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화 〉 (92) 신풍은 없다.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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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지나고, 조선 조정에서는 이런 승전 소식들이 전해졌다. 훨씬 빨리 단기전으로 끝난 것이 다행이었다. 그래서 일부 관원들은 꽤 많이 책정했던 예산을 생각해서 이참에 수호, 미토 지역도 대군부, 막부를 도와서 방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었다.
“태왕 폐하! 장주 혹은 살마를 정벌한 군대를 일부 돌려서 수호를 쳐야 합니다.”
“왜국에서 꽤 강력하다는 두 영지가 이렇게까지 허약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럼 반대로 수호는 훨씬 약할 것입니다.”
물론 왜국의 강호 대군부와 맺은 약조 등을 생각해서 다른 신료들 중 일각은 반대를 하였다. 굳이 수호의 일 등으로 왜국의 일에 개입하면 서역이 더 불편해 할 수도 있음을 제시하는 등의 의견을 표했다.
“하오나 우리가 저들, 대군부와 맺은 약조를 먼저 어길 필요는 없습니다. 저들이 신의를 지키지 않는 무도한 자라고 우리도 그들에게 신의를 어길 필요가 없지요. 또 살마에 보낸 어영청이나 장주에 보낸 장용영과 경상우병영 모두 지쳤습니다.”
“아울러서 해군의 피해가 생각보다 크다고 하옵니다. 옛 전선의 파손이며 침몰들이 많아도 죽은 장병들이 많은 것은 걸립니다. 해군에게 더 피해를 주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우리가 영길리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게서 왜국을 너무 핍박하고 그 이권을 많이 챙길까봐 우려합니다. 우리의 정당함을 지지하는 것과 별개로 말이지요.”
대조선국의 광명태왕 이영은 많은 생각에 잠기었다. 둘 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래도 이영의 생각은 강호의 대군부가 별다른 요청이 없다면 굳이 수호, 미토까지 군대를 보낼 생각은 없었다.
이번 국지전, 왜정이라고 부는 일본 원정에서 조선군의 피해는 육군보다는 해군에서 많이 나왔다. 그 원인을 장계를 통해서 검토하니까 구형 전선인 판옥선에서 제일 피해가 많이 나왔다. 다행히도 죽은 이들은 엄청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역시나 사람이 죽어나가는 일을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명령하기는 꺼려지는구려. 그러면서 나도 왜국의 수호란 지역을 아국의 무력으로 유린하고 싶어 하다니. 참으로 수행이 부족한 것이 분명하리다.’
물론 그래도 죽은 자들은 돌아오지 못했다. 해군인 이들의 노고를 생각해서 내탕금으로 배상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는 사이에 미토 방벌을 위한 지원대 편성 찬성파와 신중파는 언쟁을 이어간다.
다행히도 서로를 적대한다기보다는 이러는 것이 장차 조선을 위해서 더 도움이 된다고 여기어서 그렇다. 태왕인 이영은 신중하게 더 생각한다. 다른 나라들, 주로 청과 왜국보다는 조선에 주재하는 공사관이란 관아를 파견한 서역 외국들의 반응을 더 고려해야 한다.
조선은 왜국의 일부 지방을 방벌하고 유구를 해방하는 것 외에는 무슨 이권을 노린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를 잘 보여주어야 했다. 다만 저들이 알아서 이권을 사죄의 의미로 제공한다면 이를 사양할 생각은 없었다.
‘정왜가 빨리 끝났어도 살마에서는 유구에 대한 해방에 대해서 상세한 협정 등이 필요하기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은 분명하다. 그 사이에 조선에서 왜국에게 과한 두려움을 심어서는 아니 될 수가 있지만 저들에게는 아국에 대한 두려움을 철저하게 심어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역시 억지가 아닌 자원하는 부대를 꾸려서 막부를 돕겠다는 제의를 해서 이를 기다릴까? 무엇이 아국, 이 대조선국의 의를 지키는 길이고 또 이익이 되는 길인가?’
그러면서도 이영은 다양한 신료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생각하였다. 가나가와의 조선관을 지키는 병력 증원 명목으로 보내기에는 일방에 의한 폭거로 보일 수가 있었다. 태왕 이영은 논쟁을 좀 진정시켰다. 원래는 마음과 같아서는 수호를 조선이 직접 방벌할 마음은 없었다.
