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3화 〉 (85) 조선 밖 동양의 움직임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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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헌수 등과도 무사히 잘 헤어지고 본국에서 동양으로 향한 찰스 조지 고든 대위는 본래는 자신이 조선에 파견된 군사고문단 중 공병 장교 한 명의 후임으로 간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고든은 도리어 자신이 대체할 장교가 원래 맡기로 했던 다른 자리로 가버리게 되었다.
“그러니까 저 보고 상하이에서 유럽인과 아메리카인에 조선인 선원 등으로 구성된 부대와 청나라 현지의 민병대를 지휘하고 후자는 그들의 훈련을 맡아라!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까?”
“그렇다네. 자네의 실전 경험 등을 생각하면 그게 정확하다고 보고 있다네. 또 자네는 싸우고 싶어 했다고 아네만?”
군사고문단에 속한 인원을 교대하기 위해서 가는 이들 중 찰스 조지 고든 대위보다 훨씬 선배이고 신임 군사고문단장이 될 장교가 이렇게 말했다. 사실 고든 대위는 그 또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혼자만 상하이로 파견되는 것이 아니라 조선에 있던 영길리 군사고문단이던 장교 1명도 파견이 될 예정이었다.
“제가 그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이 매우 감사합니다. 조선에서 좀 더 평온하게 군사고문단으로 활동해도 되는데 이렇게 기회를 얻다니요. 사실, 제가 조선에 먼저 왔다면 조선군이 청나라와 싸우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고문으로서 돕고 같이 싸웠을 것인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로망이 아주 심하군. 물론 의지가 있는 남자에게 맡기는 것이 제일 좋지. 저런 열성이 있는 대체 자원 덕분에 조선에서 계속 남게 되었군, 그 친구...’
물론 그 장교를 잘 아는 장교, 대령은 눈앞의 고든 대위를 패기가 가득하다고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를 말로 굳이 꺼내지는 않는다. 자신이 그런 자리로 바뀌었음에도 만족하고 나서겠다고 하는데 말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조선으로 향하던 배는 중간 중간 기항을 하는데 상하이에서 찰스 조지 고든 대위는 내렸다. 그리고 소개장 등이 작성된 편지를 챙기고 영길리 조계, 영국 조계에서 양창대와 회군을 만나러 간다. 찰스 조지 고든 대위는 자신이 도움을 줄 이들이 어떤지는 대체로 정보를 듣기는 했지만 직접 만나서 파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들은 조선군 대신에 내가 조련해서 강해질 자들일까?’
물론 양창대는 유럽인들과 아메리카 대륙의 백인 등이 뭉치고 여기서 조선인 수부들도 합류한 상황이라고는 들었다. 회군에 대해서는 강남의 청나라에 속한 대다수인 피지배집단인 한이라는 종족 출신 학자와 상류층이 조직한 민병대의 한 지파로 청나라에 대항하는 타이핑 집단에 저항한다고만 들었다. 그래서 자세하지 알지 못했다.
‘처음부터 편견을 가지면 안 된다. 보고 파악해서 생각하자.’
이런 생각을 하면서 먼저 양창대에게로 향하는 찰스 조지 고든 대위였다. 양창대는 역시나 선원들과 용병 등이 뒤섞여서 그런지 꽤 엉망이었다. 그래도 찰스 조지 고든 대위는 겨우 그 정도로 낙담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꽤나 단순했다. 사실 영길리 군대의 경우도 육군이나 해군 모두 사병은 그렇게 높은 질이 아니었다고 잘 알고 있다. 해군의 수병들 수준이라도 된다면 충분하다고 봤다.
즉 고든 대위는 양창대의 수준을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은 부분이었다. 양창대의 지휘관들에게 이미 사정을 다 설명하고 소개장 등이 적힌 문서를 제공하자 훈련교관 겸 지휘관이 되었다. 다른 동료도 생길 예정이기에 기다렸다.
“조선인 선원들은 어떤가요?”
“청나라인들 사이에서 비슷하지만 차이가 커서 침투 등은 시키지 않습니다. 다만 대체로 체격이 작지 않고 묵묵하게 잘 따라주지요. 자기들도 해적을 대항하려고 싸우게 훈련을 받았는데 일부는 지난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실전도 있다우.”
