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화 〉 (57) 서벌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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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래부에서는 대마도에서 왔다 갔던 자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로 대마도주의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조선의 승승장구에 대해서 일본 내부의 반응을 알려주고 돌아갔다. 다만 동래부사는 그런 대마도주의 의향을 의심하고 있었다.
‘그들이 왜? 우리에게 자신들의 내부 사정을 알려준 것이지? 뭔가 더 수상하다...’
동래부사는 대마도주의 사람들이 보였던 반응이며 왜국, 일본의 진짜 군주라는 왜황이 있다는 경도에서도 그 소식을 어떻게 알고 전하고 있었다. 이 반응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분별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저지국 상선들이 들어오면서 올리는 정보들을 담은 장계들, 동래부 부산포 개방장의 장관이 공유한 것을 바탕으로 교차검증을 하여야만 했었다.
그리고 떠나는 대마도주의 사람들은 동래부에 있는 왜관을 체류하면서 어떻게 정보를 모으고 조선의 내부 정보를 접하고 정리하였다. 그들은 사실 이번은 막부와 사쓰마 번이 다른 별개의 지역에서 온 지시를 듣고 움직이고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이번은 더욱 철저하게 대마도주의 개인적 활동으로 포장해서 움직였다. 대마도주가 조선에게 접근해서 정보를 파는 행동으로 위장해서 그렇다. 게다가 다른 관계자가 없이 오직 대마도주 아래의 사람들만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활동은 꽤 성공적이었다.
‘쿄(京)의 쿠게(公家)들에서도 이렇게 조선의 승리와 성공에 관심이 있었다는 것은 우리 도노께서도 놀라셨지.’
조선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쿄의 높으신 분들이 알려준 것을 정보로 넘겨주는 일도 있었다. 물론 누가 알려주었는지는 감추고 그 사실이 누출되어도 일본 내부의 상황 일각이라서 큰 타격은 없었다. 그래도 대마도주 아래의 번사인 그는 그들과 접촉한 이들이 조선의 정보를 모아달라고 청한 이유가 제대로 짐작이 되지 않았다.
“대마도주께서는 막부에 올릴 보고서에 쓸 것도 얻었지. 물론 우리에게 접촉한 높으신 분이 관백이라는 것은 놀랐지.”
“그 것은 알고 지금도 놀랍니다.”
“쿠게의 높으신 분들을 대표하는 분께서 사람을 보내서 이야기를 하기 원하시는 것이...”
“관백의 대리인으로 온 사람이 호소카와 가문 출신이고 이와쿠라의 양자가 된 분으로 이와쿠라 도모미라는 분이 도노와 함께 기다리겠지요? 하급 쿠게라고 해도 무가, 다이묘 중에서 하급이고 번사들인 우리가 감히 어찌 얕잡아봅니까?”
“대체 어떻게 상황이 돌아가는지 잘 생각해야 한다. 대마도가 일이 잘못 끼이면 막부가 가만히 있을 않을 수가 있다...”
대마도에 관백과 그 관백이 신임하는 대리인인 젊은 공경이 와서 조선의 정보를 모으라고 한 이유는 오직 젊은 공경과 번사들의 상전인 대마도주만이 이를 알 수 있었다. 조선의 정보가 왜 일본 내부의 정치에 어떤 변수가 될 지에 대해서는 그들을 인솔하는 상급 번사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알지 못했다. 상급 번사는 속으로 계속 생각을 정리하고 왜 이런 일을 하는가 생각을 하였다.
‘우리 신국의 쿄에서도 조선의 정보가 필요하다. 막부도 마찬가지다. 물론 조선이 벌인 행위는 상당한 여파를 주었다.
게다가 이게 조선과 일본의 서역 방식의 조규가 일어난다면 우리 대마도의 이용가치는 더 떨어질 수가 있다고 도주 도노께서 이야기를 했었다.
우리 대마도에게 최선의 이익을 주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도노께 더욱 물어봐야겠다. 조선은 우리 생각보다 강성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흠....’
상급번사는 모은 정보 중에서 조선은 당장 막부와 달리 철갑선에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니었다. 대신에 그들은 이미 더욱 강력하게 쌓아놓은 해상인력을 바탕으로 장차 수군을 해군으로 대체해 통합을 할 것이었다. 이기리스가 제공한 연안포함 외에도 무장상선들을 구매해서 관선 등으로 쓰고 있었다.
민간 선박들도 양선을 꽤 굴리고 있었다. 중고 양선, 구리를 배의 아래에 둔 것들도 꽤 있었다. 군사 목적의 선박을 빼고 청나라의 해운전력을 꽤 빠르게 따라잡으려는 조선의 상황에 청나라가 아니라 도리어 왜국이 긴장을 하고 있는 것은 이상했지만 현실이 그러하였다.
