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5화 〉 (78) 조선과 조선 밖의 변화들에 인식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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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들의 일정은 조선 조계를 충분히 둘러본 것을 보고 판단해서 영길리 조계의 무기상점으로 향했다. 무기 상인을 만나서 구매할 무기들을 둘러보고 있었다. 무기상점의 주인인 니콜라스 케이지는 아주 인상이 깊게도 눈이 크고 푸른 삼백안에 코가 길쭉하면서 얼굴도 길었다.
“무슨 일로 왔습니까? 보아하니 양창대는 아닌 것 같고!”
“케이지 씨, 우리잖습니까?”
“아! 리들&포터 컴퍼니! 그리고 오페르트씨군요. 그럼 조선에서 왔군요.”
조선에서 왔다는 사실을 이전부터 거래한 이들을 통해서 확인한 무기상인은 아주 부담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러면서 이들의 목적을 빠르게 파악하였다. 그리고는 무기를 하나 보여준다.
리볼버는 아니지만 나름 고풍스러운 신품 머스킷형 권총이었다. 이미 장전되어 있었다. 이를 병부의 관원이 보다가 무심코 방아쇠를 당겼다.
당연하게도 총탄이 발포가 되었다. 당황하지만 이내에 끼어 팔기를 중고라고 말하면서 시도하였다. 총이 쏴줘서 당황하던 병부 관원은 멍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가 이후에 정신을 차리고 무기상인인 니콜라스 케이지에게 물어본다.
“오. 총을 쏘셨군요. 그 것은 이제 중고로 위력 시범을 위해서 마음껏 쏘셔도 됩니다. 대신 사셔야 되지만요. 신품보다는 싸게!”
“위력이 마음에 드는군. 그럼 자네들이 취급하는 무기들 중 가장 최신 총기들, 영길리제 안필도(엔필드) 보총을 얼마나 구할 수가 있겠나?”
“능력껏 긁어모아서 전달해 드려야지요.”
현재 조선군은 영길리제 보군용 조총, 줄여서 보총을 사다 모아서 경군의 주력부대들에게 지급하고 있었다. 리들&포터 컴퍼니와 오페르트 말고도 영길리 공사관과 영길리 군사고문들의 요청을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영길리의 엔필드 소총을 수급 중이었다.
“아 그리고 육혈포, 그러니까 리발파라는 연사가 가능한 권조총들도 꽤 주게나. 아국 마병대와 무관들이 꽤 원하고 있어서 말이야.”
리볼버에 대한 수요도 더 늘었다는 사실을 저 말로 알아채는 무기 상인이다. 동료 무기 상인에게서 미리견, 미국의 콜트제 리볼버들을 최대한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선금은 얼마나...”
“여기 있다네.”
“맥시고(멕시코) 은전 3000달로(달러)면 되오?”
그 말에 니콜라스 케이지는 입이 매우 찢어지려고 했었다. 선수금으로 멕시코 달러 3천 달러면 꽤 후한 것이었다. 리들&포터 컴퍼니의 대리인과 조선인 관원들이 그 무기상인을 지켜보면서 반응을 기다렸다.
“충분히 됩니다. 주문량이 대체 어느 정도이길래?”
그들은 이미 조정에서 가져온 발주서 등을 가져와서 속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리들&포터 컴퍼니의 대리인이 무기상인인 니콜라스 케이지에게 주문량을 말해주기 시작하였다.
“엔필드 소총 600자루, 리볼버 100자루 이상, 구형인 브라운 베스 머스킷 400자루 이상, 이하에서 사용하는 총탄 총 십만 발 이상, 화약 10톤 정도요.”
“오우, 이거 우리 재고로도 모자라서 근방 무기상인 2~3명 이상의 물량일겁니다. 특히 총탄과 화약이요.”
“주문량을 다 납품하면 나머지는 맥시고 은전 6천 달로에 잔금으로 1천 달로를 지급하겠소,”
이런 주문량에 감탄하면서도 들어올 돈을 상상하니 기뻐서 입이 찢어지려는 이 상하이에서 가장 큰 무기상인 니콜라스 케이지였다. 동료 무기상인들의 물자도 인수해서 멕시코 은화 총 1만 달러어치의 계약을 날름을 먹을 생각을 하였다.
