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조선을 다시 위대하게!-178화 (178/221)

〈 178화 〉 (83) 한편, 다른 곳들에서는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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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배 덕(모비 딕)이라는 패설(소설)은 어떻습니까?”

“운양이 저 서책을 매우 잘 읽고 있지요.”

미리견에 남는 문무와 기술 등에 대한 배움을 위해서 잔류한 유학생들을 제외하고 2차 서유시찰단 본대는 유럽으로 향해서 도착한지 오래였다. 정확히는 영길리, 영국에 도착하였다.

더 정확히는 영길리령인 애란, 아일랜드 섬이었다. 그래서 아직 브리튼 섬에 도착한 것은 아니었다. 대서양 횡단 항해기간 동안에 그들은 미리견에서의 잠깐 생활에서 봤던 다른 것들을 기록하고 이야기를 하는데 패설, 소설도 그 중요 주제 중에서 하나였다.

서유시찰단을 데리고 다닐 배들은 당연하게도 조선에서 그들을 데리고 왔던 배들이었다. 남아메리카의 마젤란 해협을 거쳐서 북상해서 미리견 동부의 포구 고을들에 대기하는 중이었고 그들이 고용한 새 수부들 중에서는 오귀자, 흑인도 포함이 되었다. 정확히는 자유 흑인이었다.

“우리 아국의 배들도 천하의 다양한 사람들이 타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패설처럼 말이지요.”

“모배 덕에 정말 빠졌습니다. 운양이 말이지요.”

“그러는 면암, 자네도 나에게 이야기를 말해달라고 하지 않은가?”

젊은 두 사람의 시답지 않은 일로 투탁거리는 모습에 다른 서유시찰단 인사들은 그저 웃는다. 저러면서도 가까운 두 사람이라서 그렇다. 강위는 두 사람이 패설로 저렇게 움직이는 부분이 웃긴 것은 아니었다. 패설 등으로 저러는 일이 양반들이라고 없는 일이 아니었다.

“미리견에서의 일이 이미 오래인데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렇소, 다만 좋지 못한 일들을 더 알게 되었지.”

“존 부라운(존 브라운)의 봉기 말입니까?”

미리견에서 있던 일들도 떠올리는데 존 브라운이 일으킨 봉기도 그들에게는 인상이 깊었다. 오귀자 노비, 흑인 노예에 대한 미리견 내부의 갈등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음을 조선인들도 직감하였다.

그리고 다른 쪽에서는 한산공 부부가 대화를 하고 있었다. 한산공의 부인인 류희지는 미리견에서 사귄 나이 차이가 좀 나는 친구, 수잔 앤서니에 대해서 말을 하였다. 물론 한산공 이성은 뉴욕에서의 연회에서 만난 수잔 앤서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공격적이지만 말이 맞아서 불쾌해지는 감정 때문이었다. 그런 감정과는 별개로 그 여인이 가지는 학식 등은 역관의 통역을 통해서나 노사 기정진의 칭찬으로 알게 되었다. 간접으로 확인하는데도 그 지성은 매우 충분하게 빛이 났다.

‘흐음, 내 부인을 여성해방론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이야기를 늘여놨지. 내 부인에게 사특한 감정이면 용서하지 못하는데 불쾌하면서도 은근 맞는 말이라서...’

물론 수잔 앤서니는 조선의 여성이 가지는 법률적 위치에 관심을 보였다. 여성에 대한 인권은 그녀 자신의 편견과 달리 상당히 남녀의 소송 등에 대한 위치가 대등하다에 놀랐다.

그래서 한산공의 배우자인 류희지에게 조선의 여성에 대한 삶은 여성의 시점으로 들어보고 이를 미리견 등의 서역에서는 어떤가를 비교했었다. 물론 한산공 부부의 유모도 통역을 통해서 그런 사실을 꽤 흥미롭게 볼 수가 있었다,

그럼에도 조선 등 세계 곳곳의 여성들은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수잔 앤서니는 말했다. 또 수잔 앤서니는 노예해방론을 주창했는데 노예를 해방하고 여성의 처우를 더 올리는 일에 주력할 생각이었다. 이런 수잔 앤서니의 주장을 통역을 통해서이지만 류희지는 매우 흥미를 가졌다.

