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4화 〉 (64) 연경공방전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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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지나서 조선군은 치중대를 제외한 후발대까지 청나라의 도성인 연경 근방에 당도하였다. 정확히는 연경의 동쪽에 있었고 조선군은 이미 군영을 약소하게 차리고도 더 확장 중이었고 아직 도착하지 않았을 수가 있는 서역 군대, 영길리 군대와 법국의 군대가 남쪽에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그래서 조선군의 마병들이 꽤 수고를 해주어야 하였다.
“남쪽으로 달려라! 이곳에 대한 추가 척후 겸 우군인 서역의 두 나라 군대를 발견하고 협력해야만 한다!”
“도체찰사 대감과 도원수 대감의 명령이다!”
그동안 선견대를 제외하고는 행군하면서 쉬듯이 걷게 해서 쌩쌩한 말들을 바탕으로 조선군 마병대 중에서 경군 중 훈련도감의 마병연대에게서 중대를 증원받아서 재편한 총융청 마병대대가 먼저 그 소임을 맡게 되었다. 그들은 열심히 경사 근방의 외곽들을 우회하면서 척후 임무 등을 수행하고 있었다.
큰 말을 탄 그들이었고 그들이 탄 말의 지구력을 이제는 잘 알고 통제하면서 속도를 조절해 달린다. 그들은 천리경 등을 받아서 이리 저리 조심히 남쪽 방면으로 영길리와 법국의 국기들을 기억하면서 깃발 혹은 그 두 나라의 특정한 색을 가진 군복을 찾으려고 열심이었다.
한편, 조선군 수뇌부는 다시 회의를 하고 있었다. 청나라의 도성인 경사, 다른 말로는 연경이라고도 하는 저 거대한 성읍을 떨어뜨리는데 어떤 방법을 할지에 고심 중이었다. 전에도 다양한 방법이 나왔는데 대체로 병행론이었다.
“연경을 고사시키고 포군의 화력을 쏘면서 청나라 조정을 굶주리게 해서 항복을 시키지요.”
“저 연경은 강남의 물자로 더욱 연명하는 고을입니다. 산동도 영길리와 법국에게 차단을 당했다면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저들은 고사에 항복을 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도 보급이 문제일 것이지만 이 연경 근방에서는 최악의 수겠지만 약탈도 허락해서 움직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약탈에 대한 말도 조심히 꺼내면서 영길리와 법국의 협조를 고려해서 장기전을 끌고 갈 생각이 있는 조선군이었다. 다만 약탈에 대해서는 역시나 이견이 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대표적으로 훈련도감사이자 중군장인 심능우 대장이 열성으로 대대적인 약탈을 통한 치중 부담의 최소에 더 반대를 하고 나왔다. 심능우 외에도 금위사 신관호와 도원수 임태영 역시도 그동안 억제했던 약탈의 제약을 더 풀어주는 것은 당연히 못 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 것은 최악의 수로서 상정해야 하오. 보급을 대기 위해서 저 천진과 당산의 앞에 아군의 치중대가 포구를 쓸 수가 있다면 육상 수송의 부담은 줄어든다오,”
“가장 중요한 서도질, 책도둑질이 약탈로 인해서 부차적이게 될 것이오. 약탈은 이전처럼 적당히 풀어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여기에 도체찰사인 정원용도 이에 동조를 하자 적극적인 약탈로 가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대신에 다른 대안이야 보급로의 축소를 노리는 부분이었다. 바로 천진이 영길리와 법국의 세력에게 점령이 된 것을 알고 있기에 이를 고려해서 움직이는 주장이다.
“그래서 진황도에서 보급을 되던 아 병력들도 이동을 하게 시킨 것이 아닙니까? 약탈을 한다면 청나라를 우리를 더욱 필요 이상으로 적대를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천진에 우리의 군대 병참을 수송할 수가 있게 된다면 부담은 더 줄어들 것입니다.”
영길리와 법국 측과 최대한 빨리 만나서 이를 성사시킬 생각이 만만이었다. 그들은 영길리 군대 사령부와 법국 군대의 사령부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음을 잘 몰랐다. 적어도 조선군은 그럴 마음이 컸기에 천진으로 보급거점을 옮기는 등의 의견이 더 일리가 있기에 주류가 되었다.
저 서역 두 나라와 군대와 합류해서 청나라의 도성인 연경을 봉쇄해서 이들을 항복하게 만들 생각이 만만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공성작전에 화포들과 군대를 소극으로 투입한다는 의견은 아니었으며 적에게 압력을 가하고 물리적 수단으로 공포심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었다.
