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7화 〉 (61) 북방에서의 국지전과 그 여파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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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정말인가?”
“그렇습니다.”
“아라사의 마병과 충돌을 했습니다.”
북진군 체찰사인 조두순은 이 보고에 대해서 골치가 아팠다. 이제는 아라사까지 상대를 해야 하는 것인가 생각을 하게 되니까 그렇다. 하지만 북진군의 막료사마들과 지휘관들에 그들에게 배속이 된 종군을 하고 있는 유주인 군사고문들의 의견은 달랐다.
“이것은 우발로 일어난 일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아라사의 조정 혹은 오렌부루구(오렌부르크)라고도 하는 아라사의 먼 동쪽 변방을 관할하는 감영(총독부)가 그런 일을 지시했을지는 조금 의문입니다.”
“내가 본국을 통해서 얻은 소식을 종합한다면 러시아는 전쟁을 일으킬 여유가 없습니다. 설령 현장 장교의 독단이 있더라도 러시아 측의 고의를 가진 움직임이 아니었다고도 생각합니다.”
“나도 영국의 저 장교와 동일한 생각이오. 프랑스 본국과 공사관 등에서 얻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검토한다면 그리고 포로로 잡은 카자크인과 그 장교들을 심문한 결과, 조선군의 메이스에 머리를 직격으로 맞은 자가 기병중대 2개를 이끌던 선임장교인데 그가 조선군에 대한 공격을 독단으로 한 것 같습니다.”
그 두 고문의 말대로 러시아 제국과 러시아의 동시베리아 총독부는 전쟁을 일으킬 여력도 없었다. 후자는 전자가 내부를 재건하기 바쁜 중에 오히려 전쟁이 아닌 다른 계획으로 최대한 평화적이게 흑룡강장군의 임지 일부를 얻어낼 마음이 강했다. 포로로 잡은 러시아 카자크 마병들 중에서 프랑스어가 통하는 이들을 프랑스군 군사고문들이 심문하면서 얻은 심증이 있었고 이를 알베르 몬데고 대위가 정리하고 한문 등으로 번역한 것을 그들도 읽어봤다.
“전장에 나간 장수의 독단이 현장의 판단을 존중한다지만 상부가 정한 결정을 뒤엎는 행위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유럽의 군대에서도 나오는 일입니다...”
“아라사의 동변감사(동시베리아 총독)일 자의 의도와 다르다. 이렇게 보아야 하오? 우리는 이 우연히 일어난 전투에 아라사를 어떻게 봐야할지,,, 이는 당연히 조정에게 보고가 올라갈 것이요. 아라사를 더 신경 쓰면서 견제할 것 같소만...”
체찰사 조두순의 표정은 그의 고민을 잘 담고 있었다. 그는 조선의 관점에서 보고 있었는데 청나라만으로도 벅찬데 추후 아라사와의 갈등을 우려해야 하는 것이 그렇다, 이런 사정에 의한 고뇌를 담아서 조정에 어떻게 보고할지 곤란한 모습을 보인다.
인상을 찡그린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짜증을 내는 것이 아닌 오묘한 표정으로 눈은 이 길림성 의 구 길림장군부에 있는 길림장군의 집무실 위로 향하면서 곰곰이 생각하고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영길리의 말과 법국의 말 모두가 능통한 역관들이 북진군 체찰사인 조두순의 말을 전달하였고 이에 북진군을 따라온 영길리 군사고문과 법국 군사고문의 현지 최선임들은 속으로 각자의 나라 이익에도 맞는 타산도 계산해서 생각하는 중이었다.
그들의 표정 자체도 굳었지만 많은 것을 생각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검은색이 아닌 모발, 갈색과 금색의 두 유주인 군사고문들은 턱수염을 쓸던가, 눈을 감고 있었다.
‘한성에 계신 임금께서 결정을 할 것이다. 다만 듣자하니 인천 제물포의 아라사 공사관은 우리와 척을 지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혹여 앞의 일은 알 수가 없으니...’
북진군 체찰사 조두순은 사실 이런 말을 해도 최종 결정은 한성의 주상 전하가 하는 것이었기에 그들의 의견을 물어봐도 이렇다고만 실을 예정이었다. 그들이 답을 내기를 기다리는 그 사이에 다른 조선군의 장군들과 북진군의 체찰사 아래에 있는 문관들에게도 의견을 들어보고 있었는데 그들의 말에 허옇게 샌 눈썹 등이 까딱거렸다.