‘노비를 해방하면 노비 다음은 여성이라고 말했던가요? 이미 아국은 사노비가 사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노비 다음으로 해방이 시급한 것은 백정이 아닐까 합니다.

그럼에도 여성 중 제일 처우의 개선이 필요한 것은 기생? 아니, 궁녀이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노비와 천민들이 빠르게 사라지면 그럼 궁녀가 되어야겠지요.’

류희지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남편인 한산공 이성이 이전에 말했던 제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 때문에 그렇다. 그 궁녀에 대한 부분으로 질투가 나왔지만 점점 생각하게 되니까 그 궁녀가 불쌍했다. 아니, 모든 궁녀들이 그러했다.

시아버지인 태왕 이영도 궁녀에 대한 생각이 어떤가에 대해서 류희지는 문득 궁금하기도 하였다. 귀국하면 나중에 물어볼까 생각하였다. 또 류희지는 수잔 앤서니에게서 선물을 받았다. 영길리와 미리견에서 주로 쓰이는 문자, 그들의 말을 담는 서역문자로 쓰인 패설, 소설이었다.

‘담 아저씨의 오두막이라..’

역관과 옥편을 통해서 부군인 한산공 이성과 같이 그 패설을 열심히 읽는 류희지는 노비에 대한 생각을 하였다. 미리견의 오귀자 노비, 흑인 노예에 대한 생각으로도 복잡한데 조선이 더 여건이 나을 수도 있음도 인정하였다.

또 노비와 천민을 해방한 이후에 수잔 앤서니가 말한 여성에 대한 해방 투쟁에 집중할 수가 있을지는 그녀는 잘 모르겠다고 여긴다. 그래도 과격할 수가 있지만 언제가 여성도 훨씬 더 나은 처우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서는 공감하는 편이었다.

‘여자들도 남자와 다를지언정 동등한 사람이지요. 다만 그런 여성을 가르치는 학당은 거의 없다고 기억합니다. 여인도 군자가 되어야 한다면 여자도 배워야 사는데 여성을 가르칠 학당이 더 늘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수잔 앤서니는 여성이 보다 더 나은 처우를 받으려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자신 같은 배운 여자들이 늘어난다면 그런 투쟁은 더 쉬울 것이라로 수잔 앤서니가 말했다.

류희지는 수잔 앤서니의 모든 말에 동감하지는 않아도 일부에서는 공감하고 인정하였다. 다만 조선과 서역은 상황이 다르다고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서 조선에 적용할 부분은 뭘까 조심히 생각하였다.

그런 아내를 보면서 한산공 이성은 좀 복잡한 생각이었다. 또 조선의 내부, 여자에 대한 부분을 말할 때에 이성 자신은 아내가 이렇게 지성이 있다는 사실에 놀랄 정도였다. 수잔 안서니(수잔 앤서니)라는 여성과 만남이 마냥 나쁜 것은 아니면서 이전과 조금 다른 부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한산공 그 자신의 갈팡질팡이 좀 담기었다.

‘서방님은 조금 달라진 나를 좋아하실까?’

류희지도 사실 이런 변화로 부부 관계가 좀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까 고심도 했었다. 그래도 한산공 이성은 제 부인의 변화를 사실 긍정하는 편이 맞았다. 그럼에도 이러는 부분은 그 변화로 앞으로 자신들이 어떻게 될지 좀 두려워하는 기색도 있어서 그랬다.

한편, 한산공 이성은 에이브라함 링컨하고 아주 가까워졌었다. 그의 거친 면모에도 가진 학식과 지혜와 사상을 가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아버지에게 그에 대한 소개를 할 생각이었다. 그에게는 가능하다면 부왕과 서신 교류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할 정도였다.

‘제가 그래도 되겠습니까? 공작 전하?’

‘마음 같아서는 령건 공을 조선으로 모셔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근데 령건 공의 꿈을 존중해서 그럴 수가 없지요.’

‘귀국의 국왕 폐하? 와의 서신 교류를 하는 미국 정치인이 제가 될 수도 있어서 놀랍네요.’

이런 대화를 하면서도 링컨은 그런 제의를 수락하였다. 링컨의 안부를 알고 싶어서 편지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돌아다닐지 일정을 알아서 쉽게 닿지 못할 수가 있다고 생각하니 하지 못했다. 키가 작은 스티븐 더글라스 등도 한산공 이성과는 꽤 가까워졌었다.

