청나라의 경사인 연경을 낙성하기 위해서 조선군은 요하를 넘을 것이었다.
***
청나라는 이 근방에서 자신들의 군사력이 사실상 증발하자 그나마 가난한 만주인 젊은이들을 척후병 등으로 급조하게 동원하고 있었다. 할 일이 없이 일을 때우고 있다고 생각한 그들은 따분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따분함은 곧 깨질 것이었다. 그 이유야...
“저게 뭐야?”
“저 것은....”
두 명의 만주인 젊은 애송이들 눈에는 먼지를 일으키고 강 근방에 온 자들이 보였다. 그 자들이 든 깃발들 중 제일 앞에 있으며 눈에 두 개의 깃발이 보였다. 자주색에 노란색과 흰색이 섞인 태극 팔괘도, 조선이 만들었다는 국기 태극사괘기였다. 좌독기 등도 같이 깃발을 든 자들이 있었다. 청나라 마병 혹은 청나라 만주인 애송이들은 아무리 경험이 없고 상황을 잘 몰라도 위험함을 알 수가 있었다.
“조....선군!”
“조선군! 조선군이다! 빨리 달려!”
두 척후로 동원되는 애송이들이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가 없는 존재들이었다. 그나마 요서에 급조한 병력들이 있을지 몰라도 요하 가까이에서는 병력을 배치한 것이 전혀 없었다. 아마도 산해관 등을 지키는 고정 주둔 병력들을 제외하고 요서에 급조한 군대들로 조선군의 진군을 막아야할 상황에 놓였다.
조선의 조규 파기 선언은 아직 청나라 조정에게는 전해지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아마도 이 것이 알려진다면 조선의 배은망덕함을 운운할 것이었다. 전쟁을 어영부영 끝내려고 했다면 사실 그들이 제대로 공작을 했어야 하지 않을까 이를 알면 조선 조정이 비웃을 것 같지만 말이었다.
“빨리 달려!”
“어디에! 어디에 보고를 해야하지?”
“지현, 지군, 지주 같은 높으신 분들에게 해야지!”
두 만주인 젊은이들은 미숙하더라도 말을 타는 재주가 있었기에 도망을 가서 이를 속히 알리려고 하였다. 다만 보고 체계에 대한 것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지 헤매고 있는 그들이었다. 그런 자들의 척후가 있을 것은 짐작한 조선군이지만 도리어 요하 근방에 군대를 대기시키지 않은 청나라 군대를 비웃었다.
“우리와의 전쟁이 바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경계를 더 했거나 우리가 저들이 진실로 전쟁을 끝내기 원했다는 식의 기만을 했어야지...”
“아니면 청나라 내부의 문제로 매우 개판이 된 것이 아닐까 싶군요.”
“아무튼, 우리는 연경에 대조선의 어기와 국기를 게양할 것이다!”
도원수인 임태영은 경군도통부의 중군장인 훈련도감사 심능우 대장과는 계속 대화를 하였다. 그들은 청나라의 영락을 비웃으면서도 안타까워하였다. 그렇게도 자신들이 이전까지 청나라를 상대로 매우 신중했던 것이 아닐까 한탄하기도 하였다.
한때 중원을 사실상 차지했고 중원의 천자도 겸하던 청나라의 황제를 사로잡았던 조선이었는데 이제는 연경을 함락시키고 황제를 다시 사로잡아서 완전히 이 전쟁을 끝낼 생각이었다. 그런 청나라의 영락은 웃기지만 동시에 이런 자들을 너무 두려워했다는 자신들이 서글펐다.
청나라의 쇠락을 원하지만 멸망은 당장 원하지는 아니하였다. 또 그들을 지금은 점점 더 우습게보고 있지만 병가에서의 일은 항상 방심할 수가 없었다. 요서를 지킬 군대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지만 연경을 향한 진군에 방해가 딜 것은 분명하니까 그렇다.
“산해관을 넘어야 하겠지.”
“산해관 말입니까? 청과 조선, 우리의 입장이 많이 달라진 것 같기는 합니다.”
“영원성 전투에서 눌합적이 산해관을 넘지 못했지.”
“우리는 눌합적과 당시의 후금, 청과는 다르게 잘 넘겨야지요.”
그들이 기억하기로는 조선 근방에서 요, 금, 달자, 청을 제외하고 산해관을 넘어서 중원을 공격한 이들 중에서 확실한 것은 조선은 처음이었다. 그 고구려도 북연에 관련한 것과 영양왕이 요서를 선제로 공격했어도 산해관 같은 곳까지는 진군하지 못했다고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들이 아는 산해관이 확실하게 생긴 이래로 조선의 군대는 나선정벌과 일부 동원 외에 조선의 군대가 주도해서 이런 대규모 원정을 한 것이 지난 북벌이었고 다시 재개가 된 이 전쟁으로 인해서 나온 서벌도 지난 북벌의 여전한 연장선상에 있었다.
“우리는 전조인 고려도 하지 못한 본격의 요동정벌을 성공하고 이제는 명의 옛 도읍이고 청의 경사인 연경을 공격한다. 모두! 주상 전하께 반드시 승리를 바친다! 아 대조선을 위해서!”
“네, 도원수!”