먼저 문관들이 입을 열었다. 나이가 있고 식견이 있는 문관들도 있었고 그들은 대체로 그럴 듯한 의견을 내었다. 하지만 주로 젊지만 유주 등에 가본 적이 없는 관원들이 더 많아서 억측에 가까운 의견들도 많이 내놓았다. 수염이 났어도 경험이 부족한 것이 티가 나는 모습과 제 생각에 앞서서 언성이 약간 높아지는 모습에 속으로 북진군 체찰사 조두순은 괜히 물었나 생각하기도 하였다.
“아라사는 천하의 대국 중 하나이지만 이 동방까지는 그들도 여력이 없습니다. 나중에 이 근방을 노리고 다툼이 나올지라도 아라사가 더 불리할 겁니다. 아라사의 군대를 소규모의 전투지만 이긴 것에서 저들이 우리를 더 조심히 여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라사 군대를 작은 전투에서 이겼다고 자아도취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천운이 있었을 수가 있습니다. 유주의 군대, 유주의 순군을 자청하던 그 아라사라고 했으니 그 저력을 절하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래도 문관들 중 식견이 있는 자들의 의견은 역시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조두순이었다. 다만 어처구니가 없는 의견도 역시 일부가 있었는데 대표적으로는...
“저들이 영길리와 법국에게 졌어도 아 조선보다는 더 강합니다. 청과 아라사를 동시에 적으로 돌려서는 우리가 더 아니 됩니다. 그러니까 청을 적당히 달래서 아라사를 같이 견제하는 것은.... 청이 우리에게 졌으니 우리가 이 동방의 천하에 영향을 줄 수가 있으니 우리의 요구를 따르지 않겠습니까?”
“청이 아라사보다 우리를 더 미워하지 않겠는가? 청이 도리어 아라사와 손을 잡는 일이 생길 수도 있지요. 그래도 오월동주를 생각했다면 그럴 수가 있는데 아라사가 청과 우리 조선에 엄청나게 강력한 압력을 가한 것도 아니오. 그런 일은 힘들 것 같소.”
“우리 역시도 저들을 쉽게 믿지 못하는데 청나라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청나라와 손을 잡고 아라사를 견제하자는 것이었다. 다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가 않았다. 무관들의 의견도 이어서 들어오는데 주로 위의 두 의견, 장차 아라사를 상대해야 할 수가 있기에 대비하자는 것과 아라사를 상대하기 위한 청과의 오월동주가 과연 쉬운가에 대한 의견이었다.
그리고 영길리 군사고문과 법국 군사고문의 대답이 들렸다. 그 대답들에 모두가 의견을 멈추었고 역관들의 통역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답이 궁금해서 알게 모르게 조선의 북진군 수뇌부는 군사고문들과 통역들에게 시선이 흘긋흘긋 향하거나 대놓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이도 있다.
‘우리가 말해주어도 확실한 결정이 되지 않는다. 조선의 북진군이 더 적극이라면 러시아가 저 위의 땅을 노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조언을 해주어도 결정은 조선군이 한다. 우리는 결정을 내리기 위한 정보와 제안을 해주어도 되겠지...’
조선인들의 시선이 조금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그들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곤란하다는 표정은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그래도 노회하고 경험이 많은 이들은 그런 것이 보이기는 했었다.
물론 그들도 말을 아끼었다. 유럽인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도 외교에 도움이 되니까 그러한 셈이었다. 먼저 입을 연 사람은 프랑스 군사고문이었다. 그는 조선의 상황과 나중에 러시아와의 충돌을 고려하면 영국, 프랑스와 공조를 더 강조하고 있었다.
“러시아가 당장은 남하를 하지 않아도 내부를 추스른 다음에는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가 없습니다. 러시아도 유럽의 나라라서 유럽의 정세에 집중하지만 그러면서도 동쪽에서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려고 할 겁니다.
또 조선은 러시아가 원했을 해안지역들을 차지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조선은 러시아가 이 지역들을 노릴 것을 전제하고 움직여야 할 겁니다. 그래서 조선은 러시아의 혹시 있을 남하에 대비해서 이 동방에서 아국 프랑스와 저기 영국과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 최선일겁니다.”
중장기적으로 영국과 프랑스에게 조선이 공조를 하는 식으로 러시아를 견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을 하고 있었다. 다만 프랑스는 이 견제에서 영국보다는 덜 열성이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는데 이는 프랑스의 여력도 별로 없고 저기 베트남 방면을 더 신경 써야만 했다.
이어서 영국의 군사고문이 입을 열었다. 그는 프랑스인보다는 더 진중한 목소리지만 확신에 차고 그 표정에서도 적극으로 건의하겠다는 모습을 띄면서 말하는 모습이 보였다. 영국군의 장교인 사내는 풍채가 좋았고 사내다운 목소리로 답하는데 이를 통역하는 이도 사내의 억양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전하려고 했었다.