미리견에서 사귄 인연들을 한산공 이성은 내심 그리웠다. 물론 체류하는 동안에 음식은 둘째 치고 알렉산더 데이비스 같은, 이상한 사상을 가지고 하얀 피부의 서역인들로 조선의 서유시찰단은 사실 꽤 곤혹을 치렀다. 여기에 북부의 면천 오귀자 노비도 박대하는 일로 신정희 참령이 현지 미리견인과 시비가 붙었던 일도 생각하면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이 모두 공존하였다.

그래도 부인인 류희지 등과 더 돈독해지고 여러 인연을 쌓으면서 조선의 경장 방향은 저들을 보면서 서역의 모든 것을 알고 조선의 상황에 맞게 천하의 기준을 따라가면서 나아가는 것, 부왕의 결정이 옳음을 더 인정하고 부왕과 형을 더 도울 생각을 가지는 한산공 이성이었다. 물론 자신의 흥미로운 일들에도 적극으로 나서면서 즐기기를 마다하지는 않는 부분도 그 다웠다.

‘한산공 대감 부처가 서로를 사랑하는데 두려워하는 것인가? 행복한 고민이시겠지. 그나저나 원문으로 어떻게 읽어도 흥미로운 구석이 있어. 이 패설!’

한산공 이성의 종사관인 참봉 정도균은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빌려서 보는데 그도 미리견 내의 오귀자 노비 문제에 대한 생각을 더 하게 해주는 유익한 패설이라고 봤다. 미리견의 패설들도 원서로 읽어보는 이들이 늘거나 존재했었다.

다만 그들은 근래에 가장 화제인 책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이제 영길리에서 접할 것으로 보였다. 그 책 말고도 화제인 책들은 더 있었다. 존 스튜어트 밀이라는 학자가 내놓은 책들은 종의 기원의 등장 이전까지 상당한 화제로 유행인 최신 서적이었다.

조선에서도 도움이 되는 책인지는 부사 등의 실무를 담당하는 이들이 판단할 부분으로 보였다. 그리고 노사 기정진은 이전에 그 연회 이후로도 밴더빌트와도 교류를 했으며 그가 작성한 소개장을 담은 편지를 아직도 가지고 있었다.

또 노사 기정진은 서유시찰단에 동행하는 밴더빌트의 장자와 진짜 후계자라는 삼남을 특히 유심히 지켜보는 이였다. 밴더빌트의 장자와 삼남은 최대한 조선의 서유시찰단과 인연을 쌓아 나갔다. 조선에 투자한 사업이 되려면 조선 조정의 고위층들하고도 친해져야 했다.

‘저 왕자님의 환심을 더욱 사야지. 그리고 저 깐깐한 아버지 연배 대의 조선 고관들도!’

‘나와 비슷한 연배의 왕자님인데 더 친해져야 한다.’

특히나 한산공 이성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윌리엄 헨리 밴더빌트는 이 일에 열심인 이유가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던 아버지에게 더욱 인정을 받으려고 했기에 그렇다. 조선에서의 투자에 대한 전권을 맡기는 것도 사실 아버지인 코널리어스 밴더빌트가 자신의 장자에게 독립해서 사업을 할 수가 있는 사람인지 검증하기 위한 시험대를 겸했다.

여기에 삼남인 후계자로 사실상 내정이 된 조지 워싱턴 밴더빌트도 조선에서 형을 돕고 후계자로서 자신의 능력을 아버지에게 입증해야 했다. 그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형처럼 조선의 왕자와 고관들과 우호를 다지려고 했었다.

다행히도 윌리엄과 조지는 영어가 제일 능통한 조선의 대신과도 꽤 익숙해졌다. 다른 대신들에게도 사업에 대한 조언 등을 하면서 같이 동행하였고 친교를 쌓아나갔다. 윌리엄은 자신의 부인과 같이 조선의 서유시찰단과 동행하였는데 부인 사이에 낳은 아이들은 고국에 두고 움직였다. 동생인 조지는 홀몸이었기에 단신으로 조선의 서유시찰단과 동행했다.