“배에서 대포를 탈거해서 싸우는 것도 의외로 잘하우. 그래서 유사한 포병처럼 굴리기도 하우. 다만 주로 쓰는 총이 매치락 머스킷 종류를 많이 고집한다오. 듣자하니 조선은 그런 총이 민간에서 사냥총과 민병대용 총으로 흔하다고 하니.”
‘그렇군. 그러면 조선인 선원들에 대한 훈련도 해볼까? 물론 회군이라는 이들에게도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조선인 선원들을 일종의 교관처럼 굴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직 30대가 되지 않은 고든 대위는 낙관이 어린 생각을 하면서도 조선인들이 자신의 신념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큰 상관이 없었다. 그리고 상군에서 비롯된 회군에게도 딱히 큰 실망은 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지.’
그러나 고든 대위를 실망시킨 요인들은 따로 있었다. 바로 양창대의 지휘관 중 하나 때문이었다. 양창대를 이용해서 사사로운 욕심을 채우려고 한다는 자가 있었다. 미리견, 미국에서 온 남자로 헨리 버제빈은 양창대의 지휘관이면서 태평천국에 동정어린 표현을 하고 그랬다.
다른 요인은 회군의 지휘관으로 조기에 부임한 이홍장과의 갈등이었다. 같이 양창대에 합류했던 조선군 군사고문단 출신인 헨리 윌로우 보병 대위는 회군의 군기와 훈련도가 낮아서 더 보강하려고 하면 이홍장은 헨리 윌로우 대위를 신뢰할 수가 없다는 식으로 찰스 조지 고든 대위에게만 이를 맡기려고 했다.
정작 고든 대위는 회군의 전투력 부족이 사실이고 더 교관 경험이 있는 윌로우 대위와 함께 하려고 하면 이홍장이 조선인들과 친한 윌로우 대위가 회군 등에게 정보를 줄 것이라고 짐작해서 막기 바빴다.
“정말이지, 자신들 수준이 조선의 정예 민병대보다 더 떨어지면서 그렇게 말하는 부분이 우습습니다. 고든 대위! 나는 양창대의 조선인 선원들의 훈련에 집중할 테니까 ‘리’라는 사람의 요구대로 하세요.”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미국의 버제빈이나 청나라의 리나!”
“그냥 조선으로 가지 그랬어요? 당신이 대체하려던 공병 소령님은 사실 그런 개판을 짐작하고 안 온 것도 있을 겁니다.”
자신보다 조금 더 연상인 윌로우 대위를 위로하는데 열심인 고든 대위로 그런 고든 대위를 윌로우 대위는 좋게 보기 시작했다. 같은 영길리 사람이라서 그럴 수가 있었다. 윌로우 대위는 조선군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회군보다는 양창대에 합류한 이들의 훈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고든 대위는 회군과 양창대를 오고가면서 훈련과 지휘에 집중했다. 수가 많은 회군이 상하이 수비의 주력이 되지만 양창대가 예비대로 기능하는 상황을 볼 수가 있었다. 사실 이런 저런 수준을 고려하면 장발적이 훨씬 형편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저들이 포기를 하지 않는 이유가 뭐지?’
고든 대위는 이런 의문을 가지고 양창대의 최고 지휘관인 프레드릭 타운센트 워드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그런 의문에 아주 간단하게 위드는 답을 주었다.
고든 대위와 윌로우 대위보다 어린 이 지휘관은 생각보다 호쾌한 구석이 있었다. 그래서 직설로 좀 저속하게 말해주었다. 그 말에 고든 대위는 조금 놀라면서도 생각에 잠기었다.
“간단합니다. 이미 청나라가 흔들리고 있었고 지난 두 번째 아편전쟁에서 조선도 전쟁에 끌어들여서 청나라가 처참하게 개 쪽을 당하면서 참패를 당했으니까 망조라는 것이죠.
저 망하기 직전인 놈들을 꼭 망하게 만들자고 확신이 가득해서 그냥 멍청하게 불나방 같이 달려드는 겁니다. 우리 백인들이나 조선이나 청나라의 조기 멸망을 안 바래서 지원하고 있는 것을 알아도 청나라가 매수해서 그렇다고 여깁니다.”
