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9화 〉 (70) 조선과 가까운 바다 건너의 변화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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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본국의 승전보를 접한 이후에 유구에서 더 바빠진 주유구 조선관이었다. 조선관의 통사인 흥선군 이하응은 그 동안 알아낸 유구에 대한 장계를 다시 써서 보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장계를 쓰기 위해서 조심히 상의의 소매를 곱게 접어서 붓글씨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하응은 붓으로 글씨를 이어가는 중에 한 글자, 한 글자도 정성껏 쓰면서 짓는 표정은 서예를 이어가는 명필과 같았다. 물론 하는 일은 서예가의 일이 아닌 외교관의 일이었다.
“휴우, 이 장계 속의 제안은 다시 쓰는 것인데 조정에서는 무모하다고 하려나?”
이하응은 유구를 사실상 지배하는 왜국의 살마 번에게서 떼어내기 위한 제안을 하고 있었다. 이미 유구가 조선 외에도 서역의 제국(諸國)들과 통상수호조규를 한 것으로 살마 번의 목을 조르는 방식으로 이용할 생각이었다.
특히나 조선의 승리를 듣고는 유구 쪽에서 조선관에 은밀히 접촉하려고 하는 것을 알았다. 흥선군 이하응은 유구를 다스리는 중산왕의 왕성인 상씨 왕조가 접촉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여기에 조선관이 세워지고 왜국 살마, 사쓰마 번의 번사들이 조선관을 주시하면서 섣부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유구는 장차 바닷길이 더 중요해질 상황에서 누구의 편, 그도 아니면 우리 조선에 우호인 나라가 되어야 한다.’
유구가 조선의 아래로 들어가면 가장 좋을 것이나 유구 현지를 체류해본 결과로 살마 번의 멍에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명의 멸망 이후로 중산왕의 복제를 화려하게 하고 그 자부심이 높은 것을 더 알게 되었다. 물론 이하응이 보기에는 아예 청나라를 박살내고 외왕내제를 넘어서 자주국을 선포할 것이 분명한 조선에 비하면 재미있는 행동이기는 하였다.
‘12장 면류관과 곤복은 우리도 이제 만들면 그만이지. 유구는 내 제의에 무슨 선택을 할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겉으로는 장계에 서예를 하듯이 열심히 글을 쓰는 이하응이었다. 사실 이하응, 그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인데 조선관 통사인 조선국 종친의 글은 이미 이 좁은 유구에서도 그 서화를 반드시 구하려고 불티가 났다는 사실이 있다.
추사 김정희에게서 서예와 화서를 배웠기에 조선에서도 이미 명필이던 그라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추사 김정희와 연이 깊은 옹강방의 제자인 엽지선이 조선에 온 것은 아직 모르는 일이었다.
아마 그런 소식을 들었다면 엽지선의 서예를 직접 보고 그 작품을 받고 싶다고 아쉬워할 것이었다. 또 자신이 견외통사로 격상된 것과 군호를 폐하고 부여할 봉작에서 백작을 받을 것도 아직은 몰랐다.
“빨리 이 장계를 써야 하는데, 나도 참 주책이군, 한 글자, 한 글자를 최대한 심혈을 기울여서 쓰고 있다니!”
자신의 버릇을 보면서 쓴 웃음을 짓다가 표정은 다시 장계에 집중하면서 장계에 자신의 제안을 써내려가는 흥선군 이하응이었다. 유구의 왕도 수리에 있는 조선관은 그렇게 공작과 정보 수집, 그 보고 등으로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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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겉에서의 조선관은 그렇게 바쁘지 않게 보였다. 유구의 조선관은 조선이 국외의 예조, 이제는 예부로 격상하고 외부로 분리가 되어서 외부 관할의 관아로 있고 관원을 파견하는 것이 얼마나 효율적인가 연구하기 위해서 시범 투입한 것이 있었다.
그 효용성이 확인이 되면서 청나라와 수호조규가 체결이 되면 청나라에도 통사, 견외통사를 파견할 예정이었다. 유구에서 조선관은 공사관도 동등하게 대응하면서 주유구 조선관 통사인 이하응은 유구 현지의 서역 외교관들에게는 조선 공사로 통칭되고 있었다.
“저들을 어떻게 할까요?”
