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조선을 다시 위대하게!-120화 (120/221)

〈 120화 〉 (59) 산해관 공방전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

“쏴라!”

“계속 몰아쳐라!”

이런 호령이 들리면서 깃발을 담당하는 부대들은 정신이 없었다. 그들에 못지않게 바쁜 것은 전령과 그 전령을 보호하고 전령의 수를 대신하는 마군 일부 부대였다.

그래도 대부분의 마군은 이 공성전에 힘을 별로 쓰지 못해서 그들은 대기하고 있었다. 이전의 성경 공방전에서와 달리 마군이 흩어져서 적의 증원을 감시하고 이를 봉쇄하고 막을만한 우회 기동로가 없었다. 원래 상정했던 군의와 달리 정찰을 하면서 파악한 결과는 우회 기동로가 설령 있어도 매우 멀리 돌아가야만 했었다. 아주 멀리....

“우리들은 언제 전령의 역할을 대리하는 소임으로 교대할지 모르겠군.”

“그렇습니까? 대대장님?”

“그렇다네. 신 정사!”

청나라 황제, 청주 혁저를 사로잡는데 매우 큰 기여를 했던 신정희는 금위사 신관호, 다른 이름으로는 신헌으로 불리는 고위 무반의 아들로 부자가 나란히 서진군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신 정사로 승진해서 자응장 등의 훈장이라는 새로운 제도에 의거한 포상을 받고 그와 별개로 전쟁이 끝나면 유주로 유학이 확정된 그를 보면서 난 사람이라고 여기는 장용영 마병대대장이었다.

‘저 친구 연줄을 잘 따라가면 금위사와도 연결이 되겠나?’

연줄을 생각하는 은근한 속물이라도 그도 청운의 꿈이 아직 남은 무관이라서 그러는 것이 있는데 이런 상관을 보면서 저를 이용해서 뭔가를 얻으려는 것인가를 짐작한 신정희 정사는 그러려니 하였다. 그래도 아버지 연줄로 편하게 군 생활을 할 생각이 없는 그는 그 큰 공훈에 못지않은 공훈을 또 세우고 싶었다.

‘전령의 일을 하는 다른 전우들은 힘들겠지?’

산해관 근방에 포진한 조선군은 옹성을 겸하는 첫 관문을 함락하고 천하제일관을 노리고 치열하게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고를 들었다. 공성추들을 교체하면서 천하제일관을 뚫으려던 지붕을 단 충차 ‘갑’이 화공에 불타버렸다.

그래도 충차 ‘갑’에 쓰려던 공성추들 중에 화약을 충전했던 것이 터지면서 얇은 철판에 두꺼운 나무를 겹친 성문이 폭파에 타격이 주어졌다고 들은 신정희였다. 이에 대해서 일개 하급 무관에 가까워도 육예당에서 서역의 병학 등도 수학한 신정희는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저러면 그냥 더 큰 폭약을 담은 마차로 충돌시켜서 폭파시켜도 되지 않을까? 느려도 몽고마들로 물을 먹여서 축축하게 된 못 쓰는 솜옷을 지붕에 걸치고 터트려도 되겠지... 아니면 더 많은 화약을 담은 공성추들을 담아서 공격하면?’

비록 막료사마, 참모 등은 아니라도 저 천하제일관의 저항을 뚫을 방도를 생각하는 그였다. 말들은 이제 포격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덜 놀랐다. 포격은 지금 다른 장성의 성벽들도 타격하고 있었다.

단단한 토축도 폭파를 하게 비폭탄도 섞어서 쏘고 있었다. 저렇게 생긴 틈 등으로 보군이 진군할 틈이 혹여 생긴다면? 그 것에 생각이 더 깊어지는 신정희였다.

그 생각에 혹시 서진군 지도부는 다른 방법도 생각해서 저 포격도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빠지는 그는 혹시 춘부장인 금위사 신관호 부장에게 물어볼 여지도 생겼다. 그 이유가 있었는데 마군이 기동하기는 힘든 상황은 여전하였다. 따라서 그가 속한 마군이 공적을 세우기 위한 방책도 생각 중에서 혹시 신정희가 생각하는 것이 옳다면 마군도 그에 결부한 군략을 제안할 생각이었다.