“나도 말을 꺼내겠소. 이 노신도 동행해서 속도가 느려질까 걱정이지만! 우리는 꼭 이 서벌로 청과의 전쟁을 완전하게 종지부를 찍어야 하오! 그렇기 위해서는 서진군을 믿소! 연경을 꼭 낙성합시다! 황제도 잡아서 끝장을 내야합니다!”
“알겠습니다. 도체찰사!”
외지에 여전히 오래 나선 상황인 노구의 정원용은 도체찰사지만 그 고령으로 재개된 전쟁에서는 요양에 있어도 그 누구도 문제를 삼지 않으려고 했었다. 그러나 그가 직접 나서서 진격하는 서진군과 함께 동행을 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런 노신의 강녕을 해칠까봐 무신들은 반기 면서도 복잡한 마음이었다.
“그래도 도체찰사. 무리는 하지 말아주시지요.”
“도원수도 무리를 하지 말아주시오!”
도원수와 도체찰사 모두 60대 이상으로 환갑 넘긴 노인이었다. 그러나 둘 다 고령이라도 무신인 임태영보다 문신인 정원용을 젊은 문신들과 무신들이 더욱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늙은 몸으로 저기 서역도 무사히 돌아왔다네. 너무 걱정하지 말게나!”
그런 무신들의 걱정을 알아서 걱정하지 말라고 최대한 밝고 큰 소리를 내면서 그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었다. 다만 정원용은 나이가 더 많아짐에 따라서 자신의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조정은 나보다 더 유능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내가 물러난 다음의 후진들은 더 유능한데 나이 많은 내가 차지를 해봐야 더 무엇을 하겠는가?’
이번 전쟁이 끝나면 그는 은퇴를 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영의 생각은 달랐다. 은퇴를 원하는 노신을 계속 굴릴 생각을 가지는 이영이었는데 그를 내심 바뀌어서 등장할 의회 같은 중추원의 수장으로 임명할 생각이었다. 믿고 맡길 수가 있는 10명 중 그가 제일 나이도 많아서 그런 것이었다.
이를 모르는 정원용은 나중에 이런 임금인 이영의 결정에 어떻게 반응을 할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지금의 정원용은 그저 이 북벌군의 도체찰사이자 서진군의 도체찰사로 근무하고 현장 부대들의 결정을 정하는 현장 최선임 신료로 그 소임을 다할 생각이었다.
‘나의 마지막 관직 생활을 이렇게 영광스러운 일을 하였으니 그에 합당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겠습니다. 전하!’
물론 이영은 그를 오래도록 굴릴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요하를 건너는 서진군과 함께 있는 정원용은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다른 신료들은 노구인 정원용의 의지를 존중하면서 노신이 저렇게 열정이 있는데 더 젊은 그 자신들은 몸을 사리고 있었다고 부끄러워하였다.
다른 노익장을 자랑하는 경군 도통사 겸 북벌군 및 서진군의 도원수인 임태영과 평안병사 정기원도 정원용의 저런 모습에 더욱 감탄하면서 조선에 대한 충의로 빛나는 그를 위해서도, 조선과 조선의 도성인 한성부에 있는 임금을 위해서 이 전쟁을 완전히 끝낼 의지로 가득하였다. 그리고 새로운 서진군을 이루는 부대들을 보면서 임태영은 호표와 같이 산천을 호령하는 목소리로 제장들이며 병졸들에게 말하였다. 그 말은 짧고 간결하나 묵직한 뜻이 담겨있었다.
“우리는 요하를 건너오! 삼봉과 태조 대왕께서 꿈꾸셨던 요동은 우리가 정벌하고 오롯이! 이제는 저 신의가 없는, 저 중원을 차지하고서도 화가 되지 못한 여진 등을 조상으로 둔 만주인들의 대청국! 아니! 만청과 그 청주에게 인의를 가르쳐 줄 것이오! 양총과 화포로 저들에게 인의를 가르쳐서 교화할 것이오! 제장들과 장졸들은 그 일에 열심히 동참해줄 수가 있겠는가?!”
장졸들은 도원수의 당당함에 놀라면서도 크게 그 선언에 환호하며 화답하였다. 서진군 무관들과 장졸들은 큰 소리로 답하였다. 요하의 물들이 그 소리에 놀라서 달아날 듯이 말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여유가 있다는 듯이 농지거리를 꺼내서 말을 하였다.
“그렇습니다! 청주도 잡고 청나라 도성인 연경으로 하방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연경에서 조선군의 위용을 그들에게 보이지요!”
“산해관이 나올 때 까지는 소풍을 나왔다는 듯이 가지요.”
그런 농담에 도원수 임태영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처음에야 그 호응이 농지거리로 바뀌자 이를 호통치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아니었다.
“어허! 소풍이라도 빨리 가야지! 그래야 청주를 잡고 연경 구경을 더 여유롭게 하지 않겠는가?!”
그들의 농지거리를 받아준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반응이 늦었다가 이내에 반응이 들이닥치었다. 더욱 열화와 같은 반응이 들어왔다.
“옳습니다! 옳습니다!”
“빠른 돌파로도 즐거운 소풍이 됩니다!”
“그렇습니다. 도원수! 옳은 말씀입니다.”
이런 선언을 한 이후로 그들은 넓은 여울이 있는 요하의 하류 혹은 중류를 건너가기 하였다. 그들의 도하를 방해하는 적들은 없었다. 그들의 진정한 적은 아직 멀었다. 그 적들을 산해관에서 마주할 것 같았지만 그보다는 좀 더 빠를 수도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