“확 처리를 해버릴까요?”
“네 녀석들 제정신이냐?”
그리고 조선관 근방에서는 사쓰마의 번사들, 정확히는 사쓰마의 다이묘인 시마즈 가에 소속된 가신들이 조선관을 주시하고 있었다. 일부는 아주 과격한 방식을 주장하지만 선임가신 혹은 상급 번사로 호칭할 수가 있는 자가 말린다.
“하지만...”
“조선과 척을 지고 싶어?”
“저 자들이 우리 사쓰마의 아래에 있는 이 류큐를 탐내지 않습니까?”
서남웅번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규슈 남부의 사쓰마 소속 하급 무사들은 식견이 낮았다. 유구를 통한 정보 수집이 있기는 했어도 조선이 서역과 하는 교류 수준을 꽤 낮게 봤다. 그래서 청나라에게 이긴 것이 놀라워도 자신들도 장차 그런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유구를 두고 경쟁을 하게 되자 대외관이 이상할 정도로 적대적인 일본인 중 사쓰마 하야토라고 멸칭을 듣는 과격한 사쓰마의 사람들은 더 극단의 해결책을 약이라고 보고 있었다.
“조선이 청과 전쟁이 끝났다. 그 다음이 우리가 아니라는 보장은? 히노모토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빌미를 주자는 것이야?”
“그게....”
다른 번, 혹은 지역들이 같은 나라라는 인식이 있어도 크게 동의하지 않는 이 당시의 일본인들도 히노모토란 말에는 반응하였다. 히노모토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빌미를 주겠냐는 폭언에 하급 가신 두 사람은 안색이 시퍼렇게 되면서 닥칠 수밖에 없었다.
‘저들이 접촉하여도 서신으로 필담하던지 저 통사라는 상주하는 사신으로 온 조선의 왕족 방계가 파는 그림과 서화가 비싸게 팔리고 이 류큐의 높은 이들도 얻으려고 안간힘이라고 했지. 한량 같은 일을 하면서도 뭔가 찝찝해서 이거야 원...’
유구의 수리성에 상주하던 사쓰마의 가신급 무사들은 운신의 폭이 좁아졌음에도 열심히 조선관을 감시하지만 생각보다 소득은 적었다. 게다가 유구도 조선의 승전 소식에 동요한 것은 일본보다 더할 것이라고 드러났다.
이 유구에서는 사쓰마의 무사 중 상급에 속하는 이도 척 듣기로는 유구의 조야며 산천이 청나라의 영락에 놀라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논의하는 것들이 들어왔다. 특히나 조선과의 관계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서 이야기가 빈번하였다.
‘너희들이 서역과 조규인지를 했어도 우리 사쓰마의 밑으로 영원히 있어야 할 것이다. 귀한 황금알을 낳는 오리를 어찌 버리라는 것이냐!’
저 가신이 말하는 황금알은 바로 설탕과 청나라와의 조공을 통해서 받아오는 물질들이었다. 조선에게 유구가 넘어가면 그런 것이 제일 우려가 되었다. 물론 조선 등과 직접 교류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이 상급의 가신도 굳이 그래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가 강한다.
이는 이 유구에 파견이 된 사쓰마의 상급 무사가 대마도를 통해서 조선을 정탐한 이들과는 거리가 있었고 그들의 말을 별로 믿지 않았다. 조선의 승리와 조선의 변화에 대해서도 막연하게 알지. 구체적인 뭔가는 없었다.
‘사쓰마에 가끔 있는 난학 종자들이 조선은 서역을 받아들이면서 서역식으로 바꾸고 있으니까 가능하다고 하고 있지만 그런 것! 우리도 빨리 따라잡을 수가 있다.’
조선을 꽤 얕잡아보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유구 현지의 조선관은 열심히 정탐하였다. 이들 말고도 유구에서는 사쓰마의 수족과 눈과 귀가 많았다.
그럼에도 쉽게 꼬투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조선관 통사가 여는 작은 연회와 시사 모임 등이 있었다. 하지만 귀족과 방계가 참석하여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 검열도 함에도 이상한 구석이 없었다.
“그래도 불안하군... 뭔 일이 생길 것 같다.”
