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9화 〉 (65) 급변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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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일이 있던 것이냐!!!!! 이게 도대체!!!!”
함풍제 혁저는 경사 내부의 백성들이 대청연합군의 협상대표들과 호위병들을 공격하였고 여기에 호위를 하라고 보낸 금려팔기의 반 가까이가 그런 대청연합군 측과 자신들에 동조하지 않은 이들을 죽이고 해쳤다는 그 사실을 들었다. 그래서 어처구니가 없다가 앞으로 생길 일에 매우 분통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저렇게 편전에서 대한인 그의 분노한 목소리에 그 표정도 좋지 못하고 울분과 분노를 터트렸다. 그래서 신료들은 안절부절을 하면서도 일이 일어난 것에 대체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할지 고심하였다.
특히나 금려팔기의 일부가 이런 일에 가담하고 백성들이 그런 행동을 한 것이 매우 수상하였다. 일부 인사들은 의구심을 지게 되었다.
수비대의 지휘를 맡는 이들도 급히 불러 모아서 대책회의를 열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 일을 적극으로 꾸민 구왈갸 하라 빈철과 다른 대신들, 이 일의 진짜 배후들은 들키지 않으려고 이번은 들키지 않게 안절부절 하는 모습을 꾸며서 보여주고 있었다.
‘다른 자들을 시켜서 배후가 들키지 않게 하였다.’
‘또 그들을 말로 선동해서 스스로 일을 벌이게 일부를 그렇게 만들었지.’
‘우리가 했다는 증좌는 없다. 이걸로 경사는 더욱 협상이라는 말도 안 되는 수단을 할 필요가 없다.’
‘버티면 그만이고! 몽고의 팔기들이 조선군의 뒤를 쳐 주면야... 우리에게 더 유리하게 될 수가 있다!’
저들의 속 꿍꿍이는 일견 그럴 듯하게 보였지만 힘든 것이었다. 그 모든 것이 전혀 어긋나지 않아야 했으며 들킬 경우와 몽고의 팔기들이 과연 올지, 오더라도 조선군의 뒤를 쳐서 이길지는 알 수가 없었다. 확실하지 않은, 승산이 없는 수를 생각했다. 만약 이루어지지 않으면 최악이 될 수가 있는데 그 자존심이 이를 냉정하게 생각할 여지마저도 앗아버렸다.
그리고 일부는 그들을 수상쩍은 눈으로 보고 있었다. 이혁정진왕 두완후아와 공친왕 혁흔과 군기대신 궤이량과 화사나 등이 대표적이었다.
함풍제 혁저도 비슷하지만 명확한 물증이 없었기에 골치가 아팠다. 이 경사에서 농성해서 죽던가 몽진을 하던가... 이제 함풍제 혁저는 화를 내면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어져 버렸다.
‘저들에게서 최대한 도주해야 한다! 결국은 이렇게 몽진을 해야만 하겠지... 이 경사에서 궁지에 몰려서 죽는 것보다는 낫겠지. 절대로 사로잡히지 않는다. 이 일을 친 배후들은 나중에 다 숙청해야만 한다.’
그리고 함풍제 혁저가 이런 생각을 골몰하는 중에 공친왕 혁흔은 제 이복형이 어떻게든 이 경사, 연경을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있는 것에 눈치를 챘다. 일이 이렇게 꼬여버린 것이 한탄만이 있는 혁흔이었다.
‘보나마나 원자와 황비 및 원자의 생모인 후긍을 데리고 여기에 종실에서 혁저의 유력한 우군은 두완후아 등은 데려가겠지. 이 혁흔과 자이유완은 남겨두겠지. 저 분노한 자들을 상대하면서 강화교섭을 시키라고 말이다!
사람이 좋은 구석도 있고 유순했어도 능력이 부족했지만 형이라고 좋아했었지. 지금은 더 얕보지만 저 옥좌의 대한으로 있는 것이 불쌍하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대가가 저것이겠지...’
혁흔은 나중에 대한인 제 이복형, 함풍제 혁저가 따로 부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었다. 게다가 일부 신료들이 낸 대안인 그 행동은 다이칭 구룬의 조정이 가진 총의가 아니고 오히려 무관하다는 해명을 사절로 하자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혁흔은 그 대안에 대해서 매우 냉소적이었다.
‘저들이 습격을 당한 것도 사실이고 우리의 말을 그저 변명으로만 여길 자들이다. 그들은 분노했을 것이다. 여기에 이를 기회로 매우 여기고 있을 것이다.’