그렇지만 기왕 생긴, 왜국에서 조선이 가진 악명을 더 늘리면서 왜국을 압박할 기회라고는 여긴다. 그러면서도 최소한의 도리와 의를 지킬 필요는 있었다. 이영이 이 대조선의 신료들인 이들에게 조심스러우나 위엄을 가지고 고했다.
“내가 생각하건데 어영청에서 자원자를 뽑아서 대기하여 막부가 요청한다면 이를 수락해서 보내는 것이 어떨까 하오. 저들의 선택을 존중하면서 만약을 대비할 수가 있다고 보는데?”
“두 가지를 모두 대비하자는 것입니까?”
“그렇소.”
“교활한 짐승은 두 가지 이상의 굴을 파는 법입니다. 아니면 이건 조선관이 있는 왜국의 개방장으로 민선들을 보내지요. 다만 그 민선에 자원한 이들로 구성한 수호방벌군을 대기시켰다가 요청을 받고 바로 출동시킴은 어떻습니까?”
두 가지를 다 준비하자는 말에 흠 신료들도 많이 생각을 골똘히 하게 되었다. 이미 일부는 두 가지를 다 준비하자고 제안을 꺼냈었지만 큰 호응이 없었다.
하지만 태왕인 이영이 조심히 의견을 꺼내고 또 여러모로 머릿속의 주판을 튕기듯이 계산한 이들은 일리가 있다고 동조하자 조정의 신료들이 하는 의논은 두 가지를 다 준비하되 어떻게 자원자들로 구성된 이들을 대기시키는 지로 이야기의 방향이 달라졌다.
“흠... 방법의 재량은 체찰사와 살마방벌군에게 맡기겠다.”
살마방벌군, 어영청과 경기수영을 모체로 편성한 이 부대에게 재량권을 맡기고 움직이게 하여도 큰 상관은 없었다. 또 정왜군의 수장인 체찰사로 임명된 우참찬 김병학의 현지 판단을 존중할 정도로 태왕 이영과 조정은 그의 현명함을 신뢰하였다.
광명태왕 이영의 결정에 현장이 아닌 자신들이 제안을 꺼내도 어떤 상황인지를 더 자세히 알 수가 없으니 더 신중하기로 하는 신료들이었다. 물론 이영은 그들의 추측과 제안도 충분히 김병학이 할법한 것들이라서 나쁜 것은 아니다.
‘경은 어떤 선택을 할지, 내가 궁금하군. 수호를 치지 않아도 그만이고 치면 더 좋은 상황에서 그대는 어떻게 정왜군을 다스릴련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정왜군에 들어가는 비용과 혹시 모를 추가 물자를 다시금 확인하면서 바쁜 태왕과 조선 조정이었다. 그리고 현장의 최고위 문관으로 정왜군을 지휘하는 체찰사 김병학의 선택은 다음과 같았다.
“자원할 자를 중심으로 수호방벌대를 편성하겠다. 물론 확정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가정에 의거한다.
자원대로 나선 이들에게는 크게 상정하지 않았던 왜국의 수호란 지역 방벌에 지원했기에 은자 등으로 특별히 보상하겠다. 반대급부를 말일세.”
일종의 당직 등을 선 이들을 제외하고 지금 조영연합군이 같이 있는 이 군영에서 김병학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었다. 은자 등의 특별한 대가를 더 받을 수가 있다는 생각에 일부 병졸들은 당연히 지원한다. 다만 그 중에서 귀기에 가까울 정도로 수호란 지역에 증오를 가진 남자, 이승준 정사가 손을 들었다. 그가 지휘하는 중대도 마찬가지였다.
“너무 많을 필요는 없다. 딱! 1개 대대만 추릴 것이다.”
그렇게 치열한 경쟁 끝에 이승준 정사와 그의 중대가 포함이 된 수호방벌대라는 미토를 토벌하는 막부의 지원군을 상정한 임시 편제가 편성되었다. 과연 그들이 미토란 곳을 공격할 수가 있을지는 하늘에 달렸는데 그들의 마음을 하늘이 들어줄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살마의 방벌을 끝냈다는 통보와 대군부의 인사를 청해서 조선과 영길리, 강호 대군부의 입회 아래에 유구의 독립을 확정하려는 자리를 가지려고 했다. 조선의 민선이 데려온 대군부의 인사는 체찰사 김병학에게 인사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대군부의 각료인 남자가 입을 열었다.