‘조선의 재력이면 흑선을 우리가 오란다에게 의뢰한 것처럼 사올 수가 있을 것이다. 조선하고 우리 일본의 관계는 더 최악이 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대마도 번의 쇠락은 있어서는 안 된다. 참으로 복잡한 일이겠지. 도주 도노께서 더욱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 뻔하다.’
대마도라는 작은 번의 상급번사인 그는 모시는 주군, 대마도의 도주인 소(宗)씨 가문을 모셔온 지 꽤 오랜 역사를 이어온 집안을 승계했었다. 자신의 주군이 어떻게 고뇌를 할지를 알고 그가 가져온 정보들이 도움이 되기를 그저 바랄 뿐이었다. 대마도라는 이 작은 번의 특성상 조선과의 외교를 전담했기에 조선에 대한 정보의 중요성은 상급번사인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도주께 가서 빨리 보고를 하는 것이 먼저겠지.’
그 말고도 다른 번사들, 하급 번사라도 정보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았다. 오히려 대마도라는 번의 소속이기 때문에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들은 대마도 번에 이익을 가져야만 하였다. 대마도에 도착해서 취합한 정보를 도주에게 보고하고 도주는 이를 보고 많은 것을 이와쿠라 도모미 등에게 넘기고 도모미에게 넘긴 정보 중 일부를 막부에게 올릴 보고서에 올릴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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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마도에선 대마도주와 대면하는 젊은 공경이지만 행색은 그렇지 않은 자인 이와쿠라 도모미가 대작을 하고 있었다. 조선에서 들여온 서역의 과실주인데 포트와인이었다.
물론 조선에서도 들어오는 것이 적은 이 물건을 왜관을 바다를 통해서 왕래하는 대마도주의 부하들이 가져오는 것이었다. 와인을 따르는 잔이 없이 그들은 도자기 잔에 따라서 이를 음미하고 있었다.
“서역의 과실주라고 하는데 사케와 비교하면 도수가 세면서 단 것 같군요. 그래도 내 입에는 맞는다오.”
“그렇습니까? 이와쿠라 도노께서 입에 맞으시니까 다행이로군요. 조선에서도 별로 없는 놈인데 비싼 값만큼 그 맛이 있더군요.”
“우리 신국은 서역의 과실주를 오란다를 통해서 들여오는 것이 있겠지만 조선이 더 쉽게 구하는 것은 기묘합니다. 분명 오란다 등 서역과 교역을 하던 것은 우리인데 저들이 더 그런 것이 많아진 것 말이요. 물론 무작정 이를 따를 수가 없지요.”
젊은 사내지만 기백이 있는 사내, 이와쿠라 도모미를 보는 대마도주인 소 요시노리는 역시 범상치가 않다고 속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와쿠라 도모미는 행색을 공가의 공경이라고 하기 애매하게 입었지만 그의 행동은 매우 기품이 우러나왔다.
호소카와란 고위 공가의 차남이었던 것 때문일까? 아니면 공경의 품격을 담게 했던 그 훈련 자체가 그의 위장에도 드러나는 것인가 알 수가 없는 대마도주였다. 그의 말에서도 정보를 얻으려는 대마도주를 보면서 이와쿠라 도모미는 약자지만 교활하게 있어야 하기에 대마도가 이렇게 존속할 수가 있었음을 잘 알았다.
‘조선이 홍삼을 만들고 서역의 옷감을 조선으로 직통이 되게 수입하는 것이 생기고 무엇보다 조선이 강남 등에 홍삼을 팔아치우는 상황이 되자 홍삼이라는 것 때문에 약화가 되던 대마도의 중요성은 다시 올라가고 있지.
물론 사쓰마를 도우려던 것 때문에 개역 등의 조치를 당할 뻔을 하였지. 그런데도 이런 시도를 하는 공경인 우리를 돕는 것을 본다면 역시 저들도 세상 돌아가는 것을 짐작하고 있어.
근데, 저들은 제 이익을 위해서 우리를 팔지 모르는 자들이지. 그리고 얻은 정보를 막부에게도 넘길 자들일 것이다.
완전히 신용해서는 안 된다. 그래도 조선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물어온 것은 좋지. 대마도 번, 그대들은 신국의 닌자 같은 자들이지.’
그런 말을 하지 않고 속으로 생각하는 이와쿠라 도모미였다. 그는 더욱 전국시대 같아지는 세상 천하에서 신국인 일본이 침공 당하지 않게 머리를 써야만 했었다. 무엇보다 그는 신국은 주변의 변화와 서역의 변화를 알기 위한 사절단의 파견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특히나 미국과 러시아도 중요하지만 조선에 대한 사절단을 파견해야 한다는 것이 이와쿠라 도모미의 생각이었다. 그 이유는 조선이라는 나라가 앞으로 일본과 충돌을 할 여지를 크게 열어두고 움직여야 했었다. 그렇기에 조선에 대한 사절단은 짧더라도 구석구석을 훑어야만 하였다.
