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6화 〉 (82) 사쿠라다 문 밖의 변 등 더 피바람이 불 섬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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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나서 1860년 3월 말로 이제 기미년에서 경신년이 되었다. 막부에서는 참근교대를 한 다이묘들에게 쇼군이 친히 히나마츠리를 기념해서 과자 등을 하사하는 행사로 근래 분주하였다.
다만 에도성에 모이는 히나마츠리 기념 연회를 여는 이 날은 봄인데도 눈이 오고 있었다. 이이 나오스케를 실은 가마가 지나간다.
그리고 그 주변의 무사들도 있지만 눈에에 젖지 않게 검을 도롱이 안에 넣어놓았다. 또 습기를 방지하려고 자루에도 넣었다. 히나마츠리 축제로 연례행사에 참여하려고 가신들과 다이묘들이 에도성으로 들어간다.
“이 눈에도 히나마츠리는 당연히 열어야 하지?”
“막부와 다이묘 등의 높으신 분들은 우리 같은 놈들이 먹지 못하는 아주 달디 단 과자를 받겠지?”
“저런 가마에 오르는 자리에 있고 싶어.”
“꿈 깨, 우리 같은 놈들이 무슨 고위 사무라이 도노들처럼 되겠어? 저기 다이로 도노의 가마가 행차한다!”
막부의 다이로인 이이 나오스케가 행차한다. 이 행렬을 많은 이들이 바라보고 있다. 그는 습격에 대한 첩보를 들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이이 나오스케는 행사를 취소하자는 아랫사람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관철하였다.
“그럴 필요가 없다. 굳이 전례에 없는 일로 혼란하게 할 생각이 없다.
무엇보다 이번 일에서는 조선의 견외통사와 서역의 변리공사와 공사라는 외방의 고관들이 함께하는 일이다. 괜한 소동은 피해라.”
“하지만 주군!”
“다이로 도노!”
“괜찮다. 그 자들이 무기를 들고 습격하여도 그 자들도 칼을 주로 들 것이다.”
물론 이이 나오스케는 속으로 다른 생각도 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참에 습격한 자들도 잡아서 막부의 권위를 공고하게 하리라.’
또 조선에게 막부의 굳건함을 더 보여주어야 했다. 조선만이 아니라 서역에게도 이 히노모토에서 막부만큼 강력한 이들이 없고 신뢰할 수 있는 대화상대라고 더 보여주어야만 했었다.
그렇기에 이런 습격이 있어도 히나마츠리 기념의 에도성 소집은 중요하다고 봤었다. 따라서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밀고 나간 것이었다. 이런 최근에 있던 과거를 생각하고는 ‘에도막부는 아직 굳건함을 이 행사 등으로 보여야 한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런 생각도 하면서 행차하는 중에 빗소리로 잠긴 중에 무슨 소리가 들리는 이이 나오스케였다.
‘뭐지?’
그를 호위하는 무사들의 우두머리가 갑자기 다가온 자에게 칼을 맞았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가마 근방의 이이 나오스케를 호위하는 무사들이 혼란에 빠진다. 그들의 시선과 움직임이 앞으로 쏠린 그 순간에.... 총성이 울린다.
에도 사람들은 눈이 내리는 상황에서도 선명하게 들린 그 소리에 모두가 놀란다. 그 행렬을 구경하던 이들은 순간 멍해졌다. 총탄은 가마를 향해 날아갔고 이이 나오스케를 맞힌다.
“윽!”
이이 나오스케는 대퇴부에서 허리로 뜨거움을 느낀다. 그 뜨거움은 총상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느끼는 것이었다. 그도 들은 아까 들린 총성으로 누군가 자신에게 총을 쏜 것을 알았다. 검을 쥐고 습격을 대비한다.
‘어디냐? 미토 번인가? 아니, 미토가 아니면 미토에서 쫓겨난 로닌(낭인)들이겠지...’
미토 번 혹은 미토 번에서 쫓겨난 자들이라고 짐작한 이이 나오스케였다. 아까 총성이 일종의 신호탄이었는지 우렁찬 함성 등이 눈 속에서도 울려 퍼지며 눈이 쌓인 바닥도 힘 있게 걸어서 그게 밟히는 소리가 들린다.