혁흔은 이 경사를 둘러싼 공방전에서 경사의 조종이, 청나라의 패배가 더 빨리 오고 있음을 알았다. 그 와중에서 그가 살아남을 방도와 패배 이후의 청나라에 필요한 것을 고심해야 한다. 일개 종친인 그가 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만 야망이 있는 혁흔은 이를 상관하지 않았다.
“그래도 보내는 것이 예의라고 봅니다.”
“만약 보내지 않으면 우리가 고의로 이렇게 행동하게 계획했다고 여길 겁니다.”
“풀리지 않더라도 해명은 해야 합니다.”
물론 그런 말에는 일말의 동의를 말없이 하고 있는 혁흔이었다. 혁흔은 제 이복형인 혁저를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혁저는 결국 우선은 보내라고 하였다.
그리고 망연자실한 얼굴로 고심하다가 회의를 폐했다. 그러고는 회의를 파한 다음에 지휘를 위한 처소로 가던 혁흔을 내관이 은밀하게 막았다.
“무엇인가?”
“대한께서 부르십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를 감추려고 표정을 갈무리하는 혁흔이었다. 무슨 이유로 부르는지는 이미 짐작을 하고 있었다. 무슨 소리를 하면서 자신에게 떠넘길지 참으로 ‘기대’가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앞장서라고 말하는 그였다.
“알겠습니다. 따라오시지요.”
“그래...”
혁흔은 내관의 안내를 받아서 함풍제 혁저가 있는 장소로 가게 되었다. 내관을 따라가면서 속으로 극비로 만나자고 하는 것이 자신만인가 생각을 했다가 아닐 수도 있음을 짐작하였다. 혁은은 제 이복형이 무슨 소리로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할지 궁금하였다.
그래도 듣고 수행하는 척을 연기할 마음이 컸으나 그 짐작이 맞으면 얼굴의 표정 연기와 냉정하려는 마음이 부글부글 끓는 화산처럼 깨지고 폭발할 것 같았다. 안내에 따라서 함풍제 혁저가 있는 곳에 당도하였다. 그리고 혁흔이 본 광경은....
“왔느냐. 혁흔...”
“대한, 공친왕 혁흔이 왔습니다.”
역시나 혁저 외에도 이혁정친왕 두완후아가 같이 있었다. 그들이 할 말은 매우 뻔히 짐작이 가는 공친왕 혁흔이었다. 그래도 대한인 제 이복형과 자신의 정적이라고 할 수가 있는 종실의 저 노괴인 두완후아에게도 책을 잡히지 않으려고 하였다.
“대한, 신을 부른 이유가 무엇입니까?”
“공친왕, 아니 혁흔.... 너를 부른 이유를 너의 영민한 머리가 알고 있지 않느냐?”
대한의 위엄을 이복아우에게 보이기보다는 복잡한 심정을 담은 목소리로 혁흔에게 말했다. 그 목소리는 두 바람 사이에 휘말린 수건 같이 오도 가도 못 하는 신세를 연상케 하였다. 그런 함풍제 혁저의 목소리에 수상함을 느끼는 혁흔이었으나 얼굴을 보이지 않고 추측하였다.
“너에게 이 경사의 수비와 적과 협상하면 전권대관으로서 그 역할을 맡기겠다.”
“대한, 일이 이렇게 되었다면 결국 대한은 몽진을 결정하셨군요.”
자신의 짐작대로 일이 진행되었다는 것에 한숨이 나올 같았다. 그렇지만 혁흔은 참았다. 그리고 고저가 없이 말하는 목소리에서는 감정을 가라앉히려고 했지만 감정이 은근히 배어나왔다. 거품처럼 터져 나오는 원망의 감정이라고 짐작한 함풍제 혁져였다.
“너에게 많은 희생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네가 경사를 지켜다오...”
“대한,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무엇이냐?”
“무엇을 믿고 열하로 몽진을 하는 것입니까?”
이제는 감정을 감추지 않고 혁흔의 비꼬는 듯 한 말투에 두완후아가 화를 내려던 찰나에 손짓으로 이를 막는 이가 있었다. 바로 함풍제 혁저로 그는 화가 가득한 얼굴이 아닌 초연한 얼굴을 하면서 이복아우의 질문에 답을 하기로 하였다.