“여러분들은 런던에서 영국 왕실과도 만나고 그들의 고관하고도 만나는데 여전히 긴장이 되지 않습니까?”

“이미 그래야 할 일일세. 아 그대들의 아버지인 반도필도 씨의 친구들은 나중에 만나도록 하지. 그렇기에 먼저 이를 양해를 구한다고 조심히 작성하지.”

“그 두 분이면 큰 걱정은 없을 겁니다. 당연하게도 여러분의 공무를 이해하고 기다리겠지요.”

“아버지의 두 친구 분들은 느긋하게 움직이실 줄 압니다. 마음도 넓고요.”

런던에 도착하고 그들은 꼬박 공무들을 수행하고 쉬는 일이 우선이었다. 물론 피바디와 주니어스 모건에게는 노사 기정진이 대표로 영길리 조정과의 공무가 우선이라고 양해를 부탁한다는 정중한 서신을 그들에게 보냈다.

그러고 나서 영길리 조정, 영국의 내각을 필두로 만나서 공무를 수행하였다. 가장 먼저 지난 서유시찰단에서 만났던 영길리의 여주, 여왕 부처와도 만났다. 노사 기정진은 이런 재회에 나름 감회가 새로웠다.

“과장하면 십여 년 만에 조선에서 보낸 사절단이 또 크게 왔군요. 나는 그대들을 환영합니다.”

“여왕 폐하처럼 나도 조선에서 온 그대들을 환영합니다.”

물론 여왕의 복장이 미리견 등에서 여성들의 복장에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민소매의 복장을 한 것에 조금 긴장하는 조선의 신료들도 보였다. 시간이 좀 흘렀어도 조선인들이 꽤나 보수적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있었다.

다만 노사 기정진은 자신들을 맞이하는 여왕 부처 중 국서인 알배토 공(앨버트 공)의 안색이 좋지 못함을 알 수가 있었다. 그에게 병마가 찾아온 것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이런 그의 생각을 모르는 영길리 여왕 부처는 조선에서 이 먼 길을 행차한 조선을 통치하는 왕의 둘째 아들인 한산공 이성 부처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들의 장녀와 장남인 비키와 앨버트보다는 연상이라도 비슷한 연배라서 더 그렇다. 조선의 방식으로 태왕, 즉 황제와 동등한 군주에게 올리는 예로 그들이 절을 하였다. 물론 사전에 그런 방식으로 예를 올리겠다고 말이야 했었다.

‘우리는 그대들을 나라의 손님으로 대우할 겁니다. 조선을 밀어주는 영국이라는 것, 동양에서 온 말쑥하고 예의를 하는 문명인들을 우리는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라는 사실을 여전히 보여줄 수가 있지요.’

‘조선인들은 이번에는 어떻게 움직일지 궁금하군요.’

영길리 여주 부처,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 부처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조선의 2차 서유시찰단은 반겨주었다. 그래서 그들의 여독이 풀린 다음날, 자국의 내각과 논의를 하고 지원을 받기로 합의하였다.

주로 조선 측은 서유시찰단의 부사와 그런 부사들을 돕는 실무자 중심으로 나섰고 영길리, 영국은 내각의 우두머리급과 그들을 보좌하는 실무진들이 나서서 대화를 했다.

“조선은 작금의 이 시대에 걸 맞는 공장설비들이 필요할 겁니다. 특히나 산업의 쌀인 강철을 뽑아내야 하는데 지금 조선이 가진 수공업 공장들로는 앞으로 늘어날 조선의 강철 수요를 따라잡을 수가 없을 부분이요.

우리는 무상 혹은 무이자 차관, 그도 아님 저리의 차관을 빌려주고 조선이 그런 산업설비들을 세울 수가 있게 도울 겁니다. 무기 공장도 우리가 개편하는데 더 도와주겠지만 말이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그런 부분도 필요합니다. 또, 서역에서 국비로 유학하는 이들 말고도 영길리의 고명한 제후들이 그런 유학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금고 등을 만들면 어떨까 합니다.”

조선 측은 노사 기정진과 귤산 이유원, 강위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특히 노사 기정진이 위와 같은 제안을 하였다. 그런 부분에서 영길리의 재상, 즉 영국 수상인 파머스턴 자작은 흥미롭게 생각하였다. 사실 영길리 측에서도 그런 제안을 이미 검토하는 중이었다.