“내가 속한 영국은 조선이 장차 러시아의 거친 북풍 같은 압력을 이길 수가 있게 도울 것입니다. 우리 영국은! 러시아의 남하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영국은 조선이라는 우군을 영국에게 협조하고 영국의 좋은 친구로 남으려고 한다면 언제든지 도울 것입니다. 다만 당장은 러시아와 강력한 충돌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는 저들이 내부를 추스른 그 다음이 될 것입니다.
그마저도 러시아가 유럽의 정세에 더 집중하고 저들의 군대 주력은 저 먼 서부에 있기에 너무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러시아와 충돌이 점점 더 거세어질 여지가 높아집니다. 이를 위해서 조선은 더 변혁해야 하는데 우리 영국은 그런 조선을 도울 겁니다. 이 동방에서 확실한 친구가 있는 것이 나으니까요.”
이런 말을 하는 영국군 장교는 사람이 좋아 보이고 모두가 좋아할 호걸 같아 보이는 모습과 달리 속으로 더 냉정하게 영국의 이익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조선이 영국의 포커 패 중 하나가 되어준다면 정말 고맙다고 여기는 중이었다.
러시아는 치열한 유럽에서의 경쟁을 하면서도 뒤에서는 조선 등지의 이 아시아에서 내려올 공작을 부릴 수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신흥 강국이 될 여지를 보이는 조선을 앞세워서 이 방면에서 러시아에 대한 견제를 보강한다면 좋은 것이었고 여기에 일본이라는 나라도 붙여주면서 보조하게 한다면 금상첨화로 여기었다.
다만 일본이 러시아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음은 보이지만 그렇다고 이 것이 영국에 대한 협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였다. 그렇기에 조선이 확고하게 프랑스와 영국, 특히 영국에 우호적인 나라로 더 굳어지게 할 필요가 있었다. 육군 등은 프랑스의 영향을 받게 하여도 더 다양한 분야에서 영국에 우호를 가진 나라로 만들어서 저 청도 러시아도 견제를 위한 체스말로 쓰이면 영국에게는 장차 더 유리할 수가 있었다.
‘조선이 우리 영국의 체스말이 되면 좋지, 청나라보다 작아서 더 통제하기는 쉽다. 게다가 자본 등이 약하기에 우리 영국의 시장이 되게 하면서 영국에 우호적인 나라로 만들어서 우리 영국의 이익을 지키는 파수견으로 삼게 키우면 남는 장사이다.’
우호와 선의를 말하고 있지만 이 영국 장교는 보다 냉정하게 우호와 선의를 가장해서 영국이 조선과 우호를 유지하면서 얻을 수가 있는 이익을 모두 받아낼 생각이었다. 이를 위해서 일정한 지출과 투자는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 것을 조선인 관료들은 들으면서 영국의 그런 모습에 감동하면서도 그 이면을 알기에 마냥 신뢰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청과 사대를 청산하고 홀로 일어서는 조선에게 이 험한 천하, 그러면서도 상냥한 천하에 살기 위해서 친구가 필요하였다. 영길리와 법국이라는 친우들을 조선이라는 나라는 이를 믿고 나아갈 것이었다.
“그래도 조선군이 코사크 기병대를 격퇴한 것은 좋은 일입니다.”
“아마, 그 일로 러시아 군대도 조선군이 있는 곳을 함부로 침투해서 척후하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도 교전을 더욱 적극으로 회피하겠지요.”
두 서역 나라의 군사고문들은 카자크 기병대를 격퇴한 조선군의 보군대대와 마병대대를 칭찬하였다. 물론 기본적으로 카자크 기병대가 경기병에 가까운 이들이었음을 생각을 하면야... 낮게 볼 수도 있었다. 유럽의 잘 훈련된 일선 정예부대면 카자크 기병중대 2개의 공격을 막아낼 수가 있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유럽이 아닌 곳에서 카자크 기병대를 격퇴한 조선군을 더 높이 평가하게 되었다. 사실 유럽의 군사고문들, 특히나 영국군 측은 먼 옛날인 17세기에 정황상 조선군의 정예 사수들이 청나라에게 차출되어서 러시아의 카자크들로 보이는 자들과 교전했던 기록을 조선군 일원들에게서 확인하였다. 다만 이 것이 불명확한 일도 있었기에 카자크들도 조선인 대부분도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여기었다.
‘조선군의 역량을 좀 더 높이 봐야겠군.’