“군대로 어차피 낙성을 위한 움직임은 해야 하지 않습니까?”
“당연한 말입니다. 병행론으로 가고 있지요.”
“적극의 공성계는 너무 큰 피해를 우리도 가질 겁니다.”
“그래서 병행론이 낫다고 봅니다.”
서진군에 속한 각 군영의 지휘관들과 막료들도 의견에 대체로 동조를 하였다. 그들도 적극 공성으로 너무 많은 병력을 잃는 것은 손해라고 생각하였다. 병졸들의 목숨만이 아니라 자신들의 군공, 나중의 상황을 생각해서 그런 거도 있었다. 다만 포위망의 형성은 조선군은 자신들이 더 동원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영길리와 법군의 군대가 적다면 별 수가 없는 일이요.”
“그래도 정예함은 우리보다 더 할 이들이 아닙니까?”
두 나라 군대를 합쳐서 1만 명 내외라고 하지만 그 강력함을 인정하는 조선의 서진군 수뇌부였다. 그래서 동쪽과 북쪽, 서쪽은 조선군이 맡고 남쪽은 영길리와 법국의 군대에 맞겨도 충분하지 않은가 생각하였다. 조선군이 연경의 동문 외곽에서 본영을 차리고 주둔 중일 청나라 군대를 견제하면서 수뇌부가 대체로 회의 중인 상황에서 영길리와 법국의 군대도 당연히 북상 중이었다.
“저기! 기병대가 보입니다.”
“청나라 군대인가?”
“아닙니다. 더 식별 중에 있습니다.”
“조선군인지 청나라 군대인지 제대로 식별해라!”
그리고 그들 중 선봉이자 정찰 명령을 받은 기병대가 주변을 둘러보면서 지켜봤다. 이 기병대는 조선군을 찾는 임무도 받았고 망원경 등으로 더 멀리의 주변도 살피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무리의 말 탄 자들을 발견했다.
중대장에게 한 기병 부사관이 이를 보고하였고 중대장의 물음에 답하였다. 더 식별 중이라는 말에 중대장은 불같은 격노를 담아서 명령을 해서 닦달한다. 최대한 제대로 빨리 식별하라고 말이었다. 부사관은 그 질책에 속으로 매우 투덜거리면서 찡그린 표정을 지으며 망원경으로 유심히 봤다.
그들이 매단 깃발은 조선의 깃발이라고 보여준 사진을 떠올렸다. 조선의 국기와 어기였다. 말을 탄 저 조선인 부대의 깃발을 모르기에 국기와 어기 등으로 저들이 이 전쟁의 현지 우방국이라고 할 수가 있는 조선군이라는 것만 알 수가 있었다.
“아! 아군입니다. 조선군입니다!”
“조선군?! 정말인가!”
“그렇습니다. 전에 보여준 조선의 중요 깃발 2개를 게양한 깃대를 들고 있는 이들입니다.”
“어디!”
중대장도 자신이 가진 망원경을 들어서 유심히 지켜봤는데 정말로 그 깃발들이었다. 드디어 영길리와 법국, 영국-프랑스의 청나라 원정군이 조선의 서진군과 조우, 합류할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었다.
“저들이 우리를 알아챘는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달려오는군!”
“아마도 우리를 알아봤을 것으로 봅니다.”
“저들 중에 영어가 능통한 이들이 있기를 바라는데...”
“우리를 찾으라고 했는데 영어를 할 줄 아는 이들이 동행하겠죠.”
영국군 기병대는 멈춰서 그들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 정체불명의 존재에서 현지 우방국의 군대인 것을 확인하자 경계를 누그러뜨리고 대기하는 것이었다. 영어를 잘 할 수가 있을지를 걱정하는 농담도 부하 장교와 하면서 달려오는 그들을 기다리는 영국군 기병중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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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선군의 총융청 마병대도 영길리의 마병대를 목격해서 그들을 향해서 적의가 없다는 듯이 달려왔다. 열심히 달려오지만 공격하지 않음을 보이려고 위세를 부리지 않으며 여유를 가지고 오는 모습에 가까웠다. 천리경을 보면서 영길리 마병대를 확실히 식별하고 각 중대마다 배속한 영길리어와 법어가 가능한 역관에 법국 출신 마병 고문이 동행하게 한 상황이었다.
‘나도 영길리어를 할 수가 있기는 한데 말을 알아먹어야 답하지....’