“조선의 관료이시여!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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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선이 조슈와 사쓰마를 짓밟는데 성공했다는 사실은 왜국, 일본 전역에 일파만파 더 퍼지고 있었다. 특히나 교토라고도 부르는 쿄의 조정이야 더욱 존왕양이 강경파들을 배척하면서 조선 등 바다 밖 외세를 더 신경 쓰게 되었다.
특히나 덴노와 그런 덴노를 보필하는 신료 중 이와쿠라 도모미는 조선을 더 두렵게 보고 있었다. 물론 덴노인 그를 조선이 무시한 것은 아니었다. 덴노를 이미 존왕양이를 운운하는 자들이 그 명령과 약조를 무시하면서 사고를 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대신에 다른 문제점이 생겼다. 양이를 결행하라고 시킬 생각이던 덴노와 이와쿠라 도모미는 조선이라는, 아직은 양이와 교류의 시간이 미약한 존재인 나라에게 이 지엄한 신국, 히노모토의 66주에 속하는 2개의 주가 무참히 밟혀버린 일을 목도했다. 약하다는 조선의 힘이 저렇다면 다른 양이 나라들은 더 할 여지가 아주 높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들이 생겼다.
“조선을 뺀 양이 선언도 모양이 빠져 보이는데...”
“그렇기는 합니다. 다만 해외의 양이들을 양이한다! 라고 선언하면 이를 조선도 저 양이들도 다 쉽게 좌시하지 않을 겁니다. 명분을 쥘 일이 생기면 우리를 강하게 압박할 수가 있지요.”
발을 친 덴노를 독대하는 이와쿠라 도모미가 보이고 발 너머로 지금은 ‘만옌’이라고 연호를 쓰는 덴노의 표정도 그리 밟지 않음이 촛불로 흐릿하게 보인다. 이와쿠라 도모미도 역시나 그렇게 표정이 밝은 편이 아님을 알 수가 있다.
“그냥 양이선언과 쇼군에게 맹세를 받는 것을 뒤로 미루는 것이 나을 수가 있다고 본다. 섣불리 했다가는 나의 후광만 믿고 날뛰려는 지사들 사이의 쭉정이! 간신 모리배들이 더 설치지 않겠는가?”
덴노의 이런 말에 일리가 있다고 여기면서도 사실 이 말을 듣고 있는 이와쿠라 도모미도 본질은 덴노를 자기 뜻대로 이용하려던 그런 속칭, 간신 모리배에 해당하기에 은근 속으로 뜨끔하였다. 물론 이를 감추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그였다.
“그렇습니다. 몇 년은 미루시고 사태를 지켜보시고 나중에 하시어도 문제가 없습니다. 헤이카.”
“그래, 꽤 똑똑한 그대라면 그런 말을 할 것 같았다. 그나저나 존왕양이 이전에 존왕토간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 같군,”
“존왕토간입니까?”
존왕토간이 덴노의 입에서 나온 것은 꽤나 의미심장하다고 이와쿠라 도모미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왜인지 이리 불안한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조선의 그 행위가 이 신국에 얼마나 좋지 않은 영향을 줄지 모르겠다. 너무 심각한 여파가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럴 수가 없을 테지. 그렇다면 조정이던 막부든지 이를 잘 수습해야 하는데 막부를 한동안 더 돕자...’
이런 생각대로 그들이 말하는 신국 66주에 대한 이 일의 여파는 훨씬 큰 여파를 주었다. 특히나 존왕양이파에겐 경종을 주었다.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심을 할 정도이다.
물론 강경한 자들은 ‘조선이 운이 좋았다.’, ‘조슈와 사쓰마가 자신들의 강대함을 자랑한 것이 과장이었다.’ 등으로 현실을 부정하였다. 그리고 사실 그 두 지역에서 완전하게 그들이 꺾인 것도 아니라서 불은 다시 타오를 수가 있었다.
이러는 사이에 막부가 자신들의 직할령인 이른바 어령과 좌막다이묘들이 다스리는 영지의 군대들을 차출해서 미토가 영지의 감봉 결정에 반발하여서 들고 일어난 것을 진압할 생각이었다.