‘서진군은 우회로도 혹시 만들어서 시도하는 일이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무너진 토축과 성벽들을 오르면서 다른 요새들도 제압하고 협공을 할 생각인가? 어차피 땅을 파서 공격하는 것은 적도 우리가 시도를 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를 대비를 했겠지. 마병이 공적을 세우려면....’

“생각해보니까 성읍에서의 싸움에서 마병은 큰 쓸모가 없지요.”

“그렇지. 그래도 그 빠름 등으로 적의 증원을 보통은 막을 수가 있지만... 성읍의 시가에서 싸울라면 마병은 보군을 상대로 불리하지. 그리고 지금 같은 우회로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거의 대부분 대기 상태이지. 전령 등과 치중망을 지키는 소임을 제외하면...”

‘그나마 그 치중망을 지키는 소임은 당장은 평안병영과 총융청 마병대니까... 우리는 아직이라고 봐야겠지.’

“저 무너진 토축을 넘어서 보군이 점령하고 다른 길을 터면 마군이 이를 기동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무너진 성벽과 토축에 대해서 그도 알고 있었는데 다만 마병중대의 중대장이 된 신정희 정사가 한 말에 상관인 장용영 마병대대장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의 부하 중 하나로 기대가 컸던 이, 신정희가 무엇인가 복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니까 그렇다. 물론 마병대의 공훈은 마병대대장이 보기에는 이전까지 해온 것을 생각한다면 충분하였다.

그렇지만 사람이라는 것은 욕심이 매우 많았다. 그런 사람이기도 한 마병대대장은 더 큰 공훈을 세우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부하인 신정희 정사의 말에 솔깃한 그였다.

“그래도 마병, 우리 마군이 이를 넘어서 기동하려고 해도 하천 등이 있는데 괜찮겠는가? 또 그런 행위를 해도 문제가 없을지 말일세.”

그렇지만 그런 그도 신중하게 움직이고 싶었다. 그런 상관을 보면서 입을 여는 신정희 정사로 상관인 부령에게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그 말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들은 표정의 마병대대장이었다.

“문제가 되지 않게 이를 건의하면 되는 것입니다. 대대장님.”

“건의?”

“그렇습니다. 대대장님이라면 상부에 건의를 할 수가 있지요. 장용영의 중군과 막료사마 분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장용사께 건의를 하고 상부, 서진군에게도 우리가 올리는 것이 정당하다면 들어주실 것입니다.”

건의를 거쳐서 정당한 절차로 움직이자는 것이었다. 신정희는 한 군영의 최고 지휘관 아버지가 있어도 절차를 무시하고 움직이는 위인은 아니었다. 도리어 그가 아버지인 신관호에게 배운 것은 합당한 과정을 거쳐서 일을 수행하는 것이었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신정희는 명령을 최대한 수행하여도 통하는 수준의 꼼수만을 쓰지, 절대 얕은 잔꾀는 부리지 않았다. 신정희가 한 말은 확실히 정론이었고 직통으로 연줄이 있는 고관에게 건의하는 것보다는 더 당당하고 합당하다고 여기는 마병대대장은 나중에 이를 건의할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자네가 내 부하라서 다행이군.”

“아닙니다. 대대장님.”

신정희를 보면서 속으로 마병대대장이야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신정희는 그런 상관의 속이 훤히 보이지만 그래도 약간 속물이라도 악인이 아니었기에 마음에 들어서 어울려주었다.

‘어느 군인이던 공명심이 없는 군인이 얼마나 있겠는가? 저 분도 평범하게 공명심이 있을 뿐이지.’

그 때, 신정희와 마병대대장은 급히 소식을 전하려는 다른 부대의 전령을 겸한 마병, 그리고 다른 마병, 역시 전령이 분명한 이도 다가오는 것에 놀랐다. 두 전령은 급히 그 둘을 지나쳤다. 무슨 영문인지 잘 모르겠는 두 사람이었다.

“무슨 일일까요?”

“나도 잘 모르겠군.”

그저 나쁜 소식이지 않기를 바라는 두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두 전령 중 다른 한 명이 조선의 서진군 군영에 올리는 보고를 듣고 놀랐다. 그 보고는 천하제일관의 그 큰 문을 두고 치열한 혈전에서 조선군이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말인가?”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근방이 밤이 되어 가는데 땅거미가 지는 상황에서 밤까지 싸우라고 할 수는 없지요. 첫 관문을 뚫고 진짜 천하제일관을 밀어 붙이는 날이 첫 싸움이라도 말입니다.”