이런 말을 한 사쓰마의 상급 무사는 며칠 뒤에 유구의 나화에 입항한 조선의 선단을 보고 놀랐다. 조선의 상선이야 유구로 들어오기도 했었다. 쿠로후네, 흑선에 비하면 별 것이 없었지만 양이들의 배가 꽤 있었다.
그런데 저 배들은 미리견의 흑선들, 그러니까 싸우는 배인 전선을 제외하고 가장 컸다. 2~3척으로 구성이 된 선단이었다. 저런 배를 조종하는 것이 훨씬 능숙해진 것인가 싶었다.
그들의 선단에서 조선인 고관들이 나오고 조선관 통사를 만나고 유구의 중산왕을 알현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서역, 미리견으로 향하는 선단이라고 소개함에는 놀랐다.
그리고 그 사절단의 대표로 자신들 히노모토로 치면 미카도라고 불리는 쿄에 기거하는 66주 히노모토의 주인인 덴노의 둘째 아들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우리로 치면 친왕이 가는 것인가?”
“아니죠. 쇼군의 둘째가 아닙니까?”
“쇼군과 통하는 조선의 왕입니다. 어찌 우리 덴노와 동일시합니까?”
물론 이런 말을 하는 이들 중에서 덴노에 대한 진심어린 경외를 가진 이들은 없었다. 아주 높은 사람이지만 존재감이 없는 쿄의 덴노와 쿠게에 비하면 그들에게 와 닿는 비유는 쇼군이라서 그런 것이 사실 강했다.
그리고 그들은 세상 물정에 생각보다 어두운 구석이 강했다. 정확히는 천하를 지나치게 자신들의 잣대로 해석하고 보는 것이었지만 말이었다. 이런 말에도 먼저 조선관 통사를 만나러 조선의 2차 서유시찰단이 신경이 쓰이는 그들이었다.
“주시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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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흥선군! 아니, 이제 호칭이 바뀔 것입니다.”
“오랜만입니다. 대군 대감!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서유시찰단의 정사로 가게 된 것은 들었습니다. 근데 호칭이 바뀐다니요?”
조선의 친왕자인 한산대군 이성과 방계 종친으로 주상인 이영이 눈여겨봐서 군호까지 단 흥선군 이하응은 까마득한 차이가 있었다. 호칭이 바뀌어도 여전히 차이가 있었지만 군호가 아니라 봉작을 받을 예정이었다.
“선전관! 부왕께서 전하는 것을 말해주어야 하지 않겠소?”
“예! 대감!”
선전관이 나서서 어명을 읊으려고 하였다. 조선관의 모든 이들이 엎드렸다. 선전관은 이를 확인하고 어명이 적힌 두루마리를 읊었다.
“나의 종친, 흥선군 이하응은 들어라! 그대는 아국을 위해서 노력을 하였고 새로운 시대의 종친이 보여야 할 모범을 보였다.
그런 그대에게 아국이 제도를 바꾸면서 조선국은 대조선국으로 온전히 승격하고 국왕에서 태왕이 된 나 이영은 군호 대신에 봉작제를 도입하였기에 경에게 백작의 자리를 하사한다. 흥선백으로서 여전히 아 대조선국을 위해서 일을 해다오.
유구에서의 그대는 아국의 종친 백작으로 더 높이 예우가 되기를 바란다. 그대가 주유구 조선관 견외통사로 시범으로 운영한 견외조선관이라는 관아는 잘 돌아감을 확신함으로 그에 대한 치하도 하노라. 강녕하기를 바란다. 대조선국 태왕!”
이영의 어명을 들은 흥선군, 아니 흥선백 이하응은 감회가 새로웠다. 어명에서는 그가 모은 유구에 대한 이야기며 일본과 유구의 관계 전모 등을 분석하고 조선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제안은 기밀이라서 넣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께 영광이 있기를!”
“그럼 한산대군 대감께서는...”
어느 틈에 이미 일어나서는 서있는데 웃음이 장난기가 어린 이성을 확인하고 물어보는 흥선백 이하응이었다. 그런 이하응을 보고 씨익이라는 소리가 날듯이 웃으면서 시원하게 답하는 한산공 이성이다.
“나는 아바마마의 친왕자라서 공작이라네. 전조와 국초의 제도를 본 따서 이번에 나오고 더 개정해야 하지만 아국의 새로운 예법 등의 일부는 확실하게 벌써 정비를 하고 적용이 되었지.”