“그렇습니까?”
‘흠, 그리스도교의 이단이라는 자들은 청나라 지배층에 대한 증오로 이렇게 움직이기도 한다는 소리군.’
청나라의 복잡한 사정을 좀 더 알게 된 이후에서도 고든 대위는 청나라 조정이 유지되는 것이 유럽의 열강과 청의 주변국들에게 이익이라고 봤다. 단순히 청나라가 망해야 할 나라라면 그 많은 하급 기득권이 돌아섰을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청이 존속하고 조선을 더 노리지 않게 한다면 되겠지만 이런 것은 나보다 높은 이들이 수행할 일이지. 나는 맡겨진 소임을 다할 뿐이다.’
찰스 조지 고든은 마음에 들지 않은 동료와 유사 상급자를 만나도 제 뜻대로 움직이면서 그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하였다. 회군의 전투력을 개선하기 위한 훈련을 더 짜기 시작한다. 물론 윌로우 대위의 도움도 몰래 받아서 말이었다.
***
조선 조정과 주왜국 조선관의 결정으로 주시모노세키 조선통관은 어령, 막부 직할령에서 보낸 무사들에게 4명의 범인으로 추정되는데 1명을 밝히지 않은 3명의 조슈 무사들을 인가했다. 조슈의 무사들에게 이들을 넘기지 않는 것은 조선통관의 재량이었다.
조슈의 모리 가문과 그 가신인 무사들도 절대 이에 강경하게 항의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자신들이 엮이지 않아서 내심 다행이라고 여겼다. 요시다 쇼인의 죽음 이후로 통제할 수가 없는 자들이고 모리 가문의 영지 밖이던 안이던 사고를 치던 자들이라서 차도살인으로 여기는 보수파도 있을 정도였다.
“사형들, 우리는 죽겠지요?”
“글쎄...”
“...”
에도로 끌려가는 세 사람, 야마가타 아리토모와 타카스기 신사쿠, 이노우에 가오루였다. 야마가타의 물음에 이노우에 가오루만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답한다. 타카스기 신사쿠는 묵묵부답으로 걸어간다.
불안감을 달래려는 야마가타 아리토모는 계속 떠들자 그들을 데리고 가는 막부의 무사 중 상급자가 눈을 크게 뜨고 야마가타 아리토모의 뺨을 때려버린다. 아주 사나운 표정으로 으르렁 거리듯이 말을 한다.
“닥쳐. 이 애송이가! 죄인 주제에 계속 떠들다니!”
“...”
야마가타 아리토모는 노려보다가 다시 얻어맞아서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에도로 가는 길에 중간 중간 도망치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그렇게 되면 죽지 않을 만큼 더 맞았다. 주먹 등의 원초적인 구타를 이동선이라는 조선인 수부에게 질릴 듯이 맞은 그들도 맞는 것이 더 싫어졌다.
에도로 그렇게 달려온 그들은 양력으로 1860년 6월에 에도 막부의 심문을 받았다. 다만 그들은 이미 조정의 묵인까지 받아서 세 사람을 죽여 버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유구는 몰라도 나가사키에서 사고를 친 그 놈들도 잡으려고 했다. 조선에게는 누적이 된 피해를 최대한 성실하게 보상을 해야 할 판이었다.
“네 놈들의 동지들이 있는 곳도 말해! 쇼카손주쿠를 통해서 만난 놈들과 같이 이런 행위를 했잖아! 사쓰마 놈들하고도 한 패지!”
“...”
여기에 그들을 통해서 더 잡아들일 수가 있는 존왕양이 지사들을 캐내려고 노력하였다. 그리고 사쓰마와의 사건하고도 억지로 엮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도 열심이었다. 그렇지만 저들이 따라주지 않아서 막부의 사람들은 속이 타들어간다.
“어디 이래도 니들이 말을 하지 않는가를 두고 보자!”
세 사람을 향한 참혹한 고신이 시작되었다. 인두로 지지는 것부터 시작한다. 얼굴을 지지지는 않았다. 옷으로 가려지는 곳들, 즉 몸통 위주로 인두로 지진다.
잘 달궈진 인두들이 세 명의 몸에 각각 닿자, 살이 타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사람의 살과 피가 익어가는 냄새가 담긴 기체가 아주 퍼져간다. 게다가 그 고신은 아직 시작이었다.