“금고? 재단 말이요?”

“그렇습니다. 본디 우리 조선은 이전 왕조들에서도 배움을 지원하는 재단이라고도 부르는 것도 굴리고 있었소. 이는 귀국도 꽤 비슷하다고 압니다. 귀국의 제후들만 이 돈을 대는 일은 어불성설이니까 아국도 그렇게 할 수가 있게 같이 출자하면 되겠지요.”

“그거 나쁘지 않지요. 사실 이미 우리도 생각하였던 부분입니다.”

생각이 비슷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선인 유학생을 위한 장학재단이 설립이 될 상황이었다. 다만 목표로 하는 부분들은 좀 달랐다. 조선은 비용 부담을 줄여서 서역 학문 등에 더 능통한 인재, 또 영길리 등의 서역을 잘 아는 인재들을 길러내고 싶었다.

반대로 영길리는 조선에서 온 유학생들에게 친영감정을 심어서 그레이트 게임 등에서 조선이 자국을 돕는 정책을 짜기 쉽게 자신들에 우호적인 엘리트를 육성하려고 했다. 목적이 달라도 사실 조선은 그런 것을 고려해서 받아들이는 셈도 있었다.

그 외에도 영길리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설비 중 조선에 제철공장을 건립하기 위해서 최신 공법인 베세머 공법을 알려주기로 한다. 일정 기간의 특허료를 영길리의 내각이 차관으로 이를 내고 그 시기 이후에는 특허료를 조선이 지급하면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

“경들이 영국을 방문했으니 우리의 의회에 연설을 해주시지요. 조선도 의회가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있는데 이미 배웠겠지만 더 배울 수가 있죠.”

“좋습니다.”

그리고 영길리 수상인 파머스턴 자작의 제의로 조선의 고관들이 연설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영길리. 영국의 의회 건물인 웨스트민스터 궁전에서 노사 기정진이 친히 영어로 조선과 영길리의 우호와 오랜 친선을 염원하고 영길리의 지원을 원하는 연설을 하였다.

“귀국의 환영에 감사를 표합니다. 우리 조선은 천하! 이 세계의 표준을 따라갈 겁니다. 서역은 지금 세계의 중심이 되려고 하지요. 우리도 귀국 등 서역을 보고 배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잊지 마십시오. 무력으로 인한 배움은 오래가지 못할 수가 있습니다.

진실로 여러분의 사상, 종교, 철학 등의 학문을 그 내면도 익혀서 조화하면서 거듭나는 이들이 생기게 한다면 서역은 문물의 힘을 전파하면서 세상의 스승이 될 겁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모순으로 그대들을 동경하면서도 미워할 이들, 아니면 유용함을 인정하나 그대들의 강요에 반발해서 증오할 겁니다.

이런 점을 제외하고 행한다면 그런 오만을 이해할 수가 있게 그대들을 배우려고 할 것입니다. 아국은 그대들을 두려워하면서도 유용함을 받아들이고 그 내면도 이해하며 우리의 전통과 합쳐서 가진 문물을 더 추가하고 빛나려고 합니다.

이런 우리 조선의 시도를 도울 나라들을 원합니다. 선량하고 교활하지만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나라를 말입니다. 세상의 중심이 보다 되려는 영길리! 대브리튼 섬과 아일랜드 연합왕국을 이끄는 여러분이 이런 시도를 하는 나라를 도와주시오!

동방의 평화 등을 함께 지켜나갈 때가 온다면 그 의리를 기억하고 영길리와 아국은 함께 할 것입니다. 아직 혼란한 동방을 바로잡는 일에 힘을 빌려달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오. 단지 조선을 위협할 자들이 그대들과 적일 수가 있으니 우리가 그대들을 돕게, 힘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시오.

조선에서 온 한낱 공부하는 노인이 삼가 이렇게 영길리를 이끄는 그대들에게 영길리의 신의를 믿고 말합니다. 대조선국 만세! 대영길리국 만세!”