“그저 내 운을 믿는 것이다. 경사에서 탈출하지 못해서 잡히면 그게 내 운의 끝이겠지. 황후와 후궁에 원자며 내 측근들이 갔다가 분노한 저들에게 참살당해도 말이다. 이래나 저래나 한다면 경사 공략으로 더 화가 날 것보다는 이 때에 도주하는 것이 낫겠지.”
“이 경사의 백성들은 생각하지 않습니까? 물론 그 일어난 일에는 누군가의 농간이 있었겠지만 대한의 백성입니다.”
물론 이런 말을 하는 혁흔도 그렇게 한족이 더 많은 이 중원의 백성들을 마냥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대한인 제 이복형은 그런 것도 없어 보이니까 선제의 옹이구멍 같은 눈깔로 뽑혔다고 원망스러움이 강해졌다. 그런데 함풍제 혁저의 말은 무책임한 말이 아니었다.
“그들은 나의 백성이 맞다. 그들이 일을 그르쳐서 화가 났지만 그들도 어리석게 놀아난 것이겠지. 농성하면서 버텨라. 나는 사직과 종묘를 위해서 몽진할 것이다. 만약 나와 내 가족이 저들에게 죽는다면 네가 이 다이칭 구룬을 이끌어주거라. 혁흔!”
혁흔은 혁저의 이런 충격적인 말에 정신이 순간 멍해져버렸다. 그의 머릿속은 안개가 낀 듯이 순간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또 아까의 기억을 되새기면서 자신이 무슨 말을 들었는가에 대해서 돌려 들었다. 공친왕 혁흔만이 멍해진 것이 아니었다.
“대한!”
“두완후아, 왜 그러는지 이해하네.”
“그렇지만....”
“자네는 혁흔의 곁에서 그를 도와주게...”
“어찌....”
이혁정친왕은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이가 전쟁 이래로, 특히 사로잡혔다가 돌아오고서는 그 동안 더욱 화를 내면서 나름 총명했던 눈에 총기가 사라져서 멍하니 있고 일을 처리하지만 은연중에 남들을 원망하던 함풍제 혁저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이혁정친왕 두완후아는 속으로 아니라고 부정하면서 그 말들을 다시 기억해 생각하지만 가슴이 찢어지듯이 아팠다. 그가 짐작한 것이 사실이면...
‘아무리 들어도 이는 혁흔을 시험하는 말이 아니다. 정말 대한은 자신의 죽음을 각오하고 하는 것인가? 사로잡힌다면 그만한 더 큰 굴욕이 있을 것인데 저들에게 잡히면 대한은 사실상 산 사람이 아닐 것이다.
정말로 죽던가, 아님 사실상 죽던가... 이를 더 각오하고 있는 것인가? 차라리 이 경사를 농성하다가 살아남지!’
그리고 울고 싶은 두완후아와는 별개로 공친왕 혁흔은 자신이 들은 것에서 의심을 짙게 하고 있었다. 물론 혁흔은 이전부터 기억하기로는 제 이복형인 함풍제 혁저는 이런 모략을 못 하고 좋아하지 않았다. 남이 세워준 모략을 시행하는 것이면 저 이혁정친왕 두완후아가 의심스럽지만 그의 떨리는 몸을 본다면 아닐 여지가 높았다.
‘대체 무슨 속 꿍꿍이냐 말이다! 혁저! 차라리 나에게 모든 짐을 떠넘기고 자기는 도망치겠다고 대놓고 뻔뻔하게 말하란 말이다!’
의심의 의심을 낳으면서 무슨 꿍꿍이인가 머릿속으로 굴리는 그에게 대답을 요구하는 함풍제 혁저였다. 그의 표정은 만주인 대신 등, 종실과 조정의 고관들인 그들이 주로 기억하는 인자한 대한의 모습이었다.
“대답을 원한다. 얼굴을 보면서 대답하라. 고개를 들어라! 혁흔!”
“예, 대한....”
표정을 갈무리하고 제 이복형인 함풍제 혁저의 용안을 뵈려고 올렸다. 편하게 있으라는 것도 사실상 거절하고 넙죽 절을 유지했던 혁흔은 고개만 들어서 용상이 아닌 다른 편한 의자에 앉은 혁저를 봤다. 그 얼굴이라는 것에 더 의구심이 들었다. 다시 대답을 촉구하는 함풍제 혁져였다.
“네가 이 경사의 수비와 협상의 전권대관을 모두 맡으라. 이 경사를 지키려고 노력하라. 두완후아 등을 붙여주겠다. 또 나는 며칠 내에 야심한 방에 몽진을 하겠다. 만약에 비밀 몽진 중에 내가 죽는다면, 또 원자 등도 살해당한다면 다음 제위의 주인은 공친왕 혁흔! 너이다.”