“그렇습니까?”
이하응은 잠깐 잊고 있었지만 떠올린 사실을 알고 내색은 안 하여도 복잡해지는 생각이 있었다. 커서는 약간 경박함이 생긴 이 왕자가 조선의 몇 안 되는 공작이라는 사실도 알았기에 서유시찰단의 정사로 가는 상황에서 아국에 누가 있을까봐 걱정하는 전대 서유시찰단원 이하응이었다. 물론 그런 걱정을 숨기고 그저 최대한 들키지 않게 축하의 말을 건네었다.
아마 한산공 이성이 고집을 부려서 가족도 동행하는 것을 알면 이하응의 마음 속에서 한산공 이성의 평가가 더 내려갔을 것이다. 다행히 아직 이를 모르는 흥선백 이하응이었다.
그리고 다음 일정으로 정사인 한산공 이성과 부사 중 하나인 강위가 유구의 중산왕을 알현하려고 수이의 궁성으로 향하는 그들이었다. 흥선백 이하응도 이에 같이 동행하였다.
‘한산공 대감이 제발 사고는 치지 않기를...’
과연 이하응의 바람이 이루어질지는 하늘만이 알고 있었다. 한산공 이성은 이하응의 그런 속도 모르고 유구의 광경을 눈에 새기면서 기대감이 넘치고 있었다. 표정도 호기심이 넘치고 뭐든지 겪어보려는 혈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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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마도주가 일본 본토에 전달한 서신으로 쿄는 물론이고 에도의 막부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조선의 선단이 서역 중 미리견으로 가는 중에 유구를 거쳐서 자국을 방문한다는 사실이라서 그렇다.
에도의 막부에서는 조선의 이런 전달과 일본을 방문하고 미리견으로 가는 것이 단순한 상륙과 물자 때문인지 그 것이 아니라 다른 꿍꿍이가 있는지 의구심이 강했다. 에도 막부의 쇼군이 기거하는 에도 성에서는 한창 논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현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사다를 대신해서 노중이라고도 불리는 로쥬들이 쇼군을 대신해서 해당 논의를 하고 있었다. 로쥬의 수좌인 홋타 마사요시는 고심을 하고 있었다.
“조선의 저의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조선은 우리를 집어 삼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거대한 북쪽의 영토를 차지한다고 우리를 집어삼키지 못할 것입니다. 도리어 저 양이들처럼 통상하기를 원하겠지요.”
“저들이 류큐를 거쳐서 우리에게 찾아온다고 했는데 조금 불쾌합니다.”
“류큐는 이미 조선과 양이들 방식으로 교린을 재정립했습니다. 그런 이들을 먼저 방문하겠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지요.”
로쥬들은 유구보다 뒷전으로 밀린 것이 불쾌하지만 그럴 수가 있다고 봤다. 통신사도 사실상 폐해서 대마도주를 통해서 서신을 교류하는 자신들과 달리 유구와 조선은 양이들의 방식으로 교린을 재정립한 상황이 맞았다. 다만 조선이 무슨 친서를 보낼지는 몰랐다.
“양이들 방식으로 통상과 교린을 하자고 청할 여지는 높다고 봅니다. 듣기로는 조선이 대륙의 청나라를 이긴 이후로 관제 등을 정비하고는 청과는 대등한, 양이들 방식의 조규니 조약을 하려는데 우리에게도 이를 요청하겠지요.”
“미리견도 아라사 등도 화친조약을 수호통상조규로 하자고 압력입니다. 여기에 조선도 낀다면...”
“앞의 두 나라는 몰라도 조선은 쿄의 덴노와 쿠게 쪽에서도 긍정으로 볼 수가 있지요.”
이미 에도 성의 로쥬들은 양이들과 맺은 화친조약을 통상수호조약으로 격상하는데 필요한 조치 문제로 골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여기에 로쥬끼리도 의견이 맞지가 않아서 여전히 싸우고 있었다.
사실 싸우는 이유는 조약의 승격을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의 문제가 아니었다. 다른 문제로 싸우고 있었는데 바로 관례처럼 막부가 쿄의 조정에게 사후 승인을 받는 식으로 처리를 할 것인가? 아니면 조정에 사정 승인을 받고 움직일지에 말이었다.