‘역시 청나라 군대며 러시아 군대를 견제하는데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국 공사관의 공사들에게 올릴 보고서의 내용을 더 정리할 마음이었다. 그들 외에도 체찰사 조두순이며 조선의 북진군 수뇌부도 올릴 장계의 내용을 정리하려고 난리였다. 게다가 북진군의 보고가 조선 조정, 봉천과 요양에 있는, 요동 점령 중인 서진군이었던 요동군을 거쳐서 내려올 것이었다.
“주상 전하께 우리의 장계가 올라온다면 중앙에서는 앞으로서 아라사에 대한 일을 어찌할지 결정하시겠지....”
“아라사 공사관의 관원을 불러서 이를 더 따지지 않겠습니까?”
“그 것은 모르오,,,”
그리고 이런 조선의 북진군은 더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겨버렸다. 조선의 내부 관련한 일은 아니었다. 전혀 다른 곳, 조선의 북진군과 대치를 하는 적인 청나라 쪽에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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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흑룡강장군부에서 아라사, 러시아의 카자크 기병중대 2개가 조선군에게 격퇴가 된 것을 보고 자신들도 그들에게 강경하게 대응해도 좋다는 반응을 보이는 부하들 때문에 흑룡강장군은 골치를 썩고 있었다. 흑룡강장군은 꽤 냉정하게 마음에 들지 않아도 조선군보다 열세한 자신들이 아라사의 가살극을 이길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부하들의 말을 듣는 중이었다.
‘척후 행위를 하라고 보냈던 그 건방진 부하가 차라리 나았어... 그 녀석이 척후대에서 활동하다가 죽어버릴 줄은 몰랐지... 이런 쭉정이들만으로 흑룡강장군부를 지탱해온 나는 참 운이 좋은 것인가? 능력이 그래도 있던 것인가? 알 수가 없다...’
그런 표정으로 듣는 상관, 흑룡강장군을 보면서 아라사에 대한 두려움을 종식하고 적극으로 싸워야 한다는 이들은 그런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가살극, 카자크를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부하들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저들을 이긴 것은 우리보다 더 강한 조선군이라서 그렇소. 또 아라사 군대도 기습에 실패해서 격퇴당한 일입니다. 우리가 저 아라사를 무시할 수가 없다! 이 소리입니다.”
“흠.... 아라사에게 적극으로 대항하다가 우리가 더 철저히 깨지면 사기가 무너지고 기회를 노리는 조선군이 우리를 치지 않는다는 보장은요?”
여기에 조선군이라는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을 더하는 이들도 나왔는데 생각보다 냉정하게 상황을 보는 부하들로 안도를 하는 흑룡강장군이었다. 그렇지만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목소리가 큰 것으로 이기려고 하는 자들에게는 소의 귀에 경 읽기. 우이독경이었다. 그들은 청나라의 도성, 연경에서 만주인 대신들 중 대책 없이 강경책을 운운하다가 자업자득으로 패전의 멍에를 안게 된 강경파들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그저 아라사의 공격을 막아내고 사기를 올려서 조선군의 경거망동을 더 막아내야 한다고 여길 뿐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왜 이런 것을 알게 된 경위가 의아할 수가 있을 것인데 청나라 척후대가 조선군과 아라사 군대의 국지전을 목격해서 그렇다. 그들은 아라사 군대도 격퇴한 조선군을, 이전에도 더 경계했지만 더 경계해야 한다는 이유로 보고를 올렸는데 그 의도와 달리 이상하게 돌아가는 상부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마 그 척후대의 하급무관은 이런 개판을 어처구니가 없이 보겠지?’
‘조선군도 했으니까 우리도 못할 리가 없다는 생각은 너무나도 오만이 아닌가? 우리가 할 수가 있는가, 아닌가를 더 따져야하거늘!’
이런 상황에 매우 유감인 사람은 다른 이도 아니고 흑룡강장군이었다. 그는 무턱대고 공격해서 병력을 깎아먹는 행위는 피하고 싶었다. 군대를 현시하는 것이 지금 최대한의 최선이라고 이미 마음속으로 숙고를 해서 결정한 그에게 그런 강경한 행동 주장은 저 자신을 무시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흑룡강장군 외에도 무모한 군사행동을 자신들이 할 여유가 있는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생각이 강한 그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다이칭 구룬의 무너지는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하며 조선도 한 것을 우리라고 못할 리가 없다고 말하는 자들은 목소리가 컸다. 게다가 아라사 마병대를 적극으로 타격해서 흑룡강장군부의 건제함을 저 조선군에게도 보여야한다는 어찌 보면 그럴 듯하게 들리는 말을 하는 자들이었다.