약 2500 파운드에 달하는 무기 계약을 따내는 것이었다. 거대한 군수회사도 아닌 무기상인으로서는 상당한 거금을 만지는 셈이었다. 조선과의 무기 거래 계약 중 탄약을 포함해서 이렇게 큰돈을 만지게 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나중에도 종종 무기거래를 한다면 양창대와 회군 따위와는 더 큰 돈을 벌어들일 수가 있다고 니콜라스 케이지는 냉정하게 계산하였다. 그래서 더욱 신뢰를 얻으려고 하였다. 신뢰를 얻기 위한 미소가 매우 부담스러울 정도다.
“최대한 신속하게 물품을 제공하겠습니다. 리들&포터 컴퍼니의 대리인에게 해당 물품을 전달하면 되겠습니까?”
“그렇소.”
사실 상하이 말고도 광저우와 홍콩, 저 멀리 천축, 인도에서도 조선은 자신들이 만들지 못하는 성능 수준인 서역의 무기에는 사들이기도 하였다. 그게 아니라도 무장 강화를 위해서 이러고 있었다.
홍콩의 더 큰 무기상은 니콜라스 케이지보다 더 많은 조선과의 무기 판매 계약을 따내고 무기를 공금해서 누적해서 1만 파운드 이상을 벌어들였다는 공공연한 소문이었다. 그리고 이를 끝낸 이후에 오페르트 일행은 남은 일정과 물자를 사들이는 행위를 하였다.
그들은 가져온 활동비 외에도 인삼을 상해에 판매해서 관세로 내는 돈을 제외하고도 그 이상의 돈을 벌었다. 그 돈으로 조선 조정에 필요한 물자를 사들였다. 여기에는 개방장에서도 살 수가 있지만 공무 겸 구해오라던 서역 선박 등도 포함이 되어 있었다.
그들 중 오페르트와 리들&포터 컴퍼니의 대리인은 이리 바쁘면서도 개인 이익을 위한 상행도 소홀하지 않았다. 그래서 돌아올 때는 배 한 척이 배 두 척과 그 배에도 상품과 무기 등으로 꽉 채워서 돌아가게 되었다.
***
한편, 조선에서는 서역인 법률고문 등과 함께 형부와 호부의 인사들이 모여서 형법과 상법을 논의하고 있었다. 사실 당대 서역의 법률과 달리 조선의 법률은 이해 원리와 원칙이 확실하게 달랐다.
그래서 서역의 법률과 다르지만 조선에서는 확실히 인정하는 부분으로 어떻게 적용하고 타협을 할지에 대해서는 조선인들도 고심하지만 서역인 법률고문들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아는 법률에 대해서 말을 하자면 조선처럼 여성, 그리고 신분이 낮은 천민이라도 법률에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줄 아는 부분은 특이합니다.”
“그렇다고 이를 부정한다면 기존 조선의 법률에 대한 부정이라서 많이 혼란할 겁니다.”
“그러니 이 부분은 아국의 전례대로 하는 부분이 옳다고 봅니다.”
바로 여성을 재판 등의 법률에서 남성과 동등한 존재라고 여기는 부분이 있었다. 이 부분은 서역인 법률고문들도 자신들이 무조건 옳다는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래도 이상하게 보였다.
“저기 청나라도 여성이 단독으로 송사, 소송 등의 재판에 참여할 수가 없습니다. 형사라고 해도요.”
“서방의 여러 나라들도 전통으로는 친족 남성의 동행이 있어야 송사 등에 참여할 수가 있지요.”
남성이 더 우위라는 생각이 당연한 시대에서 자신들보다 낮다고 여긴 조선에서는 흔하게 있는 일은 놀랍다고 여기는 서역인 법률 고문들이었다. 이 부분은 조선인들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 그냥 편하게 넘어갈 수가 있다고 봤다.