총성은 자꾸 울리고 비명이 울리고 발소리가 크게 울린다. 가마의 속도는 점점 느려진다. 주변의 인기척이 줄어들었다고 짐작하는 이이 나오스케다.
“주군을 지켜라!”
검을 자루에 넣어서 대응하기 쉽지 않음에도 열심히 주군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총격과 총성에도 도망차지 않은 소수의 하코네 번 소속 무사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저항은 무색했다. 아까 가마꾼들이 자기들이 살려고 가마를 내평겨쳐서 도망치고 가신들도 도주하였다. 그 때에 하코네 번의 소수 무사들이 짜던 포진이 흐트러진다. 가마 근방은 난전이 되었다.
이이 가문을 모시던 하코네의 가장 빼어난 무사가 분전하지만 총상과 중과부적으로 쓰러진다. 남은 하코네의 무사들은 역부족이지만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일부가 무사들을 잡고 있는 사이에 누군가들이 들이닥친다. 내팽겨진 가마에서 이이 나오스케를 끌어내는 미토 번의 추방당한 무사였던 낭인들과 사쓰마의 탈번한 상급무사다. 그런 상황을 보면서 이이 나오스케는 이를 악물었다.
‘이 애송이들이 나라를 망치려고!’
“네 이놈들!!!!! 감히 니놈들이 막부를!”
“주군의 원수!”
“이아아아아아아!!!!”
노성을 지르며 일어나려는 이이 나오스케는 순식간에 미토의 낭인들이 호령하고 그들에 동조한 사쓰마의 상급무사가 휘두른 참격에 목이 잘렸고 그는 흐려져 가는 의식에서 생각한다.
‘이제 막부는 어떻게 되느냐? 히노모토는!’
결국 이이 나오스케는 양력, 1860년 3월 24일에 에도성 밖에서 아침에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참살 당했다. 음력 3월 3일에 있던 참변이었다. 에도성의 사쿠라다 문 밖에서 있던 변이라고 불릴 것이다.
사쓰마의 상급무사 등과 미토의 낭인들은 목적을 이루자 빠르게 도주한다. 사쓰마의 상급무사, 정확히는 사쓰마의 통제를 이탈해서 탈번한 아리무라 자자에몬은 미토의 낭인들도 별로 신경을 안 쓴 이이 나오스케의 수급을 챙기고 도주하려고 한다.
물론 살아남은 일부 하코네의 무사들이 죽은 주군의 목을 되찾으려고 노력하였다. 한 무사가 아리무라 자자에몬을 뒤에서 베는 등의 분전이 있으며 하코네의 병사들도 가담해서 그 일에 가담한 이들을 최대한 잡아들였다.
“막부도 말세로구나...”
그리고 이런 광경을 특별하게 복숭아의 절구란 행사에 초청되던 서역 및 조선의 외교관 중 조선의 주왜국 조선관 견외통사인 강로가 탄식할 정도였다. 그들에게서 이야기를 더 듣고 정리한 부분이 정확하다면 왜국의 막부는 고대 중원의 왕조 같이 권신이 장군 자리에 올라서 자신의 관아를 여는 것이었다.
지금 왜국, 일본을 실질로 통치하는 막부의 2인자로 어린 쇼군을 대신해서 실질적으로 막부를 이끄는 대로의 존재가 아침 9시 전후, 눈이 내렸어도 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자객에게 살해당한 상황이었다. 이는 지금 조선에서 관측하던 상황보다 일본 내부의 정세가 훨씬 복잡하다고 더 감지할 수가 있었다.
물론 이미 일본 내에 조선과 서역을 우습게 보는 작자들이 많음은 강로도 알고 있었다. 다만 그런 자들의 사상을 제공하는 자들과 한 패일 저 자객들을 생각한다면 서역과 조선을 향해서도 이빨을 드러낼 것이 분명하게 보였다.
‘조정에 이 사실을 속히 보고해야겠군.’