그 표정으로 담담하고 인자한 척을 하는 모습에 더 화가 나는 공친왕 혁흔이었다. 이를 악물면서 저 모습이 연기지만 표정만 연기고 말은 진심이라고 아까부터 부정해왔다. 그렇지만 결국은 저 말이 진심이라고 인정하는 혁흔이었다.
“대한! 차라리 남아서 죽음, 그도 아닌 다른 굴욕을 피하소서!”
“그렇습니다. 대한!”
이번만큼은 두완후아도 공친왕 혁흔과 의견이 일치하였다. 그렇지만 함풍제 혁저는 자신의 말을 물릴 생각이 없었다. 그들을 달래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설령 잡히고 나를 인질로 평화를 살 수가 있고 나의 불운이 문제라고 여기면 그만이다. 열하로 몽진하고도 경사가 버티어서 협상에 들어가도 다행인 것이다. 내가 도주한다고 비겁하다고 말하는 자들이 있어도 상관하지 않겠다.”
“대한..... 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까?”
“그래, 살고 싶다. 그렇기에 하는 도박이다. 죽는다면 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왜! 황후 전하와 후궁에 원자 아기씨를 데려갑니까?”
“이 경사에서 변을 당할 수가 있으면 이 열하로 몽진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겠는가? 다 죽으면 나와 그들의 명이 거기까지인 것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의견을 굽히지 않는 함풍제 혁저를 보면서 두완후아와 혁흔은 결국은 물러났다. 혁흔은 대한인 혁저가 저렇게 말을 하면서 정작 조선군에게 잡혀도 죽지 않을 가능성을 보고 저러는 것이 아닌지 의심을 강하게 하였다. 아까의 뭉클한 감정, 복잡한 마음인 애증이 섞였던 생각이 사라지고 의심하였다.
‘이렇게 하는 것도 나의 충성심을 확인하려는 것 같다. 다이칭 구룬에 대한 충성심은 진심이다.’
그래서 애증에서 점점 증오로 기울려는 혁흔이지만 내색하지 않으려고 하였다. 그런 미세한 혁흔의 표정 변화는 두완후아와 혁저가 알아차렸다. 그래도 혁흔의 답에 만족하였다.
“내리신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경사를 수비하고 종묘사직의 보존에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표정에서 불만이 있지만 대놓고 반기를 드는 것보다는 낫지. 너에게는 꽤 미안하구나. 혁흔!’
“그래. 그대가 고생을 한다는 것에 안타깝다. 꼭 살아서 다시 만나자.”
다만 두완후아는 자신을 혁흔의 곁에 두는 것을 보고 대한인 함풍제 혁저의 의중을 알 것 같았다. 공친왕에게 대한이 몽진을 하면서 권한을 주지만 종실의 원로인 이혁정친왕 두완후아가 공친왕 혁흔을 견제하라는 것이라고 짐작하는 그였다. 꽤 냉정한 생각으로 어떻게 수행할지를 미동이 없는 고인 물 같이 평정으로 고요한 얼굴을 가장하며 속으로 머리는 맹렬하게 격류같이 흘렸다.
‘흠, 혁흔의 허튼 짓을 감시해야 한다. 다만 대한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봐 여전히 매우 걱정이다.’
동상이몽을 하는 중에서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지고 생각이 깊어지자 공친왕 혁흔이 더는 이 자리에 없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 말을 공손히 하면서 물러나겠다고 청하였다. 물론 그 공손한 말과 달리 속으로는 제 이복형에 대한 애증을 드러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대한! 꼭 무사히 탈출해 몽진하소서!”
‘탈출하다가 죽으면 더 좋고, 잡혀도 적들이 여유를 찾고 협상을 하고 나는 황제를 살리려고 어쩔 수 없이 협상한 자가 되면 그만이다.’
“그래, 푹 쉬어라 한동안은 더 격전일 것이다.”
“예!”
공친왕 혁흔이 물러나자 그리고 그가 꽤 멀어졌다고 생각이 들자 대한인 함풍제 혁저는 두완후아를 보면서 말하였다.
“그 짓을 한 자들은 찾았는가?”
“물증이 없습니다. 심증만 있고요. 다만 죽은 이들을 제외하고는 다 잡아들여서 고신까지 하면서 자복을 받아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허나, 아주 쉽게 그들이 배후에 있다고 여긴다. 그 자들이겠지... 이 전쟁이 끝나면 자네 등이 그들을 숙청하게나...”