형법의 변화는 사실 조선에서는 이미 영종대왕 시절에 혹형을 금지하는 상황에서 형법에서 규정하는 벌은 서역 형법의 영향으로 더 간소화 예정이었다. 이미 유형과 도형을 대체하는 유형소에서의 징역형과 노역형도 이 조선의 새 형법에도 추가해서 공인할 생각이었다.
원래 조선의 전통적인 형벌인 사형, 유형, 도형, 장형, 태형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유형과 도형은 유배와 노역이었다. 이 두 개의 형벌은 형옥을 개량한 유형소로 통합하였고 이를 더욱 법제화를 하자는 주장이었다.
유형소에서의 징역과 노역을 통합하는 모습과 못지않게 장형과 태형도 통합을 논의하고 있었다. 서역인 법률고문들은 육체적 체벌을 담은 처벌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영길리인 법률고문은 육체적 형벌도 적당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벌금을 가장 낮은 형별로 하고 노역을 더하지 않은 유형, 구류형 같은 형벌로 추가해야 합니다. 사형, 유형, 구류, 태형, 벌금으로 하면 적당하겠지요.
다만 장이라는 몽둥이를 보니까 그러다가 사람이 죽겠습니다. 태라는 몽둥이로 통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장독, 장살이라는 말이 확실히 아국에 있습니다. 그 부분은 치료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데 서역의 의술로도 힘들겠지요. 그래서 수정해서 태로 낮추어야 할 것입니다.
근데 아국은 곤이라는 몽둥이로 때리는 곤장형도 있기에 중간인 곤으로 조정하면 될 걸로 보입니다.”
이미 장형의 악명 높음은 서역인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장보다는 태로 때리는 것은 훨씬 가벼운 벌이 맞았다. 사실 조선은 태형과 장형 사이에 곤형이 있었는데 곤장의 곤이 바로 이 벌이었다.
그래서 형구는 곤으로 통합하지만 명칭은 태형으로 갈 상황이었다. 채찍으로 때리는 처벌은 조선에서는 굳이 넣지 않았다. 영길리 군대의 영향으로 태형에 채찍으로 때리는 편형(鞭刑)이 들어올 수가 있지만 여전히 곤장으로 대신하고 있음과 비슷하였다.
다만 연좌제와 사형에 대해서는 무엇이 기본인가에 대해서 조선과 서역의 인식 차이가 달라졌다. 서역도 관념적으로 원래 연좌제 등이 존재했지만 사라지는 추세라고 설명하면서 조선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서역 쪽 법률고문들이 제시하였다.
“사형에 대해서도 기본은 참형, 교형 등이 있고 능지형 등이라는 시체를 자르고 전시하는 행위는 유럽 쪽에서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효수 등의 것은 없애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효수 등은 사라질 수가 있지만 그에 처분하는 자들은 귀국에서도 흉악한 자들, 악명 높은 도적이거나 국사범입니다. 물론 과거 명률의 잔혹한 난도질이 들어가는 능지처참 등이며 시신의 조리 돌림 등은 빼야지요.
하지만 효수는 악명 높은 자들과 국사범에게 최대로 내릴 수가 있는 벌입니다. 효수는 더 생각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조선쪽은 효수는 없앨 생각이 적었다. 법률고문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조선의 관원이 지적한대로 효수와 시체 전시는 아직도 서역에서도 있으니까 그렇다.
연좌에 대한 부분은 의견이 꽤나 충돌했었다. 죄인과 죄인의 친인척을 구분하기엔 그들은 죄인을 방조했다는 주장으로 연좌제를 지우는 것을 부정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
다만 이미 조선에서도 그들은 노비로 만드는 것을 금지하는 상황이라서 다른 형벌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연좌에 대해서도 이를 줄이는 방식으로 두 쪽의 원만한 협의가 있지만 민간과 충돌할 여지가 높았다.