노사 기정진이 말한 연설로 영길리의 하원인 민중원은 많은 박수와 함께 그들을 지원해서 한때 서방이 동방에게 받았던 은혜를 갚는다는 생각과 동시에 더 우월해진 서방의 학문 등을 널리 전파할 기회라는 충돌하지만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별로 모순이 없다고 여기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 영길리의 민중원, 다른 말로는 하원이라고 불리는 의회의 의원들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음날, 여독이 풀린 조선의 서유시찰단 일동을 환영하는 의미로 영길리 왕실이 친히 연회를 열어주었다. 미리견 등에서 연 연회에 익숙해진 것 같으면서도 더 화려함에 감탄하는 그들이었다. 조선에서 온 왕족 공작 부부, 한산공 이성 부처 등에 대한 기대는 사실 이 연회에 참석한 영길리 귀족들과 영길리에 주재하는 유주, 유럽 귀족들에게는 컸다.

‘동방에서 왔다는 젊은 왕족 부부라.’

‘동방, 그 칭이라는 제국을 거꾸러뜨린 조선의 새 황제-그들은 태왕을 황제로 종종 착각하는데 동양의 군주 호칭 변화를 이해해서 그렇기도 하다.-의 둘째 아들 부부라지?’

‘우리에게 어떤 흥미를 충족시킬 수가 있지?’

유흥이 넘치는 이들은 호사가들의 이야기로 기대를 하기도 한다. 조선인들은 서역의 복장을 입은 이들은 드물었다. 사실 일국 왕실의 연회라서 그런지 조선인들도 격식을 갖추어서 당장 입을 수 있는, 소지한 최고의 조선 전통복장을 입고 당도하였다.

다양한 흉배가 박힌 단령을 입은 그들이 보인다. 한산공 이성은 기린흉배가 달린 단령을 입고 평소의 장난기 가득한 얼굴에서 장난기를 지우고 이전 대군의 부인, 부부인에게 허락되는 최고의 복장을 입은 류희지와 함께 대동한다.

조선의 무관들도 단령을 가지고 온 이들은 단령을 입고, 융복 혹은 군복을 가져온 자들은 이를 입었다. 양헌수는 전투용의 양식 군복 외에도 본디 군복도 챙겼는데 조선의 본디 입던 군복을 입었다.

연회가 시작이 되었다. 그 연회는 웅장하였는데 무도를 하는 경우가 있었고 이런 서역의 예법에 조금 익숙해진 한산공 이성 부부는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무도를 보였다. 연회의 만찬 이전에 있는 철차대로 화려한 연회는 선을 보이는데 미리견에서의 그 연회보다 커서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잠깐 저 여성은?’

같은 조선군 무관들 혹은 영길리 군대의 무관 등과 대화를 나누던 양헌수는 한 여인을 보고 눈이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가 관전무관으로 갔을 때에 조우했던 ‘한 간호사’가 떠올랐다. 여기서도 ‘그 여성’을 만나게 되자 조금 귀찮은 일이 생길 수가 있음을 매우 직감했다.

그런 양헌수의 표정에 어재연과 신정희는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어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들 중에서 한성근이 없는 이유는 그가 미리견에서 공부하는 미리견 잔류 조선군 무관 및 유학생 중 하나라서 그렇다. 아무튼 양헌수는 다른 동료 무관인 어재연과 신정희의 반응도 잊고 큰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었다.

‘제발, 그 여성이 나를 만나지 않기를! 아니다. 나보다 고관 분들을 만나지 않게 해야 하는데.’

‘그 여성’이 누구이면 서유시찰단을 수행하고 돌아오면 장군으로 진급할 양헌수도 질색할 사람인지는 양헌수와 같이 종군무관을 했던 이들이면 모를까 그들 대부분은 본국인 조선에 있거나 서유시찰단을 따라와도 미리견에서 남아 미리견의 병학 등을 수학할 예정이었다.

“저 여성은 누구요?”

“어떤 여인이기에 저리 안색이 좋지 않아집니까? 설마 외방에서 만났는데 염문이 생긴?”

신정희 참령의 농담이 들어간 말에 양헌수가 오히려 그 말에 더 놀란 듯이 그런 농담에 질색하듯이 정색한다. 이런 반응에 어재연과 신정희가 도리어 다시 당황할 정도다.

“저 여성 말인가? 구림 전쟁에서 만난 악연이지, 다시 만날 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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