“적이 화포를 쏘던가?”

두 전령 중 먼저 보고한 전령에게 유심히 말을 듣고 있는 도체찰사 정원용과 도원수 임태영, 중군장 겸 훈련도감사 심능우였다. 세 명의 까마득히 높은 고관에게 전령을 겸한 무관이 최대한 말을 조리가 있게 하려고 열심이었다.

전령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그들로 화포라고 해도 작금 혹은 근래에 등장한 서역의 화포가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홍이포도 본디 서역의 화포이지만 더 발전한 서역의 화포와 비교하면 손색이 있었다.

“홍이포만을 쏘면서 반격합니다만 수가 적어서...”

“피해가 덜하군. 주로 피해는 무엇 때문에 나오는가?”

“성벽의 파편입니다...”

“돌과 벽돌이란 말인가?”

“그런 것을 던져서라도 저항하는 것인가?”

돌 등이 크면 확실히 추락해서 죽이는, 낙사가 가능하였다. 조선군은 그런 돌 등에 의한 사망자들이 나오는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그 죽음이 적기를 바라는 모순이 있었다. 물론 최고 상급자인 세 사람은 그런 모순이 힘든 것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겨야 하고 큰 희생이 없기를 바라는 것은 어디던 비슷할 것이었다.

“빨리 이긴다는 것은 잘 모르겠군요.”

“그래도 나중에 점령하지 못한 곳들 포기하고 돌아가면 적은 당연히 첫 관문을 복구하려고 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면 차라리 첫 관문을 적이 복구하지 못하게 점령해서 대치하는 것이 더 나을 겁니다.”

“대기하던 부대, 훈련도감과 금위영 등을 투입해야 하나 생각인데 도원수는 의견이 어떻소?.”

“지금 전투에 나서는 보군 부대는 어영청, 총융청, 장용영 소속입니다. 치중망 호위 등의 병참은 마병대와 함께 평안병영의 보군이 맡고 있지요. 훈국과 금위영이 그들과 교대하면 될 겁니다. 야밤의 경비를 맡고 움직이면 되겠지요.”

세 명의 서진군 고위직들이 논의를 하다가 잠깐 잊고 있었던 다른 전령을 떠올렸다. 대기하는데 표정이 매우 안절부절인 전령을 겸하는 마군 무관에 무엇인가 심상치 않은 것을 짐작한 그들이었다. 서진군의 중군장 겸 훈련도감사인 그가 물어보자 평양병영의 마병대 소속 무관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마적들이 더 떼로 뭉쳐서 수군과 평안병영이 만나는 병참물자를 하역하는 곳을 비롯해서 산해관으로 이어지는 치중망을 더 기습하고 있습니다.”

그 무관의 말에 세 사람은 무슨 소리인가 했다가 치중망의 기습에 놀랐다. 당장 물자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지만 평안병영과 마병부대들, 의병과 포군 등의 공조에도 무모하게 다시 공격을 한 마적들이 불쾌한 이들이었다. 정원용과 임태영이 분노하는데 심능우가 의견을 개진하였다.

“무엇이라?”

“그 마적놈들이!”

“혹시, 이거 산해관과 저 마적들이 우리가 모르는 연계를 한 것이 아닐까 의심스럽습니다.”

심능우 대장의 그런 말에 도원수 임태영과 도체찰사 정원용은 더욱 신중하게 생각을 해야만 하였다. 정말로 그럴 수도 있다는 추론도 여지를 두면서 치중망을 공격하는 저 겁을 상실한 마적들을 상대해야 하였다.

“마적들의 규모는 어떤가?”

전령인 무관이 조심히 그 세 사람의 표정을 살피면서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말에 더 인상을 찌푸리는 세 명의 고관이었다.

“적게 잡아도 수천입니다. 수를 쪼갰어도 치중대를 지키려고 아군도 좀 쪼개어진 상황이잖습니까? 그러니....”

“보군 대대 1개와 포군 및 의병 대대, 마병 중대들로도 힘든가?”

“하역 장소도 공격해서 평안병영 만의 증원은 힘들 것입니다.”

수만 명은 아니었지만 떼로 뭉쳐서 적게 잡아도 수천 이상이 기습하고 있다고 말하는 무관이었다. 그래서 증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세 사람으로 대기하던 부대 중 마병들에게 이를 맡길 생각이었다.