그래도 사형은 방식이 3가지를 제안했는데 서역의 법률고문들도 동의하였다. 민간에 대한 사형 적용은 명예로운 죽음을 위한 사약 등에 의한 독사형, 참수형, 교형이라는 상태는 서역에서도 흔했다. 다만 재미가 있는 것은 참수형과 교형에 대한 인식은 서역과 조선이 다르다는 사실을 심도 있게 이야기를 하니까 체감하는 그들이었다.
“근데 조선은 참형 등을 명예롭게 보고 있지 않더군요. 그만큼 신체 훼손을 꺼리는 것이라고 이해를 합니다.”
“서역은 반대로 검과 무기 등에 의한 최소의 신체 훼손으로 죽는 것을 전쟁에서 죽는 것과 같이 치더군요. 역사가 달라서 그런가?”
이렇게 비교하니까 법률고문과 조선의 형부 관원들은 특히나 신비하였다. 상법을 만드는 쪽에서는 형법에 대한 작성 논의 못지않게 치열하고 학구적이었다. 상법은 특히나 세법과도 연관이 있고 지금 교역과도 연관이 깊기에 신중하면서도 확실해야 했다.
물론 법이라는 것은 항상 개정이 되는 부분이었지만 처음 만드는 법은 되도록 허점을 적게 만들어야 함이 맞았다. 형법보다는 상법은 비교하자면 진척이 느렸다. 조선의 상황에 최대한 맞는 상법을 만들어야 했다.
조선과 서역의 상법 상황 등은 확실하게 달랐다. 조선은 서역과 비교하자면 정부, 조정의 권한이 크다. 서역도 과거는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정부와 상인의 결탁이며 권리를 싸워서 쟁취한 서역의 상인들보다는 조선의 상인들은 상인의 권익을 보장받으려고 저항해도 미약한 편이었다.
“이전부터 상법을 만들어 보려고 조선쪽에서 노력하는 것도 있고 관세 등이며 여러 적용을 고려하면 개방장이 보내준 자료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보강한다면 생각보다는 조금 빠르게 상법이 나올 수가 있습니다.”
“서역의 상인들에게 합당하게 장사를 하게 보장해야 하지만 상인들의 장난질을 막아야 한다고 보오.”
“그래도 정당하고 상행의 자유를 너무 침해하면 안 됩니다.”
조선과 서역의 상행에 대한 인식 차이가 여기서도 드러난다. 비록 조선이 상행이 이윤이 되는 행위도 당연히 있고 상업의 긍정인 구석도 있다고 더 인정하게 되었다.
하지만 상업을 하는 이들이 정직하지 않다면 이를 막고 견제할 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었다. 서역에서도 조선 같은 시선이 없지는 않았지만 상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그들이 선행을 바탕으로 움직인다고 봤다.
규제와 자율성의 보장이 충돌하지만 둘 다 일리가 있었다. 상행의 자유에 대한 보장이라도 법이 규정한 안에서인가 자유를 보장해도 법을 지키는 사람의 선의에 대한 차이라고 볼 수가 있있다.
그렇게 그들은 조식을 먹고 토론 등이며 법률을 만들기 위한 검토를 하다가 허기가 졌다. 그리고 점심을 먹으려고 준비 하는 중에 점심의 밥을 주문하러 미리 보냈던 형부와 호부 출신 관원 중 최하급자가 놀라서 뭔가를 들어왔다.
좌중의 시선에도 최하급자는 급히 손에 든 뭔가, 바로 관보 외의 신문을 들고 온 것이었다. 조선에서 쓰는 한문 등의 정음과 한문으로 인쇄한 신문이며 서역인 법률 고문을 위해서 서역 문자로 인쇄한 신문도 건넨다.
“뭐?”
“이게 이렇게 알려진다고?”
그런 신문을 받은 이들, 서역인 법률고문들이며 조선의 관료들은 신문에 적힌 내용을 읽다가 굳어져버렸다. 지난 연경조규와 관련한 내용이었다. 관보 등에서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던 상황은 조정이 굳이 이를 올려서 당장 아라사와 갈등 노선을 밟을 생각이 없어서 그랬다.