“알겠습니다.”
함풍제 혁저는 며칠을 더 지켜보고 어느 야밤에 이 경사를 빠져나갈 기회를 엿볼 생각이었다. 제발 하늘이 제 편이기를 바라면서 간절하였다. 제 운을 하늘에 맡기겠다고 호기롭게 말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도주하기를 원하는 그였다.
‘천명제시여, 하늘이시여 나를 도와주소서!’
그런 함풍제 혁저의 끝을 하늘이 도울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과연 그의 뜻대로 몽진이 성공할 수가 있을지는...
***
청나라 측의 해명을 하려고 온 사절들은 시신의 일부와 유품들도 챙겨 와서 자신들은 이를 고의로 한 것이 아니라고 변명하였다. 그러나 청나라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조선군과 영길리-법국의 연합군은 그들을 죽이려고 화를 냈다가 쫓아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에 중지했던 전투는 재개가 되었다. 또 그 이후로 여전히 전투가 계속되고 있었다. 길어지는 전투에 병졸들이야 당연히 지쳤다.
그래도 그들은 저기 비겁하기 짝이 없는 청나라 군대와 그 청나라의 도성인 연경을 철저하게 유린해야만 그 지침에도 들은 소식에서 나온 분노가 풀릴 것 같았다. 그들은 전투가 잠깐 소강이고 교대해서 군영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그들은 며칠 전에 멀리서 연기를 봤던 것으로 이야기를 하였다.
“원명원과 청의원의 남은 가옥과 전각 등을 싹 다 태워버렸다지?”
“그래... 서쪽의 군영과 남쪽의 서역 군대들과 함께 태워버렸지.‘
“나는 그런 현장을 봤어! 동쪽의 본영에 주둔하는 예비대를 빼다가 투입했다니까!”
원명원과 청의원 근방의 전각들을 불태우는 것으로 보복의 시작, 전투의 재개를 알렸던 조선군과 영길리-법국 연합군이었다. 그 행위를 위해서 본영에서 휴식하던 예비대를 빼서 투입했었다. 어떻게 보면 어처구니가 없지만 장졸들은 그런 것이 옳다고 여기었다,
“저 별궁을 태워버리는 것을 넘어서 저 연경도 박살을 내주자고!”
“옳은 말이야.”
적인 청나라 군대를 철저하게 무너뜨리겠다는 의지로 그들은 대화를 하면서도 열심히 본영 등에서 준비한 병량들을 먹으면서 휴식하였다. 그리고 밥을 먹으러 들어간 이들과 교대해서 전투를 하는 이들은 밥을 미리 먹고 휴식했다가 투입되었기에 큰 상관은 없었다. 다만 그들의 기분을 매우 좋지 않게 하는 자들은 바로...
“저 썩을 놈들은 이제 와서 투지라도 생겼나?”
“글쎄? 잘 모르겠어....”
“이 놈들이 이제야 상황이 망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든 저항을 하는가?”
바로 전투가 재개가 되자 이전부터도 꽤 아등바등 저항하던 청나라 군대가 대청연합군이 이전보다 더 전력을 다해서 공격하자 더욱 사력을 다해서 싸우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짜증이 생겼다. 꽤나 길게 각자의 고향을 떠나서 이렇게 매우 먼 중원 땅에서 싸우고 있으니까 그렇다.
“장기전을 생각했지만 사실은 이 중원에 더 오래 있고 싶지가 않구먼!”
“아 그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 아닌가?”
이런 잡답을 하면서도 참호의 엄호조들이 있는 곳에서 성벽의 청나라 장졸들에게 견제용 사격을 강선조총수들은 다시 이어가고 있었다. 조선군 중 장졸들은 내심 너무 길어질 수가 있는 이 연경공방전으로 언제 집으로 돌아가나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 그 울분을 청나라 군대와 연경의 외성들에 더 감정을 실어서 공격하고 있다.
“다 죽었어! 이 더러운 청나라 반오랑캐 쉐리들!”
“제발 좀 그만 저항해! 질린다고!”
어차피 말을 해도 청나라 인들 대부분은 알아듣지 못하나 억양으로 욕, 심한 말이라고 짐작할 조선의 말로 하면서 짜증을 내는 조선군 장졸들이 보였다. 어떻게 성벽에 올라와서 후속이 올라오게 배운 총창술을 최대한 쓰면서 백병전을 이어가는 조선군 장졸 2~3이 보였다.