사실 미토가 한 짓을 생각한다면 진즉에 가이에키, 개역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짓이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해준 것도 막부로서는 꽤나 먼 친족을 배려하는 행위였다. 아울러서 미토 도쿠가와 가문은 다치지 않을 것이었다.
이 싸움에서 죽는 자들은 미토 도쿠가와를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직신들, 직신이면서 간교하다고 선언하여 지목당한 이들과 그들을 따르는 자들일 것이었다. 다만 싸움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가 문제였다.
“저들이 격렬하게 저항합니다.”
“대군을 동원하지 않았다지만 이건 추태가 아닌가?”
“그렇습니다.”
미토의 무사들이 생각보다 격렬하게 저항하고 지형을 잘 안다는 이점을 이용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에도에 있는 미토의 번저에서는 미토의 주인이자 그를 에도에서 모시는 가신들 중 간신으로 지목된 이들을 제외한 자들은 유폐를 시켰다. 또 간신들은 감옥에 갇혔다.
그들은 미토를 정벌한 다음에 처형당할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그들의 명줄은 아직 길었다. 아까 언급한대로 미토의 저항이 강렬해서 히코네의 군대를 제외하고는 성과가 적었다. 그래도 밀어붙일 수가 있지만 더 큰 피해를 원하지는 않았다.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뭐냐?”
“사쓰마와 조슈를 방벌하고 있는 조선에게 원군을 빌리는 것이,,,”
다른 방법을 제안하는 무사이지만 이는 사실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조선의 군대가 미토의 저항을 일소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다면 미토를 직접 처벌하여 기강을 세우겠다는 막부의 계획이 어그러지기 좋았다.
“어허!”
“이는 최후수단입니다.”
“그렇소. 어찌 조선에게 바로 병력을 빌리는가? 이럼 우리 막부가 더 체면이 이상해집니다.”
“사쓰마와 조슈는 조선이 직접 처리하게 두고 우리는 미토를 맡았는데 우리가 제대로 못하게 되니까 바로 그 원군을 청하다니요.”
“최후수단이라고 생각합시다.”
당연하게도 당장은 반대를 했다. 그리고 히코네 쪽은 큰 상관이 없지만 미토를 쥐 잡듯이 제일 정리하고 싶은 그들은 많은 피해가 나와도 상관이 없으니 그들을 박살내고 싶어 했다. 그래도 수천, 최대 1만에 육박하는 군대로 사쓰마와 조슈보다 더 적은 미토의 최대 2~3천 군대도 제대로 밀지 못하고 있음은 추태였다.
“좀 더 가다듬고 공격하지요.”
“그래!”
막부는 조선군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 최대한 없었고 병력 피해에도 소모전으로 미토에게 불리한 싸움을 강제시켰다. 그렇게 미토에게 항복을 받아낼 것 같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뭐라? 에도 성 근방에 무장해제를 시켰던 미토의 군사 수백이 난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네, 그렇습니다. 미토의 무사 일부가 가나가와의 개항지로 향하고 있답니다.”
“제길... 그 버러지들이 무슨 사고를 치려고!”
바로 후방인 에도 근방에서 에도로 올려 보냈던 미토의 번저 등을 지키는 군대, 무장해제를 시켰는데 난동을 부리고 일부 무기고를 빼앗은 상황에서 에도에서 전투가 일어났다. 더 큰 문제는 그들의 일부가 이 일을 조선과 양이 때문이라고 가나가와의 개항지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 곳에 살고 있는 양이며 조선인들을 죽여 버릴 요량으로 미친 자들 같이 화를 내면서 내려간다. 그들은 더욱 천지 분간을 못하는 자들이 되었다. 에도의 막부와 미토를 치던 군대 등은 다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 자들에게 죽은 바다 밖 사람들이 있다면...”
“조선이 그 이상으로 난리를 칠 수가 있습니다.”
“제길!”
그래도 그들의 우려는 반은 맞았다. 죽은 이들은 주로 조선인들이다. 조선의 공사관 급의 외관을 지키기 위해서 파견되었던 병력, 조선관 수비대가 영길리 해병대와 같이 그들을 저지했고 그들 일부가 사망했다. 그래도 적을 압도하는 교환비가 나왔다.