그런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그런 내용이 신문 등에 보도가 되었다. 이에 대한 당혹스러움은 조선의 관료들도 서역인 고문들도 마찬가지였다. 요기 거리라도 점심을 먹을 시간에 이런 신문들에 잠시 멍을 때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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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나고도 1년이 넘었고 조선인들은 일상으로 더 돌아갔다. 하지만 연경에서 조규를 위해 모인 회담장에서 있던 일이 관보 외의 신문들을 통해 뒤늦게 알려져서 조선인들은 어떤 나라와 자국 사이에 있던 일 등으로 화가 들끓고 있었다.
“아라사, 잔혹하고 교활한 큰 곰 같은 나라가 요동의 땅 일각을 뜯어가려고 시도했었네!”
“거 마우재니 하는 저 북쪽의 코쟁이들 말이요?”
“그래 그 아라사!”
신문을 주변사람들을 위해서도 읽어주는 노인이 불같이 화를 낸다. 봉천조규와 연경조규 중에 아라사의 전권 대표인 이그나티예프가 당시 조선의 전권을 위임받았던 북벌군 및 서진군 체찰사인 김영근에게 무례하게 굴면서 포구를 짓기 좋은 요동의 땅 중 여순구라는 곳을 조차를 시도했다가 이를 농담으로 무마했다는 내용을 알려주었다.
자세하게 당시 회담장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미덕이 없다는 식으로 조선을 공격하고는 압박해 부동포를 가져가려는 시도를 했었다. 아라사인들은 자신들은 얼지 않는 포구를 원하기에 조선이 더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남들에게도 미덕을 보이라는 명분으로 조선을 다그쳤다.
물론 시도로 끝나고 마지막은 농담으로 무마하면서 청나라의 다른 땅을 가져간 그들이었다. 하지만 비교적 조그마한 땅이라도 남이 피를 흘려서 얻은 땅을 강탈을 시도한 것에 조선의 백성들은 아라사야 말로 미덕과 신의가 없는 나라라고 욕하기 바쁘다.
“길주백 나리가 고생이 심했겠어. 이를 막아준 나라들이 은인이고 우방이겠지?”
“그래서 아라사 놈들은 곰 같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음흉하고 교활한 곰 같지! 암!”
조선인들 입장에선 개가 무조건 풀로 배를 꽉 채운다는 소리 수준으로 허튼 소리이니 말이었다. 이렇게 신문의 보도로 반아라사 감정이 터진 조선의 사정을 영길리, 영국의 외교관은 이를 기록해서 본국으로 보낼 준비를 한다.
“우리 영국은 러시아에 반감을 가진 조선과 청을 내세워서 러시아를 견제하면 되겠지. 특히 조선을 좀 더 이용하면... 얼지 않는 항구를 하나 더 가지려고 했으나 포기하고 내정에 집중하려는 러시아를 효율적으로 견제하려면야!”
원래 엘긴 백작의 측근이지만 주조선 영길리 공사, 다른 말로는 주조선 영국 공사인 헨리 로크 남작은 영전한 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받았고 업무를 수행 중이었다. 조선 현지의 신문에서 연경조규 시기에 러시아의 행동에 대해서 보도한 내용 등은 그가 생각하고 시행한 공작의 결과물이었다. 해당 신문 공작 등을 통해서 일어난 조선인들의 반응에 대한 보고서를 받아 읽었다.
로크 남작은 성과가 있게도 반아라사 감정을 일으켰다고 생각하였다. 물론 조선 조정은 딱히 흔들리지 않겠지만 민심이 반아라사로 점점 향하면 조선의 신진 의회인 중추원 등은 물론이고 조선의 내각이 눈치를 볼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이를 보강하며 수정을 좀 하고 본국으로 보낼 예정이었다. 이 보고서는 본국의 내각을 발칵 뒤집어놓을 것이라고 봤다. 정확히는 그의 상관이기도 했던 엘긴 백작 제임스 브루스도 알고 있었고 그와 그의 비서들이 쓴 보고서로 이미 본국은 알고 있을 상황이 분명하다.