아리토모는 가장 먼저 고통에 제일 처절한 목소리를 냈다. 타카스기 신사쿠도 낮은 침음성으로 고통을 나타냈다. 이노우에 가오루도 참으려고 하지만 그도 결국은 고통을 나타내는 목소리를 냈다.
‘이런 독한 놈들!’
그럼에도 그들은 구사카 겐즈이 등의 다른 동료들을 팔지 않았다. 또 사쓰마와 연관이 있다는 거짓자백도 전혀 하지 않았다. 막부의 고문을 주관하는 자도 초조해질 지경이었다.
“압슬형을 하라!”
결국은 고신 중에서 꽤 잔인한 압슬 고문을 처방한다. 무릎과 허벅지 위에 무거운 돌들을 올려놓는다. 묶인 상태에서 그들은 저항할 수가 없다.
그 상태에서 어깨 등에 인두로 지지는 행위도 병행한다. 그게 지속이 되고 있음에도 세 사람은 자복도 하지 않았다. 그런 행위에 도리어 막부 측이 지칠 정도였다.
“적당히 가짜로 자복했다고 보고해라. 그래야 우리도 산다.”
“처결은 역시...”
“야마다 아사에몬에게 맡긴다. 저들이 그나마 협조를 했다면 할복을 가장한 처형으로 해줄 것이었다.
근데 저렇게 군다는 것은 그냥 참수형을 시켜주어야지. 순서대로 죽여 버리면 그만이지.”
어차피 그들에 대한 처형은 저 세 사람이 자복을 하던 하지 않던 정해져 있었다. 존왕양이파도 개방을 생각하는 막부의 파벌들도 그들의 구명 따위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미 그들은 죽을 목숨이었다.
‘그러길래 적당히 나댔어야지.’
막부의 심문관은 그 세 사람을 안쓰럽게 보고 있지는 않았다. 도리어 비웃었다. 세상물정 모르는 젊은 것들의 어리석음이라고 여겼다.
며칠 뒤에 그들은 할복을 가장한 참수도 아니고 그냥 참수를 당하기로 했다. 에도성 밖에서 야마다 아사에몬의 집행으로 처형당할 세 사람이었다.
‘이렇게 죽나?’
‘부인....’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어도 그 분이 떠오르네. 그리고 슌스케? 잘 살아 있니?’
야마가타 아리토모는 억울했다. 아직 이 히노모토를 바꾸겠다고 맹세한 삶이 이리 허무하게 끝이 날 것이라서 그렇다.
다카스기 신사쿠는 여전히 부인을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먼저 가는 것이 부인 때문에 더 미안한 그였다. 쇼카손주쿠의 동문들에게도 미안하였다.
이노우에 가오루는 요시다 쇼인을 떠올린다. 물론 몇 개의 말로 충돌했어도 나쁘지 않은 스승이라고 봤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이노우에 가오루는 떠오르는 다른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토 슌스케라는 조슈의 하급 무사 아들인 소년으로 같이 죽는 야마가타 아리토모와 동년배인데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걱정하였다. 이송되기 직전에 다른 동문이 알려준 사실로 가츠라 코고로와 함께 조선으로 갔다고만 들었다.
‘잘 살 거라. 살아서 이 히노모토를 바꾸어 보렴.’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야마다 아사에몬의 이름을 이은 남자는 자신이 처형을 집행해야 할 사람의 명목을 이미 빌었다. 또 누군가에게 돈을 받았다.
눈을 감고 거합, ‘이아이’라고도 부르는 발도자세를 준비하는 중에서 생각을 하고 있다. 누군지는 몰라도 높은 사람의 대리인에게 받았는데 최대한 고통이 없이 보내달라고 말이었다.
‘다음 생에서는 더 좋은 삶을 살 수가 있기를!’
“집행하시오,”
야마다 아사에몬의 이름을 계승한 남자가 발도해서 먼저 가장 어린 소년의 목을 베었다. 그리고 순서대로 그 옆의 남자를, 또 그 옆의 남자를 벤다. 세 남자의 목을 최대한 깔끔하게 치려고 신경을 써서 그런지, 검의 상태는 당연하게도 좋지 않다.