사실 그들을 발견한 조선군 마병중대를 이끄는 중대장도 영길리어를 할 수가 있기는 하지만 조선말을 모르는 이들에게 역시 역관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최선이지 않을까 조심히 생각하고 있었다. 점점 조선군의 마병대가 영길리 측의 마병대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 두 중대는 멈추었다. 조선의 마병중대장이 역관과 함께 앞으로 나서고 영길리 측의 마병중대장인 대위가 중대기를 드는 기수와 함께 나왔다. 말발굽 소리만 날 정도로 조용한 상황에서 긴장되는 순간이었고 절정에 이르다가 조선군 측이 먼저 자신들을 소개하였다.
“조선국, 아니! 대조선국의 경군 총융청 마병중대장인 임석훈이오. 대조선국 서진군을 이끄는 도체찰사 대감과 도원수 대감의 명령을 전하며 영길리과 법국의 군세를 찾아다녔는데 이렇게 선봉대를 만나게 되어서 다행입니다.
이 것이 우리 조선이 영길리와 법국의 두 원정군 본영에게 보내는 것입니다. 영길리본과 법국본도 동봉합니다.”
그리고 역관이 이 조선군 마병중대장인 임석훈 정사의 말을 통역해주었다. 영길리 군대의 마병대 대위는 역관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알아듣고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주고 있었다. 통역이 확인이 된 듯 그 대위는 임석훈이 건넨 것을 받아서 편지는 품속에 넣었고 두루마리는 말의 안장에 꽂아 넣었다.
이어서 그 영길리 마병대위가 입을 열었다. 좀 큰 키를 가진 그는 영길리 제후, 그러니까 영국 귀족의 일원이었고 하급이지만 자작의 자리를 이을 계승자였다. 천축의 세포이를 토벌 중인 영길리 군대의 일원이었다가 조금씩 전황이 영길리에게 기울자 이렇게 원정부대의 일원으로 온 차출부대의 일부인 기병중대의 지휘관이었다. 그는 단단한 몸을 가지고 강인한 신념을 가진 부리부리한 눈을 가졌고 저 붙임성이 있는, 꽤 덩치가 큰 조선군 무관과 그에 동석한 통역관에게 천천히 말을 하였다.
“참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나는 영국군 기병대위인 필립 바틴하메크요, 차기 자작으로 여왕 폐하의 군대에 일하는 자요. 그대들의 노력에 치하를 하면서 이 편지들을 잘 전달하겠습니다. 아니면 우리와 같이 북상 중인 우리 연합군 본대를 같이 찾아가겠소?”
역관이 통역한 필립 바틴하메크 대위의 제안에 임석훈 정사는 고심을 하게 되었다. 동행한 법국인 군사고문단, 당연히 기병장교인 자는 열렬하게 찬성을 하고 있다. 그런 것도 생각을 하자 수락하겠다고 답한다.
“따라가겠소. 그 전에 1개 소대는 소식을 전하게 하겠소.”
“그대로 전할까요?”
“그러면 되오.”
임석훈은 역관이 그들과 대화를 하는 1개 마병소대를 쪼개서 본영이 지어지는 곳으로 향해서 서역의 영길리와 법국 연합군 선봉대와 접촉했음을 알리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 지시에 따라서 이 총융청 마병중대의 1개 소대는 서진군 본영으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달렸고 나머지는 중대장인 임석훈 정사를 따라서 영길리군 마병중대와 함께 북상 중인 서역 영-법 연합군의 본대를 만나러 내려갔다.
물론 영길리 마병중대를 이끄는 필립 바틴하메크 대위도 예하의 1개 소대를 먼저 선봉으로 보내서 소식을 전하게 하였다. 그렇게 이 연경 근방에서 조선군은 군사고문과 수군을 제외하고 영길리 군대와 법국 군대를 만나서 같이 작전을 할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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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군의 기병대 중 1개 중대와 접촉, 그들은 조선군의 사자로서 같이 내려오고 있다?”
“그렇습니다. 백작 각하!”
영국군과 프랑스군의 본대는 필립 바틴하메크 대위가 선결해서 보낸 소대가 알린 소식에 매우 큰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나 영국의 공작으로 영국의 대표인 제임스 브루스 엘긴 백작은 자신과 비슷한 위치의 장바티스트 그로 남작에게 이야기를 했다.
“흠, 역시 조선군과 합류해서 저 페킹을 공격하게 되었군. 그루 후작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당연히 우리의 부담은 줄었지요. 수만 군세와 함께 작전을 한다면 그 만큼 우리는 더 승산이 높아집니다.”