이런 싸움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듯이 사후 승인을 받고 빨리 조약을 발효하면 될 일이라고 여기는 이이 나오스케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여실히 드러내며 말하였다. 그는 조선과의 통상수호조약을 오히려 일본에서 적극으로 반응해야 한다는 쪽에 가까웠다.
“조선이 우리와 통상을 청한다면 들어주어야 합니다. 시모다에 들어와서 휴식한다면 그들은 쿄와 이 에도 모두에 자신들의 서신을 전하겠지요.
어차피 쿄의 조정은 조선의 국서에 반응해도 실무는 우리 에도 막부가 합니다. 쿄의 조정이 뭐라고 해도 상관이 없이 우리는 조선의 국서를 접수받고 우리의 상황에 맞게 하면 됩니다. 우리가 조약을 맺고 승인하고 시행하면 됩니다.
힘이 없고 의지도 없는 쿄의 조정에게 사전 재가를 받으려고 허송세월을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사후 승인은 어차피 고셋케를 통해서 교섭해 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까?
사후 승인을 거부하면 우리가 알아서 해야지요, 바쿠후가 나라를 이끄는데 이를 방해하는 자들에게 자비로울 필요가 없습니다.”
가장 젊고 막부의 건재함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항상 강조하는 이이 나오스케였다. 나오스케의 퉁명스럽게 보이는 태도와 얼굴에서 그의 강경함이 보여서 다른 로쥬들은 좀 강경하다고 여전히 우려하고 있었다.
로쥬의 수좌인 홋타 마사요시는 이이 나오스케의 능력을 인정하지만 그의 기질은 항상 우려를 하였다. 다이로에 유력한 그는 현 쇼군의 후계자로 난키파에 속하였는데 개국파라도 양이파들을 용납지 않는 성정이기에 더욱 우려를 하고 있었다.
“나오스케! 진정하시게. 아직 조약을 체결하려고 협정 중인 상황이야. 그리고 조선의 국서가 우리에게 아직 당도하지 않았네. 미리견 등을 순방할 조선의 시찰단은 유구에 있을 것이고.”
“그리고 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입니다만... 우리도 조선의 시찰단과 비슷한 것을 저 양이들에게도 보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불과 10년 전에 조선은 저 양이들에게 큰 규모의 사절을 보냈고 돌아왔습니다. 그 이후로 서역의 지배 아래에 있는 가까운 곳들로 유학 등을 보내던지, 개방장에 인재를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조선이 보인 변화 등을 생각하면 조선을 보고 양이를 보고 배울 것은 배워야 하지요. 조선과 우호를 다져서 옛 원한을 다시 떠올리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나오스케를 비롯한 로쥬들은 나오스케의 강직함과 능력은 좋아하고 인정한다. 그렇지만 저렇게 저돌적인 경향, 반대파와 타협은 생각하지 않는 것은 언제나 우려가 되었다. 아마 난키파에서 그를 밀어주고 그도 다이로를 몇 번이나 역임한 명가의 후예로서 다이로가 된다면 그의 성정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였다.
‘그래도 나오스케 사후 승인이라도 생각하는 것은 덴노의 재가라는 명분이 중요함을 아직은 알고 있다.’
‘무슨 일이 생기지 않게 두 조약은 체결하고 조선은 그냥 사전에 협의를 받는 것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국서가 정확히 어떤지를 알고 대응해야겠지만...’
로쥬들은 조선에 대한 방침과 양이들과 조약을 격상하는 방향성을 다시금 잡고 있었다. 막부의 로쥬들은 대체로 개항에 찬성하는 편이었다.
다른 문제로 의견이 달랐을 뿐이다. 사전 승인, 사후 승인이냐 외에도 쇼군의 후임자 관련으로 의견이 달랐다.
현 쇼군인 도쿠사와 이에사다의 경우는 적출이던 서출이던 불문하고 자식이 없었다. 그래서 그 후계는 방계들에게 넘어가는데 후계자를 누구를 선정할지를 놓고 난키파와 히토츠바시파로 나뉘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 조약들이 앞으로 일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앞날을 쉽게 알지 못했다. 이 조약들을 체결하고 이후에 생기는 나비효과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