세 사람은 막부와 조정의 이름으로 조적으로 처형당했다. 쿄, 다른 말로는 교토에 있는 존왕양이를 지지하는 공경들은 일개 조슈의 중하급 무사 혹은 그 후계자를 구해줄 의무가 없었고 덴노도 그들은 조적이라고 인정해버렸다.
목이 베인 세 사람의 시신은 들개 등의 먹이가 될 것이다. 그 세 사람은 살기를 원했지만 이 66주라는 곳을 다스리는 일본, 히노모토의 두 권력기관은 그들의 죽음을 용인했다. 그리고 그로 인한 여파는 모두가 알지 못하게 나타날 것이다.
“시체를 치워라!”
참수당한, 세 사람의 식어가는 시체는 거두어주는 사람이 없이 버려질 것이다. 그들의 시체는 버려졌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시체들에게 다가온다. 그 시신들을 거두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
한편, 유구에서는 사고를 친 사쓰마 무사를 상급자가 매우 꼽을 주고 있었다. 주유구 조선관에서는 유구의 수리성과 유구 내의 서역국가들 공관에 저 사쓰마라는 일본의 한 지방 무사가 보인 무도함을 성토하면서 움직였다. 사쓰마가 오랫동안 무서워도 신진으로 이 동방에서 떠오르는 조선을 절대 무시할 수가 없었다.
“이 멍청한 자식!”
“죄송합니다!”
“술에 취했어도 시비가 붙어서 이 유구에서 조선의 사람을 죽일 짓을 해!”
“사이고 님을 볼 면목이 없습니다.”
유구에서도 사쓰마의 무사들을 이런 명분으로 압박하고 있었다. 서역 국가들과 조선을 등에 업은 유구가 사쓰마에게 반격을 하는 것과 같았다. 유구에서 강경한 행동을 하기에는 시선이 집중되어 있었다.
한동안은 그들은 납작 엎드려서 운신할 폭을 가지고 기다려야만 했다. 사실 사쓰마에서는 잘 모르는 일이지만 유구와 저 나가사키에서 일을 저지른 이들은 사이고 다카모리를 따르는 비밀 조직의 일원이고 추종자였다.
유구에서 무사들을 통제하는 상급자도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유구 있는 사쓰마 무사들, 이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사고를 치게 만든 일로 상급자도 흠모하는 사이고 다카모리에 대한 면목이 없었다.
‘아리무라 지자에몬 님과 그 형님인 분께서는 사이고 님을 유배하게 만든 이이 나오스케에 대한 복수를 했다. 하지만 조선에 대해서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되었다.
지금 조선 놈들은 우리가 이 유구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음을 파악하고 확신하고 있다. 물론 그 자들이 당장 행동하지 않겠지만 왜 이리 불안한가?’
유구에 있는 사쓰마 무사들을 이끄는 상급자는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상급자는 짐승 같은 육감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예감이 뭔가 불길하다고 여긴다.
그래도 그 예감이 왜 불안한지는 알지를 못했다. 그게 조선 때문인지, 본토의 일 때문인지 말이었다. 그저 불안한데 그의 부족한 생각으로 조선으로 뭔가 일이 생길 부분이었다.
한편, 유구의 수리성에서는 그 사건으로 더 위축이 된 나머지 사쓰마의 무사들과 그들에게 포섭된 유구 내의 친사쓰마 끄나풀들은 운신을 위해서 유구 조정의 감시가 좀 약해진 상황에서 중산왕인 상태, 쇼타이와 그 섭정이 필담을 나누고 있었다.
‘사쓰마가 위기에 잠깐 몰렸군요.’
‘다행히도 그렇습니다. 그런 어리석은 행위를 할 줄은 몰랐지요. 그 어수선한 틈에 우리는 밀지를 가진 밀사를 보낼 수가 있었습니다. 오오키미 닌이 잘 해주기를 바라고 조선과 서역 국가들이 우리의 해방에 긍정으로 반응해 움직이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새어나가지 않게 철저했다. 물론 어설프지만 그들은 사쓰마의 폭정 등에 대항할 외부의 조력자들을 구하려고 더 안달이었다. 이전의 무력한 그들이 아니게 힘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