“도체찰사 대감, 마병대를 동원하지요.”

“그렇습니다. 이 일은 마병대가 제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원수 임태영과 중군장인 심능우의 의견에 도체찰사 정원용은 고심을 하였다. 보군은 보내봐야 확실히 느린 것이 맞았다. 또 훈련도감과 금위영은 지금 공격에 중심이 되어서 동원이 된 세 개 군영의 보군 부대들을 교대할 부대들이었다. 그래서 마군, 마병대를 보내서 평안병영을 지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게 되는 정원용이었다.

‘도원수와 중군장의 말이 옳다. 마병대라면 비교를 하자면 더 쉽게 기동해서 평안병영을 지원할 수가 있다. 적을 필요하면 더 섬멸할 수가 있다.’

마병대 외의 관군 포군 등은 지금 산해관을 타격하기 위한 공격에 부대를 가리지 않고 동원되고 있었다. 그렇기에 마병대가 제격이라고 여기는 도체찰사 정원용이었다. 그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기 시작한다.

“역시, 마병대가 제일 적절한 것 같군요.”

“어떤 마병대를 투입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훈련도감 마병연대와 장용영 마병대대를 주축으로 어영청 마병대대도 투입하시오.”

도체찰사 정원용의 결정에 마병연대와 2개 마병대대로 구성이 되는 증원군, 신속한 기동이 가능한 그들이라면 충분히 아군을 구원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여기는 두 사람이었다. 평안병영의 마병대대와 총융청의 마병대대가 있지만 치중로의 병참 수레 행렬 호위를 위해서 분산이 된 상황이었다.

“그 정도의 규모라면 적절할 겁니다.”

“뭉쳐서 기동을 시키면 될 것입니다.”

자신의 결정이 합당하다고 판단하는 도원수와 중군장을 보면서 속으로 내심 안도를 하는 정원용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어서 자신의 생각을 두 사람에게 피력을 하기 시작하였다.

“평안병영을 비롯한 치중로 호위와 수비를 담당하는 부대들이 쉽게 와해되지 않았지만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럴 것입니다.”

도원수 임태영 대장이 그 말에 동조를 하였다. 물자를 옮겨도 마차 등의 손실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외에도 병력 피해가 생겼을 것을 생각하자면 좀 그렇다. 평안병사인 정기원의 능력을 그는 믿고 있었다.

중군장인 심능우 대장은 더 길게 자신의 의견을 두 상관에게 조심히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늙은 장군이라도 더 높은 상관들의 표정 등을 살피면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모습이었고 그의 견해를 경청하면서 속으로 생각을 하는 임태영과 정원용이었다.

“평안병사가 피해를 줄였겠지만... 아무래도 마적들의 행동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정황상 새로이 생긴 마적들은 청나라의 패잔병들이 주로 일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마적들의 행동이 꽤 체계가 있는 것은 그 걸로 설명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격퇴를 당했을 저들이 왜 이제와서 공격을 더 하냐는 것입니다. 마적들이 산해관의 적장과 연관이 되어있던지 우연이어야 합니다. 소장은 전자를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 이유가 그럴듯한 것은 패잔병 출신 마적들이 군법의 처결을 피하려고 산해관의 적장과 손을 잡았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지요...”

“우연이라면 어떻소? 그게 고의라도 상관이 없습니다. 마적들이 우리의 진군 중에서도 겁은 있었겠지만 우리의 보급을 노렸어요... 그 자들을 죽이고 살아남은 자들은 잡아들이면 반드시 이 군영에 압송해 조선군의 군법으로 지엄한 벌을 내릴 생각이라오.”

평소의 유한 노인으로 문신으로서도 사람으로서도 평판이 좋은 도체찰사 정원용이 이례적으로 독기를 가지면서 마적들에 대한 소속에 자비를 둘 생각이 없음을 확실하게 밝히었다. 중군장인 심능우와 도원수인 임태영은 그런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조의 의견을 냈었다.

“그 마적들을 지엄한 군법으로 다스려야 합니다.”

“마적들에게 우리 조선군이 얼마나 귀찮은 일을 겪었는지 잘 알지요. 그래서 부하들이 손속이 거칠어지는 것 정도는 묵인해야 되지 알겠습니까?”