‘물론, 조선이 우리에게 자신들의 것을 얼마나 공개할지는 모르겠다. 저 오만함이 강한 조선 놈들의 성질을 잘만 이용하면 될 것 같은데....’
이와쿠라 도모미는 막부의 높으신 분들 못지않게 그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막부의 높으신 분들과 달리 조선과 양이 방식의 통교를 하는 것은 긍정하지 않았다. 그는 도리어 조선과의 통교가 일본을 망칠 수가 있다고 간주하였다. 그래도 정보를 알아야 하는 것은 지피지기 백전불태란 고사를 알고 실행하는 것이었다.
“관백 합하께서 도주에게 큰 사례를 할 수가 있을 것이오. 은자로 말이지.”
“은자 말입니까? 그 것도 좋지요.”
“아니면 다이묘로서 봉지를 더 좋은 곳으로 옮겨주는데 도움을 주기 바라오?”
“예?”
소 요시노리는 매우 당황하였다. 사실 이미 막부 내에서도 대마도 번의 폐지, 정확히는 대마도가 막부 직할령으로 들어가고 그 대신에 대마도를 내놓은 대마도 번의 번주 가문인 소씨 가문을 다른 곳의 다이묘로 개역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대마도주인 소 요시노리, 그도 이를 듣고 고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를 공경이라고 해도 실권이 전혀 없는 이와쿠라 도모미가 알고 있는 것은 좀 놀라운 일이었다. 쿄(京), 교토에 있는 공경 도련님의 귀에도 일개 번주의 이동에 대한 일이 들어갔고 이를 알고 있으며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 사실 놀라온 일이 아니라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어떻게 저런 도련님이?’
어안이 벙벙해지는 소 요시노리였지만 그런 그의 속을 모르는 듯이 천연덕스럽게 말을 이어가는 이와쿠라 도모미를 보고 대마도주의 수하들은 그가 좀 무섭다고 여기었다. 이와쿠라 도모미는 사실 소 요시노리를 떠보기 위해서 움직인 것이었지만 말이었다.
그들이 저 자신을 그렇게 보는 시선도 알면서 담담하게 그 시선을 넘기는 이와쿠라 도모미였다. 세간의 인식과 달리 그가 살고 있는 쿄, 교토에서는 저렇게 어설프면 살아날 수가 없었음을 생각하면서 대마도의 번주와 무사들을 교활하지만 음험하지 않은 이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공경들이라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자들이라고 여긴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오...’
게다가 이미 대마도가 있는 이 번의 중요성이 오르는 것은 일본 본토 중 본주의 교토와 에도에서는 공공연한 말이었다. 대마도는 중요한 거점이 되어야만 했었는데 그래서 막부에서도 나오는 이야기를 교토봉행을 통해서, 그리고 또 이를 관백의 측근인 이와쿠라 도모미가 모를 리가 없었다.
쿠게, 공가의 도련님들과 어르신들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이런 소꿉장난 같은 상황이라도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더욱 교묘하고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이와쿠라 도모미는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생각은 공가의 사내들이 가지는 본질을 알려주는 완벽한 정리였다.
‘공가의 도련님들과 어르신들은 백조지. 우아한 것 같고 근심이 없어 보이고 고고하게 보이지만 그 속은 살기 위해서 열심히 돌아다니는 존재들이다. 너희들 사무라이와 그 아랫것들은 더 치열하게 살고 우리를 근심과 걱정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럴 리가?
그들은 우리를 모른다. 그리고 우리도 저들을 잘 모른다. 어렴풋이 듣지만 체험하지 않기에 모른다. 그래도 살아야 하는 것이 이 천하이지 않겠는가? 신국의 천하인 것을....’
그리고 공경들은 다른 아랫것들이라고 여기는 무사들과 농민 등이 살면서 겪는 어려움을 당연히 잘 몰랐다. 체험하지 않았기에 그저 알 뿐이었다.
알아도 잘 알지 못하는 것이었는데 그런 것을 생각해서 지식의 편린만으로 온 천하를 안다는 것은 오만이라고 여기는 이와쿠라 도모미였다. 양명학과 성리학의 영향을 받은 미토학 혹은 소라이학으로도 천하를 다 알 수가 없었다.
“이미 소문이 많답니다. 교토봉행께서도 이야기를 꺼내고 필요하면 덴노께 재가를 받아서 이행을 해야 할 수도 있는 일이지요. 뭘 그렇게 놀라시오?”
‘그러니까 많은 것을 경험하고 갈등하면서 천하를 보는 눈이 넓어져야 한다.’