겨우 2~3명이었다. 이 일에 마침 조선의 사쓰마를 정벌한 군대, 또 조선의 정왜군 현장 최고 책임자인 체찰사 김병학의 서신을 받고 답례 등을 하면서 이 일의 전말을 좀 밝히고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 그런 일이 생긴 것은 우리 막부의 일부 안일함인데 많은 이들이 죽을 뻔 했을 사태를 조선군이, 조선관 경비대가 이기리스 해병대와 함께 나서서 그들을 막았습니다.”
“그렇소?”
다만 이 말을 듣는 김병학의 표정은 당연하게도 굳어있다. 대저 어느 고관이라도 해외에서 자국의 백성이 또 떼로 죽을 수도 있던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을 수가 있을까?
“귀국을 믿고 수호를 방벌함을 맡기는데 이거 불안하군요. 그러면 아군은 적은 군대일 수가 있지만 수호를 방벌하는데 힘을 돕지요.”
김병학은 애석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죽은 조선관 경비대원 일부의 그것도 명분으로 사용해서 수호, 미토를 확실하게 방벌해야 한다고 결심을 굳혔다. 또 어차피 수호도 쳐야만 했던 지역이고 유사시에 방벌을 상정한 곳이었다.
다만 이런 정왜군 체찰사 김병학의 의지와 달리 강호 대군부, 에도 막부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일에 또 영길리도 개입하게 되었다. 조선군만큼은 아니라도 영길리 해병대원도 가나자와의 개항지를 지키다가 1명이 죽고 여럿이 다쳤다.
“우리 영국의 해병대도 나서야겠소. 우리 영국 해군이 조선의 미토 원정대를 실은 조선 상선을 호위하면서 가면 될 것이오.”
영길리 해군의 제임스 호프 제독도 영길리의 현장결정권자로서 결국 미토 정벌에 참여할 생각도 가진다. 물론 호프 제독 본인이 아니라 지금 이 영길리 함대의 2인자에게 전력 일부의 지휘를 맡긴다.
“그들에게 우리의 분노가 상당하고 조선은 치지 못해서 안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게.”
“네, 제독!”
미토를 방벌하기 위한 조영연합군 수호방벌대가 그렇게 요코하마로 항행했다. 요코하마에 상륙한 그들은 동행한 막부의 사람에 전갈을 전달하고 배를 이용해서 미토의 해안가로 공격해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리고 미토의 연안에 도착하자 그들의 해안포대들은 비어진 상황에서 혹시나 모를 포격으로 제압을 했다고 파악했다. 이후에 상륙해서 무혈 입성한 조영연합군은 미토의 지형을 아는 막부의 사람과 함께 미토의 중심지로 진격했다.
막부의 군대에게 피해를 입어가면서도 버티던 미토의 군대는 미토의 중심지인 성이 조영연합군 수호방벌대의 상대까지 하게 되자 그들은 소문이 사실이 되자 더 동요했다. 미토의 본거지인 성, 미토 성이 있는 곳 근방까지 조영연합군 수호방벌대라는 분견대가 이동했다.
조선군 어영청 소속의 보군 대대와 영길리 해병대와 수병육전대가 혼성이 된 군대로 그 병력의 규모가 1천에 육박하는 상황이기는 했었다. 그렇지만 막부의 군대보다 더 정예병인 그들은 미토성 근방 밀려난 미토의 군대 뒤를 운이 좋게도 타격할 수가 있었다.
“방포하라!”
“방포하라!”
조선군 어영청 보군대대의 병력보다는 수가 적어도 그 이상으로 정예한 영길리 해병대가 낀 영길리 군대도 해병대 장교의 구령 아래에 수병들도 화망을 형성한다. 또 영길리 해군에서 포를 육군용 수레에 실어서 끌고 와서 언덕에서 포격을 하면서 수호방벌대를 지원한다.
“Fire!”
“Fire!”
졸지에 협공을 당하게 된 미토의 군대였다. 앞에서는 막부가 일으킨 군대가, 뒤에서는 조영연합군에게 밀리고 있었다. 막부의 군대는 사실 조영연합군이 어떻게 이 곳에 왔는가에 대해서 몰랐다. 물론 정확히는 그들이 에도 근방의 개항지에 도착했다! 라는 소식을 들은 지가 얼마인데 미토의 배후로 벌써 이동해서 자신들을 돕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제길!”