다이로가 습격당해서 죽었기에 당연하게도 행사는 취소가 될 부분이라고 봤다. 또 아직 저 자객들을 다 처리를 한 상황이 아니라는 부분을 잘 알기에 에도에서 대기할 생각이었다. 사실, 이 상황을 보면 조선의 관원들인 자신들이 습격당할 우려를 알기에 가나가와의 조선관으로 이동해야 하나 고심하였다.
“경계를 강화하고 움직인다.”
“네 견외통사 영감!”
왜국, 일본의 이런 혼란상을 생각해서 막부, 강호 대군부가 승인한다면 본토의 조정에 경호를 위한 병력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근래에 완공된 청나라 연경의 주청 조선관 등도 청나라의 내란으로 최소의 경호 병력을 보내야 한다고 말이 나와서 왜국은 덜할 수도 있다고 봤지만 역시나 아니었다.
“이 왜국에 피바람이 꽤나 심하게 불겠군...”
“그럴 것 같습니다.”
결국 사고를 일으킨 자들이 갖은 저항에도 할복 등으로 그 시신이 끌려오던지 포박되어서 오던지를 막론하고 신원 등이 드러났다. 그들은 모두 미토 번의 계약을 해지 당해서 쫓겨난 낭인들이었다.
사실 정확히는 대부분만 잡았지, 에도를 빠져나가는데 성공한 이들이 있음을 들었다. 다만 이이 나오스케의 죽음을 바로 공포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이 나오스케가 후계자를 내정하지 않았는데 이 때에 급작스럽게 죽어버리는 바람에 남은 자들이 더 큰 처벌을 받을 수가 있기에 배려하는 것도 있었다.
다만 이런 공포에도 에도의 백성들과 그 현장에 있던 이들은 당연히 사실을 알기에 믿지 않았다. 눈 내리는 백주 대낮에서 다이로의 목이 참수당했고 그 피가 땅바닥에 쌓이던 피를 모두가 봤다.
물론 하코네와 에도막부 측에선 목이 잘린 이이 나오스케를 다른 하코네의 무사라고 거짓말을 하게 되었지만 속을 리가 없었다. 막부의 권위가 흔들리는 상황과 별개로 서역과 조선에서는 이 일을 매우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국의 고위 관료들을 살해한다면 외국인들은 더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 근방의 아국 병력 등에게 공사관 등을 경비할 전력에 대한 증원을 요구해야 한다.’
‘이 나라의 시민들을 건드리면 싸워야 할 각오도 해야 한다. 이 일본 놈들!’
그들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려고 검토 중이었다. 조선도 이는 비슷한 상황이었다. 강로는 조선의 민간 상선, 아니면 조선으로 향하는 서역 상선을 물색해서 하급관원에게 장계를 맡겨서 이를 보고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도 사건이 터져버렸다. 그 사건이 일어난 곳은 조슈의 시모노세키 일대였다. 시모노세키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이거를 굳이 해야 합니까? 가츠라 사형도 말렸습니다.”
“가츠라 사형의 만류가 먼저냐! 스승 같지 않았어도 에도로 끌려가기 전에 했던 스승의 유지를 잇는 것이 먼저냐!”
“조선의 상선을 공격한다니요! 너무 무모합니다.”
이토 슌스케가 깜냥과 신분 등이 되지 않아도 이 일을 기획하고 시행하는 구사카 겐스이, 다카스기 신사쿠와 이노우에 카오루를 말린다. 또 비슷한 연배의 동기에 가까운 야마가타 아리토모도 말린다.
그러나 가츠라 코고로의 만류도 듣지 않았던 그들이 이토 슌스케의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이 일에 끼지 않으려는 이들을 모두 겁쟁이라고 욕하기 바쁜 그들이었다. 또 사쓰마 무사들을 포섭해서 같이 일을 칠 생각까지도 하고 있었다.
에도에서 일어났던 사쿠라다 문 밖의 변에서 사쓰마 무사 형제의 의리를 알고 감탄해서 그랬다. 조슈의 건아 행세하는 겁쟁이보다 사쓰마 하야토의 용맹이 더 낫다는 식으로 말하며 그렇다.
“조선과 양이는 하나다. 존왕양이를 하려면 조선도 양이로서 격퇴해야 한다.”
“검은 머리 양이, 그런 짐승같이 이 히노모토를 저버린 조선에게 보복이 필요하다.”