‘물론 다른 의미로 뒤집어 지겠지. 그들은!’
그렇지만 조선의 민중이 자신의 공작으로 반아라사 정서가 생겼다. 이를 잘 파고들어서 조선 조정의 러시아를 경계함을 강화해서 조선을 자국의 장기 말로 더 쓸 수가 있게 된다면 성과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자신하였다.
게다가 정보가 확실하다면 러시아는 러시아인들의 규정한 영토보다 남하를 장려했다. 이는 다른 말로 한다면 조선과의 충돌은 일어날 상황이 예견이 됨과 다를 것이 없었다.
또 본국 내각은 러시아를 제일 경계하며 그 마수에 당할 뻔 했던 조선을 동정한다. 한편으로는 영길리, 영국은 관심은 적었지만 조선에 편입한 신지 요동에서의 이권으로 광산 개발권과 조사권을 받았다.
본국은 러시아가 부동항을 얻으려고 했다는 사실은 알았다. 하지만 그 자세한 내막에 대한 설명과 이를 이용한 공작으로 반러 감정을 조장했다는 이 보고서에 적힌 사실에 경악할 것이라고 로크 남작이 예상 중이었다.
“조선의 상충부에도 반러 감정, 그게 아니라도 러시아를 더욱 경계하는 것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저들이 더욱 자발로 우리 영국과 손을 잡을 수가 있지.”
로크 남작의 혼잣말은 아무도 듣지 못했다. 다만 주조선 영국 공사인 헨리 로크 남작의 의도를 알아챌 영국 본토의 파머스턴 자작 내각은 매우 기뻐할 가능성이 높았다. 조선을 러시아 견제에 이전보다 더 이용해보려는 영국 내각의 의도가 통할 수도 있었다.
이는 주조선 영국 공사관의 영국 공사와 상급 서기관 등의 고위급만 알고 시행한 공작이었다. 조선 조정이 고용한 영국인, 영길리인 고문들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물론 눈치가 빠른 이들은 이를 누가 퍼트렸는지 짐작은 할 수가 있었다.
이후 조선에서 보낸 해당 보고서가 영길리, 영국 본국에 도착하자 지난 총선에서 조선 등의 도움과 영국군과 프랑스군의 연합군이 청나라에서 큰 피해가 없이 압도적으로 전쟁에서 이긴 것으로 도전자인 더비 백작을 여유로이 이기고 총리의 자리를 지킨 파머스턴 자작 헨리 존 템플은 해당 보고를 매우 기뻐했다.
“한 동안은 러시아가 조용할 겁니다. 이는 누구나 예측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반은 내부를 정리하면 부동항을 얻으려고 할 것이 분명하죠. 우리는 그 방향이 저 노쇠해진 오스만 외에도 동아시아에서 주목을 받는 조선도 러시아의 목표가 된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 나라, 영국이 할 방법은 청나라와 조선, 특히 신뢰가 있는 조선을 내세워서 동양에서 러시아의 남하를 막는 우리의 장기 말로 분명하게 써야 한다! 이 말입니다!”
하원인 서민원에서 이런 연설을 한 파머스턴 자작이었다. 물론 그는 아직 천축, 인도에서 일어난 세포이 반란을 진압해야 했고 자신을 좋지 않게 보는 여왕 부부를 견제하면서도 자리를 유지해야만 했다.
여기에 더비 백작, 에드워드 스미스 스탠리가 이끄는 세로운 정당, 필의 지지자들이 뭉친 보수당을 기존의 휘그당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정당으로 발돋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었다. 곧 새 정당인 자유당이 출범할 상황이었다.
그러면서도 동아시아에서의 정세 변화는 물론이고 동아시아 외의 지역 등 전세계에 영향력을 투입하는 영길리, 영국을 이끄는 내각의 수상인 파머스턴 자작 헨리 존 템플은 매우 바빴다. 그 외에 파머스턴 자작을 싫어해도 보수당에서도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서 조선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공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