“흠, 그리고 조선의 전 재상, 원정군의 전권대표격인 자가 저들의 원정군 총사령관과 함께 우리에게 한 요청이 있습니다. 우리가 점령한 텐진의 항구 시설을 조선군도 쓸 수가 있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그로 남작은 그 제안에 대해서 조선군이 보급을 효율적으로 제공받기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라고 알 수가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우방 군대의 편의를 마련해서 빚을 지우면 그만큼 그들은 추후에 이익을 가져갈 수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거라면 큰 문제가 없지요. 조선군의 병참이 잘 들어온다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우리의 능력으로 조선군에게 병참, 보급을 대주기는 애매할 것이니까 말이지요.”
두 전권대표의 대화는 계속 이어진다. 대체로 보급로가 거의 단일화가 된다는 것을 가정하고 말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조선군의 보급부대와 같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급부대를 지키기 위한 부대에 돌리는 병력을 더 줄일 수가 있다는 생각도 두 사람은 가지고 있었다. 일견만 듣고 참모들도 일부 비상한 자들만 이를 알아차리고 가능성을 생각했던 것에 두 대표가 가진 몇 수 앞을 보는 통찰력은 꽤 높았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조선의 병참을 운송하는 선단이 입항을 할 만한 곳인 텐진을 거점으로 페킹까지 조선군 병참이 이동하게 도우면야... 조선군의 보급 호위부대와 같이 우리 군들의 보급도 움직이게 하면...”
“보급 호위에 대한 부담이 더 줄겠지요. 아주 당연하게도!”
영국과 프랑스의 전권대표인 두 사람은 이미 먼저 수령한 편지들을 보면서 당연히 조선군과 협조해서 청나라의 도성인 페킹을 공격하고 항복을 받아낼 마음이 더욱 강해진 상황이었다. 그래서 조선의 그 군인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에...
“조선군의 정사! 임석훈이 영길리국의 공작 합하와 법국의 후작 각하를 뵙습니다.”
그렇게 조선군의 대표인 마병정사 임석훈, 역관이 있었고 그들을 동행한 프랑스 육군의 기병장교 출신이 드디어 방문하였다. 전권대표 등과 같이 이동하던 본대는 행군을 잠시 멈추고 즉흥으로 마련한 자리에서 조선군의 대화를 하게 되었다.
두 전권대표는 이미 받은 제안에 따라서 역관과 임석훈에게 이야기를 들으면서 말을 하였다. 두 사람은 저들의 본대에서 조선군 원정군 사령관과 전권대표를 만나보고 싶어졌다. 조선군 참모들이 진언해서 생각했을 것이지만 텐진 일대를 해상수송을 통한 보급 거점으로 삼는 것은 확실히 적절했기에 그렇다.
“조선이 생각한 전략은 꽤 일리가 있고 흥미가 있습니다. 봉쇄해서 포격하고 고사를 감행한다라...”
“지극히 정석적이죠. 그래도 청나라 황제를 생포할 일 등을 했던 군대라기에는 소극적이지만 그럴 수가 있습니다. 그 전략도 받아들이면서 적을 압박해서 항복을 종용하면 될 겁니다.”
“조선은 보급로를 텐진을 통해서 둘 것인데 우리의 보급부대도 같이 움직이지요. 다만 각자의 본영은 다른 곳에 세울 것이라도 길은 거의 같으니!”
영국군과 프랑스군의 두 전권대표와 그 아래의 많은 지휘관들은 보내온 제안서에 일정하게 동의를 표하면서도 협공을 긍정으로 보고 있었다. 다만 조선군이 좀 더 적극으로 피해를 감수하기를 원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 것을 일개 정사인 정석훈도 알 수가 있었다.
임석훈은 무관의 말직에 가까워도 조선군의 병졸들이 더 피를 흘리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 고민했다. 하지만 너무 전쟁을 오래 끌 필요가 없다는 은연중에 동의는 하였다. 그래도 그는 당연히 권한이 없는 전령이기에 그 제안서를 들고 도체찰사와 도원수께서 결정할 것이라고 답하였다.
“저는 결정권이 없습니다. 대신에 그런 제안서를 내용에 쓰시면 상달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괜찮겠지요.”
“흠... 세부적 논의는 그렇게 해야겠구만... 그렇다면 조선은 페킹 근방을 비울 것이면 무슨 짓을 할 것이요?”