사실 이런 말을 하면서 시모노세키에 있는 조선의 영사관급 재외 관아인 통사가 머무는 조선통관이 있는 임시 건물을 공격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존왕양이를 운운해도 조선과의 수호통상조약을 허락한 것은 덴노라서 그렇다. 물론 그렇다고 상선과 조선인을 습격하는 부분도 어불성설이지만 그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낭아삭히, 나가사키로 간 다른 맏사형 마에바라 잇세이도 당장 그런 과격성에 무슨 말을 할지도 몰랐다. 그들하고 가까운 가츠라 코고로는 확실하게 너무 과격하다고 말렸을 정도였다.
“다른 사형들은 탈번하고 저 배은망덕한 막부에 대한 토막을 주도하고 있다. 토막은 곧 존왕이고 존왕은 곧 양이다!
그렇게 토막을 하려면 존왕양이를 해야 한다. 고셋케가 일을 똑바로 하지 않아서 조선과 우리 신국의 그런 요상한 방식의 약조를 하게 만들었다.
그들이 우리 신국의 부를 가져가고 있다! 천축 등에서 사온 면 등이며 그 면으로 가공한 옷 등을 조선도 팔고 있다. 또 우리의 금을 싸게 후려쳤지.”
이노우에 가오루가 그들의 복수 외에도 대의가 있음을 말하면서 더 합리화를 하고 있었다. 시모노세키에 정박하는 조선의 민간 상선을 태워버리는 짓으로 조슈 내의 민심을 얻고 토막의 기치를 올리는 행위라고 그들은 믿고 있었다.
“우매한 백성들에게 그리고 쿄의 공가와 덴노께 이 행동을 보이자! 간악하고 신의를 모르는 조선에게 경고를 하자. 다시 우리 신국을 섬기라고 이렇게 경고하자.”
그들은 아직도 조선의 무력을 몰랐다. 당장 지난 청나라와의 전면전쟁을 다시 열 수준까지는 아니라도 화약과 탄환 생산과 수입으로 물량을 회복 중이며 수군도 지난 전쟁보다 증강해서 해군으로 재편하면서 웅번이니로 불리는 번들보다 더 강력한 무력을 가지고 더 가지고 있음을 그들은 알지 못했다.
모르기 때문에 용감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사쿠라다 문 밖의 변이 일어나고 2달이 채 안되어서 사고가 일어났다. 시노모세키에 정박한 조선의 경강상인이 소유한 배를 그들이 태워버렸다.
“아이고! 우리 배가 탄다!”
“사람 살려!”
“빨리 대피해!”
“작은 배를 띄워!”
이미 화물, 상품은 대부분 뭍에 빼놓았지만 배에서 대기하던 수부들은 놀라서 소지품 등을 챙기고 불이 타는 배를 빠져나왔다. 그 배의 선장 등은 이함을 지휘하던 중에서 불을 지르던 한 일행을 붙잡을 수가 있었다.
어린 소년으로 조슈번의 무사라고 당당하게 밝힌 야마가타 아리토모였다. 그의 사형들은 이미 빠져나갔다. 사실 야마가타를 구하려고 했지만 그를 끌고 피한 조선인 수부들이었다.
조선인 수부들은 야마가타를 감싸고 두들겨 팬 다음에 선주와 선장에게 보고하며 이 어린 범죄자를 시모노세키의 조선통관에 쳐 넣었다. 조선통관에서 야마가타 아리토모를 심문하고 재판해서 그를 처벌, 심하면 죽이던지 본국인 조선으로 보내서 그 재판을 받게 할 생각이었다. 아니면 막부에 넘겨서 처결을 요구할 수도 있었다.
조슈의 모리 가문에서는 탈번했던 이들과 한패로 현행범으로 붙잡힌 어린 하급무사의 아들인 야마가타 아리토모를 구명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이 일은 조슈와 모리 가문과 무관하다고 최대한 강조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사제가 갇힌 조선통관에 대한 공격을 생각하는 타가스기 신사쿠 일행이다.
“그냥 조선통관이니 하는 저런 가증스러운 곳도 날려버릴까요?”