“아니요. 마적의 목을 베어오는 것으로 공훈을 세우니 그에 대한 포상을 담은 장계는 나중에 정리해서 올려야지요.”

그렇게 서진군 수뇌부의 결정이 된 이후에 명령이 내려졌다. 조선군의 병참로를 건드리면 안 된다는 교훈을 까먹고 마적들이 이를 다시 건드린 대가를 치룰 요량으로 구원병으로 구성된 마병대는 훈련도감 마병연대장의 지휘에 따라서 병참로가 있는 후방으로 기동하였다.

그 마적들을 그저 격퇴한 것에서 더 철저하게 섬멸하기 위해서 소임을 맡은 마병대는 빠르게 진격하였다. 물론 평안병영과 다른 아군들이 큰 피해를 입지 않았겠지만 아군의 지원과 보조, 마적 격퇴를 위해서 신속하게 달려가는 조선군 마병대의 일부였다.

***

그리고 꽤 규모를 늘리고 손을 잡은 대규모 마적들의 습격을 받은 평안병영을 비롯한 병참로와 치중대를 지키는 병참 호위부대는 하역장소와 치중대와 호위대의 이동로 곳곳에서 교전이 있었다. 하역장소는 수군과 협력해서 저지하고 있었다.

“평안병사께서 수군과 협조를 청해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다른 부대들은 어떨지가 걱정이로군...”

평안병영 본대 중 평안병사의 지휘 아래에 하역 장소에 있던 평안병영 병력은 수군과 선단의 화포 지원을 받으면서도 버티는 중이었다. 조선 수군의 화력에 당황한 청나라 마적 무리였다. 그리고 평안병사인 정기원은 마적들이 갑자기 대규모로 공격을 가한 부분에 의심이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우연인가? 그렇지 않으면 산해관 수비대와 청나라 마적들이 손을 잡은 것인가? 일리가 없는 일은 아니다.

저 마적들은 본디 청나라 관군이었다가 패잔병이 마적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니... 여기는 문제가 없지만 다른 부대들, 병참 수레 행렬을 호위하는 다른 부대들이 걱정이다.’

그렇게 생각에 잠기던 정기원을 보면서 평안병사의 종사관이 입을 열어서 말하였다. 정기원의 생각에 잠긴 표정이 근심이 강하다고 종사관 나름의 오해를 해서 그런 것이었다. 정기원은 자신의 부하가 말을 하는 것은 우선은 듣고 있었다.

“원병이 속히 올 것입니다. 본영이 우리의 위기를 좌시하겠습니까?”

“나도 그 것은 믿어 의심치 않네! 다만 우리는 늦게 구원을 받아도 병참행렬을 호위하는 부대들이 가장 먼저 구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본다. 아마 상부의 판단이라면 발 빠르게 이동할 수가 있는 마병대일 것이네. 우리에게 달려드는 자들도 기천 이상인데 각자의 행렬들을 습격하는 마적도 기백을 넘기겠지.”

현재 병참로를 지키는 부대는 평안병영을 중핵으로 하여서 수별초로 뽑힌 병력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포군과 의병들도 그 아래에 배속이 되고 마병대대도 평안병영 외의 총융청 마병대대도 합류해서 움직였다. 그래서 병참로 수비에 수천 명이 투입이 되는 것은 비슷했지만 행렬을 두 개 이상, 3개로 나뉘어서 기동하는 상황이었다.

3개 보군대대로 구성되는 보군연대 1개와 대대급 포군 및 의병 혼성 편제 3개와 총융청 마병대대를 중대 단위로 쪼개서 3개의 행렬을 마병중대가 배속이 된 혼성연대들이 지키는 셈이었다. 그래도 적이 패잔병이라도 수백 명의 마적이 기동의 우위로 이를 치고 빠지는 것이 있을 것이 우려가 높았다,

‘그들이 적에게 마냥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피해가 더 생기는 것은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적이라도 청나라 관군에서 영락하고 달자들과 합친 마적들이지만 그렇다.

하지만 마적이 더 치중을 흔들려고 하는 것은 뻔하다. 후방의 위기를 알고 산해관 공략을 지연시키려는 것이 분명하다. 어차피 하역장소는 더 대규모에 우리가 더 우위다.’