“저 무식하고 염병할 눔들이 듣겠소! 빨리 우리 후속들 올라오라고 하쇼. 동일 형님!”
“알았어! 죽지 말고들! 아 빨랑 올라와!!!!!”
정동일이라는 고참병과 심희원이라는 정동일의 후임, 그리고 새파랗게 젊은 임지훤이라는 평민 병졸들이 뭉쳐서 아군의 가세를 바라고 있었다. 게다가 여기서 무사히 도망치기에는 그냥 떨어지면 죽을 여지가 높았다. 그러니 달려드는 청나라 놈들을 막아내려고 열심이었다.
우미도 등을 든 자들이며 창을 든 자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적들은 그보다 더 쓰러져있거나 죽어 있었기에 여전히 큰 부담은 없었다.
그리고 꾸역꾸역 청나라 병졸들을 상대하는 그들이 원하는 가세에 달라붙었다. 점점 올라온 수가 늘어나는 조선군은 진형을 짜면서 성벽 위의 청나라 군대를 압력을 넣기로 하였다.
“이 연경을 넘어보자!”
“와아!!!!”
“우리가 원한다!”
“다 죽었어!”
청나라군의 관점에서는 다행히도 그동안은 밤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어쩌면 지금도 그럴 수 있겠지만 이번은 왜인지 다를 것 같았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 것이 두려울 따름이었다. 성벽들은 대청연합군이 더 포탄 소모를 감소하고 퍼붓는 포격으로 더 복구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서문은 더 위험해지고 있었다. 대청연합군이 같이 포진한 그 곳에서 어쩌면 밀려서 서문을 내주면 적들 중 북쪽 방면은 병력을 쪼개서 서문을 함락한 자신들의 아군을 지원할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최대한 버텨라! 이 대청의 이 외성이 무너지면 너희들의 가족이 더 위기에 처한다!”
“도망쳐도 소용없는 것 알잖나! 그럴 것이면 뚫리지 않게 버텨라!”
가족들의 안위를 강조하면서 교묘하게 더 싸우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 녹영병보다 경사, 연경 근방의 피난민 중 단련집단을 징집한 것이 금려팔기 등과 함께 더욱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도 서문의 대청연합군 중 수가 제일 많은 조선군이 교대했던 예비부대를 투입하는 결단에 무너질 것 같았다. 게다가 공성추를 동원해서 큰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판단하자 서문 군영의 조선군 최고 지휘관인 총융사 이용상 부장의 지시에 따라서 이를 실행하려고 했었다.
“꽤 큰 화포, 공성포을 가깝게 옮겨서 저 빌어먹을 성문을 깨버릴 것이다.”
“야밤에 옮겨놓을까요?”
“아니! 성벽에 올라온 아군이 많다. 그들과 백병전, 난전에 휘말린 성벽 위의 적 수비병들이 우리가 대놓고 공성포를 옮기는데 방해하기는 힘들 것이다!”
바로 몰래 큰 화포를 끌고 가서 연경의 성문에 비폭탄이라고도 부르는 작렬탄을 가까운 거리에서 퍼부어서 성문을 뚫을 생각이었다. 이용상 부장은 이때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결단을 고려하고 있었다. 그 자신이 말을 때리는 채찍을 꽉 쥐고 공훈보다는 복수심을 가지고 연경 외성의 서쪽 문루가 있는 곳들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외의 눈빛에서는 지긋지긋한 싸움을 끝내고 싶다는 피로함이 가득해서 그렇다. 장졸들도 당연하게도 전투에 지치고 늘어지는데 무관들이라고 다를 리가 없었다. 특히나 말을 잘 하지 않을 뿐이지. 조선군의 무관 고위층들, 장군이라고 불리는 이들에서 당상관에 달하는 이들도 질리고 지치기는 했었다.
‘공훈이고 나발이고 저 놈들을 빨리 때려잡는 것이 최선이다. 우리가 비록 저 청나라 놈들을 멸망시킬 여력이 없다고 해도 도리를 더욱 저버린 놈들을 용서할 마음은 없다! 네놈들에게 항복을 받아서 우리를 우롱한 대가를 단단히 치르게 할 것이다!’
그래도 지친 티를 내지 않고 병졸들을 다독여서 전투를 치룰 뿐이었다. 이 이후에 전투가 더 없기를 바라는 것은 총융사 이용상 부장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서문에 대한 맹렬한 공세가 큰 변수가 되었다는 이 때의 그는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