“야마가타가 하필이면 붙잡혀서....”
“저들이 막부에 야마가타를 넘길 수도 있지. 조선통관을 날려버리고 야마가타를 구할 수가 있으면 다행이고, 안 되면 아리토모에게 할복하라고 해야지.”
요시다 쇼인과 쇼카손주쿠 등으로 엮인 그들의 인연에도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그들은 그래도 야마가타 아리토모을 무력으로 구할 생각을 하고 실패하면 아리토모의 할복을 권유하게 할 생각도 있었다.
다만 그들은 조선통관의 경비가 침몰한 상선의 수부들을 바탕으로 더 강화가 된 사실을 몰랐다. 아마도 그 구출작전 겸 조선통관 방화 등의 테러는 쉽지 않으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아보였다.
***
“아리무라 씨 형제가 사고를 쳤군요.”
“그렇다. 오쿠보.... 그들이 돌아오면 막부에 넘기던지 우리가 덤터기를 쓰지 않기 위해서 그 둘을 처형해야 한다.”
사쓰마의 다이묘와 그 직신들이 급히 모인 회의는 긴박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그들은 미토 낭인들 외에도 탈번한 자신들의 상급 무사던 아리무라 형제가 이이 나오스케 시해사건에 가담되어 있는 사실이 골치가 아팠다.
사쓰마에서도 명망이 높았던 이 형제가 그 일에 가담한 것은 사쓰마의 무장 상경이 무산 된 것과 연관이 깊었다. 지금 이 자리에는 없는 사이고 다카모리가 만들었던 조직에서도 아리무라 형제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그들은 골치가 아팠다.
‘사이고 다카모리, 내 친구도 이런 계획을 동참했을까? 아님 사전에 기획이 된 것인가?’
유구에게서 빼앗은 섬, 아마미 제도로 유배를 보낸 사이고 다카모리도 그 일에 관여를 했는가 안했는가는 오쿠보 도사미치로서도 중요한 일이었다. 그와는 무관하더라도 아리무라 형제가 탈번해서 일어난 일이기에 사쓰마는 자신들에게도 불똥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사쓰마의 상급 무사인 두 형제를 직접 처형하지 않을 수가 없을 노릇이었다,
“조슈에서는 조선 상선이 불타는 사건까지 일어났다고 합니다. 조선이 무슨 일을 할지 모르겠군. 막부에게 길길이 따지겠군요.”
“사쓰마도 내부 단속을 잘해야 할 겁니다.”
어린 다이묘를 대신해서 그 친부인 시마즈 히사미츠가 죽은 아버지, 전전대 가주던 시마즈 나리오키가 사망한 이유에 진정으로 사쓰마의 사실상 섭정이 되었다. 그는 막부에 대해서는 견해가 사실 죽은 형인 나리아키라 못지않아서 강경하지만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류큐에 있는 우리 무사들도 경거망동을 하지 말라고 전하라.”
“네. 히사미츠 도노.”
“류큐 말고도 다른 곳의 우리 무사들도 잘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 다만 우리도 아래의 독단을 막을 수가 없다. 이 사쓰마에서도 탈번한 이들이 있으니 그들을 최대한 회수해야 하지 않는가?”
시마즈 히사미츠가 사실상 사쓰마를 좌지우지 하는 상황이었다. 존왕양이를 생각해도 그는 이이 나오스케의 죽음을 바탕으로 막부 주도를 운운하던 자들의 약화를 더 노렸다. 사쓰마 등이 온전하게 조정과 큰 영지를 가진 다이묘들을 조정해서 조정과 막부의 통합, 존왕을 실행해야 했다.
그러고 나서야 양이를 본격으로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가 시마즈 히사미츠였다. 물론 그의 양이도 유용한 장비 등은 들여서 사용하는 부분은 지금 일본의 덴노, 그리고 양이론자 중 그나마 온건한 자들은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예!”
“명 받들겠습니다. 히사미츠 도노.”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 아래는 통제를 제대로 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음을 나중에 깨닫게 되었다. 사쓰마인들도 결국 조선 관련으로 사고를 쳐버렸다. 바로 유구와 유구가 아닌 사쓰마 번 밖에서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