하역장소는 어차피 평안병영 아래의 보군 연대 1개와 조선 수군의 상륙한 수부들, 평안병영 마병대대가 지키는 중이었다. 여기에 수군과 징발한 선단의 배 개개들이 가진 자위용 화포들도 가담해서 포격을 지원하니까 걱정이 덜한 상황이었다.

“마적들이 대체 무슨 의도인지 모릅니다.”

“보나마나 체계로 우리를 공격하는 것이 마적들이 원래 청나라 관군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복귀 시에 있을 사면을 조건으로 산해관과 협조를 하고 있을지 모르지...”

“사실이라도 각자의 행렬들이 잘 지키지 않겠습니까?”

“보군대대 2개가 있다고 해도 긴 행렬이라서 분산이 되어 있을 여지가 높네... 게다가 적이 치중로의 물자 약탈이 진짜 목적이 아닐 것이네... 더 큰 것을 노릴 수도 있어!”

“네? 평안병사 그게 무슨...”

“종사관, 잘 생각해보게... 이런 일이 지속되면 우리에게 어떻게 불리한지..”

종사관은 상관인 평안병사인 정기원이 제일 우려하는 것을 알게 되자 잠깐 긴장이 생기었다. 치중대의 행렬을 노리고 있지만 주로 은자로 보였다. 하지만 진정한 목적이 따로 있다면? 만약 그렇다면 그런 공격들로 아군은 물자의 보급을 위해서 병력을 더 뒤로 돌리게 만드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하는 종사관이었다.

그리고 치중로가 굳건하지 못하게 되면 아군인 조선군의 사기도 흔들리는 여지가 나올 수가 있었다. 이런 우려를 이미 더 알고 생각한 상관을 지켜보던 그가 조심히 입을 다시 열었다.

“산해관의 적장은 이를 노리는 이유가 산해관 낙성을 뒤로 미루려는 것입니까?”

“그럴 것이라고 본다네. 아군의 구원이 마병이 중심이 이루어지게 하고 이후에 마병 중심으로 병참로를 지키면서 보군과 포군을 중심으로 산해관 공성을 계속 이어간다면 더 나을 것이네.”

정기원의 말에 종사관은 더 생각을 하였다. 산해관 공성의 주력은 보군과 포군이 당연히 중심이었다. 쉬고 있는 마병들을 투입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봤었다.

“보군과 마군이 함께하는 원군이 아니라 마병 중심의 원군이 더 좋은 이유는 역시... 소관이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까?”

“자네의 생각이 내가 생각한 곳과 일치한다면 말이네. 마병은 근본을 생각하면 공성에 적합하지 않네. 특히나 산해관과 그 장성을 생각하면 적의 길을 끊는 일을 할 수가 없지...”

상관의 말에 종사관은 당연한 결정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도 치중대의 행렬을 호위하는 3개의 부대원들 안위가 걱정이 되었다. 마음 같아서는 조우하지 않고 다 운이 좋게 마적들의 공격을 피하기를 원하였다. 피해가 생겨도 격퇴하기는 바라고 있었다.

“다른 아군들의 상황은 어떨까요? 평안병사 영감...”

“무사기원을 바란다네. 마적들이 더 교활하다면 피해가 있겠지. 그 피해라도 적기를 바라지. 아, 우리를 방해하는 저 마적들을 더 쓸어버리지.”

“네! 평안병사 영감!”

평안병사와 그 종사관이 대화를 하면서도 지휘에 집중하지 않았지만 마적들은 정작 조선군의 수로를 통해서 보급물자를 전달받는 이 하역장소에서 조선군의 화망과 조선군의 방어를 뚫지 못하고 있었다. 평안병영의 제 2보군연대장이 지휘하는 선에서 충분히 밀려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제길! 우리의 귀한 은자가!”

“두목님, 다른 쪽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른 놈들은 열심히 은자를 털어먹으려고 분산이 되었을 놈들의 수레 행렬을 공격하겠지? 내가 미쳤어! 하역장소를 공격하겠다고 해 가지고!”

“안 되면 다른 쪽들의 것을 갈취하죠. 살아남아야 다른 기회도 있지 않습니까?”

사실 조선군 측의 예상과 달리 그저 우연으로 조선군에게 격퇴를 당했던 마적들은 손을 잡고 큰 몸집을 만들어서 공격한 것이었다. 그리고 세 부대로 나뉜 조선군의 치중대와 호위대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