“그 때에 한해서만 약탈을 나름 허용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같이 페킹 외곽을 적절하게 약탈하지요.”
통역을 통해서이지만 프랑스 원정군의 대표이자 외교관인 그로 남작이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약탈을 매우 쉽게 말하는 것에 임석훈은 놀랐다. 그래도 이에 따질 생각은 하지 않고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동양인 장교의 모습에 일부 영국과 프랑스의 장교들은 속으로 샌님이라고 욕했지만 그럴 수가 있다고 넘어갔다.
“약탈을 허락하는 것은 우리도 청나라에게 꽤 불만이 많아서입니다. 대신에, 귀국이 원할 청나라 측의 문서들은 우리도 만약 챙기면 넘기겠소. 그러면 어떻습니까?”
약탈로 거래를 추가하는 제임스 브루스 엘긴 백작의 모습에 통역을 통해서 그 제의에 또 놀랐지만 일개 마병정사인 임석훈은 권한이 당연히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그 또한 제안서에 쓰면 당연히 상달하겠다고 상투적으로 말하지만 그 제안을 꽤 좋게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인 기병장교도 역관도 통역하면서 그 답에 괜찮은 거래라고 생각했다.
“실례이지만 우리들은 가보겠습니다.”
“알겠다. 대신에 바틴하메크 대위의 기병중대가 귀하들을 호위해줄 것이다. 또 나의 부관과 우리들의 외교관 2명이 그대들과 동행할 것이라네. 어떤가?”
그런 엘긴 백작의 제안에는 통역을 듣자 임석훈 정사는 똑바로 백작을 보면서 미소를 지으며 직접 말하였다. 최대한 정확하게 영길리어로 대답을 말하려고 노력하면서 말이었다.
“감사합니다.”
“천만의 말씀이라네.”
조선군 마병소대 2개는 호위와 같이 따라온 사절들과 함께 본영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저녁에 그들은 그 제안서의 답에 들어주는 것과 역제안들에 고심하는 조선군 수뇌부였다. 그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았다.
“영길리 군대와 법국 군대와 같이 약탈을 하자고요? 꽤나 대대로 인원을 동원해서요?”
“대신에 우리가 원하는 문서들은 다 가지는 조건으로 이를 보장한다면서 말이지요.”
“저들이 우리의 문서와 책 도둑질을 알아챘다니... 이건 좀 무섭군요...”
약탈은 사실 꺼렸지만 청야를 강요하고 더 봉쇄한 경사가 빨리 무너지게 해야 할 일이었기에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전에도 있었다. 그래도 영길리와 법국이 이리 적극으로 약탈을 건의한 것에는 모두가 놀랐다. 이는 고심하더라도 다른 의견은 양상이 달랐다.
“그리고 평안병영 등이 병참로를 지키고 호위하는데 영길리와 법국도 일부 부대로 같이 합동으로 병참을 운송하고 지키자고 하는데요?”
“이는 우리에게도 나쁘지 않습니다.”
“저들이 받을 병참을 나눈다고 우리가 얼마나 버팁니까?”
“동감입니다.”
병참로 수비의 통합과 협조는 당연히 만장일치로 통과하였고 약탈 협조에 대한 의견은 역시나 골머리를 앓아만 했다. 결국은 결정의 공은 도체찰사 정원용과 도원수 임태영의 손에 넘어갔다. 두 사람은 결국....
“어차피 약탈은 해야 할 일이었네.”
“너무 죄책감 가지지는 말게. 해야 할 이었고 욕은 우리가 더 먹도록 하지...”
두 상관의 결정에 불만은 없었다. 그들도 해야 할 일 혹은 필요한 일이라고 경사, 연경 근방의 마을 등을 약탈하는 것을 정당화는 해왔다. 그래도 막상 결정이 되니까 불편하였다. 도리어 책임을 지려는 모습에 더 미안한 감정이 드는 서진군을 지휘하는 무관들이었다,
“예, 도체찰사 대감...”
“예...”
“물론 우리도 행군 중에서 약탈을 이미 했던 것은 있지요. 다만 만성이 되지 않게 막아온 것이지 않습니까? 두 분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두 상관의 무거워진 마음을 달래려고 최대한 노력하는 심능우 대장이었다. 하지만 쉽게 풀리기 어려운 것이 그 결정이었다. 그렇게 다음날에 영길리와 법국군의 제안을 수락함을 알리는 서신을 보냄으로서 연경 공방전의 큰 틀은 더 맞추어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