“우린 이제 다 죽었어.”
그리고 미토는 이런 사실이, 소문이 사실이 되었고 협공 당하자 더 패색이 짙어진다. 배후의 조영연합군이 쏘는 더 건실한 화망에 무너져버렸다. 질서 있는 후퇴가 아니라 무질서와 혼돈을 동반한 궤주가 되었다. 그런 미토의 군대를 보고서 전과확대는 막부의 군대에게 떠넘기는 조영연합군이다.
“허무하군. 복수를 위해서 왔건만... 저들은 너무 약했다. 그래도 그들을 세운 그 망할 신사인지 하는 무당의 집 같은 곳도 우리가 파괴할 것이다.”
“네, 중대장님.”
수호방벌대의 이승준 정사가 이끄는 중대는 미토의 허접한 모습에 눈살을 찌푸릴 정도였다. 그리고 공성을 고작 수백 명이서 했는데 살마, 사쓰마의 가고시마 성에서의 공방전 보다 더 허무하게 날아갔다.
그 신사로 보이는 곳들은 모조리 조선군의 손에 불타버렸다. 그들은 강호성 참화와 왜경종친암살을 한 18명의 그 죽은 시체를 다시 갈기갈기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자들을 모신 신사가 어디인지 몰라서 그렇다. 여기에 조영연합군은 약탈을 했다.
한 영지의 중심지인 미토성은 많아야 고작 1천에 가까운 수백 명의 조선군과 영길리 군대에게 약탈당했다. 또 막부군도 미토성을 약탈하였다. 조영연합군을 말리기는커녕 경쟁한다. 그 이후에 에도로 죽인 미토의 남은 가신들 중에서 죄를 물을 자들, 시신이라도 목이 베여서 보내졌다.
“복수가 끝이군. 나는 이제 뭘 하면서 살지?”
“이제 정사 나리를 위해서 사시지요..”
이런 말을 하는 하사관의 말에 이승준 정사는 그저 웃었다. 좋은 말이지만 새로운 목적을 만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었다. 복수를 했지만 개운하지 못했다. 자신이 지켜야 했던 종친의 넋을 달래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사욕과 사사로운 복수를 설욕한 것이 아닐까 돌아봤다.
그렇게 조선과 영길리, 왜국의 막부가 손을 잡고 처리한 왜국 내부 3개의 ‘악의 축’들은 몰락에 가깝게 부서졌다. 미토성에 대한 재건은 미토의 온전한 몫이 되었다. 또 이를 복구하려면 책임을 물려서 감봉당한 영지의 석고로만 해야 했다.
보고를 들은 미토의 영주이자 미토 도쿠가와의 가주인 도쿠가와 요시아쓰는 부친을 원망한다. 그러나 그런 아버지를 막지 못하던 자신과 도리어 날뛴 가신들에게도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다.
‘반드시 복수할 것이다. 히코네! 조선! 우리 미토가 일을 쳤어도 일부분의 짓인데 우리 모두가 다 벌을 받아야 하는가!’
이 와중에서 다행히 선대를 모시는 묘지와 절 등은 타지 않았다고 안도하는 자신이 한심해지는 그로, 동생인 요시노부의 조언에 움직였다. 하지만 이 미토는 전대 가주인 나리아키의 그림자가 너무 강했다. 요시아쓰는 이 모든 것이 증오스럽고 남은 것이 증오뿐이었다.
주로 남은 것이 증오일 수도 있다. 그래도 증오 말고도 다른 누군가의 설욕과 찾아온 희망 등으로 이 국지전, 정왜의 일이 빛과 어둠이 공존함을 보여주었다. 남은 자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앞을 나아갈지는 그들의 자유였다.
사후 처리만이 남은 정왜는 누군가에게는 구원이, 누군가에겐 설욕, 누군가들에겐 굴욕으로 남았다. 막부는 애매한 성과, 또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번, 영지는 조선과 양이들을 용병으로 고용해 공격한다는 역공도 들어와 버렸다. 사쓰마와 조슈는 자업자득인데 미토를 동정하는 이상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로 존왕양이를 꽤 제압했어도 두고두고 더 문제가 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또 미토학쟁이들이 더 성나게 날뛸 줄도 아무도 몰랐다. 즉 잔화가 남아버린 것이었다.