“아라사에게도 위축되고 조선에게도 위축이 된 우리들에게 우리는 건제하다는 것을 보여야 합니다!”
“위험이 큰 것을! 굳이 자초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 저들에게 그저 숙이다시피 버티자는 것이오? 앞뒤로 호시탐탐 우리를 원하는 자들에게서?”
점점 언쟁은 격해지기 시작하였다. 흑룡강장군은 강경파들의 그런 언행 등이며 무모함에 질려서 일어나서 그들에게 일갈을 하려고 했다. 그의 표정은 매우 떫은 것을 씹은 듯해 보이는 표정이었고 미간은 그의 진심을 나타내듯이 매우 구겨진 상황이었다. 그런 이 장군부의 최고 상관인 자가 일어나자 그들의 언쟁은 잠깐 정적이 있었다.
장군의 언행에 희비가 교차하는 이들이 생겼다. 흑룡강장군은 아라사 마병들을 적극으로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이었기에 그렇다. 아라사 마병들에 대한 공격을 회의적으로 보던 이들은 안도하였지만 긍정으로 보던 이들은 흑룡강장군에게 실망하였다.
“과감하게 나가는 것도 옳은 것이다. 그렇지만! 작은 것을 탐해서 큰 것을 잃게 된다면 그 일은 안하느니만 못한 일이다. 소탐대실은 군대에서도 경계해야 할 일! 작은 것을 얻으려다가 본영이 날아가는 불상사는 최악이다.
이 북쪽 땅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음과 같다! 아라사 마병들도 가능하면 공격하지만 보통은 대치한다. 조선과의 척후대 싸움, 혹시 있을지 모를 큰 싸움을 더 대비하는 것이 이익이다.
그러니까 아라사의 적들을 너무 적극으로 요격해서 밀어버리고 눈앞의 조선군을 친다는 무모한 발상은 지양하기 바란다. 우리 군대에게 오는 병량과 병참이 더 부족해진 것을 잊지 말라!”
그래도 우선은 장군의 말을 끝까지 들어볼 참이었다. 그렇게 들어본 말에 속으로 강경한 성향의 흑룡강장군을 보좌하던 부장들 등은 매우 유감이라고 여기었다. 표정을 관리하지 못하는 이들은 매우 안타까우면서도 짜증을 내려고 하였다. 일말은 독단을 벌일 작정도 보였다.
이 일로 어떤 일이 생기는지는.... 나중에 모두가 기겁할 일이 나올 것으로 보였다. 이를 알지 못하는 지금의 그들은 흑룡강장군을 최대한 설득하려고 노력이었다. 겉으로 보기에 당장은 그러하였다.
“장군! 신중하게 나가야 하는 것이 기본이 맞습니다.”
“하오나 최선의 방어는 공세이기도 합니다.”
“아라사 마병들을 우리도 눌러주면 아라사가 더 조심히 행동을 하지 않겠습니까?”
흑룡강장군에게 열심히 대안을 제시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못 듣는 사람 같이 그 말들을 듣지 아니하였다. 그 표정은 결정을 더 굳힌 돌부처보다 더 단호한 모습이었다. 그런 말을 듣지 않는 모습에 그 침묵에 아라사 마병을 적극으로 치는데 반대하는 이들이 면박을 주면서 그들의 감정은 속으로 더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이만 회의를 파한다!”
흑룡강장군이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다는 듯이 회의를 파한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회의가 끝나고 강경파인 자들이 따로 모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흑룡강장군의 결정에 불만이 매우 많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하고 각자가 생각하는 옳은 일을 위해서 독단적 행동을 무리 지어서 하자고 제의를 해버렸다.
“장군에게는 명령을 지켜야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는 아니다.”
“다이칭 구룬을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아라사 마병들을 적극으로 공격해서 우리의 건제를 보이고 아라사와 조선을 더욱 강경하게 견제할 여력이 있음을 보여야 합니다.”
“참으로 옳은 말입니다.”
“왜 우리의 뜻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입니까?”
“옳습니다.”
그들은 이미 흑룡강장군에 대한 충성과 청에 대한 충성 중 후자를 위해서 상관의 명령을 어길 작정이었다. 아마 이를 흑룡강장군이 알았다면 매우 꾸짖으면서 그 독단에 청에 대한 충성을 위해서 했다가 청을 더 갉아먹을 것이라고 일갈할 것이다.
하지만 흑룡강장군은 이를 알지 못했고 그들은 흑룡강장군의 말을 무시하고 후방의 척후대를 조종해 독단을 벌일 작정이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나올 일은.... 그들의 의도와 달리 흑룡강장군부의 목을 옥죄어버릴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