그래서 개방은 싫을지언정 적을 알려고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와쿠라 도모미였다. 마침 대마도는 특히 조선의 정보를 얻기 좋은 상황에서 유용한 창구이고 좋은 쇼기, 장기의 말이었다.
게다가 내심 개방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조선에 대한 것을 얻기 위한 중요한 창구로 대마도 번은 여전히 유용하기에 내심 그, 이와쿠라 도모미는 종씨 가문의 영지가 옮겨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이를 떠보기 위해서 말을 더 할 생각이었다.
“그러면 대마도의 번주는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
“그 것은 잘 모르겠군요.”
“호오, 보통의 번주면 영지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기뻐할 것인데?”
‘대마도의 유용성을 아는 자라면 당연히 망설이겠지만!’
소 요시노리를 무시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고민을 하는 것을 보면서 식견이 있음을 짐작하는 이와쿠라 도모미로 다른 이들도 고심하는 것을 보자, 수백년을 다스린 봉지에 대한 미련이라고도 여기었다. 그래도 그 제의에 바로 봉지를 갈아 치우는 자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봉지를 옮기는 것이 망설이는 것을 보니까 백성들을 사랑하는 번주입니까?”
눈치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자신의 눈치를 보고 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이와쿠라 도모미였다. 도자기 잔에 담기는 조선에서 온 양이의 포트와인을 음미하면서 그는 이웃나라인 조선을 자신의 기준에서 자기가 제일 경계하고 있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양이도 물론이고 조선도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난세가 되는 세상에 침략당하지 않으려면 조선을 침략해야 한다는 국학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와쿠라 도모미가 보기에는 이는 어리석은 행동이었고 일본은 힘을 길러야만 하였다.
‘우리 신국은 힘을 길러야 한다. 그러니 위해서는 더 알아야 한다. 그 알게 된 일을 담은 문서들이 들어 올 때까지 여기에서 기다린다. 그 이상의 성과를 얻기 위해서 시간을 더 들여도 좋지.’
그 정보들이 도착할 때 까지 찬찬히 기다릴 생각이고 그럴 자신은 있었다. 게다가 상황이 좋다면 대마도주를 관백과 자신의 사람으로 좀 더 기울게 하면 극상의 상황일 것이었다.
이 모든 행위는 장차 모든 권력을 되찾을, 그에게는 충의를 받쳐야할 진정한 일본의 주인인 덴노를 위한 일이다. 그가 다시 일어나면 공경인 그는 실세로 일할 것이라는 기대도 가지면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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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군이 요하를 넘으려고 한답니다...”
드디어 결국은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만주인 하급군관이었다. 만주인 청년들의 떠듬떠듬 말을 하는 것에 화가 나지 않았는데 조선군의 요하 도강에 대해서 들으니 정신이 멍해져서 그렇다.
“조선군이 요하를 넘으려고 들어?”
“저희가 봤습니다....”
“하아....”
하급군관은 정말이지 한숨만 나왔다. 청나라 조정이며 산해관 등에 이를 빨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고 있었다. 우왕좌왕하면서도 그를 찾아서 보고를 한 수하들에게는 수고를 했다고 말하고 그 군관도 자신의 상급자에게 급히 보고를 하려고 관아로 향했다.
“지군!”
“무슨 일이야?”
“급보! 급보입니다. 조선군이 요하를 도강하려고 합니다.”
하급군관의 그 보고에 당연하게도 지군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릴 수가 있다는 것을 하급자에게 보여줄 정도로 창백하게 되어버렸다. 게다가 찰나 정도 정신이 멍해진 상황이었다가 정신을 차리는 지군이었다. 자신의 추태에 정신을 차리고 빨리 이를 알리라고 지시를 내렸다.
“자네가 가라! 자네가 산해관, 아니! 경사까지 달려라!”
“아... 알겠습니다.”
물론 개죽음을 피했다는 생각을 하고 안도하는 그였다. 다만 봉천에서 왜 소식이 없었는가에 대해서는 의아한 하급군관이었다. 봉천은 이미 다시 조선군에게 장악을 당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는 이런 생각을 지워버렸다.
‘나의 소임이 된 그 급보를 전하는 것도 바빠 죽을 터인데!’
요서와 산해관, 더 길면 저기 경사, 연경까지 가야할 역참 등이 있는 곳을 생각해도 말들을 최대한 끌고 가야만 했었다. 그래서 하급군관은 열심히 말을 챙기고 떠날 채비를 하였다. 말 3마리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았다.
“이랴!”
‘남은 생을 위해서도 쓸데가 없는 나의 죽음은 피하면 되었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가끔씩 말의 옆구리에 건 등자를 통해서 박차를 가해서 달렸다. 다른 말들도 달리게 하였지만 말이었다. 역참으로 말을 교대할 것을 생각해도 최대한 빨리 이동하려고 노력하는 하급군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